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돌연 사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암호화폐 위믹스(WEMIX) 성장을 진두지휘하며 'K-블록체인의 아버지'라 불려왔던 인물로, 갑작스런 그의 사임을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사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기업'으로의 전환을 이끌었던 장현국 대표의 사임 소식에 게임업계와 코인업계가 들끓고 있다. 그간 장 대표가 위메이드의 위믹스를 필두로 국내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해온 만큼, 위메이드의 사령탑 교체 소식에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가격도 출렁이는 상황이다. 장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6년 넥슨에서 처음 게임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네오위즈(구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고, 그 자회사 네오위즈모바일의 대표를 역임한 후 지난 2013년 위메이드(구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듬해 3월부터 위메이드의 신임 대표를 맡아 올해까지 10년간 회사 경영을 이끌었다. 대표직 수행 초창기에는 중국 게임사와 '미르' 지식재산권(IP) 분쟁에 집중했고, 2019년 전후로는 블록체인 사업에 공을 들였다. 당초 장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였다. 갑작스런 그의 사임 소식에 업계에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첫 시나리오는 위메이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위메이드는 위믹스 코인 발행·유통량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위메이드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회피 의혹과 코인 발행량 사기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위메이드 관련자를 소환조사했다. 이보다 더 무게가 실리는 시나리오는 시기 상 장 대표의 대표직 사임이 적절했다고 보는 시각이다. 최근 위메이드가 출시한 두 번째 블록체인 대작 '나이트 크로우'가 출시 사흘 만에 누적 매출 1000만달러(약 133억원)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초반 성과를 냈다. 위메이드의 숙원 과제가 블록체인 게임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이번 '나이트 크로우'로 그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와의 대화 행사에서 “지금의 위메이드에는 나 같은 사람이 맞지만 언젠가 준비한 것들이 모두 자리 잡고 (블록체인 사업으로) 돈을 벌 때가 온다면 언제든 그만둘 마음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이달은 장 대표가 위메이드 대표로 취임한지 꼭 10년째 되는 달이다. 지난 10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만큼 개인적 차원의 피로도도 상당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 업계에서 장 대표는 위메이드를 위한 '원앤온리 맨(One and Only man)'으로 여겨져 왔다. 그의 임기 만료 시점 때마다 업계에선 “장 대표의 역할을 대체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장 대표의 사임 이후 위메이드는 박관호 의장 겸 창립자(회장)가 새 대표를 맡는다. 장 대표는 향후 위메이드 부회장으로 남아 박 의장의 경영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아직 새 대표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당장의 실적보다는 성장을 우선한다는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뛰어난 초반 성적을 낸 '나이트 크로우'의 성과를 장기 흥행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주된 과제다. 오는 29일로 예고된 주주총회 이후에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공개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관련 전문가를 영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위메이드 측은 “박관호 의장은 개발에 전념하며 경영을 지원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게임과 블록체인 사업의 수장으로서 회사를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