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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동구 포스텍 교수 “전력시장 열리면 VPP 기술 꽃 피울 것”

“우리나라는 뛰어난 IT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이 더 열리면 에너지 IT 기술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최동구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지난 23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IT 기술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력도매시장 개편과 소매시장 일부 개방 등 시장만 열리면 가상발전소(VPP)와 같은 기술이 꽃을 피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교수는 올해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 신입회원으로 선정돼 차세대 에너지 기술 개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은 만 43세 이하 젊은 과학자 중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낸 인물을 신입회원으로 선발한다. 그는 에너지 IT 기업인 에이치에너지의 VPP 관련 자문교수도 맡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VPP를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도에서 시범운영 중인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앞서 준중앙급전제도가 시행 중이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와 준중앙급전제도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재생에너지 특성에 맞춘 전력거래시장이다. 해당 제도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VPP 참여를 통해 가격 변동을 기반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VPP는 소규모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IT 기술로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플랫폼 기술을 말한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시스템 분석을 바탕으로 수학적 모델을 만들고 탄소중립 경로 및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연구해왔다"며 “현재는 VPP 사업자 입장에서 시장에 참여할 때 어떻게 전략적으로 참여할지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시장이 개방된 미국 캘리포니아, 독일, 영국, 북유럽 등에서는 에너지 IT 사업이 활성화돼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전력시장이 경직돼 있어 상대적으로 활성화가 더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IT 기술이 부족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인프라는 미국, 유럽보다 잘 구축돼 있고 분석기술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지만 시장에서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제주도를 제외하고 연료비반영시장(CBP) 구조로 운영돼 연료비를 기준으로 전력을 구매한다. 재생에너지는 설치비용은 들어도 연료비가 들지 않아 우선 구매된다. 이 때문에 공급과잉으로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입찰제도 도입을 준비하는 이유다. 최 교수는 에너지 IT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비즈니스 모델,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기술, 인프라 안정성을 꼽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발전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라며 “창의적인 정산(보상) 체계를 마련해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등의 효율적 플랫폼 운영을 통해 VPP 사업자의 수익이 극대화된다"며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프라 안정성 확보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VPP 사업 활성화를 위해 기술경쟁력에 따른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현재 시장 구조에서는 기술경쟁력에 따른 수익 차이가 크지 않다"며 “기술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확대돼야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인터뷰] 김재형 세종시의원 “이제는 실행”…고운동 외교단지·상권 ‘결과로 승부’

세종=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지금까지 기반을 만들어왔다면, 이제는 결과로 이어가야 할 단계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의회 김재형 의원은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4대 의정활동을 생활 문제 해결 중심의 '기반 형성 과정'으로 평가했다. 전세사기 대응과 교통, 상권, 청소년 요구 등 현장에서 나온 문제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이어온 만큼, 재선에서는 이를 실행과 성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전세사기·교통 개선 등"…체감형 성과 먼저 김 의원은 의정 활동 초기 당시 의미 있는 성과로 전세사기 예방 대응을 꼽았다. “세종에서도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하면서 예방 필요성이 커졌다.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세 계약 준수사항을 정리해 시민들이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교통 개선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고운동은 환승이 잦고 이동 시간이 길다는 불편이 컸다. “광역 1003번 버스 신설로 대전·오송 접근성을 개선했고, 시외버스 정류소 설치도 함께 추진했다"고 했다. 청소년 요구에서 출발한 맥도날드 입점 사례도 언급했다. “청소년들과의 약속으로 추진해온 사안이다. 장군면 입점이 확정되면서 고운동 유치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현재도 실무 논의를 이어가며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가 결국 상권을 살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노인문화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았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노인문화센터에 대한 운영 기준과 예산 지원 근거가 부족했다"며 “조례를 통해 최소한의 설치 기준과 지원 체계를 마련해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갖추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생활 현안 해결 경험을 바탕으로, 재선에서는 도시 구조 개선과 미래 인프라 확충까지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단지, 고운동이 최적"…도시 확장 구상 김 의원은 외교단지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외교단지가 어디에 위치하는 게 가장 적절한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고운동 유보지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국가상징구역 내 약 7만 평 규모로 외교 기능이 계획돼 있지만, 국회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 등 다양한 기능이 함께 들어가면 역할이 분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 “고운동 10만 평 유보지에 외교·국제교류 기능을 집적하고 문화 기능을 결합한 복합 개발이 필요하다"며 “지역 균형 발전과 도시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해당 구상을 제안했으며, 앞으로 국회와 시와의 협력을 통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후가 중요"…정주 여건 강조 김 의원은 “국회와 공공기관 이전도 중요하지만, 이후 세종에 정착한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문화·예술 기능 등 정주 여건이 뒷받침돼야 도시 경쟁력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고운동 핵심은 상권…해법은 접근성 김 의원은 “고운동은 북측·서측·남측으로 분리된 구조로 상권이 연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법 중 하나로 포켓정차존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상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차 공간으로 14단지에 시범 도입을 추진 중이며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효과를 분석해 확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회전교차로 설치와 방지턱 기준 정비 등 교통 환경 개선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권은 작은 변화에서"…특화거리 구상 먼저 김 의원은 “18·19단지 일대는 비선형 도로와 협소한 주차, 비효율적인 보행 공간이 문제"라며 “차선을 정비하고 도로를 확장해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당 구간을 특화거리로 조성해 플리마켓과 상가가 연계되는 구조를 만들면 핵심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권 변화는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프로스포츠부터 생활체육까지"…생활밀착 공약 김 의원은 프로스포츠 구단 유치와 생활체육 제도 개선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스포츠 산업 관련 연구모임을 통해 용역을 진행한 만큼, 재선에서는 결과를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며 “프로스포츠 구단 유치를 위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 스포츠 이벤트를 계기로 세종을 연고로 하는 구단 유치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재 관련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활체육과 관련해서는 최근 간담회 논의 내용도 언급했다. “시와 교육청, 체육회, 종목단체 등이 참여해 공공체육시설 이용과 강습 제도 개선을 논의했다"며 “현재 강습을 영리 행위로 보는 구조를 개선해 비영리 활동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의회, 이제 기준 세워야" 김 의원은 “세종시의회는 아직 운영 기준과 전통이 부족하다"며 “초선 비율이 높고 경험 축적이 단절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의회 운영 기준을 정립해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선 도전…체감 변화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그는 “초선에서 기반을 만들었다면 재선에서는 실행과 결과를 보여주겠다"며 “주민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인터뷰] “청년 떠나고 상권 꺼진 공주”…임달희 공주시장 예비후보 “구조부터 바꾼다”

