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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대책] “초강력·효과 있을 것 vs 시기 늦고 충분치 않아”…전문가 반응 엇갈려

정부가 15일 과열된 서울 집값 진정을 위해 신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사상 처음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를 3중 규제로 묶고 대출까지 더 꼼꼼히 억죄는 금융 대책까지 포함됐다. 투기 거래 단속 강화,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 추진까지 포함돼 나올 만한 카드는 모두 포함된 '종합 세트'라는 평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찔끔 찔끔 강도를 높이다가 결국 집값을 못 잡은 문재인 정부 때보다는 한층 더 강화된 대책이라는 점에는 의견을 일치하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린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종합 대책은 우선 서울 25개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을 조정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3개 규제로 묶는 것이 핵심이다.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오를 만한 곳은 모두 규제 대상 지역에 포함시켜 갭투자를 원천 봉쇄했다. 또 한강벨트의 과열을 냉각시키기 위해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도 한층 더 강화했다.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25억원 주택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 2억원으로 차등 조정된다. 주담대 심사 시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도 현행 1.5%에서 3.0%로 상향된다. 여기에 현 정부 들어 검토만 하고 있다던 보유세 강화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역대 최강의 종합 대책이 나왔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우선 불 붙을 것 같았던 서울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10·15 대책은 금액별 대출 차등화를 통한 상급지 갈아타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통한 아파트 갭투자 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서울 전역은 물론, 수도권 아파트값을 주도하는 과천, 성남, 용인, 수원 등 경기 남부 벨트를 정조준해 집값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한강 벨트는 물론 수도권 인기 지역도 이번 대책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6·27 대책에 이어 2차 충격요법인 만큼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전반적으로 숨고르기 장세에 들어갈 듯하고, 단기 급등 지역이나 토허제 지정 대상 지역은 일부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하락할 듯하다"며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인기 지역이 모두 토허제로 지정되면서 갭투자가 불가능해지고, 허위계약을 통한 시세 조종 가능성도 낮아져 수요가 둔화되는 만큼 풍선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문도 명지대 실물투자분석학과 교수도 “정부가 집값 안정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줘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준 셈으로, 과열된 분위기를 일단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내년에 입주 물량 부족 이슈가 있어 다시 움직일 여지는 남아 있다. 단기 진화에는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 끝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급이 늦더라도 분양가가 충분히 낮다면 수요자들은 기다리기 때문에 공공택지의 분양가 인하 대책도 후속 대책으로 나와야 한다"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영 분양을 하면 당연히 가격이 저렴해질 텐데 그 신호가 없다. 정부가 고민해 빠르게 발표하는 게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문재인 정부 때와는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지역별 맞춤형, 이른바 '핀셋 규제'를 했지만, 이번에는 서울 전역을 한 번에 묶었다. 그런 점에서 시장에 훨씬 강한 신호를 줬다고 본다"고 평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9·7 대책 이후 실망감으로 인해 부동산 상승으로 전망을 돌렸는데, 이번 10·15 대책 이후로는 급격한 안정, 더 나아가 하락 전환까지 가능할 거라고 보고 있다"며 “10·15 거래 규제는 단기적인 수단이고 앞으로 나올 세제 개편까지 지켜봐야 겠지만 코스피 5000 시대 개막을 공약한 정부다운 진정성이 처음으로 느껴진 대책"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오늘 나온 종합대책을 보니 드디어 이 정부가 부동산에 주식만큼 진심으로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넘어 하락으로 갈 것으로 본다. 묶어놓고 세금 때릴 생각까지 할 것이라서다. 어쩌면 오늘부터 부동산과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채 대표는 “과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도 주식처럼 상승과 하락이 가능한 자산인데, 하락하면 나라가 절단난다는 생각에 하락을 용인할 용기가 없던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내내 미세조정과 핀셋, 즉 최적화로 대응했던 것"이라며 “정부가 무언가 집대성한 대책을 포괄적으로 (내놓았고) 무엇보다 이렇게 묶어놓고 보유세가 나올 걸 생각한다면, 마침내 자산 과열을 안정으로 보는 게 아니라 하락을 용인할 용기가 1그램 생긴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처럼 규제를 여러 차례 반복하지 않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2차 충격'이라 할 만한 강력한 종합 규제를 한 번에 내놓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가 집값 과열 지역을 정조준해 시장 안정 의지를 충분히 보여준 만큼, 단기적으로 시장이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이번 대책이 대출 규제에 집중된 데다 이미 유사한 정책에 익숙해 있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일부 급매물은 나올 수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똘똘한 한 채 문제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해 이와 관련된 대책이 나올 줄 알았으나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외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다"며 “세제 관련 대책도 말만 하고 사실상 실체는 없어 대출 규제만으로 충분한지 의문이다. 