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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혁신기업] 정의선의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선도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존 자동차 산업의 경계를 허물며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소프트웨어(SW) 중심 체제로의 전환과 인공지능(AI)·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며 글로벌 초혁신기업으로의 도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를 소프트웨어 중심 체제로의 전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약 100년간 이어져 온 하드웨어 중심 구조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기술 산업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로 구분되던 기존 프레임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로보틱스가 결합된 기술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고도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 경쟁력 확보가 기업의 생존이 걸린 패권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올해를 SDV 전환 원년으로 삼고 관련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SDV를 핵심 축으로 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전략 실행에 속도를 냈다. 그룹은 차량 개발 전문가인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연구개발(R&D)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하러 사장은 R&D를 총괄하며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유관 부문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SDV 성공을 위한 기술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은 현대차그룹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일"이라며 “이는 타협할 수 없는 방향이며 그룹 전체가 함께 고민하며 SDV의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SDV 전환 가속화를 위해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42dot)과의 협업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정의선 회장은 포티투닷 판교 본사를 직접 방문해 자율주행 및 SDV 전략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안전성과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룹 차원의 전략적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AI와 로보틱스 사업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와 미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산업 변화가 가속화되는 만큼, 우리에게는 더 큰 성장 기회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지컬 AI로 중심이 이동할수록 자동차와 로봇이라는 '움직이는 실체'와 제조 공정 데이터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강점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이자, 데이터·자본·제조 역량을 갖춘 현대차그룹에게 AI는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로봇 산업이 본격적인 검증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양산 시기와 규모가 점차 구체화되면서 산업 전반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로봇 산업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양산 시기와 규모가 점차 숫자로 구체화되고, 공급망의 초기 설정이 완료되면서 실질적인 수혜 기업들도 선별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환의 분기점에서 현대차그룹은 CES 2026에서도 인간 중심의 AI 로보틱스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단순히 모빌리티에 AI 로보틱스를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을 AI 로보틱스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CES에서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피지컬 AI 시대를 이끌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및 개발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개발형 모델을 대량 생산해 제조 현장에 투입하는 양산형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포함한 주요 생산 거점에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우선 투입하고, 공정 단위별 검증을 거쳐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SDV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의 상용화 속도가 미국 테슬라 등 글로벌 경쟁사 대비 다소 늦은 편이라는 지적과 함께, 시장 선점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후발주자라는 평가는 사실과 다르다"며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미 전 세계 고객들에게 수천 대의 로봇을 판매하며 실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 경쟁사가 아직 프로토타입이나 파일럿 단계에 머무른 반면, 우리는 대규모 로봇 플릿을 상용 환경에 투입하고 있다"며 “상용화 관점에서는 오히려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관세 환경 변화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만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약 50조5000억원을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배정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는 총 260억달러(약 38조원)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로보틱스, AI,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서 미국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오는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영업이익 20조원…국내기업 최초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20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단일 분기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국내 기업 가운데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8.2% 증가한 수치로, 종전 최대 실적인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를 29분기 만에 넘어섰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93조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역시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2025년 3분기(86조1000억원)를 갈아치웠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 리밸런싱, LG 신사업 조정, 롯데 현금흐름…석화 3사,  ‘위기 극복’ 3색 키워드

