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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한겨레21 방글라데시 부정부패·3900억대 코레일 입찰 의혹 허위 보도, 말도 안 돼”

현대로템이 한겨레21의 최근 보도들에 대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회사는 '현대로템, 방글라데시에 '엉터리 기관차 부품' 납품과 '코레일 간부, 현대로템에 3900억원대 입찰 정보 빼돌렸다'는 제목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현대로템은 방글라데시 사업 부정부패 연루 의혹과 코레일 입찰 정보 사전 수령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5일 현대로템은 '방글라데시에 '엉터리 기관차 부품' 납품 보도와 관련, “한겨레21이 방글라데시 반부패위원회의 전직 고위 간부 기소 사실을 근거로 당사가 부정부패에 연루됐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현대로템 측은 “시행청 전직 고위 간부의 부정부패 의혹과 당사는 전혀 무관하며 일말의 부정부패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 관계자가 기소됐다는 사실만으로 당사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추측성 허위 보도"라며 “방글라데시 디젤 기관차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행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저품질 부품' 납품 의혹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겨레21은 현대로템이 계약과 달리 낮은 출력의 엔진과 발전기를 보내고, 저품질 부품 사용을 비밀로 했으며, 선적 전 검사도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현대로템은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방글라데시 차량 납품 시 현지 시행청이 지정한 감리 기관의 적법한 검수를 마친 후 '감리 인증'을 획득해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행청이 3000마력을 발주했지만 2000마력을 보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시행청과 2000마력 엔진을 납품하기로 계약했으며, 적법한 절차대로 납품했다"고 바로잡았다. 저품질 엔진 사용·은폐 사실 역시 없다고 못 박았다. 발전기 역시 "최초 계약한 발전기 탑재 시 선로가 차량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축중 한계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지 시행청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사양을 변경해 정상 납품한 것“이라고 했다. 현대로템은 이 과정에 대해 “설계 단계에서 축중 한계 초과 문제가 발견돼 발전기 사양 변경이 필요했다“며 "이후 시행청이 사양 변경을 근거로 발전기 금액의 33%인 약 10억원을 감액하고 종결한 건“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사양 변경은 기관차 성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시행청·제3의 독립 검사 기관이 동의하고 확인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한겨레21은 이를 근거로 “현대로템이 고위 관계자들과 짜고 품질이 낮은 제품을 보내 차관 일부를 빼돌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은 “이는 명백히 사실을 왜곡한 허위 주장"이라며 “방글라데시 사업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금융 지원·관리 감독을 받는 사업으로, 대금 지급이 ADB에서 당사로 직접 이뤄지는 구조라 시행청 관계자가 자금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오히려 발전기 설계 변경으로 사업 금액 일부를 일방적으로 감액당하는 불이익을 받아 손실을 본 상황"이라며 “시행청과 공모해 자금을 빼돌렸다는 주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현대로템은 '코레일 간부, 현대로템에 3900억원대 입찰 정보 빼돌렸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겨레21은 현대로템이 2024년 1월 코레일로부터 그해 5월 발주될 EMU-260 입찰 정보를 사전에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현대로템은 “어떠한 입찰 정보도 사전에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당시 코레일 임직원에게서 전달받은 문서는 EMU-260 입찰 정보가 아닌 '철도 차량 품질 확보를 위한 계약 현황 조사' 용역 보고서였다. 이는 코레일이 철도 차량 입찰 제도 개선을 위해 조달연구원에 맡긴 보고서다. 현대로템은 “이 보고서에는 2024년 5월 EMU-260 입찰과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담겨있지 않으며, 단순히 현행 최저가 입찰제를 개선할 방향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고 설파했다. 또한 “코레일이 2023년 10월 당사를 포함한 국내 제작사들과 입찰 제도 관련 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이 자리에서 최저가 입찰제가 아닌 '종합 심사 낙찰제'를 제안했고, 이후 당사 의견이 용역 보고서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문의하는 과정에서 보고서를 받게 된 것"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특히 한겨레21이 '용역 보고서 등'을 공유받았다고 보도한 데 대해 “당사가 전달받은 문서는 용역 보고서 단 한 건뿐"이라며 “마치 복수의 자료나 입찰 정보가 전달된 것처럼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사전 조율'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겨레21은 2024년 5월 EMU-260 입찰 당시 납품 실적 평가 기준에 '동력 분산식 전기철도 차량(단 고속철도 차량에 한함)'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현대로템에 유리하게 기준이 바뀌었고, 이로 인해 단독 응찰이 가능했다고 보도했다. 