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실시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놓고 격론을 벌여 온 더불어민주당이 내일(4일)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시행'보다 '유예'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 최근 들어 민주당 내부에서 폐지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3일 “내일 의총에서는 찬반 의견을 들어본 뒤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그동안 토론을 많이 했으니 의총장에서의 논의는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시행론과 유예론의 사이가 좁혀지지 않은 만큼 최종 결정은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일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경우 민주당 지도부는 다수가 유예론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론 역시 유예 쪽으로 잡히지 않겠냐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주말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에 금투세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금은 하면 안 돼' 이런 정서가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유예 주장을 폈다. 지도부 내 다른 의원 역시 “유예는 불가피하다는 데에 내부 컨센서스가 사실상 형성돼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는 대신 상법 개정 등을 통해 주식시장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단서로 달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상법 개정을 비롯해서 시장의 선진화라든가 활성화방안부터 먼저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도부가 결론을 내리면서 금투세를 '존폐 여부'까지 열어두고 재검토하자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유예가 아닌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민수 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9일 최고위원 비공개 간담회에서 일부 최고위원이 금투세 폐지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의 최종 입장은 의총 등을 거쳐 멀지 않은 시점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세 폐지론은 지난달 24일 민주당 토론회에서 김영환 의원이 '인버스(하락장에 투자하는 것) 투자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둘 경우 주식 투자자들로부터 불필요한 비난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여당에서도 “어중간한 유예가 아닌 확실한 폐지로 입장을 정해야 한다"는 공세가 나올 수 있다. 지도부가 '유예'로 입장을 정해도 사실상 폐지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굳이 '유예' 표현에 매달릴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봐도 선거가 없는 지금도 여론 악화가 우려돼 시행을 못하는데, 지방선거나 대선이 다가오면 더욱 시행하기 어렵지 않겠나"라며 “이번에 미룰 경우 당분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