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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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주의 내년 예산 분석] 2025 정부 예산안에 대한 기대와 우려

정부 경제운용계획이나 다양한 정책발표가 국민 앞에 희망과 개혁을 약속하는 '얼굴'이라고 한다면 다음해 예산안은 그 '속내'에 해당한다. 아무리 그럴듯한 약속이라도 예산안, 즉 돈표 안에 구체적 지출계획이 없다면 말장난에 그치게 된다. 지난 8월 27일 정부는 전년 대비 3.2% 증액된 677조4000억원의 세출 예산안을 발표했다. 예산편성 과정에서 각 정부 기관과 이해관계 집단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을 것이고 국세 수입 등 재정 여건도 몇년째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우선순위 조율을 위한 재정당국의 고민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당장 예산내역서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부 홍보자료만 나와 있는 상황에서 이번 예산안에 어떤 정책적 고민과 해법을 담았는지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렵다. 다만, 재정의 역할이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것이며, 정부가 약속한 개혁과제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지원도 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예산안에서 들여다 보아야 할 몇 가지 지점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첫 번째 이슈는 재정의 경기부양 여력이다. 당장 우리 자영업자, 중소기업과 서민경제는 심각한 내수 위축으로 곤경에 처해 있다. 지난 7월 국세청은 작년 폐업신고를 한 사업자 수가 98만 60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중 48만여명이 사업 부진을 이유로 폐업했다. 돈이 안 벌려서 사업을 접은 것이다. 상당수는 은행 대출을 갚을 여력도 없는 처지일 것이다.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이 이자율 인하의 시기를 저울질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 급등 우려로 금리 조절도 쉽지 않다. 어려운 시기에 경기를 부양할 책임이 온전하게 재정에 맡겨져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년 대비 3.2% 증액된 예산안은 우려스럽다. 물가 상승까지 감안한다면 이 정도 예산 증액으로 재정이 내수시장을 부양할 힘은 없어 보인다. 물론 건전재정은 중요하다. 그러나 국가 재정은 개인의 가계부와는 다르다. 경기가 부진할 때 긴축 재정은 경제 활동을 위축시켜 조세 수입의 감소로 귀결된다. 결과적으로 건전재정의 길에서 더 멀어지는 것이다. 또한 정부 부채구조가 건전하다 해도 국민들과 공기업들이 빚더미위에 앉아 있다면 건전재정은 기만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 2024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98.9%로 세계 4위 수준이며 최근 은행권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 정부가 할 일은 곳간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서민 생계의 활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건전재정은 경기가 과열되는 시점에서 예산의 증가를 억제하고 세수를 충실하게 확보하면 될 일 아닌가? 두번째, 2년째 대규모 세수 결손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내년도 세제개편을 통해 금투세 폐지, 상속세 세율 인하 등 감세 정책을 펼치는 것도 지금의 경제 상황에 비추어 적절치 않아 보인다. 내년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소비, 수입 증가, 기업경영 호전 등 재정 당국이 기대하는 세입증가 요인들이 시나리오대로 작동할지 확실치 않다. 내년도 세수가 정부추계치보다 부족한 사태가 재발하는 경우 긴축 편성된 세출 예산을 지탱할 재원마저 부족해질 우려가 있다. 세번째, 미래 성장동력의 준비에 대해서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우리 수출시장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들이 추격하기 어려운 차별적 기술격차를 만들고 유지해야 한다. 내년도 우리 정부의 R&D 예산 규모는 29조700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3조원 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이는 재작년 29조원에 달했던 재정 지원 규모를 R&D 효율화를 명분으로 3조원가랑 줄였던 것을 원상 복구시킨 것에 그치는 수준이다. 내용적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전략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에 더 큰 비중을 둔 점은 크게 평가해 줄 수 있지만 2년 전에 비해 교역환경이 더욱 악화된 지금 R&D예산 규모가 재작년 수준 복구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아쉽고 걱정스럽다. 네 번째,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서도 한 가지 말하고 싶은 점이 있다. 내년도 중소기업부 정부예산안은 15조 3000억원 수준으로 올해에 비해 2.3% 늘어났다.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근간이고 우리 국민들 대부분의 일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라도 지원 예산이 늘어난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지원예산의 구성만 봐서는 대한민국의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별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착시가 든다. 정부 지원 예산이 아무리 커도 중소기업 제 1의 고객은 바로 대기업이다. 대기업과의 동등하고 균형 잡힌 거래와 상생성장의 근간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중소기업 정책의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번 예산안에서 대중소기업간 동반-상생 성장을 위한 재정적 표현은 일부 밸류업 프로그램 말고는 보이질 않는다. 정부 중소기업 정책이 본래의 사명과 목적을 찾아가는 노력이 정부 예산안에 보다 충실하게 반영되기를 바란다. 다섯 번째, 정부가 천명한 각종 개혁시도가 재정을 통해 충실하게 지원되고 있는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일례로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핵심으로 한 의료개혁은 의료계의 지속된 반발로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고 국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응급실 방문도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지금은 아프면 안 된다'는 주변의 목소리도 흔치 않게 들린다. 정원 증원 결정 당시 가장 많은 우려가 있었던 부분은 당장 의과대학의 시설과 장비, 교수 요원의 양적, 질적 수준이 한꺼번에 2천명의 학생을 추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이번 정부 예산안에서는 의료개혁 지원을 위해 총 2조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이중 4000억원을 전공의 수련비용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재정 지원만으로 당장 내년부터 2천명의 학생을 받아 충실하게 교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현실적으로 의대 정원의 숫자를 단계적으로 늘려가면서 이에 맞추어 교육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해 나갔다면 의료 개혁은 훨씬 더 수용성을 갖고 진행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기업들의 미래 도전과제에 대해 정부가 할 일을 제 때 하고 있는지도 이번 예산안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민간 차원의 국제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인 RE100은 우리 수출기업들의 생산활동에 사용되는 전력 100%를 일정시점까지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여 거래가 불발된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RE100 요건을 맞추기 위하여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대부분 남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를 생산기반이 밀집된 수도권으로 끌고 올 수 있는 송전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수도권 기업들은 RE100 요건을 맞출 방법이 없어 미래 지속가능성이 현저하게 훼손되고 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은 남아나는 지역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소진하기 위해, 지역경제와 고용에 그다지 효과도 없으면서 전기만 어마어마하게 쓰는 외국계 데이터센터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서해안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풍력발전 사업의 경우도 연근해에서 육지로 전력을 끌어올 해저케이블 인프라가 없어서 사업 진척이 극도로 늦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의 출구가 제때 마련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앞으로 해외에 나가야만 조업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일자리가 어떻게 될지는 불문가지이다. 모두 한전의 송전 인프라 건설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벌어지는 일들이다. 시장에 돈이 없어서 송전 인프라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독점 송배전 사업자인 한전의 재무적 역량이 충분치 않아 새로운 투자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만약 민간의 송배전망 투자를 허용하고 이를 한전이 임대하여 영업할 수 있게 한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일이지만 한전 민영화에 대한 우려로 시도조차 하기 어렵다.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면 재정이 투자자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문제를 인지했다면 답을 찾는 노력이 어떤 형태로든 재정에 반영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025년 정부 예산안은 이제 막 예산실 문턱을 넘어 국회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 재정을 통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가 우리 경제의 미래에 불가역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과거 국회 예산심의가 상당 부분 지역구 예산 확보를 위한 주변적 거래의 장이었다면 올해만큼은 국운을 결정하기 위한 진지하고 심도 있는 검토의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박원주

