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EE칼럼] 전기요금 논쟁을 넘어: 전력망 공공화와 ISO 분리의 과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국민펀드 방식의 전력망 건설 및 공공화' 구상은, 전력 인프라를 어떻게 만들고 누가 그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한전은 국가 신용을 등에 업고 3~4% 수준의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데, 민간 자금을 끌어와 과연 7~9%의 수익을 줄 수 있느냐 반문한다.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라면, 장기적으로 그 비용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비판은 현행 한전 체제를 놓고 보면 설득력이 크다. 한전이 송전망을 운영하면서 발전과 판매까지 함께 맡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국민펀드 방식의 자금 조달을 덧붙인다면 비효율은 중첩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사업자가 네트워크 운영과 경쟁 영역을 동시에 쥔 채 민간 자본의 수익 요구까지 떠안는 구조에서는 당연하다. 이런 조건이라면 국민펀드는 '대안'이 아니라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고, 그 귀결은 전기요금 인상이나 재무 구조 악화라는 익숙한 결말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대통령의 화두는 단순한 금융 기법이나 재무 부담을 피하기 위한 장치로만 폄하할게 아니라, 전력망이라는 인프라를 어떤 성격의 자산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곱 씹어 볼 필요도 있다. 이렇게 보면 '국민펀드'라는 표현 자체는 다소 거칠고 부정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 깔린 문제의식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 전력망이라는 공공 인프라의 비용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단기 수익이 아니라 장기 안정성을 전제로 한 자금 조달은 가능한지, 배당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공채나 준조세적 방식은 제도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그 안에 섞여 있다. 이는 한전의 부채를 감추기 위한 우회로라기보다, 전력망을 경쟁의 논리에서 한 발 떼어내 공공성과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제도 전환의 출발점으로 읽힐 여지도 있다. 송전망을 한전의 사업 영역에서 분리해 공익성과 중립성을 핵심 원리로 하는 독립적 운영 체계로 재편할 경우, 대통령의 화두는 더 이상 금융 수단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쟁에 머물지 않는다. 이를 의도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말이다. 논의의 초점을 '송전망 운영자 ISO (Independent System Operator)의 분리'라는 방향으로 옮기면, 시야는 한층 넓어진다. 송전망을 특정 사업자의 이해관계로부터 떼어내면, 발전과 소매 부문은 비로소 동일한 규칙 아래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된다. 전력망은 더 이상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이 가능해지는 전제가 된다. 미국의 ISO 모델에서 송전망은 어느 한쪽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공공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발전과 소매시장은 그 위에서 가격과 효율, 서비스 품질을 놓고 경쟁한다. 이때 송전망을 운영하는 조직은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 형태로 설계되고, 중립성과 독립성이 운영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 잡는다. 연방 규제기관의 감독 아래에서 계통 운영과 시장 관리가 이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논의를 한국에 대입해 보면, 방향은 단순해진다. 송전망 운영은 완전 비영리·중립적 ISO로 분리해 공공재로 관리하고, 발전과 소매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다. 송전망은 계통 안정성과 차별 없는 접속, 장기 투자라는 공익 기능에 집중하고, 발전과 판매는 동일한 조건 아래에서 가격과 효율, 위험 관리 능력으로 경쟁하게 한다. 중요한 것은 공공성과 효율성을 한 조직 안에서 절충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역할을 분리해 각 영역에 가장 적합한 원리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문제는 지금의 전력산업 구조가 이 구분을 허용하지 못한 데 있다. ㈜한국전력은 정부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공기업이지만, 실제로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성격이 뒤섞인 반민반관(半官半民) 구조에 머물러 있다. 그러니 전력망 건설과 운영, 재원조달과 같은 공공영역이 전력 도소매 시장에서의 가격 설정과 뒤엉켜 서로가 영향을 주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있다. 결국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거대공룡을 기능별 분리를 통해 정리하는 데서 출발한다. 먼저 ㈜한국전력은 상장폐지하고, 정부가 보유한 지분에 해당하는 기능만을 분리해 정부 지분 100%의 전력망 운영 전담 공사, 가칭 '한국전력공사(ISO)'로 스핀오프한다. 이 기관은 현재의 한국전력거래소가 수행하던 계통·시장 운영 관련 기능과 합치거나 수족이 되어 줄 수 있다. 비영리 특수법인으로서 송전망 운영과 계통 안정, 접속과 혼잡 관리, 장기 송전 투자 등 공공재적 기능에 역할을 한정한다. 반대로 발전과 판매 부문은 완전히 분리해 민영 경쟁 영역으로 넘긴다. 공익성과 효율성은 제로섬의 관계가 아니다. 역할을 분명히 나누는 구조 개편을 통해 두 가치는 충분히 동시에 실현될 수 있다. 발전자회사 통합에 그치는 개편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분야에서 그러했듯, 전력 부문에서도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백 년을 내다보는 정책적 결단이 내려지길 기대한다. 유종민

[기후테크] CO₂를 바닷물에 녹여 처리하는 방법은 적용 가능할까

