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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만, 전장 부품 재고량 확 늘고 점유율은 줄었다

글로벌 전기 자동차 판매량 증가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차량 내 전자 장비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관련 사업부의 실적 역시 작년보다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전반적으로 주춤하는 '캐즘'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는 판매 부진에 따라 재고가 늘어나자 가격을 최대 20% 가량 낮췄고, 이는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더 향후 3년 간 글로벌 시장에서 팔 수 있는 전기차 목표치를 95만대에서 84만1000대로 11.5% 하향 조정했다. 삼일PwC경영연구원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이 2022년 54.4%를 기록한 이래 2023년에는 35.2%, 2024년 상반기 20.8%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 각국의 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은 탄소 중립 달성 핵심 수단으로 전기차를 앞세웠지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 내연기관차 퇴출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자동차 업계 반발이 거세지자 전기차 전환 시기를 늦추거나 보조금을 축소 또는 폐지하는 등 탄소 중립 정책에서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이와 관련, 전장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생산량과 재고량에도 이상이 감지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 전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하만(Harman)은 2조3731억2100만원 어치의 재고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작년 말 대비 24.8% 많은 상태다. 하지만 악화된 업황을 반영한 듯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생산 능력은 668만1000개로 18.01%, 실제 생산 개수는 467만3000개로 21.4% 감소했다. 동시에 가동률도 72.9%에서 69.9%로 낮아졌다. 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통해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전장 부품인 디지털 콕핏 시장 점유율은 2022년 17.9%, 작년 16.5%, 올해 3분기에는 13.3%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아울러 유럽과 중동에서의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심화 등 경기 불안 요소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세계 자동차 공급망 불안요소는 많이 해소됐고,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만은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의 정보 기술(IT) 기기화에 따른 SDV(Software Defined Vehicle)로의 변화로 중앙 집중형 아키텍쳐의 도입을 시도하고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화하는 등 많은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장 부품 업체들의 공급 제품에도 빠른 기술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기술 변화에 따른 업체간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만의 선두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전장 사업에 무선 통신·디스플레이 등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접목시켜 차량의 IT 기기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 ‘가전 구독’ 출시 임박에도 덤덤한 LG전자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시장에 진출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경쟁사의 참전에도 LG전자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관련 시장을 이미 선점했고 사업도 순항하고 있는 데 따른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내 가전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대치·강서점 △경기 부천중동점 △인천 연수송도점 등 전국 12개 삼성스토어 지점에서 가전 구독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한 만큼 삼성전자가 관련 서비스를 론칭할 거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전 시장에서 새로운 승부수를 띄우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일회성 판매에 의존하기보다 매달 꾸준히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독 사업으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것. 현재 가전 구독은 LG전자가 공들이는 사업 영역이다. 삼성전자라는 거물급 기업의 참전에 관련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LG전자는 덤덤한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의 시장 진출로 가전 구독 사업에 있어 전략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우리 것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 선점 효과로 인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 렌털 사업을 시작한 이후 에어컨, 세탁기, TV, 노트북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며 구독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LG전자의 가전 구독 제품은 총 23종에 이른다. 관리 및 제휴 서비스 확대도 눈에 띈다. 무상 AS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관리 서비스 뿐 아니라 신선식품 정기 배송이나 물품 보관 같은 가사 서비스 연계도 지원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구독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가전 구독 사업에서만 1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가전 구독 사업을 통해 거둔 연간 매출(1조1341억원)을 뛰어넘은 금액이다. 