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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동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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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RE100]② 수출 많은 국내기업 “고객사가 RE100 이행 요구”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RE100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제조업이 많은 국내 기업에서 글로벌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재생에너지 사용을 크게 늘려야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제조 수출기업 중 16.9%가 바이어나 공급망 원청업체들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릴 것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RE100 목표 시점인 2050년이 다가올수록 이 같은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출과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는 국내 기업들이 RE100 달성만을 위해서 에너지 사용을 대폭 줄이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자력으로 RE100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RE100 달성을 기업에게 오롯이 맡기기 보다는 제도·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RE100 가입 기업 중 목표 연도를 2030년으로 설정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아모레퍼시픽 등 4개사로 집계된다. 대부분 다른 가입 기업들은 2050년이 목표라 아직 20년 이상 여유가 있지만 이들은 6년여밖에 기간이 남지 않아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기업이 2050년 혹은 그 이전 목표연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력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이다. 캠페인에 가입한 기업은 매년 국내외 모든 사업장의 전체 전력 사용량 대비 재생에너지 사용량으로 산정해 '탄소 정보공개프로젝트(CDP)' 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목표연도를 2030년으로 설정한 기업들은 최대한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의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지난 2021년 9만5257MWh에서 지난해 65만6387MWh로 2년 만에 7배 가까이 늘었다. SKIET의 재생에너지 사용량도 2020년 제로 수준에서 지난해 22만6758MWh로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양사의 재생에너지 이행(전환)률은 LG이노텍 60.9%, SKIET 27.4%로 집계됐다. 국내 평균치가 12%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2030년 목표 달성을 낙관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이에 2030년이라는 목표는 너무 여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들의 RE100 목표 설정에 글로벌 고객사의 요구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 적지 않다. 실제 일찌감치 RE100을 달성한 글로벌 고객사들이 협력사에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라는 요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나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은 현재 RE100 가입 기업의 제품만 구매하겠다며 협력사에 은근한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CDP에 따르면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 382개사의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 시점은 2050년보다 19년 앞선 평균 2031년으로 조사된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기업이 글로벌 고객사에 발맞춰 2030년까지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기업에 그치지 않고 국내 제조 수출기업의 16.9%가 바이어나 공급망 원청업체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제조 수출기업의 RE100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연구원은 2022년 이후 100만 달러 이상 수출 실적을 보유한 제조기업 610개를 대상으로 RE100에 대한 △인식 △가입에 대한 요구 정도 △이행 현황 △애로사항 △정책 과제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조사 결과 수출 제조기업의 45.2%가 RE100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62.5%), 중견기업(49.6%), 중소기업(39.2%) 순으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RE100에 대한 인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RE100을 인지하고 있는 276개사가 RE100에 관심을 갖는 주된 목적은 '자사 지속가능경영 목적'(32.6%)으로 조사됐으며, '에너지 비용 절감'(27.2%)과 '고객사 요구'(19.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전체업체 중 16.9%(103개사)가 바이어나 공급망 원청업체들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받고 있으며, 그중 41.7%가 올해나 내년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압박받고 있어 기업이 당장 해결해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 외에도 온실가스 배출 관련 데이터 제출(44.7%)도 함께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은 기업들 중 71.8%는 고객사의 요구대로 RE100을 이행하는 것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외에 △다른 거래처 물색(13%) △재생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지역으로 사업장 이전(7.5%) △재생에너지 요구 기업과의 거래 중단(1.8%) 등의 대응 방식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마지막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은 RE100 이행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 과제로 △재생에너지 구매 비용 지원(29.2%)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16.4%) △재생에너지 전력인프라 확대(15.7%) △정보 및 재생에너지 사업자 매칭 컨설팅 지원(12.8%) △부대비용(망사용료, 수수료 등)(9.5%) 인하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규제개선(9.2%) △재생에너지 구매를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6.2%) 등을 꼽았다. 국내 수출기업들이 고객사로부터 RE100 이행을 요구받고 있지만 비용 부담과 인프라 문제로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RE100 측에서도 지난 2023년 발행한 연간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재생가능한 전력을 구매하기 가장 어려운 시장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한국은 일본, 싱가포르와 함께 RE100 회원사들이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한 상위 지역으로 꼽혔다. 