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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지난해 영업익 2조9832억원…조선업 호황에 호실적

HD현대가 핵심 사업인 조선 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HD현대는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조9832억원으로 지난 2023년보다 46.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67조76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9302억원으로 145.6%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7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5.4% 늘었다. 이 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7조972억원과 7761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 조선·해양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전력기기 부문도 호조를 이어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건설기계와 에너지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수주량 확대와 생산 효율화를 통한 건조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9.9% 증가한 25조53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또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408% 급증한 1조43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4865억원과 7052억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도 각각 매출 7조31억원과 4조6300억원, 영업이익 7236억원과 885억원을 기록해 조선·해양 부문의 모든 계열사가 호실적을 거뒀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주력인 선박 부품서비스 사업(AM)의 수주 호조세와 스마트 선박 운영 관리·자동화 솔루션 등 디지털 제어 사업 확대로 전년 대비 22% 증가한 1조74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8% 증가한 2717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그룹에 새롭게 편입된 HD현대마린엔진은 친환경 엔진 제품 확대 전략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3158억원과 332억원으로 집계돼 각각 전년 대비 28.9%, 85.5% 늘었다.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023년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1%, 40.3% 감소한 7조7731억원과 4324억원을 기록했다. 정유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연료 공급 확대, 공장 가동 효율화를 통해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30조4686억 원을 달성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58.2% 줄어든 2580억원에 그쳤다. HD현대일렉트릭은 AI(인공지능) 기술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충 영향으로 매출 3조3223억원과 영업이익 6690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 사업 영역에서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의 양호한 실적 흐름이 지속되는 만큼 친환경 기술 개발과 생산 효율성 극대화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잇단 항공 사고에 대기업 UAM 상용화 줄줄이 연기

현대차를 비롯해 롯데, GS 등 국내 대기업들이 신규 선장동력으로 낙점했던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가 올해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외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항공 안전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에서 국내 실증 작업도 순탄치 않아 무작정 상용화를 추진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5일 UAM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용화가 당초 계획됐던 연내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 진행하는 국내 실증 작업부터가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UAM은 친환경·저소음 소형 항공기와 수직이착륙장(버티포트)을 활용해 도심 환경에서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차세대 항공교통체계를 의미한다.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이 심화되면서 기존 2차원 지상 교통의 한계점을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각국의 UAM 개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는 올해 상용 서비스 최초 시작, 2030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K-UAM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같은 K-UAM 로드맵에 따라 지난 2023년 상반기부터 '그랜드 챌린지'라는 이름의 실증사업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국내 46개 기업·기관이 각각 7개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2단계에 걸친 단계적 실증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23년 