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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페인트, 김현정 신임 대표이사 선임

삼화페인트공업㈜은 김현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삼화페인트는 배맹달, 김현정 2인 각자 대표 체계로 전환된다. 김현정 신임 대표는 회계, 법률 분야의 전문성을 두루 갖춘 경영 전문가다. 김 대표는 고려대학교 졸업 후 2012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뒤 2018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김 대표는 2019년 삼화페인트에 입사한 뒤 글로벌전략지원실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해외 사업, 구매, 재경 등을 총괄해 왔다. 특히, 해외 계열사를 관리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했을 뿐 아니라, 해외 사업 모델을 기획하고 설계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김현정 신임 대표는 해외 사업과 경영 지원 전반에서 탁월한 역량을 입증해 온 인물"이라며 “회사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종합화학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화페인트공업은 2일 김 전 회장 사망에 의한 상속으로 김 대표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9일 김 전 회장의 지분 22.76%를 상속받았고, 기존 지분 3.04%를 합쳐 25.8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임진영의 아파토피아] 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빼는 ‘아파트 공화국’의 민낯

“청량리역 옆 외진 장소에서 40여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웃들을 위해서 자원봉사를 했다. 정부 보조금 없이 오직 십시일반 전국 후원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홀몸 어르신들과 거리에 있는 분들에게 밥을 나눠드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주변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무슨 범죄집단처럼 몰아가고 있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38년간 청량리역에서 노숙자와 어르신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매일매일 무료 배식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봉사단체 '밥퍼'의 항변이다. 최근 밥퍼가 청량리역 인근에 들어선 신축 주상복합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이 주도하고 있는 집단 항의 민원에 어려움을 겪다는 것이다. 밥퍼를 이끌고 있는 봉사활동 법인재단인 '다일 공동체'의 박종범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3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만나 밥퍼가 겪고 있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토로했다.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2024년 기준으로 전 국민의 약 54%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 주민들이 '다수'라는 숫자를 무기로 전횡을 휘두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이다. 지역에 영향력이 큰 대단지 신축 아파트 주민들은 조합이나 입주자대표회의라는 이름으로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구청 등을 상대로 집단 민원을 투사해 행정 당국을 움직인다. 오랜 세월 청량리역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온 밥퍼가 이 신축 아파트 주민들의 집단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과거 588 집창촌으로 대표되는 청량리역은 대표적인 노후 지역으로 손꼽혔다. 1911년에 영업을 개시한 청량리역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울 동북권의 대표적인 교통 허브이자 부도심으로 자리잡았지만 개발 소외 지역으로 한 동안 사람들의 관심에 멀어져 있었다. 이런 청량리 일대에 변화의 바람이 인 것은 2014년부터다. 588 집창촌(청량리 4구역)과 동부청과시장이 위치해 있던 청량리역 일대에 재개발 조합이 설립되고, 동대문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청량리 재개발 신호탄이 올랐다. 2018년 과거 노후 시설 철거가 완료되고 신축 아파트가 공사가 시작됐다. 그리고 2023년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1425세대),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1152세대),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220세대) 등 일명 '청량리역 신축 주상복합 아파트 3총사'로 불리는 단지들이 나란히 같은 해에 들어섰다. 밥퍼는 이들 청량리역 신축 3총사 개발이 시작된 10년 전부터 조합원들에게 '우리 단지에서 몰아내야 할 대상'으로 낙인찍혀 눈총을 받았다. 아파트 주민들과 밥퍼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실입주가 가시화된 2020년 이후다. 신축 아파트 건물이 완공되고 실입주가 가시화 된 2022년 당시 청량리역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던 밥퍼를 상대로 동대문구청이 돌연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을 이유로 봉사활동을 수행하는 밥퍼 건물에 대해 무허가 건물 시정명령과 함께 건축이행강제금 2억8300만원을 부과하면서 철거를 요구한 것이다. 새로 지은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에 30년전부터 청량리에서 터를 잡고 봉사활동을 진행한 밥퍼를 몰아내기 위한 강제력을 행사한 것이다. 밥퍼 측은 동대문구청의 강제조치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2024년 12월에 선고된 1심에서 밥퍼 측이 이겼다. 이에 동대문구청은 항소를 제기했고 2심이 진행됐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나온 2심 판결에서도 또 다시 법원은 밥퍼의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동대문구청은 2일 서울고법에 상고를 제출하면서 결국 이번 법적 다툼은 최종 대법원의 3심 판결을 기다리게 됐다.