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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선진국들이 인공지능(AI) 개발에 속도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AI 기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초격차 AI 스타트업 육성에 돌입한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5일 글로벌시장에서 AI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과 융합해 신시장을 만들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고성장 분야 AI 스타트업을 키우는 'AI 핵심 분야 및 유망 AX 스타트업 육성사업'을 공고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 1월 발표한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3단계 프로그램 중 올해 신설한 1단계 '마이크로(Micro) 초격차' 프로그램이다. 총 20개의 유망 AI·AX(인공지능 전환)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선발대상은 AI 핵심 분야 사업화 5개사, 유망 AX 스타트업 육성 15개사이다. 중기부는 AI 핵심분야에 소형언어모델(sLLM) 2개사를 비롯해 제조 1개사, 바이오 1개사, 콘텐츠 1개사 등 고성장 분야의 유망 AI 스타트업 5개사를 뽑아 기술사업화 자금을 최대 1억5000만원씩 지원한다. 또한, 분야별 특성에 따라 주관기관 인공지능융합사업단이 보유한 GPU 기반 AI 컴퓨팅 자원, 실증센터 등의 인프라 활용도 지원한다. 유망 AX 스타트업 육성도 성과 창출이 용이한 제조·바이오·콘텐츠 등 3대 분야에서대·중견·중소기업 등 수요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여 고도화 할 수 있는 혁신 AI 기술을 보유한 AX 스타트업 15개사를 선발한다. 선정된 기업은 협업자금 8000만원과 신규 판로 확보 등을 지원받는다. Micro 초격차 프로그램 공고는 5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AI는 산업을 넘어 국가의 운명까지 좌우하는 핵심 분야로, 고성장 분야의 AI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위해 지난해에 '초격차 AI 스타트업 레벨업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이번 사업은 레벨업 전략을 이행하는 첫 사업으로 전략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후속 지원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14일 밸런타인데이…유통가 ‘선물 지갑 여세요~’

설명절 연휴가 지난 지 얼마 안돼 식품유통업계 대목인 밸런타인데이가 오는 14일로 다가왔다. 밸런타인데이가 젊은 세대 중심의 기념일이지만 고물가 불경기로 내수시장이 위축돼 있어 외식 및 유통업체들은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채로운 기획 상품과 신제품을 내세워 '소비 끌어올리기'에 공들이고 있다. 올해 밸런타인데이 마케팅에 등장하는 상품들은 차별화된 성분과 패키지 제품, 또는 인기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굿즈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외식업계는 밸런타인데이 핵심인 초콜릿을 기본으로 가져가되 틈새 취향까지 아우르는 이색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SPC 비알코리아의 도넛 브랜드 '던킨'이 이달의 맛으로 판매 중인 '초코링 도넛'·'베리 초코 듀얼하트' 2종이 대표 사례다. 달콤한 초콜릿 맛은 유지하면서도 저당 원료를 사용해 건강관리에 관심 많은 젊은 층까지 신경 쓴 점이 특징이다. 제품별로 초콜릿 도넛은 겉면에 당 함량이 0.5% 미만인 제로 슈가 초코를 입혔다. 5% 미만의 로우 슈가 딸기·초코 필링을 넣은 나머지 제품도 표면에 제로 슈가 초코 코팅을 적용했다. 커스텀(개인 맞춤형) 유행의 하나로 '틴꾸(틴케이스 꾸미기)족'을 노린 제품도 있다. 최근 투썸플레이스가 출시한 '넛츠 초콜릿 기프트' 제품으로, '아몬드 초콜릿 틴'·'헤이즐넛 초콜릿 틴' 2종으로 구성됐다. 일반 종이·비닐 패키지와 달리 양철 소재 패키지를 접목해 구매 가치를 높였다. 제품 이미지와 투썸 로고가 새겨진 빈티지한 분위기의 케이스로, 인테리어 소품 외에도 다용도 수납함 등으로 재사용도 가능하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편의점 업계 중심으로 유통업체들도 밸런타인데이 시즌 경쟁에 합류한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단연 유명 IP와의 협업이다. 자체 팬덤을 보유한 IP 상품을 판매헤 매출 확대 효과를 거두는 것이 골자다. GS리테일의 GS25는 이달 한 달 간 일본 애니메이션 '주술회전'과 글로벌 젤리 브랜드' 하리보', 캐릭터 '햄깅' 등 인기 IP와 손잡은 기획 상품을 판매한다. 간식과 자석·키링·머그컵·여권 지갑·볼펜 등 다채로운 굿즈가 동봉된 형태다. 경쟁사인 BGF리테일의 CU도 다양한 업계와의 협업으로 맞불을 놨다. 에버랜드 카리바라 캐릭터인 '뿌직이&빠직이'는 물론, 일본 애니메이션 '리락쿠마', 유아동 브랜드 '로토토베베', 향수 브랜드 '비비앙' 등과 손잡고 키링·에코백·보냉백 등 34종의 협업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도 최근 입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인지도가 높은 유튜버 '미미미누', 영화 토이스토리3 속 캐릭터인 '랏소베어' 등과 협업한 과자류 기획 세트를 내놓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된 고물가로 올해 밸런타인데이 선물용 제품으로 가격 대비 효용성이 높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실용성이나 소장가치가 높은 제품 위주로 잘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제주는 울고, 롯데관광개발은 웃었다

