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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강현창 기자 입니다.
  • 자본시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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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캐나다 ‘올해의 차’ SUV-전기차 부문 2관왕

캐나다 SUV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현대자동차가 토론토 국제 오토쇼에서 개최된 '2025 캐나다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싼타페와 아이오닉 5 N이 나란히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싼타페는 '올해의 유틸리티 차', 아이오닉 5 N은 '올해의 전기차 유틸리티'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이번 수상으로 최근 4년간 3차례나 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 차를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앞서 2022년 투싼, 2023년 아이오닉 5가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시상식은 승용, 유틸리티, 전기차 승용, 전기차 유틸리티 등 4개 부문에서 진행됐다. 유틸리티 부문에서 싼타페는 마쯔다 CX-70, 토요타 랜드크루저와의 경쟁에서 승리했고, 아이오닉 5 N은 기아 EV9, 마쯔다 CX-70 PHEV를 제치고 수상했다. 캐나다 자동차기자협회 심사위원단은 싼타페의 인체공학적 설계와 직관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호평했다. 아이오닉 5 N은 641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N e-시프트 기능을 통한 스포티한 주행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에반 윌리엄스 캐나다 기자협회 대표는 “아이오닉 5 N의 고성능 특화 요소들은 전기차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혁신적이고 고품질의 차량을 통해 캐나다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캐나다 올해의 차는 캐나다 자동차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현지 자동차 전문가와 기자 등 4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와 투표로 선정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NG값 급등에 정유사 실적 개선 기대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TTF 선물거래소의 3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 10일 오전 MWh당 58.76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전거래일 대비 5.4% 상승한 것으로, 2023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작년 2월 중순 28유로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가스 가격 상승은 러시아발 공급 불안과 유럽의 한파로 인한 난방수요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유럽의 가스 재고는 현재 저장시설의 49% 수준으로, 작년 동기 67%에서 크게 감소했다. 겨울이 끝날 때쯤엔 3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갈등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 발표에 중국이 미국산 LNG에 보복 관세를 매기며 시장이 출렁였다. 14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의 미국 현물 LNG 가격은 MMbtu당 3.65달러를 기록했고, 시장은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LNG 가격이 오르면 석유 수요가 늘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LNG 가격이 상승하면 발전소와 산업체들이 보다 경제적인 대체 연료를 찾다보니 석유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특히 발전 부문에서 LNG 대신 석유 제품(중유, 경유 등)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석유 수요 증가는 석유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제마진은 원유 가격과 석유 제품 가격의 차이로 결정되므로, 석유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정제마진이 개선된다. 또한,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증가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여 석유 제품 가격 상승을 더욱 뒷받침한다.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 원유를 국내로 운송하여 판매하기까지 최소 한 달 내외의 시차를 두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원유가격 상승 시 정제마진이 확대되고 하락 시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한 석유 수요 증가는 이러한 시차 효과를 극대화해 정제마진 개선에 기여하게 된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현물가가 MMbtu당 20달러를 웃돌자 글로벌 기업들이 발전용 연료를 저유황 연료유로 바꾼 바 있다. 이로 인해 디젤의 평균 마진은 2021년 10~15달러에서 2022년에는 50달러까지 급등했다. 여기에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로 중국, 인도 등에 대한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제한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 조치로 인한 불확실성은 있지만, 러시아 제재로 국내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얻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임직원 자발적 모임 ‘ERG’ 출범

