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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AI에 소셜플레이션까지?…늘어나는 구독에 허리 휜다

구독경제 모델이 소비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생활물가가 전반적으로 인상한 가운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콘텐츠에 이어 인공지능(AI), 독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 서비스 영역이 유료화 대열에 합류하면서다. 16일 구독 번들링·결제 전문업체 방고(Bango)의 '구독 전쟁 2024'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비자는 평균 3.4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며 매월 약 4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약 50만원을 디지털 소비에 지출한 셈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광고요금제 가격을 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약 27%가량 인상했다. 베이식 상품은 월 9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26.3% 올렸다. 국내에서 이들 상품의 가격을 인상한 건 출시 이후 처음이다.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 티빙, 웨이브 등 다른 기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의 요금제 가격을 살펴보면 대체로 9900원에서 1만7000원 사이로 형성됐다.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록 화질 향상 및 계정 공유 인원·혜택 등이 늘어나는 구조지만, 광고요금제(월 5500원)를 제외하곤 낮은 가격은 아니라는 평가다. 업무 영역에서의 이용 빈도가 늘고 있는 AI 서비스도 유료 구독 비즈니스 모델(BM)을 채택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최근 10개 구독서비스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생성형 AI 서비스의 이용 건수가 2023년 대비 299% 급증해 가장 높은 성장율을 기록했다. 챗GPT의 유료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는 월 2만9000원으로, 무료 모델 대비 답변 정확도와 이미지·영상 생성 한도가 늘어난다.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는 같은 가격에 딥리서치를 활용한 보고서 작성, 최대 1500장 이상의 자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퍼플렉시티 프로의 1년 구독료는 약 29만원인데, 무료 버전보다 더 좋은 생성형 AI 모델을 적용해 답변 추론 과정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SNS도 유료 구독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이른바 '소셜플레이션'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블루스카이는 최근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블루스카이 플러스' 출시 계획을 밝혔다. 고품질 동영상 업로드, 색상·아바타 프레임과 같은 프로필 사용자 지정 등 기능이 포함돼 있다. 하이퍼커넥트의 글로벌 영상 채팅 플랫폼 아자르도 최근 플러스·프리미엄·수프림 등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매칭 상대의 성별이나 국가를 선택하는 필터링 서비스, 매칭 중 만난 상대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한 비디오 콜 추가로 걸기 등 기능이 있다. 물론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 멤버십 제휴 상품이나 통신사 결합상품은 인상 대열에 오르지 않아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례로 네이버 멤버십에 가입하면 넷플릭스 서비스를 월 4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통신업계가 OTT와의 구독 결합 상품을 늘리는 추세라면, 카드업계는 AI 구독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첫 정기구독 결제 시 사이버 머니를 적립해 주거나 네이버페이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하나카드는 해외 AI 플랫폼을 구독 결제하면 5달러를 지급하며, BC카드는 이달 말까지 퍼플렉시티 프로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문제는 여러 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운데 추가 결제가 불가피한 상품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9%는 하나 이상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OTT 이용률이 90.1%로 가장 높았다. 쇼핑멤버십(83.8%), 음악스트리밍(73.4%)이 뒤를 이었다. 월 2만9000원대 AI 서비스 1개에 유튜브 프리미엄(월 1만4900원), 넷플릭스 광고요금제(5500원)를 모두 구독한다고 가정하면 월 최소 5만원가량이 구독 비용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AI 서비스 구독을 추가하거나, 독서 플랫폼 등 구독 영역이 늘어나면 요금도 동반상승하는 구조다. 결합상품의 경우, 구독권 원가가 상승하면 함께 인상되는 구조로 향후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선 구독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전문가들은 소비자 스스로 소비 패턴과 사용 빈도 등을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권한다. 자신의 업무 특성에 부합한 AI 서비스나 장기 구독 요인이 충분한 OTT 서비스 등 자신의 생활 패턴과 잘 맞는 서비스 중 핵심 상품 위주로 구독 체계를 갖추라는 취지다. 한편 공정위는 다음달까지 OTT·독서·AI 등 구독서비스 분야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사업 일반현황 △고객센터 운영 현황 △계약 체결·갱신 시 정보제공 현황 △청약철회·일반해지·중도해지 정책 현황 등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내년까지 주파수 재할당…예측 불가능성이 변수

