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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드론 전문가 키우고 아세안 진출”…항공보안협회, 2026년 ‘3대 전략’ 발표

대한민국항공보안협회가 '안티드론'과 '글로벌 확장'을 2026년도 핵심 키워드로 내걸었다. 지난 5일 협회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보타닉파크에서 열린 2025년도 정기 총회에서 '세계로 뻗어가는 항공보안협회'를 2026년 비전으로 선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박재완 회장 주재로 열린 이날 총회에서 협회는 △정상화 △신성장 △글로벌을 3대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특히 급변하는 항공 보안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안티 드론 전문가 양성'을 내년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전략 측면에서는 'K-항공 보안' 시스템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협회는 항공보안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아세안(ASEAN) 전역을 타깃으로 한국의 선진 보안 노하우와 시스템을 전파하며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조직 내실화와 미래 동력 확보에도 나선다. 한국보안인재개발원의 운영을 정상 궤도에 올리고, '항공 보안 영(Young) 서포터즈'를 결성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늘리며 지속 가능한 협회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박재완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산 장비 수출 지원 등 지난 1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겠다"며 “새해에는 보안 위협 이슈를 선점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행동하는 협회'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윤규식 명예회장·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 등 업계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고, 이종현 인천국제공항보안 팀장 등 10명의 유공자가 협회장 표창을 수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진에어에 737-8·800 기재 7대 대여…4381억 규모 거래

대한항공이 저비용 항공(LCC) 자회사 진에어의 기단 현대화를 위해 보잉의 차세대 소형기 737-8(맥스)과 737-800을 대거 대여한다. 통합 LCC 출범을 앞두고 계열사 간 기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 회사인 진에어와 총 4381억2800만 원 규모의 항공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거래는 대한항공이 보유하거나 도입 예정인 항공기를 진에어에 재임대(Sub-lease)하는 방식의 수의 계약으로 진행된다. 거래 대상은 차세대 소형 항공기인 737-8 6대와 기존 운영 중인 737-800 1대 등 총 7대다.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오는 2026년 1월부터 2027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737-8 6대를 진에어에 인도한다. 임대 기간은 기체별로 도입 시점부터 약 8년~9년이며, 계약 종료일은 2034년 1월부터 2035년 4월까지다. 737-8은 기존 기종 대비 연료 효율이 15% 이상 높고 운항 거리가 길어 LCC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핵심 기재로 꼽힌다. 또한 기존에 진에어가 운용하던 737-800 1호기에 대해서도 임대 기간을 연장했다. 해당 기재의 거래 기간은 2026년 6월 4일부터 2032년 6월 3일까지로 설정됐다. 총 거래금액인 4381억 원은 이사회 결의일인 12월 3일 기준 최초 고시 환율(달러당 1469.60원)을 적용해 산출된 예상 임대료 합계다. 대한항공 측은 “737-8 항공기의 경우 제작사의 가격 조정(Escalation) 조건과 임대 시점의 추정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향후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내부 거래는 한진그룹 차원의 기재 전략과 맞닿아 있다.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구매력과 신인도를 활용해 신형 항공기를 확보하고, 이를 자회사인 진에어에 배분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기단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한항공 공시 담당자는 “이번 계약은 사전 이사회 심의 건으로 구체적인 계약 체결일 등은 조정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여객기에서도 초고속 와이파이 가능”…대한항공 등 한진 항공5사, 美스타링크 첫 도입

대한항공을 필두로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한진그룹 산하 5개 항공사가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를 전격 도입한다. 양대 국적 항공사의 통합을 앞두고 기내 서비스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여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대한항공은 자사와 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그룹사 전 항공기에 스타링크의 기내 와이파이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도입 결정은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들의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룹 차원에서 동일한 고품질의 기내 인터넷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어떤 항공사를 이용하더라도 고객들이 끊김 없는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스타링크는 고도 3만6000km에 위치한 기존 정지궤도 위성 방식과 달리 고도 550km의 저궤도(LEO) 위성 8000여 개를 활용한다. 이 때문에 전송 지연이 거의 없고 전파 손실이 적어 비행 중인 항공기에서도 최대 500Mbps에 달하는 획기적인 속도를 구현한다. 이에 따라 승객들은 기내에서 넷플릭스 등 OTT 스트리밍과 온라인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대용량 파일 전송이나 클라우드 기반 업무 등 비즈니스 환경도 지상과 다름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비스 도입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5개 항공사는 올해 말부터 구체적인 도입 준비와 테스트에 착수하며, 실제 서비스 제공은 이르면 2026년 3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주력 기종인 보잉 777-300ER과 에어버스 A350-900에 우선적으로 시스템을 장착하며,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는 2027년 말까지 전 기종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진에어는 보잉 737-8 기종부터 도입을 시작하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역시 기종별 도입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미 에어프랑스·유나이티드항공·에미레이트항공 