[윤석헌 칼럼] 금융의 공공성과 감독체계 개편

지난 23일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 김현정 의원 및 조국혁신당의 신장식 의원이 공동 주최한 '금융공공성 확보를 위한 금융감독 강화 방안' 토론회에 참가했다. 토론회는 금융의 공공성(모두를 위한 필수 사회서비스) 인식에서 출발하여 금융감독체계 개편 대안 제시로 마무리했다. 현대 금융은 국가가 마련하는 규제감독제도안에서의 예금, 대출, 투자, 보험 등 국민 '모두가 필요로 하는 필수 사회서비스'라는 점에서 공공성을 지닌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직접 담당하지 않고 민간에게 이양하는 과정에서 효율성 제고를 위해 상업성(이윤창출)을 허용한다. 결국 금융은 공공성과 상업성의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게 되고, 따라서 양자간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양자는 서로 조화되면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나, 상충되면 비효율이 발생하거나 심지어 금융위기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 금융의 핵심적 중개기능 관련 공공성을 살펴보자. 첫째, 정부가 은행에 인가한 지급결제기능은 국가 금융경제시스템 작동에 필요한 필수 서비스로 금융공공성의 기반을 제공한다. 이를 무시하고 최근 티몬과 위메프사태 및 머지포인트사태에서는 이커머스기업들이 지급결제를 수익창출 수단으로 이용하려 시도함으로써 소비자 피해를 초래했다. 둘째, 은행 대출은 상업성과 공공성을 모두 지닌다. 은행의 일반대출은 대출신청자 신용도를 기준으로 우량고객을 선택하고 비우량고객은 배제하거나 또는 고객들 간 금리 차등화를 통해 상업성을 추구한다. 그러나 은행이 상업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경제∙사회적 대출 수요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예로, 코로나19 사태에서 취약계층 지원용 대출이나 4차 산업혁명 촉진을 위한 혁신기업 대출 등은 모두 국가 운영에 필수적이다. 은행 입장에선 상업성이 중요하겠지만 이들을 무시하면 국가 내지 사회의 부담이 증가한다. 결국 상업성과 공공성 간 균형이 필요하다. 셋째, 금융정보 업무에도 상업성과 공공성이 혼재한다. 예로, 어느 대출신청자의 부실확률이 5%로 파악됐다고 해서 이것만으로 우량, 불량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출신청자 그룹 전체가 0~5% 구간임을 알았다면, 그 때는 5%는 불량신청자로 분류된다. 그룹 전체 정보를 알게 됨으로써 개별정보 가치가 높아진 것인데, 은행이 인가시 허용받은 대로 대출신청자 개별정보를 모아 분포, 평균, 분산 등 유의미한 공공정보를 분석해낼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즉 개별정보를 모을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가 은행의 공공정보 창출을 가능케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은 창출한 정보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상업성 기준에 따르면 5% 불량신청자 대출은 거절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분포, 평균 등에 담긴 정보가치 상승이 공공성 덕분임을 감안하면 상업성과 공공성 기준의 균형잡힌 적용이 바람직해 보인다. 넷째, 시스템리스크를 관리∙통제하는 최종대부자기능과 예금자보험기능은 공공성을 지니는 국가위험관리 기능의 일부로 개별 금융사 위험관리의 기반을 제공한다. 이를 토대로 개별 금융사는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시스템리스크를 정부, 중앙은행, 감독당국, 금융사들 간 분담 및 협력체계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이렇듯 정부와 사회로부터 다양한 공공성 혜택을 누리는 금융은 이를 사회와 고객에게 환원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그럼에도 환원은 금융의 또 다른 특성인 상업성으로 인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부가 금융산업진흥을 명분으로 금융사의 과도한 상업성 추구에 눈감은 결과, 금융소비자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사태, 동양사태, DLF사태 및 사모펀드사태 등 2008년 금융위원회 출범 이후 이어지는 금융사고들이 이를 증거한다. 금년 상반기 홍콩ELS사태도 같은 맥락이었고, 지난 7월 티몬/위메프사태도 전자금융업 육성과 연관됐다. 한편 그간 금융산업진흥정책이 금융감독정책을 압도해왔음에도, 아이러니하게도, 금융위 설치법 제1조(목적)에 제시된 '금융산업의 선진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찾기는 용이하지 않다. 금융은 상업성과 공공성 간에 견제와 균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금융감독의 강화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정책이 금융산업정책과 대등한 입장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금융위의 금융산업정책업무는 기획재정부로 보내고 금융감독정책업무는 금감원의 감독집행업무와 통합하여 효율화하는 게 금융산업 선진화의 첩경이다. 국회가 이런 방향으로 추진해 달라는 게 지난 23일 토론회 다수의 요구였다. 윤석헌