문제는 RE100을 제때 이행하지 않는다면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마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제 사회의 RE100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뒤쳐질 경우 수출경쟁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 측은 2040년까지 한국 기업이 RE100에 동참하지 않을 시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산업의 수출액이 각각 15%, 31%, 40%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재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RE100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생존활동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및 RE100 이행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길 잃은 RE100]① 국내 대기업들 3년간 재생에너지 사용 21.3배 늘렸는데도 ‘이행률 12% 낙제점’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국내외 요구에 발맞춰 'RE100' 가입과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에 맞물린 재생에너지 비용 부담, 재생에너지 생산 및 공급과 관련한 정책 혼란, 인프라 미비 등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에너지경제가 국내 대기업들의 RE100 달성을 위해서 살펴봐야할 문제를 짚어본다. 최근 몇 년 동안 RE100에 스스로 가입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이행률이 낙제점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3년 동안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21배 이상 늘리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RE100 달성을 위한 전체적 진척도는 12% 수준이라 지지부진하다는 진단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 36개사가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RE100이란 2050년 혹은 그 이전 목표연도까지 국내외 모든 사업장의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이에 따라 RE100에 가입한 국내 대기업 36개사는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대폭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경제가 국내 RE100 가입 기업 36개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메가와트시(MWh) 단위로 공개한 18개사(금융·증권사 제외)의 실적을 합산해보면 지난 2020년 438만3432MWh에서 지난해 1681만5770MWh로 3.8배 늘었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의 영향이 너무 크기에 다른 대기업의 사정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다. 삼성전자는 RE100 가입 이전부터도 재생에너지에 신경을 기울여 왔기에 2020년 사용량이 홀로 403만MWh로 해당 연도의 91.94%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재생에너지 928만9000MWh를 사용해 전체의 55.24%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17개사의 재생에너지 사용량 합계를 살펴보면 2020년 35만3432MWh에서 지난해 752만6770MWh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수위권 대기업들도 최근 3년 동안 21.3배 가까이 재생에너지 사용령을 늘리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RE100 국내 36개사의 RE100 이행률을 따지면 1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들이 50% 정도의 이행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역별로 살펴봐도 북미(66%)와 일본(15%)은 물론이고 중국(32%)에 마저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최윤범의 ‘벼랑끝 유증’… 백기사 표심 얻을지 ‘위태한 승부수’

최윤범 회장이 단행한 고려아연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벼랑 끝 전술'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최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됐던 현대자동차 등이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면서 자칫 백기사들이 중립을 선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진단이다. 4일 산업권에 따르면 조만간 열릴 고려아연 주주총회가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한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고 법원의 가처분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최근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반격을 노리는 모습이다. 최 회장이 결정한 대규모 유상증자는 앞서 자사주 공개매수처럼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는 승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소액주주와 캐스팅 보터인 국민연금이 지지를 잃게 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단행된 조치라 더욱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 측은 이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재계에서는 그동안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 지분들이 막상 표 대결에서 중립을 지킬 가능성이 높아져 최 회장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을 살펴보면 상대측인 MBK·영풍은 서로간의 계약이라는 확실한 결속력을 통해 단일한 대오로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의 백기사들은 각자 고려아연 지분 보유 목적과 이해관계가 상당히 다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백기사 중 고려아연 지분 5.05%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최 회장의 비전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도 배터리 소재 확보를 위한 협력 차원으로 지분 1.9%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0.5%를 보유한 모건스탠리는 지분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이 목적이다. 이들이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을 지지할지 확실치 않다는 진단이다. 