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00조 투자] 차세대 엔진 바이오, 10년 뒤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앞으로 5년에 걸친 총 1000조원 규모의 재계의 투자 계획에 주요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주요 그룹마다 투자의 핵심 사업에 ‘바이오 부문’이 빠지지 않고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총 45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삼성그룹의 바이오부문 계열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선 올해 총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글로벌 종합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인천 송도 제4공장 준공과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글로벌 생산능력 1위 자리를 굳히는 동시에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총 247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SK그룹의 바이오부문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4~5년에 걸쳐 공격적인 투자로 사업의 덩치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향후 5년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퀀텀 점프’를 위한 중요한 시간이라 보고 이 기간에 빠른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먼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보유금 1조6000억원과 그룹 차원의 지원 등 자금조달을 통해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가 눈여겨 보고 있는 전 세계 바이오테크 분야 M&A 대상 기업 100여곳 중 몇 곳의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독감, 수두 등 다른 질병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다양한 백신을 개발, 생산할 수 있는 백신개발 플랫폼 ‘멀티 모듈러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집중 투자해 ‘백신특화’ 바이오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5년간 총 106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LG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올해 출범 5주년을 맞은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가 담당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신약 사업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혁신 신약 2개 이상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동시에 LG화학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겠다는 계획이다.총 37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롯데그룹은 이달 초 바이오사업 신규 진출을 천명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상표등록을 마치고, 약 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생산공장을 인수하는데 이어 1조원을 투입해 국내에 바이오의약품 CDMO 공장을 신설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이밖에 신세계그룹도 헬스케어 분야에 총 20조원 투자 방침을 내놓았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전체 글로벌 의약품 시장(1563조원)의 약 27%인 약 420조원에 이른다. 특히 연평균 11%씩 성장을 구가하며 오는 2026년 약 750조원 달성에 이어 2031년 1조달러(1200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외 글로벌기업들의 바이오 사업을 향한 관심과 투자 의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kch0054@ekn.kr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월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손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기업 1000조 투자] "위기가 기회다"…K배터리, 인플레 부담에도 투자확대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국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인플레이션 확대로 인한 비용 증가 등 악재 속에서 역대급 투자를 약속한 이유는 향후 폭발적인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북미와 유럽 등 세계 각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SK와 LG는 향후 5년간 전기차 배터리 설비와 소재 등에 각각 67조 4000억원, 11조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충북 오창공장에 투자를 통해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전고체 전지와 리튬황 전지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주력한다. LG화학은 양극재를 비롯한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세계 1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경북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세우고 있다.SK는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라는 큰 틀 아래 배터리 사업 육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온을 포함해 SKC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소재회사,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지원사격을 맡은 SK㈜ 등이 힘을 합친다.막대한 투자보다 수익성을 강조하는 삼성SDI는 별도 배터리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완성 자동차 업체와 손잡고 첫 북미 생산거점을 세우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회사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인디애나에 25억달러(약 3조 1625억원)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올해 착공에 돌입해 연간 23GWh 규모로 오는 2025년 1분기 가동이 목표다. 향후 33GWh까지 생산능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우리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급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단단한 발판을 확보했다"며 "최고 수준의 제품으로 북미 시장을 만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올해에는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 투자 규모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합작법인 및 단독 공장 신설과 중국 원통형 배터리 생산설비 증설 등을 위해 올해 7조원을 투자한다.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증설 투자 비용은 90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 3월 미국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 4조 8000억원을 투자해 45기가와트시(GWh)급 합작공장을 세우고 미국 애리조나에는 1조 7000억원 규모 단독 배터리공장을 세우는 등 연이은 투자가 이어진 결과다.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뿐만 아니라 폴란드, 중국 등에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장 증설을 위한 총투자 규모는 지난해 1분기 기준 15조 81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 20조 6364억원으로 5조 6283억원 증가했다.삼성SDI도 생산설비 투자를 대폭 늘렸다. 올해 1분기 부문별 투자금액은 총 569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6% 늘었다. SK온은 올해 4조원 규모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의 이런 투자 확대는 지정학적 이슈와 공급망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공격적 투자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이러한 투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올해 1분기 쏟은 양극재 구매 비용은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양극재 구매 가격은 ㎏당 평균 34.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가격(㎏당 21.8달러) 대비 56.0% 상승한 것이다. 삼성SDI도 지난해 평균 가격(26.4달러)보다 24.2% 오른 32.8달러를 양극재 구매에 썼다.인플레이션은 해외 증설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물가를 높여 공장 건설비 부담을 키우는 주범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3%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8%대 고물가를 기록하며 북미 시장 증설을 추진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세는 최근 진정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배터리 수요는 높기 때문에 예전 가격으로 되돌아가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여기에 해외 경제 상황 등 여러 요인이 전반적인 비용 부담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했다.jinsol@ekn.krSK온이 미국 조지아에 짓는 배터리 공장최윤호 삼성SDI 사장(왼쪽)과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4일 미국 인디애나 합작법인 설립 계약 후 악수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미시건 공장 조감도.

