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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감] 산업부, 광주 반도체 인프라 ‘5.4조’ 첫 제출…“컨트롤타워 맞나” 국감 질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22일 산업통상부 종합감사에서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의 총사업비와 예산 편성 방식을 두고 여야 의원들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김 장관이 스스로를 메가 프로젝트의 '실무 컨트롤타워'로 규정해 왔지만, 정작 사업 리스크와 예산 세부 내역에 대해서는 “못 봤다", “지방정부가 판단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산업부의 역할 부재를 질타하는 장면이 이어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시설 공사와 1조5000억 원 규모 통합재정지원 사업을 거론하며 “컨트롤타워가 아무것도 모르는 게 가장 큰 리스크"라고 비판했고, 조국혁신당은 반도체 공장 용수를 외부에서 끌어오기 전에 공장 내 재이용률부터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미군 시설 문제에 대해 “국방부가 차질 없이 진행한다고 들었다"고 했고, 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5조 원 중 어디에 쓸지는 전남광주시가 판단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 野 “컨트롤타워가 몰랐나" vs 金 “국방부가 협의 중" 이날 산업통상부가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용수·폐수 인프라 구축에 5조4000억 원이 든다는 비용 추계를 처음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자료 제출은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의 요구에서 비롯됐다. 서 의원은 앞선 국감에서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에 투입되는 국가 예산 총액을 추계했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당시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위원장을 통해 국회 보고를 공식 요청했고, 산업부는 종합감사를 앞둔 전날 밤 자정을 넘겨서야 인프라 구축 비용을 한 장짜리 자료로 서 의원실에 보냈다. 자료에 따르면 전력·용수·폐수 인프라 총비용 5조4000억 원은 국비 1조7000억 원, 지방비 6000억 원, 공공기관 2조 원, 기업 1조2000억 원으로 구성됐다. 분야별로는 전력 1조4000억 원, 용수 3조7000억 원이다. 서 의원은 “용수 가운데 수자원공사 몫이 1조7000억 원이면 한전 부담은 2000억~3000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김동철 한전 사장이 언급했다가 부인한 기업과 한전의 부담 비율 8대 2를 산업부 자료가 사실상 입증한 셈"이라고 짚었다. 서 의원은 이어 “이 자료는 1단계 구축사업의 전력·용수·폐수에 한정된 것"이라며 “군공항 이전, 근린시설, 도로망, 기업 복지 인프라까지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전체 비용을 반드시 위원회에 보고해 달라. 그것은 부탁이 아니라 의무"라고 요구했다. 김 장관이 “전력·용수·폐수는 산업부 예산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하려 하자 서 의원은 “이 프로젝트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 실무 컨트롤타워는 장관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사업은 임기 내에 다 완공하겠다고 하면서 예산은 차일피일 미루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위원장도 “내년도 예산 심의 전까지는 무조건 제출해 달라"고 산업부에 주문했다. 공방은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시설 공사로 번졌다. 서 의원이 “미군이 광주 공항에 580억 원 규모의 시설 공사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알고 있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그 내용은 못 봤다", “챙기지 못했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항공유 급유시설과 철제 물탱크 보수 사업이 진행 중이고 2027회계연도 건설사업 목록에 추가 투자 계획도 있다"며 “2028년 9월 전 임시 이전을 추진한다면서 지금 짓는 시설은 몇 달 뒤 다 때려 부술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한국 측이 현물 부담을 하는데 실무 컨트롤타워라는 장관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이 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미군 이전 관련해서는 국방부가 책임을 지고 주한미군과 협의하고 있고, 차질 없이 진행된다고 듣고 있다"며 “사업을 신뢰하는 국민은 많다고 생각한다. 내용을 한번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위원장은 서 의원이 요구한 총사업비 자료를 “내년도 예산 심의 전까지는 무조건 제출해 달라"고 산업부에 주문했다. 같은 당 조지연 의원도 “뜯어볼수록 산업부의 역할이 부재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조 의원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통합재정지원 사업은 매년 1조5000억 원씩 4년간 총 6조 원이 전액 국비로 반도체 특별회계에서 집행되는데, 산출 근거 하단에는 '활용 예시'로 향후 타당성을 검토해 확정하겠다고 적혀 있다"며 “1조5000억 원을 교부하는 사업을 구멍가게도 이렇게 편성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조 의원은 특히 중복 지원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1조5000억 원 중 1조 원이 부지·전력·용수·폐수 등 산업기반시설에 쓰이는데, 정부는 한전 사장의 '민간 80% 부담' 발언 이후 반도체특별법을 적용해 국가가 50~100%를 지원하겠다고 해명했다"며 “그럼 통합재정지원과 특별법 지원이 겹치는데 이 중복은 누가 조정하느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산업부가 모아 오면 협의하겠다고 한다. PM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소득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예외 특례를 두고 정무위 법안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법안이 엇갈린 데 대해서도 “속도전이 아니라 소모전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5조 원 중 어디에 쓸지는 전남광주시가 판단한 것이고, 지방정부가 1조5000억 원을 특별히 여기에 쓰겠다고 한 것을 반영한 것"이라며 “법을 전제로 통으로 편성하는 사례는 많다"고 반박했다. 