등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이 스타링크를 도입하며 기내 인터넷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의 이번 결정은 국내 항공 서비스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채드 깁스 스타링크 비즈니스 운영 부사장은 “한진그룹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제 기내에서도 업무 생산성을 유지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스타링크 도입은 FSC와 LCC를 아우르는 한진그룹 전체 고객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여행 경험을 선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 서비스 혁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유가족·국회 압박에 백기”…무안공항참사 공청회 ‘예견된 표류’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의 사망자를 낸 제주항공 2216편 참사 원인을 조사해 온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개최하려던 공청회가 유가족의 반발에 밀려 무기한 연기됐다. 국토교통부 산하 사조위의 구조적 한계 외에도 과학적 조사 영역에 비전문가 집단의 과도한 개입과 이를 방관한 정부의 무책임이 빚어낸 '참사 조사의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조위는 지난 2일 항공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당초 4~5일 이틀간 개최하려던 무안공항 참사 관련 공청회를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사조위는 이날 “유가족 협의회와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특별위원회의 공식적인 연기 요청이 있었고, 현장에서 제기된 안전 우려를 고려했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정치적 외풍에 독립성을 부여받은 조사기관이 '백기투항'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같은 날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 이하 조종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사조위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조치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고, 보다 안전하고 신중한 조사 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사조위 공청회 연기 사태는 무안항공 참사 원인 조사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 희생자 유가족협의회는 사조위가 국토교통부 산하에 있어 공정한 조사가 불가능하다며 '대통령 직속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를 요구해 왔다. 유가족측은 올해 중순까지 사조위의 활동을 '국토부의 셀프 조사'로 규정하고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 따라서, “유가족단체가 추천하는 위원을 조사단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조종사협회도 지난 7월 성명서를 통해 “사고 조사에 유가족 단체가 지정하는 외부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조사 진행 전 과정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와 항공학계의 입장을 다르다. 유가족 및 조종사 단체의 요구가 국제 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ICAO Annex) 13과 사조위 운영 규정 제29에 따르면, 항공기 사고 조사는 이해관계가 없는 객관적인 전문가에 의해 독립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피해 당사자가 추천한 인사가 조사관으로 참여할 경우 조사의 목적이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에서 '책임 추궁'으로 변질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족의 슬픔은 이해하지만 피해자측 인사를 조사관으로 임명하라는 것은 피고인이 판사를 지정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논리"라며 “이는 조사의 신뢰성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자충수"라고 지적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사조위원·항공사고조사단 전원을 참사의 사고 조사 업무에서 배제해 달라는 기피 신청서를 국토부 장관와 사조위에 각각 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기피 신청서를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항철위가 국토부 산하 기관이며, 국토부 지휘를 받은 만큼 공정한 직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얼마든지 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을 '세월호 사고 조사의 재판(再版)'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한 전문가는 “객관적으로 보면 세월호 사고 때처럼 사조위의 과학적 조사를 무시하고 유족 단체가 일방적으로 여론을 끌고 가는 듯해서 걱정"이라며 “어떻게든 조사 기관의 독립성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일단 목소리 내는 쪽이 유리하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ICAO 규정상 항공 사고 조사 기관의 독립성은 정부 뿐만 아니라 이해 당사자인 유가족과 여론으로부터의 독립도 포함되는데 지금은 그 원칙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또 “지금까지 일어났던 항공 사고 조사는 어떻게 믿었느냐"며 “국내 최고 전문가들을 신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종사협회 역시 사고 조사의 핵심 증거물인 비행 기록 장치(FDR)와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 등 민감 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국토부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유가족들이 사조위 위원 전원에 대한 기피 신청을 내고 삭발 투쟁을 벌이는 동안 “장관으로서 조사에 개입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 뒤에 숨었다. 사고 수습과 정책의 실무 책임자인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사조위 당연직 상임위원이지만 이해 상충 문제로 조사에서 배제된 주 실장은 공청회 파행 과정에서 아무런 조정 역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언급한 업계 전문가는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의 태도가 딱하다"며 “어차피 사고에 도의적·행정적 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욕을 먹더라도 배포 있게 나가서 조사의 당위성을 설득하고 사조위의 방패막이가 돼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국회 또한 사태 해결보다는 갈등에 편승하고 있다. 국회 특위는 사조위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입법 논의 대신 의견 청취에 관한 행정절차법 제22조에 명시된 공청회 연기를 공식 요청하며 사조위의 손발을 묶었다. 