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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헬스케어, 풀무원재단과 ‘바른 식생활’ 알린다

카카오헬스케어가 풀무원의 비영리 공익법인 풀무원재단과 '지속가능한 식생활 교육 및 올바른 건강 지식 전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양측은 이번 협약으로 대국민 만성질환 개선을 위한 지속가능한 식생활 교육, 올바른 건강 관련 지식 전파를 위한 사회적 사업 추진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건강관리 솔루션 '파스타(PASTA)'를 지원하고, 회사 소속 의료진들의 의학적 자문도 제공한다. 풀무원재단은 ESG의 일환으로 펼치고 있는 '성인 바른 먹거리 교육', '시니어 바른 먹거리 교육' 등에 파스타를 적용해 대국민 식생활 개선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만성질환 관리와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목표다. 윤민호 풀무원재단 사무국장은 “카카오헬스케어와 협력해 국민에게 더욱 양질의 건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파스타'를 기반으로 풀무원재단의 지속가능한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재숙 카카오헬스케어 전무는 “만성질환과 먹거리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높은 만큼 올바른 먹거리 교육을 지원해 만성질환 유병률 및 발병률을 낮추는 데 힘을 보태겠다"라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대학가] 한국공대 경기도 RISE사업 선정, 카이스트 연구팀 獨학술지 최우수 논문상, 성균관대 ‘젊은연극제’ 개막식

한국공학대학교(한국공대, 총장 황수성)가 교육부·경기도 공동 추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사업 선정으로 한국공대는 향후 5년간 최대 200억 원의 국고·도비 및 시흥시 지원금을 확보하며, 경기도 전략산업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을 주도하는 핵심대학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한국공대는 RISE사업의 핵심 거점으로'DX GAIA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GAIA 센터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등 디지털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무형 융합 교육과 산학 R&D 협력 체계를 동시에 강화하는 종합 혁신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아울러 시흥시와 협력해 지역민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초역량 강화, 중장년 재취업, 미래기술 기초교육 등 생애 전주기 맞춤형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RISE 사업의 또 다른 핵심 축인 재직자 대상 평생직업교육 체계 구축을 위해 경기산학융합원·기업인재대학과 손잡고 현장 직무 전환 및 고도화를 위한 맞춤형 교육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황수성 총장은 “한국공대는 DX GAIA 센터를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시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학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카이스트(KAIST, 총장 이광형) 화학과 한순규 교수 연구팀이 독일의 저명한 학술출판사 티메(Thieme) 선정 '2024 신렛(Synlett)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30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한 교수 연구팀의 수상 논문은 세계 최초로 자연에서 극소량만 얻을 수 있는 희귀한 천연물인 4α-하이드록시알로세큐리닌과 세큐린진 F를 시중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작물질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광대싸리나무에서 유래하는 세큐리네가 천연물은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신경가소성을 유도해 알츠하이머, 우울증, 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티메는 매년 유기화학 분야 SCI 저널 '신렛'에 출판된 논문 중 최우수 논문 1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신렛 최우수 논문상 역대 수상자로는 유기합성화학 분야의 슈퍼스타인 필 바란(2019년), 나노카본 및 분자기반 재료화학 분야의 개척자인 이타미 켄이치로(2016년) 같은 현재 전세계 유기화학 학계를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포함돼 있다. 연구수행 시점 기준으로 제1 저자인 박상빈 석박사통합과정 대학원생, 제2·3 저자인 김도영, 양우일 학부생이 공동참여한 수상 논문은 지난 2023년 6월 신렛에 게재됐다. 신렛 최우수 논문상 상금은 3000유로이며, 한순규 교수는 오는 6월 12일 티메의 화학세미나 '티메 케미나(Thieme Cheminar)'를 통해 수상 기념 온라인 강연을 진행한다. 성균관대학교는 한국연극대학 교수협의회(회장 김현희·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교수) 주최, 젊은연극제 집행위원회(위원장 김정근) 주관 '제33회 젊은연극제' 개막식이 오는 6월 1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연극축제인 젊은연극제는 올해 전국 47개 대학의 총 57편 작품들이 오는 7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 주요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올해로 33회째를 맞은 젊은연극제의 홍보대사에는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출신으로 최근 여성국극을 다룬 드라마 '정년이'에서 활약한 배우 신예은이 위촉됐다. 