공주=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청년이 떠나고 상권이 무너진 공주. 임달희 공주시장 예비후보는 이를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닌 '도시 구조의 문제'로 진단했다. 공주의 자원은 충분하지만, 이를 연결하지 못한 행정이 위기를 키웠다는 판단이다. 임 예비후보는 25일 본지 인터뷰에서 “공주는 역사와 문화, 관광 자산을 모두 갖춘 도시지만 청년 유출과 상권 침체, 인구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실행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점으로 8년간의 의정 경험을 꼽았다. 공주시의회 부의장과 의장을 맡으며 예산과 정책을 직접 다뤄온 만큼, 행정의 흐름과 실행 구조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예비후보는 “구호가 아닌 결과로 증명하는 행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주의 구조적 문제로 '자원 연결 실패'를 지적했다. 역사·문화·관광·농업 등 개별 자산은 존재하지만, 이를 일자리와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전략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는 “공주는 스쳐가는 도시가 아니라 머물고 소비하는 도시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시민 생활과 직결된 교통·의료·돌봄 문제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임 예비후보는 “버스와 의료 접근성이 부족하고 돌봄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며 “마을순환버스 도입과 통합돌봄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생활 기반부터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농어민 정책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농어민 소득이 늘어나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며 농어민 기본소득 도입과 유통 기반 확충을 통해 생산과 소비가 지역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공주대학교와 충남대학교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임 예비후보는 “단순한 대학 통합이 아니라 공주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공주캠퍼스의 기능과 정원이 보장되지 않는 흡수형 통합에는 반대하지만, 공주의 몫을 확보하는 조건부 협상에는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임 및 현 시정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김정섭 전 시장에 대해서는 도시개발 과정에서 균형발전 고려가 부족했다고 지적했고, 최원철 시장에 대해서는 기업 유치와 인구 대응 등 핵심 정책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문제 인식 속에서 임 예비후보는 취임 직후 1호 과제로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그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규제 완화"라며 “직접 나서 심의 구조를 풀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산성 등 세계유산 인접 지역 개발과 관련해 각종 심의가 사업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숙박시설이나 관광시설을 지으려 해도 높이 제한 등으로 사업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주 옛 시외버스터미널 개발사업도 심의 과정에서 장기간 지연됐고, 이후 계획이 조정되는 등 규제가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 꼽힌다. 이어 그는 관광 자원 활용 측면에서도 규제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임 예비후보는 “계룡산 국립공원 일대 저수지 등은 관광 자원으로 활용 가능성이 있음에도 국립공원 규제로 개발이 제한되고 있다"며 “논산 탑정호처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예비후보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1천만 관광도시'를 제시했다. 단순 방문형 관광에서 벗어나 머물고 소비하는 체류형 구조로 전환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주말마다 사람들이 찾고, 상권 매출이 늘어나고,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관광이 지역경제와 연결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 예비후보는 “공주는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도시"라며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결과로 공주의 미래를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인터뷰] “공주,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김정섭 “지금이 방향 바꿀 전환점”

공주=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공주 인구가 9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섭 공주시장 예비후보는 이를 두고 “지금 공주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더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민선7기 경험을 바탕으로 재도전에 나선 그는 세종 행정수도 완성 국면을 '공주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규정하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정섭 예비후보는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민선7기 4년 동안 추진했던 일들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며 “그 아쉬움이 책무감으로 이어져 시장직 이후 지난 4년간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현장을 누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주 상황을 '비상한 시기'로 규정했다. “공주 인구가 9만 명대로 떨어졌고, 행정수도 완성, 광역행정 통합, 공주대 통합 문제까지 겹쳐 있다"며 “이 시기에 어떤 리더십이 도시를 이끌 것인지가 향후 4년을 좌우한다"고 김 예비후보는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공주의 가장 큰 문제로 '도시 활력 저하'를 지목했다. “공직사회와 시민사회, 지역경제 전반이 침체돼 있다"며 이를 '서서히 끓는 물 속의 개구리'에 비유했다. 이는 위기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경우 시민들이 상황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서서히 나빠지면 위기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며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 소득 감소도 같은 흐름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종과 인접 도시와의 격차를 짚었다. “세종과 천안·아산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공주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분위기와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 흐름을 반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그는 말했다. 이어 “이럴 때는 시장이 직접 위기를 선언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 역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도시 전체가 무기력해진다"고 지적했다. 민선7기 시장 경험은 이번 선거의 강점으로 제시했다. 김 예비후보는 “지방행정은 재정이 현장에서 집행되고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구조"라며 “실질적 효과가 있는 사업과 형식적 사업을 구분할 수 있는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불필요한 사업을 걸러내고 재정을 효과가 나는 곳에 집중할 수 있는 판단력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선거 패배에 대해서는 중앙 정치 상황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는 대선 직후 치러지면서 전국 정치 흐름이 그대로 반영됐다"며 “민주당의 전국적 패배가 지방선거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제는 이재명 정부와 시정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조건이 됐다"며 “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 지역경제 정책과 발맞춘 시정을 보여줄 수 있는 선거"라고 말했다. 또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기능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공주도 이에 맞춰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약의 핵심 축은 '세종 연계 전략'이다. 그는 “행정수도 완성은 사실상 수도 이전에 준하는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앙기관과 국회, 연구기관, 방문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공주는 이 수요를 선제적으로 받아낼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송선·동현지구 신도시(1만7000명 규모) △동현지구 스마트 창조도시 확장 △임대형 공공청사 조성 구상 등을 제시했다. 특히 “서울에 밀집한 전국 단위 협회·조합·중앙단체를 유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하는 수요를 공주가 흡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단된 사업 재추진 의지도 밝혔다. “송선·동현지구 신도시는 속도가 중요한 사업인데 지연된 부분이 있다"며 “주거 수요를 선점하지 못하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계룡산 도자문화단지는 공주의 역사적 자산을 산업과 관광으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반드시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 공약으로는 원도심 활성화 전략 전환을 제시했다. “카페·갤러리 중심에서 벗어나 콘텐츠 기업과 지식·창의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며 “청년 일자리와 산업 생태계를 동시에 구축하겠다"고 그는 밝혔다. 또 '4도3촌' 워케이션 도시 구상도 내놨다. “수도권에서 1시간 거리라는 강점을 활용해 일과 휴식이 결합된 체류형 도시로 전환해야 한다"며 “단순 관광이 아닌 생산과 소비가 함께 이루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장기 체류 수요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의 의미를 '연결의 정치'로 설명했다. “같은 예산이라도 방향에 따라 도시의 미래는 달라진다"며 “중앙정부와 어떻게 연결해 기회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와 발맞춰 공주에 더 많은 기회를 끌어오겠다"고 강조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김영현 세종시의원 “도시는 커졌지만 삶은 불편…해법은 생활 현안 해결”