[이슈&인사이트] 2025년 예산안: 재정 건전성과 미래 준비, 그러나 부족한 경기 부양

2024년 8월 28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총 677조 4,000억 원 규모로 전년도보다 3.2% 증가한 2025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의결했다. 이번 예산안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복지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보건·복지·고용 분야에 249조 원이 배정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복지 정책이 한층 강화되었다. 또 다른 주요한 특징은 연구개발(R&D) 투자와 인프라 구축에 대한 강조다. 정부는 지난해 연구개발 예산삭감에 대한 반작용으로, 2025년 R&D 예산을 24.8조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그러나 2025년 예산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정부의 강력한 재정 건전성 유지에 대한 의지다. 이번 정부 들어 총지출 증가율은 연평균 3.9%로, 과거 정권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GDP 대비 -3% 이내로 개선하고, 국가채무 비율을 2028년 말까지 50%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 미만으로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균형재정과 재정건전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재정 건전성 유지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재정이 지나치게 악화되면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외국인 투자 감소와 금리 상승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재정건전성의 주요 지표인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정부채의 리스크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의 정부채를 평가할 때, 재정건전성이 높을수록 정부채의 리스크가 낮아져 상대적 매력이 커지기 때문에,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본의 유입이 지속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미연준)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 차이가 2%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해외자본 이탈이 발생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것은 국가 경제의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제적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는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환경을 고려했을 때, 정부의 강력한 재정건전성 유지 의지가 오히려 부메랑처럼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현재 이스라엘과 중동 간의 긴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자원의 무기화 등으로 글로벌 정세는 극도로 불안정하다. 이러한 갈등은 에너지와 식량 등 필수 자원의 공급망을 불안하게 만들고,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함께 세계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공급망의 혼란이 초래되고, 글로벌 경제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런 대외적인 요인들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수출 주도 성장 모델은 글로벌 무역 환경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과 무역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미국경제 침체 우려와 중국경제 성장 둔화는 한국의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하방 압력을 받고 있으며, 상방 요인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수 상황도 매우 심각하다.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었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팬데믹 이후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고금리와 높은 물가, 내수 부진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침체되어 있으며, 소비와 투자가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단순히 재정건전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재정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경기안정화에 맞춰져야 한다. 경기를 안정시키고 내수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을 적절히 활용하지 않는다면, 경제가 더 큰 침체에 빠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재정건전성 자체를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지금은 재정건전성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대내외 경제환경을 고려한 유연한 재정 운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수현

