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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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원희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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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 패러다임 세미나] “탄소감축 이행한 기업 실제 이익 얻어야···단순 지원으론 안돼”

“탄소감축을 이행한 기업이 실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단순히 대기업 지원이 아닌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자원경제학회·국회미래연구원 주최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산업정책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의 대응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산업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 가야할 정책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산업 부문이 탄소 배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탄소중립 실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탄소중립은 단순히 대기업 지원이 아닌 혁신과 도전을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대기업 지원 불가론을 극복하고 연구개발(R&D)과 같은 혁신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탄소중립은 메가 트렌드이고, 이를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그린 인프라와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탄소 감축이 실제 기업의 이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팀장은 “탄소 감축을 이행한 기업이 이익을 볼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본의 사례를 언급했다. 장 팀장은 “일본은 탄소 감축에 성공한 기업이 경제적 이익을 얻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기존의 감축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성장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관련 R&D와 예산 투자 방식을 개선해 기술 보급과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동규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국제 정세의 급박한 변화 속에서 탄소중립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청정경쟁법(CCA)이 각국의 탄소 집약도 차이를 반영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교수는 “미국는 유럽연합(EU)와 달리 각국의 탄소 집약도 차이를 반영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탄소 집약도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준비해야 한다"며 “산업 전략은 구체적 실행 방안이 부족하며,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재원의 문제가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탄소 감축 예산 대부분을 기존 예산을 돌려쓰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실질적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산업계에서는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효수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실장은 “유일하게 국내 반도체 기업만 배출권 규제에 따른 규제를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나 반도체 기업들에 비해서 다양한 감축 기술을 확보하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며 “충분한 재생에너지 물량이 필요하고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발전)단가가 결정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탄소중립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정가스를 아예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가스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같은 전문가들의 제언에 기업들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상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환경과 과장 “(이번 세미나에서) 산업부가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인센티브 쪽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데이터 활용이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다. 산업부에서 공급망 전체의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한다.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는 얼라이언스를 통해서 산업부 혼자가 아닌 기업들과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원희·윤수현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산업 패러다임 세미나] “산업 대전환 종합전략 수립과 이행 체계 법제화 필요”

산업부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산업 대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종합전략 수립과 관련 법제화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이행하는데 있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재원 및 분배체계 마련과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꼽았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자원경제학회·국회미래연구원 주최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산업정책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의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국내 탄소중립 산업정책의 현주소와 개선방향'을 주제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전문가 7인과 철강, 시멘트, 반도체, 화학 등 산업계에 속한 