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구청 측이 무허가 건물이라고 주장하는 밥퍼 가건물에 대해 2021년 증축 당시에 동대문구가 특별한 신고나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반복적으로 표명해왔던 만큼 불법 건축물이라는 주장을 기각했다. 구청에 따르면 이곳 신축 아파트 주민들은 자신들의 민원을 구청 측이 수용하자 온라인에 자축하는 다수의 게시물들을 올리기도 했다. 또 각종 커뮤니티와 카페 등지에서 밥퍼의 봉사활동을 노숙자를 끌어들이는 '혐오활동'이라고 비난하면서 집단 항의 민원을 올렸다는 인증글도 다수 게시했다. 구청 측의 무리한 항소 방침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1심과 2심에서 연달아 같은 결과가 나온 후 3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는 사례는 민사 기준 4.2%에 불과하다. 3심은 법률심으로, 1심과 2심에서 확정된 사실관계를 뒤집는 경우가 드물다. 구청 안팎에선 지방선거 등을 의식한 나머지 청량리 신축 아파트 1만표를 의식해 결국 최종심까지 소송을 끌고 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구청 공동주택지원팀장은 “청량리역에 신축 단지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입주민들과 밥퍼 측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아파트 주민들이 밥퍼 시설을 철거하는 것 외엔 어떤 타협안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밥퍼에서 구청의 행정조치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해 법적 다툼에 이르게 됐다"며 “일각에선 밥퍼의 봉사활동이 중지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소송이 진행된 이후로도 현재까지 밥퍼 측 봉사활동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사례는 다만 청량리 '밥퍼' 하나 만이 아니다. 한참 뒤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 입주자들이 생활 환경 개선 등을 이유로 기존의 '박힌 돌'을 제거하겠다고 나선 사례는 여러 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 3구역을 재개발해 2014년 9월 입주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주민들은 단지 인근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인근 포장마차촌에 대해 “집값 떨어 뜨린다"면서 재산권·주거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집단 항의 끝에 결국 2018년 3월 철거하도록 만들었다. 문제는 집값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신고가 27억원에 거래된 마래푸 84㎡(34평)는 십년 전 입주 당시엔 7억원 수준이었고, 포장마차촌이 철거된 2018년 3월에도 이미 12억5000만원에 실거래 된 바 있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혐오시설'이 단지 주변에 존재하던 입주 초기 3년 동안에도 이미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세운 4구역 재개발 역시 조합원들은 종묘로 인해 자신들의 재산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종묘로 인해 재산권과 주거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주장은 명확한 근거가 없다. 박 재단 사무총장은 “청량리 재개발 신축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단체로 구청을 대상으로 집단 행동에 나서는 것은 결국 집값 올리기를 위한 극한의 이기주의 발로라고 본다"며 “밥퍼에서 배식을 받는 홀몸 어르신들도 상당수는 선거권이 있는 지역 주민들이다. 같은 지역 주민들이 좀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해서 '우리 지역에 있으면 안 된다'라고 하는 생각 자체가 굉장히 반윤리적이고 비참한 일"이라고 개탄했다. 박 총장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언제나 밥퍼는 동대문구청 및 청량리 신축 아파트 임주민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상생하고 싶다"며 “그래서 늘 지차체와 아파트 주민, 밥퍼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요청하고 있지만 입주민들은 그 어떤 대화도 거부하고 있고, 구청 역시 표를 의식해 양자 간 소통과 조율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생활형 숙박시설 1채만 가져도 영업 가능”

앞으로는 30실 미만의 소규모 생활형 숙박시설도 숙박업 신고가 가능해진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면 한시적으로 신고 기준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2일 국가스마트도시위원회 의결을 거쳐 규제로 인해 실증이 어려웠던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고 5일 밝혔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호텔이나 콘도와 달리 취사와 세탁이 가능하고 전입 신고도 허용되는 시설을 뜻한다. 지난 2012년 장기 체류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단독 건물이거나 건물 일부를 대상으로 할 경우 객실 수가 30실 이상이어야 숙박업 신고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1객실 단위 영업은 미신고 불법 영업으로 처벌받아 왔다. 국토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생활형 숙박시설 1객실 운영을 허용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실증사업을 승인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플랫폼과 OTA(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예약과 숙박 서비스를 지원하면 생활형 숙박시설 1객실을 소유한 개인도 한시적으로 숙박업 신고가 가능하다. 특례 대상은 현행 법령상 숙박업 신고가 불가능했던 소규모 객실 소유자다. 