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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 0.2%p 인상·최고금리 3.2% 제공

SBI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0.2%p 인상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정기예금 금리 인상은 22일부로 적용되며 SBI저축은행 영업점, 인터넷뱅킹,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하고 있는 정기예금(12개월 가입 기준) 상품이 대상이다. SBI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 인상을 통해, 금리 인하기 소비자 혜택을 높이는 동시에 수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신규고객을 창출하고, 수신 상품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 인상을 결정하게 되었다"며, “고객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ICT 새 마케팅 무기는 ‘굿즈’…팬심 넘어 브랜드 자산화 노린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굿즈 마케팅'이 브랜드 충성도 강화는 물론,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체 캐릭터는 물론 인기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 굿즈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굿즈(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의 출발점은 판촉용 사은품이었다. 그러나 MZ세대를 중심으로 굳어진 팬덤 문화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ICT 기업들의 시선을 굿즈에 집중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브랜드와 관련된 굿즈를 기꺼이 구매하며, 이는 단순한 제품 소비를 넘어 '취향'과 '정체성'의 표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캐릭터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굿즈 등이 포함된 캐릭터 상품 구매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81.5%로, 전년 대비 5.7%p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굿즈가 고객에게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게 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생태계에 머물도록 유도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게임과 통신 분야에서 굿즈는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하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판촉물을 넘어 브랜드 세계관과 감성을 담은 콘텐츠이자, 일종의 '이동형 광고판' 역할까지 수행한다는 분석이다. 굿즈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ICT 기업 중 하나는 LG유플러스다. 최근 SAMG엔터테인먼트의 인기 IP '캐치! 티니핑'과 협업한 한정판 굿즈 세트를 선보였고, '원피스' 방영 25주년을 기념해 아이폰16 전용 액세서리 패키지도 출시했다. 자체 캐릭터 '무너'를 활용한 굿즈도 꾸준히 제작하며, 키즈부터 MZ세대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KT는 자체 캐릭터 '라온'을 앞세운 굿즈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라온'은 '즐거움'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고양이 형태의 감성 캐릭터다. '소확행'과 디저트 기반 스토리를 결합해 친환경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50여종의 굿즈 제작과 라이선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 친밀도 제고는 물론,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굿즈 마케팅의 대표 주자다. 자사 인기 IP 기반 굿즈를 지속 출시하는 한편, 이용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도 도입해 IP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최근 넥슨은 게임 '마비노기'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키티버니포니(KBP)' 간 협업 굿즈를 선보였다. 마비노기 대표 지역 '티르 코네일'을 배경으로, KBP 특유의 패턴 감성을 접목한 리빙 아이템을 구성했다. 앞서 올 초에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가 자신의 캐릭터로 굿즈를 만들 수 있는 '마이 메이플스토리 랩스' 서비스도 출시했다. 자세, 감정 표현, 무기 유형 등을 선택해 키링, 포토카드, 무드등 등으로 구현하는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으로, 넥슨과 마플코퍼레이션이 공동 개발했다. 게임 속 경험을 현실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굿즈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원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굿즈 마케팅 강화 이후 '무너' 관련 굿즈 매출이 최근 5년 새 450% 이상 증가했다. 넥슨도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해 '데이브 더 다이버'와 협업 굿즈를 출시하는 등 팬심을 자극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IP 기반 굿즈 전략은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넥슨은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간 매출 4조원을 돌파했으며, 전체 매출의 74%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등 세 가지 핵심 IP에서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굿즈는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팬심 유도를 넘어, 브랜드 자산으로서 굿즈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국회 간 최태원 “한국은 씨름 선수가 수영… 해외인재 유치·새 성장모델 필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우리나라 산업 부흥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해외 인재를 적극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상품 위주의 수출방식도 소프트웨어(SW) 분야로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 회장은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통해 “더 이상 잘할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게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 환경을 '씨름 선수가 수영시합에 나가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래 씨름을 잘했던 선수가 수영 시합에 나가라고 하면 잘 이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며 “힘이 없다 보니 '수영은 안된다'라는 방법론도 제시할 수가 없다.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만큼 독립적인 모델을 갖고 있는 데가 흔치 않다. 