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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5.5조…포용금융 기조 타고 ‘급성장’

인터넷전문은행이 개인사업자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가계대출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과 동시에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기조가 맞물리면서 시장 확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7일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약 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조5000억원, 2023년 3조7000억원, 지난해 4조6000억원 등으로 3년여 만에 약 3.7배가 늘었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중심 성장을 경고하자 개인사업자 대출로 눈을 돌렸고, 개인사업자 대출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 산정에 포함되며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새 정부가 '포용금융 확대'를 전면에 내걸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는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조5388억원으로, 1년 새 약 1조1000억원 늘었다. 2022년 11월 개인사업자 뱅킹 출시 후 누적 공급액은 4조원에 육박한다. 개인사업자 대출 고객 중 64%는 중·저신용자로, 포용금융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보증서대출을 취급 중이며, 4분기에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추가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상반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1조58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01억원 증가했다. 올해에만 1조2000억원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새로 공급했다. 지난달 15일 기준 누적 취급액은 3조원을 돌파했다. 고객 절반 이상(58%)은 중저신용자로 파악된다. 케이뱅크는 2022년 5월 사장님 보증서대출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에 사장님 신용대출, 지난해 7월에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해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개인사업자 보증·신용·담보대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케이뱅크는 연내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고도화해 상호금융권 상품 대환을 지원하고, 담보대출을 기존 아파트에서 상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상반기 말 기준 1조40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84억원 줄었다.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토스뱅크는 2022년 3월과 5월 인터넷은행 처음으로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각각 출시하며 개인사업자 시장에 빠르게 진출했다. 이 같은 흐름에 인터넷은행과 정부와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를 열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최우형 케이뱅크 대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를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 민간금융과 정책금융의 협력을 강화해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인터넷은행 역할도 강화된다. 이날 진행된 업무협약(MOU)에 따라 인터넷은행 3사는 내년 하반기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책자금 대리대출 취급은행으로 참여해 소상공인이 선택권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전환보증과 보증기한 연장이 인터넷은행에서 가능해져 소상공인의 상환 부담이 완화될 예정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슈+] 밸류업 공시 확대, 일본 모델 따른 구조적 한계에 실효성 논란…국감장 도마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내세워 추진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핵심 과제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점검대에 오른다. 공시 참여 기업이 150곳을 넘어서며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확대됐지만, 일본식 모델을 본뜬 구조적 한계와 실질적 유인 부족으로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23일 현재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총 157개사(예고공시 제외)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개사는 본공시 이후 일정 기간의 이행 현황을 평가해 추가 공시까지 진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발표하고,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도록 독려해 왔다. 금융당국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밸류업 우수기업 10개사를 선정하고, 세제 혜택·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대한 감사인 주기적 지정 유예 등 '3대 분야 8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규모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기업들의 주주친화적 정책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본의 PBR 개혁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밸류업 정책은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우선 강제력이 없다는 점에서 참여율 자체가 제한적이고, 참여 기업들 역시 단기적 주주환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거래소가 올 3월 말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밸류업 공시 기업의 90%가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계획에 집중했고, 투자 효율화나 지배구조 개선, 장기 성장 전략을 담은 사례는 드물었다. 밸류업 인센티브 정책에 대해서도 실효성 논란이 있다. 특히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대해 감사인 지정 의무를 3년간 유예하는 제도는 회계투명성 확보하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와 상충한다는 지적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실질적인 유인보다는 '형식적 혜택'에 그칠 수 있고,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행정 비용만 늘린다는 비판이다. 정책 효과가 단기적 주주환원에 치우쳐 있는 만큼, 국감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개선 필요성이 제기될 전망이다. 그간 일각에서는 단순한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에 그치지 않고, 지배구조 개선과 소수주주 권리 보호로 이어지도록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최근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시, 전자주주총회,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가 도입됐다.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상장기업 대상 의무공개매수제, 합병가액 산정 합리화, 물적분할 시 일반주주 신주인수권 우선배정 등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여전히 공개매수·주식교환 과정에서 소액주주 권리가 침해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국감에서 주주 보호 장치의 실효성이 집중 점검될 것으로 보인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머니+] 연휴 끝나면 ‘배당주’가 뜬다...금융주 ‘핫한 가을장’ 예고