전남 고흥에서 1단계 실증을 진행했고, 올해 도심 수도권에서 2단계 실증이 진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화시스템·한국항공공사·SKT가 참여한 'K-UAM 드림팀'이 미국 조비 에이비에이션을 공수해 전남 고흥에서 1차 실증을 실행한 것 외에는 실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현대건설·대한항공·인천공항공사·KT가 참여한 '원팀'의 경우 기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이르면 2028년 1차 실증을 진행할 계획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현대차 역시 원천 기술이 없고,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을 받는 과정이 까다로워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LG유플러스·GS건설 등으로 구성된 '퓨처팀'과 롯데 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한 '롯데 컨소시엄'의 경우 기체 공수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우건설·제주항공 팀은 중도에 참여를 철회했다. 여기에 최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여파로 UAM 비행 안전성 검증도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UAM의 경우 일반 항공기보다 더 기체가 작기 때문에 버드 스트라이크에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초 올해 목표로 추진됐던 UAM 상용화는 내년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글로벌 UAM 시장에서 경쟁자들이 앞서 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발걸음이 더욱 지연됐다는 점이다. 실제 현재 한국은 미국,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국가보다 UAM 기체 상용화 경쟁에서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기체·부품 제작 및 버티포트 건설 등 인프라, 승객·화물 운송 등 서비스까지 UAM에 대한 다양한 생태계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2040년까지 글로벌 전체로 6000억 달러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 2021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이 UAM 도입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미국과 중국 등에게 관련 시장을 모두 선점당할 수 있다. UAM 업계 관계자는 “K-UAM은 신기술 영향이 절대적이라 향후 수요 예측 자체가 어려워 민간 사업자가 초기 인프라 비용을 투자하는 방식이라면 리스크가 너무 높은 측면이 있다"며 “여기에 최근 항공 사고가 많아져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더욱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김해공항서 에어부산 화재 여객기 감식 완료

3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경찰 과학수사대(NCSI·소방·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EA)과 공동 구성한 40여명의 합동 조사팀이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현장 감식 작업을 이날 10시부터 시작해 18시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합동 조사팀은 9시부터 △현장 감식 계획 △발굴→운반→분류·분석 등 임무별 세부 절차 △현장 안전 등에 대한 사전 회의 시간을 가졌다. 현장 감식 중 합동 조사팀은 수집된 증거물을 촬영하고 목록 작성 분류·육안 분석 등을 수행했다. 증거물들은 사조위와 국과수 분석 시설 등으로 이송해 세부 조사와 정밀 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조위 관계자는 “완료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관계자·목격자 진술과 폐쇄 회로(CC) TV 영상·블랙 박스 분석 등 초기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거물에 대한 감식 결과는 향후 사고 조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화재 난 에어부산 탑승객 수하물 1인당 최대 294만원 보상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에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불에 탄 수하물에 대한 보상이 뒤따를 예정이다. 한국도 체결이 되어있는 '몬트리올 협약'의 기준에 따르면 탑승객 1인당 최대 290여만원의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 부분은 보험금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조건에 따라 모든 손해를 보장하지 않을 수 있어 에어부산이 직접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3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비롯한 합동 조사팀은 객실 내 선반(오버헤드 빈)에서 미상의 물체의 폭발로 촉발돼 반소된 에어부산 여객기(A321-200, HL7763) 화재 사고 현장 감식 작업을 김해공항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항철사조위가 공개한 현장 사진에 따르면 화물칸의 경우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아 수하물도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사고 발생 당시 상당수 승객들은 객실 내 본인 소유의 짐을 포기하고 비상 탈출했고, 이에 따라 모든 짐이 불에 타버린 상태다. 때문에 이들은 피해 보상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1999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회원국 외교 회의에서 채택한 다자간 조약인 '몬트리올 협약'은 항공 교통 이용자의 사망·신체적 상해·지연·위탁 수하물의 손해에 대한 책임 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9월 가입했고, 같은 해 12월 발효돼 체약국이 돼 에어부산도 화재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게 돼있다. 