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1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DX부문 임직원 리소스 그룹(ERG)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조시정 DX부문 피플팀장 부사장과 임직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ERG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네트워킹 모임으로, 외국인 임직원, 접근성, 일하는 부모, 여성,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문화 전파 등 5개 주제로 운영된다. 현재 임직원 120여 명과 자문 임원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ERG 리더들은 대내외 네트워킹, 멘토링 프로그램, 임직원 인식 개선 교육, DEI 캠페인 등 향후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조시정 부사장은 “지속가능한 기업에는 DEI가 필수적"이라며 “개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배경이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해외에서 ERG를 운영 중이다. 2014년 북미를 시작으로 현재 38개 ERG에서 6400여 명의 임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여성의 날, 접근성의 날 등 다양한 네트워킹 행사를 진행하며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MX사업부 노은정 프로는 “글로벌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국내 ERG의 의미 있는 첫걸음에 함께 해 기쁘다"며 “포용적 문화를 위한 지속적인 활동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여성·외국인 리더 양성과 장애인 임직원 지원 등을 통해 혁신적 조직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임직원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모건스탠리 선정 로봇기업 100곳 중 韓 7곳…네이버 ‘눈길’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향후 10년간 기술 투자의 핵심 분야로 부상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주도할 100대 기업을 선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잠재적 시장 규모를 60조 달러로 분석했다. 이는 현재 글로벌 GDP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 그리고 두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크게 세 부문으로 나눴다. AI 칩과 소프트웨어, 반도체를 개발하는 '브레인(Brain)' 부문,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바디(Body)' 부문, 그리고 이 둘을 아우르는 '인테그레이터(Integrator)' 부문이다. 모건스탠리는 각 부문별로 선도 기업들을 선정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네이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7개 기업이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네이버는 소프트웨어 기업 중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네이버는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포함됐다. 이는 완전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네이버와 함께 테슬라, 애플, 아마존,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가 함께 선정됐다. 네이버의 선정 배경에는 다양한 로봇 기술 개발과 원천 기술 보유가 있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로봇 '루키'와 양팔 로봇 '엠비덱스'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로봇 운영체제(OS) 등 로봇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부분 '브레인' 부문에 포함된 것과 달리 네이버는 '인테그레이터'로 선정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다양한 형태의 로봇 개발과 함께 원천 기술을 보유한 점이 차별화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인테그레이터 부문 외에도 메모리와 팹리스 부문 브레인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와 AI 칩 개발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 브레인 기업으로 꼽혔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네이버, 삼성전자와 함께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로봇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 바디 기업으로 선정됐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의 선정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구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업체 BYD와 IT 공룡 알리바바, 텐센트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기업들은 주로 브레인 부문에 집중됐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아시아 기업들은 인테그레이터나 바디 부문에 많이 포진했다. 이는 하드웨어 제조 능력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본 기업들도 여러 부문에서 선정됐다. 소니는 인테그레이터 부문에, 혼다와 도요타는 바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혼다와 도요타는 오랫동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투자해 온 기업들이다. 혼다의 '아시모'는 세계 최초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유명하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에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보고서는 “기술적 과제와 함께 윤리적, 법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로봇 윤리와 관련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M&A 미리 알려달라는 IT 노조, 현실성 있을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노조들이 최초로 공동요구안을 제시하며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요구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온도 차가 뚜렷하다. 노동조합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 강화, 인사평가 기준 공개, 대기발령 제한, 기업 변동 시 사전 통보 등을 요구했지만, IT업계 경영진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3일 IT업계에 따르면 IT업계 산하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위원회는 최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IT기업을 대상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관련한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IT업계에 노조가 결성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공동요구안으로,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노조 연대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IT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기업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항목은 인사평가 기준 공개 요구다. IT위원회는 기업이 인사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평가 등급별 인원 비율 및 연봉·인센티브 인상률까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IT기업들은 이를 경영 기밀로 간주하고 있어 공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별 연봉·인센티브 체계는 핵심 경영 전략 중 하나다. 