[이슈&인사이트] 데자뷔...경제민주화 망령의 부활?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팀장 젊은 시절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있다면 단연코 키에누 리브스가 주연으로 나오는 매트릭스(Matrix) 1편일 것이다. 영화의 재미에 푹 빠져 몇 번을 봤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보고 또 본 영화이다. 영화의 장면 중 주인공 키에누 리브스가 낡은 건물 계단을 올라가면서 불길한 느낌의 검은 고양이가 반복적으로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데자뷔'라고 혼자말을 한 장면이 나온다. 이후 건물의 구조가 바뀌어 탈출구가 사라지고 스미스 요원과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많은 사람이 죽고 모피어스가 잡혀가는 비극이 일어난다. 불어로 Déjà Vu(데자뷔)는 처음 보는 대상이나, 처음 겪는 일을 마치 이전에 보았다는 느낌을 받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을 말하는데, 보통 기시감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데자뷔가 느낌이나 환상이 아닌 실제 일어나고 있다. 장소는 국회이고 불길한 검은 고양이는 '경제민주화'이다. 이전 정부의 모 인사가 국무회의에 늦은 이유를 '재벌 혼내주다'가 라고 답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이러한 왜곡된 기업에 대한 인식하에 이전 정부와 국회는 경제민주화라는 명목으로 공정거래법, 상법 개정안 등 우후죽순 기업을 옥죄는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대주주 의결권 강화, 다중대표소송, 집중투표제, 사외이사 결격사유 강화, 전자투표 의무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 등 22대 국회에서도 핫(hot)한 다양한 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이 발의 되었다. 당시 경제계는 극렬하게 반대했으나 정부가 추진한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규제 강화 내용이 사실상 그대로 반영되어 2020년 말 국회를 통과하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너무 급진적이고 기업의 경영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최악의 내용은 최종안에서 제외된 것이다. 경제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국회, 정부가 '그들만의'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이 나기까지 국회, 정부, 경제계 모두 비생산적인 논의에 너무나 많은 시간과 자원을 소진했다. 2020년 말 주요 법안이 통과되면서 한동안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잠잠하더니, 22대 국회가 출범하자마자 또다시 이전 국회, 이전 정부에서 결론이 났던 기업 지배구조 규제 강화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미 2018년에서 2020년에 맹위를 떨쳤던 '데자뷔 경제민주화 망령'이 부활한 것이다. 세상에 정말 새로운 것은 없는 건지, 창의력 부족인지 알 수는 없지만 21대 국회에서 임기만료 폐기된 법안이 좀비처럼 다시 돌아다니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같이 철 지난 이슈를 다시 되살려 논의해야 하는지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과도한 규제를 반드시 관철해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기업이 무책임한 해외 투기자본에 의해 무너지는 모습을 반드시 봐야겠다는 것인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 수단, 유연한 지배구조 제도를 업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데, 우리 기업들은 과도한 지배구조 규제, 대기업 집단 규제 등의 족쇄를 차고 글로벌 경쟁에 나서야 하니 우리나라에서 기업하기 어렵다는 소리가 빈말이 아니다.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기업을 옥죄는 규제혁파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시대에 맞지 않고, 소모적인 지배구조 규제 강화 논란은 이제 끝내야 한다. 유정주

[이상호 칼럼] 중동의 삼국지

중동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곳이다. 유럽 끝자락에서 서남아시아까지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종교와 사상, 제도가 다른 여러 나라가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이웃을 단지 경쟁자가 아니라 용서할 수 없는 원수로 여기고 나라의 명운을 건 투쟁을 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존재는 중동을 더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지역으로 만들었다. 대다수의 중동 지역 국가는 이스라엘과 공존을 노골적으로 거부한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하마스 전쟁은 중동 지역에 파멸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되었다. 일반인들은 중동 문제가 이스라엘과 반이스라엘 세력 사이에서의 계속되는 반목과 투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이 속한 아랍 세계, 그리고 아랍 국가와는 다른 역사와 문화, 인종, 언어를 가진 이란 세력권 간의 3자 갈등이 원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아랍국가는 절대왕정과 강력한 독재 권력이 지배하는 수니파 이슬람의 거대 세력이다. 또한 아랍어를 국어나 공용어로 사용하는 아랍인이 살면서 서로 '형제 국가'라고 부르는 단일 문화권이다. 이번에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가 속한 팔레스타인도 아랍 형제 국가 중 하나며 22개 국가가 회원인 '아랍연맹'의 공식 구성원이다. 이란은 1979년에 혁명으로 이란이슬람공화국을 건국한 시야 이슬람 종주국이다. 고대부터 지역 패권자였던 페르시아 제국을 계승했고 고유 언어인 페르시아어를 사용한다. 이란은 레바논, 예멘, 이라크, 시리아 등에 광범위하게 자리 잡은 이슬람 혁명 세력을 지원하며 아랍국가와 갈등을 초래했다. 이란이 혁명을 수출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아랍국가는 오히려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는 등 이스라엘보다 이란을 견제하면서 중동의 정치가 더 꼬이게 되었다. 삼국지는 지금도 거의 모든 한국 젊은이를 열광하게 하는 인기 역사소설이다. 특히 남자들의 의리와 이상, 호연지기와 꿈을 향한 도전은 한국인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국지의 배경은 중국 한나라 멸망 이후 새로운 통일제국 건설을 위해 다양한 세력들이 투쟁하지만, 천하통일에 실패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세력권을 형성한 3개 국가가 안정적인 경쟁 구도를 구축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위 '발이 3개 달린 솥 이론'은 다리 하나만 없어져도 안정된 구도가 깨져 위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합집산을 통한 힘이 균형을 유지하는 게 평화를 도모하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중동도 마찬가지다. 보기에는 여러 국가가 서로 싸우는 것 같지만 현실은 이스라엘, 아랍 및 이란 등이 3개 큰 세력권을 구축해서 불안한 공존을 하고 있다. 비록 하마스나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 유대 보수 세력이 충돌하여 일촉즉발 상황이 계속되지만 이들 국가는 큰 판을 깨지는 않는 게 좋다는 걸 알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피해 초래를 최소화하여 위기 확산을 통제하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였다. 이번에 하마스 지도자가 이란에서 암살당했기 때문에 이란이 이스라엘과 대규모 전면전을 벌인다는 것은 현재의 불안하지만, 안정적인 중동에서 삼국 구도를 깨는 것이다. 명분과 자존심에 타격을 입었지만 이란이 전면전이라는 선택을 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물론 각 세력권의 과격파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책동할 수 있지만, 만약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이는 예외적인 상황으로 봐야 한다. 현시점에서 전쟁은 명분을 위해 필요하지만, 패전 시 해당국 권력자들의 몰락과 이로 인한 중동 전체 지정학적 형상 변경은 전 세계적으로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비극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동에서는 대규모 전면전은 막아야 하며, 이는 중동에서의 삼국 구도를 깨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상호