안 만드는 게 없이 이 안에서 다 만들고 남는 것을 밖으로 수출해 먹고사는 형태"라며 “앞으로는 '혼자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누구(다른국가)하고 손을 잡을 필요성이 생겼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인재를 유입해 내수와 산업을 같이 일으켜야 될 필요성이 있다"며 “저출산 문제와 연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우리가 원하는 산업도 같이 부흥시킬 수 있는 두뇌를 유치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외 인재 유치를 통해) 최소한 일석이조 내지는 일석다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공급망 분절,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등을 달라진 글로벌 산업 환경으로 거론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30년만에 우리의 수출액은 5.5배 느는 등 성장의 밑거름이 됐지만 상품 수출 중심의 성장 모델은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상품 수출 좋다. 이걸 하지 말자는 얘기는 아니다"면서도 “더 이상 상품 수출만 가지고 먹고 살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앞으로는 개발해야 되는 새로운 종류의 하드웨어가 아닌 SW적인 접근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의 활로를 모색하며 일본과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의 경제적 협력, 조금 더 크게 보면 '병합'까지 생각할 수 있다"며 “경제 규모를 키워야 (세계 질서 안에서) 존재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중국과 병합은 흡수 형태가 되기 때문에 한국이 원치 않는다. 유럽연합(EU) 모델 형태를 보면서 대한민국이 일본을 넘어 아세안까지 경제 영토를 넓히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새로운 모델'을 위해 대한민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를 혁신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규제, 새로운 사업, 지역 갈등, 저성장, 교육, 수도권과 지방 격차 등 문제가 많은데 이걸 하나하나 따로 풀 방법은 없다"며 “이를 한꺼번에 몽땅 풀어볼 수 있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있는게 지역을 기반으로 한 '메가샌드박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도시를 만들 필요성이 있는데 (메가샌드박스 대상) 도시 안에 산업, 교육, 해외인재 등이 들어가게 만들면 된다"며 “규제를 풀고 그 안에서 글로벌 경쟁이 되는 산업군을 넣는 발상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성'과 '인센티브'의 조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기업을 하다 보면 '사회적 책임을 다해라'라는 말을 상당히 많이 듣고 노력도 하지만 잘하지는 못한다"며 “누구도 사회적 책임에 대해 측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국회와 다양한 논의가 자세하게 진행돼 제도적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 미래산업포럼'은 국회미래연구원이 급변하는 국제질서 흐름 속에서 국내 산업지원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조직한 단체다. 이날 발족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코스맥스, 국내·동남아 고성장과 中 회복세…증권·신평사 이구동성 ‘호평’

증권가와 신용평가사가 최근 국내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에 대해 견조한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공통된 평가를 냈다. 국내와 동남아 시장의 견조한 성장과 중국 시장의 점진적 회복에 힘입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다. 다만 미국 법인의 구조적 부진은 단기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증권·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와 한국신용평가는 코스맥스의 실적 흐름을 “국내와 동남아 중심의 안정적 성장세 속에 중국 시장 회복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코스맥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국내 법인의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동남아 지역의 고성장 흐름이다. DB증권은 코스맥스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5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증가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문은 동남아 시장이다. 태국 지역은 특히 썬케어 등 선제품 발주량이 급증하며, 현지화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DB증권은 인도네시아와 태국 법인의 매출 성장률을 각각 15%, 115%로 추정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동남아 매출이 471억원으로 전년보다 4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수출 중심 고객사의 주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인디 브랜드 매출도 확대되는 등 전반적으로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DB증권이 추정한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6% 늘어난 3650억원, 영업이익은 21% 급증한 360억원이다. 국내 매출의 경우 미래에셋증권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매출 3620억원, 영업이익 348억원을 예상했다. 신용평가사도 이 같은 흐름에 주목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의 국내외 인기에 힘입어 견조한 외형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가동률 상승과 영업현금창출력 제고로 재무안정성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신평은 코스맥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중국 시장은 아직 회복 국면에 진입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개선 조짐이 있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중국 광저우 법인은 잇센(JV) 생산 물량 증가로 매출이 소폭 반등했고, 상하이 지역에서도 3월 이후 고객사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DB증권 역시 “중국 연결 기준 실적은 여전히 역성장이지만, 기저효과와 오더 회복으로 하반기에는 저점 탈피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 법인은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DB증권은 올 1분기 미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도 미국 매출을 2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며, 주요 고객사 대부분 오더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는 평가다. 단기 실적보다는 시장 구조 변화에서 오는 반사 이익과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해외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비해 기존 중국 생산 물량을 한국 제조사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코스맥스의 국내 또는 미국 법인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한한령 완화 기대에도 미지근한 게임주…변수는 콘솔?