통신 3사의 3·4세대 이동통신(3G·LTE) 주파수 재할당이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가운데 대가산정 기준의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재량에 따라 매번 산식이 다르게 책정돼 예측 불확실성이 커 투자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달 중 3·4세대 이동통신(3G·LTE) 주파수 대역 총 370메가헤르츠(㎒)에 대한 재할당 혹은 회수 여부를 결정한다. 재할당은 주파수 이용권을 다시 부여하는 절차다. 정부가 주파수 할당 대가를 산정하면, 통신 3사가 그에 준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는 구조다. LTE 95㎒폭은 내년 6월, 3G 20㎒폭·LTE 255㎒폭 등 275㎒은 12월 이용 기간이 만료된다. 재할당대가는 연말 확정할 예정이다. 대가산정 기준·방식을 놓고 정부·업계 간 기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예측 가능한 산정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법상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예상 매출액·수요·경제적 가치를 고려해 산정하는 '벤치마크' 방식을 적용 중인데, 추정치에 의존하고 있어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가치에 대한 산정방식이 일관적이지 않고, 세부 방식은 비공개라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과거 주파수 재할당 사례를 살펴보면, 2011년엔 법정산식(주파수 예상·실제매출 3%)만으로 대가를 산정했지만 2016년엔 과거 경매가를 더해 평균값을 냈다. 2021년엔 과거 경매가에 5G 기지국 구축 투자량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할인가를 적용했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매번 산정 기준이 달라지는 탓에 변동폭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높아져 신기술·보안 등에 대한 장기 투자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권오상 디지털미래연구소장은 최근 진행된 한국전파정책학회 정책토론회에서 “최근 SKT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 해킹 사고로 보안 투자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재할당대가를 예측할 수 없는 구조다 보니 보안 등 다른 사업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영향이 가는 상황"이라며 “절차·기준의 명확성을 확보해 예측가능한 대가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도 “재할당 때마다 산정 기준 차이가 있고 세부 내용은 비공개여서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전파법 시행령 별표 산식에 적용되는 예상 매출액도 불확실성이 존재해 실제 매출액을 반영한 산식 기반으로 명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외 주요 국가의 경우 별도의 재할당대가를 부과하지 않거나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대가를 산정하고 있어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은 최초 면허 할당 이후 일정 수준 이상 서비스를 제공했을 경우 별도 대가 없이 주파수를 재할당한다. 일본의 경우 64개 국가의 주파수 경매 데이터를 수집한 후, 주파수 대역의 특성을 분석해 국가 경제 상황에 맞춰 보정한다. 이 때 할당(면허) 기간과 공동 사용 여부, 경제 규모(GDP) 등이 대가산정 기준에 포함된다. 법적 명확성과 유연성 간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확한 기준은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기술 발전·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비용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정책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2021년 주파수 재할당 당시 상용화 초기였던 5G 사용 빈도가 낮다는 측면을 고려해 비용을 일부 줄인 바 있다. 박소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재할당과 초기 할당 사이의 중간지점을 찾는 게 중요한데, 향후 입법적 보완을 통해 산정 기준의 명확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개정 법령을 신규 할당 주파수부터 적용할지, 기존 입찰한 주파수의 경우 일정 기간 경과를 주며 유연하게 적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쿠팡플레이, 2위 굳히고 넷플릭스 추격 본격화

그간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3위에 머물던 쿠팡플레이가 3개월째 2위 자리를 수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경쟁사들의 요금 인상과 계정 공유 제한 등 정책 변화 속에서 쿠팡플레이는 '구독료 무료화'라는 파격적인 전략을 앞세워, OTT 시장 재편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15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82만명으로 넷플릭스(1406만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티빙은 650만명으로 3위에 머물렀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사용자 규모를 뜻하는 지표로, OTT 시장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된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2월 티빙을 제치고 2위에 오른 이후, 3개월 연속 해당 순위를 유지하며 반등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쿠팡플레이가 최근 선언한 'OTT 구독 무료화' 정책이 향후 격차를 좁히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쿠팡플레이는 기존에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에게만 제공하던 무료 시청 혜택을 오는 6월부터 일반 회원에게도 확대한다. 대신 광고 시청을 조건으로 하는 '광고 기반 무료 시청 모델'을 도입한다. 가입자라면 누구나 기간 제한 없이 무료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구조로, 국내 주요 OTT 중에서는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영상 광고는 프리롤, 미드롤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며, 시청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해 몰입도 높은 콘텐츠 경험을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기존의 문법을 탈피한 혁신으로 고객들이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략은 최근 요금제를 인상한 넷플릭스와 명확한 대비를 이룬다. 넷플릭스는 최근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베이식 요금제를 9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각각 27.3%, 26.3% 인상했다. 