올해 LG전자 구독 사업 매출은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에선 LG전자의 가전 구독 시장 진출 시기 등을 고려할 때 고객 관리 등에 있어 후발 주자 대비 큰 이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오랜 기간 구독 사업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고객 관리와 서비스 노하우가 가장 큰 강점"이라며 “이는 단기간에 구축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닌 만큼 경쟁사가 시장에 들어오더라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LG전자가 경쟁사의 출현에도 덤덤한 모습을 보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LG전자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대만, 태국 등에서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고 향후 인도 등으로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성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LG전자가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점으로 미뤄볼 때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의 경우 가전 구독 사업 시작 후 사업 정상화 단계까지 국내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LG전자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후발 주자가 이 틈을 파고들기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은 특히 구독 사업 후발 주자가 자리를 잡기 어렵다"며 “현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 시키고 신뢰를 쌓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시장에 안착한 사업자와 비교해 확실하게 우위를 가질 만한 요소가 없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후발 주자가 어떤 차별점을 갖는지가 시장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TSMC도 주춤…‘기울어진 운동장’ 된 美반도체 시장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가 각각 최대 1년 이상 가동 시점을 연기하면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미국 기업들의 투자는 순항하고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이를 단순한 우연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TSMC는 최근 애리조나 1공장의 가동 시점을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2공장 역시 가동을 2026년에서 2027년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이는 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 공장의 가동을 2026년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결정이다. 두 기업 모두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정책에 호응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지만, 실제 이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원인을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먼저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체계가 복잡하고 지연되고 있다. 칩스법(CHIPS Act) 통해 약속된 520억 달러의 보조금은 아직 실질적인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외국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은 더욱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초과이익 반납 등 추가 조건도 부과됐다. 이어 현지 인프라와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또다른 난관이다. 역설적으로 미국이 노동 선진국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숙련된 기술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TSMC 등은 오랜 기간 미국과 비교해 적은 임금으로 더 숙련된 노동자를 사용하던 입장이었지만, 미국에서는 고임금에 숙련도가 기존보다 떨어지는 노동자를 고용해야 하는 처지다. 실제로 TSMC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만에서 기술자를 대거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현지 인력 채용과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비용 증가가 문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 미국의 높은 인건비, 본국 대비 2~3배에 달하는 운영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경우 주요 고객 확보 실패로 인한 물량 부족과 장비 도입 연기 등 추가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적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 예정에 따라 외국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칩스법 등 외국 기업에 대한 지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집권 이후 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축소하고 대신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는 삼성전자와 TSMC의 투자 계획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반면 인텔, 마이크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미국 기업들의 공장 건설은 상대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정부 지원도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받고 있다. 