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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사관학교 통합론 불 지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빤쓰런’

최근 군 안팎이 육·해·공 3군의 사관학교를 통폐합하는 이른바 '통합 사관학교' 창설 논란으로 뜨겁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통합 사관학교론에 불을 지피자 각 군 총동창회와 예비역 단체들이 “각 군의 고유한 전통과 전문성을 훼손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그런데 찬반 여론을 수렴하고 갈등을 조율해야 할 관련 공청회 자리를 국방부가 오는 26일 개최한다고 발표하고선 정작 안 장관이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장관 참석 여부가 공청회 개최에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며, 김홍철 정책실장이 공청회를 주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이 주도해 거대한 국방 개악안을 던져 놓고서 정작 십자포화에 가까울 이해 관계자들의 비판이 쏟아질 껄끄러운 소통의 자리에는 나타나지 않고 실무진 뒤로 숨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무책임한 행보는 안 장관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탈영(군무 이탈) 의혹'을 자연스럽게 소환한다. 과거 방위병으로 고향인 전북 고창에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제기한 탈영 의혹에 대해 명쾌한 해명 조차 못한 장관이 이제는 국가 안보의 백년대계가 걸린 핵심 정책의 공청회마저 회피하는 모양새다. 때문에 “과거엔 탈영 의혹을 남기더니 이제는 국방 정책마저 '빤쓰런' 하느냐"는 조소가 터져 나온다. '빤쓰런'이란 2011년 강화도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일부 선임병들이 위기 상황에서 후임병들을 버려두고 속옷 차림으로 줄행랑을 친 데서 유래한 말로,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이나 체면은 모두 내팽개치고 오직 자기만 살겠다고 허겁지겁 달아나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조롱할 때 쓰인다. 명색이 대한민국 국방부의 수장이라는 자가 논란에 거대한 산불을 내놓고 쏟아지는 비판의 화살은 부하 직원들에게 대신 맞게 한 채 홀연히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책임감을 버리고 달아나는 '빤쓰런'의 본질적인 의미와 절묘하게 겹쳐 보인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책임 있는 공직자라면 반대의 목소리가 클수록 더 앞장서서 설득하고 토론해야 한다. 정책의 불씨만 던져놓고 쏟아지는 세간의 비판의 화살은 면하려는 것이 국방 수장의 올바른 자세일 리 없다. 안 장관이 진정으로 사관학교 통합을 미래 강군 육성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개혁이라고 믿는다면 비겁하게 요리조리 도망칠 것이 아니라 당당히 공청회장에 나와 반대파들과 마주해 쓴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마땅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세계 최초 6K 모니터 들고 나온 삼성…쾰른서 게이밍 생태계 총출동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6K 게이밍 모니터를 앞세워 26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에서 PC·콘솔·모바일을 아우르는 통합 게이밍 생태계를 선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90㎡(약 330평) 규모 전시장에 게이밍 모니터부터 TV·모바일·SSD·헤드셋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한데 모은다. 이 자리에서 2027년형 오디세이 게이밍 모니터와 포터블 SSD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했다. 삼성전자는 '#PlaySamsung' 슬로건 아래 △오디세이 존 △갤럭시 존 △게이밍 허브 존 △T1 존 등 4개 전시 공간을 꾸렸다. 오디세이 존의 중심은 세계 최초 6K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8'이다. 최대 240Hz 주사율의 4K OLED '오디세이 OLED G8', 무안경 3D 모니터 '오디세이 3D'도 함께 전시돼 모니터 라인업이 총출동했다. 방문객은 오디세이 모니터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붉은사막' 등을 체험할 수 있고, 이들 게임에는 제작자 의도를 정확히 구현하는 HDR10+게이밍 기술이 적용됐다. 고성능 SSD '9100 PRO'와 토너먼트급 사운드의 'JBL 퀀텀 950' 헤드셋도 함께 전시돼 기기 간 시너지를 보여준다. 갤럭시 존에서는 모바일 게이밍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탑재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갤럭시 S26 울트라', 저지연 게이밍 모드를 지원하는 '갤럭시 버즈4 프로',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초고속 포터블 SSD 신제품이 전시된다. 특히 AI 기반 '뉴럴 프레임 퓨전'이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갤럭시 Z 폴드8'에 새롭게 탑재돼 픽셀과 프레임을 실시간 생성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 장시간 고사양 게임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지원한다. 