보상금은 특정 국가의 통화가 아니라 여러 통화를 기반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1969년에 도입한 국제 준비 자산인 '특별 인출권(SDR)'으로 매겨진다. 이는 △미국 달러(USD) 43.38% △유로(EUR) 29.31% △중국 위안화(CNY) 12.28% △일본 엔(JPY) 7.59% △영국 파운드 스털링(GBP) 7.44% 등 주요 통화를 바탕으로 구성돼 여러 통화의 가중 평균을 반영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고 공정성을 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항공사는 다양한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SDR을 기준으로 하면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 국제 항공 보상 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보험사와 항공사가 SDR을 기준으로 하면 손해 배상·보험금 지급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지는 측면도 존재한다. 항공 보상 기준이 되는 SDR 금액은 몬트리올 협약에 따라 5년마다 재검토된다. SDR 가치 상승과 물가 인상분 반영, 국제 경제 상황 변화 등을 종합 고려해 보상 한도를 조정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수하물 분실·파손에 대한 항공사의 보상 한도는 작년 12월 28일부터 1519 SDR로 상향 조정됐다. 1SDR은 올해 기준 1.3277달러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당시 탑승객이 169명인 점과 지난달 31일 외환 시장 마감 환율을 적용해 계산하면 에어부산이 이들에게 물어줘야 할 금액은 최대 4억9704만원으로 1인당 294만원인 셈이다. 이 외에도 일부 승객들은 사고 당시 승무원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 청구 외 연기 흡입 등 건강 이상을 주장하는 승객이 있을 경우 추가 치료비 배상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과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삼성화재해상보험에 기체·승객 보험에 가입해둔 상태로, 승객 상해와 수하물 보상도 포함돼있다. 따라서 관련 비용을 보험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조건에 따라 조건에 따라 보험이 모든 손해를 보장하지 않을 경우 에어부산이 직접 추가 비용에 대해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앞서 무안공항에서 있었던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 제주항공 측은 10억 달러 상당의 보험을 들어놨다고 밝힌 바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구체적인 보험금 액수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제주항공, 보잉 737-8 3호 구매기 도입…“평균 기령 5년 이하 목표”

제주항공이 구매기를 추가로 들여와 기단 현대화에 박차를 가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31일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으로부터 737-8 여객기 1대를 구매 방식으로 도입했다고 3일 밝혔다. 2023년 2대에 이어 세 번째 차세대 항공기 도입으로, 기존 189석의 좌석 배치를 174석으로 줄인 비즈 라이트 항공기이다. 신조기는 정비 체계 점검을 비롯, 국토교통부·지방 항공청 등 관계 당국의 감항 증명 등을 거쳐 운항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이로써 총 41대를 보유하게 됐고, 여객기 평균 기령은 14.1년에서 13.7년으로 소폭 낮아졌다. 통상 항공기령이 20년이 넘으면 '경년기'로 분류된다. 제주항공은 2030년까지 해당 여객기들을 교체하는 등 기단 현대화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추진함으로써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대폭 낮춘다는 방침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2018년 제주항공은 보잉과 구매 방식으로 4세대 737 시리즈인 737-8 40대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추가 10대에 대해서는 옵션으로 걸어뒀다. 제주항공은 737-8 도입 사업에 6조2217억2600만원, 엔진 구입에는 217억270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통상 국내 LCC들의 기본 사업 모델(BM)은 전문 리스 회사와 계약해 기재를 임차해오는 것이지만, 제주항공이 구매기를 들여오는 것은 유효 좌석 거리(CASK, Cost per Available Seat Kilometer)를 낮춰 원가 부담을 줄임으로써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보잉 코리아, 신임 사장에 윌 셰이퍼 BGS 부사장 선임

보잉은 보잉 코리아 신임 사장에 윌 셰이퍼를 선임했다고 3일 밝혔다. 셰이퍼 신임 사장은 서울에서 근무하며 주요 시장 중 하나인 한국 시장의 전략과 운영을 총괄한다. 또한 보잉 코리아 사장직 외에도 글로벌화·시장 개발 부사장으로서 미국 외 지역에서의 사업 전략을 이끈다. 아울러 국가별 전략 개발과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 평가·신규 성장 기회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브렌던 넬슨 보잉 글로벌 사장은 “셰이퍼 신임 사장은 보잉 내에서 풍부한 경험과 입증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금과 같은 중요한 시기에 한국 사업과 글로벌 전략 팀을 이끌 적임자"라며 “동북아 지역에서 이중 직책을 맡아 한국과 같이 중요한 시장에서 보잉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힘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윌 셰이퍼 사장은 보잉 재팬을 5년 이상 맡았다. 