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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MX 사업부 ‘갤S25’ 흥행에 턴어라운드 기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 사업부가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고전했던 MX 사업부는 올 초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의 성공과 폴더블 폰 시장의 기대감 속에서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MX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0조6000억원으로 전년(13조100억원) 대비 19% 감소했다. 이는 2021년 12월 기존 '무선사업부'에서 'MX 사업부'로 개편된 이후 최저치다.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위는 애플(18.7%)이 차지했으며, 삼성전자는 18%로 2위에 머물렀다. 애플은 2023년 처음으로 연간 출하량 1위를 기록한 후 2년 연속 정상의 자리를 유지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애플은 고급 모델 중심의 전략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의 거센 공세 속에서 시장 점유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MX 사업부는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으로, 반도체·가전 사업이 부진한 만큼 실적 개선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MX 사업부의 분위기는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1월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실적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12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전 분기 대비 17.1%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갤럭시 S25 시리즈는 출시 이후 최단 기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급 모델인 갤럭시 S25 울트라의 판매 비중이 46%에 달하는 점이 주목된다. 고가 모델 판매 증가가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나우 브리프' 기능이 탑재됐으며, 경쟁사인 애플이 AI 기능 도입을 연기하면서 삼성의 선점 효과가 더욱 기대된다. 애플의 결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 스마트폰 시장이 매년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전체 스마트폰의 5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애플이 AI 음성 비서 '시리'의 업데이트를 연기하면서, 업계에서는 애플의 전략이 시장 변화에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 출시될 폴더블 스마트폰도 MX 사업부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삼성의 폴더블 라인업은 하드웨어 개선과 새로운 제품군 추가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Z폴드7에서 두께를 줄이는 등 디자인 개선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작과 비교해 펼친 상태에서는 1.1mm, 접은 상태에서는 2.6mm 더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두께가 얇아지면 미적 요소는 물론, 휴대성과 사용자 경험도 한층 향상될 수 있다. 특히 기존 갤럭시 Z플립·폴드 라인업에 더해 두 번 접히는 '트리플 폴드' 모델이 추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대중화되는 가운데, 제품군이 다양해지면 판매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상반기 갤럭시 S25 시리즈, 하반기 폴더블 폰 신제품을 통해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전년 대비 3.4% 증가한 2억3200만대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하드웨어 변화가 맞물리면서 교체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카카오 포털 ‘다음’에 49개 지역언론사 신규 입점

카카오의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은 포털 다음(Daum) 뉴스에 49개 언론사가 신규 입점했다고 24일 밝혔다. 다음의 신규 언론사 입점 프로세스를 통한 첫 입점 사례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지역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다음의 새로운 언론사 입점 프로세스를 처음으로 진행했다. 총 78개의 언론사가 입점을 신청했으며, 이 중 약 63%인 49개 언론사가 기준을 충족했다. 해당 언론사들은 뉴스 공급 시스템 적용을 마친 후 다음달 초부터 다음뉴스에 지역 뉴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세스는 언론사가 △독자적인 취재로 생산한 '자체기사' △입점 신청한 카테고리 기사인 '전문기사'의 생산비율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양질의 지역 밀착형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사들이 입점하게 됐다는 평가다. 회사는 이를 통해 지역 언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다음뉴스 이용자들에게는 지역 언론사가 생산하는 다채롭고 심도 있는 지역 뉴스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입점 프로세스는 '경제'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하며 관련 내용은 다음달 중 공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강소언론사 입점 트랙도 마련할 계획이다. 규모는 작지만 전문 영역에서 양질의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사를 발굴해 이용자들에게 전문성 있는 뉴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임광욱 카카오 미디어 성과리더는 “포털 다음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지역 뉴스를 대폭 확대한 데 의미가 크다"라며 “다음뉴스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언론사와 상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카카오 노조, 사상 첫 파업 가능성…임단협 교착에 노사갈등 일촉즉발