김현희 회장은 “예술교육과 현장이 만나는 실제적인 무대인 젊은연극제에서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운 것을 공연으로 구현하고, 전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연대와 소통, 화합을 이루며 진정한 연극의 의미를 되새기고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대선 전 커피·우유 다 오르네…먹거리 막판 줄인상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일을 앞두고 각종 먹거리 물가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오는 6월부터 인스턴트 커피·커피믹스·커피음료 등 제품 가격을 평균 7.7% 올린다. 지난해 11월 맥심·카누 등 일부 제품 출고가를 조정한 뒤 6개월 만에 재인상하는 것이다. 커피 메뉴를 취급하는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이날 아메리카노 등 커피 메뉴 32종 100원~500원 올렸다. 직전날 롯데GRS의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도 커피 제품 값을 200~300원 인상했다. 우유 등 각종 유제품 가격도 줄줄이 오른다.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서울우유 300㎖ 4종은 기존 2000원에서 2100원으로 오른다. 1200원이던 200㎖ 3종도 100원 인상된다. 아침에주스·비요뜨도 2000원에서 2300원으로 300원씩 비싸진다. 매일유업도 다음달 1일부로 수입·판매해온 페레로로쉐·킨더 초콜릿류 출고가를 평군 11.5% 올린다. 빙그레 역시 이달 말부터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 닥터캡슐 등 발효유 제품 출고가를 각각 5.3%, 4.0% 인상하기로 했다. 맥주 가격도 오른다. 하이트진로는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테라·켈리 등 맥주 출고가를 평균 2.7% 상향 조정한다. 이들 식음료·외식업체는 가격 인상 이유로 “지속적인 원부자재 값 상승과 인건비 등 제반 비용 부담"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비자들도 많다. 일각에서는 대선 전 식음료·외식업계가 막바지 가격 인상 열차에 올라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계엄사태를 기점으로 권력 공백기를 틈 탄 먹거리 인상 행렬이 끊이질 않은 터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민생 안정을 핵심으로 물가 관리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식음료·외식업계의 가격 인상과 관련해 각종 추측이 쏟아지는 한편, 정부는 먹거리 물가 인상은 대선과 연결고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8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식품업계의 가격 결정은 원재료 가격, 환율, 인건비와 같은 원가요인 등을 반영해 이뤄진 것이고 정치적 이벤트에 영향을 받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한 경우에도 정부와 업계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 품목과 인상률, 인상시기 등을 조정해 왔다"고 강조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풀무원, 이번엔 음식물처리기…‘주방가전 확대’

풀무원은 음식물처리기 제품을 처음 선보이며 주방가전 신사업의 영역을 확대한다. 풀무원은 29일 식물 찌꺼기를 자동 분쇄·건조해 주는 프리미엄 주방가전 '풀무원 그린더 자동 인공지능(AI) 음식물처리기'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기존 조리, 보관 목적의 가전에서 음식물처리기 출시로 주방생활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구축한 것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음식물처리기는 무게와 온도를 감지하는 스마트 센서를 탑재했다. 음식물의 양과 수분 함량에 따라 작동 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4가지 모드(기본 모드, AI보관 모드, 그린 모드, 세척 모드)를 지원해 맞춤형 처리가 가능하다. 스테인리스 커버와 실리콘 패킹이 적용된 이중 밀폐 구조, 900g 대용량 활성탄 필터를 적용해 악취도 차단할 수 있다. 저소음 설계로 야간에도 사용 가능하며, 용량은 3.5ℓ다. 구매 후 1년까지 무상 품질보증 서비스도 제공한다. 강재훈 풀무원 리빙케어 사업부장은 “이번 음식물처리기 출시로 건강한 조리, 신선한 보관에 이어 친환경 처리까지 주방 생활의 전 영역에 걸친 가전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구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주방가전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대학가] 성균관대-로잔호텔대 MBA 협정, 연세대 이윤재문화예술연구원 개원, 숙명여대 김윤영 석좌교수 ISSMO 회원 선정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비즈니스 스쿨 SKK GSB(Graduate School of Business)이 스위스 로잔호텔경영대학(EHL)과 MBA(경영학 석사) 교환학생 협정을 체결했다. 1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EHL은 2019년부터 QS 세계대학평가 '호텔·레저 경영'분야에서 세계 1위로 선정된 명문 교육기관이다. 