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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CCL에 9700억 베팅…국내선 핵심 기술 사수, 중국선 수요 대응

㈜두산이 AI 데이터 센터 투자 확대 전망에 따른 동박 적층판(이하 CCL)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약 9700억원 투자를 단행한다. ㈜두산은 국내·중국 CCL 생산 시설에 총 9684억 원을 투자한다고 17일 공시했다. CCL은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다. AI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광모듈·AI 가속기·네트워크 스위치 등은 고성능을 요건으로 해 소수 기업만 생산할 수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수요 급증으로 올해 상반기 들어 증평·김천 공장 가동률은 100%를 넘어섰다. ㈜두산은 2028년까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2028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공장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생산 라인 증설로 급증하는 고성능 CCL 수요에 한층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9684억원 중 4210억원은 국내 공장에 투자해 광모듈용 CCL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 AI 데이터 센터 투자 확대 전망에 따라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선 생산 라인 증설이 불가피하다. 특히 광모듈용 CCL 생산 라인은 품질·핵심 기술 보호가 중요해 국내 전문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창수공장에는 5474억 원을 투자해 AI가속기·네트워크 스위치용 CCL을 만드는 공장을 신축한다. 글로벌 PCB 제조사가 밀집한 중국 상황에 맞춰 빠르게 고객에 대응하고 급변하는 수요에 맞춰 신속하게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두산은 1974년부터 50여 년간 CCL 국산화를 이끌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구축했다. AI 가속기용 고성능 CCL은 초고속 신호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고난도 요건으로 소수 기업만 만들 수 있다.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간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 주고받게 하는 광모듈용 CCL 분야에서도 800G부터 미세회로 구현에 맞춘 고성능 CCL을 공급하며 ㈜두산은 이 분야에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유승우 ㈜두산 사장은 “AI 데이터 센터 시장이 커지면서 고객 발주도 대형화하는 만큼 한 발 앞선 투자로 필요한 물량을 적기에 공급해 고객의 신뢰에 답하고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서동민 인턴 기자

요동치는 항공업계 지각변동…최후 승부처는 ‘볼륨’ 아닌 ‘재무 건전성’

국내 항공업계가 인수·합병(M&A)과 장거리 노선 확대로 몸집을 키우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재무 건전성이 시장 재편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와 노선을 늘려 매출을 확대하더라도 고정비와 금융 비용이 함께 불어나 수익성이 악화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반면 제주항공은 신규 구매기 도입 물량을 줄이고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투자 부담 조정에 나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반기 보고서·감사 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여객 매출 호조 속에서도 원가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외화내빈(外華內貧)'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자본총계가 434억원으로 회복됐지만 영업손실 20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472억원에는 이연 법인세 자산 변동 등에 따른 법인세 수익 1117억원이 반영됐다.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을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AP홀딩스·타이어뱅크 측과 인수 협상을 진행하며 실사에 착수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중·단거리 중심의 이스타항공에 에어프레미아의 미주 노선망을 더할 수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1조2238억원이다. 에어프레미아도 매출 증가가 재무 구조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5936억원으로 전년보다 20.8%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407억원 흑자에서 319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연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71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고, 리스 부채는 1조505억원에 달했다. 현금·현금성자산은 788억원에서 200억원으로 감소했다. 회사는 작년 감사 보고서를 통해 올해 감자와 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 계획을 제시했다. 두 회사는 비상장사인 만큼 재무 수치는 지난해 말 기준 올해 상반기 실적과 직접 비교하는 데에는 시점 차이가 있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관해 설명할 수 있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기존 항공사와 신규 사업자의 장거리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트리니티항공'으로 간판을 바꾸고 단거리 운임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장거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선택형 서비스 항공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생 파라타항공도 내년 4월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을 시작으로 북미 진출을 준비 중이다. 