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가 중국을 향한 '관세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멕시코로 우회 수입되는 '중국 전기차'에 대해 200% 이상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위협했다. 반면 일각에선 트럼프의 이러한 공격이 BYD 등 중국 전기차 기업의 질주를 제대로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최근 유럽도 50%에 달하는 세금을 매겼지만 이들의 성장세를 전혀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공약으로 멕시코를 통해 우회해 들어오는 수입차에 대해 2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BYD 등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멕시코로 진출하려는 것을 원천차단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멕시코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이 있어 이를 현실화하기엔 다소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는 USMCA 협약을 통해 일정 기준을 충족할 시 각국 생산차량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에 BYD, 체리자동차 등 중국 업계도 멕시코 공장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한 차량들은 미국, 유럽 등으로 판매될 때 관세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최근 독보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올해 1~9월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261만5000대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2%의 성장률과 함께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계가 하향세를 보인 것과 대조되는 실적이다. 특히 BYD는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24% 증가한 약 28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테슬라의 3분기 매출 보다 30억달러 가량 높다.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는 상황에 더불어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율을 확정지으며 압박하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이 확대된 것이다. 업계에선 내수 판매를 넘어 유럽, 아세안 5국, 남미 등 현지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속도가 늦은 지역에 대해 가격 경쟁력을 통해 시장 선점하는 전략이 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미국, 유럽처럼 관세장벽이 높은 국가에서는 현지 생산 시설 혹은 멕시코 등 우호국가 생산 공장을 구축해 관세장벽을 우회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자 트럼프는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해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멕시코엔 여러 국가들의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보다 저렴한 투자비용을 통해 미국 시장에 무관세로 판매할 수 있는 매력적인 거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의 기아, 일뵨의 토요타, 혼다, 독일의 폭스바겐 등 여러 국가의 기업들이 멕시코에서 차량을 생산 중이다. 심지어 GM, 포드 등 미국 브랜드들도 이곳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00%의 관세를 매긴다면 각국의 반발이 심할 뿐만 아니라, 자국 기업들의 성장도 막는 꼴인 것이다. 업계에서도 트럼프가 결국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세를 매기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지만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계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관세가 아닌 다른 경쟁력을 통해 중국 전기차를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극심해지는 미중 갈등에 한국 자동차 업계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만약 멕시코산 자동차 수출이 막히더라도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 3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