지난번 6·27 대책으로도 충분치 않았던 것이 드러났는데, 이번 강화 조치로 충분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제를 꼼꼼히 한다고 했지만, 1주택자 전세대출 등 규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를 제외하다보면 대책이 엉성해진다. 그래서 만약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계속 몰리면 더 올리겠다거나 하는 예고라도 해야 하는데, 이 얘기도 없다"면서 “최소한 실거주 요건 강화나 규제 지역 한정 보유세 강화 같은 이야기는 나왔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도 “규제가 너무 늦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6·27 대책 직후에 나왔어야 했다"며 “규제한다고 해서 시장이 안정화되는 것은 일시적이다. 결국에는 공급이 뒤따라야 하나 단기 주택 공급 정책이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강남이나 선호 지역에 주택 공급을 확대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누구나 그곳에 살고 싶어 하기 때문으로, 주택 공급 정책과 함께 적정한 시기에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강남의 나이 든 주택 소유자 중 상당수는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지 못해 이들에게 양도세를 완화하고, 지방으로 이동할 경우에도 양도세를 완화하면 이동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또 “금융 규제도 시가 25억원 이상 주택에는 2억원만, 15억원 이상 주택은 4억원만 대출해 준다고 하는데, 이 정책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25억원 주택을 살 때 2억원이 없어서 못 사지는 않으니 실효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은 것"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도 서울을 넘어 수원 등 실수요가 대부분인 경기도 지역까지 포함시킨 것은 다소 과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방안은 지난 6·27 대책을 좀 더 강화한 것으로, 주택 관련 대출 규제 강화로 보면 무리가 없다. 다만 지금과 같은 모든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는 시기에 특정 유형의 실물자산만 가격이 오르면 곤란하다는 식의 접근이 과연 얼마만큼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뉠 수밖에 없다"면서 “규제 그 자체 또는 수요 억제 중심의 규제는 때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규제와 수요 증진 간의 접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규제를 통해 거래를 억제하여 인위적으로 시장을 억누른다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그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그때는 '그럼 언제까지 억누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따라붙는다. 그렇기에 특단의 대책보다는 오히려 구체적이지 않은 정책 기조가 바람직한 대응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때는 핀셋 규제라고 하면서 그 때 그 때 대응하다가,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를 기대 지역으로 설정한 것이 정부 중후반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바로 토허제로 전부 묶어버렸다"라며 “시장이 과거 경험한 바가 있는 만큼 거래량은 감소하겠지만, 새로 계약되는 매물 가격은 크게 급락하지 않을 것이다. 급매물은 일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김포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 11월 분양

BS한양이 경기도 김포시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 B2블록에 들어서는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를 11월 분양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은 전체 6,600여 세대 규모로, BS한양은 B2블록(1,071세대)과 B1블록(639세대) 두 개 블록 총 1,710세대를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먼저 분양에 나서는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는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173-1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9층, 10개동, 총 1,071세대로 조성된다. 세대 타입은 ▲59㎡A 261세대 ▲59㎡B 60세대 ▲84㎡A 750세대 규모다. 전 세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판상형 4Bay 구조를 적용했다. 1차에 이어 분양 예정인 2차는 지하 2층~지상 28층, 7개동, 총 639세대로 ▲84㎡A 509세대 ▲105㎡A 130세대로 공급될 예정이다. 앞서 한강신도시·고촌·걸포북변 등 김포골드라인의 주요 역세권에 공급된 '수자인' 브랜드 단지들이 각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있는 가운데,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는 수자인 벨트를 완성할 또 하나의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분양해 계약 2주 만에 완판한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를 포함해 '고촌행정타운 한양수자인', '한양수자인 리버팰리스' 등 수자인 아파트는 지역에서 선호도가 높은 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풍무역세권에 조성되는 단지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이 예정돼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전국적으로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의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지고 있어 이번 단지 공급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는 풍무역세권 내 인프라는 물론 사우동 생활권도 함께 누릴 수 있는 듀얼생활권이 강점이다. 사우동 일대는 김포시청과 법원, 대형병원을 비롯해 행정·업무·의료 시설이 밀집해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 있어 편리한 생활 여건을 갖췄다. 또한 사우동에는 안양 평촌, 서울 노원 중계동 학원가에 버금가는 김포 최대 규모 학원가가 조성돼 있어 학세권으로서의 가치가 뛰어나다. 대형 입시학원과 특목고 준비 전문학원 등이 밀집해 있어 별도의 원거리 이동 없이 수준 높은 사교육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생활과 교육 인프라를 모두 아우르는 입지 여건을 갖춘 것이 단지의 큰 장점이다. 여기에 인근에 추진 중인 김포재정비촉진지구와 영상문화복합산업단지인 한강시네폴리스 개발까지 더해져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가 풍무·사우권역의 중심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우수한 교통여건도 갖추고 있다. 