지역과 규모, 운영 방식 등 세부 조건은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신원 확인과 출입 관리, 민원·비상 대응, 요금표 게시 등 접객대 기능을 모두 충족하는 대체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물리적인 접객대 설치 의무도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이에 따른 공중위생과 안전 관리 우려에 대해서는 플랫폼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운영 주체별 책임을 명확히 하는 정기적인 위생·안전 점검을 통해 관리할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는 산책로와 공중화장실 등 우범지역에서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한해 타인 간 대화가 포함된 녹음을 허용하는 규제 특례도 함께 승인했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QR코드 스캔이나 웹 자동 연결 번호를 통해 전화를 걸면, 휴대전화가 이동형 CCTV와 비상벨 역할을 수행해 현장 영상과 음성, 위치 정보가 도시통합운영센터로 실시간 전송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번 특례 부여로 스마트도시 규제샌드박스는 2020년 2월 도입 이후 현재까지 총 63건의 실증사업을 승인하게 됐다. 교통·로봇·안전 등 분야에서 94개 기관이 참여해 누적 매출 478억원 증가와 고용 535명 창출 등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김유승의 부동산뷰] 작년 서울 집값 文 정부때보다 더 뛰었다

지난해 서울 강남권과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 여기에 경기 일부 핵심 지역의 아파트값은 연초 대비 20% 이상 급등했다. 실제로 강남과 용산 등 주요 지역의 대장 아파트는 연초 거래가격 대비 신고가가 이어지며 8억~16억원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가 가팔랐다. 올해 역시 공급 부족과 수요 쏠림으로 서울의 상승 흐름은 4~5% 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도 상승세 예측되는 한편, 기존 하락세였던 대구 등 일부 지방 지역도 올해는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거래절벽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은 47주 연속 상승하며 월간 통계 기준으로 역대급 흐름을 보였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의 누적 주간 상승률은 8.71%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다. 코로나19와 규제 영향으로 실물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던 문재인 정부 시기의 급등기와 비교해도 상승 폭이 더 컸다.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 집값 연간 상승률은 2018년 6.73%, 2021년 6.58% 수준이었다. 상승세는 서울 전반으로 확산됐지만, 특히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지난해 주간 누적 상승률을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구가 20.92%로 가장 크게 올랐다. 이어 성동구(19.12%), 마포구(14.26%), 서초구(14.11%), 강남구(13.59%), 용산구(13.21%)가 뒤를 이었다. 집값 오름세가 지속되며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소형 면적 아파트의 가격 부담도 크게 커졌다. 서울에서는 전용 59㎡ 기준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평균 거래가격인 9억7266만 원과 비교해 약 8% 상승한 수준이다. 이 역시 강남구(16.7%), 마포구(15.9%), 송파구(15.8%), 강동구(13.9%) 등 매수세가 집중된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실거래 사례를 보면 상승 흐름은 더욱 선명하다. 직방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지난해 1월 3.3㎡당 평균 1억3374만원에서 12월 1억8505만원까지 올랐다. 전용 116㎡ 기준으로 연초에는 50억~52억 원 선에서 매물이 거래됐으나, 지난해 하반기 들어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11월에는 60억~68억 원 선에서 손바뀜한 셈이다. 용산구에 위치한 한남더힐 역시 3.3㎡당 평균 가격이 1억2902만 원에서 1억4430만 원으로 상승했다. 전용 284㎡는 1월 109억원에 거래된 뒤 11월에는 비슷한 평수가 127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송파구 잠실을 대표하는 대단지인 트리지움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1월 3.3㎡당 평균 가격이 7624만원이었지만 12월에는 9790만원까지 올랐다. 연초 전용 84㎡는 21억~22억 원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지난해 10월 이후에는 동일 평형이 29억원 이상에 손바뀜했다. 최근 급등세가 두드러진 성동구의 트리마제 역시 지난해 1월 3.3㎡당 1억1022만원에서 12월 1억3453만원으로 상승했다. 전용 189㎡는 지난해 2월 47억~48억원 선에서 거래됐으나, 12월에는 53억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서울의 매수 열기는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도 확산됐다. 특히, 경기 과천은 신축 입주 마무리와 재건축 기대감이 맞물리며 지난해 누적 상승률이 20.46%에 달했다. 이는 송파구를 제외한 서울의 모든 자치구 상승률을 웃도는 수치다. 성남 분당(19.1%)과 용인 수지(9.06%)도 서울 평균 상승률을 상회했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다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대체지로 주목받은 가운데,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거 선호도가 높은 이른바 '준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GTX-A 개통 호재로 출퇴근 여건이 개선된 화성 동탄신도시 역시 수도권 상승 흐름을 뒷받침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지방 아파트값은 연간 기준 1.13% 하락했다. 17개 시·도 중 서울·경기·울산·세종·충북·전북을 제외한 11개 지역에서 집값이 내려갔다. 5대 광역시 가운데서는 울산만 2.1% 상승했다. 분양 과다 지역으로 손꼽힌 대구(-3.81%)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고 거래가 끊기다시피 하면서 체감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최근 들어 지방 시장에서도 반등 조짐이 나타나며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11월 셋째 주 기준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상승하며 약 2년간 이어진 하락세를 멈췄다. 