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계에 전장화·전동화가 진행되면서 블랙박스·엔진첨가제 등을 판매하는 용품업계가 다른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신차에 블랙박스 기능을 하는 빌트인 캠이 장착되면서 블랙박스가 필요 없어졌고 전기차 전환이 이뤄질수록 엔진첨가제의 판매량도 떨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용품 업계는 가전제품, 세차·캠핑 용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마련해 수익성을 보전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팅크웨어, 불스원 등 차량 용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수익뿐만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팅크웨어는 연결 기준 2023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4.9% 증가한 420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45억원 대비 약 8배 성장한 3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당사 사상 최대 실적이다. 최근 신차 모델에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빌트인 캠이 옵션으로 탑재되면서 블랙박스의 수요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로보락 등 팅크웨어의 생활가전 부문이 이전보다 많이 치고 올라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팅크웨어의 매출 분석 결과 블랙박스와 생활가전 제품의 매출액이 각각 2200억원, 2000억원으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팅크웨어의 생활가전 부문은 로봇청소기 로보락이 견인하고 있다. 로보락은 2021년부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팅크웨어 관계자는 “빌트인 캠으로 인해 블랙박스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로봇청소기, 음식물처리기 등 가전제품 판매로 인해 이러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불스원샷 등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자동차 용품 브랜드 불스원도 이같은 전략으로 지난해 좋은 성과를 올렸다. 불스원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482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9.9%, 영업이익은 16.5% 오른 수치다. 불스원에 따르면 대표 품목인 연료첨가제 '불스원샷'이 전년대비 10% 이상 매출 성장하는 등 여전한 영향력을 보여준데 이어 차량용 방향제, 와이퍼, 세차용품 등의 제품의 판매량도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불스원은 전기차 전환 시대에 대비해 다양한 에프터마켓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는 모터로 구동되기 때문에 불스원샷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이에 불스원은 헬스케어 전문 브랜드 밸런스온, 디테일링 브랜드 루나틱 폴리시, 캠핑용품 브랜드 캠크루 등 파워트레인에 관계없이 꾸준한 판매를 올릴 수 있는 제품군을 마련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올해 법제화 움직임에 따른 EU 내 블랙박스 시장 확장에 대한 기대감, 신제품 론칭, 오프라인 채널 확대를 통한 로보락·라이펀 등 환경생활가전 사업의 도약을 통해 좋은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