다만 “컨트롤타워로서 분명히 해달라는 말씀은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노동 특례에 대해서는 “산업부는 예외 조항이 반드시 포함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이번 정기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에너지 분리엔 “산업과 같이 가야"…용수 재이용 주문도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에너지 정책을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한 정부 조직개편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데이터센터는 1~3년이면 짓지만 전력망은 10~15년이 걸린다"며 “한전과 한수원 주무부처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원전 수출은 산업부로 나뉘다 보니 협업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9월 조직개편안에 반대 의견을 냈던 입장이 지금도 같으냐는 질의에 김 장관은 “변함은 없지만 조직이 이렇게 돼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잘 운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장기적으로 산업과 에너지는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원전 분야도 국내와 해외가 나뉘다 보니 비효율도 나타나고 있다"고 인정했다. 박 의원이 미국·일본 사례를 들며 에너지 전담 독립 부처 신설을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수소·원전 등은 일자리를 만들고 수출할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에너지는 산업과 같이 가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계획이 '어디서 더 끌어올 것인가'에만 묶여 있다고 비판했다. 차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인용해 “싱가포르는 2024년부터 신·증설 웨이퍼 공장에 최소 50% 물 재이용을, 대만은 하루 2만t 이상 쓰는 사업장에 공업용수 50% 이상 재생수 사용을 법으로 요구한다"며 “TSMC는 대만 공장 재이용률이 86~90%이고 애리조나 사막 공장도 2028년까지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47%, 삼성전자는 미공시로 보고서 수치로 계산하면 두 회사 모두 41~42% 수준"이라며 “TSMC가 사막에서 하는 일을 삼성과 SK가 광주에서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차 의원은 현행 물재이용법상 공장 내 재이용 의무가 사용량의 10%에 불과하고, 하수 재이용수를 10% 이상 공급받으면 면제된다는 점도 짚었다. 호남 클러스터의 경우 하수 재이용수 30만t이 전체 용수 수요 65만t의 46%에 달해 공장 내 재이용 의무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차 의원은 연말 확정되는 반도체 기본계획과 호남 클러스터 투자협약에 재이용률 목표와 시설 설치를 담고, 대규모 산업 수요자에 물 재이용 관리 의무를 지우는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장관은 “기업들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연말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주무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대규모 산업단지 물 재사용 방안을 같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중동 불안 속 UAE 찾은 이재용…발전소·AI데이터센터 직접 챙겼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알 다프라(Al Dhafra) 가스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중동 지역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지난 16일 중동 9개국 파견 임직원과 가족들에게 격려 선물과 감사 편지를 보낸 지 닷새 만에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이다.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으로 불안정한 중동에서 임직원을 직접 챙기는 동시에, 원전·가스복합에 이어 AI데이터센터·에너지 인프라까지 미래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22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21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의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현장 직원들과 주요 시설을 둘러보며 공사 진행 일정과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는 삼성물산이 현지 건설사 트로잔 제너럴 컨트랙팅과 컨소시엄을 꾸려 짓고 있는 대형 전력 인프라 시설이다. UAE의 지속적인 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하는 사업이다. 앞으로 AI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에 필요한 전력 공급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이 회장은 삼성물산·삼성E&A 경영진과 중동 시장의 변화와 향후 사업 방향을 논의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전략과 신규 사업 진출 방안 등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UAE 바라카 원전 건설사업으로 세계적 수준의 시공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E&A도 UAE를 중동·아프리카 사업의 주요 거점으로 삼아 정유·가스·석유화학 등 다양한 플랜트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장 점검을 마친 이 회장은 직원들이 평소 이용하는 현장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현지 생활과 근무 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위 속에서도 건설현장을 지키는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현장의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경청했다. 이후 삼성물산·삼성E&A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해외 사업 수행 과정의 애로사항과 현지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UAE는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중동의 핵심 협력국이다. 