최근에는 보잉 글로벌 서비스(BGS) 부문 성장 계획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10년 이상 보잉에서 근무하면서 그는 제품 개발 공급망 디렉터와 원자재·표준 규격 부분 공급업체 관리 디렉터 등 여러 주요 직책을 역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셰이퍼 사장은 대규모 조달 조직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중요 자재·항공우주 관련 표준 규격을 감독했다. 보잉에서 근무하기 전, 셰이퍼 사장은 미 해군에서 P-3 조종사로 근무했으며 소령으로 전역했다. 윌 셰이퍼 사장은 “글로벌, 특히 한국 시장의 중요한 시기에 보잉 코리아를 이끌게 돼 영광"이라며 “성장하는 고객 기반과 공급 업체·파트너 생태계와 함께하며 세계적 수준의 연구 개발 시설을 운영 중이고,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보잉은 2023년 한국 공급업체에 3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등 한국에서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항공우주 기술 발전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2019년에는 보잉한국기술연구센터(BKETC)를 설립해 △자율 비행 △인공 지능(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항공전자공학 △전자 제품·디스플레이 및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과 같은 다양한 미래 기술에 관한 전략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내 리튬 배터리 사고, 미국서도 5년 새 2배로…“규정 강화 필요”

최근 에어부산 여객기 선반(오버헤드 빈)에서 촉발된 화재로 반소 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보조 배터리 발화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가운데 국내외 기내 리튬 배터리 화재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여서 관련 안전 규정이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22시 15분 경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향하려던 에어부산 A321-200 여객기(BX391, HL7763)에서 불이 났다. 당시 사고기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은 “항공기 뒷쪽 수하물을 넣어두는 선반 속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연기가 났다"며 “객실 승무원이 소화기를 들고 오던 사이 연기가 자욱해지며 선반에서 불씨가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실제 한 승객이 촬영한 사진을 살펴봐도 선반 안쪽이 붉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항공철도조사위원회가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어 어떤 물체에 의한 발화가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보조 배터리의 열 폭주 등에 의한 폭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국적기 내에서 생겨난 보조 배터리 화재 건수는 2020년 이후 총 13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기내 배터리 화재 건수는 2020년 2건, 2023년 6건, 2024년 8월까지 5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연방항공청(FAA)는 2006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총 587건의 기내 리튬 배터리 관련 발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16건은 검증 대기 중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32건, 2017년 47건, 2018년 50건, 2019년 45건, 2020년 39건, 2021년 54건, 2022년 75건, 2023년 77건, 2024년 78건으로 파악된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일시적 감소세가 나타났지만 2021년부터 다시 급격한 증가세로 전환됐다. 최근 3년 연속 75건 이상을 유지했고, 작년에는 78건으로 역대 최다 사고 기록을 경신했다. 주요 사고 원인 기기는 배터리팩·보조배터리가 2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자담배·베이프 124건 △휴대전화 84건 △기타 전자 기기 75건 △노트북 71건 △의료 기기 3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운송 유형별로는 여객기 438건, 화물기 123건으로 분류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토부의 위험물 규정에 따라 100Wh 이하 배터리는 개수 제한 없이 기내 휴대가 가능하고, 이를 초과해 160Wh에 이르는 경우에는 최대 2개까지 가능하지만 항공사 승인이 필요하다. 160Wh 초과 배터리 팩은 여객기 운송이 불가하다. 이를 mAh 단위로 변환할 경우 기본 전압 3.7V 스마트폰·소형 기기는 2만7000~4만3200mAh, 7.4V 노트북·카메라 기기는 1만3500~2만1600mAh, 11.1V 드론·전문 장비는 9000~1만4400mAh까지 기내에 갖고 탈 수 있다. 이처럼 제한 사항을 두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휴대'의 방식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돼있지 않다. 국내 항공사들은 가방 등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CAO나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규정에도 리튬 배터리를 기내 반입하는 경우 반드시 손으로 들고 있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FAA와 유럽항공안전청(EASA)도 마찬가지로 강행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기내에서 가방·주머니 등에 보관하거나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안전한 장소에 두기를 권고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에어부산 화재 사고를 기점으로 '휴대'에 대한 법적 정의가 명확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국토부는 기내 보조 배터리 반입 규정을 살펴보고 관련 기준 강화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 규정이라는 큰 틀에 맞추되, 세부적으로는 보조배터리 반입 개수(용량) 제한·보관 위치 지정·제품 정보 표기 확인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부산 “기장, 비상 탈출 선포 후 탑승객·승무원 대피해 전원 생존…대체편도 준비”