전문가 12인을 대상으로 표적집단면접법(FG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 연구위원은 “전문가들은 모두 1순위로 탄소중립 재원 마련 및 재원분배 체계가 필요하다고 꼽았고, 2순위는 거버넌스 체계였다"며 “종합적인 탄소중립 산업전략 수립이 필요하고 에너지, 무역통상, 인프라 등 관련 정책을 포괄해야 하고 재원 확보 및 재원분배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내용들을 다 포함해서 입법을 추진해야 하고 실효성을 위해 전략수립과 재원 마련 거버넌스 민간 협력 체계를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7인의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부문 정책의 문제점으로 △탄소중립 정책 수립 및 이행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 부족 △산업통상자원부 내 탄소중립 산업전환 관련 정책 전담 인력 부족 △기후변화대응 관련 예산 구조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연계성 부재 △산업부분 전환을 위한 예산 할당 저조 및 포괄적 지원방안 부재 등을 꼽았다. 12인의 산업계 전문가 조사에서는 분야별로 정책이 수립되고는 있으나 산업별로 분절된 정책이 수립돼 산업 전반의 종합적인 고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비용 추계 및 재원확보 방안과 정책 수립 및 이행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을 바탕으로 산업 대전환을 위한 종합전략 수립과 이행 체계 구축을 위한 법제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산업 패러다임 세미나] “트럼프 2기, 탄소국경세 무역장벽으로 활용할 것”

내년 1월 출범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탄소국경세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가 아닌 무역 장벽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탄소국경세 관련 법안에서 곧 합의를 이룰 것이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팀장은 한국자원경제학회·국회미래연구원 주최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산업정책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의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미국 환경 및 에너지 정책 방향과 탄소국경세 도입 동향'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강 팀장은 “미국 내 탄소배출 문제와 무역장벽을 연결짓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공화당과 민주당이 발의한 탄소국경세 관련 5개 법안이 큰 틀에서는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양당 간 합의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1기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는 탄소국경세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라이트하이저가 USTR 또는 재무장관이 될 경우 탄소국경세를 무역장벽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 팀장은 “미국의 탄소국경세는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보다 대상 품목 범위가 넓은 게 특징"이라며 “미국 탄소국경세 면제 요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국가 차원의 탄소배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검토 중인 탄소국경세 대상은 철강, 시멘트뿐만 아니라 반도체, 태양광셀, 리튬이온배터리, 풍력발전기, 핵심광물까지 고려한다. 강 팀장은 트럼프 2기에서는 화석연료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봤다. 그렇다고 해서 재생에너지 산업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 봤다. 그는 “재생에너지 산업은 정책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투자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균등비용(LCOE)이 충분히 낮아져 보조금을 받지 않아도 경제성이 나온다. 미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하향 추세다. 이미 2017년 육상풍력을 통해 '그리드패리트'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리드패리트란 화석연료 발전과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같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기업에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가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강 팀장은 “재생에너지 분야 전망은 부정적이고 불확실한 측면은 있다. 트럼프는 현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를 전면 뒤집을 것으로 예상되고 IRA 전면 폐기를 시도할 전망"이라면서 “그러나 IRA 수혜 지역이 주로 공화당 강세주라는 점에서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법안 폐기 시도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 생산국가로 재건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이 세계 1위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미국 내 에너지생산 규제를 완화하고 원자력을 포함한 모든 에너지 생산을 촉진할 것이다.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화석연료 운송 관련 인프라 규제를 폐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출권 보고서 시리즈] 10월 탄소배출권價 26.1% 급등…“경매 활성화 영향”