단거리 시장의 경쟁을 피해 운항 영역과 고객층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문제는 확장에 필요한 자금이다. 대형기 도입에는 구매 대금이나 리스료뿐 아니라 정비·보험·인력 비용이 뒤따른다. 신규 노선의 수요가 충분히 확보되기 전에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인수 대금에 차입을 활용하면 이자가 발생하고, 인수 이후에도 시스템과 운항 체계 통합에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 트리니티항공의 올해 상반기 연결 실적은 외형 성장과 비용 부담을 함께 보여준다. 매출은 1조8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2% 증가했지만 매출 원가가 1조1316억원으로 매출을 넘어섰다. 영업손실은 1628억원, 순손실은 2281억원으로 각각 확대됐다. 환율과 유가 변동은 부담을 더한다. 달러로 지급하는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는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원화 환산 부담이 커진다. 유가 상승은 연료비를 직접 끌어올린다. 외화 부채의 환산 손실은 인식 시점에 같은 금액의 현금이 빠져나가는 항목은 아니지만 자본을 줄이고 재무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시정 조치로 이관받은 인천-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노선과 밴쿠버 등 중장거리 노선에 공격적으로 취항하면서 인건비·항공기 리스료·지상 조업비 등 초기 고정비 부담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6월 말 연결 리스 부채는 8239억원으로 지난해 말 6382억원보다 증가했다. 전체 부채도 1조8203억원에서 2조924억원으로 늘었다. 부채 비율은 같은 기간 3498.6%에서 2311.6%로 낮아졌지만 이는 부채 축소보다 자본 확충의 영향이 컸다. 상반기 유상증자와 신종 자본 증권 발행으로 각각 1526억원과 1100억원이 유입됐다.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은 26억원 순유입에 그쳤고 재무 활동으로 분류된 이자 지급과 리스 부채 상환에는 각각 383억원과 810억원이 사용됐다. 파라타항공은 상반기 762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매출 원가가 1340억 원에 달해 배보다 배꼽이 큰 수익 구조를 보였다. 항공유 매입(501억 원 지출)과 리스 비용 등 고정비 폭탄이 떨어지면서 모회사의 실적을 크게 끌어내렸다. 이로 인해 위닉스의 이익잉여금은 결손금(-102억 원)으로 전환됐고,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1461억 원에서 상반기 말 708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파라타항공은 하반기 5호기를 도입하고 중국 노선 취항 및 미주 환승 네트워크를 구축해 하이브리드 LCC 모델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항공사 역시 재무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31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3% 감소했다. 이자 비용 4420억원 대비 이자 보상 배율은 약 0.70배였다. 같은 기간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5245억 원으로 견조한 여객 수요에 힘입어 외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 4086억 원, 당기순손실 6588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우회 항로 이용 증가 및 고유가로 인한 유류비 부담 가중이다. 아울러 대한항공과의 기업 결합 승인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알짜 사업인 화물본부를 에어제타(구 에어인천)에 매각하면서 해당 부문 매출이 과거 대비 크게 쪼그라들어 올해 상반기 1767억 원에 그친 점도 수익성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제주항공은 확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보잉 737-8 확정 구매계약 40대 가운데 8대를 취소해 도입 물량을 32대로 줄였다. 향후 항공기 확보에 투입할 자금을 줄이는 조치로, 취소분의 기지급액 환급은 7월 완료됐다. 비핵심 자산의 현금화도 추진했다. 정보기술 자회사 에이케이아이에스 지분 처분은 상반기 중 완료했고 호텔 사업 관련 자산·권리 등을 540억원에 양도하는 거래와 항공기 3대 추가 매각을 결의했다. 다만 호텔과 추가 매각 항공기는 6월 말 기준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돼 해당 대금이 모두 상반기에 유입된 것은 아니다. 영업 지표는 개선됐다. 제주항공의 상반기 연결 영업손익은 전년 동기 744억원 적자에서 240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영업 활동 현금 흐름도 1256억원 순유출에서 1489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구매 계약 축소와 자산 매각은 이와 같은 영업 현금 회복에 더해 향후 투자 부담을 낮추는 조치다. 그러나 재무 부담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제주항공의 6월 말 연결 부채비율은 1009.0%로 지난해 말 754.4%보다 상승했고, 리스 부채 또한 7266억원에서 8857억원으로 늘었다. 상반기 순손실은 325억원이었다. 투자와 상환 지출이 이어지면서 보유 현금도 지난해 말보다 감소했다. 항공사들의 대형화 전략이 성과를 내려면 늘어난 기단과 노선이 지속적인 이익과 현금으로 이어져야 한다. 증자와 자산 매각은 자금을 보완할 수 있지만 영업 현금 창출을 계속 대신할 수는 없다. 통합과 장거리 확대를 추진하는 항공사뿐 아니라 투자 속도를 낮춘 제주항공에도 이자·리스 원금·투자비를 감당할 수익성 확보가 공통 과제로 남아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하늘엔 거미줄 방공망, 땅엔 AI 로봇 군단”…한화, ‘미래 전장 지휘자’로 도약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이 '미래 전장(戰場)'의 룰을 통째로 바꾸는 파격적인 육·공(陸·空) 융합 청사진을 동시에 꺼내 들었다. 중동의 핵심 우방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영공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통합 대공망'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한편,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K-9 자주포 등 주력 지상 무기의 '완전 무인화' 로드맵을 전격 선언했다. 