풍무역과 사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풍무역에는 지하철 5호선 연장이 추진 중으로 향후 김포골드라인의 혼잡 문제를 개선하고 서울 주요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김포 일대에는 지난 7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D 노선과 걸포북변역의 인천2호선 연장(계획) 등이 추진되고 있어 한층 탄탄한 교통 여건이 마련될 전망이다. 또한 단지는 LG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해 다수의 대기업이 자리잡은 마곡지구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실거주 시 출퇴근이 편리한 것은 물론, 직주근접 수요 유입도 기대된다. BS한양 관계자는 “풍무역세권 개발은 김포 원도심을 새롭게 바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으로, 주거·상업·의료 인프라가 갖춰진 신흥 주거중심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이번 분양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라며 "여기에 풍무역과 사우역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입지와 수자인 브랜드 프리미엄이 결합해 높은 관심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의 견본주택은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571-8 일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한편 단지가 들어서는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은 김포의 주거 및 상업기능 강화와 서울 접근성 개선을 목적으로 풍무역 북측에 총 6,599세대의 주거시설과 생활기반시설들이 공급되는 미니신도시급 사업이다. 주거·상업·메디컬 등 복합기능을 갖춘 자족형 미니신도시로 조성되며, 약 1만7,000명 규모의 인구가 계획돼 있다. 향후 김포의 주거 축을 새롭게 이끌 핵심지로 평가된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르포 - 규제 앞두고 더 뜨거워진 한강벨트…“묶이기 전에 사자”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임박하면서 서울 한강벨트 일대의 집값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 및 규제 강화 예고로 매입 수요가 마포·성동 등지로 확산되며 '묶이기 전에 사자'는 심리가 번지고 있다. 최근 마포구 일대에서는 규제 시행 전 '막차'를 타려는 매수자들이 몰리며 매물 문의가 급증하고,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선 공공택지 원가공급, 양도세 완화를 통한 거래 순환 복원, 예측 가능한 정책 운영 등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3일 오후 찾아간 서울 마포구의 공인중개사무소들은 분주했다. 정부의 추가 대책 발표를 앞두고 매수 심리가 고조되면서 잇딴 문의 전화와 고객 방문으로 여느때보다 바빠졌다는 것이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거래 자체는 많지 않지만 문의는 확실히 늘었다"며 “이번 주에 규제가 나온다고 하니 그전에 계약을 마치겠다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염리동 인근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규제로 묶이기 전에 움직이려는 수요가 많다"며 “호가가 오르는 와중에도 거래를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장에선 정부의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등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마포 일대는 여의도·광화문 직장인 수요가 많고 임차인 비중도 높은 지역이라 토허제가 확대되면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규제가 강화돼도 매물 자체가 적어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시장에 매물이 풀리지 않는 이상 규제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토부 장관에게 아직 지정권이 없어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며 “빨라야 11월쯤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정부가 선거 전에는 쉽게 손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마포 주요 단지들은 정부의 추가 규제 시행을 앞두고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네이버부동산 실거래가에 따르면, 마포역 인근 '래미안마포리버웰' 144㎡(공급면적 기준 43평)는 지난 9월 29일 12층이 29억9500만원에 거래돼 6월 16일(18층·28억8000만원)보다 1억 원 이상 올랐다.5월 28일(9층·27억 원) 거래와 비교하면 석 달 만에 약 3억 원 상승했다. '마포자이' 108㎡(32평) 역시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 1일(14층) 실거래가는 25억 원으로, 5월 17일(15층·21억1000만원) 대비 약 4억 원 올랐다. 9월 23일(6층·24억9000만원)과 9월 27일(4층·23억6500만원) 거래도 모두 이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용강동 '마포용강삼성래미안' 79㎡(24평)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달 10일(6층)이 17억8000만원에 거래돼 6월 18일(3층·14억9500만원)보다 약 3억 원 상승했다.9월 13일(3층·16억5500만원) 거래 역시 한 달 새 1억 원 이상 올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추가 규제가 오히려 매수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거래를 앞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대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수차례 내놓으며 '집값 안정'을 공언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책 후 반등'이 반복돼 왔다. 부동산R114 분석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시기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26.76% 급등했으며, 수도권은 이보다 높은 33.17% 상승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추진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경기 회복세와 맞물리며 시장을 과열시켰고, 이후 투기과열지구 확대·분양권 전매 제한 등 강력한 규제가 오히려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이명박 정부(2008~2012년) 들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2.26%, 2009년 +3.05%, 2010년 –1.13%, 2011년 +1.61%, 2012년 –4.15% 등 불안정한 등락이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2013~2016년)는 '초이노믹스'로 대표되는 부동산 완화정책을 추진하며 2013년 –0.17%에서 2014년 +3.44%, 2015년 +6.47%, 2016년 +4.83%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2017~2022년)는 5년간 8·2 대책(2017년 8월 2일), 9·13 대책((2018년 9월 13일) 등 30차례 넘는 규제를 쏟아냈지만, 2017년 +6.41% → 2018년 +11.78% → 2020년 +20.48% → 2021년 +19.59% 등 두 자릿수 상승률이 이어졌다.