가장 최근 통계인 12월 5주에도 울산은 0.16%, 전북은 0.09% 상승했다. 부산도 0.04% 오르며 일부 지역에서 반등세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간 침체가 지속됐던 만큼 울산과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등 그동안 하락 폭이 컸던 지역도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배경으로는 자산 시장 전반에서 주식·가상자산·부동산이 동시에 상승한 이른바 '에브리씽 랠리'가 꼽힌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10·15 대책'을 발표하며 규제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9·7 공급 대책이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한 상황에서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이 오히려 '똘똘한 한 채' 선호를 강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9161가구로, 전년(4만2611가구) 대비 31.6% 감소할 예정이다. 가구 수로는 1만3450가구가 줄어드는 셈이다. 올해 주식을 비롯한 가상자산 오름세에 관해서는 비관론도 나오는 반면, 부동산 시장은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이후 주식시장에서는 일부 매수자들을 중심으로 '거품'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 역시 '잃어버린 10년'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힘입어 민간 연구기관들도 주요 상급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올해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2.0~2.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산연은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을 4.2%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에 제동을 걸 변수로 공급 대책을 꼽으면서도, 상급지는 별도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 정책이 실수요자 중심의 신도시 개발과 주거 안정에 맞춰져 있는 만큼, 서울 핵심지는 정책과 무관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부의 주택 공급·주거 안정 정책은 기본적으로 무주택 실수요자,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 계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 과정에서 강남 등 일부 고가 지역은 과세 강화나 규제지역 지정, 대출·청약 요건 강화 등으로 오히려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는 이상 주택 공급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재개발이나 공공재건축이 아니라면 정부가 공급을 대량으로 늘릴 수 있는 방법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또 “강남은 부유층 수요와 자족 기능, 공급 희소성 등이 결합돼 일종의 안전자산 역할을 하는 지역"이라며 “정책적으로는 공급을 많이 늘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가격 상승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홍콩·뉴욕·런던 등 각국의 수도나 금융 허브 지역은 전통적으로 주거비가 높은 시장이고, 우리나라에서는 강남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부동산 규제의 역설…토허제 확대에 서울 아파트 경매 ‘불장’, 법원 낙찰가율 4년 만에 최고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되려 경매 시장에 불을 지폈다. 서울 전역을 토지 거래 허가 구역으로 묶은 정부 조치 이후, 실거주 의무와 허가 절차를 피할 수 있는 경매 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97.3%로 집계됐다. 이는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12.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은 하반기 들어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낙찰가율은 102.9%를 기록하며 2022년 6월(110.0%)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9월 99.5%였던 낙찰가율은 정부의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10월 102.3%로 뛰었고, 이후 11월과 12월까지 석 달 연속 100%를 웃돌았다. 이러한 과열 양상은 정부 규제의 '풍선 효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서울 전역을 토지 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하자 일반 매매 시장은 거래 절벽을 맞은 반면 경매 시장은 반사 이익을 누린 것이다. 경매로 아파트를 취득할 경우 토지 거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자금 조달 계획서 제출 의무도 면제되어 전세를 낀 이른바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반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9~10월 8000건 대에서 대책 발표 이후 11월 2700건대로 급감했지만, 경매 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입찰 경쟁률을 보여주는 평균 응찰자 수는 8.19명으로 2017년(8.72명) 이후 8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역시 49%로 절반에 육박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강남권과 '한강 벨트' 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낙찰가율 100%를 넘긴 곳은 총 9곳이었다. 이 중 성동구가 110.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성동구는 지난해 일반 매매 시장에서도 가격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 △강남구(104.8%) △광진구·송파구(102.9%) △영등포구(101.9%) △동작구(101.6%) △중구(101.4%) △마포구(101.1%) △강동구(100.7%) 순으로 나타났다. 