양국은 원자력발전과 에너지·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삼성은 UAE의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맞춰 기존 원전·가스복합 분야의 협력을 넓히는 한편, AI데이터센터·에너지 인프라 등 미래 신사업 참여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UAE·이란 등 중동 9개국에 파견된 관계사 임직원 730명과 현지 및 국내 거주 가족들에게 격려 선물과 감사 편지를 전달했다. 파견 임직원에게는 현지에서 쓸 수 있는 300만~5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국내 거주 가족에게는 전통시장과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200만~300만원을 지급했다. 이 회장은 편지에서 “각자 자리에서 보여주시는 책임감과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며 “회사는 언제나 여러분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3월에도 UAE·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에 체류하는 임직원 500여명과 가족들에게 격려 선물과 편지를 보낸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포스코홀딩스, 핵융합 소재 개발 나선다…핵융합연과 공급망 구축

포스코홀딩스가 철강·특수소재 기술을 미래 핵융합에너지 분야로 확장한다. 한국형 혁신핵융합로에 필요한 내열·저방사화·극저온 소재 개발부터 핵심광물 공급망, 핵융합 장치 설계·건설까지 협력에 나선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최근 대전 본원에서 포스코홀딩스와 '핵융합에너지 기술개발 및 국내 핵융합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호협력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한국형 혁신핵융합로를 비롯한 미래 핵융합 장치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개발·평가하고 국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핵융합로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제어하는 기술뿐 아니라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하다. 플라즈마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을 견디기 위해 텅스텐 등 내열 소재가 사용되고, 중성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에서는 저방사화 철강이 필요하다. 초전도자석 주변에는 극저온에서도 강도와 인성을 유지할 수 있는 특수강이 요구된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이 보유한 철강·특수소재 및 핵심광물 분야 역량을 활용해 핵융합로에 필요한 소재와 공급망 구축에 협력할 계획이다. 양측의 협력 범위는 소재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협약에 따라 양측은 △핵융합에너지 기술 및 핵융합 장치 개발 △핵융합용 철강재·특수소재·핵심광물 개발 및 평가 △소재 공급망 구축 △핵융합 장치와 관련 설비 설계·엔지니어링·건설 △사업화 및 투자 기회 발굴 △기술·산업 정보와 전문인력 교류 등을 추진한다. 특히 한국형 혁신핵융합로 개발 과정에서 포스코그룹이 보유한 소재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핵융합연은 향후 연구기관 중심의 기술개발에서 산업계가 소재·부품·설계·건설 등에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은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해서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소재·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포스코홀딩스와 소재·공급망 분야의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G전자, 세계 최대 ‘시화호 AI 조력발전소’로 만든다

가전·전장 공장에서 다듬어 온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발전소로 향한다. 첫 무대는 발전용량 기준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인 시화조력발전소다. 발전소 전체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옮기고, AI가 발전량 손실 원인을 찾고, 로봇이 현장을 순찰한다. 제조업에서 검증한 역량을 에너지·공공 인프라로 넓혀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다음 성장판을 열겠다는 포석이다. LG전자는 22일 경기 안산시 시화조력문화관에서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시화호 AI 조력발전소 추진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오봉근 한국수자원공사 재생에너지본부장, 이승기 LG전자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장 등 양측 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측은 △AI 조력발전소 및 등대공장 구현 △AI·디지털트윈·로봇 등 첨단기술 적용·실증 △재생에너지·AI 전환 관련 연구개발(R&D)과 정책사업 공동 대응 △해외사업 공동 발굴 및 시장 진출 등에 협력한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발전소 운영 경험과 데이터,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경험을 결합해 시화조력발전소의 AI 적용 가능성을 함께 검토한다. 중심에는 디지털트윈이 있다. LG전자는 조력발전소 전체를 가상으로 구현하고 발전설비와 CCTV 등 실시간 데이터를 연계한 통합 운영체계를 적용·실증한다. 발전소 현황을 한눈에 관리하면서 발전량 예측, 운영 시나리오 검증, 설비 상태 진단까지 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을 활용한 조력발전소 특화 AI 에이전트 도입도 검토한다. AI 에이전트는 운영 현황 대시보드를 기반으로 발전량 손실 원인 분석, 설비 이상 징후 탐지, 예지보전, 위험성 평가, 점검 일정 최적화 등을 지원한다. 기상·해수면 변화와 설비 상태, 발전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최적의 운영 방안을 제안하고, 축적된 운영 데이터와 기술 문서를 학습해 의사결정을 돕는다. 보고서 작성 같은 반복 업무도 줄여준다. 현장 자동화에는 피지컬 AI가 투입된다. 다기능 패트롤 로봇과 AI CCTV가 시설 순찰, 설비 점검, 위험구역 모니터링 등 안전관리를 맡는다. 