실제 고려아연 이사회에 입성해 있는 현대차 측 이사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과 가격 상향 결정 이사회에 연달아 불참한 것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계획에 없었던 경영권 분쟁에 엮여 어느 한 쪽과 불편해지는 일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입장이라면 분쟁의 변곡점인 주주총회에서도 기권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사정이 비슷한 LG그룹과 모건스탠리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아울러 MBK·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발표한 직후 현대차·LG그룹 주요 관계자들은 백기사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최 회장과 회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다소 선을 긋고 멀리서 관망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 시기 최 회장과 직접 면담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또 지난해 말 MBK파트너스의 공격을 받았던 한국타이어는 스스로를 최 회장의 우호주주라고 선언했으나 다른 백기사들은 비슷한 신호를 내놓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최 회장이 지분 보유 목적이 다른 각각의 주요 주주들로부터 확실하게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다. 만약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현대차·LG·모건스탠리가 중립을 택해 7.45% 수준의 지분이 기권표가 된다면 7.5% 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결국 MBK·영풍과의 지분 격차인 3%포인트(p)를 좁혀 역전하기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MBK·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게 되고 최 회장은 순식간에 경영권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백기사가 중립을 택해 기권표가 나오더라도 MBK·영풍을 앞지르기 위해 최 회장이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 때 최 회장의 백기사 중 일부가 지분을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벼랑 끝에 서 있는 최 회장 입장에서는 모든 백기사를 신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기자의 눈] 과열되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선의의 투자자 피해 우려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로 시작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두 달 가량 지났다. 그동안 MBK파트너스·영풍의 공개매수는 물론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던 최윤범 회장 측이 내놓은 자사주 대항 공개매수까지 마무리됐다. 결과적으로 양측 모두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승부는 2라운드로 넘어갔다. 현재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한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고 법원의 가처분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최윤범 회장 측은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반격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가 출렁이면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공개매수가 시작되기 직전 1년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기간 동안 고려아연의 평균 주가는 49만543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공개매수가 과열되면서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양측이 공개매수 가격으로 83만원과 89만원을 제시하는데 이르자 지난달 15일 고려아연 주가는 80만원을 돌파했다. 양 측의 공개매수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경영권 분쟁 지속된다는 소식에 연일 주가가 급등하면서 29일에는 154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경영권 분쟁 전 평균 주가보다 3배 이상 급등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고점은 길지 않았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30일 하한가를 기록해 하루만에 46만2000원이 급락했다. 지난달 31일에도 8만3000원이 추가로 떨어졌음을 감안하면 고점에서 산 개인투자자는 이틀 만에 주당 54만원 이상 손해를 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주가 급등락을 예상하고 투자 행위를 한 소액주주 뿐 아니라 선의를 가지고 지금의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힘을 보탠 사람들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후 고려아연 사업장이 소재한 울산시에 거주하는 시민들과 노조원을 중심으로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이 진행돼 왔다.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이 시작됐을 당시 이미 주가가 49만원 이상 치솟았기에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혹은 그 이후 주가가 다시 그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면 고려아연을 지켜주겠다고 나선 선의의 주주들이 그만큼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이 있다. 어떤 분쟁이든 장기화되고 과열될수록 그 관계자들의 피해나 손실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나 손실은 분쟁을 주도하는 강자들보다는 그 주위에서 영향을 받는 약자들에 전가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도 마찬기자다. 분쟁 당사자들이 한 발 멈춰 분쟁이 너무 과열되지 않았는지 한 번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현대자동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공개···장재훈 사장 “수소 생태계 구축 앞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깨끗하고 조용하고 안전한 수소차가 여러분의 편안한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수소 생태계를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31일 경기 고양시에 소재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공개 행사에 참석해 “내년 새로운 수소전기차가 출시를 통해 현대차는 수소 퍼스트무버로서 수소전기차 시장을 더 크게 열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승용 수소전기차(FCEV)의 상품과 디자인 측면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이다. 이니시움에는 미래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해 현대차가 지향하는 디자인이 녹아있다. 이니시움은 라틴어로 '시작, 처음'을 뜻하는 단어로, '수소 사회를 여는 선봉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장 사장은 내년에 출시할 수소 전기차 이름으로 현재 판매 중인 현대자동차 수소차인 '넥쏘(NEXO)'를 활용할 계획이며, 구체적 판매 목표와 가격 등은 출시 시점에 맞춰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 사장은 협업을 늘려 글로벌 수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도요타 뿐 아니라 산업 전체와 다 (협업이) 열려 있다"며 “자동차 산업 뿐 아니라 중공업이나 발전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업 가능성이 다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향후 스포츠유틸리티차(SUV)뿐 아니라 세단이나 목적기반모빌리티(MPV) 등으로 수소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에 대한 질문엔 “차세대 스택(수소연료 전지)을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라인업 계획은 다음에 발표하겠다"며 “성능과 원가 부분을 한 차원 더 높이는 부분이 먼저"라고 말했다.