개별 물건을 살펴보면 과열 양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1월 경매에 나온 성동구 금호동3가 두산아파트(전용 60㎡)는 무려 40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160.2%인 13억 375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전용 106.5㎡) 역시 감정가보다 18억 원이나 높은 52억 822만 원(낙찰가율 153.2%)에 낙찰됐으며, 성동구 성수동2가 청구강변아파트(전용 60㎡)도 성수 전략 정비 구역 호재 등에 힘입어 낙찰가율 150.6%를 기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지방 투자자들까지 토지거래허가와 실거주 의무가 없는 서울 경매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총선 전후 정책 변화 변수가 있겠지만 규제가 유지되는 한 경매 시장의 과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재명 정부 올해 국토정책, 지방 균형 발전·주택공급 속도전 ‘방점’

이재명 정부의 2026년 국토정책 방향이 지방 균형 발전과 신속한 주택공급 추진으로 모아졌다. 정부는 '국민의 삶'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방향의 국토 발전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3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올해 정부는 국토정책의 주요 5개 아젠다를 지방 균형 발전, 주택 공급 조기 추진, 국가 교통망 개선, 건설업계 미래 먹거리 마련, 공사현장 안전으로 삼았다. 전날 시무식을 가진 국토교통부는 김윤덕 장관이 신년사를 통해 위 내용을 골자로 한 2026년 부처 주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정부는 지역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기회와 서비스가 수도권에만 쏠리지 않도록 지방에 초광역권·거점도시를 조성할 예정이다. 그 핵심 과제로, 국토부는 연내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확정하겠다는 목표다. 또 국토균형 발전을 위한 교통과 SOC 사업을 '단순히 선을 그리는 사업'이 아니라, '도시를 연결하고 사람을 모으는 일' 매개체로 삼고 적극 관련 정책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어 정부는 주거 안정은 '민생의 시작'이라는 모토 아래 주택공급 속도전에 나선다. 특히 주택공급 정책을 단순히 서류 상의 계획표로 설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주택 공급이 현실에서 이뤄지는 단계인 착공과 입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장의 걸림돌은 더 빠르게 풀고, 필요한 지원은 더 촘촘히 보강한다. 특히 청년과 신혼, 취약계층 등이 '내 삶이 안정된다'고 느낄 수 있도록 정책의 초점을 '국민 체감도'에 맞출 예정이다. 아울러 국민의 이동과 일상의 편의 향상을 위해 교통망 개선에 힘을 쓴다. 대중교통 K-패스를 무제한 정액패스 '모두의 카드'로 확대 개편하고, K-패스가 온 국민의 교통 패스로서 생활 속에 자리잡게 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 간 이동은 더 빠르고 편리하게 하고 교통이 끊기는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망을 강화한다. 이 와중에도 어르신과 교통약자 등 취약층이 길 위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제도와 서비스를 촘촘히 손볼 계획이다. 건설산업 미래 먹거리 개발에도 힘을 모은다. 첨단 모빌리티 분야가 대표적이다. 자율주행은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드론과 UAM도 활용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국토교통산업의 친환경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규제도 과감히 풀 전망이다. 현재 위축된 건설산업의 회복이 경제 전반의 회복과 맞물려 있는만큼 규제로 막한 부분은 서둘러 풀고, 산업의 방식은 더 스마트하게 바꿔 건설산업이 다시 성장할 기반을 만든다. 특히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건설산업 현장을 만들어 나가고, 국내 건설사의 해외진출 지원을강화해 한국 건설 경쟁력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2025년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산재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정부는 올해 현장 안전에 방점을 찍는다. 건설현장은 공사 전 단계에 걸친 안전관리 책임을 분명히 하고, 사소한 징후도 그냥 넘기지 않도록 해 '사고가 나기 어려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여객기 참사에서 드러났듯이 항공안전은 한 번의 빈틈이 큰 비극으로 이어진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항시설 개선에 나서 안전의 빈틈을 막는데 총력을 다한다. 아울러 주택공급의 주체가 될 LH는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본연의 임무에 더 집중하도록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철도 서비스도 이용자 입장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코레일의 운영과 체계를 개편해 나간다. 김헌정 국토부 대변인은“ 작년에 주택공급 정책을 2030년까지 5년간의 로드맵을 먼저 제시한데 이어 올해는 보다 효과적으로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특히 2026년은 주택공급 관련 구체화 방안을 제시하고, 더욱 명확하게 주택공급 정책을 실행하는 한 해이자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 ‘관심 집중’ 추가 공급 대책…시장 안정화, 속도·물량 ‘키포인트’