세종=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세종시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시민 생활과 직결된 불편 해소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의회 김영현 의원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차와 교통 등 생활 밀착형 문제 해결에 의정활동의 무게를 두어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반곡동 공영주차장 조성과 집현동 테크밸리 인근 시유지 임시 주차장 개방을 주요 성과로 언급했다. 그는 “주차 문제 해결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다"며 해당 조치가 테크밸리 활성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도 짚었다. 이 같은 문제 해결 경험은 의회 운영 방향에도 이어졌다. 세종시는 행정수도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의회의 역할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김 의원은 후반기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으며 의원 간 논의 기반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는 시민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함께 수행해야 한다"며 “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입법 활동과 관련해서는 사전 예방 중심의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세종예술의전당 무용수 추락사고 이후 공연 현장의 안전 관리 체계가 사후 대응 중심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위험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고 예술인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또 “입법은 사고 이후 대응이 아니라 예방 중심이어야 하며,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인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지역 현안에 대한 진단으로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반곡동을 포함한 4생활권의 주요 현안으로 교통과 생활 인프라, 상가 공실 문제를 꼽았다. 그는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불편과 노선 연결 문제 개선 요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광역 교통 접근성 확대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 공실 문제와 관련해서는 “업종 제한 등 규제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고, 제도 개선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공동캠퍼스 입주로 교육 환경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학원 등 교육시설 부족 문제는 여전히 현장에서 체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행정수도 기능 확대와 정주 여건 개선을 함께 언급했다. 김 의원은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 등 국가 핵심 기능 이전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행정 효율성과 균형발전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교육·문화 등 정주 여건이 개선돼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로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향을 바탕으로 다음 임기 구상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집중하겠다"며 “버스 노선 체계를 정교하게 개편하고, CTX 등 광역교통망과 연계한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광역버스 확충과 함께 4생활권 상가 공실 문제 해결을 위한 규제 개선에도 나서고, 교육 환경 개선까지 포함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초선으로서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답을 찾는 방법을 배웠다"며 “다시 기회를 주신다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인터뷰] “2026년 증시는 유동성 아닌 이익의 해, 코스피 5500·코스닥 재평가”…조수홍 NH투자 리서치센터장

“2026년은 유동성만으로 오르는 장이 아니라, 이익과 정책, 구조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해다. 지수의 방향과 속도를 함께 봐야 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6년 국내 증시를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지수 레벨보다 중요한 것은 상승의 질과 구조라며, 단순한 유동성 반등 국면과는 성격이 다른 사이클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코스피의 경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성장과 자본시장 제도 변화가 맞물리며 상단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도 정책 환경 변화와 모험자본 유입 가능성, 산업 구조 재편을 감안할 때 상대적 저평가 국면을 벗어날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6년 코스피·코스닥 지수 전망을 비롯해 환율과 금리 경로, 정책 변수, AI를 둘러싼 시장 논쟁, 투자자 관점의 자산배분 전략까지 전반적인 시장 환경을 짚었다. 특히 최근 고환율 국면에 대해서는 과거 외환위기와 단순 비교하는 시각을 경계하며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은 구조적으로 전혀 다른 국면에 있다"고 선을 그었고, AI 버블 논란에 대해서도 “투자 비중과 산업 확산 속도를 감안하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일문일답. -2026년 코스피와 코스닥의 목표 지수 및 예상 밴드를 어떻게 보나. ▲코스피 상단을 5500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밴드라는 표현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하단은 4000포인트 아래로 크게 열어두고 있지는 않다. 현재 국면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과 멀티플이 동시에 상승할 수 있는 사이클로 보고 있다. 2025년 기준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가 약 220조원 수준인데 2026년에는 310조원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이 계속 상향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순이익은 350조원 수준까지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졌는데, 2026년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기회가 있다고 보나. ▲코스닥은 지수 전체보다는 구조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코스닥 목표 지수를 1300포인트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27년 예상 순이익에 과거 고점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R) 38배를 적용하고,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2.8배를 반영한 결과다. 정책 환경과 유동성 여건이 동시에 개선될 경우에는 1500포인트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에서 성장성과 실적 가시성을 동시에 갖춘 기업 중심으로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 상대 수익률 격차는 과거 보기 드물 정도로 벌어졌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30~40%가량 언더퍼폼했다. 이런 격차는 구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 특히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와 국민성장펀드 출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코스닥 시장에 분명히 긍정적인 변수다. IMA 제도 활성화 등으로 모험자본 투자가 확대되면 성장 국면에 있는 벤처·중견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AI, 바이오, 로봇, ESS 등 정책적으로 육성 의지가 분명한 산업들이 코스닥에 많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재평가 요인이다. 지수 전체가 급등하기보다는, 저평가 구간을 벗어나며 상대 수익률 격차가 축소되는 흐름을 예상한다. -최근 대형주 중심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나. ▲ 산업 양극화는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AI, 방산, 조선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산업은 이익이 계속 개선되고 있지만, 이른바 구(舊)경제 산업은 그렇지 않다. 만약 코스피 전체 순이익이 350조원 수준으로 올라간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지수는 올라가지만 체감 경기는 괴리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이 갑자기 무너질 환경으로 보고 있지는 않는다. 