[대기업 1000조 투자] "넷제로에 기업 사활"…포스코·현대重 등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철강과 조선, 정유의 핵심 기업들은 이번 투자 계획 발표에서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특히 ‘환경’부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후장대 업계의 특성상 세계 흐름인 ‘탄소 중립’을 이루지 못하면 기업의 지속가능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절박함으로 해석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11개 기업이 1060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철강 대표기업인 포스코는 기존 철강 사업을 친환경 생산체제로 전환하는데 20조원, 이차전지와 수소 등 친환경 소재 사업에 5조3000억원 등 총 30조 3000억원을 친환경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글로벌 5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투자로 △그린 철강 △이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친환경인프라 △미래기술투자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다탄소 배출 부문으로 꼽히는 철강사업의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을 위해 전기로 신설 및 친환경 설비 도입, 전기차 모터용 철강제품 기술력 강화 등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사업분야에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설비 증설, 차세대 기술 확보 등에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도 세웠다. 또한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사업 등의 ‘친환경인프라’ 분야에도 5조원 가량 투자할 예정이며, 미래사업 발굴과 신기술 확보를 위한 벤처투자 및 연구개발에도 2조7000여억원을 투자해 그룹차원의 균형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리튬과 니켈, 수소와 에너지, 건축 및 식량 등 그룹 7대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2030년까지 기업 가치를 3배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뿐 아니라 ESG경영 체계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 출범과 함께 그룹ESG협의회를 신설한 것. 포스코는 분기에 한 번씩 그룹ESG협의회를 개최해 탄소 중립·안전·환경 등에 대한 그룹 차원의 실행 전략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대부분이 수출로 이어지는 조선업계도 친환경을 이루지 못하면 생존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선업 부문 강자인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 미래를 책임질 분야로 친환경 전환(Energy Transformation)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꼽으며 향후 5년간 총 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은 그룹 미래를 위한 핵심 목표"라며, "핵심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우선, 친환경 R&D 분야에는 총 7조원을 투자한다. 조선 사업 분야에서는 친환경 선박기자재, 탄소 포집 기술, 수소·암모니아 추진선 등 수소 운송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건설기계 분야는 배터리 기반의 기계 장비개발, 에너지 사업분야는 탄소감축 기술과 친환경 바이오 기술 개발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친환경 시장을 주도할 해상부유체와 연료전지, 수전해, 수소복합에너지충전소 분야 R&D와 태양광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 탄소포집활용기술(CCUS) 사업 및 바이오 연료·친환경 소재 사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중화학업계 외 기업들도 친환경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 계획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지’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자 태양광, 풍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소혼조 기술 상용화와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분야에 9000억원을,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 2조1000억원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도 화학 사업군의 경우 지속가능성 부문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먼저 롯데케미칼은 5년간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또 자원 선순환 트렌드에 발맞춰 리사이클과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리사이클 제품 10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Sustainability Champion) 인증패를 들고 있다글로벌R&D센터(GRC)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현대重그룹 권오갑 회장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롯데케미칼 ‘Every Step for Green’ 전시를 찾은 신동빈 회장이 19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자체개발 HDPE 소재로 제작한 ‘가능성(Possibility)’호를 살펴보고 있다.