10월 탄소배출권 가격이 전월 대비 26.1%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로 경매활성화와 공급 감소 정책 영향 등에 힘입어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배출권 전문기업인 에코아이의 '카본아이 배출권 시장 동향 및 전망 월간보고서 11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KAU24' 종가는 톤(t)당 1만2550원으로 9월 30일 9950원보다 26.1%(2600원)나 급등했다. 지난달 KAU24 장내 거래량은 총 314만245톤으로, 전월 대비 약 두 배 증가했다. 시장 참여자별 비중을 살펴보면, 할당대상업체가 32.4%, 시장조성자가 67.0%, 거래중개회원이 0.6%의 거래를 차지했다. 특히 시장조성자는 205만732톤을 매도하고 211만5436톤을 매수해 거래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 할당대상업체의 경우, 잉여업체가 107만5234톤을 매도한 반면 부족업체는 95만9809톤을 매수하며 주요 시장 참여자로 활약했다. 박현신 에코아이 팀장은 “KAU24 가격상승은 특히 유상할당 경매의 활성화와 공급 감소 정책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며 “하반기 들어 KAU24 경매 공급량은 7, 8월 각각 100만톤, 9, 10월 각각 350만톤으로 증가했다. 응찰률은 대부분 120~140%를 기록하며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당취소 기준 강화와 잉여업체 이월승인 기준 완화 등 정책 변화가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며 “할당취소 기준이 기존보다 엄격해지며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잉여업체의 순매도량은 기존의 3배에서 5배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11월, 12월에도 상승세가 일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팀장은 “11~12월의 경우 하반기 할당대상업체 비수기 속 현재 수준 유지 및 점진적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동안 배출권 경매 공급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내년 상반기에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박 팀장은 “하반기 할당대상업체 거래 비수기 속에서 무리한 KAU24 유상할당 경매 공급은 내년 상반기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현재 KAU24 유상할당 경매 활성화가 배출권 수요 회복에 기반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부족업체의 추가 매수 여력, 유상할당 경매 공급량 등에 따른 배출권 수급이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단체, 전력망특별법 전면 재검토 요구…“송전망 건설 최소화해야”

환경·시민단체들이 '첨단산업 전력공급을 위한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전력망특별법) 제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20일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74개 환경·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력망특별법이 제정된다고 해도 전력 수요처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 발전시설을 지어 장거리 송전선로를 건설해야 하는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지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현재 전력망 문제는 송전선로의 총량이 부족한 것이 아닌, 워낙 많은 전력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문제로 발생한 것"이라며 “단순히 송전선로를 추가 건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요 불균형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전력망특별법은 수도권의 전력수요를 더 늘리고 재생에너지 공급은 더디게 만드는 법으로 작동될 우려가 크다"며 “법안의 배경이기도 한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석탄, 원전을 위한 송전망 건설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석탄, 원전 중심의 전력망이 아닌 재생에너지를 우선 공급하는 전력망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를 분산해 추가적인 송전망 건설을 최소화하고, 송전망 건설이 불가피하다면 구체적 로드맵을 시민사회와 투명하게 논의해달라고 제안했다. 전력망특별법은 국가기간 전력망확충위원회를 설치해 국가 주도의 범정부 국가 전력망 개발사업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반도체클러스터 등 국가 첨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도권 등 대규모 전력수요처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국회에는 9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앞서 김상훈 국민의힘·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3일 전력망특별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韓 기후변화대응지수 67개국 중 최하위인 63위”

우리나라가 기후변화 대응능력이 최하위 수준이라고 분석한 국제 환경단체 분석이 나왔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파리기후협약을 지키는 데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20일 기후솔루션은 독일의 비영리연구소인 저먼워치, 뉴클라이밋 연구소, 세계 기후단체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후변화대응지수로 총 67개국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비교한 뒤 순위를 매겼다. 세계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아래로 제한한다는 파리협약을 달성하기 위한 경로를 따르고 있는 나라는 이 가운데 단 한 곳도 없다는 이유로 1~3위를 비워놨다. 우리나라는 67개국 중 63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위는 64위였다. 한국 아래의 최하위 국가인 이란(67위)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66위), 아랍에미리트(65위), 러시아(64위)다. 이들 모두 산유국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석유, 가스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나라 가운데 가장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올해 우리나라의 성적인 낮은 이유로 2도 제한 온실가스 감축 경로에 부합하지 않는 NDC와 신규 석유·가스 사업을 늘리려는 투자 의지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지난 8월 29일 한국 헌법재판소는 한국의 현재 NDC가 2030년 이후 감축 계획이 없는 점 등을 들어 현재와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한국은 파리협약 경로에 맞는 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하고 석탄과 가스 발전은 현재 목표(2050년)보다 앞당긴 2035년에 폐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메탄 배출을 2020년 대비 30% 줄이기로 한 글로벌 메탄 서약에 가입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동해안 석유가스전을 개발하겠다는 '대왕고래' 개발 계획과 같은 신규 석유 가스전 개발 계획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2050년 비중 70%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도입을 더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석환 기후솔루션 가스팀 연구원은 “해외 화석연료 사업 투자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대왕고래'와 같은 국내 석유·가스전 개발을 시도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비판받을 행보"라며 “국내 석유·가스전 개발이 실제로 추진될 경우, 순위가 더 추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64개국 중 가장 기후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은 나라는 4위의 덴마크였다. 