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M&A 지형도]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하나금융지주의 고민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들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공격적인 M&A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완벽한 모습을 갖췄다. 이제는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쥐어야 하는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카드, 증권사 등의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4대 금융지주사의 M&A 현 주소와 향후 과제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글싣는 순서-① "몸집만 키우는 시대 갔다"…전략 확고해진 금융지주② 생보사 통합 남은 KB금융, M&A 마침표는 ‘비은행 지표’③ 포트폴리오 완성한 조용병 회장…신한금융, 손보업 진출 결과는④ ‘지주사 완성형’은 한 끗 차이, 우리금융지주 과제⑤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하나금융지주의 고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작년까지만 해도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간에 리딩금융 독주를 위협할 수 있는 금융지주사로 관심을 모았던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에는 우리금융지주에 밀리는 이변이 일어났다. 최근 몇 년 간 해외사업, 디지털 등에서 꾸준히 두각을 드러낸 가운데 상반기의 경우 주식 거래대금 감소 여파로 비은행부문이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비은행부문에 대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고민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카드, 함영주 회장 취임 후 첫 M&A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보유 지분(59.83%) 및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을 진행했다. 이번 예비입찰에는 금융사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우리금융지주, KT, 토스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하나금융지주가 금융사 중 유일하게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에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함영주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나 4대 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경쟁 구도를 보면, 함 회장 입장에서는 비은행부문 강화에 대한 갈증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일례로 KB금융, 신한금융이 최근 몇 년 간 보험사 등을 인수하며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과 달리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의 역량을 보험보다는 증권 쪽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하나금융그룹이 하나증권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기자본 6조원에 육박하는 증권사로 키운 것이 확충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기자본 확충과 함께 증시 호황이라는 대외적인 여건까지 맞물리면서 하나증권은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 여파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작년과 같은 실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진 영향이다. 실제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전체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부문 기여도가 2020년 말 34.3%에서 올해 상반기 30%로 하락했다. 하나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보다 49.6% 감소한 1391억원에 그친 여파가 컸다. 하나생명은 1년 전보다 47.7% 줄어든 109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하나손해보험은 상반기 2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KB금융, 신한금융의 경우 상반기 증권사 부진을 보험 계열사들이 상쇄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로 인해 하나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조7274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2조7566억원), 신한금융지주(2조7208억원)은 물론 금융지주사 출범 4년차인 우리금융지주(1조7614억원)에도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오렌지라이프,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하나금융이 과감하게 베팅하지 않으면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진단했다. ◇ 높은 몸값, 어두운 업황…롯데카드 둘러싼 불확실성 그럼에도 함 회장은 취임 초기 전임 회장이 이뤄놓은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크게 변화를 주기보다는 ESG 등에 집중하는 쪽을 택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M&A 시장이 위축된 데다 정부가 금융사를 향해 코로나19 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점도 함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제약하는 요인이었다. 즉 함 회장 입장에서는 실적 부진,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 악화 등의 동시다발적 불확실성을 마주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함 회장이 취임 후 첫 M&A로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그룹 포트폴리오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이제 시장의 관심은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어떠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가로 제시한 3조원대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의견이 나온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8.9%로 이용실적 기준 5위에 해당한다.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카드 시장 점유율이 6%대인 점을 고려할 때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카드 시장 점유율을 15% 내외로 끌어올릴 수 있다. 