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에쓰오일, 완도 화재 순직 소방관 유족에 위로금

에쓰오일은 전라남도 완도군에서 공장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순직한 완도소방서 고(故) 박승원 소방위와 고 노태영 소방사의 유가족에 각각 위로금 3000만원을 전달한다고 14일 밝혔다. 박 소방위와 노 소방사는 지난 12일 오전 8시 30분경 완도 화재 현장에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이던 중 순직했다. 에쓰오일은 소방관들을 후원하기 위해 소방청과 손잡고 '소방영웅지킴이' 활동을 지난 2006년부터 전개해 오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르노코리아 “내년 SDV 출시, 2028년 전기차 부산서 생산”

르노코리아가 오는 2029년까지 매년 1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한다고 밝히며 '지속 가능한 성장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단일 성공 모델에 의존하던 과거를 넘어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14일 르노코리아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르노그룹의 '퓨처레디 플랜'에 따른 한국 시장 중장기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퓨처레디 플랜은 2030년 연간 최소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전동화와 라인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유럽 이외 지역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르노그룹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은 “한국을 르노그룹 내 D·E 세그먼트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하나의 성공 사례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공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장 전략 측면에서 르노코리아는 2029년까지 매년 1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고 2028년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을 단순 생산기지가 아닌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 등 신차를 통해 개발·생산 역량을 입증해 왔다. 특히 필랑트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의 장점을 결합한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로 브랜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핵심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르노코리아는 내년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출시하고 이후 인공지능 기반 차량(AIDV)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차량을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지능형 동반자'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최근 출시된 필랑트에는 인공지능(AI) 기반 기능이 일부 적용돼 있으며 향후 차량이 탑승자의 요구를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수준까지 고도화될 전망이다. 파리 사장은 “차량이 목적지 정보와 운전자 상황을 기반으로 일정 관리와 주변 정보 안내까지 수행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전동화 전략도 병행된다. 르노코리아는 2028년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배터리 공급망의 국내 구축과 전기차 생태계 조성에 집중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차량 중심으로 판매를 유지하며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수요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흐름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운영 측면에서는 개발 속도 혁신을 추진한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개발 기간을 2년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품질 저하 우려가 제기되자 파리 사장은 “품질은 최우선 가치이며 어떤 타협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협력사와의 수평적 파트너십을 통해 기존 기술을 빠르게 최적화함으로써 개발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부품사 및 IT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협력 생태계 강화 역시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파리 사장은 “혼자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기존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협력사와의 수평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 공급 관계를 넘어 공동 개발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 환경과 관련해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가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파리 사장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공통 과제"라며 “르노는 125년 브랜드 역사와 기술력, 그리고 빠른 시장 대응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공장 운영과 관련해서는 “전기차 생산을 중심으로 공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신규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 여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간 내 생산능력을 과거 최대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함께 내놨다.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도 눈길을 끌었다. 파리 사장은 “한국 소비자는 기술과 디자인에 매우 민감하고 수준이 높다"며 “이러한 특성이 르노코리아를 프리미엄 D·E 세그먼트 허브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5월부터 돌입하는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과 관련해서는 “노사는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공동 목표 아래 협력할 것"이라며 유연성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글로벌 생산기지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노사 협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르노코리아는 전동화, 소프트웨어, 협력 생태계라는 세 축을 기반으로 '한국형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파리 사장은 “내년 이맘때는 별도의 설명 없이도 시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LS에코에너지, 1분기 영업이익 201억원…전년比 31%↑

