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돼 실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후 9시(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두 번째 임기 첫 의회 연설에 앞서 백악관이 배포한 사전 연설문을 통해 한국과 일본 등이 알래스카주의 천연가스관 사업에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 행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인 알래스카의 거대한 천연가스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하고 그들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정말 장관(spectacular)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의 40조cf(cubic feet) 매장량을 가진 가스전에서 개발한 천연가스를 1300㎞의 가스관을 거쳐 남단 앵커리지 인근의 부동항 니키스키 수출터미널까지 옮겨 이를 LNG로 전환해 아시아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목표 판매물량은 연간 2000만톤이며, 주 판매대상은 한국, 일본, 대만이다. 상업가동 시기는 대략 2031년으로 보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미국과 조선·에너지·관세·비관세·알래스카 가스 개발 프로젝트 등 5개 분야의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알래스카 LNG는 한국까지 소요되는 이동 기간이 7~8일 정도이다. 이는 미국 멕시코만 LNG가 파나마운하를 거쳐 한국에 오는 기간인 20일과 중동산 LNG가 한국으로 오는 34일에 비해 훨씬 짧다. 도착단가도 알래스카 LNG는 MMBtu당 6달러대인 반면, 미국 멕시코만산은 7~8달러대, 현재 한국과 일본의 평균 수입단가인 14달러대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LNG 수출을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 전략의 핵심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이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일단은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투자 의향을 보이긴 했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프로젝트 개발지역 대부분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환경단체의 반대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해 착공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안에 안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실제 개발 여부는 향후 국제 LNG 수급 전망에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LNG 공급이 충분할 경우 가격 안정으로 개발이 안 될 수 있으나, 공급이 부족할 경우에는 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에 한국이 참여를 희망한다는 발언에 이날 장중 강관 및 가스 등 관련 업체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강관업체인 동양철관, 넥스틸, 하이스틸, 휴스틸 주가는 전날보다 12~30% 오른 채 마감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도 전날보다 12~15%가량 올랐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