이는 입법부가 조사 일정에 개입한 월권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무안공항 참사 조사는 '과학과 규정'이 아닌 '감정과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날 소위원회를 열고 사조위를 국토부에서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함을 골자로 한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2월 29일 사고 직후 부터 끊이지 않았던 사조위의 소속 변경 주장이 1년 만의 법안 통과로 이뤄진 셈이다. 이로써 사조위는 출범 19년 만에 상급 기관이 바뀌게 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방산 최초 ‘R&D·마케팅용’ K-9 자체 보유…수출 탄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방산 업체 최초로 수출과 연구·개발(R&D)을 위한 무기 체계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게 됐다. 군에서 장비를 빌려 쓰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일 경남 창원3사업장에서 'R&D 및 마케팅용 K-9A1 자주포 출하식'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출하된 장비는 내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방위사업법 개정안(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대표 발의)에 따른 첫 사례다. 개정안은 방산 업체가 수출이나 국방 R&D를 목적으로 방위사업청장의 승인을 받아 방산물자를 직접 생산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동안 국내 방산 기업들은 해외 전시회 참가나 성능 시험을 위해 군에서 운용 중인 장비를 대여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 절차에만 통상 2~3개월이 소요됐고, 대여료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도 적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법 개정에 따라 수출 주력 제품인 K-9A1을 시작으로, 현재 포탑 완전 자동화 기술을 개발 중인 K9A2 자주포와 보병 전투 장갑차(IFV) '레드백' 등도 자사 소유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장비 1대당 연간 약 1억 원의 대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해외 고객의 요구에 맞춘 개조·개발 및 성능 시험을 즉각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군 입장에서도 대여로 인한 전력 공백 우려를 덜 수 있어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의 제도적 지원 덕분에 제품 혁신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K-방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기선 HD현대 회장 “엄중한 현실 직시, 2030년 매출 100조 시대 연다”

HD현대가 오는 203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조선·건설기계 부문의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미래 신사업을 육성해 글로벌 복합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4일 HD현대는 지난 3일부터 이틀 간 이틀간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그룹 경영 전략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기선 회장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경영진 32명이 참석해 미래 성장 전략과 실행 로드맵을 확정했다. 이번 회의는 조선 발주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 경쟁사들의 추격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HD현대는 △친환경·디지털·AI 전환 가속화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신성장 분야 육성을 3대 축으로 삼아 향후 5년 내 매출 100조 원 고지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핵심 전략은 주력 사업의 '체급 키우기'다. 조선 부문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건설기계 부문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에너지와 전력기기 사업의 내실화도 추진한다. 정유·석유화학 사업은 원가 경쟁력 회복과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호황기를 맞은 전력기기 사업은 생산능력 확충을 통해 글로벌 전력망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속도를 낸다. 로보틱스·자율 운항·전기 추진·소형 모듈 원자로(SMR) 등 신사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정기선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이 그룹의 변화와 도약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하며 “주력 사업들이 직면한 엄중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리더들부터 HD현대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해 미래를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로드맵은 단순한 목표가 아닌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강력한 실천 의지"라며 “2026년을 기점으로 전 사업 부문의 잠재력을 폭발시켜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휴비스 R&D 센터 김춘기 부장, 친환경 섬유 개발 공로 ‘대통령 산업포장’ 수상

휴비스는 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R&D센터 김춘기 부장이 산업기술진흥 유공 산업포장을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주관하는 이 포상은 매년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한 신기술 개발 및 실용화 유공자를 선정해 수여한다. 김춘기 부장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재활용 섬유와 생분해 섬유 개발을 주도하며 국내 소재 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산업포장의 영예를 안았다. 2007년 휴비스에 입사한 김 부장은 세계 최초로 화학 재생 LMF(저융점 접착 섬유)인 '에코에버 엘엠(Ecoever LM)'을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소재는 자동차 대시 보드·헤드라이너·시트 등 내장재에 주로 사용된다. 특히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강화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폐차 처리 지침(ELV)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김 부장은 생분해 PET 섬유 '에코엔(ecoen)' 개발을 통해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에도 기여했다. 