노조가 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상장사일 경우, 자본시장법상 공시 규정을 지켜야 하지만 일반 직원들의 인사평가 기준까지 공개할 의무는 없다. 일부 기업들은 평가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수준에서 협의가 가능하지만, 노조의 요구처럼 세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요구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위원회 설치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IT위원회는 사용자가 아닌 노사 동수(3:3)로 구성된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르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받거나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법은 조사의 주체를 명확히 지정하지 않았지만, 사용자에게 조사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동등한 비율로 참여하는 조사기구는 기존 법 체계와도 맞지 않고, 기업이 내부 감찰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전제한 요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기존 조사 시스템은 사측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실효성이 낮다며 위원회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제시한 대기발령 제한 요구 역시 기업들로서는 부담스러운 사안이다. IT위원회는 대기발령 시 노조에 사전 통보하고, 대상자에게 발생 사유와 일정 계획을 공개하며, 3개월 이내 전환배치를 완료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대기발령 기간 동안 임금을 전액 지급하고, 직무교육과 교육비 지원을 의무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 요구가 사실상 구조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T업계의 특성상 프로젝트 개편과 인력 이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노조 요구대로 모든 대기발령자를 3개월 내에 전환배치해야 한다면 기업 운영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대기발령에 대한 명시적 규정은 없다. 판례에 따르면 대기발령은 사용자의 인사권 범위 내에 있지만 그 기간은 합리적이면 된다. 기업 변동(분할, 합병, 양도, 휴업) 시 노조에 3개월 전 사전 통보하고, 시행 2개월 전에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하며, 1개월 전 노조의 서면 동의를 받으라는 요구는 가장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라는 평가다.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사업 구조조정은 기업의 경영권에 속하는 문제로, 현재 상법과 자본시장법상 주주총회와 공시 의무는 있지만 노조 사전 통보 의무는 없다. 한 IT기업 관계자는 “M&A는 기밀 유지가 필수적인데 노조에 미리 통보하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상장사라면 노조에 이런 내용을 미리 말하면 공정 공시 규정을 위반하는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IT업계는 비교적 유연한 근무환경과 고액 연봉을 제공하는 대신, 조직 운영에 있어 경영진의 권한이 강한 편이다. 반면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이 잦고 평가 기준이 불명확한 IT기업의 특성을 지적하며,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특유의 입장차이로 주요 기업들이 이번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노무사는 “노조가 제기한 일부 요구는 단체협약을 통해 협상할 수 있지만, 인사평가 기준 공개나 M&A 사전 통보 같은 요구는 현실적으로 기업이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번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향후 IT업계의 노사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동요구안이 실제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나 평가 기준 일부 공개 같은 요구는 내부 절차 개선을 통해 조정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대기발령 제한이나 기업 변동 시 사전 통보 같은 조항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이태민 기자 khc@ekn.kr

보급형 스마트폰도 생성형 AI 품는다...퀄컴, 새 AP 공개

퀄컴이 보급형 AP(Application Processor)에도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 기술은 그동안 고급형 AP에만 탑재되던 기능이다. 퀄컴은 13일 차세대 중급형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6 4세대 모바일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시리즈 최초로 생성형 AI를 지원하고, 이전 세대 대비 CPU 성능은 11%, GPU 성능은 최대 29% 개선됐다. 전력 소모는 오히려 12% 줄어들어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어났다. 시리즈는 최초로 4비트 정수(INT4) 연산을 지원해 데이터를 다루는 단위를 더 작게 처리한다. 그 덕분에 AI 처리 속도와 효율성이 향상됐다. 이를 활용해 콘텐츠 요약과 이메일 작성 등을 도와주는 가상 비서 기능을 탑재했다. 또 퀄컴 센싱 허브(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기술)와 AI 엔진으로 사용자의 활동을 분석해 앱 추천과 설정 조정도 가능하다. 새로운 스냅드래곤은 게이머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기능들을 탑재했다. 4K 해상도에서 스냅드래곤 게임 수퍼 레졸루션 기술로 영상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아드레노 HDR 패스트 블렌드 기술은 복잡한 게임 장면을 기존 대비 2배 빠르게 처리한다. 프레임 모션 엔진은 배터리 소모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프레임률을 2배로 높였다. 