제주도와 롯데관광개발이 새해 관광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둘 다 제주 지역에 기반한 관광사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올해 1월 실적에서 제주도는 부진한 반면, 롯데관광개발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웃었다. 4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1월 제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 수가 86만여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이후 4년 만에 100만 명을 밑돌았다. 1월 월간 기준 제주 관광객 수가 △2022년 117만802명 △2023년 103만2565명 △2024년 105만4690명으로 최근 3년간 유지해 오던 100만 명 수준이 무너진 것이다. 1월에 제주를 찾은 내국인 수는 86만213명으로 잠정 집계돼 전년 동월 95만3547명보다 9만3334명(9.8%)이나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12만1308명)이 다소 늘긴 했지만 내국인 급감으로 지난해(105만4690명)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관광객 감소는 제주도 전체의 경제 활성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여서 지역사회의 고민이 적지 않다. 게다가 비슷한 비용이 든다면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우리 국민들의 여행인식 확산에 따른 '제주 기피 여행족'이 많아지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반면에 롯데관광개발이 제주시내에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올해 첫 달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카지노에서 294억2300만 원, 호텔 부문에서 106억6600만 원 등 총 400억9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무려 24.8% 매출이 늘었으며 당기 순이익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벌써부터 지난해 1년 동안 벌어들인 4400억 원을 뛰어 넘어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높다. 업계는 내국인과 외국인까지 포함한 관광객들이 제주도 내 여행지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 몰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존 주요 고객층인 중국어권 관광객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일본 관광객이 대거 더해지면서 크게 증가했다. 카지노는 2023년부터 2년 연속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지난해 1월 매출보다 23.2% 성장했다. 입장객 수도 작년 동기 2만6245명보다 29% 급증하면서 1월 기준으로 처음으로 3만 명을 돌파(3만3863명)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숙박에서도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관광객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올 1월 106억66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82억5300만 원) 대비 29.2% 수직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취향을 저격해 이들이 차지한 비율은 2만5152 객실 중 64.4%에 이른다. 롯데관광개발은 “카지노 시설과 리조트 인프라에 대한 입소문이 폭넓게 확산되면서 국내외 카지노 VIP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신세계, 2월 백화점 브랜드평가 1위 복귀

국내 백화점 브랜드평판 2025년 2월 빅데이터 분석결과, 1위 신세계백화점 2위 롯데백화점 3위 현대백화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1월 3일부터 2월 3일까지 국내 백화점 7개 브랜드 빅데이터 957만9640개를 분석해 2월 브랜드평판지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2월 백화점 브랜드평판 빅데이터 분석순위는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NC백화점, 대구백화점, AK플라자 순이었다. 1위 신세계백화점은 참여지수 60만3592, 미디어지수 36만5156, 소통지수 153만124, 커뮤니티지수 57만5453. 사회공헌지수 5만2305로 브랜드평판지수 312만6629를 기록했다. 지난 1월 브랜드평판지수(306만3192)보다 2.07% 상승하면서 2월에 1위로 다시 올라섰다.​ ​반면, 2위 롯데백화점은 브랜드평판지수 252만6319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29.37% 하락해 1월 1위에서 한단계 내려앉았다.​ ​3위 현대백화점은 브랜드평판지수 246만7926으로 분석돼 전월대비 1.25% 상승했다. 1월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치킨프랜차이즈, ‘로봇 주방자동화’ 속도전

