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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탄소 중립 기조 속 ‘에너지용 고기능성 후판’으로 철강 위기 넘는다

전세계 각국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뤄낸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철강 산업의 생존 전략을 고기능성 후판에서 찾고 있다. 양사는 액화 천연 가스(LNG)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저장·수송을 위한 철강 수요에 발맞춰 극저온·고압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신소재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LNG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과 유럽연합(EU)은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의 기준 정립을 위해 제정한 녹색 분류 체계인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에 LNG를 포함해 탄소 전환기의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LNG 수출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관세와 연계해 통상 협상 카드로 활발히 활용함에 따라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밸류 체인 전반에 걸친 시장의 확대가 기대된다. 포스코가 다년 간 독자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고망간강'은 철에 22.5~25.5% 수준의 망간을 첨가해 영하 196℃의 극저온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고강도·내마모성·비자성(非磁性) 등 다양한 성능을 특화 시킨 철강 소재다. 고망간강은 LNG 운송·저장용 소재로서 모든 조건을 만족하고, 기존 적용하던 니켈이나 알루미늄보다 비교 우위점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소재 성질과 가공성에서는 강도가 높으면서 연신율이 우수하다. 또한 고망간강에 첨가하는 망간은 전세계적으로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도 기존 소재로 쓰이던 9% 니켈강 대비 약 30% 저렴하다. 석유와 LNG를 포함하는 천연가스를 통칭하는 유가스 밸류 체인은 통상 탐사와 생산 분야인 '업스트림'과 운송과 저장을 담당하는 '미드스트림', 발전소와 충전소 등 소비 역할인 '다운스트림' 3종으로 분류된다. 포스코의 고망간강은 탐사·생산을 제외한 미드스트림과 다운스트림 전 과정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LNG는 천연 가스에서 암모니아·황화 수소·이산화탄소 등 불순물을 제거하고 대량 수송을 위해 -163°C에서 600분의 1 수준으로 압축·액화해 선박으로 운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에 LNG를 대량 운반·저장하기 위한 인프라는 극저온성과 함께 고강도와 내마모성 등 특별한 물성을 요구한다. 고망간강이 활용된 대표적인 미드스트림의 사례로는 포스코이앤씨가 건설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LNG 터미널 5·6호기의 내조 탱크를 들 수 있고, 현재 공사중인 7·8호기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LNG 운송 차량의 저장 탱크나 파이프 라인에도 사용될 수 있다. 다운스트림계에서는 포스코가 2017년 세계 최초로 LNG 추진선 그린 아이리스호 연료탱크에 고망간강을 적용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2022년에는 양산화·가공성 검증 후 LNG 연료 탱크를 한화오션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에 탑재했고, 2024년에는 컨테이너선에도 LNG 연료 탱크에 고망간강을 적용했다. 수소는 연소 과정에서 온실 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특성에 탄소 다배출 산업군인 철강업계에서도 환원제를 수소로 대체하기 위한 기술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2050년 국내 수소 사용량이 약 1690만톤으로 2015년 대비 7배 가량 늘어 연간 필요 에너지의 21%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제철은 시장 동향에 부합하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소 생산·수소환원제철 등에 대한 연구·개발(R&D)과 지식 재산권 확보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 7월에는 '현대기술투자 수소 펀드'에 5억8400만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2023년에는 고압 수소 수송용 강관 소재(후판)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2024년에는 수소취성 저항성이 우수한 고인성 1.8G급 GA 핫스탬핑강도 개발해냈다. 지난달에는 자사의 고기능 후판이 적용된 수소 수송용 강관이 국제 인증기관 RINA-CSM의 고압 수소 환경 시험을 통과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수소 배관 설계·시공 규격인 ASME B31.12 성능 요건에 충족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현대제철의 후판을 사용해 자회사인 현대스틸파이프가 수소 수송용 대구경 강관을 제작하고, 현대종합금속이 용접 재료를 담당하는 기술 협업으로 진행됐다. 고압의 수소를 생산지에서 수요지까지 이송하는 대구경 강관은 높은 압력과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고내압·고인성 후판 강재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향후에도 고기능 후판을 수소 배관망과 저장 설비 등 다양한 인프라에 폭넓게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석유시장 동향] 관세전쟁 우려 줄면서 3월 국내수요 회복…바닥 딛고 반등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의 영향이 다소 줄어들면서 지난 3월 국내 석유제품 수요도 다소 회복됐다. 