이익 전망이 훼손되는 국면이 아니라면, 상승 추세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2026년 원·달러 환율 전망은 어떻게 보나. ▲현재의 환율 레벨을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고환율=외환위기 우려'라는 공식이 성립했지만, 지금은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이 구조적으로 달라졌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은 3.3% 수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약 21%까지 확대됐다. 무엇보다 2014년 한국은 대외자산이 대외부채를 웃도는 순채권국으로 전환했다. 이는 외환위기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크게 낮아졌다는 의미다. 양호한 대외 건전성을 감안하면, 현 수준의 고환율을 과거 위기와 같은 리스크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반기에는 환율을 낮출 수 있는 요인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견조한 달러 공급, 코스피 강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WGBI 편입 효과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연초 미국 연준을 둘러싼 정치적 이벤트와 MBS 매입 등을 고려하면, 글로벌 달러 유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순대외자산 비중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하방 경직성은 강하게 유지될 것으로 본다. 과거처럼 환율이 빠르게 낮아지는 환경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이런 요인들을 종합하면, 2026년에도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400원 중반 수준의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환율 안정화 정책은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하나. ▲환율의 방향을 정책으로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공포 심리로 인한 급격한 쏠림이나 변동성 확대는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당국의 역할은 방향성 개입이 아니라 변동성 완화에 있다. -5000포인트 안착을 위해 어떤 정책 과제가 시급하다고 보나. ▲KOSPI 5000포인트 안착과 그 이상의 상승을 위해서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 증시가 이머징 마켓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배당성향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런 변화가 일시적인 정책 효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느냐가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 변화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올해 주주총회 시즌에서 거버넌스 개선 이슈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반영되는지도 중요한 분기점이다. 다만 인구 고령화로 잠재성장률 제고가 쉽지 않은 구조적 한계가 있는 만큼 휴머노이드 AI 도입 등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동화와 기술 도입에 대한 사회적 저항, 이른바 '신(新) 러다이트 운동'과 같은 문제도 함께 제기될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사회적 합의와 논의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AI 버블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시기상조라고 본다. 인터넷 버블 당시 미국의 관련 투자 비중은 GDP 대비 2.2% 수준이었는데, 현재 AI 투자 비중은 1.4~1.5% 수준이다. 빅테크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모두 반영해도 2028년쯤 2% 수준이다. AI 사용은 이제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영상·추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고, 정상적인 가정 하에서는 공급 부족 상태가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에게 권하고 싶은 자산배분 전략이 있다면요. ▲ 주식 비중을 가장 높게 본다. 기존 주도주뿐 아니라 투자 범위가 점차 다크호스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채권은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중립 의견이다. 금은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하락 국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이다. 달러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로 갈수록 완만한 강세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약력 △1975년 2월 17일△고려대 서어서문학 졸업(부전공 경영) △2007년~2010년 현대증권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 △2007~2015년 매경/한경/조선 베스트 애널리스트 수상 △2010~2024년 NH투자증권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 △2019년~2024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기업분석부장(이사) △2025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상무) 윤수현 기자 ysh@ekn.kr

[인터뷰] 이창근 에너지기술硏 원장 “에너지 기술은 경제이자 안보…중국산 저가 공세 K-energy로 돌파”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을 향한 국민의 요구가 달라지고 있다. 논문과 연구 성과를 넘어 개발에 성공한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도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출연연 운영방식을 연구과제중심제도(PBS)에서 임무중심형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즉, 과도한 수주 경쟁과 단기 성과 위주의 연구를 막고, 기초·원천 기술 개발 및 국가 전략적 임무 수행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에너지 기술 분야의 최일선에 서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이창근 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은 지난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에기연 정관에 명시된 임무는 '기술개발 성과 확산을 통해 성장동력을 만들고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K-Energy'를 실현해 실제 시장에서 돈이 되게 하고 수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정부 기조에 맞춰 내놓은 해법은 '시장적기 진입과제'다. 출연연 기술은 종종 성숙도가 낮아 특히 대기업이 바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는 “논문 수준의 성과는 충분히 낼 수 있지만, 제품으로 만들면 병목 구간이 있다"며 “그 중간을 메워 성능을 보여주면 기업이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에기연은 이 같은 취지로 시장적기 진입과제를 37개 운영했고, 1년 반 동안 8건의 기술이전과 1건의 창업 성과를 냈다. 지난해 7월에는 55억원 규모로 우주 태양전지 개발 기업 '플렉셀스페이스'에 차세대 우주용 이중접합 태양전지 기술 이전도 성사시켰다. 그러나 연구개발을 이어가기에는 산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 태양광·풍력·배터리 등 에너지 전환의 핵심 품목이 중국산 저가 공세에 흔들리고 있다는 게 이 원장의 진단이다. 그는 “중국이 보조금 기반 저가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하면서 우리 기업들은 팔아도 남지 않는 가격 구조에서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국산 기술은 산업과 시장이 있어야 살아남는다"며 “유럽·미국처럼 시장을 일정 부분 보호하는 장치 없이 국산화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가 'AI'와 '에너지 고속도로'를 핵심 아젠다로 내건 점은 에기연에 기회이자 과제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산자원관리 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원장은 이 과정에서 인버터·컨트롤러 등 핵심 설비가 해외 의존 구조로 굳어질 경우 에너지 안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에너지 시스템은 소프트웨어로 연결돼 있고 운영 데이터가 외부로 넘어가면 안보 문제가 된다"며 “국내 기술로 부품 산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대전에 위치한 에기연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를 직접 소개하며 차세대 태양전지인 텐덤셀 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텐덤셀은 실리콘셀과 페로브스카이트셀을 이중으로 쌓아 발전효율을 극대화한 차세대 태양전지로, 목표 효율(35%)은 기존 실리콘셀(22%)의 약 1.6배에 달한다. 같은 면적에 텐덤셀을 설치할 경우 기존 실리콘셀보다 1.6배 많은 태양광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부지 확보가 어려운 우리나라에서는 제한된 면적에서 발전량을 최대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 원장은 “텐덤셀 개발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 속에서도 우리 기술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는 오는 4월 텐덤셀을 보다 큰 규모로 연구할 수 있도록 추가 설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 PBS제도 전환에 따라 연구기관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바뀌고 있나. ▲ 출연연 정관에 '에너지 기술개발 성과 확산을 통해 국가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라고 명확히 적혀 있다. 연구개발 자체는 출연연이 강점이 있다. 기술이전이나 성과 확산도 많이 해왔다. 그런데 이전된 기술이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돈이 되고 성장동력이 되었느냐는 질문 앞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그 지점이 성과의 핵심이 됐다. - 왜 부족했다고 보는가. ▲ 국민의 눈높이가 바뀌었다. 출연연이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데 눈에 보이는 경제적 결과가 무엇이냐를 묻는다. 항공우주 분야는 발사체 같은 상징적 성과가 있다. 