카카오의 임금및단체협상(임단협)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갯속에 빠질 전망이다. 현재 9개 법인의 임단협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내홍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과반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오는 26일 그룹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포털 '다음(DAUM)'을 운영하는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 분사 반대 및 카카오 공동체 임단협 일괄결렬 피켓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아지트 사옥에서 열린 집회에서 사측이 성과급 교섭을 거부하면서 임금교섭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성과급 규모조차 공개하지 않고, 정보공개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급키도 했다는 주장이다. 연내 매각을 확정지은 카카오VX의 경우 추가 권고사직과 전 직원 연봉 동결을 통보했으며, 이후 논의는 없는 상태다. 올해 연봉 동결을 제시한 건 공동체 중 최초인데, 이후 추가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가장 먼저 임금교섭이 체결되는 기업이었는데, 지난해 이후 노사 협상 기조가 바뀌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지난 집회 당시 정기 주총 전까지 임단협을 마무리할 것을 촉구했으나, 이후에도 추가적인 대화나 진척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26일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임단협 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 등 절차를 밟아 의견을 확인한 후, 단체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2018년 노조 설립 이후 사상 첫 쟁의행위가 된다. 노조 측은 “공동체 직원들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성과격려금 통보 거부, 낮은 보상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임협과 구성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생각하지 않고 지지부진한 단협에 대해서도 일괄 결렬을 선언한다"며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찬성표가 더 많을 경우, 다음달 중 총파업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도 진통을 겪었다. 임금협상에 대한 노사 입장차가 조율되지 않아 경기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며 노사갈등이 심화됐다. 지난해 11월 주1회 재택근무 등 내용이 담긴 잠정 합의안이 통과되며 일단락됐다. 카카오 노사는 콘텐츠CIC 분사 및 카카오VX 매각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연이은 분사·매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고용불안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이제 막 분사 준비를 시작한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분사 이후 지분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사실상 매각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오는 26일 카카오게임즈 정기 주총이 열리는 경기 성남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카카오VX 매각 반대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집회 직후 카카오 아지트 3층에 텐트를 설치하고 단식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中 로봇청소기 드리미, 국내 오프라인 시장 집중 공략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드리미는 국내 오프라인 채널 가속화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드리미는 올 상반기 백화점, 플래그십 스토어 등 다양한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브랜드 입지 및 소비자 접점을 강화할 계획이다. 먼저 이달 신규 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는 매장 방문 고객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이달 말일까지 진행한다. 신제품 X50 울트라(X50 Ultra), X50 마스터(X50 Master)를 오프라인 혜택가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네이버 상담 예약 후 방문 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또한 구매 금액대별로 현대백화점 상품권도 추가로 지급한다. 오는 4월에는 서울 한남동 나인원에 한국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해 드리미의 전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이다. 로봇청소기를 비롯해 △음식물 처리기 △공기청정기 △헤어드라이어 △헤어스타일러 △무선 청소기 △물걸레 청소기 등 다양한 스마트 가전이 전시된다. 드리미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온라인, 오프라인, 홈쇼핑 등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오픈마켓, 종합몰 등 국내 소비자들의 이용 선호도가 높은 온라인 판매 채널과 백화점 8개점, 하이마트 308개 지점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드리미 관계자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경쟁력을 중심으로 올해 더 많은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기존 로봇청소기의 한계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내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워시콤보·97형 올레드 TV ‘AWE 2025’ 금상 영예

LG전자가 'AWE(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 2025'에서 최고상인 금상과 혁신상을 받았다. 24일 LG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AWE 어워드에서 금상 2개와 혁신상 2개 등 총 4개 상을 수상했다. AWE는 글로벌 약 1000개 업체가 참가하고 36만명 이상 관람객이 모이는 아시아 최대 가전 전시회다. AWE 어워드는 중국가전협회(CHEAA)가 제품의 혁신성과 기술력, 디자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여한다. △금상 △코어상 △혁신상이 있다. 금상은 현장에서 심사단이 평가해서 시상하는 어워드 최고상이다.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내는 세탁건조기 워시콤보는 AWE 어워드 금상을 받았다. LG 워시콤보에는 인공지능(AI)을 더한 'AI DD모터'가 탑재됐다. 딥러닝 AI 기술을 통해 옷감의 재질, 무게, 오염도에 따라 옷감 손상을 줄여주는 6모션으로 맞춤 세탁·건조하는 게 특징이다. 워시콤보 하단에 4kg 용량의 통돌이 세탁기인 '미니워시'를 추가로 설치하면 세탁·건조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섬세한 의류나 속옷, 아기옷 등을 분리 세탁할 수 있다. 97형 LG 올레드 에보(모델명: OLED97G5PCA)의 경우 세계 최대 크기 올레드 TV로 AI 기능과 화질 등이 한층 더 강력해졌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이 제품은 벽걸이 설치 시 TV 전체가 벽에 완전히 밀착하는 갤러리 디자인을 지녔다. 