현대로템은 “'고속철도 차량에 한함'이라는 기준은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기준이 아니라, 납품 실적에 따른 가·감점 요소"라며 “2023년 입찰 당시에도 고속철 제작 실적이 없는 타 업체가 참여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기준은 2023년에 개정된 것으로, 2024년 입찰을 앞두고 당사에 유리하도록 '사전 조율'됐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로템은 해당 기준이 260~320km/h로 달리는 동력 분산식 고속철과 100km/h 내외의 일반 지하철·경전철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이 2021년 실적이 없는 업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개정했다가 후속 조치로 2023년에 평가 기준을 세분화한 것이다. 현대로템 측은 “현재도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유리한 '최저가 입찰제'가 시행되고 있어 순수 국내 기술로 고속철을 개발한 당사에 유리한 기준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럽 등 세계 시장은 고속철 발주 시 제작 경험이 없는 업체의 참여를 제한한다"며 “이는 고품질 차량과 납기 준수로 시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함"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한국은 이례적으로 실적이 전무한 업체도 참여할 수 있는데, 평가 기준을 세분화한 것을 '현대로템에 유리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후순위로 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실적 없는 업체의 무리한 시장 참여로 인한 품질 저하와 납기 미준수 문제가 지적됐다"며 “한겨레21의 확인되지 않은 연속 보도가 30여 년간 민관이 합심해 이룬 'K-철도'의 수출 확대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까 심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저탄소 산업 전환 투자 부담 가중…시장·인프라 지원부터”

철강산업이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위해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딘 이유가 생산 설비 구조 전환 리스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소환원제철 같은 저탄소 기술의 생산 안정화 뿐만 아니라 핵심 소재 확보와 공급망 강화, 시장 판매 경쟁력까지 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지원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5 스틸 코리아 기후 세션에서 '산업부문 2035 NDC 주요 과제 및 지원 방안'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5 NDC 안으로 2018년 대비 △48% △53% △61% △65% 감축안 등 4가지 시나리오를 내놓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48% 감축안은 산업계 요구를 반영한 시나리오고, 65% 감축안은 시민사회의 권고안이다. 환경부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35 NDC 최종 공청회를 연다. 정 위원은 전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이 많이 지체되고 있는 현 시점이 철강처럼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산업군의 탄소중립 전환 대안을 모색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2035년 NDC안을 제출한 국가는 68곳 뿐이다. 정 위원은 “투자 부진 원인은 저탄소 산업 전환에 따른 수익이 작고, 온실가스 감축 과정에서 산업의 자본 부담이 가중되는데 신기술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특히 철강과 시멘트 부분은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기술 발전이 거의 안되면서 투자 지연 요인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저탄소 제품에 대한 호응이 작다는 점도 이유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저탄소 제품을 개발했더니 '선발대의 저주'에 걸려 탄소중립 투자에 적극 나섰던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특히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거래에 고객들이 저탄소 제품을 잘 안사준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 성과가 지지부진한 데다 기술 상용화와 시장화 노력도 부족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6.9% 감축해 203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1.4%(산업부문) 감축하는 2030 NDC는 순항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경기 침체에 따른 생산량 감소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배출원단위)는 개선이 미미했다. 