푸드테크 시대에 발맞춰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주방 자동화'를 골자로 조리로봇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최적화된 모델 개발과 함께 현장 시범운영에 나서는 등 구체화하는 단계지만, 실제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 등 애로사항으로 당장에 보급화는 어려운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닝브랜드그룹이 전개하는 bhc치킨은 일부 점포 대상으로 '튀봇'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튀봇은 bhc치킨과 LG전자가 협업해 개발한 튀김 요리용 로봇이다. 반죽된 재료를 기계에 올리면 로봇이 쟁반을 움직여 조리하는 방식이다. 튀봇은 2023년 하반기부터 bhc치킨의 잠실R&D(연구개발) 센터에서 1년 동안의 시험운영을 거친 뒤, 지난해 하반기 현장 유통을도입을 본격화했다. 튀봇을 운영하는 매장 수만 지난해 7월 6곳에서 올 1월 24곳까지 4배 늘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설치 예고했던 목표치 30곳에 미치지 못하지만, 실제 이용 중인 가맹점주들의 만족도가 높아 도입 매장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bhc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튀봇 도입으로 기름 털기 등 단순 작업 작업이 줄면서 주문 피크타임 대응이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즉시 열기 배출 시스템 덕분에 냉방비가 줄어든 점 등에서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교촌에프앤비가 운영 중인 교촌치킨도 로봇 제조사와 손잡고 최적화된 조리로봇 모델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10월 뉴로메카와 협동조리로봇인 '프라잉 템플릿'을 공동 개발하고, 지난해 7월에는 추가 개발한 신규 모델 공급까지 확정했다. 이를 통해 현재 서울·수도권 등 19개 매장에서 협동 조리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협동조리로봇은 튀김기에 반죽한 닭을 투입하면 1차 튀김부터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조각성형 작업, 2차 튀김 등의 과정을 담당한다. 설치 시 내부 동선 등 매장별 맞춤형으로 움직임 조정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데다, 원격 접속 기능도 갖춰 가맹점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주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꾸준히 애프터서비스(AS)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도 진행해 만족도를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BBQ도 튀김 조리가 가능한 올인원(All-In-One) 자동화 솔루션 '보글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자동화 장비 개발 업체인 네온테크와 관련 업무 협약을 맺고, 자체 교육기관인 치킨대학 내 데모룸에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개발하는 단계다. 올인원 로봇을 표방한 만큼 보글봇은 튀김 조리부터 기름 공급·배출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아직 모델 개발 단계인 만큼 향후 시험대가 될 테스트 베드 매장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주방 자동화를 통해 단기적으로 조리 시간 단축은 물론, 장기적으로 인건비 절감에 따른 비용 관리 효과도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설치 등 초기 투자와 함께 유지 비용 부담도 적지 않고, 고장 시 빠른 대처도 어려워서 도입을 망설이는 점주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더 작게, 더 가볍게…화장품 파우치도 ‘다이어트’

가방 안의 미니 뷰티백인 파우치도 요즘 '다이어트(체중감량)'에 나섰다. 대부분 여성들의 가방에는 파우치가 들어 있다. 화장품을 비롯해 각종 소품을 담는데 활용한다. 모양부터 소재, 크기까지 각양각색이다.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지만 아이템이 늘수록 무겁다. 부피를 많이 차지해서 가방 공간이 부족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효율적으로 파우치를 관리할 수 있는 활용도와 가성비를 강조한 화장품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에뛰드는 단색으로 구성된 싱글섀도 '왓츠 인 마이 아이즈'를 출시했다.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보통 4개부터 많게는 16개까지 여러 컬러가 한 용기에 담긴 팔레트 형태에서 몸집을 확 줄였다. 파우치의 무게가 확연히 가벼워졌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4개 컬러가 담긴 팔레트 대신 1개짜리를 구매하면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퍼스널 컬러가 정해져 있어 자주 사용하지 않는 남은 3개에 대한 비용까지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많은 여성들이 '이 컬러만 따로 팔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이유다. 