기후위기라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는 인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 산업 공정 전환, 에너지 효율 개선 등 다양한 해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 중에 쌓이고 있는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CO₂)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그래서 과학기술자들은 CO₂를 바다에 녹여 없애는 방법을 생각해왔다.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인류가 배출하는 CO₂의 약 4분의 1을 지금도 자연적으로 흡수하고 있는데, 이런 바다의 역할을 인위적으로 강화하자는 연구다. '해양 탄소 제거(marine carbon dioxide removal, mCDR)', 즉 바다를 활용해 CO₂를 흡수·저장하겠다는 구상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그렇다면 바다의 CO₂ 흡수 능력을 인위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과연 현실적인 선택일까. 지난해 발표된 네 편의 주요 연구는 해양 탄소 제거의 가능성과 동시에,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위험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 거품 속에서 드러난 바다의 숨은 흡수 능력 우선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은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 온 것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GEOMAR)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파도가 부서질 때 형성되는 해수 거품이 이산화탄소를 바닷속으로 밀어 넣는 과정을 정밀 관측한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이를 '비대칭적 가스 전달(asymmetric gas transfer)' 현상으로 규정했다. 파도에 의해 생성된 미세한 거품이 수압과 함께 붕괴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대기보다 바닷속으로 더 효과적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전(全) 지구 규모로 환산한 결과, 기존 해양 탄소 흡수 추정치는 연간 약 3억~4억 탄소톤(CO₂로는 약 11억~15억 톤) 정도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전체 해양 흡수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연구는 바다가 이미 상당한 '자연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는 것인 동시에 해양 탄소 제거 기술에 대한 과학적 기대를 높이는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연안에서 알칼리도를 높여 탄소를 잡다 자연적 흡수 능력뿐 아니라, 인위적으로 바다의 화학적 성질을 바꿔 이산화탄소 흡수를 늘릴 수 있는지를 실험적으로 검증한 연구도 등장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팀은 지난달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을 통해 연구팀은 호주 타스마니아 연안에서 수행한 '해양 알칼리도 증진(ocean alkalinity enhancement, OAE)' 현장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연안 인근 해역에 소량의 수산화나트륨(NaOH, 가성소다)을 지속적으로 투입해 바닷물의 알칼리도를 높였다. 그 결과, 실험 해역의 이산화탄소 분압(pCO₂, 이산화탄소만의 기압)이 최대 370마이크로기압(µatm, 1µatm=100만분의 1기압)까지 감소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pCO₂은 공기 전체 압력 중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몫의 기압을 의미한다. 실험 해역에서 pCO₂가 370 µatm으로 낮아졌다는 것은 지구 전체 평균인 약 420 µatm에서 12% 감소한 것에 해당한다. 이는 바닷물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는 화학적 조건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 연구의 의미는 실험실이 아닌 실제 연안 환경에서 효과를 검증했고, 하수처리시설이나 기존 연안 인프라와 결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 있다. 연구진은 이 방식을 재생에너지와 결합할 경우, 비교적 비용 효율적인 탄소 제거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숨겨진 비용, 바닷속 산소 고갈의 위험 그러나 해양 탄소 제거가 언제나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다.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연구팀은 지난해 6월 '환경 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해양 탄소 제거가 해양 산소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철분 살포를 통해 플랑크톤 생장을 촉진하거나, 대규모 해조류를 재배해 바다 깊은 곳으로 가라앉히는 이른바 '생물학적 해양 탄소 제거' 방식에 주목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러한 방식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보다 유기물 분해 과정에서 소비되는 산소량이 훨씬 더 클 수 있으며, 그 손실 규모는 온난화 완화로 얻을 수 있는 산소 회복 효과의 4배에서 최대 40배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양 저산소화, 이른바 '데드 존(dead zone)'을 확대해 어류와 저서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알칼리도 증진과 같은 지화학적 방식은 산소 소모가 거의 없거나, 장기적으로는 기후 완화를 통해 산소 감소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CO₂ 1톤을 제거하기 위해 1톤 이상의 NaOH가 필요하고, 이를 대규모로 적용할 경우에는 화학물질 생산과 에너지 소비, 해양 생태계 교란 문제가 동시에 제기될 수 있다. 더욱이 NaOH는 강한 부식성·독성 물질이어서 연안 정체 수역에서 투입될 경우 일종의 해양오염이 될 수밖에 없고, 국지적인 생물 폐사 가능성도 있다. ◇알칼리 물질 투입으로 해양산성화 문제 해결하긴 어려워 일부에서는 해양 알칼리도 증진이 해양산성화 피해를 줄이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해양산성화는 공기 중의 CO₂가 바닷물에 녹아들면서 발생하고, 그 결과 pH 값이 낮아진다. 