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게임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산 게임의 현지 모바일 시장 성과가 부진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현지 이용자 유입이 높아지고 있는 콘솔 시장에서의 성과가 향후 주가 흐름을 판가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 국내 주요 게임 종목으로 구성된 KRX 게임 TOP 10 지수는 594.06점으로 집계됐다.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제기된 지난 2월 20일 종가(644.44점) 대비 약 7.82% 하락한 수치다.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도 대체로 부진한 모습이다. 올해 2~4월 사이 주요 게임사들의 주가 변동 흐름을 살펴보면 △넥슨게임즈(1만4190원→1만2680원) △넷마블(4만7300원→4만2700원) △엔씨소프트(17만8200원→13만5400원) △카카오게임즈(1만6440원→1만3450원) △위메이드(4만2500원→2만8300원) △시프트업(6만3600원→5만3900원) 등 전반적으로 10~40%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한한령 전면 해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며 주요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지만, 주가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과 함께 지목된 엔터테인먼트·미디어·화장품 등 업종들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안팎에선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과 관련, 실질적 이익에 대한 의문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현지 시장에서 게임을 유통할 수 있는 권한인 외자판호(版號) 발급량이 증가해 왔지만, 이 기간 동안 출시된 한국 모바일 게임의 성과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점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판호 발급이 재개된 시점부터 한한령 해제 조짐이 보였던 것과 맞물려 시장 기대치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2017년 이후 중국 국가신문출판부(NPPA)의 한국 게임 외자판호 발급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1건 △2020년 1건 △2021년 2건에서 △2022년 8건 △2023년 9건 △2024년 11건 등으로 증가해 왔다. 특히 지난해 판호 발급량은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거 국산 게임이 중국 시장 매출을 싹쓸이하며 판호 발급 때마다 주가가 요동쳤던 반면, 몇 년 새 중국 등 해외 게임사 대비 경쟁력이 밀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게임주가 미지근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산 게임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0.6%에서 2023년 25.5%로 4년새 약 15%p가량 감소했다. 이 사이 중국 게임사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국내 안방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권에 △붕괴: 스타레일(호요버스·3위) △화이트 아웃 서바이벌(센츄리게임즈·5위) △라스트 워(퍼스트펀·6위) △인페르노 나인(레니우 게임즈·7위) △로얄 매치(드림 게임즈·9위) 등 5개 게임이 포진해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면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성공 방정식'이 있었기에 판호 발급 이슈만으로도 주가가 굉장히 크게 움직였다"며 “최근엔 중국 게임사의 개발력이 올라오면서 현지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는 중국 콘솔 시장에서의 흥행 여부가 꼽힌다. 글로벌 게임 시장 판도가 모바일에서 PC·콘솔로 옮겨감에 따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밸브의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Steam) 내 설정 언어 1위는 중국어가 33.7%로 차지한 가운데 올해 2월 기준 50.1%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현지 매출 규모는 44억8800만위안(약 8883억원)으로 전년보다 55.1% 급성장했다. 현지 이용자 유입이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게임업계 성과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앞서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각각 글로벌 시장 판매량 200만장,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누적 500만장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한 상태다. 결국 게임성 향상과 함께 과거 성패 사례를 분석해 현지 진출 전략을 촘촘히 설계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1달러=140엔 심리선’ 붕괴…엔화 환율 하락세 가속화하나

미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주요 심리선인 '달러당 140엔'선이 붕괴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2일 한국시간 오후 3시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9.90엔을 보이고 있다. 엔화 환율이 달러당 140엔선을 밑돌은 적은 202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엔/달러 환율은 10%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일본 엔화가 이날에도 강세를 이어간 배경엔 미국 자산을 매도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주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계속 압박하자 연준의 신뢰성이 훼손되고 통화정책마저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이로 인해 달러인덱스는 97대를 보이는 등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이 오는 24일(현지시간) 환율 문제와 관련해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엔화 강세의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부터 일본이 엔화 약세를 유도한다며 불만을 언급해왔으며 베선트 재무부 장관도 비관세 장벽과 함께 환율 문제를 협상에서 거론할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40엔 밑에서 계속 유지될 경우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카이 도쿄 리서치연구소의 시바타 히데키 선임 채권 및 외환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 기록했던 140대 또는 139대 중반 수준을 확실히 하회할 경우, 