인텔의 애리조나 공장과 마이크론의 아이다호 공장은 일정에 맞춰 진행 중이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텍사스 셔먼 공장도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TSMC의 미국 내 생산 기반 구축이 지연되면 미국의 반도체 자급률 제고 목표 달성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해외 법인 줄줄이 청산…경쟁력 강화 ‘다이어트’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해외 법인들을 줄여나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종속 법인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226개로 파악된다. 지역별로는 미주 46개, 유럽·CIS 66개, 중동·아프리카 20개, 아시아 32개, 중국 30개, 국내에는 32개 연결 대상 기업이 존재한다. 지난해 말 대비 1개가 늘고 7개가 감소한 결과이고, 청산 또는 매각의 사유로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 범위에서 제외된 법인 중 상당수가 해외에 소재했다. 해당 회사들은 △하만 파이낸셜 그룹 유한책임회사(Harman Financial Group LLC) △삼성디스플레이 슬로바키아 법인(Samsung Display Slovakia, s.r.o., v likvidacii (SDSK)) △도우인시스 베트남 법인(DOWOOINSYS VINA COMPANY LIMITED) △삼성전자 중국 톈진 법인(Tianjin Samsung Electronics Co., Ltd. (TSEC)) 등 5개로 확인된다. 2017년 3월 인수를 마친 미국 전장 전문 기업 하만 그룹의 경우 삼성전자가 꾸준히 중복 기능 정리를 해오고 있었다. 전기 자동차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미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것은 맞지만 비대한 조직을 축소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하만 파이낸셜 그룹은 하만의 미국 내 운영을 위한 계열사 내부 대출·금융 지원 등 자금 조달과 운용 최적화를 맡아오며 사업 확장을 담당해왔다. 또한 미국 현지 세법을 고려한 재무 전략을 수립해 이익 극대화에 기여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청산 처리한 것은 자동차 오디오·커넥티드 기술 등을 직접 담당하는 법인이 아닌 후방 지원 조직인 만큼 중요도가 낮다고 판단했고, 이 역할을 자사 기존 시스템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다. 삼성디스플레이 슬로바키아 법인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인건비도 낮다는 장점과 유럽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는 지정학적 분석에 따라 2008년 설립됐다. 한국산 LCD 셀(Cell)을 현지 공장에 들여와 백 라이트 유닛(BLU)이나 광학 필름 등과 조립해 모듈화한 제품을 삼성전자 등에 납품해왔다. 그러나 최대 고객사였던 삼성전자가 슬로바키아 현지에서 LCD 모듈을 내재화 했고,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 탓에 LCD 단가가 낮아진 점이 생산 기지로서의 존재 가치를 위협했다. 또한 슬로바키아 현지 정부가 매년 7~8% 수준으로 최저 임금을 올리는 등 지난해 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삼성전자는 해당 법인 철수를 결정했다. 도우인시스 베트남 법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모회사 도우인시스를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 뉴파워프라즈마에 매각함에 따라 함께 넘어갔다. 도우인시스는 폴더블폰 기기 핵심 소재로 꼽히는 '울트라 신 글라스(UTG)'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력이 있다. 삼성전자가 톈진 법인은 단계적 철수 과정을 거쳐왔다. 2018년 말 스마트폰 생산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2020년에는 TV 생산 공장을 폐쇄함으로써 법인 완전 청산 결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주요 이유로는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심화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생산 효율성이 저하되는 등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고 시장 점유율도 존재감이 없을 정도가 됐다는 점이 꼽힌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중국을 대신해 베트남·인도 등 새로운 생산 거점을 찾아나섰다. 마지막으로 자금 세탁 논란이 일었던 삼성전자 네덜란드 법인(Samsung Electronics Overseas B.V. (SEO))도 올해 2분기 중 청산됐다. 이 법인은 1996년 12월 설립됐고, 2019년 자산이 1383억원에 달했다. 이후 2020년 935억원, 2021년 18억, 2022·2023년 19억원 선으로 자산이 급격히 축소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법인은 유럽 판매나 영업에 직결되는 법인이 아니라 지역 홀딩 컴퍼니나 총판 같은 역할을 맡아왔는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서 청산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소멸되는 데에 시간이 다소 소요돼 공시가 늦게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자發 위기, 대한민국 경제 시험대 올랐다

한국 경제의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5만원선 이하로 추락하며 근본적인 경쟁력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주가가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삼성전자가 직면한 근본적인 과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비례하는 국가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 7월 500조원대에서 300조원 아래로 추락했다가 자사주 매입 발표 후 320조원 수준으로 소폭 회복됐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96배까지 하락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0.9선이 무너졌으며, 이는 글로벌 경쟁사인 TSMC의 PBR 7.0배와 무려 8배 가까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속 순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은 11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과 수요 둔화를 근거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한화투자증권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을 지적하며 실적 전망을 하향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단순한 주식투자자의 위기를 넘어 실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다. 