미국 하와이대 마노아 캠퍼스와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지난달 말 '해양과학 프런티어(Frontiers in Marine Scienc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해양 알칼리도 증진으로 해수의 평균 pH 값을 높일 수는 있지만, 해양 산성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근본적으로 상쇄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알칼리 물질 투입으로 인해 국지적으로 pH 변동성이 커질 경우, 플랑크톤과 저서생물 등 해양 생물이 오히려 추가적인 생리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성화는 단순한 pH 저하가 아니라 이산화탄소 분압 증가와 탄산계 화학 구조 변화, 생물 대사 교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인데, 알칼리도 증진은 이 가운데 일부 화학적 지표만 개선하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논문은 이러한 이유로 알칼리도 증진을 해양 산성화 대응과 탄소 제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이중 해법'으로 간주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과도한 기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해양 알칼리도 증진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엄격한 생태계 모니터링과 제한적 규모에서만 보조적 수단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근본적인 해법은 될 수 없을 듯 앞에서 살펴본 네 편의 논문을 종합하면, 해양 탄소 제거는 분명 기후위기 대응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알칼리도 증진과 같은 일부 지화학적 접근은 과학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입증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동시에 한계도 분명하다. 첫째, 생물학적 방식은 해양 생태계의 핵심인 산소를 고갈시킬 위험이 크며, 이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환경 위기를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지화학적 방식 역시 알칼리 물질의 생산·운송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이 들며, 화석연료 기반일 경우 오히려 순배출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셋째, 무엇보다 바다는 무한한 실험장이 아니며, 대규모 개입의 장기적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결론적으로, 인류가 CO₂를 바다에 녹여 처리하는 방식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양 탄소 제거는 어디까지나 배출 감축을 전제로 한 보조적 수단이어야 하며, 화석연료 사용을 지속한 채 바다에 부담을 전가하는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기후위기 대응의 중심은 여전히 '덜 배출하는 사회로의 전환'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들 연구는 오히려 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가스기술公 진수남 사장직무대행 “올해는 AI 경영의 해”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직무대행 진수남)는 지난 2일 대전 본사 대강당에서 전 임직원이 모인 가운데 2026년 시무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진수남 사장직무대행은 “지난 한 해 공사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한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2026년 붉은 말의 힘찬 기운처럼 역동적으로 도약하면서도, 동시에 내실을 단단히 다지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AI대전환으로 급변하는 산업환경, 내부 재정여건의 제약, 안전에 대한 중요성 강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어 공사가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시기일수록 외형적 성장만큼 경영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2026년을 '불확실성 속에서 내실화로 거듭나는 AI(Adapt & Improve)경영'의 해로 정하며, △디지털·AX 환경에 맞춘 조직의 체질 개선, △현장의 절대적 안전확보, △효율적 인력운영과 사업 수익성 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통해 전사 경영의 내실화와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변화의 환경을 긍정적으로 활용하여 위기가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란다며, 임직원에게 '변화에 대한 유연함'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강조했다. 가스기술공사는 진수남 사장직무대행을 비롯한 경영진과 주요 간부들이 시무식 후 대전 현충원으로 이동하여 충혼탑을 참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한국가스기술공사, 신임 사장 공개 모집...12일 접수 마감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공개 모집에 나섰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5일 공고를 통해 '에너지산업을 선도하는 기술 플랫폼 전문기업' 비전을 함께 실현할 최고경영자(CEO)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공모 직위는 사장 1명이며, 임기는 3년으로 경영 성과에 따라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다. 지원 자격은 최고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가스 또는 에너지 산업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 조직관리 및 경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다. 