국내에서는 상호관세 여파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석유제품 수요가 지금 이상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이 나온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원유수입량은 8029만 배럴로 지난해 3월 8260만 배럴 대비 231만 배럴(2.8%) 줄었다. 다만 올해 2월 7663만 배럴에 비해서는 366만 배럴(4.78%)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3월 국내에서 정제처리된 원유도 7683만 배럴로 2월 7670만 배럴 대비 13만 배럴(0.17%) 늘었다. 다만 지난해 3월 8713만 배럴에 비해서는 11.82% 줄어든 규모다. 석유제품 소비량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3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7801만 배럴로 전월 7256만 배럴 대비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3월 8069만 배럴 수준만큼 회복하지는 못했다. 다만 올해 2월 소비량이 지난 2023년 4월 7045만 배럴 이후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급감했으나 3월에 바로 반등한 점이 눈에 띈다. 상품별 생산량을 살펴보면 올해 1~3월 아스팔트 생산량이 지난해 1~3월 대비 36.2% 줄었다. 벙커씨유 16.29%, LPG 10.9%, 경유 9.41%, 윤활유 7.04% 등 대부분 제품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항공 수요가 회복되면서 항공유 생산이 지난해 대비 2.7% 상승해 견조한 생산량을 보였다. 난방용으로 활용되는 등유도 지난해보다 2.79% 많이 생산됐다. 국내 석유제품 수요는 지난 2월 급감했다가 3월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전쟁 영향이 다소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3월 초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했던 상호 관세 조치가 결국 유예된 덕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포함 57국에 10~50%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발표 다음 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3조1000억 달러(약 4500조원)가 사라지는 등 경기 위축에 대한 공포가 만연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90일간 관세를 유예하며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3월 발효됐지만 트럼프는 자동차·부품 관세와 중복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전 세계 수입품에 부과하는 기본 관세(10%)는 이미 그만큼 내고 있던 국가가 적지 않아 효과가 매우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업계는 향후 2월 만큼 국내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정책 영향에 따라 환경이 급변할 가능성은 있으나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상호관세 등에서 다소 유예적 조치를 취하고 있어 향후 여파가 2월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국내 정부도 협상을 통해서 최대한 관세 리스크를 줄여야한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연휴엔 집콕” 똑똑한 ‘홈캉스’ 돕는 가전제품 살펴보니

가전업계가 '홈캉스족'을 겨냥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긴 연휴 북적이는 인파를 피해 집에서 편하게 휴가를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을 겨냥해 '호텔 감성' 가전들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제품을 앞세워 고객들에게 호텔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색상과 소재로 선택할 수 있어 주방의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룬다는 특징이 있다. '스마트 기능'을 이용하면 원격으로 온도 조절 및 식품 관리도 가능하다. 비스포크 에어드레서도 인기다. 에어드레서는 의류를 세탁하지 않고도 살균과 주름 제거를 통해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줘 '홈캉스' 용품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통해 의류의 종류에 맞는 최적 관리도 제공한다. LG전자는 '스마트 가전'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LG 오브제컬렉션 세탁기는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다양한 세탁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세탁 습관을 학습해 최적의 세탁 환경을 제공하는 만큼 집으로 여행을 온 듯한 감성을 느끼기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는 360도 전방위 공기 청정을 통해 실내 공기를 빠르게 정화하는 제품이다. 스마트 기능을 통해 실시간 공기 질을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조절한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밖에 '씽큐' 앱을 통해 다양한 가전제품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집에서 홈캉스를 즐기며 가전들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LG전자 힐링미 안마의자 MX9의 AI 코스는 각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안마 부위, 동작, 강도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개인에 최적화된 코스를 제공한다. 