정보통신기술은 특정 기술이 수출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에너지 분야도 이제는 산업이 기술을 가져가서 상품화하고 수출까지 가는 구체적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 PBS는 과제가 파편화되기 쉽고, 출연연이 국가 임무 지향으로 큰 과제를 끌고 가기 어려운 구조였다. 전략연구사업은 예산을 올리는 대신 대형 과제로 묶어 목적과 임무 중심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방향이다. - 연구기관의 기술이 기업으로 잘 안 넘어간다는 지적도 있다. ▲ 기술 성숙도 문제다. 논문 상으로는 아주 좋지만, 막상 제품으로 만들면 병목 구간이 생긴다. 실험실에서 가능했던 것이 생산·현장·안전·규격·유지보수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 그걸 연구자가 다 알기 어렵고 그러면 대기업은 가져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 출연연에 '시장성 없는 기술'이 쌓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 본다. - 병목 구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시장 진입을 막는 중간 구간을 메워주는 게 과제다. 예산을 투입해 이 기술을 제품 수준으로 올려보자는 목표로 잡는다. 단순히 연구자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벤처캐피탈(VC), 액셀러레이터, 비즈니스 모델 전문가 등과 함께 평가·자문 체계를 붙였다. 그러면 연구자들도 시장 관점에서 보완점을 알게 되고 기업이 가져갈 만한 수준으로 올라간다. - 실제 성과는 어느 정도였나. ▲ 지난해에 시장적기 진입과제를 37개 운영했고 1년 반 만에 8건 기술이전이 이뤄졌다. 그중 하나는 창업으로 이어졌다. 배터리 관련 분야였고 초기 기업가치 50억원을 달성했고 5억원의 외부 투자도 붙었다. 기술이전은 연구성과가 국민에게 가는 중요한 통로이고 연구자가 직접 나가 창업하는 것도 또 하나의 길이다. - K-Energy라는 개념에 대해서 소개해준다면. ▲ 에너지 기술을 상품으로 만들자는 뜻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은 모듈만이 아니라 인버터, 운영·제어, 저장장치(ESS), 계통 연계까지 패키지로 묶여야 한다. 풍력도 마찬가지다. 이 패키지가 기업이 가져갈 수준으로 완성돼 해외에 수출되면 그게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K-Energy'다.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 123개 중 에너지 분야가 10개가 넘을 정도로 에너지 분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하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 ▲ 태양광은 밸류체인이 한때 한국에도 있었다. 그런데 중국이 보조금 기반으로 덤핑 수준의 가격을 만들면서 시장을 장악했다. 우리가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 구조가 됐다. 가격이 반의 반 수준까지 내려가면 기업은 버틸 수 없다. 결국 국내 기업들이 무너지고 밸류체인이 사라져갔다. 지금은 태양광의 핵심 부품인 셀 기술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페로브스카이트셀을 이용한 텐덤셀 개발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 속에서도 우리 기술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 배터리 연구에서 에기연이 집중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 에기연은 대기업들이 아직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차세대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화재 위험이 없는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재 문제로 ESS 보급이 한차례 멈춘 경험이 있다. 현재 물 기반 전해질을 사용하는 액상 배터리 등을 통해 근본적으로 불이 나지 않는 저장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풍력 발전의 핵심 부품인 터빈은 초대형화 경쟁에서 밀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 국내 기업도 8메가와트(MW), 10MW 터빈을 개발을 했지만 해외는 15~16MW, 중국은 18~20MW까지 간다. 개발은 했는데 시장에 못 들어가면 다음 세대 개발이 막힌다. 제품을 얼마나 팔았느냐가 다음 연구개발의 동력인데 팔리지 않으면 지속이 어렵다. 에기연은 현재 제주도에서 풍력연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시장을 어느 정도 만들어주고 산업을 보호해줘야 한다. - 재생 확대 과정에서 가동중단(출력제어) 문제도 크다. ▲ 햇빛과 바람이 좋을 때 전기가 넘치면 출력제어를 해야 한다. 출력제어를 줄이려면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요하고 전력망도 깔아야 하며 무엇보다 수요·공급을 실시간으로 맞추는 분산자원관리 기술이 핵심이다. 지금은 사람이 직접 하는 단계인데 비효율을 줄이려면 결국 인공지능(AI) 기반 운영이 필요하다. - 외국산 인버터·컨트롤러 같은 설비가 에너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재생에너지 시스템은 소프트웨어로 연결돼 있다. 운영 데이터가 외부로 넘어가거나 특정 업체가 컨트롤룸에서 돌아가는 설비를 원격으로 모니터링·제어할 수 있다면 그건 단순 산업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 이슈다. 국산 인버터, 그리드포밍 기술, 운영·제어 체계를 국내에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 새 정부의 'AI' 아젠다와 에너지의 관계 속에 어떤 과제를 할 수 있나 ▲ 두 갈래다. 하나는 '에너지를 위한 AI'로, 발전·산업·건물 분야의 효율을 최적화하고 자율운전으로 가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AI를 위한 에너지'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돌아가고, GPU가 발생시키는 열을 냉각하는 데도 막대한 에너지가 든다. 전력 공급 안정성과 냉각 효율(PUE 개선) 기술 등 새로운 과제들이 나오고 있다. AI 시대에서 시장적기 진입과제 같은 제도로 기술 성숙도를 끌어올리고 정책적으로는 국산 기술이 시장에서 숨 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에기연이 그 흐름을 만드는 연구원이 되겠다. 대담=윤병효 부장 정리=이원희 기자 □ 이창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프로필 ◇약력 △1959년생 △충북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공학 석사 △미국 리하이대학교 화학공학 박사 △1985년 에기연 입사 △에기연 고효율청정에너지연구본부장 △에기연 기후변화연구본부장 △에기연 부원장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운영위원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의원 △한국화학공학회 산학이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현)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①] 김병주 “용인 반도체 이전 반대…이재명정부 성공 뒷받침할 것”

“경기도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가장 확실하게 완성하겠다." 올해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도전을 공식 선언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실행하는 도정'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출마를 개인의 정치적 도전으로 보지 않는다며 “앞으로의 도정은 잘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정부 정책을 실행하고 성과로 증명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경기도를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정책 성과가 가장 먼저 체감되는 곳"이라고 규정했다. 자신을 “이재명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해 온 정치공동체"라고 표현한 그는, 도지사 출마 역시 중앙정치로 가기 위한 발판이 아니라 경기도 자체를 최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교통·주거 등 경기도의 구조적 과제에 대해서는 “갈등을 키우는 도정이 아니라 해법을 설계하는 도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가동반투자 모델, GTX 등 광역교통 재정 패키지, 기본 주거 정책, 전력망·재생에너지·지역 수용성을 결합한 경기도형 분산에너지 전략을 주요 해법으로 제시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경기도지사 출마를 결심한 동기는? ▲이번 출마를 김병주 개인의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출마다. 앞으로의 도정은 '잘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정부 정책을 실행하고 성공시켜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심장이고, 정책 성과가 가장 먼저 체감되는 곳이다. 저는 이재명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해 온 정치공동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기도에서 정부 성공을 가장 확실하게 완성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또 하나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경기도지사를 중앙정치로 가는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혼신의 노력을 통해 경기도를 최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도민이 응원해 주면 다음 단계로 가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 목표는 '경기도민이 원하는, 세계에 우뚝 서는 경기도지사'가 되는 것이다. -최근 도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나. ▲도민들이 하는 말은 굉장히 소박하지만 절박하다. '가게 문을 닫지 않고 버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한 만큼 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노후가 좀 더 안심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저는 이런 질문에 답하는 도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따뜻한 성장'을 말한다. 경제지표나 통계로 설명하는 성장이 아니라, 월급·일자리·골목상권·출퇴근 시간처럼 도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해야 진정한 성장이라고 본다. 도정이 성과를 말할 때도 '숫자'가 아니라 '도민의 하루가 무엇이 달라졌는지'로 말해야 한다. -'주블리'라는 별명으로 젊은층에게 인기가 있는데? ▲'주블리'라는 유튜브 채널 이름은 첫 국회 입성 후 막내 비서관이 아이디어를 냈다. '블리'는 '어셈블리(국회)'에서 따왔다. 딱딱한 4성 장군 이미지가 있으니, 부드러워질 필요가 있다는 취지도 있었다. 