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값이 최근 3개월 새 상승세를 보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글로벌 친환경 정책 기조와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어 점차 탄소배출권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는 3개월간 33.62% 급등했다. 해당 상품은 ICE 선물시장에 상장된 유럽 탄소배수출권 선물 가격 움직임을 추종한다. 매년 11월 5번째 영업일부터 시작해 9번째 영업일까지 5일 동안 매일 20% 동일 비율로 익년 12월 선물로 교체해 운용한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도 3개월간 32.57% 상승했다. 해당 ETF는 유럽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ETF로, ICE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에 주로 투자한다. 매년 9월과 10월, 11월의 각 첫 15영업일 동안 3분의 1씩 익년 12월물로 교체해 운용한다.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와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ICE(합성)' ETF도 3개월 새 각각 25.55%, 25.00% 상승했다.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과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의 기초지수는 ICE Global Carbon Futures Index다. 유럽 탄소배출권, 캘리포니아 탄소배출권, 미국 북동부 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국가의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한 성과를 추종한다. 환헤지를 하지 않아 투자 대상 환율변동에 노출된다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탄소배출권 ETF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도 부진했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외 탄소배출권 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경기 부진과 전력 및 배출권 거래 수요가 감소 탓도 있었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과불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는 매년 기업별 탄소배출 허용량을 설정하고, 이에 맞게 탄소배출권을 지급한다. 각 기업은 일정 기간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그만큼 탄소배출권을 사들여야 한다. 반면, 3개월간 탄소배출권 값이 크게 올랐다. 올 들어 유럽 실질임금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물가 상승폭 둔화, 구매관리자지수(PMI) 반등 등이 나타나면서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동 전쟁 등으로 석탄 사용량이 높아졌다.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높아지면서 대체제를 활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배출권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탄소배출권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ICE선물거래소에서 유럽 탄소배출권 12월물 가격(5월 31일 현지시간 기준)은 1톤(t)당 74.07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2일 56.44유로 대비 17.63유로나 올랐다. 5월28일(현지시간)에는 t당 77유로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유럽연합이 발표한 기후목표 권고안 초안을 보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90%를 감축한다는 목표가 담겨져 있는데, 이는 탈(脫)탄소 기조 강화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이라며 “탄소배출권은 전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추진 의지와 수요 증가에 힘입어 변수가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는 가격이 상승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