10·15 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1월 중 추가 공급 대책을 예고했지만, 과연 시장이 체감할 만한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역대 정부마다 대규모 공급 계획을 내놓았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고,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 역시 착공까지 최소 8~10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단기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과 민간이 따로 움직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속도와 물량을 동시에 확보하는 '투트랙 공급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공부지 활용을 비롯해 리모델링, 오피스텔, 빈 상가 전환 등 비교적 단기간에 공급이 가능한 대안들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집권 초기마다 '공급 확대'와 '역대 최대 공급'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 시장에서 나타난 결과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왔던 게 현실이다. 수치상 주택 공급량은 늘어났지만, 집값과 전월세, 지역별 체감도는 오히려 왜곡되거나 양극화됐다. “공급만 늘리면 집값이 잡힌다"는 단순 공식은 번번이 작동하지 않았다.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수도권 공공택지 지정과 대규모 주택 공급을 병행하며 주거 안정을 표방했지만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강남과 이른바 '버블세븐'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버블세븐은 2006년 전후 부동산 급등기에 집값 거품(버블)이 많이 끼었다고 정부와 시장이 공통 인식했던 7개 주요 지역을 묶어 부른 표현이다. 보통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구와 경기 분당·평촌·용인 일대를 가리킨다. 이 시기에는 또한 연평균 36만 가구 수준의 공급에도 불구하고 청약 과열과 '로또 분양' 논란이 확산되며, 공급 확대가 실수요 안정이 아니라 기대 심리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동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반값 아파트'를 내건 보금자리주택 정책으로 공격적인 공급 확대에 나섰고, 단기적으로는 매매가격 안정 효과를 냈다. 그러나 계획 대비 착공이 크게 미달하면서 공급 공백이 발생했고, 매매 대기 수요가 늘어나는 사이 전세물량이 줄며 전세난이 심화됐다. 매매가는 눌렀지만 전세가격 급등과 서민부담 확대로 이어진 경험은 공급 방식에 따라 시장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근혜 정부는 전세난 해소를 목표로 공공임대와 기업형 민간임대(뉴스테이) 확대에 나섰고, 연평균 주택 준공 물량은 45만 가구로 크게 늘었다. 전세 시장은 점차 안정됐지만, 임대료 수준과 입지 문제로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질 좋은 임대'라는 목표와 달리 실수요자에게는 비싼 장기 임대로 인식되며 정책 효과가 반감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어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수요 억제에 집중하다가 집값 급등 이후 대규모 공급 정책으로 선회했고, 연평균 54만 가구로 역대 최대 공급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서울·수도권 집값과 전세가격은 급등했다. 공급이 도심 선호 지역과 어긋난 데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인기 지역 신축이 막히면서 수요·공급 미스매치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 물량 숫자는 늘었지만 집값 폭등과 전세불안이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 역시 5년간 270만 가구 공급을 내걸며 역대급 공급 확대를 약속했지만, 고금리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건설 경기 위축이 겹치며 인허가와 착공물량이 급감했다. 규제 완화로 장기 기대는 키웠지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절벽 우려가 커지며 시장에 또 다른 불안 요인을 남겼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20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10·15 대책'의 후속인 추가 주택공급 방안이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서는 “공급 대책은 이미 마련돼 있으며, 발표 시점은 늦어도 1월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회 상임위와 당정 보고에서 1월 중 발표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공급 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도심 곳곳에 흩어진 공공청사·파출소·주민센터 등 공공용지를 재건축·복합개발로 재편해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통해 멈춰 선 민간 사업장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공청사 복합개발은 설계와 인허가만 정리되면 입지와 수요가 어느 정도 검증된 지역에서 비교적 빠르게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금 발표하는 물량이 실제로 언제, 어디에 지어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PF 역시 단순한 만기 연장이나 추가 대출을 넘어 채권단 조정과 부실 사업 정리 원칙을 분명히 하고 사업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자금이 신속히 공급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공급은 공공과 민간이 투트랙으로 함께 가야 한다"며 “공공 물량만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과 민간이 동시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금융 환경을 만드는 것이 1월 대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이어 “이번에는 공공과 민간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어떤 속도로 집을 지을 것인지까지 보여줘야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 같은 중장기 사업 외에도 이미 도심에 존재하지만 활용되지 않고 있는 '즉시 투입 가능한 재고'를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빈 상가와 공실 오피스, 국제업무센터 등 유휴 건축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고, 리모델링과 대수선을 통해 빠르게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최원철 한양대 