저는 유튜브를 단순 홍보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지지자들이 원하면 국민이 원하는 목소리를 내주고, 필요한 경우 1인 시위도 같이 한다. 국민과 지지자들이 원하는 방향을 대표해 입법도 하고, 목소리도 내고, 현장에서 같이 행동한다. 때로는 같이 웃는다. 이런 방식으로 '나를 내려놓고' 활동하다 보니 '귀엽다', '부드럽다'는 이미지가 생긴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블리'라는 애칭도 좋다. -정책에 반영할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핵심은 현장에 먼저 가서 듣는 것이다. 행정의 문제는 정책 자체보다 소통 방식에 있다고 본다. 도민들은 '왜 이렇게 힘든지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저는 철학과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도민의 말에 답하는 행정, 현장에 먼저 가서 듣는 행정, 즉 '현장 행정'을 실천하겠다. 정책 아이디어는 회의실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시장과 골목, 출퇴근길과 주거 현장에서 도민의 언어로 요구가 쌓인다. 쌍방향 소통방식의 유튜브도 적극 활용한다. 저는 그 언어를 정책으로 번역해 반영하는 방식으로 도정을 운영하고 싶다. - 군 출신으로 지방행정과는 거리가 있지 않나. ▲군 지휘관은 군사 작전이나 훈련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수십만 장병의 인사뿐 아니라 의식주, 교육, 문화, 복지, 의료, 종교 관련 예산을 관리하고 시설을 운영해야 하는 행정 전문가다. 이처럼 '작은 정부'를 실제로 운영해 본 경험이 풍부하다. 이 경험은 숫자를 맞추는 예산 관리가 아니라, 사람의 삶이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운영하는 경험이다. 도정도 결국 도민의 일상이 굴러가게 하는 시스템이라고 본다. -최근 제시한 국가동반투자 모델을 설명해달라. . ▲무분별한 지원이 아니라 경기도가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위험은 함께 부담하고, 성과는 도민과 공유하는 구조다. 지금처럼 기업만 살리고 도민은 체감하지 못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제안이다. '지원'이 아니라 '투자'라는 점이 중요하다. 투자자는 성과 구조를 설계할 수 있고, 도민이 체감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나누는 장치도 만들 수 있다. -GTX와 광역교통 공약은 재원 부담이 큰데. ▲GTX는 정부와 협업해야 가능한 '국가 경쟁력 사업'이다.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을 연계한 광역교통 재정 패키지로 접근해야 한다. 출퇴근 90분 이상 지역 교통비 지원은 선별적·단계적으로 시행해 재정 부담을 관리하겠다. 교통은 도민 체감도가 가장 높은 분야다. '언제 줄어드느냐', '얼마나 줄어드느냐'가 곧 삶의 질이 된다. 그래서 원칙은 분명하게, 시행은 재정 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 '기본 주거 경기도'는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본 주거는 집값 정책이 아니라 삶의 질 정책이다. '얼마짜리 집인가'가 아니라 '여기서 살 만한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관리하면서 공공·민간·지역 특성을 결합한 주거 모델을 만들겠다. 주거는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생활 기반이다. 교통, 교육, 안전, 생활 인프라가 묶여 '살 만한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 경기도 발전 구상에서 '미군 반환 공여지'와 '군 유휴지'를 강조했다. ▲경기도에는 미군이 떠난 반환 공여지가 비어 있는데, 국방부는 매각이 원칙이다. 캠프 프라우드 기지 하나만 해도 1조 원이 넘는다. 저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 대표 후보 시절부터 국방부가 지자체에 100년 가까이 임대해 주면 임대료를 받고 지자체는 저렴하게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관련 법안도 발의 중이다. 군 유휴지도 많다. 군부대가 감축되면서 해체부대가 늘고 있다. 이런 유휴지를 빌려주면서 군 유휴지를 활용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이전하면 안 된다. 이미 1부지는 착공이 시작됐고 2부지는 매입 단계다. 옮기는 건 반대다. 반도체는 모아서 연구해야 한다. 용인을 거쳐 동쪽 여주·광주 쪽으로 확대해 패키지로 가는 게 낫다고 본다. 미군 반환기지 등을 활용해 AI 클러스터를 만들고, 남쪽은 방산 등 첨단 클러스터를 만들어 AI 선도도시로 갈 수 있다. 전기가 문제지만, 민통선 벨트에 태양광 '에너지고속도로'를 깔아 개발하면 AI·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전력망·재생에너지·지역 수용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갈등을 키우는 도정이 아니라 해법을 설계하는 도정을 하겠다. 전력망·재생에너지·지역 수용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푸는 해법이 필요하다. 개발 갈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군 공여지, 군 유휴지, 민통선을 활용해 이를 엮어 '에너지고속도로–AI방산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다. 지역 수용성은 보상이 아니라 참여로 풀 수 있다. 민통선 에너지고속도로 개발에 주민 지분 참여를 가능하게 하거나, 마을 단위 에너지 협동조합 참여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경기도형 분산에너지 체계를 구축해 대규모 송전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지역 단위 자립형 전략망을 병행하겠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이재명 정부 국정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당내 경선이 관건이다. ▲시대정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이재명 정부를 경기도지사로서 누가 견인하면서 잘 갈 수 있을까. 이재명의 동지로서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둘째, 이번 선거는 내란 청산에 대한 심판 선거가 될 것이다. 내란 재판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선거를 통해 내란과 한몸인 국민의힘을 심판하는 선거가 될 거라고 본다. 셋째, 경기도를 누가 잘 살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도민들이 점수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엄·내란 국면에서 활약이 돋보였다. 사전 정보가 있었나. ▲정보라기보다 징후를 포착했다. 모든 사건은 갑자기 일어나지 않고 사전 징후가 있다. 삼풍사고도 몇 년 전부터 징후가 있었다. 하인리히 법칙처럼 대형사고가 날 때는 300번의 사소한 징후, 29번의 큰 징후가 누적되다가 큰 사건이 발생한다. 군에서는 북한의 도발 징후를 매일 체크한다. 북한 군사들의 군장, 군사활동 등을 보며 징후에 민감해지는 훈련을 한다. 당시에도 그런 관점으로 봤다. 이후 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한 뒤에도 '한 번 실패했다고 바로 물러나지 않는다'고 보고, 2차·3차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군이 다시 그런 방식으로 동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이후 5·18을 겪으며 군의 명예가 실추했고, 40년 넘게 절치부심해 왔다.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완전한 내란 척결이 필요하다고 본다. ▶ 김병주는 누구인가? ◀ 1962년 2월7일 경북 예천군 출생. 강릉고를 나와 육군사관학교 40기로 군에 입문했다. 제30기계화보병사단장, 3군단장을 거쳐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냈다. 2019년 4월 육군 대장으로 전역한 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장, 제2정책조정위원장을 맡았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경기도 남양주을 선거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담 : 김봉수 정치경제부장 정리 : 김연숙 기자 김연숙 기자 youns@ekn.kr

[인터뷰] “이재명 정부, 노동 가치 앞세워 소상공인 현실 외면”

국민의힘이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상공인 표심잡기에 나섰다. 정승연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부터 당내에서 그 책임을 맡게 된 인물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 윤석열 정부때 대통령실 정무2비서관을 지내며 소상공인 정책을 총괄했으며, 현재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난 정 위원장은 소상공인을 바라보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노동의 가치를 앞세워 소상공인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민주당식(式) 성장 이론은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정부 대통령실에서 소상공인정책을 총괄하는 정무2비서관을 지냈다. 어떤 역할을 했나. -정무2비서관은 소상공인 대책을 총괄하는 정무수석실 소속 비서관이라고 보면 된다. 기존에는 없던 자리인데, 소상공인 문제가 정무적으로 풀어야할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이라는 판단에서 지난정부가 신설했다. 다른 부처와 의견을 조율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보면 된다. ◇ 현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을 지난정부와 비교한다면. -윤석열 정부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을 핀셋으로 콕 집어서 지원하는 '성장 정책'을 폈다면, 이재명 정부는 돈을 풀어 장사 잘 되게 해주겠다는 '분배 정책'을 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이재명 정부의 기본소득 모두 성장 정책이 아니라 분배 정책에 기반한 구상이다. 국민의힘이 집권한 시절에는 공급의 주체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직접 도와주려는 정책이 많았다. 그에 비해 민주당 정권은 최저임금을 올린다거나, 지역화폐를 만든다거나, 어려운 사람의 소득을 끌어올린다. 그렇게 하면 수요가 살아나 성장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거다. ◇ 경제학자로서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은 어때야한다고 생각하나. -경제학을 40년 공부해온 입장에서 보면 경제의 기본은 자유로운 시장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을 통해서 가격이 결정되는 거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국민소득을 올려야 하는데, 국민소득은 소비와 투자에 의해 좌우된다. 