스탠다드(1만3500원)와 프리미엄(1만7000원) 요금제는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1인 다구독' 시대에 요금 인상은 곧바로 구독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년과 2024년의 OTT 이용행태 비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이용자의 평균 OTT 구독 수는 2.2개에 달했다. 보고서는 “OTT 서비스 구독료가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낮아지고 있으며, 구독료 인상은 유료 OTT 이용률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시장 흐름은 쿠팡플레이의 2위 수성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경쟁 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3위 티빙의 계정 공유 제한 방침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티빙은 오는 7월부터 계정 공유를 본격적으로 제한할 계획인데, 이에 따른 소비자 반발이 심상치 않다. 계정 공유 제한은 사용자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쟁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쿠팡플레이의 강점은 콘텐츠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다수의 해외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며 스포츠 분야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프리미어리그(PL)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5/26 시즌부터 PL 전 경기를 독점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이미 보유 중인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에 PL까지 더해지면서, 쿠팡플레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럽 주요 4대 축구 리그를 모두 중계하는 OTT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외에도 미국프로미식축구(NFL), 포뮬러 원(F1), 국내 프로축구 K리그 등의 중계를 통해 스포츠 콘텐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교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방송영상·OTT 트렌드' 보고서에서 “스포츠 콘텐츠는 일반 콘텐츠에 비해 팬층이 두텁고 충성도 높은 시청자가 많아 수요가 안정적"이라며 “실시간 스포츠 중계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용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낮아,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독 유지에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 유심 해킹] ‘가입 중단’ 대리점주 대여금 상환 3개월 유예키로

SK텔레콤이 대리점들의 대여금 원금·이자 상환을 3개월 유예키로 했다. 대규모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이후 신규가입이 중단됨에 따라 발생한 대리점 영업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지원책이다. SKT는 15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고 관련 데일리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임봉호 이동통신(MNO)사업부장은 전날인 지난 14일 SKT 대리점협의회와 만나 피해 구제 방안 등을 논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지도에 따라 신규가입을 중단한 지 약 열흘 만이다. 앞서 유영상 대표는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판매점은 자영업자 중심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영업을 중단시키는 것이 어렵다"며 “신규가입 중단으로 인한 매장의 영업손실은 SKT가 보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희섭 PR센터장은 “대여금 상환 유예 외에도 신규가입 중단 관련 보상안도 준비 중"이라며 “여러 가지 의견을 들으며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심 교체 예약 대기자 수가 600만명대로 줄어든 가운데 이번 주말부터 물량이 확보되면서 교체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T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총 178만명이 유심을 교체했으며, 교체 신청 뒤 대기 중인 고객은 699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시작된 유심 재설정을 선택한 가입자는 5만7000명이다. 교체용 유심 물량은 오는 17일 87만장가량 입고될 예정이며,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 초까지 입고량은 약 100만장으로 예상된다. 공항 로밍센터에서 유심 교체 업무를 종료한 후 대리점 현장에 파견될 예정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강화한다. SKT는 오는 15일부터 이들에게 유심 교체 및 재설정 전산 처리 업무관련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현장 업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스타링크 국내 첫 서비스 출시 임박…KT샛, 선박관리 솔루션 개발

다음달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가 국내 진출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같은 기술을 도입한 선박 관리 솔루션이 첫 출시된다. KT샛(SAT)은 선박관리 전문기업 KLCSM과 함께 다중궤도 위성서비스를 활용해 선원·선박 관리를 위한 디지털전환 사업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이 회사는 스타링크와 기존 무궁화위성의 정지궤도 위성을 결합한 다중궤도 위성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난 3월에는 대형 선박 내에서 초고속 인터넷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해양통합솔루션 '엑스웨이브원'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솔루션은 위성, 4세대 이동통신(LTE) 등 다수의 네트워크를 병렬로 연결한 무선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며 선박 내 네트워크 모니터링, 스타링크 데이터 결제 기능 등을 제공한다. 스타링크 관련 기능은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국내 사용 승인이 완료되는 대로 즉시 상용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선박 디지털 관리체계를 효율화하고, 선원 복지 향상 및 근무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자율운항선박 실증 사업과 연계한 위성통신망과 사이버보안 체계를 구축해 선박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영수 KT샛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 산업의 근간인 해운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일조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회사의 다중궤도 위성서비스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십 시대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더 굳건해진 ‘NK’…신작이 하반기 성패 가른다