롯데카드는 실적도 우수하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203억원, 순이익 17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46%, 62.6% 증가했다. 그러나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금리 상승, 빅테크 및 핀테크와의 경쟁 심화 등 신용카드사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는 점은 이번 예비입찰 과정에서도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롯데카드의 경우 부동산PF 비중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출자산은 6월 말 기준 부동산PF가 46%로 가장 높다. 이어 기타 기업대출 39%, 기타 가계대출 7%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1% 수준으로 낮지만, 건설 및 부동산업 관련 비중이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어 잠재적인 위험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바꿔 말해 롯데카드를 인수하려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겉으로 보여지는 롯데카드의 시장 지위보다는 실적의 지속가능성 여부, 리스크 요인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함 회장 취임 이후) 첫 M&A이고, 금융사의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롯데카드 인수로 어떠한 경영 전략을 펼칠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롯데카드의 영업기반, 마케팅 전략 등의 강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격적인 경영 색깔과 마케팅 능력 등은 타사와 차별화된 롯데카드만의 강점"이라고 밝혔다.ys106@ekn.kr하나금융지주.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금융지주 M&A 지형도]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들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공격적인 M&A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완벽한 모습을 갖췄다. 이제는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쥐어야 하는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카드, 증권사 등의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4대 금융지주사의 M&A 현 주소와 향후 과제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글싣는 순서-① "몸집만 키우는 시대 갔다"…전략 확고해진 금융지주② 생보사 통합 남은 KB금융, M&A 마침표는 ‘비은행 지표’③ 포트폴리오 완성한 조용병 회장…신한금융, 손보업 진출 결과는④ '지주사 완성형'은 한 끗 차이, 우리금융지주 과제⑤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하나금융지주의 고민[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비은행 부문을 확충하기 위해 쉼없이 달려온 우리금융지주가 최근에는 기약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지주사 완성도의 핵심인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최근 몇 년 새 금융시장 내 증권업 비즈니스의 확장성이 부각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증권사를 매각하려는 대주주를 찾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기억하는 우리금융…증권사 몸값도↑13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9년 1월 지주사를 재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하지 못한 가장 큰 배경에는 높아진 증권사의 몸값과 까다로운 우리금융의 눈썰미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과거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계열사로 둔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증권사로는 쉽게 만족할 수 없다. 고객군이 넓고, 자기자본 규모가 큰 증권사일 수록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기준 업계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것도 우리금융지주에는 무시 못할 요인이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유상증자 같은 자금 수혈을 통해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을 상위권에 올렸고,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을 인수해 구 KB투자증권과 합병하는 방법을 택했다. NH투자증권도 작년 한 해만 1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두며 NH농협금융지주 손익 증대의 일등공신으로 거듭났다. 올해 같은 경우 증시 부진으로 인해 대다수의 증권사들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났지만, 예년에 비하면 펀더멘털은 한층 더 견고해졌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반대로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것이 현재까지도 아쉬움으로 남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금융지주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할 당시만 해도 증권업황이 좋지 않아 증권사들 몸값도 높지 않았다"며 "우리금융지주가 2005년 LG투자증권을 인수, 우리증권과 합병하면서 우리투자증권으로 키웠는데, 만일 민영화 추진이라는 불가피한 이벤트만 없었다면 금융지주사 내 입지도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우리금융지주의 간절한 염원과 달리 증권가의 ‘품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작년 동학개미 운동을 기점으로 ‘증권업’이 금융권 내 보기 드문 성장산업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보험업의 경우 이미 산업 자체가 포화상태인데다 저출산, 고령화까지 맞물리면서 성장성마저 불투명해졌다. 카드사의 경우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빅테크·핀테크의 결제시장 진출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지 오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간이 흘러도 자본시장의 꽃은 증권업이라는 공식이 변하지 않는 것은, 새로운 산업군이 등장해도 이를 증권의 주력 분야인 투자와 연계할 수 있다는 ‘확장성’ 때문"이라며 "금융지주사가 금융지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과 증권이 필수인데, 증권사 인수전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금융지주는 갈수록 타사와의 순위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 계열사 편입' 다양한 선택지 둔 우리금융그럼에도 우리금융지주 내부적으로 ‘증권사 인수’에 서두르지 않는 것은, 중대형 증권사 인수 외에도 증권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많기 때문이다. 