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경영을 실천할 때 환경(E) 부문에서 어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공급망에 속한 중소·중견기업 1278개사의 2022부터 지난해 ESG 실사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들의 ESG 경영수준을 점수화 했을 때 환경(E) 2.45점, 사회(S) 5.11점, 지배구조(G) 2.70점을 기록했다. 종합평점은 3.55점으로 나타났다. 환경(E) 부문은 복잡한 환경규제를 제때 파악하기 어렵고 환경친화적인 시설 및 설비 투자에 많은 비용이 들어 중소기업이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환경 전문인력을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점 등도 이 같은 결과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상의 공급망ESG지원센터에서는 ESG 경영 확산을 위해 중소·중견기업들의 ESG 경영 수준을 온라인 자가진단 및 제3자 현장실사 방식으로 검증해 고위험(0~2.99), 중위험(3~6.99), 저위험(7~10) 등 3개 구간으로 구분·관리하고 있다. 이 구분에 따르면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ESG 경영 종합평점은 고위험 구간을 탈피했으나, 환경(E) 부문과 지배구조(G) 부문은 고위험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환경(E) 부문 중 평점이 가장 낮은 항목은 '재생에너지 사용량 측정'이었다. 재생에너지 수급이 아직 충분치 못한데다 온실가스 측정 등 대기오염물질 감축에 관한 준비가 미흡한 중소·중견기업들의 어려운 여건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도 매우 미흡한 항목 중 하나로 나타났다. 생물다양성 보전에 관한 구체적 정보가 부족하고 생태계 온전성의 장기적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외에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관리', '재활용 원부자재 사용량 측정', '제품 함유물질 모니터링'순으로 취약한 항목들이 파악됐다. 친환경기술 경영에 따른 자금·시설투자 부담 등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사회(S) 부문은 고용·근로환경, 보건안전, 개인정보보호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지표를, 지배구조(G) 부문은 ESG 공시, 윤리경영정책 수립 등 투명경영 및 내부통제·관리에 관한 사항이 주요 측정 대상이다. 중소·중견 협력사들은 만성적 인력 부족 및 비용 부담으로 ESG 경영 전담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체계적 ESG 실천전략을 수립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게 ESG 현장실사요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한상의 공급망ESG지원센터는 지난해 전국 26개 권역별 공급망ESG지원센터를 설립했다. 1000여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ESG 경영 진단 및 코칭, 컨설팅, 기업 찾아가는 ESG 교육 등 국내기업의 ESG 경영 확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유럽연합(EU) 환경규제, 공시의무화 등으로 기업 어려움이 크다"며 “기업의 중복부담 해소와 정보신뢰성 제고를 위한 국가차원의 데이터플랫폼 구축 등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기업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