과거 단일 무기체계 수출에 머물렀던 K-방산의 한계를 뛰어넘고 인공 지능(AI)과 초연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가 단위의 방위 시스템을 통째로 이식하는 '글로벌 톱티어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선전포고다. ◇ 중동 하늘 덮는 거미줄 방어망…UAE와 'K-통합 대공망' 짠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최대 방산기업인 에지(EDGE) 그룹과 'UAE 통합 대공망 구축 사업'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Term Sheet)를 체결했다. 서명식은 앞서 지난 15일(현지 시간) 아부다비 에지 그룹 본사에서 치러졌다. 이는 대한민국 방산 수출 역사에 획을 긋는 굵직한 성과다. 그동안 한화는 2022년 UAE를 시작으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2025년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다기능 레이다·발사대 등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의 핵심 구성품을 공급하며 중동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왔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개별 장비 납품을 넘어선다. 한화는 에지 그룹과 현지 합작 법인(JV)을 설립해 단거리부터 중·장거리 요격 미사일과 다연장 로켓 '천무', 그리고 현대전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대드론체계(C-UAS)까지 단일 네트워크로 엮어내는 '다계층 방공망(Multi-layered Air Defense)'을 직접 기획하고 구축한다. 국가 영공의 '방패' 자체를 함께 만드는 시스템 설계자로 체급을 올린 것이다. 양기원 한화시스템 대표는 “단발성 무기 공급을 넘어 방산 기술과 산업을 공유하는 동반자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는 전환점"이라며 “UAE를 중동·제3국 시장 진출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드 알 마라르 에지 그룹 CEO 역시 “자립적인 방산 역량과 현지 산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한화시스템과 지속 가능한 산업 협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화답했다. ◇ 사람이 사라진 전장…K-9·천무도 스스로 판단하고 쏜다 하늘에서 거대한 방어망이 짜이는 사이, 지상에서는 '병력 없는 전투'를 현실화할 무인화 혁명이 가동됐다. 같은 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래 지상전의 뼈대가 될 '지상방산 무인화 혁신 로드맵'을 전격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글로벌 베스트 셀러 무기들의 대대적인 진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9년까지 K-9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차세대 보병 전투 장갑차 등에 작전 상황에 따라 병력 탑승 없이 원격 제어·스스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선택적 유·무인 복합체계(OMFV)' 기술을 전면 이식하기로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화력 장비들이 AI를 탑재한 무인 로봇 군단으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지상전의 새 시대를 열 무인 지상 차량(UGV) 생태계 선점에도 잰걸음을 치고 있다. 지난 4일 방위사업청과 양산 계약을 맺은 국군 최초의 다목적 무인 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은 부품 국산화율 98%를 달성, 핵심 방산 기지인 창원 사업장에서 본격 생산돼 내년부터 육군과 해병대에 실전 배치된다. 450kg의 적재 중량·AI 기반 원격 사격 통제·야지 자율 주행 등 압도적 성능을 앞세운 아리온스멧은 앞서 미국 국방부 해외 비교 성능 시험(FCT)을 통과하며 세계적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수조 원대 규모로 열릴 루마니아·핀란드·캐나다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정조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0톤 미만 소형 다목적 무인 차량부터 20톤급 중형 궤도형 로봇전투차량(T-RCV), 30톤급 대형 무인 전투 차량(H-UGV)에 이르는 6종의 공통 플랫폼 풀(Full)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폭발물 탐지 제거 로봇·AI 기반 한국형 공병 전투 차량(K-CEV) 등 다양한 무인체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방산 패러다임의 대전환…'디펜스 OS'로 육·공 초연결 방산업계는 두 계열사의 이번 동시다발적 발표가 결국 '다영역 전장(Multi-Domain Operations) 통제권'을 쥐겠다는 한화의 중장기 비전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가성비와 화력 중심이던 쇳덩어리 하드웨어의 시대를 지나, 전장의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하는 'AI 두뇌'가 승패를 가르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그룹이 2040년까지 2조 원을 투입해 자체 국방 AI 모델인 '디펜스 OS(Defense OS)'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를 하나로 묶기 위한 포석이다. 지상의 무인 K-9과 아리온스멧의 눈과 발이 하늘의 통합 대공망 레이다·하나의 거대한 인공 지능망으로 실시간 연동되는 초연결 전장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사업부장은 “최고의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 군과 우방국에 안정적으로 무인 차량을 공급하고 선제적으로 미래 전장에 대비하는 국방 무인 체계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한항공, 차세대 무인기 시연 나란히 ‘합격점’