[이슈&인사이트] 잭슨홀 미팅을 기다리며

미국 시간으로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와이오밍에서 잭슨홀 미팅이 열린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지난 달 발표한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년 만에 최저치인 48.8로 발표되고 일본 BOJ가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금리를 0.1%에서 0.25%로 15bp (1bp=0.01)나 인상하자 세계 금융시장은 텐트럼을 일으켰다. 엔화가 달러당 150엔도 깨고 하락(엔화 가치상승)하기 시작하자 엔케리 투자자금의 회수(unwinding)가 일어났고 코스피가 8월5일 장중에 10% 넘게 빠지며 거래가 중지되는 서킷 브레이크까지 발동되었다. 단 3일만에 코스피는 13% 일본 니케이는 18% 그리고 미국 S&P 500과 나스닥은 각각 6%, 7.8% 하락했다. 가히 금융위기에 준하는 사태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경기를 일으켰다. 다행히 일본 중앙은행장인 우에다 총재가 10월 추가로 25bp 금리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엔화가 안정되자 시장은 반등을 시작했다. 그 후 발표된 미국의 ISM 서비스지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그리고 소매판매(Retail Sales) 지수마저 좋게 나오면서 미국의 3대 주가지수는 급락했던 시점의 포인트를 넘어섰고 우리와 일본도 90% 넘게 지수가 회복한 상태다. 시장은 이제 다시 금리인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 연준(FED)이 금리인하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물가 지표인 CPI와 PCE를 중요시했지만 지금은 고용지표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하반기로 접어들자 수면 위로 올라온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시장 참여자들을 긴장시켰고 이번 달 초 엔케리 여파로 장이 폭락하자 이를 막아 달라고 9월 연준회의(FOMC)까지 기다리지 말고 비상회의를 소집 해 50bp 이상 금리를 내리라고 아우성을 쳤다. 지난 주 엔화의 안정과 인플레를 나타내는 PPI와 CPI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면서 인플레는 안정적으로 줄어드는 게 확인됐고 미국 GDP의 70%를 구성하는 소비를 알 수 있는 Retail Sales마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카드 연체가 늘고 저축율이 줄어 미국 소비가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한 순간에 잠재웠다.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반도체 주식들과 특히 개인들의 소비 바로미터인 월마트의 실적이 좋게 나오면서 8월 초 급락을 이겨내고 주식시장은 상승을 하였다. 이제 FED는 FOMC 회의 전까지 나오는 데이터를 가지고 금리인하 폭과 향후 금리인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의 추석 연휴 기간에 미 연준 회의가 열리고 이 때 금리가 결정된다. 대부분 사람들의 예상은 25bp 인하지만 혹시나 Big rate cut도 가능하지 않을까 추측만 하고 있는 상태다. 그 문제의 열쇠가 될 잭슨 홀 미팅이 이번 주에 열린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장, 재무장관, 경제학자 및 초청된 사람만이 참석하는 연례 행사, 참석자 중 당연히 세계는 제롬 파월의 입만 주시하고 있다. 그가 여기서 금리인하의 어떤 힌트를 주지 않을까 하는 이유다. 금 값의 최고치 경신을 보면 시장은 이미 경기침체를 대비하고 있다. 시장은 50bp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인플레 지표가 안정되어 걸림돌이 없어졌다. 하지만 금리인하의 또 다른 조건인 경기침체를 확신할 만한 지표가 나오지 않고 있어 큰 폭의 금리인하는 힘들 거라고도 생각한다. 7번 금리인하설 등 여러가지 궁금증들, 하지만 파월은 에둘러 이야기할 거다. 그래도 그가 실수라도 어떤 얘기를 하지 않을까 세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리 금리인하의 선제 조건이 미국의 금리인하이고 개인 부채와 부동산 PF 문제도 걸려있기에 이번 잭슨홀 미팅이 우리에게도 정말 중요한 행사임에는 틀림이 없다. 최용