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대해서는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를 극복하면서 하고 있다"며 “개발 일정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고 있어 (2030년보다) 빠르면 좋을 것 같은데, 내년에 전체적인 계획을 말씀드리겠다"고 답변했다.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차의 관계에 대해선 “배터리 전기차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수소차는 조금 더 장거리를 가며 많은 하중을 실을 수 있다"며 “결론적으로 투트랙으로 전동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 사장은 이날 지난 1998년 이후 27년간 이어진 현대차의 수소 개발을 '올곧은 신념, 담대한 도전, 뚝심 있는 결단의 시간'이라고 소개하며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에 다른 기업들은 수소차 투자를 주저하기도 했지만, 현대차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과감하게 선택해 2013년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하고 2018년 국내 최초 수소전기차 넥쏘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1998년 수소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지난 2000년 미국의 연료전지 전문 업체 UTC파워(UTC Power)와 6개월 간 공동 개발을 통해 수소전기차를 처음 선보였으며, 이후 2004년에는 독자 개발 스택을 탑재한 수소전기차를 개발했다. 2005년에는 환경기술연구소(마북연구소)를 설립하며 수소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돈 아낀다고 똑같은 차 100대 만들 필요 없고 100대가 다 다른 차가 되어도 좋습니다"고 연구원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에도 미래 세대를 위한 수소전기차 개발을 지속하며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췄으며, 2018년에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출시했다. 넥쏘는 2019년 미국 10대 엔진상, 2018년 CES 에디터 초이스, 2018년 CES 아시아 기술혁신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전동화의 양대 축인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승용 수소전기차 분야 누적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수소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글로벌 최대 기술전시회 CES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발표하고 수소의 생산·저장·운송 및 활용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Grid' 비전을 공개했다. 당시 정 회장은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수소 관련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현대차, 수소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최초 공개···내년 상반기 수소 승용차 출시

현대자동차가 수소에 대한 오랜 신념과 의지를 담은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31일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수소에 대한 신념과 비전 공유를 위해 '명확한 약속(Clearly Committed): 올곧은 신념' 행사를 열고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승용 수소전기차(FCEV)의 상품과 디자인 측면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이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콘셉트카 공개와 함께 27년간 이어온 수소전기차 개발의 역사와 개발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동시에 현대차의 역대 수소전기차 4대의 실물과 차량 개발 당시의 다양한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해 수소에 대한 현대차의 진정성을 전달하고 다가올 수소 사회에 대한 기대감을 공유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7년 동안 현대차가 흔들림 없이 도전하고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은 수소의 가치에 대한 올곧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수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깨끗한 에너지일 뿐 아니라 접근성이 높고, 따라서 공평한 에너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자동차는 온 역량과 마음을 다해 올곧은 신념으로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수소가 쓰이는 세상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수소 여정에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니시움에는 미래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해 현대차가 지향하는 디자인이 녹아있다. 이니시움은 라틴어로 '시작, 처음'을 뜻하는 단어로, '수소 사회를 여는 선봉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는 이니시움에 신규 디자인 언어 중 하나인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을 반영했다. 스틸의 자연스러운 탄성을 살리고 소재 자체에서 오는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해 수소가 가진 순수하면서도 강인한 본성을 녹여냈다. 특히 램프 디자인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의 심벌을 형상화한 유니크한 디자인을 적용해 수소전기차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볼륨감 있는 펜더, 웅장한 21인치 휠, 견고함을 강조한 도어의 그루브 패턴 디테일을 적용해 도시와 아웃도어를 넘나드는 감성을 충족하는 SUV 다운 면모를 더욱 강화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27년 간 축적한 수소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전기차의 강점을 살리고 여유로운 공간과 차별화된 사양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니시움은 △수소탱크 저장 용량 증대 △에어로다이나믹 휠 적용 △구름저항이 적은 타이어 탑재 등을 통해 650km 이상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또한 연료전지시스템과 배터리 성능 향상으로 최대 150kW의 모터 출력을 구현, 도심 및 고속도로에서 보다 향상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여유로운 실내 및 러기지 공간 확보를 통해 패밀리카다운 면모도 갖췄다. 뒷좌석 레그룸, 헤드룸을 여유롭게 확보하고 시트백 리클라이닝 각도, 리어도어 오픈 각도를 증대하는 등 넓은 2열 공간을 바탕으로 승객에게 보다 쾌적한 탑승 경험을 제공한다. 