당장 증권사를 인수해 금융지주의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장 최선의 방법’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이 중 현재 상황에서는 우리종합금융과 중소형 증권사의 합병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우리은행은 2015년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종금이 외환·장외파생 업무 관련 라이선스 신고에 문제가 생기면서 증권사 전환 작업이 중단됐다. 우리종금은 1994년 종금사로 전환한 이후 종합금융사 법에 따라 외화·장외파생 업무를 해왔다. 2007년 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금사가 외국환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에 겸업 업무 신고를 하고,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했는데 당시 이를 누락한 것이 증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이미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이 좌초된 전례가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는 우리종금을 중소형 증권사와 합병하는 것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우리종금은 수신, 단기 및 중장기 여신, 금융투자상품 판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업무를 수행 중인데, 증권사의 경우 수신 업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종금과 합병시 사업 영역을 넓히는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종합금융이 부동산 PF, 기업금융 업무에 특화됐기 때문에 중소형급 증권사와 합병한다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 법적리스크 해소, 대형 M&A 긍정적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둘러싼 법적 리스크들이 상당수 해소된 점도 우리금융지주가 중장기 안목으로 M&A를 단행할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손태승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지주사 재출범 이후 비은행부문 비중을 18%대까지 끌어올렸고,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점을 고려할 때 연임이 유력시된다. 즉 손 회장의 경우 주주, 이사회 등 이해관계자들 눈높이에 맞춰 우리금융지주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긴 호흡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현재 금융지주사 순이익 1, 2위인 KB금융, 신한금융의 경우 CEO의 안정적인 리더십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진 점도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들이 발행어음업 진출에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것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투자할 만한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며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종금과 합병 등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자본 활용 범위가 크고 리스크가 적은 최선의 선택지를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우리금융지주.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금융지주 M&A 지형도] 포트폴리오 완성한 조용병 회장…신한금융, 손보업 진출 결과는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들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공격적인 M&A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완벽한 모습을 갖췄다. 이제는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쥐어야 하는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카드, 증권사 등의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4대 금융지주사의 M&A 현 주소와 향후 과제 등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글싣는 순서-① "몸집만 키우는 시대 갔다"…전략 확고해진 금융지주② 생보사 통합 남은 KB금융, M&A 마침표는 ‘비은행 지표’③ 포트폴리오 완성한 조용병 회장…신한금융, 손보업 진출 결과는④ ‘지주사 완성형’은 한 끗 차이, 우리금융지주 과제⑤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하나금융지주의 고민[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빠져있던 손해보험사 퍼즐 조각을 맞추면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모두 완성했다. 신한금융은 4대 금융 중 비은행 비중이 가장 높은데, 포트폴리오 완성을 통해 비은행 부문은 더 탄탄해졌다. 단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은 신한금융이 과제로 안게 됐다. 포트폴리오 완성이란 결실을 맺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3연임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박빙의 라이벌인 KB금융그룹과 리딩금융그룹 격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손보사 퍼즐 완성…디지털 손보사 적자 한계 극복 과제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신한EZ손해보험은 신한금융의 16번째 자회사로 지난 7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신한EZ손보는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최종 인수한 후 사명을 바꾼 것으로, 디지털 손보사를 표방하고 있다. 신한EZ손보 출범으로 신한금융은 포트폴리오 완성이란 숙제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적극적인 M&A(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워왔으나, 손보 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신한금융은 대형 보험사 인수보다는 지난해 10월 국내 손보사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소형 보험사인 BNP파리바카디프손보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며 손보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방식을 택했다. 