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향상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국내 납품 보다 수익성이 높은 수출 물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도 호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2조원대 후반의 매출과 3000억원대 중반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영업이익은 200% 가까이 향상된 수치다. 폴란드에 인도된 K-9 자주포 24문과 천무 다연장로켓 12문 등이 매출로 인식된 영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K-9 212문·천무 218대 규모의 1차 실행계약에 이어 K-9 152문과 천무 72대 등으로 구성된 2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들 무기체계가 지속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으로, 향후에는 △이집트향 K-9 △호주향 레드백 보병전투차(IFV)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엔진 등의 납품이 인식된다. 국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장약 스마트팩토리도 구축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00억원·500억원 규모다.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27% 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4차 양산과 아랍에미리트(UAE)향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체계(M-SAM) 천궁-Ⅱ 다기능레이더(MFR) 개발 등의 영향이다. 사우디향 천궁-Ⅱ MFR과 폴란드향 K-2 전장구성품을 비롯한 제품도 실적에 기여할 품목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말 기준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를 포함한 총 수주잔고는 68조원에 달하며 최근 루마니아와 체결한 K-9 및 K-10 탄약운반장갑차 공급계약을 더하면 69조원을 넘어간다. 이 중 방산부문 수주잔고는 38조원에 육박한다. 현대로템의 경우 매출 1조1000억원·영업이익 1100억원을 달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은 11.2%, 영업이익은 57.5% 가까이 성장했다. 폴란드향 K-2 전차가 18대 가까이 인도된 덕분이다. 이후로도 내년까지 분기당 20~24대 납품 등 총 4조5000억원(180대)의 1차계약을 이행할 방침이다. 2차 계약(820대)까지 예정대로 진행되면 대규모 일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7월말 방위사업청과 1500억원에 달하는 K-1A2 전차 외주정비 계약도 맺었다. 앞서 방사청으로부터 2400억원 규모의 K-1 전차 외주정비 사업도 수주했다. 페루에도 K808 차륜형장갑차 백호 30대를 공급한다. 계약 규모는 6000만달러 수준이다. LIG넥스원과 손잡고 다목적 무인차량에 유도무기 현궁, 무인체계 플랫폼에 안티드론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레일솔루션 부문도 미국·우즈베키스탄·이집트를 포함한 국내외에서 수주잔고를 쌓고 있다. LIG넥스원은 매출 7100억원·영업이익 600억원을 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각각 34%, 영업이익은 46%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휘통제부문이 차세대군용무전기(TMMR) 2차 양산에 힘입어 수익성이 향상됐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담당하는 정밀타격부문도 현궁 3차 양산사업과 개발사업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0일 3조7000억원 규모의 이라크향 천궁-Ⅱ 공급계약도 공시했다. 앞서 2000억원 상당의 인도네시아 경찰헬기 수리부속 사업을 수주했고, 6.75인치 유도무기 비궁은 미국 수출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방사청과 청상어 경어뢰 검사정비 군수지원(PBL) 계약도 맺었다. 반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매출 9100억원·영업이익 600억원 등 전년 동기 수준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KF-21과 상륙공격헬기를 비롯한 무기체계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나, 새롭게 매출로 인식되는 프로젝트가 부재한 탓이다. 이르면 올 3분기 체결될 것이라던 회전익항공기 수출이 연기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고정익항공기도 폴란드향 FA-50PL 인도 전까지는 수익성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기체부품이 에어버스와 보잉 등 주요 고객사 납품에 힘입어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향후 실적은 우즈베키스탄 등 FA-50 수출국 확대 및 수리온 헬기 수출 등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위경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폴란드에서 제기된 FA-50 갭필러 물량의 가동률 문제가 부수 부품 입고 등에 대한 이슈라는 점을 들어 향후 계약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