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서류를 접수하지 않고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도 불응하고 있다. 이에 탄핵심판을 위한 절차들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 대통령비서실에 인편으로 서류를 전달했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전달받았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헌재는 서류 송달이 완료된 것으로 봐야할지, 송달 불능 혹은 거부로 봐야 할지 고민 중이다. 우편과 전자문서 시스템을 통해 발송한 서류도 윤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탄핵심판 시작을 위해 송달이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헌재는 최소한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서류를 받았다고 인정돼야 다음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서류를 보내면서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서류 송달이 제때 되지 않으면 답변서 제출 기한이 늦춰지고 후속 절차 지연도 불가피하다. 다만 답변서 제출이 의무 사항은 아니다. 탄핵심판 사건에서 헌재가 송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해 일반 재판 당사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가 명확하고, 심판이 길어지면 피청구인의 직무 정지 기간도 길어져 오히려 당사자 불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서류를 송달했다는 확인을 계속 미룰 경우에는 “송달 완료 시점은 해석 가능한 부분이라 절차 진행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어 '수사 지연 전략'을 쓰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대통령 관저로 보낸 출석요구서 수취를 윤 대통령 측이 거부해 반송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로 보낸 출석요구서는 '수취인불명' 사유로 미배달 상태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에게 오는 18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 청사로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윤 대통령이 소환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게 '15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라'는 소환통보를 했으나 윤 대통령 측이 불응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 측에 오는 21일까지 출석하라는 내용의 2차 출석요구서를 보낸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