에코엔은 매립 시 3년 이내에 생분해되는 친환경 섬유로, 의류와 보호복은 물론 선거철 폐현수막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박성윤 휴비스 R&D센터장은 “이번 수상은 휴비스의 연구·개발(R&D) 역량과 기술 혁신 노력이 집약된 결과"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친환경 제품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소재 산업의 자립을 이끄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AI 서버·아이폰17 호조에 삼성전기·LG이노텍 ‘따뜻한 연말’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전자부품사들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및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애플 '아이폰17' 효과가 겹치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216억원, 3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34% 증가가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3분기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하며 이미 반등 흐름을 확인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 생태계의 핵심 부품 공급사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고성능 AI 서버 투자가 이어지면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영향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기본 소재로 꼽힌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고밀도 패키지 기판으로, AI 시대 데이터 전송 속도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는 MLCC 시장 규모가 올해 150억달러(약 22조원)에서 2030년 219억3000만달러(약 32조원)로 성장하며 연평균 7.9%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글로벌 MLCC 시장은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약 40% 점유율로 1위, 삼성전기가 20%대로 2위를 유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패키지 기판 부문에서도 FC-BGA는 AI 서버 수요 확대와 함께 성장세가 가파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 내 FC-BGA 매출 비중이 올해 40% 중반에서 2026년 5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아이폰17 시리즈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카메라 모듈과 모바일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성장에 직결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RF 모듈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 기판 공급이 확대됐고, 기술 장벽이 높은 RF-SIP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기판소재사업부 역시 고성능 기판 수요가 증가하며 개선 속도가 빠르다. 실제로 3분기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5% 성장했다. LG이노텍이 2022년부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온 FC-BGA는 올해부터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PC·서버용 제품 공급이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분기부터 관련 매출 기여가 본격 반영되면서 기판소재사업부 실적이 더 뚜렷하게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7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AI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면서 고부가 기판·MLCC·모듈 업체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AI 서버 수요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부품업계 분위기가 당분간 긍정적으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을 발판으로 두 회사 모두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꼽히는 유리기판 시장 선점에 나섰다. 최근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손잡고 유리기판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 제조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글라스 코어는 기존 유기기판보다 평탄도가 높고 열팽창률이 낮아,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반도체에 적합한 차세대 소재로 평가된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며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MLCC와 함께 차세대 성장 축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광학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기판과 모빌리티 부품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대하고 있다. 차량용 라이다(LiDAR)·레이더와 로봇용 비전센서 등 차세대 센싱 부품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진출도 본격화했다. 미국 아에바와 초장거리 라이다 모듈을 공동 개발하고, 국내 4D 이미징 레이더 전문기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투자해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S일렉트릭, 초고압변압기 증설…북미 공략 강화

LS일렉트릭이 부산 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제2 생산동을 준공하고,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초고압 변압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LS일렉트릭은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에 위치한 부산 사업장에서 제2생산동 준공식을 가졌다고 4일 밝혔다. LS일렉트릭은 1008억 원을 투자해 부산사업장 내 연면적 1만8059㎡ 규모의 2생산동 증설을 마치고 생산에 돌입한다. 2생산동은 1생산동과 비교해 연면적은 30% 더 크며, 생산능력(캐파)은 1.3배 더 많다. LS일렉트릭 부산 사업장은 154킬로볼트(㎸)급부터 550㎸급까지 초고압 변압기 전 라인업에 걸쳐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은 국내에서 유일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기지다. 이번 증설로 LS일렉트릭 부산 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2000억원에서 6000억 원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 능력을 강화해 정부의 HVDC 송전망 구축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부산 사업장은 이를 통해 내년도 사업장 단독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글로벌 초고압 전력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증설을 추진한 것"이라며 “2010년부터 42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완전체로 거듭난 부산사업장을 글로벌 초고압 시장의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준공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시험 설비를 갖추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부산사업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LS일렉트릭은 물론 K-전력 산업의 도약을 이끌어갈 핵심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수전해·전지·철강까지…현대차 ‘수소 모빌리티 리더십’ 전방위 구축

