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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 부산항 도착…이달 중순부터 시추 시작

한국석유공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이날 오전 6시경 부산항 남외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시드릴사의 심해 시추선인 웨스트 카펠라호는 3000m 수심에서 최대 1만1400m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크기는 축구장 약 1.3배 규모이다. 시추탑(dual derrick)과 압력제어 시추공법(managed pressure drilling)을 적용해 시추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보급선 2척과 함께 부산항에서 자재와 필요물품을 실은 뒤 시추 지점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에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시추가 이뤄질 예정이다. 시추지점인 포항 영일만 앞바다 울릉분지에는 35억~140억배럴의 석유가스 탐사자원량이 확인되고 있다. 2004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2021년까지 운영된 동해가스전의 총 생산량이 4500만배럴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임을 알 수 있다. 대왕고래는 개발에 성공할 시 경제적 효과는 최대 2000조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릉분지는 지질학적으로 석유와 가스가 형성되기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과성 있는 사암층과 이를 덮고 있는 이암 덮개암이 존재해 석유와 가스를 함유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 구조로 확인된 상태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는 첫 시추 결과를 토대로 해외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원안 677조4000억원 가운데 4조1000억원을 감액한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삭감한 항목에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비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시추비 예산으로 505억원을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 497억원(98.4%)이 삭감됐다. 한번의 시추에는 약 1000억원이 소요되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없어지게 생기면서 자칫 첫 시추부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야당의 비협조는 해외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원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자원개발은 정치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여야의 협조 여부는 해외 투자자들의 주요 판단 요인이 된다"며 “야당도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익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국산 초순수, 반도체 제조 공정에 첫 공급…환경부 실증 성과

환경부는 9일 경북 구미에 위치한 SK실트론 구미 2공장에서 '초순수 국산화 실증플랜트 통수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로 생산한 초순수가 처음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공급되는 성과를 공개한다. 초순수(Ultra Pure Water)는 불순물이 거의 없는 물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표면 세척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물은 의료·바이오, 화학,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에서도 필수적인 자원으로 쓰이며 생산 과정에는 이온 농도를 1ppt(1조 분의 1) 이하로, 용존 산소를 1ppb(10억 분의 1) 이하로 낮추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이러한 기술은 전 세계 일부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초순수 시장 규모는 국내 약 2조 2000억원, 해외 약 28조원으로 평가되며, 2028년에는 국내 2조 5000억원, 해외 35조 5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1년 4월부터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첨단화되는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국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번 실증플랜트에서는 설계·시공 및 운영 기술을 100% 국산화하고, 핵심 기자재는 7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플랜트는 하루 최대 1200톤의 초순수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여기에서 생산된 초순수는 SK실트론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생산에 사용된다. 관련 기술 개발에는 한성크린텍(플랜트 설계·시공), 진성이앤씨(공급배관), 삼양사(이온교환수지), 에코셋(자외선 산화장치), 세프라텍(탈기막), 한국수자원공사(운영 기술)가 참여했다. 2025년까지 실증플랜트를 통해 국산 초순수가 24시간 공급되며, 이후 플랜트 운영은 SK실트론에 이관되어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생산에 계속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이 주도하던 초순수 시장에 국내 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첨단 산업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후속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2031년부터는 초순수 플랫폼센터를 구축하여 기술 고도화와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박재현 물관리정책실장은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 성공은 반도체 산업 육성의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단지의 안정적인 용수 공급과 함께 초순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산 기술력 향상과 민간 기업의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정치권 갈등 최고조…에너지 법안·정책 줄줄이 답보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이 사실상 공백상태가 된 가운데, 