삼성전자는 한국 수출의 약 17%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시가총액 감소는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대출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주식투자자 수는 2017년 505만명에서 약 3배 증가한 1416만명에 달한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상황에서 주가 하락으로 인한 자산효과 감소는 과거보다 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 생태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주요 협력사들의 주가도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인데, 협력사들의 주가 하락은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경쟁력 측면에서도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 대장주가 주춤하다보니 AI 등 신성장 분야에서의 투자 여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경우 글로벌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금융분야에서는 삼성전자의 가치 하락이 삼성생명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 삼성전자의 지분 8.5%를 보유한 삼성생명의 K-ICS(지급여력)비율은 연초 213%에서 지난 3분기 190%대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의 경쟁력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퀄테스트 통과 소식이 전해졌으나 시장 반전을 노리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도 주가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반도체 지원법인 '칩스법'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투자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산업은 군사력에 버금가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中 OLED 공습…삼성D·LGD ‘아이폰17’ 주목하는 이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이 주도해온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향한 BOE, 비전옥스,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공세가 매섭다. 이들 업체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에 OLED 공급 물량을 늘리며 국내 업체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이 내년 선보일 '아이폰17' 내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공급을 통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출하량 기준 한국의 글로벌 스마트폰 OLED 시장 점유율은 52.5%로 집계됐다. 1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중국의 약진에 양국의 점유율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 2020년 72.2%p 차이를 보이던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은 2022년 50.9%p로 좁혀진 데 이어 지난해 21.2%p, 올 상반기엔 5.2%p까지 줄었다. 과거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독무대였다. 최근 들어 BOE, 비전옥스, CSOT 등의 빠른 성장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은 감소 추세다. 중국이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질 수 있었던 건 비보, 오포, 아너 등 주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잇따른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갤럭시 시리즈와 함께 스마트폰 OLED 시장 영향력을 키운 것처럼 중국 업체들도 이를 벤치마킹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관계자는 “2010년대 들어 삼성 갤럭시S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한국이 OLED 시장을 키웠다"며 “이제는 중국이 비보, 오포 등에서 OLED 패널 채택을 늘리면서 테스트 베드(시험대)를 확보해 국내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OLED 패널을 독점했지만, 이제는 중국이 한국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시선이 아이폰17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하고 있는 LTPO 패널이 아이폰17 전 모델에 탑재될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애플은 그간 프로나 프로맥스 등 고급 모델에만 LTPO를 적용해왔다. 일반 모델엔 BOE 등으로부터 공급 받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패널을 사용했다. 업계는 아이폰 내 인공지능(AI) 탑재가 본격화하면서 애플이 LTPO 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기능은 일반적으로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며, 이는 AI 모델이 작동할 때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 LTPO는 LTPS 대비 전체 전력 소비를 10%~15%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제조사 입장에서 사용자가 고용량 배터리 없이도 AI를 활용하게 하려면 LTPO OLED 채택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LTPO 패널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그동안 아이폰 고급 모델에 LTPO를 공급했던 것도 이들 업체다. 반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는 품질 이슈 등으로 애플에 LTPO를 공급한 이력이 없어 내년 아이폰17 시리즈 물량 전체를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독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업체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점유율 차이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기술 구현 난이도를 요구하는 LTPO는 아직까지 중국이 우리나라를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라며 “국내 기업은 LTPO 패널의 전량 공급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회복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퀄컴, ‘저전력 고성능’ 스냅드래곤 8 엘리트로 일상 속 온 디바이스 AI 구현