석유화학 기업들이 올해를 위기 극복의 전기로 삼기 위해 강력한 구조개편 드라이브 메시지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리밸런싱 조기 완수와 정유·석화 시너지 제고를,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과감한 미래 신사업 투자 조정과 현금 흐름 관리를 주문했다. 석화산업 시황 부진에 더해 미래 성장의 핵심 원동력인 전동화(electrification), 친환경 전환 지연이 나타나며 보다 강도 높은 사업구조 개편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장용호 총괄사장과 추형욱 대표이사는 2일 신년사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 완수를 강조했다. 장 총괄과 추 대표는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사업 안정성을 높여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자본시장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해 나가자"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까지 약 8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했고, 2030년까지 연결 기준 차입금을 20조원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래 성장에 관해서는 “SK이노베이션 계열의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정유, 화학 사업에서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가자"고 했다. 아울러 전기화 사업을 핵심 축으로 삼아 전력 분야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자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난달부터 SK지오센트릭 사장도 겸직한 김종화 SK에너지 사장은 “'가장 나쁜 시황에도 생존 가능한 정유사'라는 목표 아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O/I 성과 창출과 구조적 경쟁력 개선, 이노베이션 계열 내 통합 시너지 극대화 등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춘 LG화학 최고경영자(CEO, 사장)는 5일 신년사를 통해 물러서지 않고 결전을 각오한다는 의미의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언급하며 신사업 투자를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과감하게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사장은 “LG화학이 지향해야 할 사업은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 밀착형인 고수익 사업"이라며 “일시적인 성공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혁신적 과제의 성공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위한 초기 단계 투자(Seed)는 지속하되,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조정하겠다"며 “우리의 한정된 자원을 핵심 경쟁우위기술(Winning Tech) 과제와 핵심 신사업 분야에 선택과 집중하여 성공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지난달 지속가능성·첨단소재·신약에 석유화학 스페셜티를 더해 4대 신성장 동력을 설정하고 2030년까지 이들 사업의 매출을 2024년 5조8000억원에서 3배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같은 날 이영준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는 “경쟁력이 열세한 사업,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 등은 올해도 과감하게 합리화하겠다"며 “신규 투자와 경상투자 재무관리는 물론, 원료 구매부터 생산, 판매, 고객 대응, 물류에 이르는 현금 운영 수준을 더욱 고도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기능성 화합물(컴파운드) △반도체 공정소재 △친환경(그린) 소재 △기능성 동박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소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주요 석화기업들이 하나 같이 위기 극복을 외치는 이유는 석화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갈수록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중심의 석화 구조조정과 친환경 전환 지연 같은 국면을 맞이한 요인이 가장 크다. 기존 사업을 효율화하기 위해 '뼈를 깎는' 사업 재편안 마련이 절실하고, 전동화와 친환경 전환 지연에 따라 속도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SK지오센트릭은 원래 올해까지 폐플라스틱 처리와 친환경 소재·생분해성수지 생산을 위한 설비를 증설하려고 했지만 투자를 중단했다. LG화학도 지난해 3분기 중 도요타 북미 공장에 EV 양극재 164억원치를 첫 공급하는 성과를 냈지만, 캐즘 장기화에 공급 속도가 생각보다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두 기업의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도 EV 캐즘 영향에 생산설비 투자 속도 조절을 고심하고 있다. NCC 감축과 정유-석화 생산 수직화 중심의 석화 구조 개편도 고민이다. 주요 석화기업들은 지난달 19일까지 정부에 제출한 사업재편 초안을 토대로 구체적인 개편안을 마련하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충남 대산 석화 산업단지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사업재편 틀을 잡고, 추가 자구안을 기반으로 채권단의 실사 과정을 거치고 있다. 전남 여수와 울산 산단에서도 NCC 추가 감축을 둘러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영풍 “美 법원, 이그니오 조사 중단 기각” vs 고려아연 “절차일 뿐…신사업 훼손 멈춰라”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MBK파트너스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갈등이 미국 법원의 소송 절차를 두고 또다시 정면 충돌했다. 