현재 스위스와 싱가포르에 3개 캠퍼스를 두고 전세계 학생 4000명 이상이 학사·석사·경영자 과정에 재학 중이다. 이번 협정 체결로 성균관대는 EHL과 아시아권 첫 번째 MBA 교환학생 교류 대학의 기록도 갖게 됐다. 두 대학은 내년 9월부터 MBA 과정 학생을 각 학교에 교환학생으로 파견해 강의 수강부터 기업 탐방, 공동 프로젝트, 문화 체험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춘원 SKK GSB 원장은“세계 최고의 호텔경영학교인 로잔호텔경영대학과 교환학생 협정을 통해 비즈니스 및 서비스 산업 분야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는 지난 23일 신촌캠퍼스에서 '이윤재 현대문화예술연구원'(원장 한준 교수) 개원식을 개최했다. 29일 연세대에 따르면, 이윤재관에 자리잡은 이윤재 현대문화예술연구원은 공연 및 영상예술 분야의 교육과 연구, 학생 활동 지원을 위해 100억 원을 기부한 이윤재 동문(정치외교 67)의 뜻을 담아 설립됐다. 이날 개원식에는 윤동섭 총장을 비롯해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윤형섭 명예교수 등 내외빈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연구원은 올해 2학기부터 공연·영상 예술 실습 교과목을 정규 교육과정에 대거 개설하며, △총 50개 강좌 △4개 녹음 스튜디오 △12개 실습 강의실 △기타 악기 및 장비 등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연구원은 30일 오후 1시 'K-컬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개원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향후 연구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동섭 총장은 “봉준호 감독, 한강 작가 등 세계적 예술인들을 배출한 연세의 문화예술 전통이 이 연구원을 통해 더욱 확장되길 바라며, 이곳에서 새로운 글로벌 인재들이 자라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숙명여자대학교(총장 문시연) 기계시스템학부 김윤영 석좌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최적설계학회(ISSMO) 초대 펠로우(석학회원)로 선정됐다. 숙명여대에 따르면, 1991년 설립된 ISSMO는 구조 및 다학제 최적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학술단체다. 그동안 펠로우 제도를 두지 않다가 학문적 성숙과 글로벌 리더십 강화를 위해 올해 처음 펠로우 제도를 도입해 초대 석학회원 7명을 선정했다. 김 석좌교수는 세계 구조 및 다학제 최적설계 분야에서 혁신적 연구를 선도해 온 석학이다. 강체 메커니즘의 위상 최적화 분야에서 선도적 연구 성과를 이루고, 아시아 및 세계 최적설계 커뮤니티의 성장을 이끌며 혁신과 학문적 탁월성을 입증해 왔다고 숙명여대는 설명했다. 펠로우 수여식은 지난 22일 일본 고베 세계최적설계학술대회(WCSMO) 공식 행사에서 거행됐다. 김 석좌교수는 “이 영예는 혼자만의 성취가 아니라 함께 연구해 온 많은 공동 연구자와 제자들의 헌신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강체기구 설계 기술이 최근 한 스타트업의 창업으로 이어졌다"면서 “이 기술이 국내 기계 및 로봇 산업의 혁신적 도약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SPC삼립 “크보빵 생산 중단…4조3교대 도입”

최근 자사 제빵 공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로 SPC삼립이 고개를 숙인 가운데, 사고 후속 조치로 크보빵 생산 중단과 함께 재발 방지책을 제시했다. 29일 SPC삼립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의해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강화 활동과 신뢰 회복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근로자 A씨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SPC삼립 측은 사고 발생 직후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사고 설비의 경우 관계기관의 조사 완료 후 전면 철거·폐기할 계획이다. 아울러 노사합동 안전점검을 매월 실시하고,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하는 합동 안전점검 모니터링 체계도 분기별로 진행할 방침이다. 또, 안전보건 관리 인력을 늘려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또, SPC삼립은 노사 협의를 통해 연속근무를 줄이고 일부 라인에는 4조3교대 시범운영을 도입하기로 했다. 시화공장은 생산라인별로 매주 하루는 가동을 중단하고, 이 시간을 설비 점검과 안전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SPC삼립 측은 “고인과 유가족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재발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기고] 위스키, 시간보다 ‘철학’ 담는 시대 오고 있다