실제로 팔레트를 열었을 때 한 컬러는 다 사용하고, 남은 것은 구매 당시 모습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하나의 제품을 이용해 여러 용도로 활용 가능한 멀티 제품도 각광받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 패션 브랜드 레스트앤레크레이션(RR)이 무신사와 손잡고 선보인 'RR 뷰티'의 '멀티 블러쉬 앤 하이라이터 듀오'다. 이 제품은 제형이 다른 두 컬러가 나뉘어져 있다. 손가락을 이용해 진한 컬러는 입술과 볼에 발라 립밤과 블러셔 효과를 낼 수 있다. 남은 컬러로는 콧대, 턱, 인중 등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부위에 하이라이터로 사용한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에 슬라이드 오픈 방식으로 휴대하기 좋고, 사용하기에도 간편하다. '더 작게, 더 가볍게'를 원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쿠션 팩트도 응답했다. 파우치에 들어가는 화장품 가운데 가장 크기가 큰 쿠션 팩트를 덜어서 쓰고 있다. 향수를 별도의 용기에 담는 것과 같이 부피가 큰 제품의 내용물을 소분해 휴대한다. 샤이샤이샤이의 '바나나 컨실 아이크림 DIY 키트'는 미니사이즈의 빈 쿠션 팩트 용기에 자신이 원하는 만큼 내용물을 담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애슬레저 빅2 젝시믹스·안다르, 안방시장 좁다

올 들어 토종 애슬레저 웨어 업계의 '옥석 가리기 신호'가 뚜렷해진 가운데, 일제히 성장 동력 모색을 위해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해외 애슬레저 브랜드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잠재 수요가 높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매장 확대 속도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젝시믹스·안다르와 함께 토종 빅3 중 한 곳으로 꼽혔던 뮬라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경영에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물류 시스템 점검·정비 작업' 등을 이유로 지난달 13일부터 현재까지 공식 온라인몰을 통한 주문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2011년 탄생한 뮬라는 국내 첫 애슬레저 웨어 브랜드로서 시장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높은 상징성에도 최근 몇 년 간 지속된 적자 등을 바탕으로 회생절차를 밟는 것이 놀랍지 않다는 업계 중론이다. 2020년 영업손실 -144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래 뮬라는 수익성 부진을 겪어왔다. 가장 최근 공시 시점인 2023년 -28억원까지 손실 폭을 크게 줄였지만, 기업회생 신청을 근거로 아직 발표되지 않은 지난해에도 적자가 지속됐을 것이라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당장에 뮬라의 영업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토종 브랜드 구도도 젝시믹스·안다르 2강 체제 국면으로 굳혀지는 양상이다. 다만, 한국 시장을 노린 해외 애슬레저 웨어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실적 방어를 위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16년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 캐나다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만 봐도 뮬라를 제치고 업계 3위로 자리매김하는 상황이다. 2023년 나란히 2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젝시믹스·안다르에 이어, 같은 기간 룰루레몬의 경우 매출 1173억원을 올리면서 뮬라(389억원)를 큰 폭으로 제쳤다. 국내 브랜드 대비 룰루레몬은 고가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만큼 높은 품질이 뒷받침하고 있으며, 글로벌 브랜드라는 이름값이 소비자들에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해외 브랜드인기가 늘면서 '요가복 업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미국 브랜드 '알로요가'까지 오는 4월 한국 공식 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반대로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성장 정점을 찍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현지 소비 접점을 넓히면서 숨통을 틔우고 있다. 안다르는 서구권 고소득국가 위주로 영향력을 넓힐 계획이다. 현재 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위주로 온·오프라인 사업을 병행 중인데, 팝업 스토어를 제외하면 오프라인 매장은 싱가포르 내 2곳이 전부다. 최근에는 호주 시드니 번화가 내 웨스트필드몰에 단독 매장 출점을 위한 준비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미국 진출도 공식화했다. 젝시믹스의 경우 기존대로 주력인 아시아권 중심으로 매장 출점에 탄력을 낸다. 현재 젝시믹스는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정식 매장 10곳, 3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대만에도 오프라인 매장 개점을 앞두고 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올해 일본과 대만 모두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현지 파트너사인 YY스포츠와 함께 올해 50개 이상 매장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작은영화관, ‘영화+관광’ 지역경제 살리기 한몫