영풍이 미국 법원에서 고려아연의 자회사 이그니오(Igneo) 투자 의혹 관련 증거 조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자 고려아연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 흔들기"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7일 영풍은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이 현지시각 6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페달포인트)이 제기한 '증거 제출 명령 집행 정지 요청(Motion for Stay Pending Appeal)'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영풍은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중단 없이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영풍 측은 “항소법원도 1심과 마찬가지로 증거 확보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페달포인트 측의 절차 지연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고 평가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2021년 자본잠식 상태였던 신생 기업 이그니오를 약 5800억 원이라는 고가에 인수한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국내외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해 의사결정 과정과 자금 흐름 등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반박 자료를 내고 영풍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고려아연 측은 “미국의 증거 수집 절차는 관할과 관련성 등 기본 요건만 충족되면 인용되는 절차적 제도일 뿐"이라며 “항소 절차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부당한 요구에 맞서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가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에 이어 신사업 핵심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그니오를 운영하는 페달포인트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한 축인 자원순환 사업의 핵심 계열사로, AI와 전력망의 필수 소재인 구리 원료 수급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페달포인트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매출 약 10억7600만 달러(약 1조5804억 원)를 달성하고 영업이익 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설립 후 첫 흑자를 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인수 당시 기업가치는 글로벌 IB 보고서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산정됐으며, 영풍 장형진 고문 역시 당시 설립 및 유상증자에 찬성했었다"며 “적대적 M&A 국면에 들어서자 갑자기 가치를 폄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미국 소송의 절차적 결정을 두고 아전인수격 해석과 비방을 이어가면서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둔 경영권 분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어스온, 베트남 15-2/17 광구 평가정 시추 성공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이 베트남 해역에 위치한 광구에서 평가정 시추와 일산(日産) 최대 6000배럴 규모의 원유 시험 생산을 성공했다. SK어스온은 베트남 15-2/17 광구의 운영권자인 미국 머피(Murphy Oil) 사(社)와 함께 지난 6일 베트남 15-2/17 탐사광구 황금바다사자 구조 평가정 시추를 통해 총 131미터 두께의 유층(油層)을 확인하고 고품질 경질원유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평가정 시추는 탐사광구의 상업적 개발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탐사 단계에서 석유·가스 부존(賦存)이 확인된 구조를 추가 시추하는 과정이다. 지난 2019년부터 베트남 15-2/17 광구 사업에 참여한 SK어스온은 현재 25%의 광구 지분을 가지고 있다. 머피는 지분 40%를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 PVEP는 35%를 보유 중이다. 머피는 이번 평가정 시추를 거쳐 황금바다사자 구조의 발견잠재자원량 평가 수준을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발견잠재자원량은 탐사 시추를 거쳐 지하 자원 부존과 상업성을 최종 확인하기 전 분석된 잠재 자원량이다. 지난해 2월 해당 구조의 1차 탐사정 시추 이후 추정된 발견잠재자원량은 1억7000만~4억3000만 배럴이었다. 그러나 이번 평가정 시추 결과 발견잠재자원량의 중간값이 4억3000만 배럴에 근접했다. 예상 최대값은 정밀 검토와 분석 등 추가 평가를 진행해 계산할 예정이다. 머피는 SK어스온 등 파트너사와 함께 발견잠재자원량 규모와 상업적 개발 가능성을 보다 자세히 평가하기 위해 올해 안에 추가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평가정을 통해 시험 생산한 원유는 지난해 2월 탐사 시추 당시와 동일하게 경질유(輕質油)에 해당하며 불순물이 적고 정제가 용이한 'API 37'의 고품질 경질원유로 확인됐다. API도는 미국석유협회가 규정한 원유 비중 측정단위로, 통상 API가 높고 황 함유량이 낮을수록 상품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에릭 햄블리 머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평가정 시추 성공을 통해 황금바다사자 구조의 상업성을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개발 계획 수립을 위한 중요한 초석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파트너인 SK어스온과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 PVEP, 베트남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황금바다사자 구조 자원개발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SK어스온은 정부가 해외 자원개발 활성화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운용 중인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 지원을 받아 투자 부담을 줄이고 베트남 15-2/17 광구 시추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자원개발 시장에서 클러스터링(핵심지역 집중화)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어스온은 지난 2023년 11월 베트남 첫 운영권 광구인 16-2 광구 황금하마 구조에서 원유를 발견한 데 이어, 지난해 2월과 4월 15-2/17 광구 황금바다사자와 15-1/05 광구 붉은낙타 구조에서 추가 원유를 발견했다. 15-1 생산광구는 베트남에서 누적 생산량 기준 역대 두번째 규모를 기록 중이고, 15-1/05 개발광구는 올해 4분기 생산 개시를 목표로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명성 SK어스온 사장은 “지난해 2월 탐사정 시추 성공에 이은 이번 평가정 시추 성공은 SK어스온이 그동안 베트남에서 축적해 온 지식과 노하우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올해도 SK어스온은 클러스터링 전략을 통해 동남아 지역 자원개발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지속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티웨이항공, ‘제2 국적사’ 굳힌다…2093억 적자는 도약 위한 수업료