LS에코에너지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2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매출은 29.8% 늘어난 296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6.8% 수준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실적에 관해 LS에코에너지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 효과가 본격 반영된 결과"라며 “초고압 케이블은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177%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LS에코에너지는 정부가 8차 국가전력계획(PDP8)으로 송배전망 투자를 확대하는 베트남 현지에서 유일하게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 중이다. 유럽 수출 확대 흐름과 아세안 데이터센터 전력망 프로젝트에 따른 성장 토대도 LS에코에너지는 기대하고 있다.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초고압 케이블 인증을 추진 중“이라며 "LSCV(베트남 생산 법인)의 광케이블 생산 물량 확대를 통해 글로벌 수요 급증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전기, 1.8조 투자 ‘고부가 반도체기판’ 리더십 구축

삼성전기가 글로벌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판의 생산 확대를 위해 베트남에 1조 8000억원 규모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14일 업계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베트남 생산법인에 고부가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의 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해 12억달러(약 1조 8000억원)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FC-BGA는 인공지능(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데이터센터, 전장 등에 사용되는 고밀도 패키지 기판으로, 최근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이 빚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생산법인에 투자를 위해 베트남 외국인투자청로부터 AI용 FC-BGA를 비롯해 로봇, 자율주행차 등 생산 증대를 위한 투자등록증명서도 발급받았다. 이번 투자 규모는 2013년 베트남 생산법인 설립 당시 투자한 12억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2024년 12억달러를 투입해 베트남 생산법인을 설립해 FC-BGA를 생산하고 있다. 설립 투자액과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통해 베트남 생산법인의 FC-BGA 제조 및 공급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버·데이터센터용 FC-BGA의 수요가 생산 능력보다 50% 이상 많다"며 “보완 투자를 하고 일부 공장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혀 투자 계획을 시사한 바 있었다. 삼성전기는 최근 엔비디아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루빈'에 탑재되는 추론 전용 칩 '그록(Groq)3' 언어처리장치(LPU)에 FC-BGA를 공급하기로 하고, 오는 2분기 중 해당 기판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정의선 “로보틱스·피지컬AI, 현대차그룹 진화의 핵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로보틱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은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분야를 넘어 더욱 진화하는 과정의 중심"이라며 미래 모빌리티 리더십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 회장은 1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디지털 뉴스 플랫폼 세마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로보틱스와 AI가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하는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 전략을 현대차그룹의 미래사업 핵심 요소"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변화하는 환경에 따른 경쟁은 혁신을 자극하는 요소"라며 “현대차그룹의 DNA에 내재된 유연성과 회복력 덕분에 위기에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접근 방식은 글로벌 확장과 지역별 민첩성을 결합하고 있으며 사업을 영위하는 각 지역에서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오는 2028년까지 현대차 제조 시설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배치하고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대의 아틀라스를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1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닷새간 미국 워싱턴 D.C.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2026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에 참가해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전략을 소개할 계획이다.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 선정 세계 500대 기업의 주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각국 민관 글로벌 리더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경제 콘퍼런스다. 올해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성 김 사장, 호세 무뇨스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다. 14일 열리는 미래 모빌리티 트랙 세션에서는 제네시스가 트랙 스폰서를 맡는다. 무뇨스 사장은 연사로 참여해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과 에너지 전환 논의를 주도한다. 제네시스는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 행사장에 브랜드 전용 공간을 마련해 글로벌 리더들에게 럭셔리 브랜드 가치와 고객 경험을 선보일 방침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고 최종건·최종현 SK 선대회장, AI 영상으로 만난다