목소리 주인공 계정으로 로그인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이스 ID' TV 사용 중 문의사항이나 문제 발생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AI 챗봇' 생성형 AI를 활용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형 AI 갤러리' 등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AWE 어워드 혁신상을 수상한 얼음정수기냉장고(모델명: F664MPY88D)는 편리한 사용성과 차별화된 위생관리 기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품 'UV나노(UVnano)' 기능은 정수된 물이 나오는 출수구를 한 시간마다 10분씩 UV LED로 자동 살균한다. 냉장고에 탑재된 3단계 안심정수필터는 중금속 9종, 미세입자를 감소시키고 대장균과 같은 박테리아, 식중독 원인이 될 수 있는 노로바이러스 등을 제거한다. LG전자 45형 울트라기어 모니터(모델명: 45GX990A)도 혁신상을 받았다. 이 모델은 기존 4K 해상도를 넘어 5K2K 해상도(5,120X2,160)를 지원하는 최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게이밍 모니터다. 최신 게임에 적합한 21:9 화면비를 갖춰 몰입감 넘치는 게이밍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경콘진, AI 활용 게임 개발사 내달 9일까지 모집...‘인공지능과 게임의 융합’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경콘진)이 AI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하는 '2025 미래기술 게임제작 지원' 사업에 참여할 게임 개발사를 내달 9일까지 모집한다. 23일 경콘진에 따르면 이 사업은 자본력이 부족해 신기술 접근이 어려운 중소 게임 개발사가 미래기술인 AI를 활용해 게임 개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마련됐으며 올부터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게임 개발사 2곳에 기업당 개발 지원금 5000만원을 지급하고 완성도 높은 사례집(매뉴얼) 구축을 위해 전문가 자문도 추진할 계획이다. 공모 주제는 'AI를 활용한 게임 콘텐츠 제작'으로 신청 기업은 AI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게임을 개발해야 하며 개발 과정에 활용한 AI 기술 노하우를 사례집(매뉴얼) 형태로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은 내달 9일 오후 3시까지 e나라도움 보조금 통합포털을 통해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지원 자격은 도내에 사업자 등록이 되어있는 법인 또는 개인 게임 개발사이며 지사 여부 및 상주 인력 기준 등 공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경콘진 누리 사업공고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에는 게임 개발사 엑소게임즈의 '스퀴드워(SQUIDWAR)' 게임이 선정됐다. 엑소게임즈는 1억원의 개발 지원금과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의 AI 데이터센터 서비스 지원 협력지원을 받았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 인공지능 관련 기업 지원 및 인재 양성 등 인공지능 산업융합 생태계 조성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본 사업에 협력기관으로 함께하고 있다. 한편 경콘진은 미래기술과 게임산업 결합을 주제로 오는 5월 22일에서 25일까지 열리는 2025 플레이엑스포(PlayX4) 행사에서 '미래기술 게임 활성화 포럼'을 개최해 미래기술 AI 활용 게임 제작 지원을 적극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ih31@ekn.kr

한화에어로 유증, 조단위 사용처 애매모호…김동관 지배력 강화 수순 의구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원이 넘는 국내 자본시장 사상 최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자본시장과 산업계가 동시에 들썩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글로벌 방산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이라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자금 사용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점, 그리고 과거 계열사 유증 사례에서 불거진 자금 운용의 불투명성 등을 고려하면 문제가 복잡하다. 결국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내 지배력 강화 작업이 유증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승계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있다. 2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자금 규모는 총 3조6324억원이다. 이 가운데 약 1조2000억원가량은 시설자금과 발행 제비용에 쓰이고, 나머지 약 2조4000억원이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배정됐다. 이 2조4000억원 가운데 약 8000억원은 '해외 조선소 지분 인수'에 사용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 대상 기업이나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나머지 1조6000억원가량은 '해외 방산 JV 설립', '해외 생산능력 확보' 등의 목적으로 편성됐지만, 이 역시 구체적 기업명이나 사업 계획이 드러나지 않았다. 문제는 바로 이 자금 배정의 불투명성이다. 투자 목적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자금이 1조원이 넘는 규모로 배정돼 있는 것은, 과거 사례를 통해 유증 자금의 실제 사용처에 대한 의심을 키울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유증을 둘러싼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유상증자보다 앞서 이뤄진 한화오션 지분 인수 거래와 관련이 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기준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대부분 투입한 거래였다. 이 거래는 유상증자 납입일보다 먼저 집행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번 유증 자금으로 기투자된 지분 인수 금액을 보전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유증 자금 2조4000억원 중 1조3000억원이 앞선 지분 인수의 보전에 쓰인다고 가정해도 잔여 1조1000억원의 사용처는 여전히 남는다. 업계에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임팩트 등이 아직 보유 중인 한화오션 지분을 주목하고 있다. 남은 유증 자금으로 이들 계열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런 지분 이동은 표면적으로는 그룹 내 자산 재편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화오션의 지배력을 김동관 대표 중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집중시키는 전략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구조의 시작은 한화에너지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다른 두 형제가 각각 25%를 가진 비상장회사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지분 22.16%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관 대표 겸 한화그룹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도 ㈜한화의 보통주를 4.91%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대주주(33.95%)다. 