스마트폰에서 자동차까지 퀄컴이 선보인 온 디바이스 AI 기술이 일상 생활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퀄컴은 자체 개발한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중심으로 저전력 고성능 인공 지능(AI) 구현과 데이터 보안 강화를 통해 차세대 기술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퀄컴 코리아(이하 퀄컴)는 서울 광진구 본다빈치뮤지엄 능동 파이팩토리에서 온 디바이스 AI를 주제로 미디어 브리핑 행사 '퀄컴 인 유어 라이프(Qualcomm in Your Life)'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퀄컴 측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콕핏 엘리트·라이드 엘리트 등 신제품들을 소개했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는 퀄컴이 자체 개발한 2세대 오라이온 CPU를 탑재한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영국 팹리스 Arm 기반 설계에서 벗어난 게 특징이다. 전작 대비 성능과 관련, 정철호 퀄컴코리아 모바일∙컴퓨트∙XR 제품 마케팅 담당 상무는 “CPU는 45%, GPU는 40% NPU는 45% 향상됐다"며 “두 세대 가량 성능 향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통상 성능이 개선되면 전력 소비량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자문 회사 가트너는 AI가 2030년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3.5%를 차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화두는 더 적은 원자재로 같은 성능을 내도록 제품 효율을 높여주는 '전성비'다. 퀄컴 역시 저전력 고성능에 개발 초점을 맞춰 AI 모델을 개발하고 여러 제조사들의 노트북 스마트폰에서 온 디바이스 AI 구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온라인 연결이 아닌 만큼 데이터 보안도 지켜낼 수 있다는 퀄컴 측 설명이다. 퀄컴 측의 시연을 통해 온 디바이스 AI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현우 퀄컴 코리아 과장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내장된 레퍼런스 스마트폰으로 음식점 영수증을 찍고 “Add a 20% tip to the total and split the 3 ways(총액에 20%의 팁을 얹고 세 사람 몫으로 나눠줘)"라고 음성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AI는 계산 과정을 제시하며 1인당 얼마씩 지불해야 하는지 바로 알려줬다. 1개월 간의 구매 내역을 모두 모아 영수증 사진을 찍으면 AI 모델이 작동해서 결제 패턴을 분석하고, 과소비 경고도 가능하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정 상무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는 SoC 기능을 연결해줘 AI 에어전트 시대가 광범위해지는 데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퀄컴은 최근 서밋에서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포트폴리오에 콕핏 엘리트·라이드 엘리트가 포함된다고 알린 바 있다.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솔루션으로, 다중 디스플레이·카메라·프리미엄 오디오·비디오 경험을 제공한다. 소비자·안전 생태계를 동시에 지원하는 가상화 소프트웨어도 포함된다.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랫폼은 자율 주행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능을 위한 것으로 자동화된 주행 기능 개발과 구현을 지원한다. 장용재 퀄컴 코리아 오토모티브 제품마케팅 담당 전무는 “요즘 자동차에는 클라우드와 관련된 기술과 엣지에 배포돼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한 기능과 앱도 들어간다"며 “미래 지향적 차량 기술과 소비자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장 데모 부스에서는 스냅드래곤 온 디바이스 AI 기술을 탑재한 여러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인테그릿은 생성형 거대 언어 모델(LLM) AI 에이전트 'V 스텔라'를 선보였다. 거울과 같은 형태의 이 AI 기기는 현재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에 2대가 배치돼있다. 퀄컴 코리아 관계자는 “감정과 표정을 인식해 즉각적으로 동적인 키네틱 반응을 제공한다"며 “사용자의 움직임과 감정에 반응해 더욱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상호 작용을 가능케 한다"고 했다. 이어 “이 역시 온 디바이스 AI를 채택해 네트워크에 의존하지 않고 빠른 데이터 처리와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퀄컴의 칩셋을 품은 여러 제조사들의 노트북도 있었다. '코크리에이터'라는 생성형 AI에 '바다에서 수영하는 거북이, 물고기, 산호, 멋진 햇살 조명'이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자 유치원생이 그린 듯 했던 그림이 스타일에 따라 3D 작품으로, 또는 픽셀 아트의 형태로 구현되기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10개월 진통 끝…삼성 노사, 임금 협약 잠정 합의