기술적 요인들이 엔화 매수 및 달러 매도를 촉진해 엔화 강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전망치 또한 속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즈호증권은 최근 올 연말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달러당 133엔으로 낮췄고 노무라증권은 환율이 137.50엔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마켓 리스크 어드바이저리의 후카야 코지 연구원은 “엔화 매수에 대한 리스크는 낮은 것으로 여겨지며, (반대로) 엔화 매도와 달러 매수가 위험하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본은 엔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고 미국은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도 엔화 강세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 등 투기적 시장참여자들의 엔화 순매수 포지션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알래스카 LNG는 美 에너지 및 북극시대 패권 전략의 핵심”

최상목 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트럼프 정부와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가운데, 과연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래스카 LNG 사업이 단순히 LNG를 수출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미국의 미래 에너지 및 북극 패권을 장악하는 장대한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고려할 때 한국은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진단이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오는 24일 오전 8시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과 미국의 경제 및 통상 장관이 만나 관세 등 통상 협의를 벌인다. 최상목 부총리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먼저 출국했고, 안덕근 장관도 곧 출발할 예정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보편관세 10%와 상호관세 25%를 부과했으나,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한 상태다. 한국과의 통상 협의 결과에 따라 이를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2024년 기준 550억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미국 입장에선 무역적자 폭을 대거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LNG 등 미국산 에너지를 대거 구매하고 미 군함 리빌딩을 위한 조선산업 협력 카드를 제시할 예정이다. 협상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등장할 수도 있다. 그의 등장은 한국한테는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관심 사안인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독 알래스카 LNG 사업에 집착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20일 취임하자마자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알래스카 LNG 사업 재개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한 그는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 “한국과 일본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수 조원을 투자하고 싶어 한다"며 우회적으로 투자를 압박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미국 알래스카주 북부의 프루드호 가스전(이미 구축)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1300km의 가스관(구축 예정)을 거쳐 남부 니키스키 지역의 LNG 수출터미널(구축 예정)을 통해 아시아로 판매하는 사업이다. 예상사업비는 440억달러(약 62.5조원)이며, 빠르면 올해 최종투자결정(FID)을 마무리해 2030년부터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판매물량은 2000만톤이다. 알래스카 LNG의 최대 강점은 짧고 안정적인 운송이다. 미국 본토산 물량은 한국까지 파나마운하를 통과해 20일가량이 소요된다. 중동산은 한국까지 화약고 호르무즈해협을 거쳐 한달가량이 소요된다. 반면 알래스카 물량은 한국까지 병목구간 없이 7~8일이면 운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북극의 추운 날씨로 건설 어려움이 예상되고, 환경보호대책도 필요하며, 코로나19 이후 건설비까지 급증하면서 사업비는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돼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기업까지 참여를 꺼리고 있다. 그러나 알래스카 LNG 사업은 단순히 LNG만 판매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국은 이 사업을 토대로 에너지 및 북극시대 패권을 잡으려는 장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덕근 산업부장관은 지난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알래스카 LNG 사업은 (미국과) 관세 협상 차원이 아닌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고 이를 관세 협상과 연관 짓는 것을 보고, 처음부터 이 사업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는 길밖에 없다고 봤다"며 “미국은 알래스카를 기반으로 북극항로를 개척하는 등 북극시대 패권을 잡으려는 계획 하에 알래스카 LNG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안세현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역시 “단순히 LNG 판매로만 보면 안되는 사업이다. 미국은 알래스카를 기반으로 군사안보 역량을 확대하고 에너지 및 북극 패권을 잡으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무력으로라도 뺏고 싶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이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 여부는 단순히 단기적인 경제성으로만 따질 수 없으며, 장기적인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고려할 때 한국, 일본, 대만은 참여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동시에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서 외교적 실리까지 챙겨야 한다는 것이 두 교수의 공통된 진단이다. 