“잿더미밖에 안 남은 공장을 보고 다들 끝났다고 했어. 세상 사는데 쉬운 일이 있나? 경영도 늘 마찬가지였지. 하지만 기회 앞에서는 망설이지 않았어."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 “위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기업가라면 늘 10년을 내다봐야 해. 우리 안에 있는 원칙과 기준, 그걸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 쓰는 거야."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SK그룹은 최종건 창업회장, 최종현 선대회장이 구성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5분 분량의 AI 제작 영상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미디어월(전광판)을 통해 상영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해당 메시지는 사내방송으로도 송출된다. 영상은 두 회장이 생전 남겼던 어록과 경영 일화를 엮어 제작했다. SK그룹은 올해 창립 73주년을 맞았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58년 나일론 생산 결단과 닭표안감의 흥행, 워커힐호텔 인수로 이어진 성장의 역사에 대해 “할 수 있고, 해야 되고, 하면 된다는 게 내 신념"이라고 말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선경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며 “끊임없이 준비하고 계획하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AI 영상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를 활용해 SK그룹 창업세대가 간직한 패기와 지성의 DNA를 구성원과 나누면 좋겠다"고 제안해 만들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창업과 석유, 이동통신, 반도체로 이어진 그룹의 성장 역사가 AI로 이어지는 시점"이라며 “창업세대의 유산인 '패기'와 '지성'이라는 초심과 메시지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나침반이자 지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상일 “용인 반도체 산단, 정부 왜 늦추나…분산 아닌 집적으로 승부해야”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최근 정부의 반도체 정책 기류와 관련해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특히 김민석 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용수·전력 문제를 '장기적 리스크'로 언급하고 일부 생산라인의 남부권 분산 가능성에 공감을 표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시장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반도체 산업은 집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연구개발과 생산, 협력업체가 한 곳에 모일 때 효율성과 기술 혁신이 극대화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용인 클러스터는 글로벌 경쟁을 전제로 설계된 국가 핵심 전략사업임을 상기시켰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위험 분산을 이유로 생산라인을 인위적으로 나누는 것은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지금은 분산이 아니라 초격차 확보를 위한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사업 지연 문제에 대해서도 직격했다. 김민석 총리가 용인 반도체 산단의 용수·전력 문제를 장기적 리스크로 언급하며 일부 팹의 남부권 분산 가능성에 공감을 밝힌 가운데 정부의 정책 의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성환 장관이 삼성전자 3·4기 팹에 대한 2단계 전력공급 계획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사업 축소 또는 지연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송전 반대 여론을 방치한 채 향후 분산 배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리고 이 시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당초 올해 1월로 예상됐던 부지 조성 공사 입찰 공고를 아직까지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정부의 사인이 없어서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또 “총리 발언대로라면 내년 착공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이는 당초 계획보다 최소 6개월 이상 지연될 것"이라며 “속도가 생명인 반도체 산업에서 이런 지연은 곧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인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에 계획된 삼성전자 팹 6기와 원삼면 일반산단의 SK하이닉스 팹 4기 등 총 10기 생산라인 계획과 관련해 “정부가 이 계획을 그대로 추진할 것인지 일부 축소 또는 분산을 염두에 둔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전력 공급 문제와 관련해 2단계 전력공급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주무 부처 장관이 서명을 미루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할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전력과 용수 공급은 사업을 늦출 이유가 아니라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기본 과제"라며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만큼 기반시설 공급 책임 역시 국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끝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발언이 아니라 기업과 시장에 신뢰를 주는 정책"이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계획대로 더 속도를 내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기자의 눈] HMM 본사 부산 이전은 ‘강제 이주’다