지문 등록을 통해 체형을 인식시키거나 원하는 코스를 저장하면 다음에도 빠르게 안마를 받을 수 있다. 홈캉스에 TV도 빼놓기 힘들다. 삼성전자는 최근 2025년형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진정한 AI TV의 시작'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AI TV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기존 TV의 역할을 넘어 사용자의 니즈와 취향, 의도까지 미리 파악해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선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소비자들의 기대를 넘어서 기존의 스크린으로는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의 세계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최근 2025년형 LG QNED TV를 선보였다. 올해 LG QNED TV 신제품은 중소형부터 초대형까지 아우르는 풀라인업(43, 50, 55, 65, 75, 86, 100형)과 무선 제품으로 더욱 다양해졌다. 100형 QNED 에보국내 출하가는 890만원, 무선 QNED 에보 출하가는 86형 제품이 639만원, 75형 제품이 499만원이다. LG전자는 2025년형 신제품을 통해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키워드를 제안하는 AI 컨시어지(AI Concierge)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고객의 발화를 이해하고 의도를 추론해 검색하는 AI 서치 △TV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간단한 문제 해결을 돕는 AI 챗봇 등 기능도 제공 중이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사장)은 “압도적 자발광 화질의 올레드 TV와 진일보한 기술을 대거 적용한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인 QNED TV의 듀얼 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성비'와 실용성을 앞세운 중소 가전업체들의 제품들도 이목을 잡는다. 레드벨벳 공기청정기는 강력한 필터링 시스템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면 전문 브랜드 브레오의 '눈 마사지기' 역시 홈캉스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루벤스 스마트 로스터 커피머신', 에코체 '펫샤워360' 위닉스 타워형 공기청정기 등도 호텔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가전제품으로 꼽힌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콘텐츠·협업·기술’ 삼각 전략 강화한 넷플릭스, 토종 OTT와 격차 확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굳힌 넷플릭스가 콘텐츠 확보, 전략적 협업, 기술 고도화를 삼각 축으로 삼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종 OTT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6일 넷플릭스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은 8997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4억원으로 44.2% 늘며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반면 토종 OTT는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710억원의 영업손실을, 웨이브는 27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 격차도 확연하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달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기준 국내 OTT 구독률은 넷플릭스가 45%로 1위를 차지했다. 티빙(27%), 웨이브(11%)는 크게 뒤처졌다. 업계는 이러한 성과가 콘텐츠 경쟁력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오징어 게임 시즌2', '흑백요리사' 등 굵직한 흥행작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청자 충성도를 확보했다. 반면, 토종 OTT는 콘텐츠 화제성과 완성도 면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타 OTT 대비 콘텐츠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며 “충성도 높은 실구독자 확보가 OTT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넷플릭스의 상승세는 콘텐츠 투자와 협업 확대를 통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체 콘텐츠 제작은 물론, 타 플랫폼의 인기 지식재산권(IP)도 흡수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사례는 '약한 영웅 Class 2'다. 전작은 웨이브 오리지널로 흥행에 성공했으나, 제작사인 웨이브가 자금 문제 등으로 후속작 제작을 포기하면서 넷플릭스가 판권을 인수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약한 영웅 Class 2는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비영어 TV쇼 부문 1위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KT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넷플릭스로 유입되고 있다. 