대도시와 비교해 영화관람 기회가 적은 중소도시 주민의 문화 향유를 위한 '작은영화관' 사업이 초기 부진을 딛고 의미있는 성과를 거둬 지역경제 활성화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3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경남 의령·함안·창녕·고성·남해·하동·산청·합천 등에 운영 중인 작은영화관 8곳이 오는 3월부터 '작은영화관 영화관람료 지원사업'을 통해 타 지역 관광객에게도 부담없는 가격제를 적용한다. 다른 시·도민을 관객을 맞이하는 것은 지난 2010년 작은영화관 건립 이래 처음이다. 경남도는 타지 관광객이 여행을 즐기면서 영화도 관람할 수 있도록 관광상품에 포함하는 등 수익 창출의 새로운 창구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의령 부자설레길, 창녕 우포늪, 합천 해인사 등 유명 관광지가 몰려 있어 평소에도 외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점을 감안해 이들 관광객이 작은영화관을 이용할 경우 관람 전후 3일 동안 머문 도내 숙박영수증을 제출하면 3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멀티플렉스 관람료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4000원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일부 작은영화관은 매주 월~목요일까지 상영 1회차 때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고, 관객에게 아메리카노 커피를 증정하는 '씨네브런치' 프로그램도 운영해 관객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경남도는 새로운 관객을 유입시킴으로써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영화관의 위치와 주변 환경 및 명소 등을 연계한 각 극장의 개성이 담긴 차별화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쏟을 계획이다. 2018년 문을 연 충북 옥천군의 작은영화관 '향수시네마'도 안정적인 운영 속에서 지역 군민의 문화생활 갈증을 풀어주며 지난해 누적 관람객 4만480명을 기록했다. 2000여만 원의 순수익을 내며 2019년 이후 5년 만에 흑자 전환 성과를 거뒀다. 2010년 전북도의 '장수한누리시네마'를 1호로 시작한 작은영화관은 지역 간 문화격차를 해소하고자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극장이 없는 중소 시군 지역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조성한 문화시설이다. 운영은 지자체가 직접 맡거나 민간에게 위탁하고 있다. 올해로 15년을 맞아 고무적인 부분은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이후 사업이 활기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44개에서 18개로 크게 줄었으나 1년 만에 53개로 회복한 뒤 지난해 68개로 늘었다. 단순히 영화 관람이라는 문화공간적 개념을 넘어 지역관광 성장에 기여하는 산업적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명실상부 지역문화명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이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대웅제약, 환자 원격모니터링 ‘건보 따냈다’…디지털헬스 가속화

대웅제약이 국내 디지털 의료기기 스타트업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스마트병상 구축 등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3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호텔에서 미디어간담회를 연 대웅제약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는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씨어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병원 입원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가 국산 디지털헬스케어 기기 최초로 건강보험 '원격심박기술에 의한 감시(분류코드 EX871)' 항목에서 보험수가를 획득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보험수가 획득으로 씽크를 도입하는 국내 병원 및 의원은 보험수가를 받아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대웅제약과 씨어스도 씽크의 병의원 보급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씽크는 △입원환자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심전도기(바이오센서)' △병동 천장에 부착하는 '생체정보 송수신장치(게이트웨이)' △개별 환자의 생체정보를 하나의 화면에 통합해 원격으로 보여주는 '병동 대시보드' 등으로 구성된 인공지능(AI) 기반 환자중앙감시장치 시스템이다. 