철강의 경우 수소환원제철 실증 규모가 축소되고 일정이 지연된 영향이라는 진단이다. 철강산업에서 탄소 감축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저탄소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인프라 지원까지 절실하다고 정 위원은 강조했다. 예를 들면, 수소 기반 철강 공정은 수소 인프라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하고 열간성형철(HBI)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 없는 전력 인프라부터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 위원은 “철강의 저탄소 혁신 기술 개발과 차질없는 추진은 기업이 적기에 투자하기 위한 그린 에너지와 그린 수소 등 인프라를 확보해 저탄소 제품 시장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며 “저탄소 제품을 만든 업체가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개발부터 설비 가동, 사업 성공로 이어갈 수 있는 실증연구까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정 위원은 제언했다. 철강업계가 정책 당국과 시민사회를 상대로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스스로 저탄소 철강시장 요구와 안정적인 원료 및 연료 공급망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탄소 다배출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확대하고, 세계 시장에 한국이 저탄소 제품을 판매하거나 혁신공정 시스템을 공급할 역량을 확보해 탄소 감축을 산업계의 비즈니스 기회로 확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강산업의 저탄소 전환 노력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로 일본의 얼로케이티드 CFP (탄소발자국 할당)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철강 분야 탄소 감축은 점진적 감축이 아니라, 특정 기술을 도입했을 때 계단식으로 낮아지는 방식"이라며 “저탄소 기술 개발과 도입 프로젝트를 통한 감축 실적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그 과정을 확인해서 탄소발자국 할당량에 반영해서 시장에서 '감축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산업연구원 “中철강 우회덤핑, 품질증명서(MTC)가 근본방지책”

반덤핑 철강 품목이 제3국을 경유해 국내로 들어와 철강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불공정 수입 문제를 해결하려면 철강 품목에 품질성적증명서(MTC)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선임연구위원)은 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5 스틸코리아' 통상 세션에서 “철강 MTC 제도를 법제화해 수입 신고 단계부터 불공정 수입을 조기 감지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MTC는 철강 제품의 품질을 검증하는 서류로, 철강재의 화학 성분과 생산지 등 제조 정보를 담는다. 품목별 무역 정책의 틀인 HS코드를 정확히 확인하고, 조강과 제강 등 단계별 생산 국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존 원산지 증명서보다 정보가 자세해 국내로 들어오는 철강재 현황을 정확히 모니터링해 효과적인 불공정 무역 대응 기반을 제공한다는 것이 이 실장 설명이다. 한국은 그간 중국에서 들어오는 철강 품목을 대상으로 반덤핑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베트남 등 제3국에서 추가 가공을 거친 뒤 한국으로 덤핑 물량이 들어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이 동남아 지역에 설비 투자를 확대해 우회 수출기지로 활용하는 것의 일환이다. 현재 제3국을 경유한 우회덤핑을 방지하는 제도는 시행 중이다. 지난 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우회덤핑 방지 제도를 신설해 형태, 포장, HS코드 등만 바꾸는 '경미한 변경'을 규제할 근거를 마련했다. 8월에는 경미한 변경 뿐만 아니라 제3국에서 조립하거나 완성하는 경우까지 규제 대상을 넓힌 관세법 시행령 개정이 입법 예고됐다. 이 같은 수준을 넘어 덤핑 등 불공정 수입을 미리 감지해 국내 철강 시장의 왜곡을 방지해야 한다고 이 실장은 강조했다. 현재 한국의 수입신고 절차는 생산자 정보 입력이 의무사항이 아니라 반덤핑 조사 대상 기업을 특정하기 쉽지 않다는 한계점을 안고 있다. 생산자 정보 관리가 잘 돼야 정확한 반덤핑 조사와 적절한 불공정 무역 개선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미 제3국을 경유한 덤핑 수입물량을 조사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도 10월부터 관련 시행규칙을 개정 중인 만큼, 제3국을 거친 중국산 철강의 수입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출입 공고상에 철강 분야 MTC 대상 품목과 승인 방식을 별도로 신설하고, 특히 수입 비중이 높은 판재류와 반덤핑 규제 중인 H형강 등의 품목을 MTC 첨부 의무 대상으로 우선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이 실장은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과 산업전환 성공을 위해서는 불공정 수입을 통제하고 내수시장의 공정경쟁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S일렉트릭, ESS용 전력변환장치 美 UL 인증 획득