오는 12일 공개되는 '당신의 맛'은 지니TV와 넷플릭스에서 동시 공개된다. KT가 자사 채널 외 플랫폼과 동시 공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콘텐츠 확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넷플릭스는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강화하며 다양한 연령·지역층 이용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연동한 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35~49세 남성층과 수도권 외 지역 가입자가 증가해 이용자층의 성별·지역 분포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방송사와의 콘텐츠 제휴도 확대 중이다. 지난해 말 SBS와 콘텐츠 공급 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들어 과거 인기 드라마 '야인시대', '여인천하'뿐만 아니라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도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였다. 향후 다양한 방송사와 협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부문 VP는 최근 한 행사에서 “다른 방송사들과도 지속해서 긴밀하게 협업을 준비 중"이라며 “예전부터 CJ 계열과 JTBC 등과도 협업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기술적 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 검색 기능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가 감정, 분위기, 상황 키워드 등을 입력하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기존 장르 기반 추천보다 정교한 탐색 경험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이 같은 기술 고도화는 사용자 체류 시간 증가와 이탈률 감소를 노린 전략으로, 장기적인 플랫폼 충성도 확보에 기여할 전망이다.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 이어지는 가운데, 토종 OTT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 ENM(티빙)과 SK스퀘어(웨이브)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단행하며 양사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통합 OTT는 국내 2위 수준의 이용자 기반과 콘텐츠 자산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티빙 지분 13%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논의는 현재 보류된 상태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최근 세미나에서 “이제는 토종 OTT도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이 콘텐츠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해킹 논란 SKT, 6개월 전 정부 정보보호 심사 잇달아 통과”

대규모 가입자식별모듈(USIM·유심) 해킹 사태로 물의를 빚은 SK텔레콤(SKT)이 6개월여 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심사를 잇달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SKT가 현재 보유한 정부의 정보보호 인증은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 2개와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 1개 등 총 3개다. SKT는 지난해 9월23일부터 10월1일까지 '이동전화 고객관리 서비스'에 대한 ISMS-P 최초심사와 'T 전화·누구(NUGU) 서비스 운영'에 대한 ISMS 사후심사를 받았다. 같은 해 7월에는 '이동통신서비스 인프라 운용'에 대한 ISMS 갱신심사를 거쳤다. ISMS 인증은 정보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위험 관리, 사고 예방 및 대응, 복구 등 80개 기준을 통과한 기업이 받을 수 있다. 의무 대상은 주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나 정보통신서비스 매출액 100억원 이상 또는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경우 등이다. ISMS-P 인증은 ISMS 인증에 개인정보보호 요구사항 21개가 추가된 101개 기준을 통과한 기업이 획득 가능하다. 두 인증 체계 모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과기정통부가 관리한다. 최초심사를 통해 관련 인증을 취득하면 3년의 유효기간이 부여된다. 앞서 받은 인증 범위에 중대한 변경이 있어 다시 인증을 신청할 때도 최초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후 사후심사를 매년 1회 이상 거쳐야 하고, 인증 기간이 만료돼 유효기간을 연장하려면 갱신심사도 필요하다. 업계는 정부의 각종 보안 인증 심사를 받은 지 불과 6개월 후인 지난 4월 SKT 해킹 사태가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관련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ISMS 인증기업이 신고한 침해사고 건수는 2020년 0건에서 2021년 6건, 2022년 13건, 2023년 101건으로 증가 추세다. 