이재명 정부 집권 후 금융업계 전반에 증시 활성화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연말까지 나타날 변화에 이목이 모인다. 이 대통령이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이 생겨날 수 있게 만들겠다"며 자본시장 정상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다,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금융주 등 배당 매력이 높은 종목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일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한 뒤 3549.21에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들의 순매수 증가 속 반도체 대형주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급등세가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결과다. 코스피는 지난 6월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한 뒤 3400선을 돌파하고 보름 만에 3500선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총은 지난 7월 10일 사상 처음 3020조7694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코스피지수 5000 달성'과 같은 공약을 내걸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추진 중이다. 앞서 정부는 이사의 충실 의무 규정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추진한 바 있다. 150조원을 목표로 하는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증시 부양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금융 정책을 통해 생산적 영역으로 물꼬를 틀면 자본시장 정상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이다. 이런 흐름으로 인해 연말까지 국내 증시에서도 금융지주와 증권주 중심으로 투자 심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 및 불공정 공시 척결, 합리적 경제 정책 추진과 함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증시 부양책을 추진 중이라며 금융주의 투자 매력도 상승을 시사한 바 있다. 금융지주 중에서는 올해 하반기까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이 대장주로 꼽힌다.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강화 등을 통해 밸류업(기업가치 상승)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BNK금융지주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기타 금융지주의 경우도 올해 이익 증가와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세제 개편 우려 등도 있어 주가 변동성은 고려해야 한다. 이들 금융지주들은 올해 배당 매력이 높은 금융지주 종목으로도 꼽힌다. 하나금융지주는 배당수익률이 6.8% 수준으로 분기별 배당까지 시행하는 대표적인 고배당주다. 실적 안정성과 이자마진 방어력도 우수하기 때문에 꾸준한 배당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결산부터 비과세 배당 적용이 예상되는 종목이다. 높은 배당수익률과 더불어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 중으로 투자 매력이 있다. 감액 배당 도입으로 세금 부담이 줄어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하다는 특징이다. JB금융지주는 배당 성향 35% 이상으로 높고, 올해 하반기 배당 수익률 증가가 예상된다. 저평가된 고배당주로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배당성향 25% 이상을 유지해 안정적 고배당주로 꼽힌다. 오는 9일까지 지속되는 긴 추석 연휴가 끝나면 코스피시장 전체가 활황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지수는 대체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나증권은 2000년부터 25년 동안 추석 연휴 전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휴 이후 코스피가 대체로 상승해왔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은 “올해는 명절 직전에도 강세장이 나타났던 만큼 상승 분위기가 연휴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은행 예금금리 소폭 올랐지만…지난달 4조원 ‘머니무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1년여 만에 소폭 인상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 것이 배경이다. 다만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2%대 중반 수준이라 매력적인 투자처로는 눈길을 끌지 못하는 분위기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지난달 정기예금 금리를 0.02~0.05%포인트(p) 인상했다. 약 1년여 만의 금리 상향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도 시장조달금리(MOR)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예금 금리는 채권금리 등 시장금리와 연계되는데, 최근 은행채 금리가 오르며 MOR 상승으로 이어졌고 예금금리에 반영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A·무보증) 1년물 금리는 지난달 11일 2.530%에서 같은 달 30일 2.587%로 0.057%p 상승했다. 여기에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수신 경쟁도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연말이 다가올수록 기업과 가계의 자금 수요가 늘어 은행 간 예금 확보 경쟁이 가열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앞서 기준금리 인하로 정기예금 금리가 빠르게 하락해 현재는 최고 2%대 중반 수준에 머물러 투자 매력은 크지 않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1년 만기 단리 기준 37개 정기예금 상품 중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이 연 2.65%의 가장 높은 기본금리를 준다. 이어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 전북은행의 JB 다이렉트예금통장 금리가 연 2.55% 수준이다.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e-그린세이브예금이 가장 높은 최대 연 2.85%의 금리를 주지만 신규 고객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해 대상 고객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은행에서 다른 투자처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50조7015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305억원 감소했다. 이달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35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에 따른 2금융권으로 자금 이동은 제한적이라고 은행권은 분석한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소폭 상승했으나, 앞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고돼 하락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예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특판 등 한시적인 고금리 상품이 나올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금리 인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슈+] MBK發 PEF 부작용에 제도개선 목소리…정무위 국감서 실효성 따진다

