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서예온 기자] “항저우 본사는 알리바바그룹의 심장이자, 중국 내 미래기술구역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지난 4일 방문한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알리바바그룹 본사에서 안내 설명을 맡은 계열사 알리익스프레스 직원은 알리바바그룹에 거는 기대감을 자신있게 소개했다. 직원의 말대로 알리바바그룹 본사는 대륙의 기상이 느껴지는 웅장한 건물에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또한, 알리바바 본사를 중심으로 인근에 많은 IT 스타트업들이 밀집해 있어 한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판교'를 연상케 했다. 알리바바 본사의 전체 면적은 400만㎡(121만평·본사 캠퍼스와 항저우 내 다른 알리바바 오피스를 합친 면적)로, 상하이·베이징·광저우 등 중국 내 캠퍼스중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항저우 캠퍼스에만 약 4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한국 취재진에 공개한 알리바바 본사 '시시캠퍼스' 면적만 201만㎡(60만8025평)에 이른다. A-B-C 세 구역 중 A·C 캠퍼스가 알리바바 직원의 사무공간이고, B캠퍼스는 주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위한 공간이다. 시시캠퍼스 A구역 전시관에서 만난 알리바바그룹 공공사무센터 장위 부센터장은 “그룹의 AI기지가 바로 여기"라며 알리바바의 AI 마케팅 사례를 소개했다. 알리바바는 이미 2012년부터 AI기술 연구에 착수해 대규모 AI 모델을 활용한 의류 디자인과 제품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알리바바의 다양한 기업서비스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장위 부센터장은 전했다. 그는 중국 장쑤성 내 한 슈퍼마켓를 알리바바 AI 기술 적용 대표사례로 꼽으며, 알리바바의 자동화 및 IoT 기술 등이 적용된 로봇이 상품을 나르고, 배송 서비스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400개 이상의 중국 대학교에서 알리바바 로봇이 쓰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리바바 로봇을 통해 중국 본토의 대학생들은 주문한 택배상품을 받을 수 있다. 배송 예약을 하면 핸드폰에서 메시지 알림을 받으며, 비밀번호 입력 하나로 자신의 택배상품 여부를 확인하고 수령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알리바바홀딩스그룹과 AIDC그룹(알리익스프레스·알리바바닷컴 등)이 위치한 C구역에서도 AI·IoT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로봇과 기기를 만나볼 수 있었다. C구역에서는 경찰로봇(안전로봇)과 청소로봇이 눈길을 끌었다. 청소로봇이 본사 캠퍼스 내 청소를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면 경찰로봇은 위험 상황을 빠르게 감지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임무다. 경찰로봇은 전원이 켜진 상태로 24시간 순찰을 돌며, 한 번 충전으로 5시간 동안 순찰을 이어갈 수 있다. 아울러 연결 통로, 소방 통로, 고온 지점 등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을 중심으로 순찰하며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충전소'로 돌아가 스스로 충전할 수 있다. 또한 이 곳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연결돼 있어 알리바바의 업무 메신저 앱인 딩딩을 통해 실시간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유리 천창은 자연광을 유입시켜 일조 에너지를 줄여준다. 직원들은 딩딩을 통해 에어컨 온도 등도 조정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공원 내 각 건물에는 스마트 자판기가 설치돼 직원들이 알리페이 QR코드를 스캔하거나 얼굴 인식을 통해 음료수나 간식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 자판기는 RFID(무선 주파수 식별), 무게, 이미지 등 상품 인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 구별한다. 이처럼 캠퍼스 내 AI·IoT 기술이 활용된 다양한 로봇과 편의시설들이 적용되면서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알리바바는 매 분기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캠퍼스 경험 만족도 조사를 진행해 공통 문제를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올해 직원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사무실 환경 만족도는 93.6%로 나타났다. 알리바바그룹 자회사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이같은 그룹의 AI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전세계 셀러들의 해외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카이푸 장(Kaifu Zhang)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디지털 커머스 그룹 부사장은 지난 3일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 세계 기업 중 특히 중소기업이 글로벌 커머스에 참여할 때 공통적으로 언어 및 문화적 장벽, 가격 및 경쟁, 컴플라이언스 복잡성, 인재 부족 등 4가지 어려움을 주로 겪는다"고 밝히며 알리바바의 AI 마케팅이 중소셀러 해외 판로 확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AI를 통한 현지화를 꼽았다. 셀러가 해외 국가에서 상품을 커머스 플랫폼에 업로드하고 소비자에게 노출시키기 위해서는 상품명과 제품 상세페이지의 언어를 번역 및 현지화해야 한다. 이때 AI를 통해서 상품을 불과 몇 초 만에 약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으며, AI는 제품명은 물론, 사진의 설명 텍스트, 제품의 셀링 포인트, 컴플라이언스 등 콘텐츠에 대한 번역과 현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현재 50만 명의 셀러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개발한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를 일평균 약 5000만 회 사용하며, 1억 개 이상의 제품을 최적화하고 40개 이상의 커머스 시나리오에 적용해 상품 전환율과 클릭률 등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인터내셔날은 이러한 AI기술을 가품(짝퉁) 차단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알리익스프레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가품차단과 관련해 최소 8000개의 브랜드 관련 키워드를 추가했으며, 반복적인 지재권 침해로 인해 최소 7000개의 상점이 폐쇄됐다.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위조품으로 의심되는 600만 개 이상의 품목을 제거했으며, 그 과정에서 최소 8000개의 한국 브랜드를 보호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알리바바바인터내셔날 알리익스프레스(알리바바인터내셔날 운영 온라인쇼핑플랫폼)는 AI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가품 차단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는 “AI와 같은 기술적인 수단, 관리 메커니즘, 셀러 관리 메커니즘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특히 현재 중국 외부기관에서 가품이나 유해상품을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 샘플링 테스트 진행중으로 머지 않아 (자세한 내용) 공유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