산업용 로봇으로 예비부품 보관·관리·공급과 자재 운반 업무도 자동화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사업이 제조·물류를 넘어 에너지·인프라 분야로 처음 발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초기 전자·전장·배터리 등 제조업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고, 최근에는 물류까지 고객층을 넓혀 왔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은 출범 2년 만인 올 상반기 누적 수주액 1조원을 훌쩍 넘겼다. 수주 확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공공 분야로 사업이 다각화되면서 성장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에서의 실증을 레퍼런스 삼아 국내외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승기 LG전자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장은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스마트팩토리 역량을 공공 인프라 분야에 적용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SDI, 화학 영재 세계무대 도전 돕는다…국제화학올림피아드 후원 나서

삼성SDI가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단을 후원한다. 대표단의 선발과 교육, 대회 참가를 지원하고 수상자에게는 별도 장학금도 지급한다. 삼성SDI는 한국과학창의재단, 대한화학회와 국제화학올림피아드(IChO) 한국 대표단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협약식은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으며 김훈규 삼성SDI 피플팀장(상무), 정우성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금교창 대한화학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삼성SDI는 내년 1월부터 대한화학회가 운영하는 한국 대표단의 선발·교육과 국제대회 참가를 지원한다. 대회 수상자에게는 별도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국제화학올림피아드는 세계 각국 고등학생들이 화학 지식을 겨루는 국제 대회다. 한국은 199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제24회 대회부터 대표단을 파견해 왔다. 내년 제59회 대회는 7월 19일부터 28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며, 사전 등록은 내년 3월 시작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기초과학 인재의 국제 대회 참가를 지원하고 과학기술 분야 인재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후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국제수학·물리올림피아드 한국 대표단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제생물올림피아드 한국 대표단을 각각 후원하고 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오너 경영능력 평가-구광모 ①] 5조 적자 휴대폰 접은 결단…LG ‘선택과 집중’의 성적표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무엇을 새로 시작했느냐'보다 '무엇을 그만뒀느냐'에 있다. LG전자는 26년간 이어온 휴대전화 사업을 2021년 종료했다. 연료전지와 태양광 패널,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LG화학은 편광판과 수처리필터 등 비핵심 사업을 매각했고 LG디스플레이도 LCD 생산을 줄이며 OLED 중심으로 구조를 바꿨다. 이러한 선택은 구 회장이 강조해온 '선택과 집중'을 보여준다. 다만 적자사업을 정리한 사실과 그룹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됐는지는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 LG전자에서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은 취임 전보다 낮아졌다. 본지는 공시 재무자료를 바탕으로 구 회장 취임 전후 LG 핵심 계열사의 성장성·수익성·재무건전성·현금창출력·투자효율·주주가치를 분석했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 ㈜LG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특정 연도의 변동을 줄이기 위해 취임 전인 2015~2017년과 코로나19·공급망 혼란 이후인 2023~2025년의 3개년 평균을 비교했다. LG는 2021년 LX그룹 계열분리와 2020년 LG에너지솔루션 분사를 거쳤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사업 범위 변경과 내부거래에 따른 왜곡이 발생한다. 이번 편은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 등 대표 계열사의 연결재무제표를 각각 분석했다. LG화학 수치에는 연결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 ◇ LG전자 매출 50% 늘고 영업이익은 91% 증가 대표 계열사인 LG전자의 재무 성과는 개선됐다. LG전자의 2015~2017년 연평균 매출은 약 57조8000억원이었다. 2023~2025년 평균은 약 86조4000억원으로 4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영업이익은 1조6700억원에서 3조1800억원으로 91.1% 늘었다.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2.88%에서 3.69%로 0.80%포인트 높아졌다. 외형 증가율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컸다는 점에서 사업구조 개선 효과가 확인된다. 다만 현대차처럼 이익률이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은 아니다. 2025년 LG전자는 역대 최대인 89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4784억원으로 전년보다 27.5% 감소했다. TV를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적자와 물류비·마케팅비 부담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LG전자 실적 개선에 가장 직접적으로 기여한 결정은 휴대전화 사업 철수다. LG전자 모바일사업은 2015년 2분기 이후 20개 분기 넘게 적자를 이어갔고 누적 영업손실은 약 5조원에 달했다. 사업을 유지하는 동안 연구개발비와 마케팅비가 계속 투입됐지만 시장점유율을 되찾지 못했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한 뒤 2021년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매각이 아니라 종료를 선택해 브랜드와 특허 등 핵심 자산은 남기고 인력은 다른 사업부에 재배치했다. 장기간 누적된 손실을 더 이상 감수하지 않겠다는 판단이었다. 