소비 비중이 큰 것은 맞지만, 심각한 불경기에 돈을 뿌린다고 바로 소비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반짝 효과일 뿐 성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수요 중심의 경제학은 교과서에 없는 이야기로, 완전히 사회주의적인 생각이다. 오히려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직접 지원을 해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률이 오른다. 국내 경제가 성장을 해줘야 거기에 소상공인도 거기에 맞춰서 성장을 할 수 있다. ◇ 제1야당의 소상공인위원장으로서 가장 시급한 소상공인 문제는 무엇이라 보나. -금융지원이다. 소상공인위원장에 임명된 후 소속 위원님들과 간담회를 갖고 소상공인의 여러 현안을 살펴봤는데, 공통적으로 이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왔다. 소상공인전문은행 출범이 되면 조금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소상공인을 어렵게 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한 입장은. -민주당 정권의 소상공인 정책은 대부분 노동 정책보다 후순위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사업주의 가족이 일을 대체하게 되고, 편의점도 고용을 안 해 아르바이트 자리도 사라진다. 최저임금 상승을 막지 못한다면 적어도 상승률은 물가상승률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주휴수당도 정말 큰 부담이기 때문에 정부도 좀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 1966년생. 서울 용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가나자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를 역임했으며, 2005년부터는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정부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을 지냈으며 현재 국민의힘 인천 연수구갑 당협위원장과 소상공인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 '동아시아 경제통합 주요국 입장과 통합관련 이슈', 역서로 '희망의 섬을 향한 개혁', '대한민국 골든타임 돌파전략' 등이 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신년 인터뷰] 홍종호 교수 “탄소세 왜 유럽에 내나…국내서 부담하고 돈 돌게 만들어야”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에 너무 수세적이다. EU에 인증서 비용을 내느니 국내에서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부담하는 게 낫다. 그 돈이 국내에 돌 수 있어서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국회의장 직속 기후위기비상자문위원회 위원장)는 지난달 23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CBAM 대응 전략에 대해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새해를 앞두고 우원식 국회의장 인터뷰와 함께 우 의장의 기후위기비상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CBAM은 일종의 탄소세이다. EU가 정한 6개 품목(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에 대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따라 EU의 배출권거래제(EU ETS) 가격만큼 비용을 지출해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홍 교수는 올해 본격 도입되는 CBAM에 앞서 배출권 가격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CBAM을 통해 자국의 배출권 가격과 해외 국가들의 배출권 가격을 조정하려 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가 유럽 수준에 맞는 배출권 가격을 유지하면 EU에 세금을 내지 않고도 CBAM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홍 교수는 최근 기후위기가 전 세계적인 식량 안보 문제를 촉발하며 물리적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 10월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부문을 떼어내 환경부와 통합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에 대해서는 “에너지 정책이 너무 오랫동안 산업 정책에 봉사하는 구조로 굳어져 있었기 때문에 행정부에 충격이 필요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임기 동안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2035년 NDC 달성 역시 어렵다는 분석이다. 홍 교수는 향후 5년 안에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현 10% 수준에서 20%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별 요금 차등제와 실시간 요금제를 도입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전기요금이 결정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전에 대해서는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고 진단하며 재생에너지가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에너지원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재생에너지 설치 여건이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 대부분 국가와 비교하면 훨씬 좋다"며 “재생에너지는 기후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 경제성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홍 교수와의 일문일답. -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다고 보는가. ▲ 자연과학자들과 소통해 보면 대체로 기후변화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다. 산업혁명 대비 1.5℃(도) 한도 목표는 달성 불가능에 가깝다는 인식도 많고 남북구 빙하 융해, 해수면 상승, 바다 온도 상승 등이 결합하며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 사회과학자의 시각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 어떻게 개입할 것이냐다. 전 인류가 공통 목표를 지향하며 함께 가야 하는 문제다. 기후위기 피해가 워낙 심각한 만큼 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금보다 더 강하게 추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다. 지금도 배출량 1위는 중국이지만 중국의 탄소 배출 증가 속도는 분명히 둔화됐다. - 기후위기가 우리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있나. ▲ 10년 전과 비교하면 물리적 피해가 훨씬 커졌다. 경제·금융 분야에서도 기후발 인플레이션, 농산물 가격 급등이 이미 현실이 됐다. 이는 전 지구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더 나아가 식량 공급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는 국가들도 등장하고 있다. 배출된 탄소만으로도 폭우·폭염·가뭄·산불 같은 피해가 눈에 보이게 나타나고 있고,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는 이런 현상의 빈도와 강도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미국처럼 영향력이 큰 국가가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고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전 세계에 주는 신호는 매우 부정적이다. 기후 피해는 이미 현재진행형인 만큼 한국은 그 안에서 어떤 경로를 찾을지 매우 어려운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 정도 지났다. 지금까지 기후·에너지·환경 정책을 평가해보면 어떤가. ▲ 에너지 정책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떼어내 환경부에 붙여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만든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과거에는 동력자원부가 상공부와 합쳐지면서 에너지 정책이 산업 정책의 일부가 됐다. 당시에는 안정적이고 최대한 싼 화석연료를 공급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 시점에서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기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화석연료 사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럼에도 산업부 안에 있던 에너지 정책은 오랫동안 산업 정책에 봉사하는 관성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를 깨기 위해서는 행정부에 충격이 필요했다고 본다. 산업부와 환경부는 오랫동안 물과 기름 같은 관계였다. 화학적으로 결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만 이제 에너지 정책은 규제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중요한 건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인식 전환이다. 탄소를 배출하며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구조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빨리 받아들이고 그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제시됐다. ▲ 53~61%처럼 범위를 제시하는 나라도 없지는 않지만 폭이 상당히 넓다. 50%를 넘어서면 1%포인트를 추가로 줄이는 데 드는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8%포인트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양쪽(환경계와 산업계) 의견을 모두 담으려다 보니 이렇게 제시된 것 같지만 국민과 산업계에 주는 메시지는 다소 모호하다. 사실 핵심은 2035년 53%가 아니라 2030년 40%다. 2030년 40% 감축은 현재 상황에서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다. 지난 정부에서 충분한 탄력을 주지 못했고 이제 남은 시간이 5년밖에 없다. 2030년에 40%를 달성하면 2035년 53%는 갈 수 있다. 하지만 2030년에 실패하면 2030~2035년 사이에 훨씬 더 큰 추가 노력이 필요해진다. 