결국 김동관 → 한화에너지 → 한화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고리가 형성된다. 해당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하면 한화그룹의 해양 방산 자산을 김 대표의 영향권으로 끌어오는 지주사 체계 정비 작업이 된다. 이러한 흐름은 김동관이 최근 수년간 주도해온 방산-우주-해양 전략 통합 구도와도 맞물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 및 항공 방산을 아우르는 기업이다. 여기에 해양 방산의 핵심 자산인 한화오션까지 실질 지배할 수 있다면, 단일 통합 방산 플랫폼의 중심이 되는 구도가 완성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의심되는 배경에는 한화시스템의 유상증자 사례가 있다. 2021년 한화시스템은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한화시스템은 에어모빌리티에 4500억원, 위성통신에 5433억원, 디지털 플랫폼에 2500억원을 각각 투자하겠다고 유증 목적을 밝혔다. 하지만 유증 완료 이후, 1년여 뒤 회사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인수전에 참여해 약 5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한화시스템은 공식적으로 해당 자금의 사용처를 명확히 구분하진 않았지만, 유증 목적과 실제 사용처 사이에 괴리가 있었다는 비판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그리고 남은 유증 자금의 활용 실적도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이 금융감독원이 중점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이유에는 단순히 액수가 커서가 아니라 이런 정황이 문제가 됐으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유증 발표 이후 21일 하루 동안 13.02% 하락했다. 전날에는 개장 직후 급락해 4.49% 하락 마감하면서 정보 통제에 대한 불신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우주, 해양 등 국가 전략 산업과 직결된 핵심 기업"이라며 “유증 자금이 투입되는 대상 역시 산업적으로 민감한 영역이라서 실제 산업 확장과 투자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책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이재용 ‘사즉생’ 메시지 직후 중국행 ‘글로벌 광폭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즉생' 메시지를 낸 후 첫 해외 일정으로 중국발전포럼(CDF)에 참가하며 글로벌 경영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발전포럼(CDF) 2025' 참석했다. 2000년 창설된 CDF는 매년 중국이 세계 주요 재계 인사를 초청, 경제 현안을 논의하며 투자 유치를 모색하는 행사다. 이 회장이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 것은 재작년에 이어 2년 만이다. 행사 기간 이 회장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혹 탄 브로드컴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등 글로벌 리더들과 만나 다양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네트워킹 차원 차원에서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방중 기간 샤오미 공장을 방문하며 삼성전자의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샤오미는 삼성의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다. 중국 현지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레이 쥔 샤오미 회장과 만나 모바일과 전기차 사업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샤오미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전기차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번 회동으로 삼성전자의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한 미래 사업 협력을 강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퀄컴 또한 모바일·차량 반도체 칩에서 삼성전자와 끈끈한 협력 관계인 만큼 삼각 동맹이 구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 이후 이 회장이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중국 샤오미 공장과 CDF 참석은 지난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나선 글로벌 경영 행보다. 또 최근 이 회장이 삼성 임원들을 대상으로 '사즉생'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장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날지도 관심이 쏠린다. 구체적인 명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시 주석은 CDF 행사 이후 28일 약 20명의 글로벌 기업의 CEO들을 모아 투자 협력 등의 논의를 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장은 2023년 발전포럼 참석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적 측근 중 한 명인 천민얼 톈진(天津)시 서기와 면담한 바 있다. 한편 오는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 인공지능(AI) 투어 인 서울' 행사 참석차 방한하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이 회장이 만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두 사람은 지난 2018년과 2021년 만나 반도체와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과 관련한 양사의 전략을 공유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삼성전자 ‘AI 구독클럽’ 올해 월평균 1000억 매출 유지…연간 1조원 정조준