초저금리·공급 불안·정권 교체 기대감이 맞물리며 '정책 역설'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6·27 대책(대출 한도 6억원 제한)과 9·7 대책(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9월 5주 차 평균 0.27%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동(0.78%)·마포(0.69%)·광진(0.65%)·용산(0.47%)·강동(0.49%) 등 비규제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고, 과천(0.54%)·분당(0.97%) 등 경기 주요 지역도 동반 상승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주 규제지역 확대와 금융 대출규제 강화를 포함한 세 번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세 번째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매수세를 눌러도 근본적 해법은 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세금·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초반엔 거래가 멈추는 효과가 있지만, 그 효과가 3개월을 넘기기 어렵다"며 “거래가 얼면 재건축·분양시장까지 위축돼 공급 사슬이 끊긴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을 묶으면 수요가 마포·성동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핵심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공급 신호의 명확성"이라고 강조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특임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늘 후행적 대응에 그친다"고 꼬집었다. 그는 “상승세가 확산된 뒤에야 뒤늦게 규제를 강화하는 식이라 정책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이번에도 실수요자의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태우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이명박 정부의 반값 분양처럼 공공택지를 원가 수준으로 공급해야 실수요자가 기다릴 수 있다"며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택지를 적정 이윤만 붙여 환원하면 투기수요는 자연히 물러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규제와 완화를 반복하는 후행적 조정만으로는 시장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이번엔 다르다'는 신뢰 메시지와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구조와 심리 요인에 주목한 전문가들은 '규제보다 순환', '공급보다 예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금의 상승은 투기보다는 매물 잠김과 심리 요인 때문"이라며 “보유세 인상보다 양도세 완화를 통해 거래를 늘려야 시장이 숨통을 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을 조이면 실수요자만 피해를 본다"며 “시장 안정의 핵심은 당근과 채찍의 균형"이라며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게 만들고, 실수요자는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결국 시장은 심리 싸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람들은 살고 싶은 집보다 오를 것 같은 집을 산다. 강남과 한강벨트 쏠림은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라 불안 심리의 결과"라며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정부는 공공택지 중심으로 따로 논다. 공급정책의 엇박자는 시장 불안을 키운다"고 꼬집었다.이어 “대출을 조이면 현금부자만 유리하고 실수요자는 더 멀어진다"며 “결국 '묶이기 전에 사자'는 불안 심리만 자극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정부가 일주일 단위로 가격 통계를 발표해 시장을 자극하는 것도 문제다. 한두 건 거래로 '폭등' 프레임이 형성되면 불안이 증폭된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라고 주장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수도권만 사람 사나”…고사 위기 지방 부동산시장 소외 논란

이재명 정부 들어 부동산 집값 안정을 위한 세 번째 대책이 예고됐다. 문제는 수도권 집값 잡기에 집중했던 6·27 대책과 9·7 대책에 이어 이번에도 '지방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은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 방안이 발표되긴 했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에 그쳐 생존 위기에 내몰린 지방 건설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4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정부 여당은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최근 서울·경기 일부 지역의 주택 시장 동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번 주 안으로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선 6·27 대출 규제가 패닉바잉과 전세 시장 경색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서울·수도권 공급을 통한 집값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상황이 더 심각한 지방 부동산 살리기 대책은 이번에도 거론되지 않고 있어 지역 부동산·건설업계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이 모두 수도권에 집중됐고, 이번에도 지방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근본 대책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장기화된 지방 부동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안심환매 사업'을 내놓고,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 1만 채를 2028년까지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매입은 매년 2000채 수준에 그치는 만큼 업계의 기대는 크지 않은 수준이다. 