방문객은 '원신', '아스팔트 레전드', '왕자영요' 등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게이밍 허브 존에서는 별도 기기 연결 없이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는 '삼성 게이밍 허브'를 OLED TV(S95H)·갤럭시 S26 울트라·JBL 퀀텀 650로 체험할 수 있고, T1 존에서는 세계적 e스포츠팀 T1의 실제 게임 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부스 전체를 한국 PC방 콘셉트로 꾸며 K-컬처 체험 요소도 더했다.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스페이셜 사이니지'를 활용해 관람객이 '페이커' 이상혁 선수 등 T1 선수단 한 명을 선택하면 마치 함께 있는 듯한 입체 화면을 실시간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27~28일에는 펍지 모바일을 활용한 '플레이갤럭시 컵' 월드 파이널이 열려 글로벌 예선을 통과한 10팀이 결승을 치른다. 27일에는 2027년형 오디세이 모니터 풀라인업 언베일 행사와 포터블 SSD 신제품 출시 행사도 진행된다. 한국을 포함한 유럽·북미·동남아·중동·아프리카 등 22개 법인은 삼성닷컴에 게임스컴 연계 페이지를 마련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게임스컴 2026 기념 모니터 특별기획전'을 통해 행사 모델 대상 최대 10%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AI 구독클럽으로 게이밍 모니터를 구매하면 'XBOX 게임패스' 3개월 이용권을 증정하는 등 2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최승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모바일·모니터·TV·SSD·헤드셋까지 게이밍에 필요한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아우르는 풀스택을 갖췄다"며 “삼성전자의 게이밍 생태계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게이밍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고품질 기기와 서비스를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엔비디아 가격 인상에 커진 몸값…삼전닉스, 웃지 못하는 이유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강자 엔비디아가 내년 초 출하분부터 서버 가격을 15% 이상 올리기로 하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둘러싼 힘의 균형이 뒤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가격이 치솟은 여파로, 그동안 그래픽처리장치(GPU) 하나로 시장을 좌우해온 엔비디아마저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전닉스) 눈치를 봐야 하는 '슈퍼 을'의 처지가 되면서다. 뒤에서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잇단 기업공개(IPO)로 실탄을 채우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고, 안에서는 정부발 산업정책 변수까지 겹치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 메모리 협상력은 세졌지만…'양날의 검' 우려 26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초 출하분부터 AI 반도체 탑재 서버 가격을 15% 넘게 인상할 예정이다. 차세대 '베라 루빈'과 현재 주력인 '그레이스 블랙웰' 탑재 시스템이 모두 대상이다. 가격 인상의 배경은 메모리 품귀다. 엔비디아 AI 가속기가 제 성능을 내려면 D램을 여러 층 쌓아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HBM이 필수인데, 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으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은 올해 2분기 전분기 대비 53~58% 뛴 데 이어 3분기에도 13~18% 추가 상승할 전망이다. 매출총이익률이 75%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엔비디아조차 이 비용을 가격에 반영했다는 것은, 그만큼 메모리 업체의 협상력이 강해졌다는 방증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앞서 애플과 퀄컴도 메모리 품귀를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이미 올린 바 있다.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 역시 HBM과 D램이 대량으로 필요한 만큼 메모리 업체의 위상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가격 상승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미 IT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일부 서버 업체는 고객사에 최대 17%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통보했고, 이 경우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이 최소 50억달러(6조9000억원) 늘어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5일 제주 대한상의 포럼에서 “반도체 가격은 떨어져야 한다. 지금 가격은 비정상"이라며 “마진율을 낮춰서라도 공급을 늘리고 시장을 같이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위기감의 연장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 AI 인프라 투자 자체가 위축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메모리 업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돈 몰리는 中반도체, 갈라지는 해외 투자처 바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매섭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22일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모회사 창장춘추홀딩스의 과창판(중국판 나스닥) IPO 신청서를 수리했다. YMTC는 이번 상장으로 330억 위안(6조8000억원)을 조달해 생산라인 증설과 연구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며,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대 3300억 위안(68조1000억원)으로 평가된다. 