카메라 기능도 강화됐다. 12비트 트리플 ISP(이미지 신호 처리 장치)를 탑재해 사진과 동영상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고, 스냅드래곤 로우라이트 비전으로 야간 촬영 시에도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최대 200MP(메가픽셀) 단일 촬영을 지원해 확대 시에도 디테일한 표현이 가능하다. 제로 셔터 랙 기술로 최대 16MP 트리플 카메라와 32+16MP 듀얼 카메라, 64MP 단일 카메라를 초당 3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연결성 측면에서도 진화했다. 5G 모뎀-RF 시스템은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새롭게 추가된 트리플 주파수 위치 지원(L1/L5/L2)으로 내비게이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 퀄컴 패스트커넥트 모바일 커넥티비티 시스템으로 빠르고 반응성 높은 와이파이 6E를 제공한다. 오디오 경험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퀄컴 aptX 무손실 오디오 스트리밍을 기능을 도입했으며, LE 오디오로 여러 기기에서 동시에 음악을 재생할 수도 있다. 기기 내장 디스플레이는 FHD+ 해상도에서 최대 144Hz 주사율을 지원하고, 외부 디스플레이는 최대 4K 60Hz와 10비트 색심도, HDR10과 HDR10+를 지원한다. 디푸 존 퀄컴 제품관리 시니어 디렉터는 “스냅드래곤 6 4세대는 AI와 게이밍, 촬영 기능이 크게 향상돼 보급형 스마트폰의 진보를 이끌 것"이라며 “초고속 5G와 와이파이로 언제 어디서나 새로운 차원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스냅드래곤 6 4세대 도입이 확정적이다. 리얼미(realme)는 새로운 중급 스마트폰에, 오포(OPPO)는 중급 라인업에 이 칩셋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너(Honor)도 신제품에 이 칩셋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여러 제조사가 이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예상되나 구체적인 모델명이나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2025년 중반이나 하반기부터 출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자사주 소각 앞둔 삼성 ‘금산분리 해결’ 시동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직후 금산분리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2800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최근 이 회장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불공정 거래 혐의에 대해 항소심 무죄 판결을 받은 직후 나온 첫 지배구조 관련 결정이다. 12일 주식시장 개장 전에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 425만2305주(2337억7471만9680원)을 매각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기존 8.51%에서 8.44%로 낮아졌다. 삼성화재도 장전 이날 삼성전자 주식 74만3104주(408억5288만5504원)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이에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도 1.48%로 낮아졌다. 이번 매각 결정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위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이번 주 중 완료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취득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두 금융 계열사의 지분율이 상승한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번 지분 블록딜이 이뤄졌다. 현행 금산법은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에 대한 비준율 합산은 이번 블록딜로 10.00%에서 9.92%로 낮아졌다. 이에 향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크게 해소된 뒤 나온 결정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약 9년간 각종 법적 분쟁에 휘말려왔다. 특히 2020년 9월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불공정 거래 및 시세 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기간 동안 삼성그룹은 총수의 부재와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규모 투자와 지배구조 개선 등 주요 의사결정에 제약을 받아왔다. 지난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에는 그룹 차원의 통합적인 전략 수립과 조율 기능이 약화됐다. 이 회장은 2019년 삼성전자 이사회 멤버십에서 사임했으며, 이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이어져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그 결과 이번 지분 매각 조치처럼 지배구조에 영향을 끼치는 결정이 쉽게 나오기 힘들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법규 준수를 넘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산분리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그룹의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를 목료로 10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3조원을 소각한 뒤 남은 7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소각해야 하기에 금융계열사의 지분 매각이 더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법률에 따른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이 더 큰 목표로 분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무죄 판결은 삼성그룹이 그동안 미뤄왔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금산분리 문제는 삼성그룹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미국발 ‘관세 폭탄’ 온다…반·차·약 ‘트리플 악재’ 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관세 정책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국내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강화에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 제약 등이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모두 북미 지역을 주요 수출처로 삼고 있는 업종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다음 행보에 촉각이 곤두서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는 3월 12일자로 기존 관세 관련 협정은 모두 종료되고 새로운 관세가 부과된다. 