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산업 박람회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행사장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시 부스였다. 수소박람회 행사장 내 전시공간 상당 부분을 수소 승용차 '넥쏘'와 수소 트럭 '엑시언트', 수소 전기버스 등 수소 모빌리티가 차지하며 현대차그룹의 K-수소 리더십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에너지경제신문 기자를 포함한 방문객들의 궁금증도 현대차그룹이 집중 홍보하고 있는 수소 모빌리티 구현에 필요한 엔진과 수소 생산 기술에 집중됐다. 수소 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나 전기자동차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적용 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관람객들은 모빌리티 전시물 주변에 놓인 수소 자동차 엔진과 저장 탱크, 수전해 생산 설비에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수소 브랜드 'HTWO' 공동 부스를 마련하고, △수소 생산 △수소 충전 및 저장 △수소 모빌리티 △산업 애플리케이션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기술과 역량을 다양한 실제 적용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수소자동차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등 계열사 7곳을 중심으로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쳐 기술 개발과 생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수소는 지구상의 원소 중 가장 많아 운반, 공급하는 인프라를 갖춘다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날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하기 전 취재기자진에 “작년에 비해 올해 투자가 늘었고 정부 측 관심도 높아져서 수소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가 발전 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나 싶다"며 “수소는 사용 용도와 지역 등의 면에서 활용 가치가 충분히 높기 때문에 현대차그룹도 수소에 대해 주도권을 글로벌 관점에서 놓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자동차 같이 수소 기술을 적용한 제품(애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부품에서 드러났다. 출시 7년 만에 선보인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넥쏘'와 사용처가 늘고 있는 수소전기버스 옆에는 수소연료전지 엔진이 놓였다. 수소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더 우수한 수소차 엔진을 만들기 위해 서로 경쟁 중이다. 수소연료전지 엔진은 수소와 산소를 전기분해로 반응시켜 발생하는 전기로 동력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연료전지로 더 많이 이동하려면 수소와 산소가 반응하는 공간인 '유막' 사이를 얼마나 더 얇게 만드느냐가 주요 관건 중 하나다. 전시 현장에 있던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수소 자동차는 충전 시간이 짧고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며 “아직은 (버스나 트럭 등)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 엔진이 적용되고 있지만, 수소 인프라 확대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상용차 뿐만 아니라 승용차도 경쟁력이 높아지므로 이때를 대비해 수소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생산·저장·운반 인프라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는 수소 연료전지의 역반응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고순도의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그룹은 2027년 준공 예정인 울산 수소 연료전지 신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PEM 수전해 시스템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압력 700바(bar) 규모의 이동형 수소 충전소 △액체수소 저장 탱크 △수소연료전기 발전기 △수소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등도 선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반응성이 빠르고 재생에너지 연계가 쉬우며 설계를 간소화했다는 특징이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수소 연료전지 기술을 이미 확보했고 관련 부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기술로 PEM 수전해 사업을 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 산업 생태계의 일환으로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건립을 준비 중인 연산 270만톤 전기로 제철소의 청사진도 공개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의 마중물로 불리는 직접환원철(DRI) 전기로로 강판 등의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쓰는 기술이다. 이 전기로에서는 2029년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우선 석탄보다 탄소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로 철광석을 환원하고, 수소환원제철이 상용화되면 천연가스 대신 수소를 DRI 공정에 투입하게 된다. 아울러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부생 수소도 발전 등에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장의 현대제철 관계자는 “루이지애나주에 세울 제철소는 대부분 냉연 공정으로 이뤄지고, 이 중 상당 부분은 차량용 강판 제조에 쓰일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공장 뿐만 아니라 북미 지역의 다른 글로벌 완성차 공장에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의미에 관해서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북미 지역에 수출해온 차량용 강판 물량이 최근 미국 정부의 철강 관세 부과 문제에 부딪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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