이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중신궈지(SMIC)에 이어 과창판 역대 세 번째 규모다. 독자 기술 '엑스태킹'과 232단 3D 낸드를 앞세운 YMTC는 올 1분기 매출이 470억 위안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섰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기준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도 14%까지 올라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1위 삼성전자 25%, 2위 SK하이닉스 22%). 앞서 상장한 CXMT는 첫날 공모가 대비 465.82% 급등하며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로 뛰어오른 바 있어, 후발 업체들의 자금력 확보를 통한 기술 추격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해외 투자처를 놓고는 미국과 일본 사이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미 대만 TSMC가 용수 확보에 강점을 지닌 규슈 구마모토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고, 메모리 3위 마이크론도 총 1조5000억엔 규모(정부 지원 최대 5360억엔 포함) 투자로 혼슈 히로시마에 신규 팹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혼슈 도호쿠 지방 미야기현에 팹을 지을 경우 TSMC·마이크론에 이은 세 번째 외국계 반도체 생산거점이 되는 셈이다. 해당 부지는 일본 금융사 SBI와 대만 파운드리 PSMC의 합작 팹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그대로 남은 곳으로, 용수·전력·물류·주거 등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야기현은 일본 정부가 규슈·홋카이도와 함께 육성 중인 반도체 3대 거점 중 하나로, 도쿄일렉트론 등 장비 기업의 생산거점이자 도호쿠대의 인력 양성 기반이 맞물려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일본은 전력·재료 등 필요한 생태계가 모두 갖춰진 훌륭한 후보지"라며 도쿄일렉트론 등 일본 소부장 기업과의 상시 협력이 한일 반도체 생태계를 넘어 양국 경제안보 차원의 의미를 지닌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미국은 자국 유치를 노골화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마이크론 팹 착공식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결국 미국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압박성 발언을 내놨다. 다만 업계에서는 확실한 인센티브와 전문 인력, 공급망이 부족한 미국에 곧바로 팹을 짓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여기에 국내 변수도 겹친다. 20일 최태원 회장에 이어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재명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으로, 호남 클러스터를 포함한 메가프로젝트와 해외 투자가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당초 2기로 계획됐던 SK하이닉스의 호남 클러스터 팹이 4기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의 반도체 국가산단 확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설 부담이 커질수록 해외 투자 여력은 줄어드는 만큼, 업계에서는 국내외 투자 배분을 둘러싼 삼전닉스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빅테크 고객사와의 접근성이, 일본은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이 강점"이라며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팹의 입지는 정치적 요구보다 전력·용수·인력 등 사업 경쟁력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현대차 노사, 밤샘 교섭 끝 임협 잠정합의…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자동차 노사가 밤샘 교섭 끝에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잠정합의안이 오는 3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올해 임금협상이 최종 타결된다. 25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오후부터 울산공장에서 1박 2일간 진행한 제17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00%+1270만원, 자사주 15주, 복지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하계휴가비도 20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기술직 신규 채용에도 합의했다. 현대차는 2027년 하반기 200명, 2028년 300명 등 모두 500명의 기술직 직원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 교섭의 주요 쟁점이었던 상여금 50% 인상안은 내년 단체교섭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년 연장은 관련 법률이 개정되면 임금피크제를 확대하지 않고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회사 측이 과거 노조 활동 과정에서 제기한 손해배상·가압류 10건은 모두 해지하기로 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향후 신사업과 신기술 관련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 전환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전날 교섭에서 신규 인력 500명 충원과 간접고용 노동기본권 관련 안건을 먼저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가 기본급과 성과급 등을 포함한 추가 일괄제시안을 요구하면서 오후 5시50분께 교섭이 정회됐다. 