스마트폰 철수 이후 LG전자는 생활가전과 냉난방공조, 구독서비스, 전장과 웹OS 플랫폼 등으로 자원을 돌렸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과 구독서비스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현금창출원 역할을 했고 전장사업은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휴대전화 사업을 더 일찍 정리했다면 누적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는 반론은 가능하다. 다만 구 회장 취임 후에도 회생 가능성을 검토한 뒤 3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이전 경영진보다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디스플레이·화학은 취임 전보다 수익성 악화 LG전자만으로 그룹 전체의 경영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전자와 함께 LG의 양대 축을 이루는 화학·디스플레이 부문의 수익성은 취임 전보다 낮아졌다. LG디스플레이의 2015~2017년 연평균 매출은 약 27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이었다. 합산 영업이익률은 6.53%였다. 2023~2025년에는 연평균 매출이 약 24조6000억원으로 10.8% 감소했고 연평균 85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개년 합산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3.46%다. 2023년 2조5100억원, 2024년 561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025년에는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연간 흑자로 돌아섰지만 취임 전의 이익 규모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LCD 공급과잉과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는 디스플레이업계 전체에 나타난 외부 변수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하고 OLED 중심으로 전환한 것도 이에 대한 대응이다. 그러나 대규모 OLED 투자가 장기간 손실과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투자 시기와 속도가 적절했는지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LG화학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하락이 동시에 나타났다. 2015~2017년 연평균 매출은 약 22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25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0.13%였다. 2023~2025년 연평균 매출은 약 49조9000억원으로 12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5300억원으로 32.0%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06%로 7.07%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수치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연결 자회사로 포함돼 있어 취임 전 LG화학과 사업구조가 동일하지 않다. 그럼에도 배터리사업의 급성장으로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는 사실은 외형 확대만큼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석유화학 불황과 전기차 수요 둔화가 함께 영향을 미쳤다. LG화학은 2025년 매출 45조9300억원과 영업이익 1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6% 수준이다. 기초소재 호황의 혜택을 받았던 취임 전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되지만, 배터리와 첨단소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도 기존 수익성을 대체할 이익원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 ◇ '잘 버린 경영'은 확인…남은 사업의 경쟁력은 엇갈려 구 회장 체제에서 확인되는 가장 분명한 성과는 부진 사업을 계속 끌고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휴대전화와 태양광처럼 회복 가능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면서 추가 손실을 차단했고, 인력과 자본을 가전·전장·배터리·AI에 집중했다. LG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취임 전보다 증가한 것은 이러한 사업 재편의 성과를 보여준다. 휴대전화 사업 철수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냉난방공조와 구독, 전장 등 새로운 사업에 자원을 배분할 여력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룹 전체가 더 높은 수익성을 갖게 됐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흑자 전환에도 취임 전보다 수익성이 크게 낮고, LG화학은 배터리 연결 효과로 외형이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LG생활건강도 중국 화장품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며 과거의 높은 수익성을 잃었다. 업황 효과도 분리해 봐야 한다. 중국발 공급과잉은 국내 디스플레이·석유화학업계에 공통적으로 작용했고 전기차 수요 둔화도 글로벌 배터리업체 전체가 겪은 문제다. 반대로 코로나19 시기 가전 수요와 물류비 정상화는 LG전자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본 구 회장의 첫 번째 성적표는 '적자사업 정리는 성공, 핵심 사업 수익성 회복은 혼재'로 정리된다. 구조적 손실을 끊어낸 판단력은 확인됐지만, 그 자리를 대신하도록 키운 배터리·전장·AI가 투입한 자본만큼 이익을 내고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엔비디아 손잡은 LG이노텍…로봇 눈으로 휴머노이드 시장 정조준