포트폴리오 완성이란 숙제는 마무리했으나 디지털 손보사 성적이 부진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국내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손실 규모는 332억원으로 1년 전 대비 66억원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하나손해보험은 상반기에 12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1년 전의 51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신한EZ손보는 상반기 45억원 적자를 냈는데, 이는 1년 전 54억원 적자에 비해서는 약 9억원 적자 규모가 줄었다. 디지털 보험사의 경우 소비자들이 아직 대면 보험 가입 선호도가 높은 데다, 출범 초기 홍보 등 각종 비용이 발생하기에 흑자 전환을 하기가 쉽지 않다. 10월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출범을 앞두고 있어 경쟁도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신한금융은 종합금융그룹이란 타이틀이 있는 만큼 디지털 손보사란 선택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점을 보여 줘야 한다. 신한금융은 신한EZ손보 최고경영자(CEO)로 40대인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발탁하고, 신한EZ손보를 디지털 손보사로 성공시키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신한EZ손보는 자동차할부금 상환 신용손해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생활 밀착형 보험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손보사의 한계가 있는 만큼 신한금융의 추가 손보사 인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지난달 신한금융의 한화손해보험 인수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두 회사가 이를 전면 부인하며 일단락됐다. 한화손보는 자산 규모 기준 손보업계 6위의 중대형 보험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손보업 라이선스를 획득했으나 신한EZ손보의 규모가 작아 손보업 보강을 위한 추가 손보사 인수 가능성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포트폴리오 효과 주목 조용병 회장은 2017년 취임 후 아시아신탁, 오렌지라이프, 네오플럭스, 신한BNP자산운용 100% 지분 매입 등을 추진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나갔다. 앞으로 남은 것은 이를 바탕으로 KB금융그룹과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다. 손보업 진출도 리딩금융을 굳히고 있는 KB금융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숙원으로 여겨졌다. 최근 연간 순이익을 보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을 지키고 있다.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 격차는 약 300억원 차이로, KB금융이 앞섰다. 신한금융 순이익은 2조7208억원, KB금융은 2조7566억원이다. 단 2분기 순이익은 신한금융 1조3204억원, KB금융 1조3035억원으로 신한금융이 더 앞서며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당장 신한EZ손보 영향으로 신한금융 순이익이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손보업 진출로 신한은행, 신한라이프, 신한금융투자 등 그룹 계열사와 연계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의 시너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은행·비이자이익 부문 성장도 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이미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 가운데 순이익 중 비은행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은행, 비은행 간 포트폴리오 균형을 더 맞출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 기준 비은행 비중은 신한금융은 41.5%, KB금융 40.2%, 하나금융 30%, 우리금융 19.2% 정도다. 비은행 비중이 높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아 은행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금융그룹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비이자이익의 경우 금융그룹이 금융투자 부문 위축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손보업 강화로 향후 보험관련 이익 부문 등에서 새로운 이익 확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신한금융은 3분기께 신한금융투자 본사 매각을 통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해 연간 5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을 따돌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영업 이익을 통해 리딩금융 자리를 굳히는 것이 포트폴리오 확대의 결실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상반기 충당금이 다른 금융그룹보다 보수적으로 쌓았지만 경상이익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KB금융과의 순이익 격차가 벌어진 후 다시 축소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dsk@ekn.kr신한금융지주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금융지주 M&A 지형도] 생보사 통합 남은 KB금융, M&A 마침표는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들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공격적인 M&A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완벽한 모습을 갖췄다. 이제는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쥐어야 하는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카드, 증권사 등의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4대 금융지주사의 M&A 현 주소와 향후 과제 등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글싣는 순서-① "몸집만 키우는 시대 갔다"…전략 확고해진 금융지주② 생보사 통합 남은 KB금융, M&A 마침표는 ‘비은행 지표’③ 포트폴리오 완성한 조용병 회장…신한금융, 손보업 진출 결과는④ ‘지주사 완성형’은 한 끗 차이, 우리금융지주 과제⑤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하나금융지주의 고민[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먼저 포트폴리오 퍼즐을 모두 맞춘 KB금융지주는 생명보험사 통합이란 중요한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최근 적자를 보이던 KB생명보험은 푸르덴셜생명과 통합해 ‘KB라이프생명보험’으로 내년 1월 공식 출범한다. KB금융이 확고한 리딩금융그룹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계열사 전반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유리한 만큼 통합 생보사의 성공적인 결합은 중요하다. 