위스키의 가치는 오랫동안 '숫자'로 평가돼 왔다. 몇 년 숙성되었는 지에 따라 위스키의 품질과 가격이 결정된 것이었다. 지난 2010년 한 글로벌 위스키기업이 'The Age Matters(숙성 연수가 중요하다)'라는 소비자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이 같은 인식이 더욱 공고해졌다. 그 시절, 위스키병 라벨에 적힌 12년, 18년, 21년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희소성'과 '품질'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위스키 시장에 조용한 반란이 시작됐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중심으로 '숫자'가 아닌 '캐스크(오크통)'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위스키 원액이 어떤 오크통에서 숙성되었는 지, 그 오크통에 이전에 어떤 술이 담겨 있었는 지가 '위스키의 개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버번, 쉐리, 와인, 럼 캐스크 등 다양한 캐스크 이력은 위스키의 향과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고, 그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새로운 선택 기준을 갖게 되었다. '몇 년 숙성'이라는 단일한 잣대가 더이상 위스키를 평가하기에 충분하지 않게 된 셈이다. 이처럼 '숙성 연수'에서 '숙성 캐스크'로 바뀐 패러다임 전환은 단순한 마케팅 변화가 아니다. 위스키가 시간의 길이만으로 평가되는 시대에서, 재료와 방식, 철학이 함께 고려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의 브룩라디(Bruichladdich) 증류소와 그 부활을 이끈 마크 레이니어(Mark Reynier)라는 인물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와인 캐스크 숙성'이었다. 당시 브룩라디는 고급 버번 캐스크를 대량 구매할 재정적 여력이 없었고, 레이니어는 자신의 와인업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프랑스 유명 와이너리에서 사용한 캐스크를 들여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산된 위스키는 시장에서 신선한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2009년 샤토 라피트, 마고, 디켐 등 프랑스 최고 와이너리의 캐스크로 숙성한 'First Growth' 시리즈를 선보이며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아일라 위스키 특유의 피트(peat, 이탄) 향을 극대화한 초고도 훈연 제품 역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마크 레이니어가 진정으로 주목한 것은 단순한 캐스크의 변화가 아니었다. 와인산업에서 익숙한 '테루아(terroir)'의 개념을 위스키에 접목하고자 했다. 위스키의 원재료인 보리를 '어디서, 어떻게, 누가' 재배했는 지에 따라 제품의 풍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철학이었다. 레이니어는 유기농 보리, 아일라 섬에서 재배한 보리, 영국 전통품종인 Bere Barley 등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위스키의 '뿌리'를 탐구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원료 실험이 아니라 위스키가 하나의 농산물로서 갖는 정체성과 철학을 되묻는 시도였다. 2012년 브룩라디는 대기업에 인수됐고, 레이니어도 회사를 떠나게 되었지만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아일랜드 워터포드에 '워터포드 증류소(Waterford Distillery)'를 설립하고, '밭 단위 위스키'라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단일 농장, 단일 품종, 단일 토양의 보리로 위스키를 증류하고 이 차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시도였다. 부르고뉴 와인의 '클리마'(Climat, 미세 기후·토양·지형 조건이 고유하게 결합된 포도밭 구획) 개념을 위스키에 이식한 셈이다. 레이니어가 위스키 산업에 던진 화두는 여전히 의미 있는 울림을 지닌다. 위스키는 단지 몇 년을 숙성했는가를 넘어 어떤 철학과 스토리를 담고 있는가를 소비자에게 묻고 있다. '숙성 연수'에서 '캐스크'를 거쳐 '테루아'로, 위스키는 계속해 진화하고 있으며 그것은 단지 술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자연, 시간과 공간이 어떻게 하나의 맛으로 응축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우리는 한 병의 위스키를 마시며 그 안에 담긴 '시간'을 넘어서 '맥락'을 음미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맥락이야말로 앞으로 위스키가 나아가야 할 길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K-제약, 비만 신약 앞세워 ‘美 장벽’ 넘는다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오는 6월 20~2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당뇨학회(ADA)에 참가해 비만 및 대사질환 신약 연구성과를 발표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비만치료제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연구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미국 관세·약가인하 등 불확실성 속에서 기술수출 등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6월 미국당뇨학회에 참가해 현재 개발중인 비만 신약 'HM15275'와 'HM17321'의 임상 및 전임상 연구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중 두 번째 파이프라인인 3중작용 비만치료제 'HM15275'는 25% 이상의 체중감량에 더해 다양한 대사질환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약물로 올해 하반기 미국 임상 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 번째 파이프라인인 HM17321은 체중감량에 더해 근육증가까지 달성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로 올해 하반기 임상 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첫 번째 파이프라인인 한국인 비만 맞춤형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올해 국내 임상 3상을 완료해 내년 하반기 출시한다는 목표다. 