[이슈&인사이트] 전기차 배터리에 계영배 시스템을 설계하라

계영배는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만든 잔으로, 절주배라고도 한다. 술잔의 이름은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뜻이며, 잔의 70% 이상 술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지닌다. 고대 중국에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하늘에 정성을 들이며 비밀리에 만들어졌던 '의기'에서 유래되었다. 공자가 노나라 환공의 사당을 찾았을 때 생전의 환공이 늘 곁에 두고 보면서 스스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사용했던 '의기'를 보았다. 의기에는 술을 어느 정도 부어도 전혀 새지 않다가 7할 이상 채우게 되면 밑구멍으로 새어 나가게 되어 있었다. 공자도 이를 본받아 항상 곁에 두고 자신을 스스로 가다듬으며 과욕과 지나침을 경계했다. 조선에는 도공 우명옥이 만든 계영배가 있다. 이 술잔을 조선시대의 거상 임상옥이 소유하게 되었는데, 그는 계영배를 늘 옆에 두고 끝없이 솟구치는 과욕을 다스리면서 큰 재산을 모았다고 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계영배 시스템을 제안하는 이유는 전기차를 안심하고 사용하기 위해선 폭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과충전을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을 포함한 동양인들에게는 '가득'이라는 단어에 대한 선호 현상이 있다. 술도 가득히 넘쳐야 상대를 배려한다고 생각하고 주유소에서도 기름을 주입할 때, '가득히(만땅)'를 선호한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전기차도 과충전한다. 벤츠를 비롯해 전기차 판매 기업 다수는 충전 상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80% 이상 충전 시에는 충전 속도를 늦추거나, 계기판에 나타나는 충전 상태보다 실제로는 더 적게 충전되게 하는 등의 기능도 제공 중이다. 그러나 장거리 주행이 필요하거나, 자주 충전하기 어려운 운전자의 경우, 더 높은 수준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려 한다. 이때, 충전기가 배터리 잔량 정보를 확인하고 과충전을 차단하는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해결책 중 하나다. 이것이 바로 전기차 배터리의 계영배 시스템이다. 그런데 문제는 PLC는 전체 충전기 19.4만기의 89.4%인 완속 충전기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인천 청라 풍경채 아파트 지하 주차장 벤츠 EQ 전기차 화재로 23명이 다치고 차량 140여 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화재로 인해 정전이 발생하면서 480여 세대의 전기와 물 공급이 끊겼다.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자 정부는 환경부 주관으로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이 참여하는 관계 부처 긴급회의를 열고 내달까지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이제라도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단순히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를 진입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충전기의 지상 이전과 같은 피상적 방안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최근에 전기차 화재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과충전이 지목되자 아파트 등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 배터리 잔량이 90% 이하인 전기차만 출입하도록 바꿔나가겠다고 한다. 이것은 누가 어떻게 90% 이상 충전된 차를 점검하고 차단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없다. 국립소방연구원이 2023년 발간한 전기차 화재 대응 가이드를 살펴보면 2022년 기준 차량 1만대 당 화재 발생 비율은 내연기관차가 1.84대, 전기차가 1.12대로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최근의 전기차 화재 사고보다 더 무서운 것이 어설픈 정부 대책으로 캐즘에 포비아까지 가뜩이나 어려운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기차는 한국이 반도체 이후 국가 경제의 큰 축인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을 이끄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탁상공론이 아닌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윤덕균