또, 정부는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매입하면 1주택자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세컨드홈 특례'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침체 상황에서는 효과가 별로 없고, 수도권 대출 규제가 은행권에 '대출 축소' 신호로 작용해 지방 부동산 대출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방 부동산 시장은 최근 1년여 동안 악성 미분양이 급증하고 청약 미달 사태가 이어지면서 시름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8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7.0% 증가한 6만6613채에 달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주택은 2만7584채로 전월 대비 1.9% 늘어나 두 달 연속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 주(9월 2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해(-1.3%)에 이어 올해도 1.3%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이후 5.5% 상승한 것과 대조되는 결과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도 1.6% 올라 전년 동기 누적 상승률(1.5%)을 넘어섰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자산·매출 500억 원 이상인 외부 회계감사 대상 건설 업체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기업 비중이 44.2%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실 기업 증가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분양 확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이 안 되는 건 고분양가 문제도 있으나, 부동산 투자가 서울 일부 지역에만 몰리면서 지역의 물량은 거의 분양이 안 되고 미분양 물량도 팔리지 않고 있다"면서 “지역 건설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공공공사에만 몰리고 있으며, 개별 분양은 실패로 이어지는 분위기라 앞으로 부동산 PF 같은 건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집중 현상 해소와 지방 살리기를 위해 서울 집값 잡기에 그치지 않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제대로 된 지역 균형 발전 정책과 서울 요지의 '똘똘한 한 채' 현상을 해소해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2025 국감]與·野, 국토위서 ‘산재·집값·양평고속道’ 공방전

13일 개막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건설업 산업재해 개선 방안, 수도권 집값 안정 대책 등을 놓고 여야가 거센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건설업계 안전 문제를 두고 '기업 때려잡기'라고 반발하며 대출 규제를 비롯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정조준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등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첫날 국감은 건설 안전과 부동산 정책, 양평 고속도로 문제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2022년도 11월 당시 준비 서류에 과업 지시가 '종점을 양평군 양서면'으로 돼 있다. 보고서의 계획의 목적 및 개요에도 양평군 영서면을 종점으로 한다고 기재돼 있다"며 “이 타당성 조사를 반영해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이뤄졌다면, 이대로 종점은 변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1월 13일에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구성되고 2월 6일 위원들에게 심의 요청이 들어간다. 이 자료에 대안1이 강상면으로, 대안2는 양서면으로 바뀐다. 통으로 갈아엎은 것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실무를 맡은 김 모 서기관이 타당성조사와 평가를 모두 주도한 뒤 도로정책과에서 도로건설과로 옮겼는데,이는 계획부터 준공까지 일관되게 관여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2023년 8월 경 당시 국토부 미래전략담당관이 본인 업무와 관계 없는 일임에도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에 반대 의견을 낸 전문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비공식 용역을 제안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국토부가 모든 것을 특검에만 맡기지 말고, 내부에서 먼저 조사와 감사를 실시해 업무를 지시한 윗선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은 “말씀하신 내용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고, 김윤덕 장관은 “관련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내부 감사나 점검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건설업 산재 대책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의 산재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에서도 산재는 발생하는 등 산재는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며 “기업 때려잡기식 처벌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재옥 의원도“10대 건설사에서만 중대재해 전담 조직에 761명을 고용해서 비용이 1445억원이 투입된다"며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등 2만1117명을 고용하는 데도 연간 6914억원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 비용이 필요한 것은 이해하지만 막대한 자원이 주로 보고서 작성 등 행정 업무에 소진된다. 서류 작성과 법정 교육 이수 등 행정업무 위주로 인력이 투입되는 구조를 개선해, 고위험 업무에 인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채찍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한다"며 “정부의 산업재해 근절 의지가 건설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오후 5시부터 주요 건설사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시켜 산재 문제를 추궁할 예정이었지만 여야 합의로 대부분 이를 철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대출 규제책이 오히려 집값 불안을 촉발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바 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대출을 조이는 정책이 패닉바잉(불안 심리에 따른 매수)과 전세 시장 경색 등을 초래했다"며 “실정에 맞는 충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배진영 의원도 “135만호를 새로 공급한다 했는데, 이중 신규 공급이 정확히 몇 호인지 주무장관이 수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공급 대책을 못 믿는 것"이라며 “세 번째 발표할 정책에는 직을 걸고 효과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대책이 부분적으로 성과를 냈다고 본다. 6·27 대책은 부동산으로 쏠리는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억제책"이라며 “직을 걸고 책임지는 자세로 국토부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답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울 전용 59㎡ 아파트 평균 매매가 10억 돌파…강남 20억 넘어