이후 회사가 추가 제시안을 내놓으면서 밤샘 협상이 이어졌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총 60시간의 파업을 벌였다. 지난 21일에는 2016년 이후 10년 만에 8시간 전면파업을 단행했다. 오전·오후 근무조를 합산한 생산라인 가동 중단시간은 120시간이다. 자동차업계는 이번 파업으로 약 5만5200대의 생산 차질과 2조3000억원을 웃도는 매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현대차가 확정한 손실액이 아닌 업계 추산치다. 현대차 노사는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파업 여파를 신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안은 아직 잠정안이다. 노조는 오는 31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올해 임금협상은 최종 타결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을 왜 팔았을까 [이슈N트렌드]

글로벌 게임업계 '큰손' 텐센트가 넷마블 지분을 대거 정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텐센트는 글로벌 게임사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에서는 넷마블 지분을 우선적으로 줄인 것이어서다. 업계에서는 텐센트가 게임사에 대한 투자 자체를 축소한 것이라기보다 사업적 시너지를 따져 선택적으로 지분을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텐센트, 넷마블 지분 정리…방준혁 의장 3740억 사재 털어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은 텐센트 계열사 한리버인베스트먼트(Han River Investment)가 보유한 넷마블 지분 18.1% 가운데 13.4%를 약 374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방 의장의 넷마블 지분은 기존 24.93%에서 38.34%로 높아진다. 반면 텐센트 측 지분은 약 4.7%로 낮아진다. 이번 거래는 텐센트가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성사됐다. 방 의장이 해당 물량을 직접 인수하면서 대규모 지분이 시장에 한꺼번에 출회되지는 않았다. 넷마블은 방 의장이 직접 사재를 투입해 최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방 의장의 지분 취득은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 의지를 분명히 하는 한편, 대규모 지분 변동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완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텐센트는 지난 2014년 넷마블의 전신인 CJ게임즈에 5억달러(약 5330억원)를 투자했다. CJ게임즈의 개발력과 텐센트의 중국 퍼블리싱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텐센트는 이번에 넷마블 지분 13.4%를 3740억원에 매각하고 4.7%를 남기게 되는데, 현재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잔여지분 가치를 합산하면 약 5050억원 정도다. 투자원금과 비교하면 12년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은 사실상 크지 않은 셈이다. ◇ 게임사 포트폴리오 재검토 中…시너지 유효성 검토 텐센트는 최근 글로벌 게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 대한 투자 자체를 손본다기보다, 개별 기업과 시너지가 낮다고 판단하면 손을 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텐센트는 프랑스와 일본 등 다수의 게임 개발사의 지분을 정리하고 있다. 프랑스 게임 개발사 돈노드(Don't Nod)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지분 정리를 검토하고 있고, 일본 게임사 마블러스(Marvelous)의 보유 지분 약 20%를 매각하고 1% 미만만 남기기로 했다. 마블러스는 시장의 충격 완화를 위해 자사주 매입 등의 다양한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말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텐센트가 투자 당시 기대한 시너지의 유효성에 따라 투자 철수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6월 “텐센트가 성과가 미진한 게임 스튜디오 정리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지분을 해당 기업 경영진에게 되팔면서 손실을 감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 크래프톤·시프트업까지 번지진 않을 듯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 중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크래프톤과 시프트업 정도다. 텐센트가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은 14.0%, 시프트업 지분은 약 34.7%로 확인된다. 다만 텐센트가 이들 기업과 공고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 재구성 방침이 크래프톤이나 시프트업에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텐센트와 함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동 개발했으며, 텐센트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퍼블리싱을 전담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텐센트의 유통망을 거쳐 발생하는 구조다. 