윤 대통령 탄핵을 둘러 싼 여야 간 갈등의 골까지 깊어지면서 한시가 급한 에너지 정책과 법안 추진이 한동안 답보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시추를 코 앞에 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예산 확보가 힘들어 졌고, 본계약 체결이 임박한 체코원전 수주도 정부 적극적인 지원이 어렵게 됐으며, 에너지 공공기관장 선임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전력망 특별법, 고준위 특별법, 해상풍력 특별법 제정도 한동안 논의가 멈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에너지 관련 핵심 법안의 제·개정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력망 확충을 골자로 한 '전력망 특별법' 처리가 막 국회 논의의 물꼬를 막 텄던 터라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목으로 꼽힌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특별법안(고준위 특별법)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전력망 특별법), 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안(해상풍력 특별법) 등 주요 에너지 법안들은 이번 22대 국회 초부터 쟁점법안으로 분류되며 통과에 난항을 겪어 왔다. 쟁점법안으로 분류되면 소관 위원회인 국회 산업통장자원특허소위원회(산중위)에 안건 상정조차 쉽지 않다. 그러던 중 전력망 특별법은 지난달 처음으로 국회 산중위에 상정돼 여야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실렸으나 연내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재생에너지 증가로 전력망 부족이 전력산업 최우선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력망 특별법의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 에너지정책의 핵심 계획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도 의무절차인 국회 보고 문턱을 계속 못 넘고 있다. 연내 처리가 목표였지만 사실상 이는 물건너갔다. 특히 11차 전기본은 2038년까지 원전 3기와 소형모듈원전(SMR)1기 증설을 담고 있는 윤 정부 에너지정책의 핵심이다. 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해 온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체코원전' 수주도 난항이 예상된다. 당장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이달 중순부터 첫 시추에 들어갈 예정인데, 약 1000억원의 시추비용 가운데 절반이 내년도 국회 예산심의에서 삭감되면서 첫 시추부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체코원전 수주도 불투명하다. 현재 체코 원전 수주에 참여한 한국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불과해 정식 계약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탄핵 정국으로 인해 'K-원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동시에 대외 신인도가 악화되면서 계약이 미뤄지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 공공기관장 선임도 늦어지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사장 선임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최종 선임이 한참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스기술공사는 신임 사장 후보자 3명을 최종 선정해 산업부 제청 및 대통령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회의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비상회의를 개최하며 긴급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주요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요 사업들이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에너지업계 한 전문가는 “여당의 불참으로 탄핵안이 폐기됐지만 야당이 이를 재발의하겠다고 나서면서 앞으로 정국은 더욱 혼란스럽게 됐다. 여야 합의가 필요한 11차 전기본은 물론 전력망, 고준위, 풍력 특별법의 처리가 더욱 힘들게 됐다"며 “더 큰 문제는 국제 탄소무역장벽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더욱 늦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출기업들은 한국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빨리 정국을 안정시키고 국제환경에 대한 세밀한 대응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KCL, 2024년도 콘크리트 기술경연대회 시상식 개최

KCL(원장 천영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서울 역삼동 SC컨벤션센터에서 '2024년도 콘크리트 기술경연대회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수상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에 성신레미콘(주) 구리공장, 한국교통대학교, 계명대학교 3팀, ▲국가기술표준원장상에 아주산업(주) 비봉공장, 경북대학교(2팀) 등 3팀을 포함하여 일반부 품질부문 8팀, 학생부 품질부문 7팀, 학생부 혁신부문 7팀이며, 기술유공자는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 ㈜삼표산업 화성공장 유민경 공장장, ▲국가기술표준원장 표창 유진기업㈜ 강서공장 강동현 팀장 포함 7명이 선정되었다. 콘크리트 기술경연대회는 1994년에 시작된 콘크리트 품질 및 안정성 관련 국내 최대 행사로, 품질부문(일반부, 학생부)과 혁신부문(학생부), 콘크리트 산업발전 유공자 포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대회에는 품질부문 일반부 37팀과 학생부 28팀, 혁신부문 학생부 22팀 등 총 87팀이 참가했다. 천영길 KCL 원장은 “그동안 본 대회에서 수상한 많은 기술인들이 관련 산업과 기술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KCL은 콘크리트 기술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COP29로 열린 ‘국제 배출권 거래시장’…연 2500억달러 규모