작년에도 96건, 올해의 경우 지난달 28일까지 37건의 침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 의원은 “정부 정보보호 인증 제도가 기업의 보안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사후 관리도 제대로 안 된다는 점이 SKT 해킹 사태로 드러났다"며 “통신·금융 등 국가 핵심 기반 사업자에 대해서는 강화된 인증 기준을 적용하고 철저한 사후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대선 2025] ‘기술성장’엔 기대 ‘노동규제’는 경계…산업계 셈법 꼬여간다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산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복잡한 셈법에 빠져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면서 양측이 제시하는 경제·산업 정책 방향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기업들은 정권 교체 가능성과 정책 전환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에 대비해 신중한 전략 수립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산업 육성과 공정경제를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민간의 창의와 자율성을 강조하며, 규제 완화와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경제 운영의 주체가 정부 중심이 될 것인가, 민간 중심이 될 것인가. 둘째, 규제를 강화할 것인가 완화할 것인가. 셋째, 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 방향과 강도다. 이재명 후보는 수락 연설을 통해 “AI 중심 신문명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며 규제 개혁, 법인세 인하, 10대 전략기술 국가 프로젝트화 등 민간주도 성장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계는 여야를 막론하고 반도체, AI, 배터리 등 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육성 정책에는 공통된 기대를 갖고 있다. 이 후보는 “반도체 초격차를 영구히 유지하겠다"며 메가클러스터 조성, R&D 세액공제 확대를 약속했다. 김 후보도 AI, 반도체, 이차전지 등을 포함한 10대 기술을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지정하고, 관련 규제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AI 분야에 있어 이 후보는 데이터 주권, 디지털 전환 등 국가기반 구축을 강조하며 AI 인재 양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김 후보는 “AI G3 국가 도약"을 목표로 민관합동 100조원 펀드 조성, AI 인재 20만명 양성,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을 공약해 투자 규모 면에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배터리 산업에 대해서도 양측은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와 기술 고도화 필요성에 공감하며, 각각 '한국판 IRA' 및 '규제 완화 + 세제 인센티브' 조합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 역시 주요 공통 아젠다다. 이 후보는 데이터 산업 육성과 공공 AI 활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김 후보는 5G·6G 인프라 투자 및 사이버보안 강화와 함께 AI 청년 교육을 통한 고용 연계도 언급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KT, SK텔레콤 등 주요 IT기업들 입장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산업계가 우려하는 가장 큰 리스크는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법적 규제 변화다.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주4.5일제 도입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주4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제조업, 서비스업 전반에 인건비 부담과 생산성 저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주4일제가 실제로 도입된다면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제조기업들은 스마트팩토리 전환과 자동화 확대를 통해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주 52시간제를 월·분기·연 단위로 유연하게 확대하는 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도 예고하고 있어 산업현장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지적된다. 복지 정책과 관련해서도 온도차가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의료 확대와 기본소득형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김 후보는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한 복지지출 효율화를 공약하고 있다. 이 경우 유통, 소비재 등 내수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실적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이 후보는 탄소중립 조기 달성과 사회적 책임 경영 강화를 주장하는 반면, 김 후보는 전통 제조업에 대한 부담 완화를 강조하고 있다. ESG 중심 경영에 무게를 두어온 기업들은 향후 규제 완화가 사회적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대선에 거론되는 공약들은 국내 산업 입장에서 기대와 우려가 모두 있는 것들이다. 이재명 후보는 정부의 역할을 확대하며 공정과 재분배를 강조하고 있고, 김문수 후보는 민간 주도의 성장,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규제 강화 여부, 노동시장 구조 개편 강도, 세제 정책 변화 등은 대선 결과에 따라 급격히 바뀔 수 있다"며 “기업들은 유연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업들은 두 후보의 산업 공약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정책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정교하게 분류하는 분위기"라며 “각 캠프의 추가 세부 공약과 경제팀 인선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시승기]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내연기관보다 효율적이고 출력 좋은 풀사이즈 SUV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현대차 대형 SUV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로 단순히 친환경성과 연비 효율을 넘어 대형 SUV가 가져야 할 주행 성능과 안락함, 첨단 기술을 모두 담아낸 차량이었다. 