특히 천연가스 설비 유지·보수 및 안전관리 분야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공공기관 운영법, 공직자윤리법, 공사 정관 등에서 정한 결격 사유에 해당할 경우 지원이 제한된다. 지원자는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등 지정 서류를 작성해 오는 12일 오후 6시까지 방문, 이메일 또는 등기우편을 통해 제출해야 한다. 서류 심사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공사 측은 “에너지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준동 남부발전 사장, 새해 첫날부터 현장경영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이 2026년 새해 첫날 일정으로 하동빛드림본부를 찾아 현장 경영에 나섰다. 이번 방문은 새해 첫날에도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는 발전 설비의 운영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연휴를 반납한 채 전력 공급에 매진하고 있는 교대 근무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오전 하동발전본부에 도착해 중앙제어실을 시작으로 주요 발전 설비 현장을 둘러보았다. 특히 겨울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맞아 한파 대비 설비관리 상태와 비상대응체계를 직접 확인하며 안전한 발전소 운영을 당부했다. 현장 점검 중 김 사장은 교대 근무 중인 직원들을 일일이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 사장은 “우리 국민들이 따뜻하고 밝은 새해 첫날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현장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여러분의 헌신 덕분"이라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특히 이번 방문은 현장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와 안전 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수행 인원을 최소화하고 의전 절차를 생략한 채 조용히 진행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김 사장이 신년 첫 방문지로 택한 하동빛드림본부는 남부발전의 핵심 사업장으로, 향후 단계적인 LNG 복합발전 전환이 예정되어 있는 등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거점이다. 김준동 사장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고생하는 현장 직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올 한 해도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는 무재해 사업장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광해광업공단, 올해 광해방지사업에 역대 최대 1147억원 투입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올해 전국 폐광·가행광산 지역의 환경복원을 위해 총 1147억원 규모의 광해방지사업을 추진하고 광해복구 완료율 30% 달성을 목표로 한다. 광해광업공단은 제4차 광해방지기본계획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해 △광해 현안의 신속한 해소 △권역형·통합발주를 통한 사업 효율성 제고 △사업장 안전 및 기후위기 대응 강화 등을 2026년 핵심 추진 방향으로 설정했다. 올해 광해방지사업은 전국 178개 광산, 213개소를 대상으로 추진되며 △폐광산 166개소(742억원) △가행광산 34개소(178억원) △석탄공사 조기폐광 관련 광해복구 13개소(227억원)에 대한 사업이 추진된다. 공단은 국회, 정부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 요청에 따른 광해방지 현안사업 9개소(141억원)을 우선 반영하고 권역형 통합발주 확대(6개 권역, 28개소)를 통해 공정단축, 비용절감, 현장관리 효율화를 추진한다. 또한, 공단은 생성형 AI 기반 안전관리시스템을 현장에 도입하여 위험요소를 사전에 식별·관리하고 '10년 연속 중대재해 ZERO'를 목표로 스마트 안전기술을 확대한다. 또한 집중호우, 기후변화에 대비한 광산재해 예방과 수질·토양개선을 통해 지역주민의 생활안전과 환경의 질적향상을 위하여 노력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 대규모 주거단지 인근 폐광 오염원 제거 △ 낙동강 상류 수계 정화 집중(영남권 상수원 안전성 강화) △ 광산피해 복구 누적완료율 30% 도약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강철준 광해광업공단 광해관리본부장은 “올해 광해방지사업이 환경복원을 넘어 지역재생과 국민안전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이며 “현안 해결 중심의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과 AI 디지털 기반 관리 혁신을 통해 광산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작년 태양광 보급량 3GW…설치 속도 4배 높인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의 신규 보급량이 3기가와트(GW) 수준에 그쳤다.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설치 속도를 지금보다 4배 이상 끌어올려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5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태양광 누적 보급량은 30.4GW로 집계됐다. 전년(27.4GW) 대비 3.0GW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24년 신규 보급량 3.2GW와 비교해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태양광 보급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을 100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육상풍력이 6GW, 해상풍력이 3GW를 차지하는 걸 감안하면 2030년까지 태양광 누적 설비는 90GW 수준까지 확대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5년간 약 60GW의 태양광 설비를 추가로 보급해야 하며 연간 기준으로는 12GW씩 설치돼야 한다. 