다만 참여가 불가피하더라도 최대한 우리 기업의 이득을 이끌어 내는 협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임 교수는 “수십 조원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한국에 강점이 있는 강관, 운반선, LNG터미널 건설 등에 우리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LNG의 한국 도착단가는 MMBtu당 13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현재의 12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이며, 향후 LNG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될 것이란 전망을 감안하면 더욱 불리하다. 이 때문에 알래스카 물량을 도입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덕근 장관에게 “LNG를 구매하는 것은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이 미국산 LNG를 구매하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가 주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기업의 수장은 배임이 된다. 그러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선 올해 2월 시행에 들어간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따른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 이 법의 12조와 14조를 보면 정부는 핵심자원의 공급국가 다원화를 위해 시책을 수립 시행할 수 있으며, 이를 이행하는 기업에 소요되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천연가스(LNG)는 핵심자원에 포함돼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PC·TV 경계 허문다… 삼성·LG ‘모니터 전쟁’ 전선 확대

삼성·LG전자의 '모니터 전쟁' 전선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동형 제품'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펼치는 동시에 게이밍 모니터 분야에서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PC·TV 경계를 허물며 제품 판매처를 확장하는 동시에 '저가 TV'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 공세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LG 스마트모니터 스윙'을 오는 24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2021년부터 판매 중인 이동형 TV 'LG 스탠바이미'와 비교해 '모니터' 이미지를 강화한 제품이다. LG전자는 신제품에 화면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모니터암(Monitor Arm)'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모니터 높낮이와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탠드에는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도 가능하다. LG 스마트모니터 스윙은 대각선 길이가 약 80cm인 32형으로 4K UHD(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한다. 회사의 독자 스마트TV 플랫폼인 'webOS'도 탑재했다. PC와 TV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 뿐 아니라 오피스 등 업무용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업체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 '무빙스타일'을 견제하는 목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은 것으로 본다. 무빙스타일은 삼성전자 국내 스마트 모니터 전체 판매 5대 중 4대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이 처음 나온 2023년과 비교하면 판매 비중이 5배 이상 급증해 '대세'로 떠올랐다. 어디에서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1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 선호도가 높다고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무빙스타일을 '스마트 모니터에 무빙스탠드를 결합한 제품'이라고 홍보해왔다. M8·M7·M5 등 다양한 모델 및 43·32·27형 등 여러 사이즈와 결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LG전자 스탠바이미가 '이동형 TV' 시장을 선점하자 이를 극복할 마케팅 포인트로 '모니터'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는 반대로 LG전자가 도전장을 내밀며 '모니터 전쟁' 전선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양사는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도 격돌 중이다. 삼성전자는 오디세이 아크, 오디세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오디세이 3D 등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텍사스 페어몬트 오스틴에서 북미 주요 거래선을 초청해 'eXperience 2025' 행사를 열기도 했다. 회사는 이 자리에서 오디세이 3D, 오디세이 OLED G8, 오디세이 G9 등 신형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을 대거 선보였다. LG전자는 OLED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는 기존 4K를 넘어 5K2K(5120x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최초의 OLED 게이밍 모니터 2종을 선보였다. LG전자는 2018년 게이밍 기기 브랜드 '울트라기어'를 론칭한 후 세계 최대 게임 대회인 'e스포츠 월드컵' 등에 공식 모니터를 공급하는 등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LG전자의 '모니터 전선'이 넓어지는 데 중국 기업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하이센스, TCL 등이 가격이 저렴한 TV를 쏟아내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동형 스마트모니터 등 기술력을 끌어올렸다는 논리다. 실제 TCL은 최근 한국 시장에 'A300W 프레임 TV'를 출시하며 삼성·LG전자가 지닌 장점들을 자신들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홍보 과정에서 '액자처럼 공간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어떤 인테리어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거나 '이동형 플로어 스탠드를 장착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사용했다. 가격은 55·65 제품 기준 100만원 초반대에 판매 중이다. 삼성·LG전자 역시 이동형 스마트모니터 신제품 가격을 100만대로 책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이 더 저렴한 소형부터 OLED 프리미엄 제품까지 삼성·LG전자가 (이동형 모니터) 라인업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전기차 충전기 사업 접는다…“HVAC에 집중”