특히 가솔린 모델의 답답했던 출력과 주행감을 전기모터로 일부 보완한 점이 인상적이다. 지난 5일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 도봉구부터 경기 파주시까지 왕복 약 80km의 코스를 주행했다. 고속도로 위주 주행을 통해 이 거대한 차량의 가속, 제동 성능을 갖췃는지 자세히 확인해봤다. 팰리세이드의 외관은 한눈에 봐도 압도적이다. 기존 모델 대비 전장은 65mm, 전고는 15mm 늘어나 5m가 넘는 차체가 주는 안정감과 당당함이 인상적이다. 전면부는 수직형 주간주행등(DRL)과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입체적으로 다듬어진 헤드라이트와 범퍼가 조화를 이루며, 한층 강렬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남긴다. 단순한 패밀리카를 넘어 세련된 대형 SUV로 거듭난 느낌이다. 특히 측면에서 드러나는 각진 캐릭터 라인과 짧아진 프론트 오버행, 길어진 휠베이스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나 랜드로버를 연상케 한다. 실내 역시 현대차의 감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며, 전자장치와 물리버튼이 조화롭게 배치돼 시인성과 조작 편의성을 모두 잡았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교한 마감, 넓어진 공간은 '프리미엄 리빙 스페이스'라는 테마에 걸맞게 집처럼 아늑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팰리세이드의 강점인 넉넉한 실내공간은 여전하다. 7인승과 9인승 모두 3열까지 여유로운 거주성을 제공하며, 다양한 시트 조작과 넉넉한 트렁크 공간이 강점이다. 실내 V2L, 스테이 모드 등 전기차에서 경험할 수 있던 EV 특화 편의기능도 하이브리드 모델에 최초로 적용됐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시동부터 주행까지 매우 조용하고 부드럽다. 대형 SUV임에도 구동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정숙함을 유지한다. E-라이드, E-핸들링, E-EHA, e-DTVC 등 첨단 주행특화 기술이 적용돼,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코너링이나 급격한 조향 시에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제어한다. 덕분에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 쾌적한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고출력 334마력을 발휘한다. 특히 내연기관 대비 출력과 응답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가속 시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었다. 내연기관의 경우 낮은 배기량 대비 큰 차체로 인해 엑셀을 밟아도 약 3~4초 뒤에 차량이 반응했다. 1회 주유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해 장거리 여행에도 안성맞춤이다. 복합 연비는 제원상 14~15km/L 수준인데 실제론 12.6km/L가 나왔다. 대형 SUV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수치다. 최신 안전·편의사양이 대거 탑재돼 플래그십 SUV에 걸맞은 고급감을 완성했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 첨단 인포테인먼트, 다양한 충전 및 연결 기능 등 가족 모두가 만족할 만한 구성을 갖췄다. 2.5 터보 하이브리드 9인승 기준 익스클루시브 4982만원, 프레스티지 5536만원, 캘리그래피 6186만원이며, 7인승은 익스클루시브 5068만원, 프레스티지 5642만원, 캘리그래피 6326만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대형 SUV의 본질인 공간과 안락함, 그리고 하이브리드 특유의 조용함과 효율, 첨단 주행·편의 기술까지 모두 담았다. 기존 내연기관의 아쉬움을 완전히 해소하며, 플래그십 SUV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IPA, 인천항 배후단지의 불법 전대 업체 집중 단속 착수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항만공사(IPA)는 6일 최근 인천항 항만배후단지 불법 전대 적발과 관련해 불법 전대 근절을 위한 관리강화 방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IPA는 벌크부두 물동량이 감소하고 항만배후단지 입주업체의 매출이 감소하자 입주업체가 잔여 임대부지와 창고를 활용해 수입을 증대하려고 불법 전대에 손을 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IPA에 따르면 불법 전대는 민간부지 대비 낮은 임대료로 공급한 배후단지를 제3자에 높은 전대료로 전대함으로써 배후단지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항만 질서를 와해하는 행위로 입주기업은 본래 배후단지 입주목적인 물동량 창출보다는 부동산 전대 수입을 통한 매출 증대를 더 추구하게 돼 결과적으로 항만배후단지 운영효율 저하를 초래한다. 