국내 게임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 희비가 신작 효과에 엇갈렸다. 넥슨·크래프톤(N·K) 선두 체제가 한층 굳건해진 가운데 엔씨·카카오게임즈의 부진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이들은 신·구 지식재산(IP) 조합 전략을 강화해 하반기 반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넥슨·크래프톤이 기존 인기작·신작 쌍끌이 흥행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거둔 가운데 넷마블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네오위즈는 신작 부재기가 장기화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견 게임사의 경우 '야구 게임 명가' 컴투스가 국내 프로야구(KBO) 흥행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 펄어비스는 신작 '붉은사막' 출시 지연으로 적자전환했고, 위메이드는 지난해보다 적자폭을 줄이는데 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 자료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넥슨은 매출 1조820억원·영업익 3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43% 증가했다. 대표 IP인 던전 앤 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의 PC 버전 지표가 개선된 게 주효했다. 여기에 지난 3월 출시한 마비노기 모바일·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흥행 성과가 겹쳐지며 영업익이 껑충 뛰었다. 크래프톤 또한 핵심 IP인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배그) 흥행에 신작 인조이 효과가 더해지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 8742억원·영업익 457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는 각각 31.3%, 47.3%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넷마블의 영업익은 497억원으로 1243% 증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해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일간활성이용자수(DAU)가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최근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RF 온라인 넥스트'가 흥행에 성공하며 매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컴투스는 국내외 프로야구 개막 시즌 전후로 '프로야구 2025' 등 주요 게임 라인업이 인기를 얻으며 실적을 견인했다. 매출 1680억원·영업익 17억원으로 각각 6.5%·44.3% 오른 가운데 스포츠 게임 장르 매출은 전년 대비 21.3% 성장했다. 반면 신작 부재가 장기화한 게임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엔씨는 매출 3603억원·영업익 52억원을 거뒀다.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지난해보다 각각 9%, 80% 감소한 수치다. '리니지 시리즈' 등 기존 게임 매출 감소에 '저니 오브 모나크' 이용자 이탈이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또한 장기 서비스 타이틀 매출 감소와 신작 성과 부재 여파에 매출 1229억원·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주요작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추가 손실을 막는 데 그쳤다. 네오위즈의 경우 인기작 'P의 거짓'과 '브라운더스트2'가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실적(매출 890억원·영업익 102억원)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신작 부재로 인해 각각 8%, 31% 급감했다. 1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게임사들은 기존 IP를 재정비하는 한편, 신작을 속속 선보임으로써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엔씨는 하반기 MMORPG 대작 '아이온2'를 앞세워 내년 매출 목표치를 최소 2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엔씨가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건 12년 만인데, 신작 성과에 따라 2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카카오게임즈 또한 크로노 오디세이·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대작을 속속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출시를 앞두고 완성도 확보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개발한 신작 게임들과 픽셀트라이브의 '가디스오더' 등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하반기 출시되는 신작들의 흥행 지표가 올해 매출 당락을 결정지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통신 3사, 데이터센터 사업 고성장…미래 수익 축 ‘우뚝’