대한민국 방위산업과 항공우주를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대한항공이 차세대 국방 무인기(드론) 실전 시연에서 나란히 '성공' 합격점을 받으며 미래 전장의 청사진을 구현했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방부 주관으로 경기 포천시 일대에서 열린 '2026 국방드론기술전'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물리적 제약을 극복한 '단거리 이착륙' 능력을, 대한항공은 수십 대의 편대를 스스로 지휘하는 'AI 군집비행 및 타격' 기술을 선보였다. 양사 모두 각기 다른 무인기 분야에서 시연 성공을 거두며 K-국방 무인 체계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증명한 것이다. ◇ 100m 좁은 전차길 딛고 솟구쳤다…한화 '모하비' 극한 야전 운용 '성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글로벌 무인기 전문 기업인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A-ASI)'과 2025년부터 공동 개발에 나서는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모하비(Mojave)'의 모의 전투 비행 시연을 성료했다. 이번 비행은 국내에서 진행된 두 번째다. 이번 시연의 핵심 관건은 반듯한 활주로가 없는 험지에서의 이착륙 성공 여부였다. 육군 제513항공대대 비행장을 박차고 오른 모하비는 폭이 좁고 거친 '전차 기동로'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해당 지점에서 다시 날아올라 예정된 경로에 맞춰 제513항공대대로 무사히 복귀하며 야전 운용 능력을 과시했다. 이 같은 시연 성공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하드웨어 성능이 자리하고 있다. 1km 이상의 활주로를 요구하는 기존 동급 무인기와 달리 모하비는 고양력장치와 450마력급 터보 프롭 엔진을 탑재해 100~300m가량의 짧은 야지만 있으면 이착륙이 가능하다. 실제 이번 시연에서 이륙에 필요한 거리는 200m 미만, 착륙 거리는 100m대에 불과했다. 앞서 2024년 11월 해군 대형 수송함(독도함) 비행 갑판 전투 실험 당시 100m 미만의 질주만으로 이륙했던 저력을 이번 육상 험지 시연에서도 재현해 낸 것이다. 이러한 강점 덕분에 국토 대부분이 산악 지형이라 긴 활주로 확보가 제한적인 국내 작전 환경에서도 최적의 솔루션으로 꼽힌다. 미군 역시 전 세계 다양한 작전 환경에서 활동할 STOL형 무인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며 모하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단거리 이착륙 성능과 더불어 임무 중량 능력 또한 압도적이다. 미군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반영해 설계된 모하비는 기체와 연료 무게를 제외하고 순수 임무 수행 장비만 최대 1톤(t)까지 실을 수 있다. 탑재 장비에 따라 지상 공격은 물론 △감시 정찰 △물자 수송 △통신 중계 등 전천후 임무를 수행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시연 성공을 발판으로 모하비 개발 및 양산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생산 인프라를 국내에 구축한다. 양산 단계 진입 시 국내 생산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1일 창원 1사업장에 국내 무인기 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산·학·연 상호협력 협약식'을 열고 생태계 확장을 이끌 부품·소재 관련 국내 협력 업체를 대거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GA-ASI 및 국내 기업들과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모하비 개발과 양산을 이뤄내 글로벌 무인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 스스로 표적 찾고 22대가 벌떼 타격…대한항공 'AI 드론 군집 작전' 대한항공은 현장에서 소프트웨어 통제력의 정점인 '인공지능(AI) 기반 무인기 군집 비행·군집 타격'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기업 중 100%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드론 기술을 들고나와 시연에 성공한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은 총 22대 규모의 드론이 자율 군집 제어 기술을 통해 단 한 번의 충돌도 없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임무를 완수한 '벌떼 작전'을 선보였다. 선발대로 나선 정찰 드론 2대가 AI 기반 실시간 자동표적식별(ATR) 기술로 적의 위협을 탐지하고 표적 정찰 임무를 마쳤다. 이어 10대의 드론이 현란한 군집 고기동 비행으로 적의 방공망을 뚫고 교란·기만 임무를 수행했고 나머지 10대의 드론이 선발대가 식별한 표적을 향해 수직으로 강하하며 '군집 동시 정밀 타격'을 꽂아 넣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AI가 드론의 임무 상황을 실시간 파악해 직접 중계하는 방식의 'AI 브리핑'이 진행돼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한항공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 종합 모니터링' 솔루션을 통해 사전에 짜인 대본의 음성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현황을 분석해 “위치 확인. 표적 식별 단계로 전환한다", “정밀 타격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생생하게 음성 브리핑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무인기 상태와 기상 정보를 즉각 수집하는 등 현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실용성을 입증했다. 이날 무결점 시연 성공을 이끈 자율 군집 제어·군집 동시 타격·AI 종합 모니터링 기술은 모두 대한항공이 독자적으로 고안한 '통합 전장 관리 시스템' 아래서 운용됐다. 과거에는 사람 1명이 드론 1대를 통제해야 했으나, 이번 시연 성공을 통해 AI 기술을 활용해 단 1명이 다수의 무인기를 동시에 지휘할 수 있는 통제 역량을 증명했다. 이는 향후 인구 감소에 따른 우리 군의 병력 운용 효율화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십 년간 축적해 온 무인기 개발·비행 제어 기술에 AI를 접목해 드론이 자율적으로 임무를 마친 사례"라며 “당사가 독자 개발한 기술로 우리나라 드론 기술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국내 드론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윤정 인턴 기자

테슬라 8월에만 1만대 팔았지만…BYD에 ‘서비스 만족도’ 완패