이에따라 IPA는 불법 전대 근절을 위해 관리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IPA는 우선 불법 전대 적발 시 즉시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으며 불법이 확인되면 '항만법'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각각 1년 및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및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IPA는 이어 기존 연 1회 실시했던 정기점검을 분기 1회 실시로 확대하고 관계기관과 합동 점검을 실시해 점검의 실효성을 확보하기로 했으며 기존 수시점검 횟수도 확대한다. IPA는 이와함께 입주업체별 계약 기간 종료에 따른 계약 연장 가능 여부 검토 시 불이익 조치, 항만배후단지 입찰 시 자격 제한, 임대차 계약에 따른 손해배상금 부과 등 페널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김상기 IPA 운영부문 부사장은 “항만배후단지는 국가 기반시설로 공공목적의 물류 기능을 지원하고 물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성된 공공자산"이라며 “항만배후단지의 공공성과 운영효율을 떨어뜨리는 불법 전대를 근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IPA는 공공분야 직무체험 기회 확대 및 청년의 취업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2025년 체험형 청년인턴'을 모집한다. IPA는 경영관리, 항만운영, 홍보·마케팅, 안전관리, 토목, 전기 등 6개 분야에서 체험형 청년인턴 14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이면 학력·전공 제한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채용을 실시한다. 공정한 채용을 위해 지원자는 입사지원서에 학교명, 성별, 출신 지역 등 인적사항을 기재할 수 없다. 채용지원은 오는 7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IPA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서류 및 면접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한 체험형 청년인턴은 임용일인 내달 25일부터 6개월간 공사 사옥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인턴 기간에는 일대일(1:1) 멘토링, 인천국제해양포럼 참여 등 다양한 직무 체험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근무성적·과제 평가를 통해 우수 인턴을 선발하고 선발된 우수 인턴에게는 향후 정규직 및 채용형 청년인턴 선발 시 가점 혜택이 주어진다. 김재덕 IPA 경영지원실장은 “이번 인턴 모집은 청년들이 실무를 직접 경험하며 취업역량도 쌓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sih31@ekn.kr

‘그들만의 리그’에 갇힌 중견 3사, 신차 부재에 존재감 하락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견 3사의 존재감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3사의 모델 판매량을 합쳐도 기아 쏘렌토 단일모델 판매량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3사는 신차 출시 확대를 통해 점유율 반등에 나선다. 5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한국지엠·KG모빌리티·르노코리아의 5개년 신차등록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승용차 시장에서 3사의 점유율 합계는 8.6%에 그쳤다. 반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현대자동차그룹은 나머지 91.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과시했다. 국산차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들 3사는 매년 비슷한 수준의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KGM이 근소하게 앞서왔으나, 올해 1분기에는 르노코리아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1분기 1만3598대의 신차 등록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7.6% 성장했다. 특히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1분기에만 1만1341대가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KGM은 같은 기간 8184대(전년 대비 -33%)로 주춤했고, 한국지엠은 4069대(전년 대비 -41.2%)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각 사의 주력 신차는 KGM '토레스',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쉐보레 '트랙스' 등으로, 신차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시장 내 위상 하락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올해 1분기 3사가 판매한 모든 차종의 신차 등록 대수를 합쳐도, 기아의 대표 SUV '쏘렌토' 한 차종의 실적(2만6676대)에 미치지 못한다. 국산차 베스트셀러 상위 10위권은 현대·기아차가 독식하고 있으며,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가 12위에 오르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중견 3사의 부진 원인으로는 신차 부재와 전동화 전환 대응의 한계가 꼽힌다. 한국지엠은 신차 출시가 드물고, 내수 마케팅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르노코리아와 KGM 역시 신차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지적과 불안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이들 3사의 점유율은 2018년 22%에서 2024년 8%대로 급락했다. 이에 중견 3사는 올해 친환경 신차 출시에 주력한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에 힘입어 하반기엔 전기차 세닉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KGM은 최근 토레스 하이브리드, 무쏘EV를 출시했고 액티언 하이브리드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쿼녹스 EV'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쿼녹스 EV는 전기 중형 SUV로 한국 시장서 인기가 많은 세그먼트다. 한국지엠은 이 차량을 통해 내수 부진과 전기차 캐즘을 모두 잡을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80%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견 3사도 가격 경쟁력과 신차 투입에 따라 점유율 일부 회복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스페셜티 자신감’…금호석유화학, 업황 부진 속 美·인니 법인 신설도