삼성전자와 노조가 10개월간의 진통 끝에 상호 존중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삼성전자는 14일 대표교섭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2023·2024년 임금 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 1월 16일 병합 교섭을 시작한 이후 약 10개월 만의 결실이다. 주요 합의 내용을 보면 조합원의 조합 총회·교육 참여 8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하고, 전 직원에게 자사 제품 구매용 패밀리넷 포인트 200만점을 지급하기로 했다. 임금인상률 5.1%와 장기근속 휴가 확대 등은 올해 3월에 발표했던 기존 안이 그대로 적용된다. 또한 노사는 경쟁력 제고와 협력적 관계 정립을 위한 상호 존중, CSR 활동을 통한 사회 공헌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7월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라는 극단적 갈등을 겪은 후 이뤄낸 성과다. 당시 노사는 노조활동 유급 인정, 50만 여가포인트 지급,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시 노조 의견 수렴, 연차 의무 사용일 수 축소(15일→10일) 등에 합의했으나, 패밀리넷 포인트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최종 결렬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임금 협약 타결을 노사 화합의 계기로 삼아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전삼노도 “향후 단체교섭과 2025년 임금 교섭에서도 좋은 결과를 끌어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잠정 합의안은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키오스크에서 헌혈 버스까지…11만 삼성 임직원, ‘나눔’으로 희망 등불 밝혔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우리 소희(가명)는 뇌병변·지적 장애를 갖고있어 생활 전반에 저나 다른 사람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아이예요. 삼성 임직원들과 굿네이버스의 도움으로 소희는 물리 치료 센터에 계속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소희 학생 어머니) 14일 삼성은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내 디지털 시티 디지털 홀에서 '2024 나눔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는 11월 1일부터 2주 간 전 관계사에서 진행한 '나눔 위크'를 결산하고, 봉사·기부 등 일상 속 나눔을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참여 임직원 수는 국내 기준 중복 인원을 제외하고 23개 관계사 총 11만여명에 이른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충청남도 부여군 홍산면 북촌리 소재 꿈자람 지역 아동 센터에서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었다. 소외 지역 아이들을 위해 매달 새로운 주제로 창의 미술 과학 교실을 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창의 교실을 열고 장난감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이유는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계사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들도 임직원들과 봉사 활동을 함께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난 12일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 서울 캠퍼스에서 교육생들과 만나 '미래와 도전'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한 부회장은 “AI 시대에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여러분들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고, 이 시대를 비춰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SSAFY 과정 수강생은 “(한 부회장이) 자기 실력을 가꿔나가야 한다는 세부적인 조언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사장)는 전날 13일 임직원들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순국선열에 참배하고 묘역 정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사장)는 전날 서울 서초중앙노인복지관에서 임직원들과 점심 배식과 설거지 봉사에 참여했다. 또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발달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립 기반을 만들어주는 과자 공장 '희망 별숲'에 찾아가 제과 봉사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4000여명의 삼성 임직원들은 나눔 위크 기간 중 전국 42개 사업장에 배치된 대한적십자사(한적) 버스에 올라 헌혈 캠페인에도 동참했다. 1996년부터 매년 헌혈 캠페인을 진행해온 삼성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헌혈 버스 12대를 전달했고 총 40대가 목표다. 올해는 삼성 임직원들이 기증한 헌혈 증서 5000장도 한적에 전달됐다. 이 증서들은 국립암센터·충남대병원·화순전남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경남권) 등 전국 5대 소아암 병원에 기부돼 수혈이 시급한 환아들을 위해 쓰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헌혈을 하는 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도 감사하고, 할 때마다 기분이 좋다"며 “지금 이 순간의 피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은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본관 1층 로비와 삼성전자 사업장 곳곳에 사원증을 대는 것만으로 회당 1000원씩 기부할 수 있는 '나눔 키오스크'도 설치했다. 이는 2015년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에서 임직원 제안으로 처음 시작된 이후 23개 관계사에 확산됐다. 현재 국내 89대, 해외 39대 등 총 128대가 설치돼 있다. 미국∙중국∙인도∙태국∙베트남 등 5개국의 9개 삼성전자 법인 임직원들도 참여했다. 기부 대상은 희귀 질환이나 장애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환아 등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로, 협력 NGO인 세이브더칠드런·굿네이버스·초록우산과 함께 기부 대상자를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관계사 임직원들이 나눔 키오스크로 기부한 금액은 총 3억5000만원이다. 당초 아동 1인당 1000만원씩 총 2억원을 기부한다는 목표였는데 1억원 넘게 초과 모금됐다. 초과액은 협력 NGO들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다른 아동들에게 연말까지 전달된다. 삼성전자는 올 한 해 동안 봉사와 기부 활동 참여 임직원 중 우수자를 선정해 시상했다. 우수 봉사팀은 수원 EHS그룹 소속 '3119 봉사단(김계홍 프로 등 8명), 나눔 키오스크 우수 기부자는 총 226만1000원을 기부한 김현주 프로가 선정됐다. 권태경 프로는 올해만 18회 헌혈을 해 최다 헌혈 임직원에 올랐다. 강기재 프로는 진로 탐색 멘토링 등을 진행한 최다 재능 기부자로서 상을 받았다. 