덴마크에 이어 좋은 성적을 받은 나라는 5위인 네덜란드다. 영국은 전년 20위 대비 14개 계단이나 급상승하며 6위를 기록했다. 인도는 10위, 독일 16위, 중국 55위, 미국은 57위에 머물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美 트럼프, 에너지 수장에 석유맨…G20 기후선언문 이행 차질 빚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 에너지와 환경을 담당하는 수장에 친화석연료 인사를 임명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에너지 정책을 뒤집을 준비를 끝냈다. 미국의 이같은 행보에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자고 채택한 공동선언문이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등 국제사회에서 합의한 내용 등 기후의제가 힘을 잃을 전망이다. G20 정상회의 참석 국가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개발도상국 지원 문제에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이미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내용에 따르면 국가에너지회의 의장에는 내무부장관 지명자인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에너지부 장관에는 석유재벌인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최고경영자(CE0), 환경보호청(EPA) 청장에는 리 젤딘 전 하원 의원이 지명됐다. 이들 모두는 화석연료 옹호론자로 꼽히며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화석연료 개발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버검 주지사를 에너지회의 의장에 임명하면서 “미국의 전 세계 에너지 우위를 확립하기 위해 백악관에 신설하는 국가에너지회의(NEC)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버검은 노스다코타 주지사 시절부터 석유 개발에 적극 나섰다. 노스다코타 주는 텍사스, 뉴멕시코에 이어 미국의 주요 석유가스 생산지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12월 “나는 (석유개발을 위해) 뚫고, 뚫고 뚫고(drill, drill, drill) 싶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인 라이트에 대해 “원자력, 태양광, 지열, 석유·가스산업에서 일해 온 그는 미국 셰일혁명을 추동한 개척자 중 한 명"이라면서 “에너지부 장관으로서 관료주의를 혁파하고 혁신을 이끄는 핵심 리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트가 CEO로 있는 리버티에너지는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인 '프래킹'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EPA 청장으로 지명된 젤딘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청정에너지와 전기차 투자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반대표를 행사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젤딘 전 의원은 트럼프의 지명을 수락하며 SNS에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회복하고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해 일자리를 되찾고 미국을 인공지능 글로벌 리더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3대 기후에너지 요직에 임명된 친화석연료 인사들은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트럼프의 반(反) 기후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전망이다. 미국이 기후위기 대응에서 빠지면서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도 위기에 놓였다고 분석된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정 재탈퇴를 공언하고 있고 IRA 폐지는 어렵겠지만 행정명령을 통해 IRA를 무기력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버검 주지사를 에너지회의 의장으로 지명한 것에서 드러나듯이 미국 내 화석연료 생산을 크게 장려하고 해외에 수출하려 할 것"이라며 “기후변화 의제는 당분간 동력이 대폭 약화되고 그린뉴딜 등 친환경정책이 크게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사무국은 지속 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공개했다. 공동선언문에는 건전재정, 플라스틱 감축, 포용·안전·혁신 원칙에 입각한 AI(인공지능), 무탄소에너지(CFE) 확대를 통한 국제적 연대 심화 등 4대 의제가 담겼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청정에너지 전환과 기후 취약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G20 국가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개발도상국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가 벌써부터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G20 회의에서 파리협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는 친트럼프 성향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는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석유와 가스를 “신의 선물"이라고 칭찬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트럼프 취임 후에는 이같은 친화석연료 발언이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달라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변호사는 “트럼프는 대중국 매파인 마르코 루비오를 국무부장관으로 지명함으로써 중국에 대해 무역 측면에서 강경책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중국의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산업이 더욱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60% 고관세 부과 등 대중 무역 강경책은 중국의 산업 수요를 줄이는 점에서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시도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란에 대해 석유제재 등 강경책을 구사하고 핵시설을 타격하는 경우 새로운 불확실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현장] “데이터센터 전력은 재생에너지로 쓰고, 어기면 분담금 내야 합니다”