작년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전반적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수급 전망을 감안하면 우호적이지 않은 영업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고부가가치품(스페셜티)에 승부수를 건 금호석유화학은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해외 법인 확장 등 견조세를 보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SKC·효성화학 등 국내 6개 석유화학사의 합산 영업손실은 -179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업 스트림 회사는 대체로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고, 다운 스트림 기업의 경우 주요 제품군에 따라 방향성이 상이하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위축됐다. 올해에도 석화 산업의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그 이유로 △중국 경기 불확실성·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고환율 등을 꼽았다. 특히 중국에서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대규모 설비가 증설됐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물량이 넘쳐나 가격 하방 압력이 지속됐다. 일부 증설 일정 지연으로 2024년 공급 부담은 전년 대비 축소됐지만 스프레드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올해 이후 중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생산 능력 확장이 재개될 예정이고, 정유사의 정유·석유화학 통합 시설(COTC) 설비 확충도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이 같은 시황에 재무 압박을 받는 LG화학은 편광 필름·진단 사업을 매각했고, 여수 나프타 분해 설비(NCC)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다. 롯데케미칼은 중국·말레이시아·파키스탄 등 해외 법인을 털어냈고, 효성화학은 특수 가스 사업부를 효성티앤씨에 넘겼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스페셜티로 업황 부진을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합성 고무 부문은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전년 대비 29% 늘어난 2조7953억원,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34만2012톤을 기록했다. 이는 합성 고무의 톤당 가격이 208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1.12배 오르는 등 주요 원재료 가격 강세로 금호석유화학은 판매 단가 인상에 적극 나선 결과다. 또 고형 고무의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전환과 니트릴 부타디엔(NB) 라텍스 판매량 증대를 추진한 점도 반영됐다. 금호석유화학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인 NB 라텍스는 의료·위생용 장갑에 사용되는 주요 원료로, 일반 비닐 장갑에 비해 내구성과 화학 물질 저항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낮고 노화에 강한 특성 덕분에 의료 현장에서 선호도가 높다. NB라텍스 제품군은 금호석유화학의 회사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해 외형 성장에 크게 기여했고,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전 세계 각국의 전략적 시장성과 산업 기반, 공급망 다변화와 고객 밀착 영업 강화 필요성에 따라 해외 법인 2개소를 세웠다. 작년 1월에는 'PT 금호 페트로케미칼 인도네시아'를 설립해 중국 소재 해외 투자 지주회사인 금호페트로홀딩스유한공사와는 8억5200만원을 들여 지분 100%를 취득했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으로, 자카르타 소재 판매·영업 사무소다. 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의 인도네시아 진출 배경으로 동남아 최대 내수 시장이라는 점과 현지 다국적 기업과의 거래선 확보 필요성 등 고객 기반 확대, 동남아 전역에 접근 가능한 지리적 이점에 따른 물류·수출입 허브 역할 수행, 현지 법인을 통한 규제 대응 등을 꼽는다. 또 2023년 12월에는 세계 최대 합성 고무·수지·고기능 소재 소비 시장인 미국에 'KKPC(금호석유화학) 아메리카' 법인을 조직했고, 작년 6월 3억1700만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미국에는 브리지스톤·굿이어·미쉐린 등 굴지의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공장을 두고 있고, 현지 고객들에 대한 영업·기술 지원을 수행하기 위해 진출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생산 시설 건립 시 관세를 면제해준다는 것을 골자로 정책을 내놓고 있어 현지 법인의 역할 확대가 기대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당사의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합성 고무·합성 수지·고무 약품 등 사업의 시장적 근접성·지리적 경쟁력·원료 확보의 용이성 등 최상의 경쟁력을 갖춘 최적의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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