국내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 사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성장을 이어가며, 본격적인 '미래 수익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안정적이고 고성능의 인프라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데이터센터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인프라 확충과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SK텔레콤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10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T는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T클라우드를 통해 249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같은 기간 42.2%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LG유플러스도 전년 대비 2% 이상 증가한 873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도 3사 모두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9~15% 수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데이터센터는 기업과 기관의 데이터를 저장·관리하는 핵심 인프라로, 최근 생성형 AI와 고연산 기반 서비스의 등장으로 전력·냉각·보안 등 복합 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기존의 보조 사업이 아닌, 통신업계의 '캐시카우'로 주목받고 있다. 통신 부문이 연간 1~3%대 성장에 머무는 것과 달리, 데이터센터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수익 구조 다변화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시장 성장성도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0.9% 성장해, 2030년에는 4373억달러(약 618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통신 3사는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 경쟁력을 토대로 데이터센터 설비 확대와 기술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객 맞춤형 AI 데이터센터 모델을 지속 선보이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에 총 8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지난 2월에는 경기도 양주에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신규 개소했다. 오는 2027년에는 지역 거점에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센터를 가동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SGH에 2억달러(약 2835억원)를 투자하며 기술 내재화에도 속도를 냈다. KT는 자회사 KT클라우드를 통해 전국 기준 14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 경북 예천군에 신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개소하며,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데이터센터도 올 3분기 개소를 앞두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자체 개발한 고효율 냉각 기술을 적용해, 전력 사용 효율(PUE) 개선 등 기술 고도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파주시에 약 62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 해당 센터에는 고전력 설계와 함께 액체냉각 방식을 적용해, 고연산 기반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안형균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그룹장은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주 데이터센터는 오는 202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업 운영 이후에는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추가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이동통신 기반 수익 확대에 한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은 AI·DX 확산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통신사들은 자사 인프라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강화하면서, 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 유심 해킹] SK 정보보호혁신특위 출범…SK AX가 중심 키플레이어로

SK그룹이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전사 보안 체계 전면 검토에 나선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가입자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해킹 사고 수습을 위한 후속 조치다.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SK AX(옛 SK C&C)가 실무 키를 쥐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등 그룹 주요 사업의 중심축에 이름을 올려오던 SKT는 멤버사로 참여한다. 그룹은 14일 독립형 전문 기구인 정보보호혁신특위를 신설해 보안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위원장, 윤풍영 SK AX(옛 SK C&C) 사장이 실무를 총괄하는 부위원장을 맡았다. SKT를 비롯해 △거버넌스 위원장 △SK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SK스퀘어 등 계열사가 참여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SK주식회사 등의 사이버보안담당 임원 중심으로 정보보호혁신팀을 운영해 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주요 멤버사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법무·컴플라이언스 담당 조직과도 연계한다. SKT에서는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유영상 대표 등 SKT 관계자가 아닌 윤풍영 SK AX 대표가 특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점이 눈에 띄는데, 양사 간 협업 체계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AIX(AI 전환)사업부를 꾸려 에이닷 비즈 개발 등 AI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공동 추진해왔다. 