“각국이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전력의 일정 비율은 재생에너지로 채우도록 의무화합시다. 비율은 20~30%가 좋을 것 같습니다. 이를 어기면 분담금을 추가로 내게 해야 합니다." 고등학생들이 각 나라의 대표를 맡아 디지털 시대에 전력사용량이 급증할 것을 우려하며 친환경 전력 사용을 의무화를 해야 한다는 모의 회담을 진행했다. 보통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다. 지난 17일 유엔환경계획과 환경단체 에코나우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립국제교육원서 개최한 제12회 '유엔청소년환경총회'의 현장이다. 공식의제는 '기후위기와 디지털'로 열렸다. 210명의 중·고등학생들은 고등 2반, 중등 3반으로 총 5개반으로 나눴다. 20명의 대학생 의장단이 이들을 도왔다. 학생들은 각각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소속 국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 각국 나라를 대표해 모의 회담을 열었다. 온라인을 통해 해외에서 참여한 학생도 7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결의안을 만들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회의를 이어갔다.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결의문 문구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학생들은 앞으로 살아갈 미래 사회는 전력수요량이 폭증하고 그에 따른 환경오염도 심각해질 것으로 예견했다. 이들은 국가별로 삼삼오오 모여 마치 실제 국제총회처럼 치열한 토론을 이어갔다.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공감하면서도 특히 개발도상국 나라를 대표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입장에 충실했다. 문구에 선진국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표현을 넣자고 했다. 동남아시아나 남아메리카 국가를 대표하는 학생들은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부 학생들은 기후위기와 디지털이라는 주제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청소년환경총회 대표단으로 참여한 김예은 학생은 “디지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 사용, 에너지 절감과 효율적 에너지 분배를 위한 혁신적 디지털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다"고 문제제기했다. 한명은 경기외국어고등학교 학생은 총회를 위해 준비한 에세이에서 “디지털 기술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에너지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전자 폐기물 문제 등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며 “따라서 디지털 기술과 기후위기 간의 관계를 균형 있게 파악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만든 결의안은 단순히 교육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는다. 유엔환경계획, 환경부, 외교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현재 아제르바이젠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9)에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COP29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전력망 확대 서명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환경단체들은 우리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의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유엔청소년환경총회는 지난 2012년 첫 회로부터 12년이 지났다. 첫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슬슬 사회에 진출할 시기다. 유엔청소년환경총회에 참석했던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든 현장이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해상풍력이 답이다] 유럽 풍력기업들, 韓 정부에 건의 “제도 개선해 달라”

유럽의 에너지 기업들이 우리나라 정부에 해상풍력발전 확대를 위한 각종 제도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17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의 '2024 ECCK 백서'에 따르면 에너지 분야에서 유럽 기업들이 우리나라 정부에 제안하는 정책 개선안이 담겼다. 유럽상공회의소 백서는 에너지분야에서 특히 해상풍력 사업에 집중했다. 베스타스, 에퀴노르, RWE 등 유럽의 에너지기업들이 우리나라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주로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먼저 백서는 발전사업허가를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풍황계측의 투자를 결정하기 전, 사전검토를 위한 절차를 마련해 줄 것을 건의했다. 사업자가 일정 해상 구역의 바람 세기를 직접 측정하기 전에 미리 주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백서는 “발전사업허가 신청 전에 기술검토 절차가 마련된다면 정부는 투자 의지와 개발 가능성을 갖춘 발전사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사업자는 발전사업허가 후 송전설비이용계약 절차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풍력 사업 관련 이해관계자가 모호해 이해관계자를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해상풍력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유수면 점용·사용 신청 시 신청자에게 식별된 이해관계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오라는 요구가 있는데 누가 이해관계자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백서에서는 현재 어업인의 경우 별다른 증빙서류 없이 수협을 통해 이해관계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위해 국방부와 사전협의를 위한 행정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제기됐다. 