히트작인 '승리의 여신: 니케' 외에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작 '프로젝트 스피릿'에 대해 텐센트와 공동 개발 및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넷마블의 경우에도 텐센트와 지분 관계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사업적 협력 관계는 지속될 전망이다. 넷마블 측은 “지분관계 변동과 별개로, 넷마블과 텐센트 간 사업적 협력 관계는 차질 없이 지속된다"면서 “양사는 그동안 구축해 온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게임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앞으로도 협력을 이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카카오게임즈, 캐주얼 두뇌 트레이닝 게임 ‘오늘두호두’ 출시

카카오게임즈가 캐주얼 두뇌 트레이닝 신작 '오늘두호두'(개발사 벨루가)를 국내 정식 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벨루가는 인지기능 측정 및 치료 전문 스타트업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과 인지과학자, 뇌공학자 등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경과학 및 인지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오늘두호두'는 다채로운 캐주얼 게임으로 기억력과 주의력, 실행능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5가지 핵심 영역을 균형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술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인지기능 강화 기법을 적용했으며, 신뢰도 높은 인지기능 측정과 훈련 피드백을 바탕으로 이용자가 자신의 인지기능 상태와 훈련 성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대차 노사, 신규 인력 500명 충원 합의…임금안 놓고 교섭 정회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신규 인력 500명을 충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기본급과 성과급 등 핵심 임금안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해 교섭을 정회했다. 2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7차 본교섭에서 신규 인원 500명 충원과 간접고용 노동기본권 관련 안건을 합의 처리했다. 노사는 남양연구소와 전주·아산공장, 국내 판매 등 사업부별 지역 안건에 대한 실무협의 진행 상황도 확인했다. 지난 21일 10년 만의 8시간 전면파업을 벌인 이후 사흘 만에 다시 마주 앉아 일부 안건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기본급과 성과급 등 임금성 안건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가 임금성 안건을 포함한 추가 일괄제시안을 요구하면서 교섭은 이날 오후 5시50분께 정회됐다. 회사는 노조 요구를 토대로 추가 제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5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 연장과 노조 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 복직도 주요 요구안에 포함됐다. 회사는 앞선 교섭에서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 자사주 15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정년 연장은 관련 법 개정 이후 논의하고, 해고자 복직 문제는 당사자 의사와 여건을 확인한 뒤 연말까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노조는 교섭 재개에 따라 이날 예정했던 근무조별 4시간 부분파업을 유보했다. 그러나 25일로 예정된 4시간 부분파업은 아직 철회하지 않았다. 파업 실행 여부는 회사의 추가 제시안과 교섭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의 올해 누적 파업시간은 조합원 기준 60시간이다. 오전·오후 근무조가 각각 파업해 생산라인 가동 중단시간은 120시간에 달한다. 자동차업계는 누적 생산 차질을 약 5만5200대로 추산하고 있지만 현대차가 확정한 수치는 아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탄소가격은 높을수록 좋은가…독일이 한국에 던진 질문 [이창언의 지속가능성 나침반]

유럽의 기후 규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독일 연방내각은 독일 연료배출권거래법(Brennstoffemissionshandelsgesetz·BEHG) 개정안을 의결하고, 2027년에도 이산화탄소 1톤당 55~65유로의 가격구간(Price Corridor)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법대로라면 2027년부터 독일의 국가 탄소가격이 기존 EU 배출권거래제(EU ETS1) 가격과 연계될 예정이었다. 독일은 이를 한 해 더 안정적인 가격구간 안에 두기로 한 것이다. 아직 의회 입법 절차는 남아 있다. 한편 EU 건물·도로교통 배출권거래제(Emissions Trading System 2·ETS2)​는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기존 EU ETS와 별도의 시장으로, 건물·도로교통과 일부 추가 부문의 연료배출을 대상으로 한다. 독일의 선택은 이런 과도기에 기업과 가계에 가격의 예측 가능성을 한 해 더 제공하려는 조치로 읽을 수 있다. 이를 기후정책의 후퇴라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 독일이 탄소에 가격을 매기는 원칙을 포기한 것도, 기존 EU ETS를 완화한 것도 아니다. BEHG는 주로 난방과 도로교통에 사용되는 연료의 배출을 다루는 독일의 국가 제도다. 