기관전용 사모펀드(PEF)의 운영상 부작용과 금융당국의 대응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홈플러스·MBK 파트너스 사례를 계기로 차입매수(LBO) 중심의 단기 수익 회수, 기업가치 훼손 등 여러 문제가 불거졌지만, 운용사 검사 확대 등 현행 대응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기관전용 PEF는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국내 자본시장 내 위상이 급격히 커졌다. 펀드 수는 제도 초창기인 2004년 2개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1137개로 늘었고, 출자약정액 역시 같은 기간 4000억원에서 153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PEF는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자본을 육성하고, 대체투자 수단을 제공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외형 성장과 달리 부작용도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단기 수익 창출을 목표로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기업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거나, 투자 이후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졌다. 특히 홈플러스·MBK파트너스 사태는 국내 여론을 흔들었다. MBK는 차입매수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단기 수익 회수에 집중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 후 1808억원 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까지 이어졌다. “PEF가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단기 이익 실현에만 몰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진 배경이다. 이에 따라 국감에서는 금융당국의 대응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운용사 CEO 간담회를 개최해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성과 및 계획'을 내놓으며 운용사(GP) 검사를 연간 5개사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 GP 437사에 달하는데 연간 5개사 검사는 사실상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2021년 10월 검사권 도입 이후 2025년 5월까지 실제 검사받은 운용사는 18곳에 불과해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국감에서는 이 같은 검사 실적과 향후 계획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회 정무위원회는 과거에도 사모펀드의 기간산업 인수 행태에 대해 시정 요구를 내놓은 바 있어, 이번에는 GP 검사 권한 행사와 범위 확대, 검사 대상 선정 기준이 주요 질의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 논의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현재 국회에는 사모펀드 차입 한도를 축소하는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이는 LBO에 차입 한도를 설정해 기업 재무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내 PEF만 역차별을 받아 산업 활성화가 저해될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발주한 해외 PEF 규율체계 연구용역 결과도 국감장에서 언급될 전망이다. 영·미권과 일본 등 주요국은 PEF 규율에 있어 차입 구조와 운용사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 왔다는 점에서, 국내 제도 개선 논의의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연구용역이 단순 검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입법·제도로 연결될지가 이번 국감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미성년 주주’ 80만명 시대…삼성전자에만 40만명 몰렸다

국내 상장사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미성년자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자녀 명의로 주식을 증여하거나 투자 계좌를 개설하는 사례가 늘면서, 주요 기업의 주주 구조에도 세대 변화가 감지된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0개 상장사 중 연령별 주주 현황을 공개한 93곳의 20세 미만 주주는 총 78만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한 곳당 평균 8466명꼴로, 상당수 기업이 수천 명의 미성년 주주를 보유한 셈이다. 가장 많은 미성년 주주를 확보한 곳은 삼성전자로 39만4000여명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이 가진 주식 수는 1940만여주, 시가로 약 1조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작년 말 주가(5만3200원)를 기준으로 하면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은 약 260만원이다. 뒤이어 네이버(5만4000여명), LG에너지솔루션(3만8000여명), 대한항공(2만4000여명), LG전자(1만9000여명), 맥쿼리인프라(1만6000여명) 순으로 미성년 주주 수가 많았다. 또 SK아이이테크놀로지, 두산로보틱스, LG디스플레이, LG화학, 우리금융지주, 포스코퓨처엠, 현대모비스 등도 미성년 주주 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93개 상장사 전체 기준으로 미성년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3717만여주, 시가로 약 1조8000억원 규모였다. 전체 시가총액(992조원)의 0.18% 수준이지만, 결코 작다고 보기 어렵다. 미성년자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은 약 37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보면 고려아연의 1인당 보유금액이 가장 컸다. 미성년 주주 227명이 총 1만5000여주를 보유해 1인당 평균 6700만원가량의 주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주가가 100만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어 신성델타테크(1700만원), 삼양식품(1300만원), 보로노이(1200만원), 펩트론(11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메리츠금융지주, 케어젠, 파마리서치, LS, 한올바이오파마, 농심 등도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이 수백만원대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투자라기보다는 증여나 상속을 통한 자산 이전의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자녀의 자산 형성과 금융 이해력을 키우려는 조기 투자 교육의 확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세 미만 증여 신고 인원은 1만4000여명에 달했다. 이 중 10세 미만이 6000여명으로 절반에 육박했으며, 1억원 초과 증여자는 7000명, 10억원 초과자는 253명, 50억원 초과자는 15명으로 집계됐다. 부모 세대의 자산이 자녀 세대로 빠르게 이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은행권, ‘추석’ 맞이 중소기업 대상 ‘특별자금’ 푼다