테슬라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BYD(비야디) 등 중국 브랜드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25년 7월~2026년 6월) 새 차를 구입한 소비자 6569명과 서비스센터 이용 경험자 3만54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테슬라는 판매서비스 만족도(SSI)에서 700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44점 떨어진 수치로, 산업 평균인 780점에도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는 지난해 4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지 1년여 만에 SSI 835점으로 3위에 올랐다. 토요타가 850점으로 1위, 렉서스가 839점으로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BYD가 바로 뒤를 이었다.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8월 1만400대를 신규 등록해 수입차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1~8월 누적 등록대수는 7만67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3% 증가했다. BYD 역시 8월 3002대를 기록하며 누적 1만7523대까지 판매량을 늘렸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판매량 확대와 별개로 판매서비스 만족도가 하락한 원인으로 급작스러운 가격 정책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온라인 중심의 판매 방식과 잦은 가격 조정 등 전통적인 수입차와 다른 판매 구조를 갖고 있다" 며 “가격이 빠르게 바뀌면 이미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와 이후 구매자의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존 고객 입장에서는 불만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본차의 서비스 경쟁력도 두드러졌다. 토요타는 판매서비스 만족도에서 850점으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애프터서비스 만족도(CSI)에서도 859점으로 9년 만에 1위에 올랐다. 렉서스는 SSI 839점으로 2위, CSI 858점으로 토요타와 1점 차를 기록했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판매 단계뿐 아니라 실제 정비·수리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 평가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 역시 판매 확대에 맞춰 국내 서비스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커는 중형 전기 SUV 7X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전국 11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했다. 지난 6월 예약판매를 시작한 7X는 사전예약 1500대를 넘어섰다. 오는 10월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차 판매를 본격화하기 전 서비스 거점부터 확보하며 초기 고객의 사후관리 수요에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BYD코리아는 현재 전국 20개 서비스센터에서 92개 워크베이를 운영하고 있다. 일일 최대 약 600대의 차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올해 말까지 서비스센터를 26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부품 공급 체계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BYD코리아는 국내 부품 물류센터와 딜러 서비스 네트워크에 주요 정비·사고수리 부품을 사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BYD의 판매 서비스 만족도 점수를 곧바로 AS 경쟁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번 조사에서 BYD는 출시 연차가 짧아 구매자의 60% 이상이 차량을 구입한 지 6개월 이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서비스센터 이용 경험을 평가하는 CSI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컨슈머인사이트 역시 판매 단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BYD가 AS 단계에서도 같은 평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남았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판매 확대와 함께 서비스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판매량을 확대했지만, 고장이나 수리 등 사후서비스 대응이 미흡할 경우 과거 중국산 제품과 마찬가지로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판매 초기인 지금이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기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지역별 요금 차등화’ 나섰지만…“철강 ‘탈탄소 족쇄’ 해소 역부족”

국내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기요금 부담을 낮출 별도의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만으로는 근본적인 업계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 철강산업 영향과 과제' 국회철강포럼 정책세미나에서 “요금을 얼마나 낮추느냐는 관점에서 산업을 위해 어떻게 지원하느냐는 것으로 질문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 전기요금 인하 방안을 넘어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산업 지원체계를 마련함으로써 탄소중립 전환 압박을 받고 있는 철강업계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전력다소비 업종인 동시에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전력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체제를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력 사용을 늘려야 하지만, 높은 전기요금이 오히려 탈탄소 투자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정 교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종 에너지 소비를 전기화해야 하고 특히 철강산업에서는 탄소 감축을 위해 더 많은 전기 수요가 필요하다"며 “한쪽에서는 전기를 더 많이 쓰라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전기요금을 올린다면 이 산업들이 과연 탄소중립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1분기 킬로와트시(kWh)당 105.5원에서 2024년 4분기 185.5원으로 75.8% 올랐다. 