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대주주 리스크 우려를 불식시켰다. 새 사업 진출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시장 우려에도 “특정한 사업에 국한돼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카오뱅크는 내년에는 1억원 초과 신용대출 상품과 담보대출을 출시해 개인사업자 대출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7일 진행한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해 카카오뱅크의 신규 진출이 제한된 영역은 크게 신용카드와 마이데이터, 신용평가(CB)와 같은 특정한 영역에 국한돼 있다"며 “나머지는 개별 법령을 살펴보면 명시적으로 제한되지 않아 금융당국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추가 인가가 주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카카오의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되자, 카카오뱅크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제동이 걸려 신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김 COO는 “구체적으로는 투자자문업와 방카슈랑스와 같은 보험 영역은 진출하는 데 특별한 제약이 없다"며 “집합 투자와와 같은 부문은 이미 라이선스를 받고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외 신탁 부문도 법 규정에 따라 금융당국과 협의 하에 진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카카오뱅크는 이미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금융회사와의 제휴나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신용카드의 경우 인가 취득에 제약이 있다 보니 기존 신용카드사와 적극 협업해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카드와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또 당국이 적극 장려하고 있는 혁신금융이나 제휴를 통한 슈퍼 앱과 같은 모습으로, 카카오뱅크 서비스와 가장 어울리는 외부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 중이다"고 부연했다.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리스크 우려와 주택담보대출 확대 제약에도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결과를 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2분기 순이익은 1202억원으로 46.6% 각각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강화해 가계대출 확대 제약을 극복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경계하며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분기에 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는 연간 순이자마진(NIM) 가이던스를 2.2% 내외로 잡고 있다. 김 COO는 “향후에는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기업대출 포트폴리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먼저 시작한 신용대출과 보증대출을 통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올해 1조원 순증, 말잔 기준으로 약 2조원의 포트폴리오로 만들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 내년에는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과 다양한 형태의 담보대출 등 2가지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개인사업자 대출의 건전성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COO는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강화한다는 차원과, 1억원 이상 고객 관심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출시 시점이 올해에서 내년으로 늦춰진 것에 대해서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자금 용도를 확인해야 하고 사업자 실사를 해야 하며 다양한 형태의 담보물을 모두 상품화해야 한다"며 “앞서 주택담보대출을 준비할 때도 당초 계획보다 기간이 길어졌는데, 개인사업자 담보물 형태가 굉장히 다양한 데다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와 같은 새로운 규제 비율을 도입해야 해 당초 계획보다 출시 준비 기간이 더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4분기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인 '밸류업' 프로그램도 공시할 계획이다. 김 COO는 “기존 은행권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성장이 키워드가 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밸류업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의 구체적인 수치도 들어가겠지만, 그보다는 카카오뱅크가 예대마진이나 수수료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사회적 효용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이를 통해 중저신용자의 대출 공급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해 포용금융을 이끌어갈 지 등의 고민을 담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