현대자동차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뛰어난 내구성과 함께 수소전기차에 특화된 편의 사양도 적용했다. 먼저 고객의 편리한 충전을 위해 목적지까지 수소 충전소를 경유해 갈 수 있는 최적의 루트를 안내해주는 '루트플래너' 기능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경로 중 가까운 충전소의 운영 상태와 대기 차량, 충전 가능 여부 등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야외 활동 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실내·외 V2L 기능을 탑재하였으며 그 중 실외단자는 220V 가정용 콘셉트에 직접 연결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등 수소전기차 특화 사양을 마련해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이용 경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이니시움에 9에어백 시스템을 탑재하고 전방부 다중 골격 구조 및 측면 차체 구조를 강건화하는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충돌 안전 성능 및 주행 안전 성능을 확보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이니시움은 안전하면서도 청정한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모델"이라며 “고객의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신념 아래 수소전기차를 선택하는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퍼스트 무버로서의 자부심을 담고자 했으며 SUV 캐릭터의 단단함을 더욱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포스코홀딩스 3Q 영업익 지난해보다 38% 줄어···“철강·배터리소재 투자 지속”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이상 크게 줄었다. 철강 시황 악화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그룹의 양대 축인 철강·이차전지소재 부문 실적이 동반 부진했던 탓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7400억원을 잠정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8.3% 줄었다고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조3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순이익은 5000억원으로 9.1% 줄었다. 철강 부문에서는 포스코가 영업이익 438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철강 수요 부진 지속 및 가격 하락 영향으로 중국 법인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영업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인프라 부문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발전 사업 이익이 확대됐고, 포스코이앤씨의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손익만회 활동 등으로 이익 개선에 성공해 전 분기 대비 200억원이 늘어난 44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포스코퓨처엠이 매출액 9228억원과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고부가 하이니켈 양극재 제품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양극재 재고 평가손실 및 음극재 판매 감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또 이차전지소재사업 신규 법인의 준공 및 초기 가동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 적자가 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그룹 사업의 양대 핵심 축인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지속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다. 먼저 철강 부문에선 인도 최대 철강사인 JSW그룹과 합작해 인도에 연산 500만t(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포함한 철강 상공정 중심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인도 상공정 프로젝트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이미 운영 중인 하공정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무역장벽 강화 기조 속 현지 공급망을 강화해 고성장하는 인도의 철강 시장을 선점하고 통상 리스크를 해소할 계획이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는 최근 아르헨티나에 준공한 연산 2만5000t 규모의 염수리튬 1단계 공장과 국내의 연산 4만3000t 규모의 광석리튬 공장을 합쳐 올해 중 총연산 6만8000t의 수산화리튬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고 발표했다. 또 칠레 신규 리튬광산 입찰 참여를 진행 중이며 탄자니아 흑연 프로젝트 지분 참여를 통해 우량자산에 지속해서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 밖에도 구조 개편 대상인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을 기존 120개에서 125개로 늘렸으며, 이중 올해 3분기까지 총 21개 구조조정을 완료해 6254억원에 달하는 현금유입 효과를 거두는 등 자산 효율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믿을 것은 美 투자뿐…한화솔루션 재무안전성 ‘흔들’

한화솔루션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재무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해 육성해온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이 중국 업체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와중에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탓이다. 30일 한화솔루션은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810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2166억원과 2분기 1078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다소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3분기 매출액도 2조7733억원에 그쳐 지난해 3분기 2조9044억원 대비 4.5% 줄었다. 특히 한화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태양광 사업의 실적 부진이 눈에 띈다.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3분기 영업손실 410억원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871억원과 9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되기도 했다. 