자발적 탄소시장이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에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국제 탄소시장 설립을 위한 세부 지침이 승인되면서, 자발적 탄소시장이 배출권 시장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8일 배출권 거래업계에 따르면 이번 COP29에서 파리기후협정 제6조가 승인되면서 자발적 탄소시장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파리협정 6조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6.2조는 국가간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자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규정이고, 6.4조는 시장 기반의 중앙집권체제의 탄소거래 메커니즘, 즉 국제탄소시장 설립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본격적인 국제 탄소시장 출범의 토대가 마련됐다. 국제배출권거래협회는 이번 합의를 통해 연간 2500억달러 규모의 거래와 50억톤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업이나 기관이 자발적으로 탄소 감축 사업을 통해 확보한 탄소 크레딧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산림 조성, CCUS(탄소 포집·저장·활용) 등 다양한 탄소 감축 사업을 통해 배출권을 생성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들도 탄소 감축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 배출권 시장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발족한 자발적 탄소시장연합회는 국내 기업과 기관들이 배출권 거래제 외부에서 추가적인 탄소 감축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됐다. 연합회는 탄소 감축 크레딧 생성과 거래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국제적 사례를 참고해 시장의 신뢰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SDX재단은 조각탄소 인증제도(MCI)를 개발하며 소규모 탄소 감축 프로젝트의 평가와 거래를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 중이다. 조각탄소 인증제도는 대규모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개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탄소 감축 크레딧을 작은 단위로 나눠 거래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자발적 탄소시장의 참여 폭을 넓히고, 다양한 주체들이 탄소 감축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수단으로 평가된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조각탄소 인증제도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후테크 제품이나 서비스로 대체했을 때 감축되는 소량의 탄소감축량을 전과정평가(LCA) 기반으로 평가해 크레딧을 제공하려는 방식"이라며 “아마도 2025년 1월쯤 가이드북이 나오고, 2025년 안에 크레딧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발적 탄소시장은 여전히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사회와 국내 관련 기관 간 협력을 통해 그린워싱 문제를 해결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전 이사장은 이에 대해 “조각탄소 인증제도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감축량을 평가·검증·인증 후 크레딧을 발행하는 구조로 다른 어떤 크레딧보다도 그린워싱 문제나 베이스라인 논란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탄핵정국에 표류하는 기후환경 정책…두 달 남은 2035 NDC는 어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이 끝나지 않으면서 기후환경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사실상 대통령 리더십 공백 상태로 인해 당장 급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도 목표치를 강하게 잡아야 할지, 약하게 잡아야 할지 결정이 어려운 상태다. 주민반대가 심한 기후대응댐 건설은 추진이 더욱 힘들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야당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되자 윤 대통령 탄핵을 오는 11일 임시국회를 열어 계속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수사할 상설특검 요구안도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계속 재발의하고 모든 업무를 여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며 표결에서도 불참했다. 향후 탄핵안 재추진도 무산시키기 위해 당내 결속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여야 간 정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한시가 급한 기후환경 정책 수립은 뒷전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립돼야 할 가장 큰 기후환경 정책 중 하나는 2035 온실가스감축목표(NDC)다. 2035 NDC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일정 규모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다. 2030 NDC는 2018년 대비 40%를 줄이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2035 NDC는 2030년보다 목표를 더 높게 잡는다.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만큼 발전(전환) 부분은 물론이고 산업, 수송, 건물 분야에서도 온실가스를 대폭 줄여야 하는 목표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NDC를 의결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1월 영국 글레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해 2030 NDC 목표를 직접 발표했다. 비록 윤 대통령이 2035 NDC를 직접적으로 발표하지는 않더라도 2035 NDC는 국제사회에 발표하기로 정해진 국가 주요 과제다. 윤 정부 당시에 문 전 대통령이 발표한 2030 NDC를 산업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일부 수정하기도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35 NDC를 내년 2월까지 2035 NDC를 수립해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2035 NDC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짜서 의견 수렴을 통해 내년 초까지 확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탄핵정국에 따라 윤 정부하에서는 2035 NDC를 확정 짓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2035 NDC를 확정지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2035 NDC를 확정 짓는데 야당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윤 정부에서 주요 환경 정책으로 추진 중이 14개 신규 댐을 건설하는 기후대응댐에도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다음달인 지난 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낙동강권역 기후대응댐' 관련 2차 공청회에서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들은 환경부에 신규 댐 추진 백지화를 요구하며 찬성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계속되면서 기후대응댐을 설득해야 하는 정부에도 큰 부담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제4차 배출권 기본계획,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에 대한 관심도 밀릴 예정이다. 