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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루프트한자, 민영화 ‘TAP 에어 포르투갈’ 인수전 참여 공식 선언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Lufthansa Group)이 포르투갈 국영 항공사 'TAP 에어 포르투갈(TAP Air Portugal)'의 민영화 입찰 과정에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21일 루프트한자 그룹은 포르투갈 국영 지주 회사 파르푸블리카(Parpública)에 TAP 에어 포르투갈 민영화 입찰 참여를 위한 의향서를 기한 내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초기 소수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향후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이를 통해 포르투갈의 국가 대표 항공사인 TAP의 성공적인 미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카르스텐 슈포어 도이체 루프트한자 AG 이사회 의장 겸 CEO는 “루프트한자 그룹은 포르투갈 정부의 민영화 절차를 환영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포르투갈의 글로벌 연결성을 강화하고 TAP의 고유한 정체성을 보존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TAP 에어 포르투갈은 유럽 항공 산업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스타얼라이언스의 오랜 파트너이자 포르투갈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온 루프트한자 그룹이야말로 TAP와 포르투갈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루프트한자 그룹은 포르투갈에서 7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해 왔으며, 현재 그룹 산하 항공사들이 포르투갈을 오가는 주 280회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 중이다. 또한 포르투갈 내 4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며, 포르투갈 북부 산타 마리아 다 페이라(Santa Maria da Feira)에 엔진 부품 및 항공기 정비(MRO)를 위한 새로운 루프트한자 테크닉 시설이 완공되는 2030년까지 고용 규모를 10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성사될 경우 리스본이 루프트한자 그룹 네트워크 내에서 남미, 아프리카, 북미를 연결하는 핵심 '대서양 허브'로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루프트한자 그룹은 그간 △스위스 항공(SWISS) △오스트리아 항공 △브뤼셀 항공 △이탈리아의 ITA 항공(ITA Airways)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유럽 항공 시장의 통합을 주도해왔다. 특히 피인수 항공사들의 국가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성장을 이끌어낸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미국 외 지역 글로벌 1위 항공 기업으로서 규모의 경제와 경험, 재무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TAP 에어 포르투갈의 가치를 창출하고, 전 세계에 포르투갈을 알리는 대사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지오센트릭, SK가스와 에탄 사업 MOU…원료 조달 다변화

SK지오센트릭이 나프타 중심의 원료 구조에서 벗어나 에탄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프타분해공정(NCC)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19일 SK가스와 에탄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안정적인 에탄 공급망과 원료 경제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석유화학산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토대로 에탄 공급 시기와 물량 등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자율·선제적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에탄을 도입해 원료 구조를 다변화하고 공정을 효율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SK가스는 북미 지역의 구매·운송·가격 협상 등 공급망 전반을 총괄하고 안정적인 원료 확보 인프라를 구축한다. 양사는 에탄의 수입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공급망 체계를 마련해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다. 에탄은 나프타보다 가격 변동성이 낮고 에틸렌 생산 효율이 높은 원료다. 북미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 따라 중국, 인도, 유럽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폭넓게 활용 중이다. 북미 지역은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 공급이 구조적으로 안정화돼 있어서 해상 운송비와 터미널 운용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에탄은 나프타 대비 원가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SK가스는 기존 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 인프라를 바탕으로 개발 중인 에탄 저장·하역 터미널을 통해 SK지오센트릭을 포함해 울산 석유화학단지 주요 기업들에 안정적으로 원료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은 “SK가스와의 에탄 사업 협력을 통해 NCC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제고하고,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적 불황 국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병석 SK가스 사장은 “에탄은 석유화학산업의 원료로 활용될 뿐 아니라 수소 제조, 발전용 연료로도 사용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원료 다변화와 구조 고도화를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티웨이항공, 금감원 선정 ‘재무 공시 우수 법인’…“회계 투명성 입증”