이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중국업체들이 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탓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글로벌 태양광 수요가 500기가와트(GW)인 반면 중국 업체가 600GW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로 한화솔루션 등이 생산하는 물량을 감안하면 올해 200GW 가량의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중국 업체의 공급과잉의 영향이 덜한 미국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통상 마찰 등으로 중국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시장에서 배제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한화솔루션이 사업을 확장하기에 비교적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관세와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등을 통해 모듈을 포함한 중국산 태양광 제품 수입에 제한을 두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이 주어지기에 한화솔루션이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공장 증설을 마치며 연간 5.1GW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화솔루션은 올해도 조단위의 설비 투자를 진행해 생산 능력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올해 연간 8.4GW로 확대하고, 내년까지 글로벌 태양광 모듈 생산량 가운데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 미국 태양광 모듈 수요의 25%를 차지한다는 포부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사업 확장은 미국 현지 생산설비에 대규모 투자가 동반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장기간 적자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탓에 한화솔루션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화솔루션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지난 2022년 말 4조991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2778억원으로 18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한화솔루션의 부채총계는 13조9348억원에서 19조3382억원으로 38.78% 늘어난 반면 자본총계는 9조8969억원에서 9조8136억원으로 오히려 0.84% 줄었다. 부채비율은 140.8%에서 197.1%로 56.3%포인트(p) 악화됐고, 차입금의존도도 32.4%에서 42.1%로 높아졌다. 다만 한화그룹과 한화솔루션도 회사의 재무 리스크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집중 관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8월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연 5.95%로 결정됐다. 3년 뒤부터 콜옵션(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1.3%p 가산금리가 추가된다. 지난 5월에 신세계건설이 발행한 6500억원을 넘었기에 영구채 발행 규모로 국내 자본시장 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영구채는 다른 채권에 비해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회계처리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되는 속성이 있어 재무 안정성을 위한 조치로 인식돼 왔다. 또한 한화솔루션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한화솔루션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남정운·홍정권 대표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남 신임 대표는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을, 홍 신임 대표는 큐셀 부문을 각각 이끌게 됐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대표이사 교체로 재무 안정성 관리에 더욱 주의를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최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으로 방산업 재편을 진행하는 등 방산·우주항공·조선 사업에 신경을 쓰고 태양광 부문은 소외된 것 같다"며 “한화솔루션이 미국 시장 투자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SK㈜, 밸류업 계획 공개···“2027년 PBR 1배 기업가치 달성”

SK㈜가 2027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수준으로 개선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최소 배당금을 주당 5000원으로 설정하고 자사주 추가 배당도 검토한다. SK㈜는 28일 주주 환원 정책과 재무 구조 개선 계획 등을 골자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하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했다. 금융권을 제외하고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한 지주회사는 SK㈜가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는 주주 환원 정책으로 주당 최소 배당금을 5000원(보통주 기준)으로 설정했다. 경영 실적이나 경상 배당 수입과 상관없이 보장되는 최소 배당금은 연간 약 2800억원 규모다. 연초부터 진행 중인 리밸런싱(구조조정)으로 발생하는 자산매각 이익, 특별배당 수입 등도 주주 환원에 활용한다. SK㈜는 리밸런싱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활용해 시가총액 1∼2%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소각하거나 추가 배당하기로 했다. 이번 주주 환원 정책은 2022년 발표한 경상 배당 수익의 30% 이상 현금 배당, 시가총액 1% 이상의 자기주식 매입·소각 계획과 비교해 예측 가능성과 폭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SK㈜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재무 건전성 강화, 운영 효율화 등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ROE를 10% 수준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또 자산 유동화로 인공지능(AI), 통합 에너지 설루션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올해 SK㈜는 SK이노베이션·SK E&S 통합, SK에코플랜트·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에센코어 통합이 예정돼 있으며, SK스페셜티 매각도 진행 중이다. SK㈜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자본 효율성 제고를 통해 2027년 이후 PBR 1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가치로 나눈 것으로, 최근 5년 동안 국내 지주회사의 평균 PBR은 0.5배 수준이다. SK㈜ 관계자는 “주주의 의견을 경청하고 성과를 적극 공유함으로써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기업가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영풍·MBK vs 고려아연, 임시주총 ‘이사회 장악’으로 공 넘어갔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공개매수에서 주주총회 표 대결과 법정 다툼으로 전환된다. MBK·영풍 측이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한 상황에서 지분율이 소폭 불리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려면 상대방의 이사회 장악 시도를 방어해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방어전을 준비하는 최 회장에게 유리한 요소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MBK·영풍 측이 공개매수 이후에도 장내 매입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공개매수 가격의 30% 이상 고공행진하는 고려아연 주가도 최 회장에게 긍정적이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국가핵심기술 판정도 상대측 전략을 흔들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 최 회장 입장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28일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진행한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 9.8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백기사' 역할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한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지분 1.41%를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주당 89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주식 233만1302주가 응모했고 고려아연은 이를 모두 매수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고려아연은 앞서 계획한 대로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한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매수한 1.41%다. 