특히 이미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등 외국산 비만약보다 가격 및 공급량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ADA 2024에 참가해 비만치료제 'DA-1726'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던 동아에스티는 올해 ADA 2025에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DA-1241'의 연구성과를 발표한다. DA-1241은 혈당 및 지질개선 작용과 간의 염증 및 섬유화 개선 효과를 가진 경구용 합성신약으로 올해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함께 임상 2상 종료를 위한 데이터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메타비아(옛 뉴로보파마슈티컬스)를 통해 2중작용 비만치료제 'DA-1726'을 개발 중이다. DA-1726은 체중감소와 혈당조절을 동시에 달성하는 2중작용 비만치료제로 세마글루타이드(노보노디스크 위고비의 주성분) 및 터제파타이드(일라이릴리 마운자로의 주성분)보다 우수한 체중감소 효과와 콜레스테롤 상승억제 효과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3분기에 부작용으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비만치료제를 투여받지 못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1상 파트3을 진행해 내년 상반기 중간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11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CO 2025)'에서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지방간 개선 연구결과를 발표한데 이어 다음달 미국 ADA 2025 참가도 검토 중이다. 대웅제약은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가 혈당강하, 체중감소에 더해 당뇨병 환자의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MASLD) 치료 가능성도 보인 만큼 엔블로를 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일라이릴리 마운자로와 같이 GLP-1·GIP 2중작용제이면서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저분자화합물 비만신약 후보물질을 발굴, 국내 특허출원을 마치고 현재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열풍을 일으킨 비만치료제는 올해 의약품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의약품 분야로 꼽힌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매출은 2023년 66억8000만달러(약 9조원)에서 연평균 48.4%씩 성장해 2028년 480억3000만달러(약 66조원)로 5년새 7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상위 20대 글로벌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을 보였던 일라이릴리(32%)와 노보노디스크(26%)는 각각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매출도 각각 전년동기대비 48%, 18%씩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고가의약품 약가인하 정책 영향으로 글로벌 빅파마들이 위탁개발생산(CDMO)을 늘리거나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이전(도입)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고 한미약품 3중작용 비만치료제, 동아에스티 2중작용 비만치료제 등 차세대 비만 신약의 기술수출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새정부 출범해도…中企 “6월 경기 부진할 것”

6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가 지난해 6월과 직전 올해 5월과 비교해 나란히 동반하락했다.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 실시로 지난 6개월 동안 국내 경제와 사회를 옥죄었던 정국 불안의 악재가 해소되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이 있음에도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경기 침체의 불안감'을 쉽게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29일 발표한 '2025년 6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5월 13~19일, 3071개 중소기업 설문) 결과에 따르면, 6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5.0를 기록했다. 직전 5월(75.7) 대비 0.7포인트(p), 지난해 6월(79.4) 대비 4.4p 나란히 하락한 수치다. SBHI는 지수 100 이상이면 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음을, 100 미만이면 반대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많음을 뜻한다. 6월 경기전망에서 중소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SBHI 수치가 떨어졌다. 제조업은 전월대비 1.0p 하락했고, 비제조업도 전월대비 0.4p 뒷걸음질했다. 다만, 비제조업에서 건설업(73.1→66.2)은 전월대비 6.9p 하락했으며, 서비스업(73.5→74.4)은 전월대비 0.9p 상승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숙박 및 음식점업 5.1p(76.9→82.0) △운수업 5.0p(74.6→79.6) 등 7개 업종이 5월보다 오른 반면,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6.3p(92.6→86.3)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4.1p(86.1→82.0) 등 3개 업종은 떨어졌다. 