LS일렉트릭이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 구성요소인 전력변환장치(PCS) 최신 제품에 대해 미국 수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안전성 인증 'UL 인증'을 획득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4일 경기도 안양 글로벌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UL 1741' 인증서 수여식을 가졌다고 5일 밝혔다. UL은 전기적 안전과 화재 위험을 평가해 제품의 안전성을 시험·인증하는 미국의 비영리 시험기관이다. 미국에서 전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UL 인증을 필수적으로 획득해야 한다. UL 1741 인증은 전력변환장치와 인버터 등 분산전원 시스템에 적용되는 인증이다. 인증을 받은 제품은 LS일렉트릭이 글로벌 산업용 ESS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한 ESS 플랫폼 'MSSP'의 2세대 PCS다. 배터리 직류 전력을 교류로 변환하는 PEBB를 모듈화해 병렬로 연결할 수 있다. 전력변환 용량에 따라 확장이 가능한 기존 기능에 '수냉식' 구조를 적용해 고출력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냉각이 가능하다. 수냉식 MSSP를 적용할 경우 배터리와 PCS를 동시에 냉각할 수 있어 온도 조절이 용이하다. 배터리 성능 향상에도 기여해 설비의 부피 전체를 줄인다. LS일렉트릭은 이번 인증 과정에서 미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캐나다 등 지역별로 다른 규제와 인증 요구사항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과부하·단락 등 안정성 시험과 무정전 운전 시험, 단독 운전 시험 등 총 52개의 시험 항목을 모두 통과했다. LS일렉트릭은 이번 ESS용 PCS의 UL 인증 획득을 계기로 북미 ESS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북미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화 수요 증가로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 늘어나고 있는 ESS 프로젝트 수주 성장세를 북미 시장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한편 LS일렉트릭은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UL 인증을 본격 확보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300여 건의 UL 인증을 획득했다. 제품별로는 △기중 차단기(ACB) △배선용 차단기(MCCB) △진공 차단기(VCB) △전자개폐기(MC) △모터 보호용 차단기(MT)을 비롯해 배전 전(全) 영역을 아우르는 UL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UL 인증은 북미 시장 진출의 필수 조건이자, 글로벌 고객들에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라며 “LS일렉트릭은 현지 인증을 기반으로 대형 발전소용 ESS부터 상업·산업용 ESS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한 맞춤형 솔루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스틸 코리아 2025] 조영서 고려제강 책임 “특수강선으로 ‘미래 에너지’ 수소·해상 풍력·심해 유전 시장 선점”

“에너지 시장 60%가 '고부식' 환경입니다. 심해용 파이프의 '응력 부식 균열(CO2-SCC)'를 막는 특수강선 개발이 시급합니다." 조영서 고려제강 책임연구원은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금속 재료 GVC 컨퍼런스'에서 '에너지 산업 소재 기술 동향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책임은 “에너지 개발 환경이 더 깊고 더 부식성이 강한 방향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신규 해양 프로젝트의 75%가 심해와 초심해에서 진행되고, 60%가 고농도의 이산화탄소(CO2)나 황화수소(H2S)를 포함한 부식성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고려제강은 세계 1위의 고탄소강 선재 기업으로, 자동차용(52%) 소재가 주력이지만 에너지·해양(14%) 분야에서도 핵심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조 책임은 가혹해지는 에너지 환경에 대응하는 3대 핵심 미래 기술로 'CO2-SCC 대응 강선', '스틸-섬유 하이브리드 복합재', '부유식 해상풍력용 계류 로프'를 꼽았다. 첫 번째 과제는 해저 플렉서블 파이프의 치명적 결함인 '이산화탄소-응력 부식 균열(CO2-SCC)' 문제다. 조 책임은 “최근 11개 라인에서 CO2-SCC 결함이 보고됐다"며 “파이프 틈새로 침투한 CO2가 물과 만나 탄산을 형성, pH를 낮춰 강선 부식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강선 파단으로 이어진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합금 원소"라며 “CO2 환경에서는 크롬(Cr)이 매우 유익한 원소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일반 강선(X65)은 부식 과정에서 '메사(mesa) 부식'이라 불리는 불균일한 부식이 발생한 반면, 3Cr(크롬 3% 첨가) 이상의 강선에서는 표면에 치밀한 'Cr(OH)3' 보호 피막이 형성돼 부식을 억제했다. 조 책임은 “현재 3Cr·5Cr 등 신규 강종의 시제품을 제작해 U-벤딩 테스트 등 내식성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가혹한 CO2 환경에 특화된 고내식성 강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미래 먹거리는 '수소저장용기' 시장이다. 