대웅제약이 국내 디지털 의료기기 스타트업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스마트병상 구축 등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높인다. 대웅제약은 3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호텔에서 미디어간담회를 갖고 대웅제약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이 간담회는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씨어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병원 입원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가 국산 디지털헬스케어 기기 최초로 건강보험 '원격심박기술에 의한 감시'(분류코드 EX871) 항목에서 보험수가를 획득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이로써 씽크를 도입하는 병의원은 보험수가를 받아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됐으며, 대웅제약과 씨어스는 씽크의 병의원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씽크'는 입원환자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심전도기(바이오센서)', 병동 천장에 부착하는 '생체정보 송수신장치(게이트웨이)', 각 환자의 생체정보를 하나의 화면에 통합해 원격으로 보여주는 '병동 대시보드' 등으로 구성된 인공지능(AI) 기반 환자중앙감시장치 시스템이다. 기존에 간호사가 각 입원환자의 체온, 혈압, 심박 등을 직접 일일이 체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병동 내 모든 입원환자의 생체정보를 한 곳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심박정지 등 위급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소수의 간호사만으로 다수의 입원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간호사 수(2022년 기준 인구 1000명당 4.9명)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8.4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간호사의 업무 과중이 큰데다 지난해부터 의료파업 장기화로 이같은 입원환자 원격감시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비싼 외국산 의료기기밖에 없어 국내 중소규모 병의원은 물론 대형 종합병원도 도입하기 어려웠다. 이번 첫 국산 입원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의 보험수가 획득은 병원과 의료진 뿐만 아니라 입원환자 편익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대웅제약은 기대한다.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는 간담회에서 “씽크는 심전도 뿐만 아니라 체온, 혈압, 혈액산소포화도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실시간 감시할 수 있고 향후 입원환자를 넘어 퇴원한 재택환자, 이송중인 응급환자, 비대면진료 분야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선 내년까지 국내 전체 70만개 병상 중 3000개 병상에 씽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재 이 분야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인 필립스의 입원환자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와 씽크의 성능비교 검증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국내 입원환자 80명을 대상으로 비교검증을 수행한 임홍의 중앙대 광명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유선 기기인 필립스 기기는 환자와 간호사의 불편이 여전할 뿐 아니라 기기의 전선이 환자복에 스치며 생체신호에 노이즈(잡음)을 발생시키는데 반해 씽크는 무선 기기라 노이즈가 적어 생체정보 신호 품질이 우수하고 환자와 간호사의 편의를 실질적으로 향상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0년 씨어스의 재택환자용 웨어러블 심전도 모니터링 디바이스 '모비케어'의 판권을 취득하는 등 씨어스와 협업을 지속해 왔다. 또한 △국내 의료기기 스타트업 '스카이랩스'의 세계 최초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카트비피' △국내 스타트업 '아크'의 AI 기반 안과질환 진단 보조기기 '위스키' △미국 '애보트'의 웨어러블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 등 국내외 의료기기 업체들과 협업해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스카이랩스의 '카트비피'를 씽크에 연동시키는 등 파트너사들간의 시너지를 높여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선도기업으로 자리잡는다는 복안이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의 질환 예측, 예방, 치료, 사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해 환자 맞춤형 건강 관리와 의료 서비스의 질을 한층 더 향상시켜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CES 빛낸 中企벤처] 테라마임 “얼굴+입술 2중 생체보안 새 지평 연다”