티웨이항공이 국제표준 재무공시 시스템의 성공적인 정착을 인정받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우수 법인으로 선정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025년도 XBRL(재무보고 국제표준 전산언어) 재무공시 우수법인' 감사장을 수여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수상은 금감원이 상장사들의 재무공시 품질을 평가한 결과로, 티웨이항공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XBRL 기반 공시를 성실히 이행해 투자자 정보 접근성을 높인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2024년 공시 의무화에 앞서 자체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실무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데이터 정확성 확보에 주력해 왔다. 이를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재무 정보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대한민국 자본시장 국제화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이번 선정에 따라 티웨이항공 회계 실무진은 향후 금감원이 주관하는 'XBRL 재무 공시 가이드 라인 및 제도 개선' 논의에도 참여하게 된다. 이현용 티웨이항공 재무담당 임원은 “앞으로도 책임 있는 공시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받는 항공사로 성장하겠다"며 “재무 투명성과 정보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삼성E&A, ‘탄소 중립’ 맞손…미국發 ‘SAF 동맹’ 구축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차세대 친환경 항공유(SAF) 시장 선점을 위한 북미 공략에 나선다. 글로벌 항공업계의 화두인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플랜트 기술과 항공 운송 역량을 결합한 'K-SAF 동맹'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21일 대한항공은 전날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우기홍 부회장과 남궁홍 삼성E&A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 가능 항공유(SAF)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SAF 시장 중에서도 가장 풍부한 원료와 인프라를 갖춘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양사는 △해외 SAF 생산 프로젝트 공동 발굴 △플랜트 건설·기술 투자 △장기 구매(Offtake) 참여 등 사업 전반에 걸쳐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다. 삼성E&A는 자사의 강점인 에너지 화공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발휘해 SAF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대한항공은 생산된 연료를 구매하는 안정적인 수요처(Offtaker) 역할을 맡는다. 특히 양사는 기존 식용유 기반의 1세대 SAF를 넘어, 폐목재 등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는 '2세대 SAF'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삼성E&A는 목질계 폐기물을 가스화해 액체 연료로 바꾸는 '가스화-피셔 트롭시(FT)' 기술을 통해 원료 수급의 한계를 극복하고 탄소 감축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 측은 미국 현지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안정적인 SAF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델타항공·에어프랑스 등 글로벌 선진 항공사들처럼 직접 생산 단계부터 관여하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동맹은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6대 전략 산업군(ABCDEF) 중 '에너지(Energy)' 분야의 신사업 모델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에너지 밸류 체인의 시작점인 플랜트 기업과 최종 소비자인 항공사가 협력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한편 대한항공은 2017년 국내 최초로 SAF 혼합유 운항을 시작한 이래 최근 인천·김포공항발 상용 노선에 국산 SAF를 도입하는 등 국내외에서 탄소 저감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아시아나, 한진그룹 편입 후 ‘환골탈태’…‘한정 의견’ 쇼크 딛고 6년 만에 ‘회계 모범생’ 등극

과거 회계 감사에서 '한정 의견'을 받았던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 편입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시장의 불신을 샀던 '천덕꾸러기'에서 이제는 금융 당국이 공인하는 재무 공시 '우수 법인'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20일 아시아나항공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2025년 XBRL(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 재무 공시 우수 법인 감사장 수여식'에서 우수 법인으로 선정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감사장을 수여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위기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회계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났음을 의미한다. 시계를 6년 전으로 되돌리면 상황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2019년 3월, 아시아나항공은 2018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외부감사인이던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으며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한정은 회계사가 재무제표가 중요하게 왜곡 표시됐거나 감사 증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 내리는 감사 의견이다. 당시 삼일회계법인은 운용 리스 항공기 정비 충당금 과소 계상과 마일리지 이연 수익 매출 과대 인식 등을 지적하며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정했다. 이 사건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트리거로 작용했다. 신용 등급 강등 위기와 자산 유동화 증권(ABS) 조기 상환 압박이 이어지며 결국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시장에 나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반전은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으로의 피인수가 결정되며 시작됐다. 