가전 업계의 구독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에서 월평균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2월 누적 기준으로 구독 서비스인 'AI 구독클럽'에서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구독 사업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독 서비스는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등을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낮춰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TV와 가전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제품까지 폭넓은 제품군에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 중에서는 초기 구매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냉장고가 AI 구독클럽 판매 비중에서 30% 가량을 차지하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삼성 프리미엄 TV 구매 고객의 절반이 구독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12월 20% 수준이었던 구독 서비스 이용 비중이 올해 2월에는 50%선으로 급상승한 셈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2월∼올해 2월 삼성전자 네오(Neo) QLED와 OLED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올해 1월 시작한 '뉴(New) 갤럭시 AI 구독클럽' 가입자의 60%는 20∼30대 젊은 층 고객으로, 최신 IT 기기에 관심이 많고 상대적으로 모바일 기기 교체 주기가 빨라 1년마다 최신 갤럭시를 마음껏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AI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AI 기능을 가진 제품군을 중심으로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도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가전과 모바일까지 90% 이상을 AI 제품으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 구매, 무상수리, 케어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AI 올인원'과 'AI 스마트' 등 다양한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AI 新경제] 한국 산업, 재편의 기로에 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AI는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파고들어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5차 산업혁명을 촉발할 핵심 동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의 증기기관, 2차의 전기, 3차의 컴퓨터, 4차의 정보통신기술에 이어, AI는 산업 구조와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AI 新경제…한국산업 지형을 재편하다"라는 주제로 시리즈 기획을 준비했다. 이 시리즈를 통해 AI가 한국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주요 기업들의 AI 전략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이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모델은 단순 대화를 넘어 산업 현장에 실제로 투입되며 전례 없는 생산성과 효율을 만들어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제조업체는 AI 기반의 공정 자동화를 통해 불량률을 낮추고, 예측 정비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산업도 지금 이 거대한 전환 앞에서 구조적 재편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를 겪어내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데이터 기업 IDC는 2026년까지 글로벌 제조업체의 3분의 2가 AI 기술을 통한 업무 지원을 받으리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시각·음성 인식 기능이 결합된 에이전트형 AI는 단순한 정보 처리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의사결정 기능까지 수행하면서, 인간의 판단 영역 일부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한국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삼성과 LG, SK, 네이버 등 주요 대기업은 AI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도 챗봇을 넘어 사내 보고서 자동 작성, 고객 행동 분석 등의 업무에 생성형 AI를 본격 도입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AI의 파급력도 거세다. 유전자 분석, 질병 예측, 진단 보조에 이르기까지 AI는 인간 의사의 조력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맞춤형 의료 서비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개인 유전체 정보와 생활 습관 데이터를 결합한 예측형 치료모델이 주류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통 산업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쇼핑업체는 물론 대형마트와 편의점까지도 AI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 동선을 분석하고, 재고를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수없이 등장하면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성장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헬스케어 서비스, 스마트 시티 구축, 자율주행 차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모두 AI의 발달 덕분에 파생된 분야다. 이처럼 AI 기술의 도입은 그 어떤 기술보다 단기간에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중이다.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등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분야에 사용된다. 하지만 모든 산업이 같은 속도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AI 도입률은 제각각이다. 기업 입장에서 AI의 도입은 학습과 실제 적용까지 견뎌낼 수 있는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총 1만개의 고성능 GPU를 확보해 국가 AI 컴퓨팅 센터에 공급할 계획을 최근 밝혔다. AI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산 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지만, AI는 속도와 방향 어느 하나도 놓쳐서는 안되는 자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AI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한국 산업이 과연 이 방향을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따라잡을 수 있을까'다. ​국내 AI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AI 인프라 구축과 규제 개선을 통해 기업의 혁신을 지원해야 하며, 기업은 적극적인 투자와 인재 양성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재계 관계자는 “AI 기술 자체가 국가의 전략적인 자원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라며 “초강대국에 비해 경제규모가 작은 한국이 AI 산업의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정부와 기업의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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