김해국제공항에서 생긴 화재 사고에 대해 에어부산과 국토교통부를 위시한 관계 당국들이 비상 조직을 운영해 수습을 마치고 조사에 들어갔다. 29일 에어부산은 전날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사 여객기가 화재로 반소된 사건과 관련, “피해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현재 대표이사 주관 초동 조치팀과 비상 대책반을 가동하고 있고, 사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표명했다. 지난 28일 21시 55분 에어부산 BX391편(HL7763, A321-200)은 홍콩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승객 탑승 완료 후 항공기 출발을 위해 토잉 카로 푸쉬 백을 대기하던 중에 기내 후미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신속한 화재 대피로 탑승객과 승무원 모두 인명 피해 없이 전원 생존했다는 게 에어부산 측 설명이다. 기내 비상 탈출 경위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화재 확인 즉시 객실 승무원이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연료 계통을 즉시 차단한 후 비상 탈출을 선포해 신속하게 전원 대피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별도의 안내 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이 없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루어진 상황으로,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의거해 신속하게 조치해 탈출 업무를 수행했다"며 “비상구열 착석 손님은 탑승 직후 승무원에게 비상 탈출 시 비상구 개폐 방법에 대해 안내 받고 승무원을 도와주는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만 착석 가능하며, 비상 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 조작과 탈출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탈출하던 도중 7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들 중 3명은 비상 슬라이드에 뛰어내려 △허리 통증 △팔다리 타박상 △대퇴부 타박상 등의 증상을 호소해 각각 좋은삼성병원(50대), 서부산센텀병원(60대), 법천센트럴병원(70대)으로 이송됐고, 이 중 2명(50대, 60대)은 진료 후 집으로 돌아갔다. 또 보건소의 환자 재분류를 거쳐 승무원 4명은 연기를 마신 것으로 파악돼 부상자 판정을 받았다. 사고기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은 항공기 뒷쪽 수하물을 넣어두는 선반 속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연기가 났고, 객실 승무원이 소화기를 들고 오던 사이 연기가 자욱해지며 선반에서 불씨가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탑승 인원은 △승객 169명 △운항·객실 승무원 6명 △항공 정비사 1명 등 총 176명이었다. 탑승객 중 22명은 외국인으로, 중국인 18명, 미국인 2명, 영국인 1명, 필리핀인 1명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소방 당국이 화재 진압을 완료했고,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라며 “탑승객 전원을 대합실로 이동시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후속 조치를 안내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내국인 승객에 대해서는 귀가 교통비를, 외국인 승객에게는 별도로 숙박 지원했다. 또 29일 22시 부산-홍콩(BX3971)편과 30일 3시 10분 홍콩-부산(BX3972) 대체편도 준비했다. 당시 공항 주변의 폐쇄 회로(CC) TV 영상을 보면 화재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같은 시각, 불은 항공기 앞쪽으로 빠른 속도로 옮겨붙었고, 소방 당국은 22시 38분 경 관할서 인력 전체가 총동원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68대·소방관 138명을 투입해 불길 잡기에 나섰다. 한국공항공사 소방대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고, 공군 소방대가 뒤를 이어 지원 출동했다. 항공기 이륙 전 항공유 3만5000파운드를 가득 실은 상태였기 때문에 당국은 불길이 날개에 있는 연료 탱크 쪽으로 번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다. 불은 이날 23시 24분 경 초진됐고, 31분에 완진됐다.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 16분 만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현장에서는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을 중심으로 지역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는 운항 중 탑승객 사망·중상 외에도 항공기의 중대한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고장이 발생한 경우를 '항공기 사고'로 규정해 조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해공항 항공기 주기장 40개 중 사고기 주변의 주기장 3개소를 폐쇄 조치했고, 이날 계획된 271개 항공편은 정상 운항하고, 에어부산 8편은 결항 조치했다. 