올해 서울 전용 59㎡(약 18평)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1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대표 부촌인 강남의 59㎡ 아파트는 평균 2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서울 전용 59㎡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10억5006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9억7266만 원)보다 약 8% 상승한 수치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전년 대비 16.7% 오르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마포구(15.9%), 송파구(15.8%), 강동구(13.9%), 성동구(13.7%), 광진구(11.0%)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세부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 전용 59㎡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7억8706만 원에서 올해 20억8570만 원으로 3억 원 가까이(16.7%) 상승했다. 개포동(20억5302만 원→25억2137만 원, 22.8%)이 가장 많이 올랐고, 삼성동(17억4944만 원→20억6220만 원, 17.9%), 역삼동(19억5859만 원→22억8224만 원, 16.5%)이 뒤를 이었다. 대치·개포·압구정 등 고가 단지가 밀집한 강남권에서는 13개 법정동 가운데 5개 동의 전용 59㎡ 평균 매매가격이 20억 원을 넘어섰다. 마포구(11억9708만 원→13억8788만 원, 15.9%)는 용강동(13억9316만 원→17억90만 원, 22.1%)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마포역 인근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와 '마포용강삼성래미안' 등 역세권 단지의 거래가 활발했다. 송파구도 잠실동·신천동 등 랜드마크 단지 중심으로 전용 59㎡ 평균 매매가격이 13억1720만 원에서 15억2588만 원으로 2억 원 이상 올랐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다. 도봉구는 지난해 5억3974만 원에서 올해 5억4894만 원으로 1.7% 상승하는 데 그쳤고, 중랑구(5억8722만 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천구(6억913만 원)는 1.8% 하락했으며, 종로구(11억3978만 원)도 5.5% 떨어졌다. 두 지역 모두 신축이나 역세권 대단지보다는 저가 단지 거래가 늘면서 평균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전용 59㎡ 아파트의 최근 3년간 가격 추이를 보면 상승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23년 9억419만 원, 2024년 9억7266만 원(7.6%), 2025년 10억5006만 원(8.0%)으로 오름폭이 커졌다. 신축 단지의 59㎡는 공간 활용도가 높아 3인 가구나 젊은 세대의 선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특히 전용 84㎡ 대비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대출 규제 강화와 가격 상승세 속에서 실수요층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표 '국민평형'인 전용 84㎡의 매매가격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다.서울 전용 84㎡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23년 11억6597만 원에서 지난해 12억7591만 원, 올해 13억8086만 원으로 상승했지만, 상승률은 지난해 9.4%에서 올해 8.2%로 줄었다. 이는 84㎡의 높은 절대가격과 강화된 대출 규제, 1~2인 가구 증가, 상급지로 이동하는 갈아타기 수요가 면적을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추세로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직방 관계자는 “전용 84㎡와 59㎡ 모두 환금성과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에는 자금 여건과 가구 구조 변화 등을 반영해 59㎡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실수요 중심의 시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거래가 활발한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투기 촉발” vs “장기 효과”…오세훈표 부동산 정책 논란

서울시가 잇달아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집값 안정 해법 찾기에 나섰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 민간임대시장 정상화, 청년안심주택 보완 등 '3대 부동산 패키지'를 통해 공급 기반을 확대하고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재건축 활성화가 오히려 집값을 부추길 수 있고, 정부와의 불협화음으로 시장 안정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시는 최근 정비사업 기간을 대폭 단축해 2031년까지 31만호를 착공하는 '신속통합기획 시즌2',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으로 민간임대 공급을 회복시키는 '민간임대 활성화 방안', 전세사기 피해 구제와 일부 분양 전환 허용을 포함한 '청년안심주택 정상화 방안'을 연이어 발표했다. 공급 확대와 주거 안정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잡겠다는 청사진이다. 첫 카드는 한강벨트 등 인기가 높은 지역의 규제 완화를 통한 재건축 활성화였다. 신속통합기획 시즌 2를 통해 정비사업 전 과정을 혁신해 평균 18년 6개월 걸리던 사업 기간을 12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환경영향평가 초안검토 회의 생략, 분담금 검증 절차 간소화 등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한다. 부서 간 협의는 시가 직접 조율하고, 세입자에게 이주비 보상책을 마련해 갈등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2035년까지 37만7000호 준공을 목표로 한다. 특히 한강벨트에만 19만8000호를 집중 공급해 주택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침체된 민간임대시장 활성화 대책도 내놨다. 오피스텔 접도 조건 완화, 건축심의 기준 상향 등으로 소규모 주택 공급 문턱을 낮추고, 자치구별 '신속 인허가 협의체'를 통해 행정 절차를 단축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전세사기 위험분석 리포트도 도입해 임차인 피해를 예방하고, 서울주택진흥기금을 활용해 민간임대 리츠 대출이자 일부를 보전하는 등 금융지원 방안도 담았다. 중앙정부에는 보증보험 가입 기준 완화와 세제 합리화를 건의하며 제도 개선도 촉구했다. 청년안심주택 보완책도 마련했다. 시는 최근 청년안심주택의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보증금 선지급 제도를 신설했다. 