[이슈&인사이트] 쾨니히스베르크를 아시나요?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Jean Monnet EU센터 공동소장 오래전 프로이센 왕국의 동쪽 발트해의 항구도시인 쾨니히스베르크 중심부를 흐르는 프레겔강에는 두 개의 섬이 있었다. 이 섬들에 접근하기 위해서 일곱 개의 다리가 건설되었는데, 많은 사람은 '어느 지점으로부터 일곱 개의 다리를 한 번씩만 건너서 원래 위치로 돌아오는 방법'을 찾는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이른바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라고 부르는 이 한붓그리기 문제는 당시 학자들의 고민거리가 되었는데, 이 문제가 현대 수학의 새로운 분야를 창조하기까지 하였고 통신망 분석과 컴퓨터 회로 디자인의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쾨니히스베르크는 당시 독일 학문의 중심지였는데, 일곱 개의 다리로 연결된 섬에는 대성당과 16세기에 설립된 대학교가 프로이센 왕족, 러시아의 고위 관료, 발트 독일인들이 선호하는 교육 기관이었다. 이 대학교는 중상주의 철학과 신학, 법학 그리고 의학과 수학 등으로 높은 명성을 가졌다.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학자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이다. 그는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나고 평생을 보내며 이곳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하며, 칸트가 평생 이곳을 떠난 적이 없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쾨니히스베르크라는 도시의 역사는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트인들이 살고 있던 이곳에 독일계 튜튼 기사단이 요새를 건설하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왕의 산'이라는 의미의 쾨니히스베르크는 북방 십자군의 전진 기지 역할을 했으며, 기사단 국가의 수도가 된 이후 프로이센 공국으로 전환되는 16세기에도 국가의 수도로서 발전하였다. 프로이센이 브란덴부르크 선제후국과 통합되면서 수도는 브란덴부르크의 수도인 베를린으로 정해졌고, 쾨니히스베르크는 동프로이센의 중심도시로 남았다. 수도를 베를린으로 옮긴 후에도 프로이센 국왕들은 쾨니히스베르크에서 대관식을 치르는 등 특별한 애정을 가졌다고 한다. 1806년 나폴레옹 전쟁으로 베를린이 함락당하자, 프로이센의 국왕은 쾨니히스베르크로 수도를 옮기며 프랑스군에 저항하였다. 시간이 흘러 이곳은 독일의 통일이 이루어진 제국 시대에도 베를린과 함께 독일 제국의 동부 거점 역할을 하였다. 이 도시는 발트해와 폴란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요충지였고, 러시아로도 연결되는 길목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도시였다.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독일은 파괴된 쾨니히스베르크를 소련에 내주어야만 하였는데, 소련은 이 도시의 이름을 칼리닌그라드로 바꾸었다. 그러나 쾨니히스베르크 당시 독일이 만들었던 항구나 노면전차와 같은 여러 시설은 소련 시절을 거쳐 현재 러시아에서도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 발트 3국이 소련에 편입되어 있던 시절이 끝나고 독립하면서, 지금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분리된 역외영토가 되었다. 이곳은 러시아에 드문 부동항이어서 해상무역에 유리하고 전략적으로도 중요하여, 러시아 해군에서 가장 오래된 발트함대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는데, 최근 유럽의 안보 상황을 고려하면, 칼리닌그라드의 중요성을 크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 도시에 많은 영향을 받아온 리투아니아와 같은 일부 유럽 국가들은 최근에 '칼리닌그라드' 대신에 '쾨니히스베르크'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도시의 역사에 나타나는 사건들을 해석하는 것에 시비를 걸거나 소유권을 논의하자는 것은 아니다. 발트해의 상업적 요충지였던 이곳이 군사적 도시이자 국가의 수도나 제국의 주요 도시로 발전하였으나, 전쟁터가 되고 파괴를 경험하면서 이름조차 사라지는 불행을 겪었다는 점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한국의 도시들 역시 전쟁을 겪었던 아픔을 간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쾨니히스베르크가 사라지고 칼리닌그라드가 되는 이야기는 한국인에게는 생소하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도시의 성장과 발전이 갈등과 전쟁을 부르고 파괴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한국의 도시들을 이와 같은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해야 할 숙제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김봉철

[신연수칼럼] 이재명, ‘여의도 제왕’에서 벗어나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격을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 하는 말이다. 살다보면 누구나 영혼 없이 의례적인 말을 할 때가 있다. 일반인들도 그런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사 의례적인 말이었다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 “그건 거짓말이었소" 하는 식으로 정면 부정하는 일은 별로 없다. 존경한다고 말하는 것은 100% 진실이 아니더라도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경쟁하거나 싸우는 상대라도 서로 존중하는 문화는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이며, 특히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가져야할 중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이 대표는 그건 가짜였다며 자신이 했던 앞의 행동을 전면 부인해버렸다. 그것은 사소해 보이지만 심각한 일이다. 그가 언제든지 마음에 없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사례는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직후 방위산업체에 2억 3100만원 상당의 주식 투자를 한 일이다. 0.73%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후 많은 지지자들이 절망에 빠져있을 때 후보 본인은 거액의 주식 투자를 하고,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출마하고,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국회 국방위원회를 지원했다. 경기도지사 시절 부인의 법인카드 남용 의혹과 함께 공공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행동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나는 살아 남아야겠다'는 강한 자의식을 가졌다는 점에서 '한국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떠올리게 한다. ◇헌정사에 새 역사 쓰는 '이재명의 민주당' 그제 8·18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압도적 지지로 연임이 확정됐다. 민주당 계열에서 당 대표를 연임한 것은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표 이후 24년 만이다. 민주 정당의 선거에서 85%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되는 것도 역사에 없던 일이다. 민주당은 지난 4·10 총선에서 이재명 1극 체제를 완성했다. '친명횡재 비명횡사'의 공천이 이뤄지며 수준 미달이라는 비판을 받는 다수의 후보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당헌 당규를 고치는 일은 이제 이야깃거리조차 안 될 정도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이처럼 헌정사에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지지자들의 말처럼 야권에 그를 대체할 사람이 없을 만큼 이 대표가 뛰어난 지도자이고, 전당대회의 주인인 당원들의 지지가 열렬하기 때문일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한 것을 이 대표가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누가 뭐래도 그는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양까지 나올 만큼 강한 팬덤을 갖고 있다. ◇'먹사니즘'의 진심, 행동으로 보여주길 다만 당 대표 연임이 그의 말대로 '개인적으로는 손해지만 국민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위기 앞에서 어쩔 수 없이 결정'한 것이라면 그 진심을 증명하는 일은 그의 몫이다. 그는 당 대표 출마 선언문에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출범한지 두 달이 넘은 22대 국회의 모습은 먹사니즘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다수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면 법사위원장은 소수당에게 주던 관례도 무시하고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알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 22대 국회는 사상 처음으로 아직 개원식도 열지 못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등 대통령의 막무가내 인사와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같은 '내맘대로 국정운영'이 촉발한 측면도 크지만, 현재의 국회 파행에서 민주당의 책임은 결코 작지 않다. 정부 여당과 합의하고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 없이 대통령 거부권이 뻔한 법안들을 통과시키는 것은 “우리는 할 만큼 했다"며 강성 지지층에만 호소하려는 입법 독주로 보일 수 있다. 민주당의 일방적 입법-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대통령 거부권으로 이어지는 무한정 도돌이표에 민생은 신음하고 국민은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거대 야당 대표를 자임한 게 아니라면, 애국위민(愛國爲民)의 수권(受權)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대표가 행동으로 진심을 보여준다면 민주당에 비판적인 중도층도 돌아올 것이다. 설마 내심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라고 했더니 진짜인 줄 알더라" 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신연수 기자 ysshin@ekn.kr