정책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다. 제4차 배출권 기본계획은 3차 기본계획이 내년까지만 실시됨에 따라 오는 2026년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기업들에 대한 유상할당 비율을 정하는 등 제4차 배출권 기본계획을 확정해야 한다.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지방자치단체에 자율로 위임한 상태다. 본래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지난 2022년 6월 전국 확대를 목표로 했으나 윤 정부 출범 이후 세종과 제주 등에서만 실시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율에 맡겨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탄핵정국, 에너지 시계 제로…가결 시 ‘기후에너지부’ 신설 탄력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에너지 정책 추진 및 핵심 법안 처리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당장 시추를 코 앞에 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예산 확보가 힘들어 졌고, 본계약 체결이 임박한 체코원전 수주도 정부 적극적인 지원이 어렵게 됐으며, 에너지 공공기관장 선임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한시가 급한 전력망 특별법, 고준위 특별법, 해상풍력 특별법 등의 처리도 한동안 멈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일 탄핵 표결에서 가결 시 차기 정권은 민주당이 잡을 가능성이 높아 '기후에너지부'가 신설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6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에너지 관련 핵심 법안의 제·개정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력망 확충을 골자로 한 '전력망 특별법' 처리가 막 국회 논의의 물꼬를 막 텄던 터라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목으로 꼽힌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특별법안(고준위 특별법)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전력망 특별법), 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안(해상풍력 특별법) 등 주요 에너지 법안들은 이번 22대 국회 초부터 쟁점법안으로 분류되며 통과에 난항을 겪어 왔다. 쟁점법안으로 분류되면 소관 위원회인 국회 산업통장자원특허소위원회(산중위)에 안건 상정조차 쉽지 않다. 그러던 중 전력망 특별법은 지난달 처음으로 국회 산중위에 상정돼 여야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실렸으나 연내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재생에너지 증가로 전력망 부족이 전력산업 최우선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력망 특별법의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 에너지정책의 핵심 계획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도 의무절차인 국회 보고 문턱을 계속 못 넘고 있다. 연내 처리가 목표였지만 사실상 이는 물건너갔다. 특히 11차 전기본은 2038년까지 원전 3기와 소형모듈원전(SMR)1기 증설을 담고 있는 윤 정부 에너지정책의 핵심이다. 탄핵 가결 시 원전 확대 정책은 큰 차질을 받을 수밖에 없고, 부결 시에도 야당의 협조는 더욱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해 온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체코원전' 수주도 난항이 예상된다. 당장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이달 중순부터 첫 시추에 들어갈 예정인데, 약 1000억원의 시추비용 가운데 절반이 내년도 국회 예산심의에서 삭감되면서 자칫 첫 시추부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체코원전 수주도 불투명하다. 현재 체코 원전 수주에 참여한 한국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불과해 정식 계약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탄핵 정국으로 인해 'K-원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동시에 대외 신인도가 악화되면서 계약이 미뤄지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 공공기관장 선임도 늦어지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사장 선임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최종 선임이 한참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스기술공사는 신임 사장 후보자 3명을 최종 선정해 산업부 제청 및 대통령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회의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비상회의를 개최하며 긴급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주요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요 사업들이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에너지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로선 탄핵 가결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만약 가결이 되면 차기 정권은 민주당이 잡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원전 확대 등 현 정책들은 모두 올스톱되고, 폐기될 수 있다. 