융합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지금 당장 실효성이 있는 공급은 새로 짓는 게 아니라 비어 있는 건물을 주거로 바꾸는 것"이라며 “빈 상가나 오피스, 공실 건물을 기업형 임대주택이나 원룸, 공유주거 형태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소방법과 용도 규제 등으로 주거 전환이 가로막혀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시대가 바뀐 만큼 비어 있는 공간을 쓸 수 있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과 대수선 역시 단기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최 교수는 “재개발·재건축은 입주까지 8~10년 이상 걸리고, 분담금 부담도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며 “반면 대수선은 현재 거주하면서도 비교적 빠르게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건설사들이 대수선 방식으로 '살면서 고치는 주택'을 제안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 시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고쳐 쓰는 주택'이 보편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 교수는 “파리나 로마, 런던 같은 도시는 100년, 200년 된 건물을 계속 고쳐 쓰며 주거로 활용한다"며 “우리는 30년만 되면 헐고 다시 짓자는 사고방식이 강한데, 이 인식부터 바뀌어야 주택 정책이 선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대규모 재개발은 극히 제한적으로 추진하고, 대부분은 기존 건축물의 활용과 정비에 초점을 맞춘다는 설명이다. 젊은 2030세대를 겨냥해 '속도'를 최우선 가치로 둔 공급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꼽으라면 결국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 같은 비(非)아파트 주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두고 “패스트푸드형 주택 공급"이라는 표현을 썼다. 오피스텔과 상가 전환 주택은 인허가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도심에 이미 위치해 있어 단기간 내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권 침체로 공실이 늘어난 상황에서 주거 수요와 결합하면 도시 공간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젊은 세대는 역세권 오피스텔을 실질적인 주거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 단기 수급 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위원은 “아파트만큼 완벽하지는 않지만, 2030세대는 오피스텔을 충분히 살 수 있는 집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기성세대의 주거 인식에 맞춘 공급이 아니라, 지금 수요가 받아들일 수 있는 주택부터 늘리는 게 단기 시장 안정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신년사로 본 올해 건설업계…“산재 줄이려면 적정 공사비부터”

새해를 맞아 건설업계는 여전히 불확실한 경제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미국발 관세 전쟁 등 글로벌 경제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건설업을 살리기 위해선 적정 공사비 책정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업계는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촉구했다. 건협은 신년사에서 올해 최우선 과제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근본적 여건 조성을 강조했다. 적정 공사비와 공기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를 위해 건협은 발주 단계부터 공사비와 공기의 합리적 산정과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건협은 중소건설사의 경영 여건 개선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순공사비 98% 미만 낙찰 배제 확대, 과도한 선급금 지급 관행 개선, 관급자재 직접구매 제도의 합리적 운영 등 공공 계약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과 고령화 해소, 청년층 취업 지원과 인식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주건협은 원활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 지원과 주택사업자 유동성 지원, 소규모 정비사업 중소·중견 주택업체 참여 활성화 방안 등을 요구했다. 또, 표준건축비 인상 정례화, 민간건설임대주택 공급 필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하자기획소송 대응체계 정비하자감정 기준 법제화와 판례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선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간 주택공급 기능 회복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택지 직접시행 방안'은 잠재적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감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지방에 대한 스트레스 DSR 3단계 적용 배제, 비수도권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지방주택구입 취득세 50% 감면 및 중과 배제 적용, 주택 처분 시 양도세 한시적 감면(5년간) 등 전향적 정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협회는 강조했다. 이 같은 제언이 나오는 이유는 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4%를 차지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높은 데다 고용 효과도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설업계는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확산과 국제적 불확실성 장기화, 국내 경기 회복 지연 속에서 어려운 경영 환경을 견뎌야 했다. 