한국산업은행의 관리 하에 대한항공과의 통합 절차를 밟으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라인에는 대대적인 수술이 단행됐다. 대한항공은 인수 초기부터 재무 전문가들을 아시아나항공에 파견해 금호아시아나 시절의 관행적인 회계 처리를 걷어내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회계 기준을 이식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외부 컨설팅에 의존하던 관행을 버리고 자체적인 재무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이번 우수 법인 선정 과정에서도 △외부 용역 없이 자체 인력으로 XBRL 공시 수행 △개정 작성 가이드 실시간 반영 △오류율 '제로' 도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2023년부터 의무화한 XBRL은 기업 재무 정보를 국제 표준 전산 언어로 변환해 저장하는 제도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의 데이터를 별도 가공 없이 분석할 수 있게 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핵심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가 향후 대한항공과의 합병 마무리 단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합병 후 단일 법인으로 남을 '통합 대한항공'의 재무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재무공시 우수 법인 선정으로 아시아나항공 회계팀 실무자들은 향후 대한민국 XBRL 가이드라인 제정과 제도 개선 작업에도 참여하게 된다. 서상훈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은 “국제 표준에 맞춰 이해 관계자들에게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신속하고 정확한 공시를 통해 투자자와 고객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케미칼, 4년연속 ESG평가 A+ 등급 획득

SK케미칼은 한국ESG기준원(KCGS)이 주관한 2025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에서 통합 A+ 등급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2022년 처음 종합 A+ 등급을 받은 이후 4년째로, 4년 연속 A+ 등급을 달성한 기업은 SK케미칼을 포함해 2개사다. KCGS는 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으로 상장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에서 평가해 S부터 D까지 7개 등급을 부여한다. 올해 평가 대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806곳 중 상위 2.4%에 해당하는 19개 기업만 통합 A+ 등급을 받았다. SK케미칼은 세부 항목별로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A+ 등급을, 지배구조 부문은 A 등급을 받았다. 환경 부문에서는 2032년 RE100 달성, 2040년 Scope 1·2 탄소 순배출 0(넷제로)을 목표로 기후 대응 노력을 강화한 점이 반영됐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와 해중합 기술을 적용한 순환 재활용 소재를 생산하는 울산사업장에 10메가와트(MW) 규모 재생에너지를 도입했다. 아울러 해외 사업장까지 온실가스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사회 부문은 전사 인권영향평가 확대와 효과성 평가 도입으로 인권 리스크 예방 체계를 강화하고, 안전보건경영체계를 고도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높게 평가받았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으로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하고, 독립성 강화와 이해관계자 대상 정보 공개 확대 노력을 기울인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고정석 SK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은 “ESG 경영체계 고도화는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며 “기후 대응, 사회적 책임, 투명한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전력기기 빅3, 북미 이어 UAE ‘백투백 AI 호재’ 기대감

아랍에미리트(UAE)가 추진하는 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UAE 스타게이트'에 한국이 참여하면서 국내 전력기기 대표기업들의 '중동 수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전력기기 빅3는 이미 AI 인프라 투자가 봇물을 이룬 북미지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실적 수혜를 누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UAE 정부는 18일(현지 시간) 이재명 대통령의 UAE 순방을 계기로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는 반도체 제조와 AI 데이터센터 냉각·공조, 에너지 공급 같은 부분을 중심으로 협력이 이뤄진다. 이번 순방에서 두 나라는 공동선언문 '한-UAE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채택하고, 공동선언문에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설립하고 운영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특히,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 최대 5기가와트(GW) 규모로 조성되는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내년 200메가와트(㎿)급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지구를 가동하는 것이 초기 목표다. 이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이 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전망한다. 