향후 철강업계의 저탄소 공정 전환이 본격화할수록 전력비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철강산업을 콕 집어 밀착 지원에 나서기도 부담이다. 업계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자칫 '정부 보조금'으로 해석되면서 주요 수출국의 고율 상계관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전력공사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을 통해 산업계의 전력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천현민 한전 요금전략처장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약 10%를 인하하는 수준으로 설계했다"며 “수도권 북부는 킬로와트시(kWh)당 약 6~10원, 중부권은 10~15원, 남부권은 13~18원 정도 전기요금을 인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현행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에 '지역별 조정요금'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역별 송전비용과 전력자급률을 반영해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 간 요금 격차를 두고, 인구·재정자립도·산업위기 여부 등 균형발전 요소를 추가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포항·광양 등 주요 철강 생산거점이 위치한 남부권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요금 인하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천 처장은 “현재 설계안을 미세 조정하고 있다"며 “지방 우대 지수 등이 최종 확정되면 고시와 약관 등을 신속히 개정해 연내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원 방안의 지속 가능성이다. 조윤택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지역별 조정요금 도입에도 전기요금 구조상 전력량요금이나 기후환경요금은 인상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와 배출권거래제 비용 증가 등을 거론하며 지역별 요금제를 통한 인하 혜택이 “불과 2~3년 내 다시 되돌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전의 재무 부담도 변수다. 한전은 지역별 요금제 도입에 따른 재무 영향을 약 2조8000억~3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장거리 송전 의존도가 높은 수도권에는 송전비용을 추가로 부과해야 하지만 첨단산업과 중소기업 등의 부담을 고려해 인상분을 한전이 부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전의 재무 부담에 의존한 요금 인하보다 별도 지원재원을 마련하고, 전력 공급원가 자체를 낮추는 등의 구조적 해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준호 고려대학교 교수는 “철강업체가 전용 전력구매계약(PPA) 중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면 발전소와 장기·대량 구매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며 “철강산업 전용 PPA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철강산업특별법(K-스틸법)의 전환기금을 기반으로 국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발전 인프라의 효율적인 활용을 통해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전우영 서울과기대 교수는 “원자력 1기가와트(GW)를 추가적으로 전력시장에서 1년간 더 활용하면 한전의 전력구매 비용을 약 4000억~5000억원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우리가 잘 가지고 있는 원자력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한전의 재무적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유재호 인턴기자

㈜한진 노삼석·조현민, 동서울 허브 점검…추석 특수 물량 대응

일평균 약 1930만 박스 물량이 쏟아지는 추석 특수기를 앞두고 한진택배가 현장 점검에 나섰다. 17일 ㈜한진은 노삼석·조현민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 동서울 허브 터미널을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동서울허브 통제실에서 특수기 작업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화물 출입고 및 수송 동선 전반을 살펴봤다. 이어 상·하차 작업장으로 이동해 분류 설비의 안전 가동 상태와 작업 현장 위험 요소를 점검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노삼석·조현민 사장은 현장 종사자들에게 안전 수칙 준수와 충분한 휴식을 당부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추석 명절 택배 특별 관리'에 따른 조치다. 국토부는 추석 특수기 중 택배 물량이 평시 대비 약 4.9% 증가해 일평균 약 1930만 박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9월 7일부터 10월 2일까지 4주간을 '추석 명절 택배 특별 관리기간'으로 운영하고, 주요 택배사가 인력 5500명을 추가 투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주요 택배사에 택배 물량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물량 분산과 집화 제한 조치에 협조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진은 이번 추석 특수기 동안 전국 100여 개 주요 터미널과 가용 수송 차량을 최대로 가동할 계획이다. ㈜한진 관계자는 “분류 작업원 충원·임시 차량 추가 투입을 통해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과 차질 없는 배송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진 측은 구체적인 분류 작업원 충원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충원 인원은 내부 운영에 관한 사항이라 대략적 수치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서동민 인턴기자

폰 하나로 업무·개인망 따로…KT, ‘앱 슬라이싱’ 연내 출시