백서는 “현재 착공 직전 최종 인허가 단계에서 작전 수행 지장 등의 사유가 발생할 수 있어 허가해 줄 수 없다는 의견을 국방부로부터 받을 경우 사업 규모 등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며 “사전협의를 위한 행정기관의 단일 창구가 부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종 인허가 단계가 아닌 초기 단계에서 사전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방부 내 단일 창구를 개설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군사기지법 제13조3항에 따른 사전상담 대상을 국가 안보가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국방부 관할 보호 및 제한 구역 전체로 확대해 줄 것과 국방부 훈련의 협의대상 정부개발계획에 전기사업법에 의거한 발전사업허가를 추가해 줄 것을 건의했다. 풍력고정가격계약 입찰에 대한 건의도 나왔다. 백서는 “해상풍력사업은 풍력고정가격계약 입찰에 낙찰된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권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확정하는 구조다. 풍력고정가격계약 입찰에서 사용 전 검사까지 약 4~6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 동안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변경될 수 있다"며 “REC 가중치가 낮아지면 PF가 취소돼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풍력고정가격 계약입찰에서 낙찰된 풍력발전 설비의 경우 입찰 선정 당시에 적용된 신재생에너지원별 가중치 기준을 적용해 줄 것을 제안했다. 정부는 REC 가중치를 3년마다 바꾸는데 올해 말에 바꿀 차례가 왔다. REC 가중치가 낮아지면 해상풍력 발전사업자의 수익도 줄어드는 구조다. 공유수면 점용·사용료 산정기준은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점유한 공유수면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토지가격에 따르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서는 “울산지역은 서해 쪽의 해상풍력 단지와 비교시 수백, 수천 배 금액 차이가 발생하고 있어, 조세 형평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해안에서 최대 약 100km 떨어진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소와 가장 가까운 육지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이 없으므로, 프로젝트의 경제적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산정기준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백서에서 제안한 일부 내용인 해상풍력 다수 공급의무자와 계약 허용, 대규모 사업 사용전 검사 완료 기간 확대 등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풍력고정가격계약 내용에 반영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자의 눈] 윤 대통령에겐 기후가 어색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후를 다루는 것은 어색해 보인다.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말을 하라는 게 아니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 도널드 트럼프를 보면 호불호를 떠나 기후를 능숙하게 다룬다. 대통령이 되면 파리기후협약에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기후위기는 사기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유럽연합(EU) 소속 일부 국가나 호주를 보면 보수정당이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정권을 잡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정당의 기후 정책에 제동을 건다. 기후도 중요하나 경제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지도자에게 기후는 청사진을 그릴 좋은 소재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보수정당이 기후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임기 반환점이 지났는데도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국민의힘을 패싱하고 졸속으로 통과시킨 '탄소중립법'에 계속 끌려다니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탄소중립법을 세운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았다. 제조업 중심인 나라가 탄소감축을 시작한 EU를 따라하겠다며 탄소중립계획을 법으로 명시했다. 미국과 중국은 하지 않은 일이다. 보수 지지층 입장에선 문 전 대통령의 과욕이 나라를 망친 것이다. 산업계도 엄청난 우려를 나타낸 일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전 정권의 과욕을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임기 초 윤 대통령은 탄소중립 목표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발언을 하며 과감한 변화를 주는가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제사회 눈치를 본 탓일까? 중간 결과적으론 기후에서 죽은 문재인이 산 윤석열을 이긴 꼴이다. 문 전 대통령이 임기 때 만든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윤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행정기관들은 탄소중립법을 어길 수 없으니 이를 따르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의 그늘을 걷어주지 못하고 행정기관에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고 있다. 윤 정부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산업계 부담을 일부 줄였다. 하지만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인다는 전체 목표를 줄인 것은 아니다. 산업계 부담은 발전업계로 넘어갔으니 조삼모사다. 여권의 국회 권력이 약하니 탄소중립법을 개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2030 NDC를 40%에서 35%로 줄이는 선택지도 가능했다. 탄소중립법에는 2030 NDC를 35% 이상으로 하라고 돼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탈원전을 뒤집어 체코원전 건설 수주를 추진했고 동해 가스전 시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정책들은 대통령이 임기 내내 자랑하기엔 부족하다. 원전 정책은 중요하나 탄소중립법과 비교하면 급이 다르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보수 지지층에서도 흔들리기에 하는 소리다. 정치는 결과로 말한다. 기후로 지지층에게 점수를 땄다고 볼 수 있을까. 혹은 그가 속으로는 문 전 대통령의 기후 정책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는 걸까. 기후로 콕 집어 예를 들었으나 다른 분야라고 크게 다를까 싶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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