LG이노텍이 엔비디아의 센서 데이터 전송 기술을 활용해 로봇용 센싱 제품군을 확대한다. 카메라 모듈과 복합 센서 시스템을 선보인 데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각 인식과 로봇 핸즈 분야로 공동 개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엔비디아 기술 행사 'GTC 베를린'에서 300만 화소 카메라 모듈과 멀티모달 비전 시스템(MVS)을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공개 제품에는 엔비디아의 홀로스캔 센서 브리지(HSB) 기술이 적용됐다. HSB는 센서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AI 컴퓨터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기존처럼 중앙처리장치(CPU)를 거쳐 데이터를 전달하는 대신 AI 컴퓨터로 직접 보낼 수 있어 정보 전달 과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로봇이나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한다. 멀티모달 비전 시스템은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등 여러 센서의 정보를 결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장치다. LG이노텍은 카메라를 비롯한 광학 기술과 복합 센싱 역량을 바탕으로 엔비디아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공급 기회를 모색한다. 양사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비전 센싱과 로봇 핸즈 등으로 공동 개발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는 센싱 솔루션을 개발하고, 내년 소비자가전쇼(CES)와 GTC에서 후속 제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로봇과 자율주행 분야에서 외부 기업과의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이다 기업 아에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및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섰다. 로봇 분야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이번 협력은 LG이노텍의 차별화된 복합 센싱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센싱은 물론 통신 모듈, 반도체 기판 등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피지컬 AI 솔루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현장] “회장님, AI 너무 믿지 마세요”…현대차그룹 AX, 시행착오 넘어 ‘혁신’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을 통한 업무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직원이 직접 AI 기반 업무 도구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데이터 표준화와 통합, 업무 방식 변화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현대차그룹은 직원 개인의 자발적인 AI 활용을 장려하는 동시에 경영진이 주도하는 전사 과제를 발굴해 AX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 담당 본부장 겸 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는 21일 열린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에서 현대차그룹의 AX 추진 과정과 전략, 시행착오를 소개했다. 성과만을 밝히기보다 디지털 전환(DX)부터 AI 활용 확산까지 겪은 어려움과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진 본부장은 “AX는 하나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업무 전반을 변화시키며 끊임없이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라며 “반짝반짝한 성과나 아이디어를 자랑하려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AI와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해왔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 영업사원 수첩을 회사 자산으로…AX 기반은 '데이터' “사실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기술로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것이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이날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 담당 본부장 겸 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는 AI 기술 도입 자체보다 데이터를 활용해 실질적인 사업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H Chat'과 자체 구축형 AI 모델 'HD AI' 등 API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임직원이 이를 실제 업무에 활용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DX 기반 구축부터 업무 프로세스 개선까지 여러 단계를 거쳤다. 진 본부장은 영업 현장의 고객 정보 관리 앱을 사례로 들었다. 고객의 관심 차종이나 방문 이력 등의 정보를 기록해 영업사원이 고객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진 본부장은 “영업사원의 수첩에는 회사에 필요한 정보들이 있는데 그 정보를 회사의 자산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개인에게 흩어진 정보를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 기록해 조직 차원의 자산으로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기술뿐 아니라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했다. 진 본부장은 “DX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AI를 한다는 건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똑같다"며 “DX가 돼야 그 다음에 AX가 있고, DX의 처음 시작은 협업"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AI 활용을 본격화하기 전인 2022년부터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해 온 이유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커넥티드카 약 1200만대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모으고, 영역별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국가별 데이터 표준이 달라 국가 코드에 숫자와 국가명이 혼재하거나, 코드 항목에 '유럽'이나 '내수·수출'과 같은 값이 들어가는 사례도 있었다. 글로벌 공장이 300개 이상인 만큼 설비 기준과 관리 정책이 다른 점도 통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데이터의 출처와 변경 이력을 추적하는 데이터 리니지, 데이터 카탈로그, 현업 직원이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는 환경도 주요 과제다. 