이는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도입했던 철강 25%, 알루미늄 10% 관세를 더욱 강화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외나 면제가 없다"고 밝혀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관세 정책의 핵심 목표는 미국 제조업 보호와 부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통해 수입품 가격을 올려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들의 국내 생산 시설 투자를 유도하며,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무역 적자 해소, 국가 안보 강화, 무역 협상에서의 협상력 제고 등도 관세 정책의 주요 목표로 꼽힌다. 미국우선주의가 심화하면서 관세압박이 심해지자 한국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와 자동차, 제약 등 업종의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제조업 부활을 위해 보편관세 정책을 강화, 이를 통해 해당 산업의 생산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전략을 실행 중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먼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반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2024년 3분기 미국 매출 비중이 58.8%에 달해 관세 부과 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3분기 미주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84조6771억원을 기록했는데, 관세로 인해 이러한 성장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대만산 반도체에 100%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큰 혼란이 생기면서 반도체 업계에 이중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의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3분기 현대차의 북미 매출은 57조38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며, 기아 역시 48조9473억원으로 12% 늘어났다. S&P 글로벌 모빌리티 분석에 따르면 관세 부과 시 자동차 한 대당 평균 6250달러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판매량 감소가 우려된다. 부품업체들의 연쇄 타격도 예상돼 자동차 산업 전반의 위기가 고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1~10월 누적기준 국내 의약품 수출액 76억1000만달러(약 11조원) 중 대미 수출액은 12억1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로, 미국은 우리나라 의약품 최대 수출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관세부과 방침은 미국 내 의료계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의약품은 필수소비재 성격이 강한 만큼 관세 부과로 가격을 높이면 결국 미국 내 환자와 수입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미국 내 제네릭 제조업체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 면제나 예외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생산기지 다변화와 같은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한국 기업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도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더욱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동시에 정부 차원에서도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의약품 관세가 부과된다면) 우리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위탁개발생산(CDMO)이나 바이오시밀러, 수출량이 늘고 있는 보툴리눔톡신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관세율 등이 나오지 않은 만큼 정부와 산업계가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김철훈 기자 khc@ekn.kr

‘매출이냐 수수료냐’…숲(SOOP) 회계처리 논란

플랫폼 기업 숲(SOOP·옛 아프리카TV)의 회계처리 방식이 금융감독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유사한 사례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리 수위가 높아지면서 플랫폼 기업의 수익 인식 기준에 대한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숲은 최근 수백억 원 규모의 분식 회계가 있다는 의혹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를 받고 있다. 금융 당국이 분식 회계가 아니냐고 지적하는 부분은 숲은 게임 콘텐츠 광고 매출로 알려졌다. 숲은 스트리머에게 지급되는 광고비까지 자사 매출에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숲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3분기 누적 매출 3114억원 중 639억원이 '광고 및 콘텐츠 제작' 부문 매출이며, 이중 일부가 문제가 된 게임 콘텐츠 광고 매출로 파악된다. 이런 방식의 회계처리가 문제라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어긋나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본인-대리인' 구분에 대한 해석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분식 회계는 아니라는 해명이다. 숲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자사의 매출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78.4%가 별풍선, 구독 등 '기부경제선물'로 구성된 플랫폼 매출이며, 20.5%가 광고 및 콘텐츠 제작 매출이다. 광고 매출은 플랫폼 내 광고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광고'와 라이브방송 및 영상제작을 통한 '콘텐츠형 광고'로 나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부분은 '콘텐츠형 광고' 매출 인식 방식이다. 숲은 스트리머를 통해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플랫폼 운영 수수료가 아닌 총매출로 인식해왔다. 