정반대로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후에너지부가 신설돼 기후가 에너지보다 상위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강하게 정해지고, 이를 실현하는 에너지 정책이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민관 협력으로 수소경제 전환 가속…‘한국수소환경협회’ 출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수소환경협회' 창립식을 열고, 수소차 보급 확대, 충전 인프라 확충, 그린수소 생산 활성화를 목표로 한 민관 협력을 본격화했다. '한국수소환경협회'는 그린수소 생산과 충전, 수소차 보급 확대를 목적으로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공공기관 간의 소통 강화를 위해 설립됐다. 협회는 윤종수 세계자연보전연맹 이사를 위원장으로 위촉하고, 정책제언, 기술개발, 거버넌스 3개 분과위원회를 운영한다. 협회의 간사 역할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맡는다. 협회는 그린수소 보급 확대와 함께 △탄소중립 기여 △물산업 육성 △대기질 개선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수전해 기술의 핵심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지원하고 국내외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협회 참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라 수송부문의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2030년까지 30만 대의 수소차 보급과 660기의 수소충전소 구축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성남정수장, 밀양댐, 충주댐 등에서 수전해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 및 충전시설 설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회 창립은 그린수소 기반 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물산업 육성, 대기질 개선 등 다방면에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일영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한국수소환경협회 창립은 그린수소 보급 확대를 위해 산업계, 학계, 지자체, 정부가 함께 노력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수전해 분야 핵심기술 개발, 지원책 발굴, 국제협력 확대를 통해 그린수소 기반 수소차 산업 발전은 물론 탄소중립 실현, 물산업 육성, 대기질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협회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참여 기관들의 힘을 모으겠다"라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충남도 2030년까지 수소버스 1200대 도입

충남도가 2030년까지 1200대의 수소버스 도입을 추진한다. 환경부는 6일 오전 천안시청에서 충남 지역 내 수소버스 보급 및 수소충전소 구축 촉진을 위해 충남, 현대차, SK이노베이션E&S, IBK투자증권, 충남 버스운송사업조합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각 기관은 충남의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오염 개선을 목적으로 수소 교통 전환 확대를 위해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협약에는 수소버스의 적기 생산과 원활한 보급 △수소충전소 부지 발굴 및 안정적인 구축과 운영 △통학버스 및 광역버스의 수소버스 전환 △수소버스 정비서비스 거점센터 구축 △수소버스 전환을 위한 금융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충남에는 올해 11월 기준으로 수소버스 48대(누적 기준)와 수소승용차 1605대가 운행 중이다. 수소충전소는 24기가 운영되고 있다. 환경부는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자동차 제작사 등과 협의해 정비시설을 확충하는 등 충남 내 수소버스와 충전소 보급을 가속할 계획이다. 충남은 이날 발표한 '청정 수소교통 전환 확대 지원방안'을 토대로 2030년까지 도내 버스 1200대를 수소버스로 전환한다. 버스차고지 내 대용량 수소충전소 67기(누적 기준)도 구축할 계획이다. 정비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수소차 정비서비스센터를 유치하고, 운수사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해 수소버스를 구입하는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도 추진한다. 이병화 환경부 차관은 “충남도가 수소 교통으로 전환해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대왕고래 시추선 곧 도착…“국가 중대사업, 여야 적극 지원 필요”

포항 영일만 앞바다 심해 유·가스전 시추가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시작된다. 시추를 맡은 시추선도 주말에 보급기지가 있는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1차 시추 결과를 토대로 해외 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최근 국회 야당의 시추 예산 삭감은 자칫 해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자원개발업계에 따르면 주말에 한국석유공사와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계약을 맡은 노르웨이 시드릴사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부산에 도착한다. 시추선에는 시추장비와 자재를 싣는 보급선 2척이 따라 붙는다. 보급선이 부산신항에 마련된 보급기지에서 장비와 자재를 실으면 시추선과 함께 시추지점으로 이동해 시추에 착수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비를 싣는데 2~3일이 소요되고 날씨가 잠잠하면 이달 중순부터 첫 시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추는 우선 시추선이 위치를 고정한 후 △굴착 △강관 설치 △시멘팅 △방폭장치 및 라이저 설치 △물리검층 단계로 작업이 이뤄진다. 시추선은 동적위치제어 시스템(DPS)을 활용해 위치를 고정한다. DPS는 배가 파도와 바람 등에 흔들리지 않고 시추 위치에 고정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시추선을 고정시키는 앵커가 필요하지 않고, 혹독한 해양 환경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유지시켜 준다. 시추선이 고정되면 먼저 시추파이프에 굴착 장비를 매달아 회전력을 통해 지층을 굴착한다. 이후 시추파이프에 강관을 매달아 설치하고 시추파이프를 통해 시멘트를 주입해 강관과 지층 사이를 충진한다. 시멘트가 굳으면 시추파이프를 회수하고 다음 구간 굴착과 강관 설치 및 시멘팅 작업을 반복한다. 황철욱 석유공사 시추팀장은 “해양 탐사시추는 터널을 파는 방식과 유사하다. 터널을 세워놓았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육상 굴착과 다른 점은 땅 속은 심도가 깊어질수록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지층이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엔 약 90cm 지름의 구멍을 뚫고, 강관을 설치해 무너지는 것을 막고, 그 다음 60cm 구멍을 뚫어 또 강관을 설치해 무너지는 것을 막는다. 