조 책임은 “2050년 수소 연료 시장은 운송용이 40%, 생산용이 60%를 차지할 전망"이라며 “문제는 수소 운송비용 절감을 위한 고압(高壓) 저장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타입 1 스틸 탱크는 200바(bar) 수준에 그쳐 효율이 낮다. 이를 450바로 높인 Type 4(탄소섬유 복합재) 탱크가 대안이지만 비싼 가격과 충격 파손 위험이 단점이다. 고려제강의 해법은 '스틸(Steel)+탄소섬유(CF)' 하이브리드 복합재다. 이는 스틸의 높은 강성과 탄소섬유의 경량성을 결합한 것이다. 조 책임은 “스틸-CF 하이브리드 탱크는 기존 스틸 탱크 대비 무게는 35% 줄이고, 저장 압력은 450바로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충격·절단 저항성을 측정한 결과, 탄소섬유 단일 소재 대비 충격 흡수 에너지가 7배 이상 높게 나타나 안전성이 월등히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핵심 사업은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이다. 그는 “영국·독일·한국 등이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고 특히 국내는 2030년 목표(15.1GW)의 57.8%가 부유식으로 채워질 전망"이라며 “부유체를 고정하는 '계류 로프(Mooring Rope)' 시장 선점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기존 계류 시스템은 무거운 '체인(Chain)' 방식과 가볍지만 강성이 낮은 '섬유(Polyester)' 방식으로 나뉜다. 조 책임은 “체인은 무겁고 비싸며, 섬유 로프는 설치·유지보수가 어렵고 계통 연계 비용이 높다"며 “고려제강은 이 틈새시장을 겨냥해 기존 스틸 로프 대비 30% 가볍고, 내구성은 2배 높은 신개념 '부유식 해상 풍력용 계류 로프'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설치비와 유지보수비(TCO)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조 책임은 “미래 모빌리티와 에너지 분야의 핵심은 결국 하이브리드 복합 소재"라며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수소 탱크와 같은 복합재 개발을 위해 스틸과 탄소 섬유 간의 '전위차(갈바닉) 부식 억제 기술'과 스틸과 수지(Resin) 간의 '우수한 접착력 유지 기술' 확보가 관건"이라며 “이종 소재를 결합하는 원천 기술 확보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를 마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스틸 코리아 2025] 김재성 포스코 기술연구원 리더 “‘선택과 집중’ 초격차 기술만이 살길”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한국의 10배가 넘고, 제조 인력은 50배 많습니다. 반면 시간당 인건비는 우리가 4배 이상 비쌉니다. 중국발 리스크·제조 비용 증가·보호 무역주의 3중고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초격차 기술' 확보뿐입니다." 김재성 포스코 기술연구원 리더는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금속 재료 GVC 컨퍼런스'에서 '포스코 미래 핵심 철강 제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리더는 “공급망 문제·원가 상승·중국발 리스크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어 고급화·고객 중심의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기술을 통해 '원가 절감'과 '차별화된 제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규모의 경쟁이 불가능한 현실을 직시하고 포스코가 집중해야 할 9가지 '미래 핵심 철강 제품' 포트폴리오를 상세히 공개했다. 김 리더는 가장 먼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정조준했다. 그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액화 천연 가스(LNG)용 고망간강은 영하 163°C의 극저온에서도 충격 인성이 우수하고, 기존 9%니켈강이나 인바(Invar) 대비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다"며 “2040년까지 수요가 급증할 글로벌 LNG 시장의 핵심 소재"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산업 전반의 '초격차' 기술도 이어졌다. 미국 알래스카 가스관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에너지 산업용 극저온 인성 보증 강재'와 수요가 폭증하는 '해상 풍력용 모노파일 후판'이 그 예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소형 모듈 원전(SMR) 시장도 핵심 목표다. 그는 “300계 STS 대비 인장강도가 2배 우수한 '고강도 듀플렉스 STS'로 EPC 플랜트 시장을 공략하고, MSR·HTGR 등 내열·내방사선 특성이 요구되는 SMR 시장을 위한 전용 STS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과 '안전'이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에 직면해있다. 김 리더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80은 신형으로 바뀌며 차체 중량이 15.6%(305kg) 늘어나는 등 안전성 강화로 인한 중량 증가가 업계의 딜레마"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해답으로 '자동차 강판'의 진화를 제시했다. 그는 “AI 기반의 물성 예측 기술을 활용해 강재의 인장 강도와 연신율을 동시에 극대화하고 있다"며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등 경량 소재 대비 강도와 경제성을 모두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특히 전기차의 '심장'인 구동 모터 효율을 극대화하는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이 핵심으로 꼽혔다. 