선순위 임차인은 오는 11월부터 후순위와 최우선변제 임차인은 12월부터 보증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일부 단지는 최대 30%까지 분양 전환을 허용하고, 한국주택도시개발공사(SH) 선매입 외에도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했다. 임대사업자의 재무 건전성 검증을 4단계로 강화하고, 보증보험 가입 시점을 조정해 사업자의 부담을 줄이는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전문가들은 시의 자체 부동산 정책이 단기적으로 투자 수요를 자극해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물량을 확대해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중앙 정부와의 협력 없이는 부동산 정책에서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정비사업 추진이 오히려 투자 수요를 자극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재개발·재건축은 원래 입주까지 20년이 걸려도 빠른 사업으로 꼽힌다. 31만 호 착공 목표가 쉽다고 말할 수 없는 물량이지만, 장기적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는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도 “서울시 대책의 본질은 양적 증대에 있다. 지자체가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면 시장에는 분명 우호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신축 아파트다. 이론상 공급이 늘면 가격 안정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선호 지역 신축이 오히려 가격을 더 끌어올리는 사례도 많다"며 “선호 지역에 많이 짓는다고 가격이 싸지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 시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임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주거 안정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공급 확대는 필요조건일 뿐 실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임대·공공 물량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한층 더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지금 단계에서는 거의 큰 변화가 없다. 단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결국 장기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 자체 대책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적이며, 향후 중앙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AI·로봇이 집 짓는다…“선진국 대비 수준 낮아”

최근 건설사들이 AI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령화된 기능 인력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원가율 개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와 비교하면 활용도는 여전히 낮아 기업 차원의 노력 및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AI는 디지털화, 안전관리, 매뉴얼 학습을 통한 현장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건설 인력의 고령화와 숙련 근로자 감소 등을 해결하고 효율적인 사업관리를 위해 스마트 건설기술과 디지털 전환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구체적으로, GS건설은 구조 설계 도서 검토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건설업계 최초로 AI 기반 설계도면 검토 시스템을 시범 도입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기존에는 설계 주체가 다양하고 변경이 잦아 도서 간 불일치나 오류가 발생할 위험이 컸다. 반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도면 검토·비교를 자동하면 오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탐색하고, 도면 변경 이력을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은 향후 AI 기반 설계 검토를 넘어 드론·로봇을 연계한 철근 배근 자동 검측 등 시공 단계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실시간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현장 밀착형 CCTV 통합관제 시스템에 AI 영상분석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2022년부터 본사에서 전국 건설현장의 고위험 작업을 모니터링하는 통합관제 시스템 'H-HIMS'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AI 영상분석을 접목한 스마트 관제 시스템을 고도화해 AI가 작업자의 움직임을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개구부나 타워크레인 하부 등 위험지역 접근을 자동 감지하고, 세대수직망 등 안전시설물 훼손 여부 등도 파악한다. 한화건설은 문제 시 모바일 앱·CCTV 스피커를 통해 즉각 경고해 안전사고를 줄일 계획이다. 우미건설도 최근 AI 챗봇 개발사 도슨티와 협업해 건설 정보 AI '린 GPT'를 선보였다. 이는 시공·설계·안전 등 건설 관련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할 수 있는 생성형 AI다. 건축법·산업안전보건법 등 공공데이터와 자체 데이터를 학습시켜 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한다. 부서 간·회사 간 협업 비중이 높고 데이터 형식이 다양한 건설업의 특수한 요구를 반영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AI는 물론 드론·로봇 등 신기술 도입에도 박차를 가해 일부 분야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기준으로는 여전히 4~5위권에 그치며, 1위인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LH토지주택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기술 활용도는 80%에 달하지만 디지털 트윈(25%), 인공지능(22%)은 저조한 수준이었다. 건설정보모델링(BIM) 역시 미국 대비 60%, 싱가포르 대비 65%에 불과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AI기술 활용 저해 요인으로 △정부 정책에 따른 제한적 도입 △현장 내 기술 활용 환경 미비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 △관련 법·제도적 근거 부족 등을 꼽았다. 이어 건설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 확대는 정부 지원을 통한 제도 개선뿐 아니라 기업 차원의 경쟁력 강화와 산업 발전을 위한 자구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건설공사장에 사람 대신 ‘로봇’이 뛴다