특히 SK AX는 전날인 13일 사명 변경을 선언하고, 그룹 내 AI·데이터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희섭 PR센터장은 “SKT의 경우 사고 수습에 집중하자는 의미가 있고, AX 또한 보안 분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SKT의 여러 서비스를 개발할 때 관련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는 방향으로 작업에 참여해 왔는데, 보안 영역도 함께 담당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위는 SKT 정보보호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재정비하고, 외부 검증 등 보안 수준에 대한 점검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 수준을 높이고, 재발방지책을 철저히 수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SKT 내부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신뢰회복위원회와의 협업 체계 및 방향 등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조직은 외부 전문가와 이용자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뢰회복위가 이용자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한 후 관련 안건을 제시하면, 특위가 추가적인 보안 강화 및 고객보호 정책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협업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조직은 별개 조직으로 따로 움직이지만, 연계 영역이 있는 만큼 향후 추가 논의를 거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빠르면 다음주 초쯤 신뢰회복위의 구성·활동 계획 등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위를 통해선 보안 관련 여러 진단과 컨설팅 등을 내·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T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진행된 데일리 브리핑을 통해 해외 체류자를 포함한 모든 이용자의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0시 기준 총 169만명이 유심을 교체했으며, 교체 신청 뒤 대기 중인 고객은 707만명으로 집계됐다. 공항 로밍센터에서의 유심 교체 작업은 오는 15일까지 진행한 후, 관련 인력을 전국 2600여개 티(T)월드 매장에 재배치해 교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취약계층 대상 방문 교체 서비스는 다음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임봉호 이동통신(MNO) 사업부장은 “현재는 유심 교체를 예약한 매장으로 오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일정 수준 교체가 진전돼 재고 부족 현상이 해소되면 전국 어느 매장에 가더라도 교체할 수 있도록 변경할 것"이라며 “취약계층 교체 서비스의 경우 연락처와 같은 데이터를 옮기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고려해 가급적 유심재설정을 진행하고, 유심칩이 오래돼 재설정이 어려울 경우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기술 스타트업 투자 10년…네이버 D2SF, 글로벌로 반경 확대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가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통해 글로벌로 활동 무대를 넓힌다. 2015년 설립 이후 10년 동안의 투자 성과와 노하우를 토대로 국내 기술 스타트업 지원 범위를 확대해 시장 영향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D2SF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년간의 누적 투자 성과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공유했다. 네이버 D2SF는 기술 스타트업 투자·협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출범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다. 10년 동안 총 115팀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들의 기업가치는 현재 5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D2SF가 투자한 기업의 생존율은 96%, 시드 단계에서 프리A까지 도달하는 기간은 18개월로 추산된다. 이는 D2SF의 투자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일반 CVC가 재무·전략적 투자를 병행하는 것과 달리 D2SF는 스타트업과의 기술적 시너지에 주력하는 전략적 투자에 비중을 높게 뒀고, 초기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특히 재무적 이익보다도 네이버가 추진 중인 사업과의 시너지를 중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 먹거리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네이버는 밝혔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일반 CVC가 법인 투자 자회사 형태로 돼 있는 것과 달리 D2SF는 네이버의 인하우스 조직 형태로 설립돼 재정 압박에서 자유로웠다"며 “단기적 수익보단 장기적으로 네이버와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를 살폈고,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꼽히는 초기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 협력 접점이 없어도 우수한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기업에 주목했다고 양 센터장은 말했다. 실제 10년 동안의 스타트업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이 54%로 절반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머시브(Immersive·16%), 헬스(9%), 로보틱스·모빌리티(6%) 등이 이었다. 투자 이후에도 입주공간,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양한 밸류업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 이를 적극 활용한 스타트업과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의 성장률 격차는 약 9배로 집계됐다. 네이버 D2SF로부터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한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는 “네이버 사업부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사와도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연결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며 “이들이 고객이 돼 피드백을 주는 등 초기 성장과 중장기적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81%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D2SF는 앞으로 '그로스 프로젝트(Growth Project)'를 통해 국내 기술 스타트업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앞서 D2SF는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D2SF US 사무소를 설립, 현지 투자사·창업가 네트워킹 등을 진행한 바 있다. 