점점 구멍을 작게 하면서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고 반복하면서 시추를 한다"고 설명했다. 상부구간 굴착이 완료되면 해저면에 혹시 모를 누출을 방지하는 방폭장비(BOP)를 설치한다. 2010년 미국 멕시코만에서 역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로 기록된 BP의 딥워터 호라이즌호 사고도 방폭장비 불량으로 발생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시추에는 여러 서비스기업들이 참여하는데 이 가운데 가장 핵심기업은 슐럼버거와 시드릴이다. 세계 최대 유전 서비스 기업인 슐럼버거(Schlumberger, 공식 명칭 SLB)는 1926년 프랑스의 마르셀 슐럼베르거와 콘래드 슐럼베르거 형제에 의해 설립된 서비스 회사이다. 1930년대부터 1940년대에 걸쳐 세계 주요 석유 회사들을 대상으로 시추 및 물리 검층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지구물리 자료 처리, 시뮬레이션, 유정 시험, 방향성 시추, 수압 파쇄 등 다양한 기술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슐럼버거는 전 세계 120개국에서 활동하며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1위의 서비스 회사로 자리잡았다. 슐럼버거가 대왕고래 시추에서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는 이수검층(mud logging)이다. 이수(시추액)는 주로 물 또는 오일에 점토질 광물과 여러 화학 첨가물을 혼합해 시추 작업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시추비트가 지층을 굴진할 때 이수는 시추 스트링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며, 시추비트를 통과하면서 시추공벽과 시추 스트링 사이를 순환한다. 이를 통해 이수는 시추공 안정화, 압력 제어, 시추 비트 냉각 및 윤활, 암편(drill cuttings) 제거 등의 기능을 한다. 회수된 이수에서 나온 암편은 수 μm에서 수 mm 크기로 이로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기록할 수 있다. 암편을 분석함으로써 굴진하고 있는 지층의 종류, 밀도, 구성 광물, 미화석(microfossils)을 통한 지질 연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암편을 통해 지층에 석유나 가스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분석해 유체의 조성, 성숙도, 기원 등을 평가할 수 있다. 즉, 이수검층은 지층과 그에 포함된 유체의 특성을 파악해 저류층을 평가하고, 잠재적으로 생산 가능한 심도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 10대 해양 시추기업인 시드릴(Seadrill Ltd.)은 2005년 노르웨이의 선박왕 존 프레드릭센에 의해 설립했다. 시드릴은 전 세계 주요 유전에 시추 서비스를 제공하며, 특히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시추 장비와 뛰어난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심해 및 극지방 시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시드릴은 미국 멕시코만, 브라질, 서아프리카 등지에서 활동하며, 북해와 동남아시아 등에도 전략적으로 시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시드릴의 주요 고객사에는 에퀴노르, 토탈에너지스, 페트로브라스, 코노코필립스 등이 있다. 총 12기의 시추선, 4기의 반잠수식 시추선(semi-submersible), 2기의 잭업 리그(jack-up rig)를 보유하고 있다. 대왕고래 시추를 맡은 시드릴의 웨스트 카펠라호는 최대 3000m 수심에서 최대 1만1400m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크기는 축구장 약 1.3배 규모이다. 이중 시추탑(dual derrick)과 압력제어 시추공법(managed pressure drilling)을 적용해 시추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탐사자원량은 35억~140억배럴입니다. 2004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2021년까지 운영된 동해가스전의 총 생산량이 4500만배럴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임을 알 수 있다. 대왕고래는 개발에 성공할 시 경제적 효과는 최대 2000조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가 위치한 울릉 분지는 지질학적으로 석유와 가스가 형성되기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과성 있는 사암층과 이를 덮고 있는 이암 덮개암이 존재해 석유와 가스를 함유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 구조로 확인된 상태이다. 개리 파커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교수에 따르면, 심해 환경은 석유와 가스가 생성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김기범 부산대 교수는 울릉분지가 수리남-가이아나 유전이나 이스라엘 레비아탄 가스전과 지질적으로 유사한 비활성 대륙주변부에 위치해 있어 산화되지 않은 퇴적물이 쌓이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원안 677조4000억원 가운데 4조1000억원을 감액한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삭감 항목에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비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시추비 예산으로 505억원을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 497억원(98.4%)을 삭감했다. 한번의 시추에는 약 1000억원이 소요되는데, 이 가운데 정부 몫이 대부분 사라진 것이다. 시추선 용선료는 하루에 약 6억5000만원이다. 이 비용만 한달에 200억원이 소요된다. 그 밖에 여러 서비스가 이용되기 때문에 예산이 적기에 지급되지 않으면 1차 시추부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는 결국 민주당이 예산을 복원시켜 줄 것이라 믿으면서도, 이번 예산 삭감이 다른 악영향을 낳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자원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공사는 1차 시추 결과를 토대로 해외 업체들로부터 투자를 받는다. 해외 기업들은 결과도 결과지만 그 나라가 해당 프로젝트를 얼마나 진정으로 대하는지도 중요하게 본다. 자원산업은 정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번 야당의 예산 삭감은 해외 투자 유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가 중대사업인 만큼 야당도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익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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