비록 UAE 스타게이트와 연계되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운영, 원자력 발전 관련 기업처럼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전력기기가 AI데이터센터 조성의 필수 인프라라는 점에서 해당기업들은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즉, 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하려면 초고압 변압기나 배전반, 무정전 전원장치(UPS) 같은 고부가 전력기기가 필요하고, 운영에도 대량의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정전 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예비전력 공급시설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는 스타게이트 관련 AI 인프라 확충이 가시화되면 국내 전력기기 3사에도 수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HD현대일렉트릭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조석 HD현대 부회장이 지난 19일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도 이같은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 전력기기 빅3는 AI 데이터센터 조성과 관련한 전력기기 수요가 많은 북미 지역에서 상당한 수주 및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1조604억원으로 28.6%, LS일렉트릭은 1조4202억원으로 85% 나란히 매출 증가를 맛보았다. 효성중공업도 미국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법인(Hyosung HICO)을 기준으로 2705억원 매출을 올리며 54.5% 증가 실적을 냈다. 전력기기 빅3는 아직 UAE를 포함한 중동 시장에서 올리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수요가 발생했을 때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중동 시장에서 누적 매출 6580억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늘었지만, 비중은 전체의 23% 수준이다. 전체 수주는 약 4억1100만달러(한화 6034억원)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은 UAE 두바이에 중동지역 전력·자동화 기기 수출과 직판 영업을 맡는 법인을 두고 있다. 다만. 3분기 누적 매출은 645억원으로 전체의 2% 수준이다. 효성중공업은 중동 지역에 별도 거점을 두진 않았다. 아울러 UAE의 전력기기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UAE에서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과 재생에너지 중심 발전 인프라 전환과 맞물려 전력망 확장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2028년 UAE 전력 발전량은 184테라와트시(TWh) 규모로 2023년과 비교해 2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UAE는 국가 에너지 전략 2050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2년 대비 3배로 끌어올리는 등의 계회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사우디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2030년 비전'을 내놓고 송·변전 시설과 그리드(전력 공급망) 확장에 약 12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기도 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뉴 삼성’ 미래, 우리 손에 달렸다…상생 스타트업 1천개 눈앞

삼성전자가 혁신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기술 분야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내벤처뿐 아니라 외부 스타트업에게도 장벽을 허무는 '포용적 지원'을 단행하며 상생경영 기조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2025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열었다. 회사가 직접 육성한 'C랩 아웃사이드' 7기 스타트업들의 성과를 공유하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도전할 수 있는 창의적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012년 12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도입했다. 2015년부터는 우수 사내벤처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할 수 있도록 스핀오프 제도 운영을 시작했다. 2018년에는 사내벤처 육성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로 확장했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했다. 데모데이에는 AI, 디지털헬스, 로봇, ESG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35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대표 참가 스타트업으로 △로봇용 힘·토크 센서 개발 기업 '에이딘로보틱스' △친환경 정수 플랜트 솔루션 '지오그리드' △로봇 자동설계 AI 설루션 '아이디어오션' △탄소배출권 인증을 위한 AI 솔루션 '땡스카본' △나노 섬유 기반 복합 신소재 개발 기업 '소프엔티' 등이 꼽힌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로봇 개발에 핵심 부품을 공동 개발 중이며, 지오그리드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플랜트 솔루션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적용하고 있어 주목받았다. 소프엔티의 경우 직접 개발한 나노섬유 기반 복합신소재를 삼성전자 제품에 적용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참가한 스타트업 종사자들은 삼성전자의 '통 큰 지원' 덕분에 사업 역량을 크게 키울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강태훈 지오로봇 대표는 “C랩만큼 (스타트업에) 획기적인 지원을 해주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며 “삼성전자 폴란드 공장 등에서 협업하면서 시스템도 많이 배우고 작업자들 의견도 들으면서 (로봇제품의) 성능도 크게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대학 박사들끼리 창업을 해서 기술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고객을 만나거나 현장을 파악하는 게 힘들었다"며 “C랩을 통해 삼성전자가 직접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주고 하다보니 기술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김해원 땡스카본 대표는 “C랩을 통해 대규모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며 “대기업 뿐 아니라 우리나라 및 베트남 등 정부와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김기현 지오그리드 대표는 “C랩의 체계적인 지원 덕분에 기업의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었다"며 “특히 C랩이 제공한 전문 컨설팅 프로그램이 사업 방향을 구체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안진혁 핀포인트 대표는 “우리가 만든 제품이 실제 어떻게 사용될지를 모른다는 게 스타트업들의 공통 고민"이라며 “삼성전자와 실증 테스트를 하며 1년간 3번 정도 기회를 받았는데 일반적인 게 아니었다. 