진 본부장은 2022년 기준 그룹 내 시스템이 약 6000~7000개에 달했다며 시스템 간 데이터 복제와 불일치, 연계 부족 등의 문제를 설명했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게 하려면 데이터 이해를 기반으로 각 조직이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차량 데이터를 중앙에서 수집·처리한 뒤 품질·판매·생산·고객·차량 정보별 데이터마트를 구축해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만 진 본부장은 “이마저도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70~80점 수준으로, 아직 수집하지 못한 데이터가 많고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지난한 싸움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 직원 80%가 'H Chat'으로 바이브 코딩…'관성 벗어나기'가 과제 현대차그룹은 임직원의 AI 활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비개발자도 AI를 활용해 업무 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른바 '바이브 코딩'이다.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대신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고 AI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전문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현업에서 AI를 활용해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직접 구현할 수 있어 AX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진 본부장은 현재 전 직원의 70%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을 일상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80% 이상은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인 'H Chat'을 통해 바이브 코딩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가 핵심 기술 등 보안상 이유로 외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자체 구축형 AI 모델인 'HD AI'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도 300개 이상이다. 현장 직원이 직접 업무 개선 도구를 만든 사례도 나왔다. “광명공장에서는 한 매니저가 H Chat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라인에서 차량을 식별하고 사양을 확인하는 작업을 자동화했다" 며 “기존에 약 8000만원이 들던 비전 카메라 대신 2만5800원짜리 웹캠을 활용했다"고 했다. 이어 “풀뿌리처럼 전문 개발 인력의 도움 없이 직원들이 스스로 혁신하는 사례가 늘고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AI를 활용한 도구 개발이 실제 업무 혁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조직 내부의 관성을 넘어야 했다. 진 본부장은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현업 부서와 정보통신기술(ICT) 부서 간의 시각 차이를 꼽았다. 현업 부서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효율화하는 것 자체를 성과로 여기지만, ICT 부서는 기존 시스템에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진 본부장은 “현업 입장에서는 성과가 축소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항이 강하다"며 “개발 부서도 기존에 이런 방식으로 개발해 본 적이 없어 새로운 시도가 쉽지 않았고, 오래 쌓인 관성을 깨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단순히 AI 활용을 늘리는 것을 넘어 기존 시스템과 연계해 전사 차원의 성과로 연결하고 실제 업무 절차에 정착시키기 위해 부서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기존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까지 바꿔야했다는 의미다. AI 활용을 확대하려는 현업과 실효성 및 위험을 관리하려는 IT 부서 사이의 조율도 필요하다. 진 본부장은 “현업은 AI를 굉장히 많이 쓰고 싶어 하고 AI를 통해서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반면 IT 부서는 보안과 운영 위험 등 실효성이나 리스크에 대해서 집중하다보니 불가피하게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지만 굉장히 건강한 줄다리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바텀업에서 탑다운으로…전사 AX 과제 구체화하고 임원진 교육 현대차그룹은 현장 직원이 자발적으로 AI 활용 사례를 만드는 상향식(Bottom-up) 접근과 함께 경영진이 해결 과제를 정하는 하향식(Top-down)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AI를 활용해 각종 도구를 만들고 개념검증(PoC)을 진행하도록 지원했지만, 개별 사례가 회사 전체의 성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사업상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기술과 실행 방안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AX 과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4월 부회장 산하의 AI 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관리(PMO), 법무 중심의 리스크 대응, IT 인프라·플랫폼, 비즈니스 프로젝트, AI 역량 강화 등 5개 분과로 구성된 TFT는 그룹 내 각 조직이 자체적으로 AX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TFT는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진 본부장은 “2년 후에도 TFT가 있다면 우리 그룹의 AX는 실패한 것이다. 무조건 2년 안에 끝내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며 각 조직이 자체적으로 AX를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법인이 500개가 넘는만큼 TFT가 AX를 계속 주도하는 조직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각 그룹사와 해외 권역에도 동일한 기준과 방향성을 공유하는 조직과 인력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AI 활용을 확대하려면 임직원이 기술의 가능성뿐 아니라 한계와 위험도 이해해야 한다. 진 본부장은 특히 회장과 부회장, 모든 그룹사 대표를 포함한 최고경영진의 AI 이해도를 중요하게 꼽았다. 