다만, 전산업 업황 주요 항목에서 '자금 사정'(75.1→74.9)이 전월 대비 하락했지만, △수출 4.5p(81.6→86.1) △내수판매 0.6p(74.3→74.9) △영업이익 0.7p(71.9→72.6)은 상승해 6월 경기 전망에 일말의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한편, 4월 중소 제조업의 평균가동률도 70.7%를 기록하며, 직전 3월과 비교해 0.1%p, 지난해 4월 대비 1.1%p로 동시에 하락행보를 보였다. 6월 경기전망지수 하락에 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정권 교체기에는 새 정부 출범에 기대감이 반영되기 마련인데, 이번에 대선이 치러지는 6월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갑작스런 조기대선으로 사실상 행정부와 집권여당이 공백상태이고, 선거가 끝나더라도 당장 6월에 새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이미 책정된 예산(추경) 수준이어서 기업들에게 경기부양의 큰 기대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진로소주 우리 음식과 잘 맞아요”…필리핀 ‘소주 사랑’

“한국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을 보고 소주를 처음 접했고 지금은 가족 전부들과 함께 마실 정도다. 참이슬 후레쉬를 가장 선호하고 시식(Sisig) 등 필리핀 음식과 페어링하기도 좋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 대표 부촌인 마카티 소재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S&R(에스앤알) 서킷(Circuit)점. 이날 진로 시음 매대를 구경하던 현지인 회사원 킴(30) 씨는 “다른 리큐르인 사케는 도수가 세서 좋아하지 않지만 소주는 부드럽고 아침에 일어날 때 숙취도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각종 진로 소주를 한 가득 담은 카트를 끌고 다니던 그는 “주로 주말에 가족들과 소주를 즐기며 한 번에 20병을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유통 채널에서 선보이는 진로 소주 가격대 한 병(360ml) 당 100~120페소(약 2500원~3000원) 수준이다. 현지 물가를 고려해 마냥 저렴하지 않지만 다른 수입 주류 대비 싸고, 한류 인기에 따른 호기심으로 기꺼이 제품을 경험하려는 젊은 층이 많다. S&R 주류부문 구매 담당자인 니코(35) 씨는 “S&R에서 소주를 판매한 지 약 10년째"라며 “소비자 판매용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는 한식당·마트 점주 등 도매사업자 수요도 있어 소주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기 동안 집에서 K-드라마 속 삼겹살과 소주를 함께 먹는 문화를 접한 현지인들이 늘면서 소주 판매가 급증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민형 마트에서 진로 소주 호응도 높다. 필리핀에서도 다른 음료들과 술을 섞어 마시는 믹쏠로지(Mixology)가 유행하면서, 혼합용 술로 일반 소주인 참이슬 후레시를 택하는 소비자도 많다. 필리핀 최대 규모 슈퍼마켓 '퓨어골드' 파라냐케점에서 만난 현지인 소비자 사이린(23) 씨는 “보통 주 2회, 1~2병씩 소주를 음용하고, 맥주와 섞어 마실 수 있는 참이슬 후레쉬를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약 30년 전 하이트진로가 필리핀에 진출한 당시 교민 중심이던 진로 소비 흐름은 K-문화 확산 속 현지 위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한국에서 쌓아온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가이(TAGAY, 건배)·풀루탄(PULUTAN, 음식과 곁들인 음주)·팀프라도(Timplado, 소주에 각종 음료를 혼합해 즐기는 것)·비디오케(VIDEOKE, 노래방+음주) 등의 현지 주류 문화에 발맞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최근에는 진로의 대중화를 위해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를 노린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커피 브랜드와 손잡고 일반 소주를 접목한 이색 음용 레시피를 선보이거나 현지 길거리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굿즈를 출시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참여형 콘텐츠도 적극 발굴하고 있다. 현지 연예인을 초청해 진행하는 취중 라이브 콘셉트의 '진로라이브'가 대표 사례다. 국내에서 10년 간 운영해온 '이슬라이브'를 현지화한 버전으로, 페이스북 등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지난 22일 마닐라 말라테 소재 한국식 무한리필 바비큐 프랜차이즈 '삽겹살라맛'에서 열린 진로라이브에는 현지 걸그룹 YGIG가 출연해 술자리 게임과 노래, 토크 등을 통해 진로 브랜드를 알렸다. 이들 뒤편에 자리한 팬들도 “따가이"를 외치며 서로 소주잔을 기울이는 등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라이브는 단순한 술 예능이 아니라, 진로가 필리핀 대중문화 안에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콘텐츠"라며 “"한식, 소주, 노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MZ 세대를 겨냥한 현지화 마케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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