[이슈&인사이트] 엔화의 쓰나미에 대응하자

지난 8월 5일의 금융시장은 마치 1987년 블랙먼데이를 떠올리게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 매매와 포트폴리오 보험의 기술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블랙먼데이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하루 만에 22.6% 폭락하면서 금융시스템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지난 8월 5일의 금융시장 변동은 일본은행(BOJ)의 갑작스러운 금리인상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라는 거시경제적 요인들로 인한 것이었다. 주요국 증시는 10% 내외 하락하였지만, 글로벌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의 동조화가 심화된 오늘날에는 블랙먼데이에 버금가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이러한 금융시장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충격은 한국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적극 대응할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의 조짐을 보이며, 미연준이 금리인하를 고려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실물경기 지표인 ISM 제조업 지수가 평균치라고 볼 수 있는 50 이하로 떨어지고,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에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안정이라는 정책목표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미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은행은 오랜 기간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을 중단하고 금리를 0%에서 0.25%로 기습 인상했다. 이러한 금융여건이 8월 5일의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으로 나타난 것은 엔캐리트레이드가 주요 원인이다. 저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통화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에서는 금리차와 엔화환율에 의해 투자의 성과가 결정된다. 엔화로 자금을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고 투자가 만기가 되어 달러와 같은 고금리 통화를 다시 엔화로 환전하여 상환할 때, 엔화가치가 높아질 경우 금리차에 의한 투자성과는 상당부분 상쇄되거나 오히려 손실을 입게 된다. 이에 엔캐리트레이드를 활용한 투자자들은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우려가 있을 경우 포지션을 청산하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엔화 수요는 폭증하여 엔화는 더욱 강세를 이어간다. 일본은행의 기습적인 금리인상은 엔캐리트레이드의 두 가지 요인에 충격을 주었는데, 우선 달러화 금리와의 격차를 줄이고 둘째 엔화의 강세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이질수록, 엔캐리트레이드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또한 달러화 약세를 초래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더욱 증대시킬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은 우리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원화가치의 하락과 함께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고, 시중의 유동성 부족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이 기업부채가 누적되어있고 최근 소위 티메프 사태, TF 부실화 등이 연이은 상황에서 기업의 재무구조에 충격을 가중시킬 수 있다. 또한 높은 가계부채가 지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 부족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 다음으로는 국내 경기의 문제이다. 현재 소비는 높은 물가와 금리로 인해 다소 위축된 상태이다. 투자는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로 특히 건설과 설비부문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산업에서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위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투자 규모는 감소 추세에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수출만 홀로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의 강세가 두드러지며, 수출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침체 위기와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정성으로 우리 수출마저 위협받고 있다. 높은 가계부채와 기업 자금여력의 악화로 소비와 투자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수출마저 난관에 부딪힐 경우 우리 경제가 침체 위기를 벗어날 희망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당국은 현행 산적한 장기과제에 대한 해결을 지속하는 가운데에도 보다 단기적인 현 상황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소비와 투자를 짓누르는 요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거론되던 가계부채와 기업의 재무구조이다. 이들에 대한 중장기적인 해결방안은 지속하되 이들로 인한 문제가 더욱 가중되지 않도록 단기적인 모니터링 강화에도 힘써야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는 언제 들이칠지 모르는 거대한 파도에 주의하며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이어나가야할 시점이다.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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