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후 법안 폐기 수순 총선 후 원점에서 시작 '부산 이전' 산은법 진척 없어 '혁신안' 새마을금고법 개정도 공회전 KDB산업은행과 새마을금고가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총선 이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된 법 개정안이, 새마을금고는 혁신안 실행과 관련한 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 '부산 이전' 산은법 민주당에 막혀…산은엔 희소식 2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 2월 임시국회가 오는 19일 개회하고,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오는 29일 열린다. 사실상 4·10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국회다. 이번에 처리되지 못하는 법안들은 폐기 수순을 밟고, 22대 국회에서는 법안 발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산은의 경우 본점을 부산에 둬야 한다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1월 정무위원회 소속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등 15명은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 산은법 제4조 1항에 '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문구에서 '서울특별시'를 '부산광역시'로 고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9월에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2명도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문구의 '서울특별시'를 '부산 금융중심지'로 수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박 의원은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산은의 부산 이전을 지지하고 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정부와 국민의힘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에 제동이 걸려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의원들이 있는 탓에 산은의 부산 이전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부산 이전의 명분이 부족한 데다 설득 과정과 제대로된 절차를 밟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은법 개정안의 표류는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산은 입장에서는 다행인 상황이다. 산은은 총선 결과에 따라 산은법 처리 속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개정안 처리 움직임이 약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산은 노동조합과 직원들은 산은의 부산 이전 공약 철회를 요구하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새로 국회가 시작되면 법안 발의부터 새로 해야 하는데, 그 때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지금의 입장을 견지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 이슈에서 자유로워지면 의원들이 소신 있게 발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총선 시즌에는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새마을금고법 개정 지연…혁신 동력 약해지나 새마을금고의 경우 지난해 11월 발표한 혁신안을 실천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등 10명의 의원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등 10명의 의원이 같은해 12월에 발의한 개정안은 행정안정위원회에 회부된 후 계류 중이다. 이 법안들은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을 단임제로 하고, 전무이사와 지도이사를 경영대표이사로 통합하는 등 지배구조를 손질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11월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경영혁신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새마을금고에서 뱅크론(대규모 인출 사태), 임직원 비위 등이 발생하며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배구조 변화는 혁신안의 가장 큰 핵심이다.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금품 수수 혐의가 드러나며 중앙회장에 대한 과도한 권한 집중이 도마 위에 오른 만큼 회장 임기를 연임제에서 4년 단임제로 변경하고, 역할을 축소해 변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새마을금고 혁신 동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총선 전에서는 사실상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총선 이후 원점에서 법안 개정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법안 방향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어 여러 의견들을 조율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 외에 내부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이행 과제를 점검하며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앙회와 행정안전부가 협의체를 만들어 교류하고 있다"며 “혁신안을 법안으로 어떻게 반영하고 속도감 있게 갈 수 있을 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