김 리더는 “PNX라는 독자 모델을 1세대부터 5세대까지 진화시키며 철손(Core Loss)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며 “초고주파에서도 우수한 최고급 전기강판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리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래 철강의 또 다른 축은 '프리미엄 건자재'다. 김 리더는 “연평균 11%씩 성장하는 고내식 도금 강판 시장을 겨냥한 '포스맥(PosMAC)'이 대표적"이라며 “마그네슘 함량을 정교하게 제어한 '포스맥-X' 시리즈를 통해 농가부터 해양 환경까지 모든 부식 환경에 대응하는 라인업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타워·인천대교 등에 적용된 '프리미엄 강건재' 기술도 소개됐다. 600°C의 고온에서도 상온 대비 2/3 이상의 강도를 유지하는 '내화강', 지진에 견디는 '내진강(HSA800)', 항만 구조물에 최적화된 '내해수강' 등이 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김 리더는 탄소 중립 시대를 대비한 '저탄소 고급 강재' 생산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기존의 전기로(EAF) 공정으로는 구리·티타늄 같은 불순물 제어에 한계가 있었다"며 “포스코는 '신 정련 공정'과 'LGOO' 같은 독자 기술을 통해 고로(용광로) 수준의 고청정 고급강을 전기로에서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초격차 기술' 완성을 위해서는 포스코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하며 '민관 협력'을 제안했다. 학계는 핵심 인재 양성과 기초 연구를, 산업계는 기술 개발과 상용화 투자를 △정부는 초격차 프로젝트 주관과 규제 개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리더는 발표를 마치며 '일부당경 족거천인(一夫當逕 足拒千人)'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그는 “이는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 명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뜻"이라며 “포스코가 확보할 '초격차 핵심 기술'이야말로 중국발 3중고의 위기라는 '천 명의 적'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S전선, 美 AI데이터센터 대용량전력 공급시스템 수출

LS전선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대용량 전력공급 시스템을 3년간 공급한다. 수주 금액은 올해 200억원을 포함해 3년간 5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다만, LG전선은 계약기밀유지 의무에 따라 빅테크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LS전선은 미국 빅테크와 3년 동안 버스덕트를 공급하는 프레임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버스덕트는 금속 케이스 내부에 판형도체를 배치해 대용량 전력을 분배하는 시스템으로, 데이터센터 등 고(高)전력 시설에 주로 쓰인다. LS전선은 이번 계약으로 해당 빅테크가 북미 등에 건설하는 데이터센터에 제품을 납품하게 된다. LS전선은 납기, 기술, 품질 등 심사를 거쳐 이 기업의 글로벌 공급사로 등록됐다고 말했다. 버스덕트 공급 물량은 올해 약 200억원 규모를 시작으로 앞으로 3년간 총 5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LS전선은 “공급 규모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또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도 계약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김우태 LS전선 배전솔루션본부장은 “이번 계약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첫 대규모 거래로,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버스덕트 사업이 연간 수천억 원대 매출로 성장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AI 시대 전력 인프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LS전선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응해 한국·북미·베트남을 잇는 글로벌 버스덕트 생산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 제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멕시코에도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자회사 LS에코에너지도 베트남 생산법인 LSCV를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스틸 코리아 2025] 김기한 인이지 이사 “AI, 철강업계 ‘생존 해법’…전기로 연 955TOE↓”