국내 항공업계의 지각 변동을 불러온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티웨이항공이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저비용 항공사(LCC)라는 꼬리표를 떼고 유럽 하늘길을 연 데 이어 동남아 최고의 알짜배기로 꼽히는 '인천-자카르타' 노선까지 품에 안으며 외형 확장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급격한 몸집 불리기는 수천억 원대의 영업손실이라는 청구서로 돌아와 올해 리브랜딩 이후 적자 탈출에 성공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7일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에 따라 독과점 해소를 위해 배분된 '인천-자카르타' 노선의 새 주인으로 티웨이항공을 최종 낙점했다고 발표했다.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상용 수요와 관광 수요가 연중 내내 탄탄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제주항공·에어프레미아 등 경쟁사들이 사활을 걸고 달려들었지만 항심위의 선택은 티웨이항공이었다. 장거리 운항 능력과 사업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서 경쟁 우위를 입증해서다. 항심위 관계자는 “운수권 배분 규칙에 따라 △안전성 △이용자 편의성 △취항 계획 구체성 △지속 운항 가능성 △지방 공항 활성화 기여도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티웨이항공이 최고 득점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선정으로 인천-자카르타 국제선뿐만 아니라 국내선 핵심인 '김포-제주' 노선(하계 87회, 동계 74회)의 대체 항공사로도 선정되며 국내외 네트워크를 동시에 강화하게 됐다. 티웨이항공 측은 배정받은 슬롯을 바탕으로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자카르타 하늘길에 비행기를 띄울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의 '퀀텀 점프'는 2024년 유럽 노선 진출에서 시작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양대 국적사 합병 승인의 조건으로 독점 우려가 있는 유럽 4개 노선의 이관을 명령했고, 그 수혜가 고스란히 티웨이항공에 떨어졌다. 티웨이항공은 2024년 5월 자그레브를 시작으로 8월부터 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스페인 바르셀로나·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핵심 4개 도시에 순차적으로 취항했다. 이는 국내 LCC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장거리 운항 경험이 부족한 티웨이항공의 연착륙을 위해 대한항공은 자사의 광동체인 A330-200 항공기 5대를 임차해주고, 정비·운항 승무원 교육까지 패키지로 지원했다. 공정위는 티웨이항공이 기업 결합이 완료되기도 전인 2024년 8월부터 선제적으로 진입한 점을 인정해 이를 시정 조치 이행 완료로 간주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외형은 '메가 캐리어'급으로 성장했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3년여 간티웨이항공의 재무제표는 '성장'과 '출혈'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2023년은 티웨이항공에게 '꿈의 해'였다. 전세계적으로 창궐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 폭발한 여행 수요를 흡수하며 매출 1조3488억 원, 영업이익 1394억 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유럽 노선 취항 준비가 본격화된 2024년부터 기류가 바뀌었다. 2025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7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4%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으나, 영업손실은 2093억 원의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당기순손실 역시 2476억 원에 달했다. 적자의 주범은 '공격적 투자'였다. 유럽·호주 등 신규 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해 에어버스 A330-300이나 보잉 777-300ER 등 대형 기재를 도입하면서 리스료와 정비비가 급증했다. 여기에 고환율과 고유가라는 대외 악재가 겹치며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2025년 들어 매출 원가가 전년 동기 대비 약 3600억 원이나 증가한 것이 큰 타격으로 작용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자연 재해나 유가·환율 변동, 국제 정세 악화 등과 같은 불안 요소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고 국내 LCC 뿐만 아니라 해외 LCC들의 한국 시장 진입 등으로 업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노선을 확대하며 공급 우위를 선점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고,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한 적절한 운수권 획득으로 5자유 수요를 유치하는 노선도 개설해 운영 중"이라고 부연했다. 때문에 현재의 대규모 영업손실은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기 위한 필수적인 선제 투자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입장이다. 티웨이항공 측은 비수기 시즌과 경쟁 심화 노선에서는 수요와 공급 변동을 다각도로 주시하고,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목표로 경쟁적인 운임으로 대응하며 조기 수요 선점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적극적인 부정기편 운항을 통한 기재 가동률 극대화와 신규 판매 채널 개발, 여객 수요에 부합하는 부가 서비스 개발을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사세 확장 차원에서 티웨이항공은 버진 오스트레일리아·ITA 항공·에어프레미아와 인터라인(Interline) 협정을 체결해 운항 중에 있다. 아울러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은 차제에 티웨이항공을 스타얼라이언스 등 글로벌 항공 동맹체에 가입시킴으로써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를 확보하겠다고 천명했다. 티웨이항공은 2026년을 '제2 창업'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으로 최대 주주가 변경된 이후 사명을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으로 변경하는 리브랜딩 작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LCC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다. 기단 현대화 전략도 구체화됐다. 티웨이항공은 2026년부터 에어버스의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인 A330-900NEO 5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이 기종은 기존 항공기 대비 연료 효율이 뛰어나고 항속 거리가 길어 유럽·미주 노선의 수익성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점유율 지키기냐, 수익성 방어냐…삼성, 내달 ‘갤럭시 S26 가격’ 딜레마