비은행과 은행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완성도 필요하다. 현재는 금리 인상에 따라 KB금융에서 KB국민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주춤하고 있는 비이자이익 성장도 필요하다. 계열사의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비은행 진형을 탄탄히 구축하고 비이자이익을 높이는 것이 1년여간의 임기가 남은 윤종규 회장의 중요 과제인 셈이다. ◇ 자산 34조 KB라이프생명 탄생…화학적 결합 남았다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내년 1월 통합 생보사 KB라이프생명 출범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그동안 전산 등 인프라와 상품, 서비스 등 물리적 통합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금융위원회 인가 획득 절차를 준비 중이다. 생보사 강화는 KB금융의 가장 큰 숙원이었다. KB금융은 리딩금융을 다투는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이였지만 유일한 생보사였던 KB생명의 규모와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보험은 금융그룹의 비은행 중에서도 핵심 사업 부문이라 생보사 보강은 KB금융의 포트폴리오 완성과 리딩금융 수성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다. 윤종규 회장은 2020년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강행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첫 해인 데다 생보업계 분위기도 좋지 않아 우려의 시선도 많았으나 윤 회장은 "어려울 때가 기회"라며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자신감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윤 회장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당시 자산 약 21조원 규모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KB금융의 생보업 자산 규모는 기존 17위에서 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KB생명 순이익이 적자를 보이며 고전을 하고 있을 때도 푸르덴셜생명은 3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며 KB금융의 생보 부문을 이끌었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남은 통합 작업은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위한 단계다. 화학적 결합 단계에서는 단순 인프라의 통합 이상으로, 두 회사의 조직과 문화가 하나로 결합되는 과정이라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M&A를 겪은 회사들은 직급 체계, 성과급, 희망퇴직 등 다양한 지점에서 노사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고, 내부에서 보이지 않는 계파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완전히 다른 조직을 합칠 때 생길 수밖에 없는 충격인 만큼 이를 유연하게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통합 생보사가 두 회사의 강점을 각각 취할 예정이라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분위기다. 단 KB생명의 적자를 상쇄시켜야 하는 데다 초반에는 통합 생보사 실적이 기대만큼 좋지 않을 수 있어 수익 정체기를 빠른 시일 내 통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이 옛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새로 출범한 신한라이프는 현재 생보업계 자산 규모 4위(약 70조원)의 대형 보험사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통합 후 자산 규모(약 34조원) 업계 8위 수준의 중대형 생보사로 탄생하는데, 신한라이프란 선례를 뒤따르는 만큼 두 보험사는 앞으로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M&A 결실은 '비은행 비중·비이자이익' 확대KB라이프생명 출범 후 포트폴리오가 탄탄히 구축되면 이를 바탕으로 비은행 순이익 비중을 강화하는 것이 KB금융 M&A의 마지막 결실이 될 것이다. 금리 인상기에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커졌던 반면 KB증권과 KB자산운용, KB인베스트먼트 등 금융투자 부문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그룹 내 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확대된 상태다. KB금융 내 은행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약 56%에서 올해 상반기 약 60%로 높아졌다. 신한금융(약 59%)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데, 손해보험사가 없던 신한금융이 지난 7월 신한EZ손해보험을 출범하며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은 더 탄탄해질 수 있다. 비이자이익 개선도 중요하다. KB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조9693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5.1% 감소했다. 신탁, 방카슈랑스, 증권대행수수료 등 대부분의 수수료 이익이 줄었다. 비은행과 비이자이익이 중요한 이유는 경기가 좋지 않아 이자이익이 감소할 때 수익성을 보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도 이를 위해 증권사, 손해보험사, 생보사 등 그동안 M&A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앞으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수수료와 같은 비이자이익 확대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리딩금융그룹의 새로운 전략으로 여겨진다.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의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면 그룹 계열사간 연계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며 "특히 금리 인상기에 금융지주사들이 이자이익에 기댄 실적 성장을 보였던 만큼 향후 금리 하락기나 경기 충격을 받을 때 수익성 하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비은행·비이자이익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dsk@ekn.krKB금융지주.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KB금융그룹 상반기 비이자이익.