“전기 요금 등 유틸리티 비용 상승으로 인해 생산 원가 45% 급증했고 숙련된 현장 운전 인력의 고령화로 인한 65% 이상의 인력 공백이 현실화 됐습니다. 24시간 1교대로 운영되는 공정 특유의 불안정성과 37개국을 넘어선 탄소세 도입 등은 인공 지능(AI)이 해결책입니다."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타워에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2025 금속 재료 GVC 컨퍼런스'에서 김기한 인이지(ineeji) 이사는 '철강산업을 바꿀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라는 발표를 통해 국내 철강 산업이 직면한 '삼중고(高)'의 현주소를 이같이 요약하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고비용·인력난·환경 규제라는 이 거대한 딜레마를 해결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바로 '산업 AI(Industrial AI)'"라고 단언하며 “AI 도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이사는 현재의 AI 기술이 과거의 단순 데이터 분석 수준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2025년은 'AI 에이전트의 해'가 될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미래 산업 현장은 AI가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 에이전트'란, 단순 응답을 넘어 스스로 '인지-계획-행동-성찰'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의미한다. 김 이사는 “이는 AI 에이전트가 제조·물류·로봇 등 현실 세계의 설비와 상호 작용하며 물리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물리 AI' 시대로의 진입을 뜻한다"며 “복잡다단한 변수로 가득한 철강 공정의 불확실성을 통제하고 최적의 목표를 달성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딜로이트의 조사를 인용해 이미 AI를 도입한 기업들은 효율성 및 생산성 향상(56%), 비용 절감(35%) 등에서 가장 큰 혜택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AI가 어떻게 철강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지, 인이지의 '인피니트 옵티멀 시리즈' 솔루션을 적용한 구체적인 성공 사례를 통해 입증했다. 그는 “가장 극적인 성과를 낸 곳은 '2번 전기로(EAF)' 공정"이라며 “스크랩 원료 투입 시점·성분·무게·작업 시간 등 복잡한 변수들로 인해 에너지 효율 관리가 지극히 어려웠던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AI 실시간 제어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는 놀라웠다. AI가 스크랩 투입 최적의 패턴을 도출하고 용해 시간을 예측해 공정을 제어함으로써, 연간 954.9TOE(석유환산톤)에 달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전력 사용량 2% 감소와 탭 시간 3% 단축이라는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됐다. 다른 공정에서도 AI의 위력은 여실히 드러났다. 철강 가열로(CGL)에선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해 2시간 뒤의 강판 온도를 예측하던 것을 AI가 98%의 정확도로 실시간 예측했다. 운전자에게 최적의 가이드를 제공해 공정 안정성을 확보한 결과, 연간 149.4 TOE의 에너지를 추가로 아낄 수 있었다. 압연 가열로에선 강종별로 다른 최적의 가열 패턴을 AI가 학습, 연료 사용을 최적화해 가스 사용량을 2% 절감하고 생산 안정성을 높였다. 생산 계획 최적화와 관련, AI가 복잡한 주문 현황과 공정 조건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최적의 생산 스케줄을 자동 수립, 데이터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며 전체 생산성을 3.8% 향상시켰다. 육안 검사의 한계를 넘어, AI 비전(Vision) 시스템이 미세한 표면 결함을 100% 잡아내며 불량 품질 검출률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김 이사는 이러한 산업 AI 도입이 비단 국내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JFE스틸, 고베제강 등은 이미 AI 기반 공정 최적화 실증에 돌입했으며, 사우디 아람코 등 중동 자본은 대형 신규 플랜트에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이지는 전체 인력의 68%가 R&D 인력(석·박사 50%)이며, 16건 이상의 특허와 15건 이상의 탑 티어 AI 학회 논문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며 독자적인 기술력을 자신했다. 특히 “AI가 '블랙박스'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전문가가 그 예측 근거를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는 '설명 가능한 AI(X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는 숙련공 부족(65%) 문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AI는 철강 산업이 '삼중고'의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스틸 코리아 2025] 황성두 현대제철 저탄소원료연구팀장 “탄소 중립 시대, 고철 스크랩이 보물”

“과거 철강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자 '고물(古物)'로 취급받던 철 스크랩(고철)이 '탄소중립'이라는 피할 수 없는 메가 트렌드 속에서 철강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보물(寶物)'이 됐습니다." 