삼성전자가 오는 2월 25일 모바일 새 모델 '갤럭시 S26' 시리즈 공개를 앞두고 가격 책정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으로 반도체 D램 가격이 1년 새 6배 가까이 치솟는 등 원가 압박이 어느 때보다 거세진 탓이다. 따라서,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동결을 택할 지, 수익성 보전을 위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지에 업계의 관심을 쏠리고 있다. 7일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시리즈의 가격을 모델에 따라 길게는 3년, 짧게는 1년가량 동결한 상태다.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 동결을 내다보는 견해는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부품가격과 환율이 크게 올랐지만, 애플 외에도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을 무기로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격 인상설에 힘을 싣는 쪽은 최근 3년 사이 크게 오른 부품 가격과 고환율로 인해 삼성이 가격을 더이상 묶어두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본다. 특히, D램의 심상찮은 가격 동향을 거론한다. AI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덩달아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수요도 크게 늘었다. 이는 HBM이 다른 D램과 비교해 대역폭이 넓어 AI연산의 데이터 병목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AI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흐름과 일치한다. 문제는 D램을 여러층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 HBM 특성으로 인해 일반 D램의 가격도 덩달아 뛰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DDR4 8Gb 1Gx8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2024년 말 1.35달러에서 지난해 말 9.3달러로 588.9%가 올랐다. 이러한 램값의 수요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추가로 최대 6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도 반도체(DS) 부문과 협의해 모바일용 D램을 1년 이상 장기 공급을 받고자 했으나 기존 분기당 계약이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 플래시 가격도 심상치 않다. 트랜드포스는 서버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올해 1분기에 약 30%가량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낸드 플래시 생산 증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정을 D램 생산 시설로 전환할 수 있어 기존 낸드 플래시 공정을 공급 부족을 겪고있는 D램 공정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 평택과 화성 두 곳의 낸드 생산라인 일부를 D램공정으로 전환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도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주요 부품의 재료비, 특히 메모리 가격인상 우려하고 있다"며 “주요 부품 가격 상승은 어떤 형태로든 제품에 영향을 줄 것이다. 협력사들과 부품가격 상승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이원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역시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당연히 (반도체 가격 상승)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제품 가격 조정을 실제로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의 고민을 솔직히 토로했다. D램과 낸드 값이 무섭게 뛰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S23부터 사전 구매 혜택으로 제공하던 '더블 스토리지' 등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가격을 인상할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로세서 관련 불만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5와 S25 플러스에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시장 모델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했지만, 갤럭시 S26과 S26 플러스에서는 엑시노스 2600이 탑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20년대 엑시노스는 성능이 동세대·동급의 스냅드래곤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갤럭시 S24의 경우에도 글로벌 모델에 탑재된 엑시노스 2400이 북미·중국 모델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 Gen3과 같은 모델이라고 보기 힘든 성능을 보인 바 있다. 또한 5G 모뎀을 사용하면 배터리 사용이 10%까지 차이가 난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S'와 '갤럭시 S 플러스'의 경우 256GB 모델은 지난 2023년 출시한 S23부터 지난해 출시한 S25까지 115만5500원을 유지하며 3년 연속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갤럭시 S' 및 '갤럭시 S 플러스' 512G 모델과 '갤럭시 S 울트라'는 지난 2024년 한차례 인상된 뒤 지난해에는 동결됐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SKT 정예팀, A.X K1 기술 보고서 공개