그는 “최고 경영층 리더의 AI 역량과 제대로된 이해가 없다면 산으로 가게 될 게 분명하다는 생각으로 올해 경영진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바이브 코딩 실습과 세미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실습에서는 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해도 사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현상을 직접 경험하도록 했다. 동일한 자료로 만든 결과물의 세부사항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면서 AI가 항상 같은 답을 내놓는 규칙 기반 시스템과는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게 했다. 진 본부장은 “LLM은 태생적으로 창의성을 흉내 내기 위해 무작위성을 활용한다"며 “AI를 과도하게 신뢰하지 않아야한다는 걸 경영진이 몸소 깨닫게 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임원 대상 AI 세션을 총 4회 진행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AI 기술과 리스크 이해, 활용 사례와 방법론, 혁신 과제 제안에 이어 11월 마지막 세션에서는 AI 도입 이후 달라질 전사 차원의 일하는 방식을 논의한다. 진 본부장은 “직원들의 인사·승진 결정에 AI를 활용해도 되는지와 같은 윤리적 기준들에 대한 논의를 포함, 마지막 세션은 윤리위원회가 주관한다"며 “경영진들이 지속적으로 AI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LIG D&A-두산에너빌리티, 유도 무기·항공기 엔진 개발 협력…추진 기관 국산화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와 두산에너빌리티가 유도무기 체계와 엔진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무기 개발에 나선다. LIG D&A가 유도 무기 체계 개발을 맡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추진 기관을 개발하는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엔진 국산화와 무기 성능 고도화를 함께 추진한다. 양사는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 두산타워에서 유도무기 및 항공기용 엔진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박태식 LIG D&A 미사일시스템사업부문장과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협력의 중심은 무기 체계 개발과 엔진 개발의 연계다. LIG D&A는 유도무기 개발과 체계 통합 분야의 전문성을 제공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가스터빈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당 체계에 적용할 엔진을 개발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추진해 온 차세대 항공 추진기관 기술 개발 역량을 유도무기 분야와 연결하는 구상이다. 협력 범위는 개발 단계에 그치지 않는다. 양사는 유도 무기에 적용할 엔진의 시험·평가와 인증까지 전 과정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공동 연구·개발(R&D) 기반을 마련하고, 각사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양사는 장거리 정밀 타격 체계 수요가 늘어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고성능 엔진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보고 있다. 유도 무기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엔진 기술을 국내에 확보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해외 기술 사용에 따른 수출 제약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태식 부문장은 “이번 협약은 유도 무기 체계 개발 분야의 전문성과 엔진 분야의 기술 역량을 결집해 차세대 유도 무기 체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양사의 기술 협력을 통해, 국내 방산 기술의 고도화와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손승우 BG장은 LIG D&A와 장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한 데 의미를 부여하며 “양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을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K-방산 '기술 국산화'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트리니티항공, 국제선 최대 22% 할인…3만 원 중복 쿠폰도 제공

트리니티항공이 가을·겨울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국제선 항공권 할인에 나선다. 일부 노선에 최대 22% 할인을 적용하고,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최대 3만 원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트리니티항공은 항공의 날을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웹에서 국제선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탑승 기간은 내년 1월 31일까지로, 연말·연초 여행 일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 행사 대상은 일본·동남아시아·동북아시아·유럽·호주·캐나다 등 주요 국제선이다. 이 가운데 베트남 다낭·나트랑, 대만 가오슝·타이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노선은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예매할 때 할인 코드 'OCT26'을 입력하면 최대 22% 즉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결제 금액에 따라 최대 3만 원을 추가로 할인하는 쿠폰도 제공한다. 쿠폰은 할인 코드와 중복 적용할 수 있어 두 혜택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항공권 외에 현지 이동과 관광에 활용할 수 있는 제휴 행사도 운영한다. eSIM 신규 출시 기념 할인과 유럽 기차 즉시 할인, 빅 버스 투어 20% 할인 등이 마련돼 있다. 싱가포르 센토사 제휴 혜택과 국립항공박물관 관련 혜택도 제공하며, 세부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항공의 날을 맞아 고객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모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노선과 실속 있는 혜택을 통해 고객들의 여행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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