철강·발전 등 기존 EU ETS나 수입제품의 탄소비용을 조정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는 구별된다. 핵심은 탄소가격 신호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가격 충격과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데 있다. ◇ 가격표보다 중요한 '시장 설계' 독일의 선택에서 더 주목해야 할 것은 55~65유로라는 숫자보다 시장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정부안은 한 계정이 경매에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입찰물량을 기존 50%에서 20%로 낮추고, 2026년 배출권을 2027년 의무이행에 사용하는 이월도 제한한다. 독일 에너지·수도산업협회(BDEW)는 이러한 조치가 과도한 청약을 줄이고 기업이 경매 참여에 동원해야 하는 자금과 금융비용을 낮추며 차익거래 유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가격 안정 논의와 별개로 독일의 에너지 전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 젤레스트라(Zelestra)는 지난 2월 독일 북동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Mecklenburg-Vorpommern)​의 27.5MWdc 규모 클레베노우(Klevenow) 태양광 발전사업 건설 상황을 공개했다. 당시 회사는 연간 약 2만8700MWh의 전력 생산과 30MWh 규모 배터리저장장치(BESS) 개발 계획을 제시했다. 이 사업을 이번 BEHG 개정의 결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가격 충격을 관리하는 것과 탈탄소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서로 모순되는 선택은 아니라는 점은 보여준다. ◇ K-ETS 4기가 풀어야 할 '가격의 질' 독일의 선택은 제4기(2026~2030)에 들어선 한국 배출권거래제(K-ETS)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난 8월 14일 한국거래소에서 2025년 할당배출권(Korean Allowance Unit 2025·KAU25) 종가는 톤당 2만7650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2025년 11월 약 1만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던 때와 비교하면 상당한 상승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가격의 높고 낮음만이 아니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탄소가격을 얼마나 더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기업이 5년, 10년 뒤 탄소비용을 가늠하고 설비교체와 에너지효율,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기술에 투자할 수 있을 만큼 가격 신호를 신뢰할 수 있는가"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은 감축 유인을 약화시키지만, 급격한 가격 변동 역시 장기투자를 어렵게 한다. 이것이 탄소가격의 '수준(Level)'만큼 '질(Quality)'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이 제4기 배출권시장에서 한국형 시장안정화예비분(Korean Market Stability Reserve·K-MSR)​을 도입한 것도 이런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정부는 공급 과잉 때 경매를 줄여 공급량을 조절하고, 공급 부족 때는 예비분을 추가 공급하는 방식을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다만 2026년에도 세부적인 설계와 운영기준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관건은 제도를 얼마나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가에 있다. K-MSR이 정부가 상황에 따라 임의로 가격을 움직이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급 조정의 기준과 절차를 사전에 명확히 하고 시장 참여자가 대응을 예측할 수 있는 '규칙 기반의 안정화 장치'​로 운영해야 한다. ◇ 더 센 가격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가격 그렇다고 유럽 시장의 탄소비용 신호가 약해진 것은 아니다. 2026년 2분기 CBAM 인증서 가격은 톤당 75.28유로로 공표됐다. 실제 한국 수출기업의 부담은 제품의 내재배출량과 EU의 무상할당 조정, 한국에서 실제 지불한 탄소가격의 공제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유럽이 탄소비용을 무역과 투자 판단에 반영하는 방향을 거둔 것은 아니다. 기후정책의 성패는 가장 높은 탄소가격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감축 신호는 분명하게 주되 기업과 가계가 준비할 시간을 제공하고, 시장 참여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전환 경로를 만드는 데 있다. 앞선 CSRD의 조정에서 보았듯 탄소시장 역시 강도만을 겨루기보다 예측 가능성과 실효성을 함께 높이는 '실용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탄소가격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더 센 가격이 아니라, 더 신뢰할 수 있는 가격이다. * 이창언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창업컨설팅학과 교수 / 우석대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주임 교수 / 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차 어때] “회장님 차 넘어선 신선놀음”…더없이 완벽한 진화 ‘더 뉴 S클래스’