지난해 보급 속도의 4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녹색전환연구소가 지난해 12월 29일 발간한 '2026 기후·에너지 10대 전망과 제언' 보고서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태양광을 중심으로 매년 최소 10GW 규모의 설비가 추가 설치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또한 최근 몇 년간의 보급 추세와는 전혀 다른 궤적이다. 보고서는 태양광 보급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전력 시스템 유연성 확보를 강조했다. 태양광·풍력 등 변동성 전원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가 병행되지 않으면 계통 불안정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산형 전원 확대와 ESS를 결합한 통합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햇빛소득마을 2500개 조성, 주차장 태양광 의무화 등 분산형 재생에너지 모델 확산을 통해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ESS 연계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보급 목표 달성의 성패는 설치 속도뿐 아니라 전력 시스템 전반의 전환 역량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태양광 설치를 제약해온 지방자치단체의 이격거리 조례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다. 정부는 올해 태양광 설치 가능 구역을 제한하는 지자체 조례를 개선·완화하는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보급 확대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민주당, 반도체 클러스터 두고 ‘수도권 vs 전라권’ 갈등 격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전라도 등 남부권 이전론을 둘러싸고 당내 이견이 노출된 데 이어, 최근 수도권 민주당 정치인들이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수도권과 전라권 간 갈등이 공개 충돌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경기도지사 시절, 국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수도권 규제를 뚫고 유치한 역작"이라며 “국가와 기업, 지역이 함께 준비해 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상 추진하고, 남부권은 재생에너지·AI 기반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립해 가면 대통령님의 구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라권으로 이전시키자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또한 용인특례시 국회의원인 이언주, 이상식, 손명수, 부승찬 의원은 최근 공동성명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문제는 국가 경제 전체의 흥망을 좌우할 국가적 어젠다"라며 “수십년 간의 노력으로 형성된 반도체 클러스터를 정치적 논리로 망가뜨리려고 해서는 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위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이전시키려는 일체의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필요한 조취를 취할 것을 정부에 강력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양기대 전 의원(21대 광명시)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주장은 지역 갈등을 부추길 뿐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전남지사 출마를 거론하는 정치인들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전 의원은 특히 “전력 문제를 이유로 이미 결정된 국책사업을 재검토하자는 주장은 무책임하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의 자체가 산업 현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도권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전력망 문제는 중앙정부 차원의 보완책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 입지를 뒤집을 이유는 아니다"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반면 민주당 내 전라권 정치인들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남부권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논란의 본질은 수도권 이기주의"라며 “전력 대책 없이 수도권에 반도체 공장을 몰아넣은 것이야말로 국가 전략 실패이다. 전기 없는 용인은 허상이고, 전기 있는 지방으로 가는 것이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안 위원장은 “송전망 구축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 RE100이라는 글로벌 무역 장벽, 그리고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종합하면 새만금 등 비수도권 이전은 선택이 아닌 현실"이라며, 이전론을 단순한 지역 이익이 아닌 국가 에너지·산업 구조 전환의 문제로 규정했다. 목포시장 출마를 선언한 강성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부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반도체 산업의 남부 이전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며 “수도권에 계획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남 서남권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도의회와 8개 시군 의회로 구성된 초고압 송전선로 대책 특별위원회는 “한전의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계획이 산림 훼손과, 전자파 피해, 지가 하락 등 주민 피해를 초래한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북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한 입지 갈등을 넘어 차기 지방선거와 맞물린 권역 정치의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에서는 “산업·일자리 유출"을, 전남에서는 “에너지 기반 산업 재편과 균형발전"을 각각 핵심 논리로 내세우며, 당내 메시지가 갈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쟁이 장기화될 경우, 민주당이 산업 정책과 에너지 정책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정부 차원의 전력·산업 전략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 정치인들의 공개 설전이 이어지면서 정책 논쟁이 정치 공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반도체 클러스터 논쟁은 전력망, 에너지 전환,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당의 해답을 요구하는 사안"이라며 “수도권과 전라권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면, 당 전체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에너지 인사이트] 고환율·고물가·고금리·저성장 시대…2026년 한국 에너지정책 방향은