현장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높아지면서 건설산업 전반에서 근본적 체질 개선과 책임 있는 변화가 요구된 만큼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와 관련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위축된 건설산업 회복을 위해 막힌 대목은 서둘러 풀고, 산업의 방식은 더 스마트하게 바꿔 건설산업이 다시 성장할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건설현장을 조성하고, K-건설의 해외 진출도 확실히 뒷받침해 우리의 건설 경쟁력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신년사] 김윤덕 국토장관 “국토 재정비…자역 성장 기반 다질 것”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신년사를 통해 2026년 국토 균형 발전과 주거 안정에 중점을 두고 올해 안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2일 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시무식에서 “국토의 판을 다시 정비하고, 그 위에서 성장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5가지 분야에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첫 번째로 국토균형 발전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기회와 서비스가 수도권에만 쏠리지 않도록 지방에 초광역권·거점도시를 조성하겠다"며 “올해는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확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주택공급은 착공과 입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현장의 걸림돌은 더 빠르게 풀고, 필요한 지원은 더 촘촘히 보강하겠다. 특히 청년과 신혼, 취약계층 등이 '내 삶이 안정된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세 번째로 김 장관은 교통망 개선 및 확충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대중교통 K-패스를 무제한 정액패스 '모두의 카드'로 확대 개편하겠다"며 “지역 간 이동은 더 빠르고 편리하게 하고사각지대에도 끊기지 않는 교통이 가능하게 해 어르신과 교통약자도 길 위에서 불편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장관은 네 번째로 국토교통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자율주행과 드론·UAM 같은 첨단 모빌리티는 경제 도약을 뒷받침할 새로운 성장의 길"이라며 “자율주행은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드론과 UAM도 활용의 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국토교통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위축된 건설산업 회복을 위해 막힌 대목은 서둘러 풀고, 산업의 방식은 더 스마트하게 바꿔 건설산업이 다시 성장할 기반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건설산업 현장을 만들고, K-건설의 해외진출도 확실히 뒷받침해, 우리의 건설 경쟁력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다섯째로 김 장관은 건설 현장의 안전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건설현장은 공사 전 단계에 걸쳐 안전관리 책임을 분명히 하고, '사고가 나기 어려운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특히 항공안전은 한 번의 빈틈이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공항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조기 공급 국가적 과제”

국토교통부는 9.7대책에서 발표한 수도권 135만 호 공급 목표 달성을 비롯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출범시켰다. 정부 주택공급 패러다임을 기존 '계획' 중심에서 '실행' 중심으로 전환해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2일 세종청사에서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주택공급 정책의 기획부터 실행·관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출범식에서 김윤덕 장관은 공급본부의 목표 달성을 위해 △체감 가능한 성과 △사업 간 연계 강화 △현장 중심 업무체계 등 세 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공급본부는 21년간 임시조직으로 운영돼 온 공공주택추진단을 중심으로 구성한 조직이다. 과거 분산돼 있던 택지 개발, 민간 정비사업, 노후 계획도시 재정비 기능을 통합해 실장급 주택공급 전담 조직으로 재편했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주택공급을 단기 과제가 아닌 국가적 과제로 격상하고, 강력한 추진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공급본부는 공공 부문 공급을 주도하는 주택공급정책관(6과)과 민간 부문 공급을 관리․지원하는 주택정비정책관(3과) 등 2정책관 9과 체제로 운영된다. 주택공급정책과는 전체 공급계획을 총괄하며, 공공택지기획·관리·지원과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공급과 유휴부지 발굴을 맡는다. 도심주택정책과와 지원과는 노후청사 복합개발과 공공주도 도심 정비사업 등 새 정부 들어 확대된 도심권 공급 사업을 전담한다. 민간 주도 공급은 주택정비정책관 산하 3개 과에서 담당한다. 주택정비정책과는 정비사업 물량 관리와 제도 개선을, 신도시정비기획과·지원과는 1기 신도시 정비와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모델 확산을 추진한다. 특히 공급본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 등 4대 공공기관과 '주택공급 원팀(One-Team)'으로 협력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LH는 지난해 사장 직무대행을 본부장으로 한 주택공급특별대책본부를 신설하고, 5개 팀을 통해 주택공급 전 단계를 고도화한 바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경험상 기능이 흩어져 있던 조직을 모아 직속 팀으로 운영하면 추진력이 붙고, 출장 등으로 소모되던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해 연말 발표 계획이었던 공급대책 발표를 연초로 조정하고,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보완해 내놓을 예정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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