SK텔레콤 정예팀은 매개변수 519B(5190억 개)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의 기술 보고서를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SK텔레콤 정예팀은 4개월여의 짧은 개발기간과 제한된 GPU 자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기술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설계로 국내 첫 500B 이상 초거대 모델 A.X K1을 완성했다. 한정된 시간 안에 519B 규모를 갖췄음에도 주요 벤치마크에서 딥시크-V3.1 등 세계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초거대 모델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성능을 달성한 점은 고무적이다. 통상 매개변수가 많아질수록 최적화 시간과 GPU 자원 투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타 정예팀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모델 규모임에도 높은 성능까지 확보해 주목할만하다. A.X K1은 향후 추가 연구 기간에 따라 더 많은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를 투입해 성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모델이다. SKT는 연내 멀티모달 기능을 추가하고 조 단위 파라미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SKT 정예팀은 1000개의 GPU 자원을 활용해 A.X K1 학습을 진행했다. 학습 기간과 GPU 규모를 바탕으로 가능한 총 학습량을 추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대 모델 크기를 스케일링 이론(모델 성능은 투입 자원에 비례한다는 이론)에 근거해 설계했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매개변수 구조인 519B 규모의 모델을 목표로 정하고 약 10조(10T) 개의 데이터를 투입해 학습했다. 정예팀은 개발기간 동안 상시 1000개 이상의 GPU를 인공지능 훈련에 활용했다. 투여된 GPU 자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의 학습 연산량을 수학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했다. 특히 A.X K1은 이번 개발기간 동안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 GPU 조달만으로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모델 학습에는 웹 데이터, 코드, 이공계 데이터 (STEM), 추론 데이터 등 다양한 고품질 데이터를 활용했다. 한국어 특화 PDF 문서를 파싱 및 합성 데이터를 생성했고, 난이도별 커리큘럼 학습 방식도 적용했다. A.X K1은 수학과 코딩 등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을 구현했다. 이번 보고서에 기술된 벤치마크 지표는 매개변수 6850억 개(685B)의 '딥시크-V3.1', 매개변수 3570개(357B)의 'GLM-4.6' 오픈소스 모델과 비교해 규모 대비 성능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학은 AIME25 벤치마크에서 89.8점을 받아 딥시크-V3.1 모델(88.4점) 대비 102% 수준으로 앞선 성능을 확인했다. AIME25는 미국 고등학생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로 AI의 수학 실력을 측정하며, 창의적이고 복잡한 난이도의 문제가 출제된다. 코딩 활용도 측면에서 측정한 LiveCodeBench는 영어 기반 75.8점, 한국어 기반 73.1점을 기록하며 실시간 코딩 문제 해결 능력을 입증했다. 영어 기반 69.5점, 한국어 기반 66.2점을 받은 딥시크-V3.1 대비 각각 109%, 110% 수준의 높은 성능을 보였다. LiveCodeBench는 AI가 실시간으로 나오는 최신 코딩 문제를 얼마나 잘 푸는지 측정하는 시험으로, 인공지능이 미리 볼 수 없는 최신 문제들로 구성돼 실제 코딩 능력을 테스트한다. A.X K1은 519B 규모의 파라미터 가운데 33B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전문가 혼합(MoE) 구조를 채택해 AI 훈련 과정의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MoE란 여러 개의 작은 전문가 모델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각 전문가 모델은 특정 유형의 데이터를 잘 처리하도록 특화돼 있고, 입력 데이터에 따라 가장 적합한 전문가가 선택돼 문제를 해결한다. 그 밖에도 A.X K1은 한 번에 128K 토큰의 긴 문맥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는 한국어 기준 약 10만 단어로서, 인공지능 모델이 소설책 한 권 또는 기업 연간 보고서 한 권도 동시에 검토할 수 있게 해 준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엔씨소프트 ‘리니지 클래식’, PC 퍼플에서 사전 다운로드 시작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클래식(Lineage Classic)'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모든 이용자는 엔씨 게임 플랫폼 '퍼플'에서 '리니지 클래식'을 미리 설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리니지 클래식' 브랜드 웹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엔씨는 '리니지 클래식' 브랜드 웹사이트에 추가 콘텐츠를 공개했다. 이용자는 △주요 지역과 추억을 담은 '월드' △오리지널 음원을 감상할 수 있는 'OST' △과거 유명 캐릭터를 기념하는 '명예의 전당'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용자는 2월 10일까지 '리니지 클래식' 사전예약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는 △'은장검' 및 '사냥꾼 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사전예약 무기 선택 상자' △'해골투구', '골각방패', '뼈갑옷'으로 구성된 '뼈 세트' △'수호의 반지' △초반 캐릭터 성장에 도움을 주는 물약과 주문서 등을 받는다. '리니지 클래식'은 엔씨 1998년부터 서비스 중인 '리니지'의 2000년대 초기 버전을 구현한 PC 게임이다. 2026년 2월 7일 한국과 대만에서 사전 무료 서비스를 시작하며, 2월 11일부터 월정액 서비스로 플레이 가능하다. 월정액은 2만9700원으로 책정됐다. '리니지 클래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브랜드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영풍 vs 고려아연, 美선 ‘고가 인수’ 韓선 ‘헐값 매각’…이어지는 상호 저격전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분쟁이 해를 넘겨서도 격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윤범 회장 주도로 이루어진 '이그니오 홀딩스' 인수와 관련해 영풍이 제기한 증거 조사가 탄력을 받게 된 반면, 국내에서는 영풍과 MBK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서 공개를 두고 장형진 고문이 법원 명령에 불복하면서 '이중 잣대' 논란과 함께 배임 의혹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7일 영풍에 따르면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은 미 동부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6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페달포인트)이 제기한 '증거 제출 명령 집행 정지 요청(Motion for Stay Pending Appeal)'을 기각했다. 