또한 공항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 운항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한 항공 정비 전문 전문가는 “항공기 상당 부분이 불에 타 동체 추가 파손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현장에 파견된 국토부·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 7명은 경찰·소방 당국과 협의해 사고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와는 항공기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 일정을 협의 중이다. 사조위는 우선 화재가 발생한 기체에서 블랙 박스인 비행 기록 장치(FDR)·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를 회수해 내용을 분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반에서 무언가 타는 것을 목격했다는 객실 승무원과 탑승자 증언과 항공기 운항 기록 등을 종합해 비행기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원인을 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시급히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조사 결과 전이라도 우선적으로 개선 조치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고 기종은 에어버스가 제작한 A321-200이다. 이는 2007년 10월 30일 제작돼 아시아나항공이 같은 해 11월 13일 도입했고, 운용 중 임대차(리스) 계약을 통해 에어부산에 넘긴 기재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진, 수익성 높이고 탄소배출 낮춘다

㈜한진이 재무·비재무적 지속가능성을 높여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물류원가 상승과 택배시장 경쟁 심화를 비롯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해 매출 3조142억원·영업이익 10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4% 증가하며 사상 첫 3조원대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8.0% 감소했다. 통상임금 관련 추정 부담분(약 274억원)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억원에 불과했던 탓이다. 이를 제외한 연간 영업이익은 1225억원 수준이다. ㈜한진은 글로벌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고 '훗타운' 등 디지털 플랫폼 고객을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780억원·1570억원이다. 글로벌 사업은 해외 거점을 지난해 22개국 42곳으로 확대했고, 포워딩과 트럭킹을 비롯한 시장 개척도 나서고 있다. 물류사업은 컨테이너터미널·배후단지·주요 항만 거점에 인프라를 확충했고, 택배사업도 원가절감과 신규 물량 유치를 진행 중이다. 인천공항 글로벌 배송센터(GDC) 특송통관장의 처리능력도 월 최대 220만건으로 기존 대비 100% 향상시켰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직구 시장이 6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에 대응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해당 시장은 고물가·고환율을 비롯한 이유로 중국 플랫폼을 비롯한 해외 상품에 눈을 돌리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커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취득한 'CEIV 리튬 배터리 인증'을 필두로 2차전지 제조사와 모빌리티 관련 수주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024년 한국에너지 대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친환경차 구매목표제'를 이행한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구현한다는 정책에 부합하는 행보다. 이는 운송사업자 등이 신차 구매·임차시 일정 수준의 친환경차 구매 목표를 부여하는 제도다. ㈜한진은 2022년 전체 구매 차량 중 59%, 2023년에는 73%를 친환경차로 구성했다. 지난해말 기준 보유한 친환경 차량이 500대를 넘어가면서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늘리고 있다. 올해 초 구축이 목표인 충전소들은 100~200kW급 급속 충전 기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사용량도 확대한다. ㈜한진은 남부산 택배터미널에 자가소비형 태양광 발전기에서 연간 52MWh 규모의 전기를 생산 중이다. 원주·진주에서도 총 130MWh급 태양광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대전 한진메가 허브 △인천공항 GDC △포항철제품창고를 중심으로 355MWh에 달하는 발전량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자가소비형 태양광 설비는 기업들이 RE100 실현을 위한 수단 중 선호도가 가장 높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을 통해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기 용이하고, 탄소배출권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솔루션 보다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낮고, 안정적인 전력 조달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한편, ㈜한진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택배터미널 확충 및 자동화, 국제특송 거점 확보, 물류 플랫폼 구축 등에 134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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