강 프로는 “한 사람이 더 큰 꿈을 꾸고 더 큰 세상을 바라보려면 그런 꿈과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급적 배움의 기회가 적은 취약 계층 아동 청소년들에게 알려줘야 그 아이들도 성장하고 대물림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드림 클래스 학생들이 더 넓은 시야를 갖고 더 큰 목표로 향해 성장하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는 갤럭시 워치와 삼성 헬스를 활용해서 자립 준비 청년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러닝 봉사를 진행해 보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오는 29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는 기부 약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은 5년 연속 월 30만원 이상 기부한 임직원들을 올해부터 '아너스 클럽'에 등재한다. 한편 삼성은 '함께 가요 미래로! 이네이블링 피플'이라는 CSR 비전 아래 청소년 교육과 상생 협력의 14가지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 담당 사장은 “삼성은 늘 사회 속에서 우리들의 이웃과 함께 서로 돕고 나누면서 성장해 왔고, 모든 임직원은 일상의 나눔이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베트남, 美 vs 中 반도체 전쟁에 글로벌 新허브로 부상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이 확정되면서 대중국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베트남으로의 생산기지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있다.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베트남을 새로운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 하나마이크론은 오는 2026년까지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해 베트만 박장성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4000명 규모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패키지와 테스트 물량을 주로 담당하게 될 예정이며, 2027년 말까지 1조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한 상태다. 반도체 패키징 업체 시그네틱스는 베트남 빈푹성에 1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5헥타르 규모 부지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플립칩, MCM, BGA, FBGA 등 메모리칩과 GPU용 핵심 부품을 생산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 완공 후 연말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앰코테크놀로지는 베트남 박닌성 옌퐁 2산업단지에 16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설립하고 지난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2035년까지 약 1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스템인패키지(SiP) 조립 및 테스트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도 베트남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박장성에 반도체 패키징 라인 설립을 검토 중이며, 이는 중국 쑤저우에 이은 두 번째 해외 패키징 라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현지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시설이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반도체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 갈등이 더 심화시키는 이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의 반도체 접근과 개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한층 강화했다. AI칩과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통제가 확대되었으며, 우회 수출 경로도 차단되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내정자가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24년부터 2050년까지 3단계에 걸친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했다. 1단계(2024-2030년)에서는 최소 100개의 설계 기업, 1개의 소규모 제조공장, 10개의 패키징·테스트 공장 설립을 목표로 하며, 연간 매출 250억달러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2단계(2030-2040년)에서는 설계 기업 200개, 제조공장 2개로 확대하고 연간 매출 500억 달러를 목표로 한다. 3단계(2040-2050년)에서는 300개의 설계 기업과 3개의 제조공장을 통해 연간 매출 1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력 양성에도 주력해 2030년까지 5만명의 반도체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이 중 5000명은 AI 분야 전문가로 양성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미국 정부로부터 칩스법(CHIPS Act)의 ITSI Fund(국제기술안보혁신기금)를 통한 지원을 받고 있으며, 연구개발 보조금, 세금 감면 등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베트남을 포함한 8개국의 반도체 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로 138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베트남 정부는 후공정 중심이라는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5년까지 반도체 부문에 100억 달러의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도 활발하다. 미국의 시놉시스는 중국에서 베트남 호찌민으로 엔지니어 교육센터를 이전하고, 현재 400명인 인력을 8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벨테크놀로지는 호찌민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하기로 했으며, 퀄컴은 2024 회계연도에 베트남에서 전체 매출의 12%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는 최대 4년간의 법인세 면제 등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지속되면 베트남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새로운 허브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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