이 덕분에 고객사 확보에 도움을 받았고 너무 중요한 자산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C랩 아웃사이드 7기 스타트업 30개사는 프로그램 기간 동안 총 218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 또 총 34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 4기 졸업사인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생성형 AI 플랫폼 스타트업 최초로 누적투자 1300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사내 423개, 사외 536개 등 총 959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내년 중 1000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는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삼성전자 C랩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하는 대표적인 '개방형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사업 협력과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함께 미래를 개척하는 동반자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포스코인터내셔널, 동남아 팜유 공급망 확보 ‘잰걸음’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생산에 기반을 둔 팜유 공급망 확대를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팜(palm) 농장을 인수하고, GS칼텍스와 팜유 정제공장을 가동하는 등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 팜 열매 재배부터 팜유 생산까지 이르는 공급망을 구축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9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상장사 삼푸르나 아그로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인수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서울 면적의 2배가 넘는 12만8000헥타르(약 1280㎢) 면적의 대규모 농장을 추가로 확보했다. 기존 인도네시아 파푸아 농장을 포함해 총 15만헥타르의 글로벌 영농 기반과 팜유 공급망을 갖추게 됐다. 현지업체 삼푸르나 아그로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섬 전역에서 팜 농장을 운영하면서, 현지 시장 점유율 2위의 팜 종자 전문 자회사와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농장은 팜 열매가 성숙 단계에 접어 들어 인수 초기부터 안정적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설명했다. 팜 농장 사업은 나무를 심은 후 3~4년 뒤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20년 이상 생산이 이어지는 장기 고수익 구조의 사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1년 파푸아에서 처음 팜 농장 개발을 시작해 2016년 상업 생산 단계로 접어들었다. 현재 연간 21만t의 팜유를 생산하는 착유 공장 3기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팜 농장이 성숙기에 접어 들며 수익 창출에 기여해왔다. 같은 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동(東)칼리만탄 발릭파판에 GS칼텍스와 공동 설립한 팜유 정제법인 PT.ARC 준공식도 개최했다. 2023년 공동투자로 설립한 ARC의 지분은 포스코인터내셔널 60%, GS칼텍스 40%이다. ARC의 준공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동칼리만탄주 발릭파판 산업단지 내 30만㎡ 부지에 팜유 정제시설을 확보하게 됐다. 팜 원유(CPO)를 원료로 바이오디젤 원료와 식용유지 등 팜 정제유 정제 능력이 연간 50만톤에 이르며, 이는 연간 국내로 수입되는 팜 정제유의 80%에 해당하는 양이다. ARC 팜유 정제시설은 시운전을 거쳐 연내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농장에서 생산된 팜 원유를 ARC에 공급하고, 여기서 생산된 정제유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중국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제시설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생산된 팜 정제유 중 바이오디젤의 원료가 되는 제품을 한국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HD현대, 50년 만에 선박 인도 5000척 ‘금자탑’

HD현대가 세계 조선 역사상 최초로 선박 인도 5000척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1974년 첫 선박을 인도한 지 정확히 반세기 만에 이뤄낸 결실이다. 20일 HD현대는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정기선 회장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선박 5000척 인도 기념식'을 가졌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유럽과 일본 등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경쟁국 조선사들도 달성하지 못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5000번째 선박은 필리핀 해군에 인도된 3200톤급 초계함 '디에고 실랑(Diego Silang)함'이다. 1974년 첫 인도 선박이 26만 톤급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 50년간 상선에서 고부가가치 함정으로까지 기술력이 진일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계열사별로는 HD현대중공업이 2631척, HD현대미포가 1570척, HD현대삼호가 799척을 각각 인도하며 힘을 보탰다. 이들 선박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약 1250km로, 서울-도쿄 직선 거리(1150km)를 넘어서는 규모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5000척 달성은 한국 조선 산업의 자부심이자 세계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역사"라며 “앞으로의 새로운 50년도 도전의 역사를 써 내려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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