이로써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MBK·영풍 측은 지난 14일 종료된 별도의 공개매수로 38.47%까지 지분을 확보해 놓았다. 양측 모두 결정적인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기에, 국민연금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최 회장이 추월할 여지가 있다. 이 같은 구도로 경영권 분쟁의 전장이 공개매수에서 '주주총회'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실제 이날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확인한 후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 기타비상무이사 2인, 사외이사 12인을 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사회 의장인 최윤범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해 총 13인으로 구성돼 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임시주주총회에서 14인의 이사 선임에 성공할 경우 15대 12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측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하지만 주총 소집 권한이 있는 현재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 요청을 거부할 가능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MBK 측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따로 신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1~2개월이 소비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 윤범 회장 입장에서 당장 표 대결에 들어갈지 1~2개월 가량 준비 시간을 가질지 전략을 점검하고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방어전을 치르는 최 회장 입장에서 유리한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고려아연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23일 8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던 고려아연 주가는 24일 113만800원, 25일 125만3000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양 측의 공개매수로 유통 가능 주식 수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면서 나머지 주식 가치가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공개매수 종료 이후에도 장내에서 고려아연 주식을 매입하려던 MBK·영풍 측에 있어서는 큰 악재로 분석된다. 25일 종가인 125만3000원은 MBK·영풍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83만원보다 50.69% 높은 수준이다. MBK·영풍이 공개매수를 시작하기 이전 최근 1년 동안 (2023년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고려아연의 평균 주가인 49만543원에 비해서는 2.5배 이상 올랐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과거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 주가는 MBK·영풍이 장내매수를 진행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주가가 한동안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이 신청한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도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24일 자사의 '리튬이차전지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재의 양극 활물질 전구체 설계, 제조 및 공정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현재 2차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심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가핵심기술이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가 필요한 국내 기업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도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이후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신청했다.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신청이 승인될 경우 해외로의 매각·기술 이전 시 정부의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안전판을 마련하겠다는 목적으로 관측된다. 이후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하더라도 해외에 고려아연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향후에도 이 같은 입장이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다.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에 국내에 원매자가 없다는 이유로 해외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가 MBK의 계획을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수준의 주가가 유지된다면 최 회장 입장에서 긍정적이고, 국가핵심기술 지정이나 법정 공방 등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며 “국민연금도 현재 경영진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잘 준비한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MBK·영풍 측은 주가 급등 등이 최 회장에 유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영풍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결국 돈이 많은 MBK·영풍 측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며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다면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가 개선되는 관점에서 바라볼 문제지 우리 측에 전혀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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