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손을 뗀다. 시장 진출 3년 만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2일 ES사업본부 산하에서 운영해온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2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완속·급속 충전기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왔지만, 시장 성장 지연과 가격 중심의 경쟁 심화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전략적 리밸런싱 차원에서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종료에 따라 관련 인력은 LG전자 내 다른 사업 조직으로 전환 배치되며, 충전기 생산 공장도 운영을 멈춘다. 다만, 기존 공급처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는 차질 없이 지속할 방침이다. LG전자는 2018년부터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해 2022년에는 전기차 충전기 전문 업체 하이비차저(구 애플망고)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미국 텍사스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북미 최대 전기차 충전 사업자인 차지포인트와의 협력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섰다. 당시 LG전자는 2030년까지 미국 급속 충전기 시장 점유율 8%를 목표로 제시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2023년 기자간담회에서 “뛰어난 제조 역량과 글로벌 운영·서비스망,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통해 확보한 버티컬 고객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조(兆) 단위로 키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기차 수요가 급감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충전 인프라 구축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면서 시장 상황은 급변했다. 실제로 하이비차저는 2023년 70억원, 2024년 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냈다. 여기에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파트너였던 차지포인트의 부진도 악재로 작용했다. 차지포인트는 2024회계연도에 4억1708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7.7% 감소한 수치다. ES사업본부는 앞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HVAC 관련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인접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달 車수출 급감…‘발등에 불’ 현대차, 합종연횡 돌파구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본격 시행된 이달 우리 기업의 수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주요 품목인 자동차, 철강제품 등의 수출은 관세의 직격탄을 맞아 각각 6.5%, 8.7% 감소했다. 이처럼 전례 없는 관세 장벽에 가로막힌 현대차그룹은 다른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철강, 배터리 등 자동차 제조에 꼭 필요한 업체들 뿐만 아니라 GM, 토요타, 웨이모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도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수출액은 339억달러로 전년 대비 5.2%(18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수출을 주요 10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10.7%)를 제외한 승용차(-6.5%), 철강제품(-8.7%), 선박(-9.1%) 석유제품(-22.0%) 등 나머지 9개 품목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61억82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나 줄었다. 트럼프가 25% 관세를 유예하지 않은 자동차, 철강제품이 수출에 타격을 받으며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감소세에 직격탄을 맞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자동차와 철강 모두 현대자동차그룹의 주력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최대 수요처인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치명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방법은 다른 기업과의 '동맹'이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힘을 합쳐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지난 21일 현대차그룹은 포스코그룹과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총 58억 달러가 투자되는 현대차그룹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완공 후에는 연간 270만톤 규모의 열연 및 냉연 강판 등을 생산한다. 또 두 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손을 맞잡기로 했다. 두 회사는 리튬을 비롯해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성능을 결정하는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 확보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미국의 거대 완성차 기업 제네럴모터스(GM)와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기, 수소 기술 개발에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정의선 회장과 메리 배라 GM 회장은 오는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함께 참여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토요타와 수소 협력도 꾸준히 기대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11월 두 번의 모터스포츠 대회서 만나 글로벌 수소생태계 구축 등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자율주행기업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 5는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안정적인 공급 운영을 통해 '웨이모 원' 서비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5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 차량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뒤,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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