결국 이 정부가 남은 5년 동안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정부에 부담을 넘기게 된다. - AI 시대에 원전하고 소형모듈원전(SMR)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서 풀 수는 없는 문제인가. ▲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앞으로 전력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1~2년 전만 해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상상 이상으로 폭증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과다 추정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전력 생산의 약 60%를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AI 산업 확대는 전력 소비 증가, 즉 탄소 배출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이 충돌하지 않으려면 전력 생산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SMR은 결국 시장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다.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러 실질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규모를 줄이면 규모의 경제가 약화되는데 그 상태에서 발전 단가 경쟁력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대형 원전도 마찬가지다. 현재 26기에서 신한울 3·4호기까지 가면 30기다. 국토 면적 대비 원전 설비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나라에서 원전을 더 짓는 게 맞는 선택인지 고민해야 한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 역시 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지금은 원전이냐 재생에너지냐를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비중이 너무 낮다는 현실을 먼저 봐야 한다. 이를 최대한 빨리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원전과 화석연료의 위치가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다. -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재생에너지 여건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 대중 강의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어디에 설치하느냐', '한국은 바람도 없고 햇볕도 약하다'는 이야기다. 재생에너지가 중금속이나 소음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도 많은데 상당수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 유럽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이런 주장이 나오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국이 미국이나 중동처럼 태양광 여건이 뛰어난 나라는 아니다. 하지만 독일이나 영국과 비교하면 훨씬 낫다. 이런 논리라면 한국은 애초에 경제성장이 불가능한 나라였어야 한다. 자원도 없고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했지만 결국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재생에너지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인식 변화다. 5년 전보다 시민들의 인식은 분명히 좋아졌다. 재생에너지 관련 가짜뉴스가 문제라는 공감대도 생기고 있다. 관건은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많이 늘리느냐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민 소득을 늘리고 풍력도 실제로 해보면 우려만큼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지금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약 10% 수준인데 3~5년 안에 20%는 가야 한다. 25%까지 가도 일본 수준이다. 결코 앞선 수치가 아니다. - 재생에너지공사 등을 통해 공기업 주도로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그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재생에너지는 분산형 에너지이고 시장에서 수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한다. 기술 개발은 대기업이 설치와 운영은 중소기업이 맡는 구조다. 태양광 사업자 10만 시대라고 하는데 대부분 중소사업자다. 공사를 만드는 방식보다는 시장이 잘 작동하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 - 송전선로 건설이 주민들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주민수용성을 높이려고 투자를 늘리면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문제도 있지 않나. ▲ 송전망 부족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발전원이 무엇이든 한국 송전망이 부족하다는 건 사실이다. 주민 반대를 이유로 책임을 미루는 방식으로는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지방에서 생산한 전기를 거의 전부 수도권으로 보내는 구조였다. 충남 당진에 가면 석탄발전소 10기가 있는데 거기서 만든 전기는 당진 시민들에게 거의 쓰이지 않고 수도권으로 간다. 당진 시민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부당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지역별 차등요금제나 실시간 요금제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 송전거리가 길수록 손실이 커지는 수도권이 더 비싼 전기요금을 내는 게 형평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합리적이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를 계속 짓고 전기는 남쪽에서 다 끌어오는 방식이 과연 지속 가능하냐는 거다. 이제는 전기 있는 곳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이 가야 할 시대다. 재생에너지가 많은 서남권, 동남권으로 기업들이 내려가면 송전선 부담도 줄고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 한전 적자 상황이 심각하다.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 원가가 요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구조 탓이다. 전기사업법에는 원가주의가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오랫동안 지켜지지 않았다. 산업용 전기를 너무 싸게 공급해 왔고 최근엔 산업용 요금을 올리다 보니 가정용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까지 생겼다. 정치권은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을 굉장히 두려워한다. 통신요금에는 더 많은 돈을 쓰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에는 사회적으로 굉장히 인색하다. 한전 적자를 결정적으로 키운 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는데도 전기요금을 최대한 동결하려 했고 그 결과 국민은 에너지 위기를 체감하지 못했다. 대신 한전의 부담만 커졌다. 이제는 전기요금 정상화와 전력산업 구조 정상화를 같이 논의해야 한다. 이걸 미루면 탈탄소 시대, 재생에너지 전환 시대를 제대로 버텨내기 어렵다. - 올해 유럽에서 CBAM이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데 정부와 기업은 어떻게 대비해야 겠는가. ▲ CBAM은 국가가 국가를 상대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온 탄소를 이유로 제재하는 첫 사례다. 예전 같았으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가 난무했을 텐데 대부분 나라가 그러지 못한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탄소 비용을 내부에서 부담하면서 생산하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다른 나라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그건 탄소 누출이 되고 기후 대응이라는 대의에 어긋난다. 문제는 한국이 너무 수세적이라는 거다. EU에 인증서 비용을 내느니 국내에서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을 늘려서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게 낫다. 그 돈이 국내에서 돌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는 고통만 주는 게 아니다. 제대로 설계된 규제는 혁신을 만든다. 탈탄소 공정, 에너지 효율 기술 개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산업계가 어렵다는 건 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정부는 정책·금융·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해야 하고 산업계도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일반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가. ▲ 우리는 여전히 성장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회에 살고 있다. 짧은 기간에 성장해 왔고 그 경험을 한 세대가 아직 사회의 중심에 있다. 이걸 무시하고 환경 의식이 낮다고 비난해 봐야 답이 안 나온다. 기후 문제를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로 봐야 한다. 기후 문제는 먹거리 문제고 일자리 문제고 물가 문제고 생존 문제다. 이 인식이 퍼지면 공감대는 훨씬 커진다. 기업들도 해외에 나가면서 공급망 실사, 스코프 1·2·3 같은 규범의 압박을 체험하고 있다. 결국 남은 건 정치권과 언론이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처럼 합의 가능한 모델을 키워야 하고 언론은 가짜뉴스를 줄이고 세계 흐름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기후 때문에 가는 게 아니라 경제성 때문에 가는 거다. 제일 싸고 제일 빠르다. 이걸 인정하면 원전이냐 재생에너지냐의 소모적 갈등도 줄어든다. 결국 해답은 재생에너지를 키우는 데 있다. 대담=강찬수 기후환경전문기자 정리=이원희 기자 □ 홍종호 서울대 교수 프로필 ◇약력 △1963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석사 △코넬대 경제학 박사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 (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원장 △기획재정부 재정정책자문회의 위원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아시아환경자원경제학회(AAERE) 회장 △한국재정학회 회장 △한국경제학회 부회장 △한국환경경제학회 회장 △서울대학교 지속가능발전연구소(ISD) 소장 △세계은행(World Bank) 컨설턴트 △아시아개발은행(ADB) 컨설턴트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고문 (현) △국회의장 직속 기후위기비상자문위원회 위원장 (현)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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