[금융지주 M&A 지형도] "몸집만 키우는 시대 갔다"...전략 확고해진 금융지주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들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공격적인 M&A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완벽한 모습을 갖췄다. 이제는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쥐어야 하는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카드, 증권사 등의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4대 금융지주사의 M&A 현 주소와 향후 과제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글싣는 순서-① "몸집만 키우는 시대 갔다"…전략 확고해진 금융지주② 생보사 통합 남은 KB금융, M&A 마침표는 '비은행 지표'③ 포트폴리오 완성한 조용병 회장…신한금융, 손보업 진출 결과는④ '지주사 완성형'은 한 끗 차이, 우리금융지주 과제⑤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하나금융지주의 고민[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송두리 기자]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지주사 인수합병(M&A) 전략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지주사들이 회사의 규모가 크지 않아도 라이선스 확보, 포트폴리오 확충 등에 의미를 두고 M&A에 적극 나섰다면, 최근 들어서는 매물로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알짜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특히나 핀테크, 빅테크 등의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금융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전과 같은 ‘규모의 경쟁’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금융지주 M&A가 곧 회장의 통찰력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부터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주로 인수합병(M&A)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을 구사했다. 금융지주사들이 그룹사 시너지, 향후 성장성, 기업가치 등을 고려해 M&A라는 큰 그림을 그리면, 각 계열사가 새로운 상품을 내놓거나 다른 회사들이 뛰어들지 않았던 사업에 진출하는 식으로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지주사들은 은행 위주의 수익 구조에서 탈피하고, 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금융지주사 회장의 성과가 M&A 전략으로 대표되는 것도 이러한 사업 구조 때문이다. 특히나 M&A는 가격뿐만 아니라 미래의 사업 방향, 계열사 간에 시너지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하는 만큼 금융지주 회장의 경영 인사이트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영역으로 여겨진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현재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있었던 것도 M&A의 힘이 컸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생명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KB금융의 취약점을 보강했다. 최근에는 푸르덴셜생명, KB생명보험의 통합법인명을 ‘KB라이프생명보험’으로 확정하고 내년 초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생보업 라인업까지 강화되며 KB금융의 포트폴리오는 완성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역시 아시아신탁(현 신한자산신탁), 오렌지라이프,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에 이어 지난 7월에는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현 신한EZ손해보험)을 공식 출범하며 포트폴리오를 완벽히 구축했다.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손 회장의 지휘 아래 자산운용, 저축은행, 부동산신탁 등을 차례로 인수하고, 현재는 증권사 매물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 매물 나온 롯데카드…까다로워진 금융지주사보험, 카드 등 금융사가 매물로 나왔을 때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가 거론되는 것도 이러한 경영 행보의 연장선상이다. 금융지주사들이 몇 년 전만 해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M&A를 활발하게 추진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매물로 나온 금융사 입장에서는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금융지주사에 인수되는 것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데 있어서 한층 유리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금융지주사가 비은행 금융사를 인수하는데 있어서 미묘한 온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 사례가 대표적이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보유 지분(59.83%) 및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을 진했는데, 당초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우리금융지주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지주만이 금융사 중 유일하게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금융지주사의 M&A 무게 중심이 기존 ‘외형 확장’에서 ‘내실경영’ 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지주사들이 시중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을 당시만 해도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해 지주사 전체의 규모를 키우는데 열을 올렸다면, 현재는 계열사 시너지, 재무구조와 같은 ‘사업성’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인수 비용뿐만 아니라 인수 후 투입해야 하는 자본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며 "최근과 같은 빅블러 시대에서는 비금융사와 지분 교환을 통해 새로운 사업적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금융사를 인수하는 것보다)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 보험, 카드사 후보군으로 계속해서 거론되는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M&A에 있어서 증권사, 벤처캐피탈(VC)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른 금융사를 인수하는데 자금을 투입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핵심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 VC를 인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는 외형확장보다는 내실경영에 집중해야 한다"며 "시장에 정말 매력적인 금융사가 매물로 나오지 않는 한 금융지주사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ys106@ekn.kr /dsk@ekn.kr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