시중은행이 추석을 맞이해 자금 수요가 많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특별자금을 공급한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은 추석 연휴 전후로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거래기여도, 신용등급 등에 따른 금리우대 등을 반영해 총 78조7000억원의 대출을 공급한다. 이 중 신규대출은 32조원이고, 만기연장은 46조7000억원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은행별 각 영업점을 방문해 추석명절 특별자금지원 상담을 진행하면 된다. 지원기간은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 기준으로 이달 24일까지다. 다만 SC제일은행과 iM뱅크(아이엠뱅크), 부산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이달 31일까지 추석 명절자금을 공급하는 등 은행별로 기간은 상이하다. 세부 내용을 보면 신한은행은 이달 24일까지 총 15조125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업체당 소요자금 범위 내 10억원까지 신규 대출을 지원하고, 최대 1.5%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준다. 원금 일부상환 조건 없는 만기 연장과 분할상환금 납입 유예 등도 지원한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6조원, 연장 9조원을 포함해 15조원 규모의 특별자금을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일반대출(운전/시설), 상업어음, 무역어음대출 등 1년 이내의 기업대출 신규 및 기 취급 명절(설, 추석) 특별자금 대출의 연장(대환)건이다. 최대 1.5%포인트 안에서 대출금리 감면을 지원한다. 하나은행 측은 “명절 전후 자금 수요가 필요한 개인사업자,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M뱅크는 지속적인 경기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 유동성 부족 등 일시적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총 1조원 규모의 추석 특별자금대출을 지원한다. 신규대출 5000억언, 만기연장 5000억원 규모다. 업체별 지원한도는 최대 10억원이다.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신용등급, 거래조건에 따라 금리 우대를 지원한다. iM뱅크는 신속한 자금지원을 위해 신용평가, 전결권 완화 등 대출취급 절차도 간소화한다. 전북은행은 신규 운전자금 및 기일이 도래한 중소기업대출 만기연장을 대상으로 신규 2500억원, 만기연장 25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상업어음할인과 1년 이하 운전자금 대출을 지원한다. 대출 금리는 거래 기여도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기업투자 늘려라” 특명 받은 은행…기업대출 석 달간 11조↑

지난 석 달간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이 11조원 이상 늘어나며 가계대출 증가폭(9조원)을 앞질렀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자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도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다만 기업대출의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만큼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41조1471억원으로, 한 달 새 4조2669억원 증가했다. 올 들어 가장 증가폭이 컸던 지난 8월(6조2648억원)보다는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성장폭을 보이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71조877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254억원,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0조594억원으로 2조1415억원 각각 늘었다. 반면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1조196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8월 3조9261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 성장폭이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잔액 608조9848억원)이 1조3135억원 늘어나며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6·27 부동산 대책과 9·7 추가 규제 등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대출 성장은 위축된 가운데 기업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한 영향이 크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에 쏠렸던 시중자금의 물꼬를 생산적 영역으로 돌려야 한다며 은행의 기업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가계대출 확대 제약이 커지자 은행은 기업대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며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기업대출은 지난 7월부터 석 달 동안 11조4087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성장폭(9조2601억원)보다 더 크다. 중소기업 대출은 7조9억원, 대기업 대출은 4조4078억원 각각 증가했다. 올해 1~6월 상반기에 기업대출이 9조1158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1조8578억원 각각 늘었는데, 최근 3개월간 증가폭이 이보다 더 큰 셈이다. 상반기 대기업 대출은 7조2580억원 늘었는데, 월평균 기준으로 보면 최근 석 달간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대기업은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등 대외 환경이 악화되자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통 대기업은 채권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으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은행 대출을 찾는 경우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생산적 금융 강화를 위한 자본규제 개선 방안도 발표했다. 은행 보유 주식의 위험가중치(RW)를 400%에서 250%로 줄이는 반면 주담대 RW 하한은 15%에서 20%로 높여 가계대출 부담을 키웠다. 주식 RW 하향으로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이 줄어 투자 여력이 확대되면 기업투자를 강화하라는 주문이다. 또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중 75조원을 민간·국민·금융권에서 부담하도록 해 은행권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대출을 확대하면 부실 위험을 늘어난다는 것은 은행권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의 연체 위험이 더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국내은행 연체율은 가계대출 0.43%, 기업대출 0.67%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82%,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72%였다.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경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담보대출보다 관리가 쉽지 않다"며 “보증기관이 채무자 상환 능력을 보증해 주는 보증서 대출 등 위험도를 낮춘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슈+] 부동산 PF 연착륙 ‘빨간불’…입법조사처 “연체율 4.5%·부실 여신 21조 돌파”