현지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진행함과 동시에 글로벌 비즈니스·기술 전략 시너지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고금리 영향 등으로 국내 스타트업·중소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상황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 해당 프로젝트를 가동함으로써 막대한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 센터장은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진출해 성장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더 큰 시장과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글로벌 고객이나 파트너 확보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도 이어가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네이버가 가진 글로벌 진출 경험을 녹여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며 “지난 10년의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교두보가 되고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르포] 신규 가입 중단한다던 SKT, 판매점선 “신규 가능”…소비자 “내 유심 교체는 언제?” 분통

“유심 교체는 도대체 언제 가능한가요? 문자 한 통도 없고…이런 상황에 신규 가입이 말이 됩니까?" 13일 SK텔레콤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한 소비자 신모(남, 33세) 씨는 이같이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10년 이상 SK텔레콤을 이용한 장기 고객이자 VIP 회원이다. 지난달 발생한 SK텔레콤 고객 정보 유출 사태 이후,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부터 전국 자회사 직영 대리점 및 본사 위탁 대리점(T월드)에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해킹 피해 고객의 유심 교체를 우선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을 확인해보면 상황은 달랐다. 기자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수도권 소재 휴대폰 판매점 10곳을 직접 방문한 결과, 이 중 3곳에서 “SK텔레콤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일부 판매점은 “해킹 사태 이전에 확보한 유심이 남아 있어 신규 개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SK텔레콤의 신규 가입 중단 조치는 자회사 직영점과 본사 위탁 대리점에 한정된다. 일반 판매점은 그 대상이 아니다. 일반 판매점은 보통 대리점이 위탁 운영하는 형태로, 한 매장에서 복수의 통신사 로고가 동시에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피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유심 교체를 기다리는 고객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일부 판매점에서 신규 가입이나 번호 이동을 받는 모습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이날 자정 기준, 총 159만명이 유심을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전히 714만명의 고객이 유심 교체를 신청한 상태로 대기 중이다. 신 씨는 “지난달 말 대리점에서 유심 교체 신청을 하고 번호표도 받았지만 2주 넘게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아직 유심을 교체한 사람이 없다. 유심 하나도 귀한 상황인데, 본사가 적극 나서서 판매점 재고를 활용해 기존 고객 불편부터 해소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이 대리점과 달리 판매점에서는 '신규 가입 중단' 조치를 시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행 휴대폰 유통 구조와 깊은 관련이 있다. 통상 통신사-대리점-판매점 구조로 위탁계약이 이뤄져 있으며, 대리점은 통신사 본사와 직접 계약을 맺지만, 일반 판매점은 대리점을 통해 단말기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즉, 판매점은 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본사 방침이 강제될 수 없는 구조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판매점은 대리점보다 소상공인 비중이 높아 영업을 일괄 중단하긴 어렵다"며 “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판매점에 대해 일일이 제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내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각이 엇갈린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판매점은 단말기 판매 외엔 수익원이 거의 없는 영세 사업장이 많아 SK텔레콤이 이들의 생계를 고려해 조치를 강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판매점까지 신규 가입을 전면 중단할 경우 SK텔레콤의 가입자 수, 실적 등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사실상 본사 차원의 우회적 가입 유도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규 가입 받는 판매점도 막아야 한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다. “정작 고객 불편은 외면하고 가입자 수만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일부 네티즌은 “꼼수 부리는 거 아니냐", “이런 상황에 신규 개통은 도의적으로 잘못"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달 중순 이후 유심 공급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지난 12일 열린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달 중순 이후부터 유심 공급망이 정상화되고 교체 수요도 원활히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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