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공공 기관 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국내 유일의 국가 항공 안전 전문 기관인 항공안전기술원을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통폐합하기로 하면서 항공 학계와 전문가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고도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필수적인 항공안전 분야를 일반 도로교통이나 주차 관리 업무 등과 물리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8일 정부는 최근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재정 여력 축소와 복합 위기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공 기관 기능 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 기관들의 유사·중복 기능을 일원화하고 소규모 기관을 정비해 올해 안으로 총 109개의 기관을 감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개혁안의 국토교통부 소관 계획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정원 1980명)을 중심으로 항공안전기술원(126명)과 한국주차안전기술원(27명)을 하나로 흡수 통합하는 내용이 담겼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소규모 기관들을 종합 교통 안전 기관으로 일원화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중복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학회를 비롯한 범항공 학계는 성명과 보도자료를 내고 이러한 정부 방안이 항공 분야의 고유한 특수성을 철저히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기관 수를 줄이려는 행정 편의주의적 논리로 접근하기에는 항공 분야가 가진 위험성과 전문성의 무게가 다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등 일반 교통 수단과 항공기의 안전 관리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나 도로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후 리콜이나 자기 인증 제도를 통해 위험을 일정 부분 통제할 수 있다. 반면 일단 공중에 뜬 항공기는 사후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주 작은 결함이나 판단 오류가 곧바로 대형 인명 피해로 직결되기 때문에 운항 전 단계에서 기체의 비행 안전성(감항성)을 입증하는 까다로운 '사전 인증' 체계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최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기 사고는 철저한 항공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학계는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 항공 안전 체계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해야 할 시점에 유일한 전문 기관을 해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종합 교통 안전 기관의 하부 조직으로 편입될 경우 대중적 수요가 많은 도로·철도·주차 등에 밀려 항공 분야의 예산과 인력 확보가 후순위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더해졌다. 이번 통폐합이 초래할 국제적 신뢰 하락과 미래 산업에 미칠 타격에 대한 경고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항공기·부품 인증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안전 체계가 긴밀히 연계돼 있다. ICAO를 비롯한 국제 사회는 국가 감독 체계에서 정책·운영 기능과 인증·감독 기능의 분리와 독립을 대원칙으로 삼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나 유럽항공안전청(EASA) 등 주요 항공 선진국의 규제 기관들이 외부의 행정적 이해 관계로부터 철저한 독립성을 보장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항공안전기술원은 이들 국제 기관과 협력하며 국가 간 상호 항공 안전 협정(BASA, Bilateral Aviation Safety Agreement)의 근간이 되는 신뢰를 구축해왔다. 학계는 항공 인증 주체가 일반 교통 정책이나 주차 관리 조직 등과 한 지붕 아래 묶일 경우 국제 사회가 한국의 항공 인증 체계에 대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었다고 판단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정부가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 중인 도심 항공 교통(K-UAM)·무인 항공기(드론) 등 미래 첨단 항공 기체의 해외 인증과 수출 과정에 막대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 경쟁국들이 UAM과 자율 비행 시대에 대비해 전담 인증 조직과 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만 유일한 전문 기관을 축소하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나아가 학계는 향후 수십 년간 대한민국 항공 안전 체계의 뼈대를 바꾸는 중대한 조직 개편임에도 △관련 학회 △대학 △연구 기관 △산업계 등 현장 전문가들과의 사전 의견 수렴이 전무했다며 절차적 정당성마저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항공 학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조직 효율성이라는 잣대로 국민의 생명과 미래 항공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가 통폐합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항공안전기술원의 법적·제도적 독립성을 명확히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50톤 면제에 안심할 때가 아니다 [이창언의 지속가능성 나침반]](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8.40668d01d8cc42e593e493c74d792444_T1.jpg)
![[에너지소식] 한전기술, 인애이블퓨전과 핵융합 협력…한수원, 원전 안전문화·리더십 강화 워크숍](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8.c1f3976a891a42848a7935533a998db8_T1.jpg)

![[금융권 풍향계] 우리은행-서금원, 영세자영업자 사업 운영 지원 外](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8.523a8809c78d45d1878b5aec9b63b9b6_T1.png)


![[신간] ‘전기가 사라진 밤’ AI 시대, 전기 끊기면 아무것도 못한다?](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8.ad59c0ae5b16456cbbeab041b24501bb_T1.png)
![[EE칼럼] 목소리를 내는 유럽 기업, 침묵하는 한국 기업](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50702.05b45b3b37754bef91670415ae38a4b8_T1.jpg)
![[EE칼럼]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 차등 제도 시행에 대한 기대](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40331.e2acc3ddda6644fa9bc463e903923c00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진짜 원인은](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이슈&인사이트] 소상공인 AI, ‘몇 명이 쓴다’보다 ‘어떻게 쓰는가’다](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40325.a19a6b33fb5c449cadf8022f722d7923_T1.jpg)
![[데스크 칼럼] 시장에 미리 정해진 답은 없다](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6.b7330121379a4f82910225de8e6dd78c_T1.jpeg)
![[기자의 눈] 집단대출 완화가 남긴 혼란](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50707.4f068e7ca63e46c6836a2ff4bd234276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