공사현장 산재 사고로 안전 확보가 건설사들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선도적으로 로봇을 공사 수행에 투입한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반포3주구 재건축 현장에서 '래미안 로봇 위크 2025'를 개최하고 주택 건설로봇 5종을 선보였다. 이번 시연에 나선 로봇 5종은 ▲자율주행 지게차 ▲자재 이동 로봇 ▲청소 로봇 ▲살수용 드론 ▲웨어러블 로봇이다. 삼성물산은 이들 로봇을 주택 건설 현장에 투입해 위험 작업을 줄이고 물류 이동을 효율화 하는 등 작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곻 있다. 자율주행 지게차와 자재 이동 로봇은 현장에서 작업이 없는 야간에 자재를 자동으로 운반함으로써 주간 작업 공정 간섭을 최소화하고 작업 효율을 높인다. 자율주행 지게차는 현장에 야적된 팔레트를 인식해 자재를 지하의 아파트 각 동 별 지정된 장소로 운반한다. 이후 자재 이동 로봇은 분배된 자재를 싣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탑승해 아파트 호실 내부까지 운반·하역한다. 해체 공사 먼지 저감용 살수 드론은 해체 공사 중 작업자 근접 없이 해체 구조물에 살수가 가능하다. 특히 작업 위험도가 높은 고층부에도 살수가 가능해 안전 위험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주차장 청소 로봇은 작업이 없는 야간에 스스로 분진을 제거하고 깨끗한 현장 환경을 유지한다. 주차장 청소 로봇은 올해 초부터 이미 삼성물산 주택 현장에 도입돼 운영 중이며, 이번 행사에서 개선된 모델이 시연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수한 로봇 기업과 협력해 건설 현장에 특화된 로봇을 개발하고 생산성을 개선함과 동시에 근로자 안전 위험을 제거하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인천 청라에 위치한 하나드림타운 현장에서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 기술 시연회를 개최했다. 시연회에서 선보인 운반 로봇은 건설 현장에서 단순히 반복하는 자재 운반 작업을 자동화할 뿐만 아니라 작업자와 장애물을 인식하여 안전 운행함으로써 안전성과 작업 효율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또 ▲3D 영상을 통한 팔레트 형상 및 피킹(Picking) 홀 인식 기술 ▲로봇이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함과 동시에 지도를 생성하는 자율주행 기술 ▲운반 작업 관리 및 로봇 관제 기술 ▲충전기 자동 도킹 기술 등을 탑재했다. 이러한 기술들은 건설 현장의 복잡한 환경에서도 자재를 정밀하게 인식하고,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제공한다. 특히, 팔레트 자동 인식과 피킹 기능은 반복적이고 고중량인 자재 운반 작업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크게 높이고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장애물 인식 기능은 복잡한 현장 내에서도 효율적인 주행을 가능케 한다. 여기에 주행 경로, 장애물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하는 원격 관제 시스템까지 더해져, 다수 로봇이 동시에 운용되는 대형 현장에서도 통합 제어와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 현대건설은 이번 지상 운반 기술 실증을 통해 비정형적이고 가변적인 건설 현장에서 피지컬 AI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향후 수직 운반 기능과 복합 동선 대응이 가능한 로봇 기술로 개발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세계 유일’ 전세의 딜레마…주거사다리 or 투기 원인?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으로 인해 갭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전세는 집값 상승이 전제인 만큼 이 같은 변화가 집값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전세가 해온 '주거 안전망' 역할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를 비롯한 주택 관련 대출 축소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9.7 공급대책 이전 수도권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는 최대 3억원이었으나, 정부는 기관별 대출 가능 금액을 2억원으로 일원화했다. 이 같은 정책은 전세대출을 활용한 갭투자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며 시장을 왜곡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월세나 장기 모기지를 통해 주거를 확보하지만, 한국에서는 전세가 장기간 유지되며 집주인들의 갭투자 수단이 되어왔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전세라는 제도 자체가 집값이 더 오를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라며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아야 전세가 월세로 전환된다. 월세로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면 유지하되 그렇지 않다면 자기가 살 집만 유지하게 되는 거다. 반면 전세가 활성화되면 결국 집값이 다시 오르게 되니 전세를 비롯한 다주택 활성화는 '집값을 올리게 해달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는 뭉칫돈을 임대인에게 한 번에 맡기고 최소 2년, 길게는 4년 동안 지내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며 “월세는 매월 임대인과 임차인이 통장으로 돈을 주고받으며 집주인 변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전세는 계약 기간 내내 임대인을 만날 일이 없다. 여러모로 위험한 제도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전세가 6억원을 넘어, 전세로 거주하려면 대출이 사실상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원·도봉·강북(노도강) 지역 전세는 4억원 선이지만, 양천구나 동작구 등은 대부분 6억원 이상으로 신도시 특별공급 가격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 전세사기 발생도 월세 전환 속도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843명이 새롭게 피해자로 지정됐다.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지난달 서울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4.25%로, 2018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저가 아파트나 빌라의 경우 전세 보증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월세 전환 중심으로 임대차시장이 재편될 경우 주거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서울 주요 지역 월세는 100만~200만원 수준이며, 70만원 이하 매물은 극히 드물어 곧바로 계약이 체결된다는 것이 현장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월세 증가는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전세를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정부가 이를 독려하기 위해 월세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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