구름 위를 달리고 있구나. 메르세데츠-'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타고 강원 영월을 달리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산길에서도 거친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았고, 5m가 넘는 차체는 굽이진 길에서도 놀라울 만큼 부드러웠다. 흔히 '회장님 차'로 불리지만, 단순히 뒷좌석을 위한 차라고 하기엔 부족했다. 운전하는 사람에게도, 타는 사람에게도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했다. 이날 시승은 영월에서 출발해 횡성까지 74km를 달린 뒤 다시 횡성에서 영월의 청령포를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 총 156km 코스로 진행됐다. 시승 모델은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450 4MATIC Long AMG라인'이다. S클래스는 대표적인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이지만 오너가 직접 운전하는 경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출발 코스는 75분, 복귀 코스는 95분으로 세시간 가량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을 오가며 운전자의 주행감과 탑승자의 승차감을 모두 경험했다. ◇ 폭우 속에서도 '비단 위'…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 가는 길에는 시야를 가릴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그런데 차에 올라타자 빗길을 달리고 있다는 느낌이 좀처럼 들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인 건 노면을 타고 올라오는 충격을 받아내는 서스펜션이었다. 빗물에 잠기다시피 푹 젖은 도로를 달리는데도 차가 미끄러지거나 흔들리는 불안한 느낌이 거의 없었다. 시속 100㎞를 넘긴 상태에서 과속방지턱을 지나도 '덜컥'하는 충격 대신 '달칵' 하고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대형 세단 특유의 묵직함은 분명히 느껴지는데 노면의 거친 움직임은 상당 부분 걸러냈다. 벤츠는 S클래스에 적용된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에 지능형 댐핑 소프트웨어를 더해 노면 상태에 따라 각 바퀴의 감쇠력을 조절한다고 설명한다. 과속방지턱이나 노면 요철처럼 차체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을 미리 감지해 전자적으로 댐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일반 도로와 고속 구간, 굽이진 길과 흙길 구간을 오가는 동안 승차감의 편차가 크지 않았다. 가속도 독특했다. 시속 50㎞에서 100㎞까지 한번에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흔히 느끼는 특유의 '확 치고 나가는' 감각이 없었다. 몸이 뒤로 확 쏠리거나 속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느낌도 크지 않았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보니 속도계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가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뜨면 어느 순간 속도가 붙어 있다. 시승차에는 직렬 6기통 3.0ℓ 가솔린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맞물려있다. 최고출력은 381마력, 최대토크는 57.1kgf·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다. 숫자만 보면 꽤나 공격적인 성능이지만 실제 체감은 힘을 쏟아낸다기보다는 조용히 끌어올리는 느낌에 가까웠다. ◇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만든 여유…조수석에선 '신선놀음' 이날 시승 코스에는 회전교차로와 구불구불한 코너 구간이 유독 많았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 산길을 달리면서 S클래스의 움직임을 제대로 확인했다. 뉴 S클래스의 차체는 길이 5305㎜, 휠베이스 3216㎜에 달한다. 길이가 5m를 훌쩍 넘는 대형 세단이지만 길고 긴 코너 구간에서도 차체가 크게 쏠리지 않았다. 차가 상당히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중심을 잡았다.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구불구불한 산길이 10㎞가량 이어졌다. 단 1초도 직선으로 달리는 구간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코너가 계속됐지만, 차체가 크게 흔들리거나 좌우로 흐트러지는 느낌은 적었다. 벤츠는 뉴 S클래스에 모델에 따라 4.5도 또는 최대 10도까지 뒷바퀴를 조향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후륜 조향 시스템)을 적용했다. 뒷바퀴가 함께 방향을 잡아주면서 긴 차체의 회전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덕분에 운전석에서는 차체 크기가 실제보다 작게 느껴졌다. 굽이진 길을 달리니 직선 도로에서 잘 느낄 수 없었던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존재감도 드러났다. MB.OS 기반의 스티어링 휠 보조는 차선에서 벗어날 때 '톡' 하고 가볍게 건드리는 듯한 느낌으로 조향에 개입했다. 거의 90도로 꺾이는 코너 구간 내내 시속 50㎞ 안팎으로 달리며 브레이크를 거의 밟지 않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었다 붙이는 정도로 속도를 조절했다. 그런데도 코너에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차체 움직임은 더없이 부드러웠다. 운전자가 차를 억지로 붙잡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차가 알아서 중심을 잡아주는 느낌에 가까웠다. 깊은 코너에서는 시트 양쪽의 날개가 몸을 잡아주는 것도 느껴졌다. 