지문과 홍채 등을 인식하는 보안 인증인 바이오패스는 편리한 반면, 만에 하나 유출될 경우 개인정보 노출 및 인증 변경 불가 같은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 더욱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해 가짜 이미지를 생성하는 딥페이크에도 취약하다. 이같은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안면 인증과 입술 움직임을 추적하는 모듈을 결합해 첨단 보안인증 방식을 선보인 기업이 테라마임이다. 핸드폰 모바일 인증부터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기술력에 힘입어 창업 1년 남짓의 초기창업기업임에도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세계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2025에서 혁신상을 거머쥐며 제품 경쟁력을 과시했다. 테라마임은 사람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AI로 분석해 IT 등에서 스마트 시스템으로 활용한다는 사업 목표를 지향하는 AI스타트업이다. 올해 고려대학교 4학년인 박재준 대표가 지난해 창업한 초기창업기업으로, 보안인증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입술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레사패스(LESA-pass)'를 개발해 선보였다. 레사패스는 기존에도 활용해 온 안면 인증과 자체적으로 개발한 입술 인증 모듈을 결합한 이중 요소(2-Factor) 동시인증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즉, 안면 인증에 입술로 읊조리는 비밀번호를 추가해 입술이 움직일 때의 동적 변화를 AI가 추적하는 방식으로 비밀번호를 인식해 동일인물 여부를 판단한다. 박재준 대표는 “레사패스는 비밀번호 입력과 달리 페이스 아이디의 장점인 간편성 부분에서 이점이 있다"며 “비밀번호를 읊기 위해 입술을 뻐끔뻐끔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또한, 동시처리 방식이라 빠른 인식이 가능해 효용성도 입증받았다"고 설명했다. 보안 인증을 위해 입술로 읊는 비밀번호를 등록하는 방식인 만큼 유출이나 딥페이크 피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 가능한 것도 또다른 장점이다. 사용법이 간단한 만큼 지체장애인 등의 기술 접근성도 높다. 박 대표는 입술 움직임을 생체 정보로 보안에 활용하는 기업은 테라마임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테라마임은 CES2025에서 일본 AI기업과 인도 스마트시티 기업 등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 통신 및 자동차 분야 대기업과도 사업 상담이 예정돼 있고, 자율주행차에 레사패스를 적용할 수 있냐는 문의도 받고 있다. 테라마임은 향후 레사패스를 스마트폰·키오스크·도어락 등 일상생활의 편리한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테라마임은 국내시장 진입과 동시에 미국시장 진출 등 해외시장도 노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츠에 따르면, 미국 사이버보안시장은 2023년 592억7000만 달러(약 85조8466억) 규모에서 오는 2032년 1667억3000만 달러(약 241조4917억)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외공략을 위해 테라마임은 미국 산호세 주립대학교의 야신 교수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현지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고려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CES2025의 한국기업 통합관에 참가한데 이어 많은 해외 전시박람회에도 적극 참가해 글로벌 바이어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테라마임은 레사패스 다음으로 선보일 제품으로 음성인식을 통해 인터넷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레사 커맨드'를 꼽았다. 레사 커맨드는 기존 음성인식은 다중소음 환경에서는 특정한 소리를 추출하기 어려워 한계가 있으나, 입술 움직임을 활용하면 어떤 환경에서도 음성인식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구상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즉, 컴퓨터로 뉴스를 볼 때 이용자가 마우스로 직접 클릭해 스크롤을 내려야하는 것과 달리 레사 커맨드를 이용하면 눈의 초점이 마우스 포인터 역할을 하고, 입술이 클릭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 눈으로 취소 버튼을 쳐다보고, 입술로 나가라는 말을 하면 컴퓨터 화면의 창이 닫히고, 눈으로 아래를 보면 스크롤이 내려가는 등 편리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박 대표는 “CES에서 혁신상 수상 못지 않게 중요하게 검토하는 게 사회적 공헌"이라며 “테라마임의 아이디어가 신기한 것도 있지만 즐겁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부분이 혁신상 수상의 비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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