“제 두 살 아기에게 엄마의 품은 온 세상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회사와 정부는 제게 아이의 세상을 포기하라고 종용합니다. 부산으로 본사를 옮기는 건 그저 수백 킬로미터 이동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 아이들에게서 엄마, 아빠의 품을 빼앗아 가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트럭에 실어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공장 기계가 아닙니다." 지난 2일 청와대 사랑채 앞, 13년 차 직장인이자 21개월 아기를 둔 엄마인 김 모 매니저의 절규가 매서운 봄바람을 갈랐다. 전체 조합원 776명 중 638명이 아스팔트 위로 쏟아져 나온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 지부의 총력 투쟁 결의 대회 현장. 기자가 직접 마주한 그곳에는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화려한 구호에 짓눌려 졸지에 타향살이는 물론 가족과의 생이별을 강요하는 정부와 회사를 향한 근로자들의 눈물과 분노가 서려 있었다. 현재 정부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당시 대선후보 공약으로 내걸었던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걸고 맹렬한 속도전을 펴고 있다. 명분은 지역 발전이라지만 그 이면에는 다가오는 6월 3일 지방 선거 승리라는 얄팍한 '정치적 셈법'이 짙게 깔려 있다는 것이 현업자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정부가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행동대장 삼아 민간기업의 경영 자율권을 침해하는 '폭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본사 이전의 절차적 정당성이나 노사 간의 신뢰는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노사 협의를 지켜보겠다"던 해양수산부 장관의 며칠 전 취임사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한낱 기만극이었음이 드러났다. 사측은 회사 창립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모든 성과는 임직원의 노고 덕분"이라며 샴페인을 터뜨린 직후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고 본점 소재지 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에서는 100년 기업을 운운하며 근로자를 치켜세우고, 뒤에서는 삶의 기반을 통째로 뽑아버리는 기습 양동작전을 감행한 것이다. 근로자의 삶을 체스판의 말처럼 소비하는 이러한 행태는 단순히 한 가정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수출입을 책임지는 국가 핵심 산업의 치명적 자해 행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오늘날 글로벌 해운업은 단순한 선박 운항을 넘어 고도화된 물류 네트워크와 첨단 IT 기술이 결합된 총성 없는 전쟁터다. 무리한 강제 이전에 반발해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물류 IT 핵심 인력들이 대규모로 이탈한다면 이는 곧바로 해운업 본원적 경쟁력의 추락을 의미한다. 이날 현장에서 한 직원은 노부모를 모시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퇴사를 고민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결국 서비스 질 하락과 글로벌 해운 동맹의 균열, 나아가 국가적 물류 대란이라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자 전국사무금융노조는 500여 명의 간부에게 1주 이상의 HMM 주식 매수 지침을 내리며 주총장 물리적 봉쇄라는 초강경 연대 투쟁을 천명했다. 일방적 이전 계획 중단과 투명한 정보 공개와 성실한 협의, 고용 안정 보장·강제 이전 금지 명문화라는 노조의 요구는 거창한 특혜가 아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과 일터를 지키기 위한 상식적이고 절박한 생존권 선언이다. 기업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은 서류상의 주소지나 거수기 경영진이 아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험난한 해운 불황의 파고 속에서도 밤낮없이 땀 흘려 지금의 HMM을 일궈낸 평범한 '사람'들이다. 정부와 사측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소수 근로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맹목적인 폭주를 당장 멈춰야 한다. 가족의 해체를 막아달라는 아기 엄마의 눈물을 짓밟고 세운 모래성 위에서는 그 어떤 거창한 국정 과제도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명심해야 할 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국서 1조원 벌고도 법인세 66억원…넷플릭스 ‘꼼수회계’ 언제까지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1조원 넘게 벌어가면서 법인세는 수십억원대만 납부해 빈축을 사고 있다. 회계처리 과정에서 한국 법인 매출원가율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려 세전이익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13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8997억원) 대비 17.2% 늘어난 수치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한국 회원들에게 넷플릭스 서비스에 대한 구독 멤버십을 홍보 및 재판매하는 곳이다. 전체 매출에서 스트리밍 수익(1조52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99%를 넘는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1위 자리를 굳히며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는 월간활성이용자(MAU) 집계 기준 점유율 40%를 넘기는 압도적 1위 사업자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작년 영업이익은 203억원이었다. 전년(174억원) 대비 16.8%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이 1.9%에 머무른 것이다. 이로 인해 법인세로는 65억6000만원만 지출했다. 매출액의 0.6% 정도만 세금으로 냈다는 의미다. 경쟁 상대인 티빙과 웨이브(콘텐츠웨이브) 등은 적자를 내고 있어 지난해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테크 기업인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12조350억원의 매출을 올려 법인세 비용으로 6014억원을 썼다. 매출액 대비 법인세 납부액 비중은 5% 수준이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바닥을 치는 이유는 매출원가율 지출액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하는 8929억원을 매출원가로 잡았다. 본사(Netflix, Inc.)에 송금하는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로 대부분(8539억원)을 사용했다. 당기순이익(136억원)이 전년(141억원) 대비 줄었음에도 본사 배당금은 2024년 95억원에서 작년 120억원으로 늘었다. 배당 성향은 88%를 기록했다. 