KT가 스마트폰 한 대에서 업무용 앱과 개인용 앱의 통신망을 따로 쓰는 '앱 슬라이싱'을 연내 선보인다. 업무용 스마트폰을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한 대로 회사 내부망과 일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KT는 17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기업전용5G와 5G 업무망 등 기업·공공 특화 5G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앱 슬라이싱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에 따라 접속하는 통신망을 나눈다. 업무용 앱은 기업전용5G를 거쳐 회사 내부망으로 연결하고, 개인용 앱은 일반 인터넷망을 이용한다. 개인용과 업무용 트래픽을 한 단말 안에서 분리하는 방식이다. KT는 삼성전자, 구글과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한다. 아이폰은 iOS에 맞춘 추가 개발과 단말 제조사, 운영체제 사업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KT는 설명했다. 앱 슬라이싱을 적용하면 개인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는 BYOD 환경에서도 별도 업무용 단말 없이 회사 내부망에 접속할 수 있다. 개인이 사용한 데이터와 회사가 업무용으로 제공한 데이터의 요금을 각각 부담하도록 과금 체계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KT는 기업전용5G를 제조, 물류, 금융, 공공 등 보안성과 안정성이 필요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을 대표 고객으로 소개했다. 명유재 KT Enterprise서비스본부 기업무선/IoT서비스담당 상무는 “포스코라든지 현대중공업 같은 제조업, 야드형 고객사 쪽에서 반응이 뜨겁고 회선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5G SA(단독모드) 기반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대규모 행사와 재난 현장에도 적용됐다. KT는 올해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약 100만명의 관람객이 사용하는 일반 통신망과 별도로 안전관리 전용 통신망을 구축했다. 무선 CCTV 25대의 영상을 종합상황실로 실시간 전송하고 안전요원용 긴급 연락 단말 10대의 통신을 별도로 지원했다. 소방청과는 재난 현장에서 통신량이 급증해도 소방관 통신을 우선 연결하는 서비스를 실증했다. 공공기관용 5G 업무망도 확대한다. 5G 업무망은 KT 무선망과 기관 내부망을 전용회선 기반 폐쇄망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다. 인터넷망을 거쳐 접속하는 기존 VPN 방식과 달리 단말부터 기관 내부망까지 별도의 보안 채널로 연결한다. KT는 전용 단말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5G 업무망 임대에그'와 광역기관과 산하 기관이 하나의 업무망 인프라를 함께 쓰는 '5G 업무망 거점형' 서비스도 내놨다. 경기도청과 산하 7개 지방자치단체에는 하나의 5G 업무망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차세대 네트워크에는 AI와 양자보안 기술을 접목한다. KT는 양자내성암호(PQC), AI-RAN, AI 자율보안, AI Edge 등을 개발하고 있다. 양자컴퓨팅에 대비해 기존 암호체계와 PQC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과 주요 키 생성 정보를 유심에 보관하는 'USIM PQC'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AI 자율보안은 네트워크와 단말에서 발생하는 이상행위를 AI가 탐지하고 대응하는 기술이다. 트래픽과 단말 보안 이벤트, 무선 환경, 인증 패턴 등을 분석해 비정상 단말을 찾아내고 접속 차단과 관리자 통보까지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김우태 KT 미래네트워크Lab 통신AX연구담당 상무는 AI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에 대해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공격 코드를 만들어 공격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AI 보안 에이전트를 만들어 대응하려고 기술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KT는 전국 약 3500개 통신국사를 AI 연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AI Edge도 추진한다. 중앙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현장 인근의 컴퓨팅 자원을 연결해 데이터를 현장 가까이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로봇과 자율주행 등 빠른 판단이 필요한 피지컬 AI의 통신 지연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김 상무는 “앞으로 네트워크는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인프라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지키는 지능형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포스코, 포스코센터에 로봇 기반 ‘스마트 시설관리’ 구축… 안전·편의 대폭 강화

포스코(대표이사 이희근)가 포스코와이드와 손잡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로봇 기술을 대거 적용한 '스마트 시설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 업무와 단순 반복 작업을 로봇 중심으로 전환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시설관리의 효율을 크게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스마트 시설관리 도입을 위해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포스코센터 외벽과 로비, 지하 주차장에서 청소로봇 실증 테스트를 거쳤다. 이어 4월에는 중국 상하이 청소박람회를 참관해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한 뒤 최적의 로봇 도입 방안을 확정했다. 특히 작업자가 로프나 곤돌라에 의존해 추락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컸던 고층 건물 외벽 청소 업무에는 로봇을 전격 투입했다. 포스코는 저층부 로비 구간 테스트를 거쳐 기종을 확정했으며, 지난 9월 5일부터 국내 최초로 포스코센터 외벽 커튼월(Curtain Wall) 유리 청소에 로봇을 도입해 고소 작업에 따른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건물 내부 및 주차장 관리도 자동화됐다. 