2026년을 앞둔 한국 에너지정책의 환경은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라는 거시경제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잠재성장률 둔화까지 겹치며 에너지 정책은 더 이상 '환경 목표'만으로 설계할 수 없는 국면에 들어섰다. 에너지는 이제 물가, 산업 경쟁력, 무역수지, 국가 재정에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 수준으로 상향 확정하면서, 정책 목표는 한층 높아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경제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2026년 정책의 가장 큰 딜레마로 떠오르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정책의 1차 목표는 '전환 속도'가 아니라 '충격 완화'로 이동하고 있다. LNG, 유연탄, 원유 등 주요 에너지원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환율 변동은 곧바로 연료비 상승과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단기 가격 경쟁력보다 안정적인 조달 구조가 더 중요해진다. 장기계약 확대, 공급선 다변화, 재고 전략 강화 등 '에너지 안보형 정책'이 전면에 등장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과정에서 계통 불안과 출력제한이 늘어나면, 연료비가 다소 높더라도 즉각 투입 가능한 전원의 가치가 다시 부각된다. 이 현실을 외면한 정책은 결국 요금 급등이나 공급 불안이라는 형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고물가 국면에서 에너지 요금 인상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지만, 저성장·고금리 환경에서는 요금 왜곡을 장기간 유지할 여력도 줄어든다. 요금이 실제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면 수요는 줄지 않고, 전력망·저장·유연성 자원에 대한 투자는 지연된다. 그 부담은 한전 재무 악화나 향후 요금 급등이라는 형태로 누적된다. 2026년 정책의 핵심은 '요금을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가격 신호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다. 시간대별 요금제, 동적요금제, 피크 요금 등은 수년째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실질적 도입은 번번이 좌초됐다. 이번에도 실행에 실패할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비용과 시장 왜곡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력산업의 패러다임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발전소를 얼마나 더 건설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됐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반응(DR), 가상발전소(VPP), 전기차 연계(V2G) 등 유연성 자원이 시장에서 제대로 보상받는 구조가 필요하다. 단순히 설비 용량을 늘리는 방식의 전력계획은 한계에 봉착했고, 기능별·지역별 유연성 자원을 계량해 반영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화석연료 퇴출 기조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석탄발전은 미세먼지, 탄소 감축, 국제 금융 규제라는 삼중 압박 속에서 정책·시장 양 측면에서 축소가 불가피한 전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 LNG는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공백을 메우는 기동 전원으로서, 당분간 전력 수급의 완충재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는 과거처럼 '많이 짓고 많이 돌리는' 구조를 의미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만 가동하는 체계, 고비용 첨두기의 유지·보상 방식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담할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뒤따르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원전 정책 역시 단순한 확대·축소 논쟁을 넘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원전은 기저부하 전원에 머물 수 없고, 출력 조정과 계통 유연성 확보라는 새로운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신규 원전은 공론화와 여론 과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기술 성숙도와 경제성 논란 속에서 계획 반영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원전 정책의 쟁점은 '찬반'이 아니라, 유연성 중심 전력 시스템에서 원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에너지정책의 '실행 능력'을 시험받는 해로 보고 있다. 