[대기업 1000조 투자] "투자로 초격차" 글로벌 시장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에서 ‘통큰 투자’를 발표한 반도체(C, Chip)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삼성, SK 등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이 수백조원대 투자를 예고하긴 했지만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소재 역량 강화, 파운드리 신사업 확장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국내 주요 11개 기업이 1060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66% 이상인 700억원 가량은 삼성과 SK가 5년간 투입하기로 한 금액이다. 업체별로는 삼성이 450조원, SK가 247조원이다. 양사 모두 투자금의 절반 가량은 반도체 역량 강화에 쓸 전망이다. 재계 투자 계획의 상당 수준을 반도체 분야가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삼성의 경우 앞으로 5년간 집행할 투자를 지난 5년간 쏟은 330조원 대비 120조원 늘리기로 했다. 연평균 투자 규모로 따지면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성은 반도체에서 메모리 초격차를 확대하고 팹리스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에서 역전하면 반도체 3대 분야를 모두 주도하는 초유의 기업으로 도약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이 세계 1위로 성장할 경우 삼성전자보다 큰 기업이 국내에 추가로 생기는 것과 비슷한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지난 30년간 선도해 온 메모리 분야에 향후 5년간 지속투자해 ‘초격차’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미터(nm) D램 양산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14nm D램은 마이크론의 10나노급 4세대 D램보다 선폭이 더 짧아 마이크론에 비해 ‘앞선 기술력’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또 14nm D램 생산에 EUV 장비를 활용하는 레이어(layer·층)를 5개로 확대했다. 멀티 레이어 공정을 사용한 업체는 삼성전자가 최초다.관건은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다. 삼성이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분야라 역전을 위한 과감한 행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고성능·저전력 AP △5G·6G 통신모뎀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 △고화질 이미지센서 등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수불가결한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및 센서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차세대 생산 기술을 개발·적용해 3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할 계획이다.SK그룹의 경우 5년간 투자 금액을 발표하며 업종별 우선순위를 보다 상세하게 정한 상태다. 전체 투자금 247조원 중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에 투자금의 80% 이상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SK는 특히 절반 이상인 반도체와 반도체 소재 역량 강화에 142조 2000억원을 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펩(Fab) 증설, 특수가스와 웨이퍼 같은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반도체 및 소재 분야 투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2·3차 협력업체의 투자와 고용 창출로 이어져 경제 파급 효과가 커진다는 점에서 대·중소기업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기여할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미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 전략화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메모리 분야에서는 미국과 중국 기업의 견제와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는 경쟁사들이 리더십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지원 정책을 펼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yes@ekn.kr

[대기업 1000조 투자] 대기업 1000조원대 투자 키워드는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발표한 ‘통큰 투자’의 키워드는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에너지(Energy), 환경(ESG)’으로 요약된다는 분석이다. 기존 사업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새 먹거리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이로 인해 채용 시장에 활기가 돌고 중소기업들의 낙수효과까지 기대되는 만큼 정부가 어떤 형태로 지원사격을 해줄지도 관심사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그룹을 포함해 11개 그룹사에서 5년간 투자하기로 한 금액만 1060조원이 넘는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2057조 4478억원)의 51.5%에 달하는 수준이다.가장 많은 돈이 투입되는 분야는 단연 반도체(CHIP)다. 재계 1·2위인 삼성그룹과 SK그룹은 향후 5년간 각각 450조원, 24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양사 모두 이 중 절반 가량은 반도체 역량 강화에 쓸 전망이다. 삼성의 경우 "선제적 투자·차별화된 기술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SK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설비 증설 등에 142조 2000억원을 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B‘(배터리), ‘B’(바이오) 역시 주요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경우 2026년까지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고 선언했는데, 이 중 10조원 이상은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전고체 전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삼성과 SK 역시 배터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바이오는 삼성이 점찍은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이다. 바이오 위타개발생산(CDMO)에서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에 이어 5·6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등을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룬다는 게 삼성 측 목표다. SK, LG 등도 바이오 사업 역량 강화에 적극적이다. 롯데의 경우 최근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E‘(에너지)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자원을 바탕으로 이뤄지던 기존 시장 틀을 넘어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 등 기술력으로 새 지형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E’(ESG)는 대부분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는 분야다. 국내 대기업들은 탄소중립에 대한 대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각종 활동 등에 최근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수소,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 산업에 67조 4000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고용이 대거 창출된다는 점도 ESG 경영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의 이번 신규 투자 발표를 통해 33만명 이상의 직접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에서만 26만명 이상을 뽑는다.대기업 협력사를 포함한 중소기업들은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11개 그룹사가 투자를 예고한 1060조원 중 80% 이상이 국내에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소 제조업 기업의 경우 10곳 중 4곳 이상이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시장은 대기업들의 ‘통큰 투자’에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화답할지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재계의 행보가 미래·전략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 정부의 ‘민간 주도 경제성장’ 정책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투자 약속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 등 마중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yes@ekn.kr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레이저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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