1회 충전으로 약 3~4시간 동안 300평을 청소할 수 있는 로비용 청소로봇과 최대 8시간 동안 600평을 청소하는 주차장용 청소로봇을 도입해 미화 작업자의 노동 강도를 줄이고 야간 반복 작업을 대폭 개선했다. 입주 임직원 및 방문객을 위한 서비스 로봇도 함께 운영된다. 비즈니스 라운지에는 하루 평균 100여 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서빙로봇 3대(음료 배달 2대, 빈 컵 회수 1대)를 배치해 회의 공간 이용 편의성을 높였으며, 서관 1층 스틸갤러리 휴게공간에는 바리스타로봇을 도입해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고위험·반복 업무를 지속해서 개선할 것"이라며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시설 관리의 효율성을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장] IBM·OSC Korea “AI 에이전트 시대, 보안도 다시 짜야”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이 확대되면서 AI 에이전트의 데이터 접근과 업무 수행 과정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AI 에이전트가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데이터를 주고받는 만큼, 기존 보안체계만으로는 데이터 이동과 권한 사용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AC 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에서 VTI KOREA가 개최한 '기업 AI 에이전트 도입·운영 전략: 보안부터 비즈니스 성과까지' 세미나에서는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보안 위험과 관리 방안이 논의됐다. 기업의 AI 도입도 확산하는 추세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지난 11일 발표한 '한국의 AI 잠재력 실현 2026'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AI 활용률은 58%로, 1년 전 48%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1년간 AI를 새로 도입한 기업은 약 62만4000곳으로 추산됐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주어진 목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기존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로 활용됐다면, AI 에이전트는 외부 시스템이나 다른 에이전트와 연결돼 데이터를 조회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문제는 AI 에이전트가 기업 내부 곳곳에서 활용될수록 데이터가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권한이 사용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남궁성환 OSC Korea 상무는 AI 에이전트 확산 과정에서 데이터 가시성 저하와 기업이 승인하지 않은 IT 서비스 사용을 뜻하는 '섀도우 IT' 증가를 보안 위험으로 꼽았다. 특히 AI 에이전트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A2A(Agent to Agent) 통신이 늘면서 기존 보안체계가 관리해야 할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 상무는 “시스템 정보의 주요 소비자가 사람에서 AI 에이전트로 확장되면서 보안 사각지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러 AI 모델과 사내 시스템을 한곳에서 관리하는 통합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업이 업무에 따라 서로 다른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만큼 각각의 작동 상황과 데이터 접근 권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유미 IBM 실장은 “기업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AI 모델을 사용하고 AI 역시 기업 내 여러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상황에 따라 최적화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합 관리의 핵심으로는 가시성과 통제력, 명확한 책임 소재가 꼽혔다. 어떤 에이전트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각 단계의 관리 책임자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시스템 각 구간의 담당자를 명확히 해 모든 과정에서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 같은 과정을 거쳐 AI 에이전트를 검증한 뒤 배포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 상무도 AI 에이전트의 활동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사용자가 권한을 위임했고 AI 에이전트가 이를 이용해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사용자에게 위임받아 어떻게 사용했는지와 관련된 모든 로그가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최종 판단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정하 VTI KOREA 전무는 이메일과 문서, 재고, 공급망 관리 등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지만 실제 업무에서 발생하는 예외 상황까지 AI가 판단하도록 맡기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입력을 받아 저장하고 산출하는 것까지가 AI 에이전트의 역할"이라며 “이를 사람이 판단한 뒤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AI 에이전트 사용 과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활용하는 데이터를 정제하고 접근 권한을 일관되게 관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 전무는 “각 AI 에이전트의 권한 체계가 다를 경우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한 번에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실제 업무에서는 예외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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