사회공헌활동 사용액 및 기부금은 별도 표시되지 않아 0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세금 회피를 목적으로 일부러 세전이익을 낮추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비스 기업 특성상 마진율이 높은 사업 구조를 지녔음에도 매출원가율을 지나치게 높게 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3년간 넷플릭스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30% 안팎을 기록 중이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2024년에도 89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도 원가를 7674억원으로 잡아 영업이익률 1.9%를 기록했다. 같은해 법인세는 39억원만 내고 본사 배당은 95억원을 보냈다. 우리 정부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법인세 회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21년 넷플릭스에 800억원의 세금을 더 내라고 명령했다. 사측은 이에 반발해 불복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은 국세청 손을 들어줬고,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2020년 당시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매출액 4155억원을 올리고 법인세는 22억원만 냈다. 업계에서는 해당 판결이 나온 이후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서비스 기업들의 회계 처리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법인세를 내며 '과거 법인세의 당기 조정액' 명목으로 24억원가량을 잡았다. 이 회사의 법인세 납부액이 2024년 39억원에서 지난해 66억원으로 69%나 뛴 배경이다. 같은 기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180억원에서 201억원으로 11.7% 많아졌다. 소송 등 이슈가 없었다면 넷플릭스 측이 지난해 납부한 세금은 40억원대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 보인다. 넷플릭스 측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유통계약에 따라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며 “당사 영업이익은 넷플릭스 그룹의 이전가격 정책에 의거한 정상 영업이익"이라고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장] LG유플러스, 유심 교체 첫날…대란 없었지만 알뜰폰 고객은 ‘불편’

LG유플러스가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심(USIM) 무상 교체 및 업데이트 시행 첫날인13일. 방문 사전예약을 받은 데다 꼭 매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셀프 교체도 가능한 상황이었던지라 매장마다 방문 고객이 대거 몰리는 모습은 없었다. 다만, 알뜰폰(MVNO) 고객의 경우 유심 교체 서비스에 일부 제한이 있는 상황이어서 매장 방문 전 확인 없이 찾아간 고객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 매장 방문 시 유심 교체까지 20분 수월…온라인 간편 업데이트도 가능 LG유플러스 가입자인 기자도 무상 유심교체 대상이어서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성북구 소재 LG유플러스 한 매장을 찾았다. 내부로 들어서자 직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찾아온 고객들을 일사불란하게 맞이하고 있었다. '매장 방문 예약' 시스템 덕분인지 대기줄은 없었지만 빈 자리도 보이지 않았다. 매장의 한 직원이 기자에게 먼저 사전예약 여부를 확인했고, 먼저 온 고객의 응대를 끝낸 뒤 안내해 주겠다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방문을 예약하고 교체를 위해 매장을 찾았는데 친절하게 응대해 주셔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며 “교체까지는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의 이번 조치는 새 보안 체계를 적용하기 위해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가입자식별번호(IMSI) 값에 휴대전화 번호 일부를 포함해 보안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유심 교체 및 업데이트는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고 있는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유심 업데이트가 가능한 고객은 온라인 간편 업데이트를 통해 직접 조치할 수 있고, 매장을 찾아 직원의 도움을 받아 유심 업데이트나 교체를 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는 고객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고 현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방문 예약을 받았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무선통신(MNO) 고객은 누적 기준 16만9873명이, 알뜰폰(MVNO) 고객 중에서는 1만687명이 매장 방문을 예약했다. 이는 LG유플러스 전체 고객의 약 1.4%, 0.2% 수준이다. ◇ 알뜰폰 고객은 일부 매장서만 교체…일부 알뜰폰은 그마저 제한 LG유플러스 망 알뜰폰(미디어로그)을 이용하고 있는 기자는 이날 방문한 LG유플러스 매장에서 유심 교체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매장 직원은 “알뜰폰 고객의 경우 직영점이나 알뜰폰 전문 매장에서만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며 “혹시 모르니 방문 전에 해당 매장에 전화를 해보거나 알뜰폰 플랫폼 '알닷(알뜰폰닷컴)'을 통해 방문 예약을 미리 하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인근에 위치한 LG유플러스 직영점에 전화를 걸어 방문 대기를 통해 유심 교체 진행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직영매장 직원은 “교체는 가능하지만 이번주까지는 예약이 꽉 차 있어 방문 대기는 어렵다"며 “'알닷'을 통해 방문 예약을 진행하시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알닷'을 통해 확인해보니 서울 내에서 방문 예약이 가능한 매장은 알뜰폰플러스 매장 2곳과 직영 매장 19곳 등 총 21곳으로 나타났다. 지점마다 차이는 있으나 일부 매장에서는 5월 둘째 주까지 예약이 가득 차 있어 당장 유심 교체를 진행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리브모바일(KB국민은행), 스노우맨(세종텔레콤), 여유텔레콤, 화인통신, 원텔레콤 등 일부 알뜰폰 브랜드는 알닷을 통한 업데이트와 교체가 어려워 각 고객센터로 별도 문의해야 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리브모바일은 자체적으로 교체 및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4개사는 현재 영업을 종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900만 명 정도다. 이중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한 핸드셋 기준 고객 수는 약 600만~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