차가 방향을 바꾸면서 바깥쪽으로 밀리려는 순간 시트가 몸의 움직임까지 잡아주니 코너를 연달아 돌아도 피로감이 크지 않았다. 반대로 돌아오는 길에는 운전대를 넘기고 조수석에 앉았다. 청령포로 향하는 구간 역시 코너가 이어졌지만, 운전석에서 직접 차를 제어할 때와 다르지 않은 승차감이었다. 동승자 입장에서는 이 정도로 굽은 길이 계속되면 멀미를 할 법도 한데 예상보다도 훨씬 편안했다. 산을 끼고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는 동안 정면으로는 안개 낀 산이 가득 들어왔다. 편안하고 조용한 승차감에 고즈넉한 풍경까지 더해지자 시승이 아니라 신선놀음을 하고 있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조수석에서는 게임을 잠시 해보거나 뉴스 콘텐츠를 볼 수도 있었다. 뉴 S클래스는 자체 운영체제 MB.OS 기반 MBUX를 통해 LG유플러스의 라이브TV+·티맵 오토·지니뮤직·밀리의서재 오디오북 등 국내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디스플레이 옆에는 환풍구처럼 생긴 장치가 있었다. 바람이 아니라 향을 내보내는 공간이었다. 글러브박스를 열자 향수와 장치가 연결돼 있었다. 차에 타자마자 은은한 숲 향이 느껴졌던 이유를 그제야 알게 됐다. ◇ 리모컨 누르는 '회장님 차'...뒷좌석까지 파고든 MBUX 명색이 '회장님 차'인 만큼 뒷좌석도 빼놓을 수 없다. 청룡포에서 출발지로 돌아오며 뒷좌석에 앉았다. 쇼퍼 드리븐 답게 레그룸은 무릎을 거의 다 펼 수 있을 정도로 넉넉했다. 등받이를 최대 각도로 젖히고 앞좌석을 앞으로 당기자 눕다시피 앉을 수 있었다. 뒷좌석 전용 디스플레이에는 1열과 마찬가지로 MBUX 하이엔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두 개의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돼 크고 선명했다. 공조를 따로 조절할 수 있는 건 기본이고 손바닥만 한 전용 리모컨까지 마련돼 콘텐츠부터 좌석 설정, 선루프와 커튼 등을 조작할 수 있었다. 간간이 차량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안녕, 벤츠"라고 말을 걸고 질문하면 7초 뒤 답이 돌아왔다. 목적지인 청령포에 대해 물었을 때는 청룡으로 잘못 알아듣고 답했고, “벤츠 신임 대표가 누구냐"고 묻자 당일 날짜를 기준으로 대표 이름과 부임 시점까지 정확하게 답했다. 매번 답변이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앞선 대화의 맥락을 듣고 차량이 먼저 말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승차감만 놓고 보면 의외로 뒷좌석보다 조수석이 더 편했다.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작은 노면의 움직임이 조수석보다 조금 더 느껴졌다. 빠르게 달리는 상황에서도 몸 전체가 시트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안정감은 충분했다. 다만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느꼈던 '비단을 깔아놓은 듯한' 감각과는 차이가 있었다. ◇ “이 차 무슨 차에요?"…S클래스의 존재감은 그대로 목적지에 도착할 쯤 교통 통제원이 차를 불러세웠다. 멈춰서니 “이 차가 여러 대 지나가던데 무슨 차냐"고 물었다. 이날 시승 행사 차량은 시간차를 두고 서너 대씩 지나가고 있었다. 여러 대가 지나가는 모습을 이미 봤을 텐데도 다시 차를 세워 어떤 차인지 물어볼 정도로 시선을 끌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S클래스는 외관에도 파격적 변화를 줬다. S클래스 최초로 조명이 들어오는 일루미네이티드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고, 헤드램프에는 트윈 스타 형태의 디지털 라이트를 넣었다. 뒤쪽에는 새로운 스타 테일라이트가 자리한다. 기존의 중후한 인상을 유지하면서도 한눈에 S클래스임을 알아볼 수 있는 고유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졌다. 벤츠코리아 김은중 부사장은 “S클래스 고유의 품격과 존재감을 한층 강화했다“면서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더라도 S클래스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가격은 더 뉴 S-클래스가 1억5400만원~2억7000만원,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가 3억1700만원~4억700만원이다. 시승차인 S450 4MATIC Long AMG라인은 1억9540만원으로, 부분변경 전 2026년형 S450 4MATIC Long(1억9160만원)보다 380만원 올랐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LG화학, 신학기 맞아 ‘두근두근 꿈을 담은 책가방’ 전달

LG화학이 새학기를 앞두고 사업장 인근 아동들에게 학용품을 선물하며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활동은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맞아 시작한 임직원 참여형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부Week'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기부자와 수혜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새학기를 맞아 113명의 아이들이 직접 희망한 책가방, 문구세트, 필통, 노트, 운동화, 미술용품 등을 대상으로 신청 받았으며, 임직원들은 아이들의 사연과 신청 목록을 토대로 선물을 마련했다. 기부에 참여한 LG화학 최윤승 책임은 “아이들이 받고 싶었던 선물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제가 더 큰 기쁨을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세영 선임은 “아이들이 새 학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데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LG화학은 미래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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