동적요금제 도입 여부, 유연성 자원 보상체계의 실효성, 석탄 감축과 수급 안정 간 균형, LNG의 역할 정립, 그리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계통·시장·운영까지 포괄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결국 2026년 한국 에너지정책의 성공 여부는 거창한 비전보다, 가격 신호·시장 설계·계통 운영이라는 기본 요소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환의 방향은 유지하되, 비용은 숨기지 않고,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작동하는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한국의 에너지 전략은 안전한가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2026년 새해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라는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시작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말부터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압박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유조선이 미군에 의해 압수되기도 했다. 그러다 새해 첫 토요일 새벽 2시경(현지시각) 미국이 결국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라는 작전명에 따라 주요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였고, 불과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을 국외로 이송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공개하였던 것이다. 물론 이번 작전의 명분은 베네수엘라가 마약 수출을 통해 미국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전 세계는 에너지와 안보가 여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마두로 대통령 신병 확보는 단순한 군사 행동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나타난 서반구(West Hemisphere)에서 중국 영향력 견제와 미국의 에너지 패권 유지 전략의 연장선에서 읽을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약 3,030억 배럴 정도로 전 세계 매장량의 17%를 차지할 정도의 압도적인 규모다. 그러나 미국과의 대립과 국제 제재 속에 생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생산량은 2024년 기준으로 하루 85만여 배럴 정도에 머물러 세계 주요 산유국 반열에서는 한참 뒤로 밀려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정권이 강탈해 간 미국의 석유 시설을 되찾겠다"며 “우리(미국)가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나라(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의 석유를 둘러싼 영향력 변화는 글로벌 석유 공급은 물론 이를 둘러싼 지정학에도 모두 큰 의미를 갖는다. 다만 이번 사건이 국제 유가에 미친 영향은 지금까지는 제한적이며,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해서도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과 그렇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는 최근 글로벌 석유 시장이 구조적으로 공급 과잉 국면에 놓인 측면이 있기에, 단기적 지정학 충격이 곧바로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는 환경이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석유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재확인됐지만, 시장은 이를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내재화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현실은 작년 브라질 벨렘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의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COP30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은 끝내 합의문에 명시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반대뿐 아니라, 성장과 에너지 접근성을 중시하는 개발도상국들의 반발 역시 컸다. 이는 탈(脫)화석연료가 기술적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발전 단계가 얽힌 복합적 과제임을 다시 한번 드러낸 장면이었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직선적인 경로를 따르지 않으리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석유 패권을 놓지 않으려는 강대국의 움직임과 에너지 전환의 현실적 제약이 동시에 나타나는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은 다음 두 가지 구조적 조건을 거듭 상기해야 한다. 첫째, 한국은 에너지 '섬'이라는 점이다. 유럽연합(EU)처럼 국가 간 전력·에너지망을 통해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가 아닌 한국은, 에너지 안보의 부담을 사실상 홀로 감당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 중심 경제 구조란 점이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외부에서 발생하는 충격이 국내 경제와 산업을 직격하지 않도록 완충 장치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 조정하며 국제적 기후 대응 노력에 부응하려 하고 있다. 이는 분명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동시에, 석유와 가스를 둘러싼 미국과 주요 산유국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전략적 움직임 역시 냉정하게 관찰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서반구에서 미국이 에너지와 안보를 결합해 영향력 회복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중국 외교 또한 에너지·공급망·안보 환경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며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완벽한 균형을 잡기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한국 같은 구조적 제약이 큰 국가일수록, 에너지 전략은 이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충격을 관리할 수 있는 국가 역량을 갖추는 데 맞춰져야만 할 것이다. 임은정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