황성두 현대제철 저탄소원료연구팀장은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타워에서 열린 '2025 금속 재료 GVC 컨퍼런스'에서 '철스크랩 고급화 기술, 국내외 현황 및 향후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황 팀장은 “유럽 연합(EU)·한국·미국·일본 등 전 세계 140개국 이상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지금,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정책·사회·투자·소비 전반을 바꾸는 '불가역적인 사회적 요구'"라며 철강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황 팀장은 탄소 중립이 철강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고로에서 전기로로의 전환'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SSAB의 '화석-프리' 강재, 잘츠기터의 '잘코스(SALCOS)' 등 글로벌 철강사들은 이미 탈탄소 브랜드 선점 활동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는 철강 탄소 중립 체제 전환 방향에 대해 “기존 고로 공법은 1톤의 쇳물을 만드는데 2.2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수소 환원 제철(DRI)과 전기로(EAF)를 결합한 공정은 이 배출량을 0.52톤까지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황 팀장은 “대규모 수소 공급이나 그린 에너지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철스크랩 사용은 대규모 투자 없이 단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스크랩을 전기로에 투입할 경우 탄소발자국(CFP)을 1.80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물'이 된 스크랩은 구리(Cu)·주석(Sn)·니켈(Ni) 등 각종 불순물이라는 기술적 과제를 안고 있다. 바로 다. 황 팀장은 '스크랩 등급별 화학 조성 분석' 자료를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중량 스크랩(HMS1-2)의 구리 함량은 0.51%, 경량 스크랩(E1)은 0.65%에 달해, 0.042% 수준인 용선(고로 쇳물) 대비 10배 이상 높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폐자동차를 파쇄한 슈레더 스크랩(E40)의 경우 구리 성분 대부분이 하네스(전선)와 모터 부품에서 나오는데, 이 부위의 평균 구리 함량은 19%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선별 기술로는 스크랩의 구리 함량을 0.202% 이하로 낮추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며 “고품질강 생산을 위해서는 구리 제거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이 '불순물과의 전쟁'에서 유럽은 이미 한발 앞서가고 있다. 황 팀장은 EU의 '호라이즌 유럽' R&D 프로그램을 통해 추진 중인 '카이사르(CAESAR, 950만 유로)', '퓨어 스크랩(PURESCRAP, 970만 유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들은 저품위 '소비자 후 스크랩(PCS)'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황 팀장은 “이들은 △레이저 유도 플라즈마 분광법(LIBS) △비전(카메라+LIDAR) △XRF-ICT(X선 형광 분석) 등 첨단 센서를 총동원해 스크랩을 실시간 분석하고, AI가 이를 자동 선별·제거하는 공정을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는 “국내에는 아직 A급 스크랩 선별 설비를 제작하거나 사용해 본 실적이 전무하다"며 “스크랩 업체는 투자비 부담이 크고, 철강사는 기술 제어에 어려움을 겪는 '이중고' 상태"라고 진단했다. 황 팀장은 “과거 철강 패권이 생산(영국)·시장(미국)·기술(일본)·규모(중국) 순으로 이동했다면, 탄소 중립 시대의 미래 패권은 '그린 스틸' 기술에 달려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기술 장벽은 개별 기업이 홀로 넘기 어렵다"며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학·연·관(산업계-학계-연구계-정부)'의 유기적인 협력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산업계는 수소환원제철 등 그린 스틸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정부는 정책적 지원과 국제 통상 환경을 뒷받침하며 학계와 연구계는 공동 연구·개발(R&D)·핵심 인력을 양성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팀장은 “글로벌 철스크랩 시장은 2023년 4070억 달러에서 2032년 5687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3.84%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 '보물'을 더 많이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스크랩 기술의 핵심"이라고 발표를 마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세아베스틸지주, 3분기 영업익 267억원…전년 동기比 9.5%↑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2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했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은 4.8% 늘어난 9259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336억원으로 195.9% 늘었다. 세아베스틸지주 측은 “중국산 저가 특수강 봉강 제품의 국내 유입이 지속되고 주요 전방 산업 수요 둔화가 심화하고 있지만, 항공·방산향 고부가가치 소재의 전략적 비중 확대로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실적에 관해서는 “미국 철강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고 유럽연합(EU) 규제 강화, 국내 건설 경기 장기 침체,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지만, 중국이 자국 철강 산업 구조 조정과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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