이는 스트리머가 실질적인 광고 용역 제공자지만, 숲이 마치 직접 광고 용역을 수행한 것처럼 회계 처리를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숲은 스트리머와의 계약 관계, 수익 배분 방식, 광고 제작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결국 숲과 스트리머의 계약이 실질적인 파트너십에 부합하는지, 수익 배분 방식이 공정한지, 광고 제작 과정에서 숲의 역할이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명확히 따지기 어렵다. 문제는 이를 해석하기 위한 IFRS(국제회계기준)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IFRS 15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 기준서에 따르면,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전에 그것을 실질적으로 관리한다면 '본인'으로 간주돼 전체 금액을 수익으로 인식한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대리인'으로 간주돼 수수료만 수익으로 인식해야 한다. 숲의 경우 자사를 광고 서비스의 '본인'으로 판단해 전체 금액을 매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이를 '대리인' 역할로 보고 수수료만 매출로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본인-대리인 구분 문제는 IFRS 15의 복잡성과 해석의 여지에서 비롯된다. IFRS 15는 수익 인식에 대한 포괄적인 지침을 제공할 뿐이다. 어떤 것을 적용할지는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성과 복잡성에 따른 선택의 영역으로 남는다. IFRS 15는 '통제' 개념을 중심으로 본인-대리인 구분을 판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통제'다. 통제에 대한 정의와 적용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나 무형자산 거래에서 누가 실질적인 관리권을 갖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숲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숲의 것인지, 숲을 통해 방송하는 스트리머의 것인지 해석하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다. IFRS 15는 본인-대리인 구분을 위한 지표들을 제시하지만, 이 지표들의 적용과 해석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안내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결국 플랫폼 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번 당국의 규제 처럼 성장통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규정 자체가 모호하다보니 분쟁을 통해서 사례를 쌓아야 실효성 있는 규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많아지고 있는 플랫폼 기업들의 경우 전통적인 본인-대리인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 여러 당사자가 관여하는 거래가 많고, 여러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복합적인 계약으로 묶어 실무를 진행하다 보니 각 당사자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회계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업이 단순히 중개 역할만 하는지, 아니면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직접 제공하는지를 구분하기 위해 복잡한 사업 분석을 먼저 진행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 환경에서 전통적인 회계 기준과 새로운 사업 모델 간의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도 비슷한 문제로 증권선문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기업들의 수익 인식 기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LG, AHR 엑스포서 북미 공조시장 격돌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인 'AHR 엑스포 2025'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1800여개 글로벌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두 기업은 대형 전시장을 마련해 시장 주도권 다툼에 나섰다. 10일 각 업체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트렌드에 맞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전면에 내세웠다. 고속 회전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띄워 마찰 손실을 최소화한 이 제품은 대형 AI데이터센터의 냉각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북미 가정용 시장을 겨냥한 고효율 하이브리드 '하이렉스 R454B' 실외기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기존 냉매 배관과 전선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설치 비용 절감과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양사는 친환경 기술 경쟁에서도 맞붙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냉매 규제에 대응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30% 낮은 R32 냉매를 적용한 '인버터 스크롤 칠러'를 공개했고, 삼성전자도 같은 냉매를 적용한 상업용 DVM 대용량 시스템에어컨으로 응수했다. LG전자는 '2025 AHR 혁신상'을 수상한 '주거용 한랭지 히트펌프'로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 제품은 영하 35℃에서도 안정적 난방이 가능하며, 실외기 응축수 동결 방지 기술로 효율을 극대화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연동 무풍에어컨으로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했다. 양사의 경쟁은 전시 방식에서도 드러났다. LG전자는 ES사업본부 출범 후 첫 전시인 만큼 '코어테크'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내부 구조와 핵심 부품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27냉동톤급 대용량 스크롤 컴프레서도 처음 공개하며 상업용 시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200L 전용 물탱크가 탑재된 '클라이밋허브 모노'를 비롯한 EHS 제품군을 전시하며 시스템 에어컨 라인업의 다양성을 부각했다. 공기열과 전기로 온수를 만드는 이 제품은 화석연료 보일러 대비 높은 효율과 낮은 탄소 배출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DA사업부 최항석 상무는 “독보적 기술력과 스마트싱스 연결 경험이 결합된 혁신적 공조 솔루션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고, LG전자 ES사업본부장 이재성 부사장은 “다양한 공간·기후 맞춤형 솔루션으로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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