정부가 추진해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 대책에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권 연체율이 사상 처음 4%대를 돌파하고 부실 여신 규모도 21조원을 넘어서는 등 핵심 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점검회의와 제도 개선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부실사업장 정리 지연과 리스크 집중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5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2025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은 2024년 6월 말 3.56%에서 2025년 3월 말 4.49%로 급등했다. 정기 통계 공개 이후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선 것이다. 연체 규모는 약 5조3900억원으로, 2020년 이후 최대치다. 토지담보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6.34%포인트 급등한 28.05%를 기록했으며, 연체액은 4조7400억원으로 2년 전보다 2.3배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연착륙 점검회의를 정례화하고 자금 공급, 사업성 평가, 부실사업장 재구조화 등을 포함한 제도개선 방안을 추진해왔다. 또 자기자본비율 기반의 건전성 관리와 PF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연내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실제 지표는 개선과 거리가 멀다. 사업성 평가 강화에도 불구하고 유의·부실우려 여신 규모는 지난해 말 9.5%에서 올해 3월 말 11.5%로 증가했다. 규모도 21조9000억원으로 불어났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33%에서 12.33%로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까지 16조2000억원 규모의 부실 여신을 정리·재구조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처리 예정 규모는 12조6000억원에 그친다. 시장 내 양극화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방·비주택·2금융권·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집중되고 있으며, 정부는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고 정상 사업장에 대한 보증 지원을 통해 자금 공급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 역시 근본적 해결책이라기보다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법조사처는 “연체율 급등과 부실 여신 확대는 정부가 내세운 연착륙 관리 기조가 계획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PF 시장 불안이 건설 경기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경보체계 구축과 정보 공유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AI야 소통 도와줘”...보험업계, 270만 외국인 고객 공략

보험사들이 인공지능(AI) 통·번역 서비스를 앞세워 외국인 고객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고, 인구 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함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은 내년 2월 '해피콜 음성봇'을 정식 오픈하고 내년 말까지 완전판매 모니터링 자동화 비중을 최대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영어·중국어·베트남어 등 다국어 해피콜 음성봇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해피콜은 고객이 모집인으로부터 보험계약에 대한 중요설명을 듣고 충분히 이해했는지 여부를 묻는 전화로, AI 도입으로 운영시간 제약을 해소할 수 있다. 외국인 고객 대상의 서비스가 출시되는 주된 원인으로는 외국인 수 확대가 꼽힌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청년층의 제조업 기피 지속으로 생긴 공백을 채우는 '구원투수'가 늘어난 셈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2020년말 203만6075명이었던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21년 195만6781명으로 줄었다가 2022년 224만5912명, 2023년 250만7584명, 지난해 265만783명으로 늘었고 올 6월에는 273만2797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소득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E-7(특정활동) 비자를 취득하는 등 월평균 300만원 이상(세전 기준)의 소득을 올린 외국인 비중이 37.1%로 전년 대비 12.7%포인트(p) 상승했다. 상해·실손보험을 중심으로 외국인 보험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도 인구와 소득이 증가한 영향으로, 법무부가 조선업 E-7 비자 쿼터 비중을 끌어올리는 등 기업의 니즈와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향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한 발판 올해 서비스를 개시해 선두주자로 치고 나가겠다는 대형사들이 북미·유럽·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진출의 기수 역할을 수행 중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지원하는 외국어도 미국·영국·베트남 등 국내 보험사들의 타겟 지역에서 쓰는 경우가 많다. 국내 시장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국내에 있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보험금 지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해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DB손해보험은 글로벌 AI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기업 유베이스와 손잡고 '다국어 통역 AI 에이전트'를 도입한다. 이는 완전판매 모니터링 상담 전과정을 실시간 다국어로 통역하는 것으로, 상담 내용 누락 및 오해 가능성을 줄여 가입 절차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통역 업체 연결과정이 생략되어 고객 대기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강점으로, 다음달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베트남어 5개 언어를 필두로 서비스가 개시될 예정이다. DB손보는 향후 적용 언어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생명에서는 'AI 번역' 서비스가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것으로, 시범운영을 거쳐 정식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외국인 고객 만족도 뿐 아니라 외국인 설계사들의 영업력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 관련 자료를 다양한 언어로 제공 받은 설계사들이 같은 모국어를 쓰는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쉬워진다는 논리다. 베트남·중국을 비롯한 국가 출신의 외국인 설계사가 늘어나는 것도 신규 서비스 도입을 이끌고 있다. 2020년 생·손보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외국인 설계사는 2200명 규모였으나, 올해 3000명대 중반까지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활용하면 보험 가입을 비롯한 절차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언어 장벽을 허물어 불완전판매를 방지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설계사의 언어 관련 시간을 줄여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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