이번 결정은 영풍이 제기한 이그니오 투자 의혹 관련 증거수집 절차를 항소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멈춰달라는 페달포인트 측의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영풍은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중단 없이 미국 내에서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앞서 1심인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영풍의 증거수집 신청이 한국에서 진행 중인 주주 대표 소송 등 법적 절차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자료 확보의 필요성과 정당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증거 제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항소법원 역시 이러한 하급심의 판단을 전제로 페달포인트 측의 집행 정지 신청이 이를 뒤집을 만큼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통상 항소를 이유로 증거 수집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엄격한 요건이 요구되는데,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단 요청이 기각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풍 측은 이번 결정으로 페달포인트 측이 시도해 온 '절차 지연 전략'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영풍이 문제 삼고 있는 '이그니오'는 2021년 설립된 미국의 신생 전자 폐기물 재활용 기업이다. 영풍 측 주장에 따르면 이그니오는 설립 초기부터 자본 잠식 상태였고 인수 당시 매출 규모가 수십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윤범 회장 측은 이 회사를 초기 자본금 대비 최대 100배에 달하는 약 5800억 원을 투입해 인수했다. 영풍은 이 과정에서 이사회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 및 회사 손실 초래 가능성을 제기하며 주주 대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미국 법원의 결정으로 영풍은 △이그니오 투자 당시의 의사 결정 과정 △구체적인 자금 흐름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산정 근거 등 핵심 자료를 확보해 고가 인수 의혹을 본격적으로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영풍 관계자는 “미국 항소법원의 기각 결정은 영풍의 증거 수집 요청이 합리적이고 정당하다는 점을 재확인해 준 것"이라며 “국내외 모든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해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밝히고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영풍이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승기를 잡은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영풍과 장형진 고문이 MBK와 맺은 경영 협력 계약서의 실체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명령에 불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측에 따르면 장형진 영풍 고문은 최근 법원의 '문서 제출 명령'에 불복해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 앞서 KZ정밀(옛 영풍정밀)은 영풍과 장 고문 등을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하면서 지난해 9월 영풍 측이 MBK 계열사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체결한 경영 협력 계약을 제출하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인용했지만, 장 고문 측이 이에 반발하며 법적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구체적인 계약 내용의 공개는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넘기는 조건과 관련된 '콜옵션' 조항이다. 시장과 언론에서는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 일부를 MBK에 넘길 때 MBK가 특정 가격으로 이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보장해 줬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KZ정밀 측은 이 콜옵션의 행사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만약 행사 가격이 시세보다 현저히 낮게 설정되어 있다면, 영풍이라는 회사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헐값에 넘기는 셈이 되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다. KZ정밀은 이를 근거로 약 9300억 원 규모의 주주 대표 손해 배상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특히 영풍이 최근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현금 창출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매년 1000억 원 안팎의 배당금을 안겨주는 고려아연 지분은 회사 생존에 필수적인 재원이다. 이러한 알짜 자산을 특정 사모펀드(MBK)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넘기는 약정을 맺었다면 이는 영풍 이사진과 장 고문에게 심각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안이 된다. 업계에서는 법원 결정대로 경영 협력 계약 내용이 공개될 경우 영풍과 MBK가 내세워 온 적대적 M&A의 명분인 '주주가치 제고' 논리가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콜옵션 가격 등 세부 계약 조건에 따라 이번 분쟁의 성격이 '경영 정상화'가 아닌 '특정 세력의 이익 챙기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오는 3월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MBK 연합의 도덕성과 법적 정당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영풍과 MBK 측이 파장을 우려해 계약서 공개를 끝까지 거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문서 송달을 거부할 경우 법원이 취할 수 있는 강제 수단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이를 이용해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MBK 측은 과거 불거진 의혹에 대해 일부 해명한 바 있다. 지난 2024년 10월 자료를 통해 MBK는 “콜옵션 행사 가격은 고려아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합의된 고정 가격"이라며 “공개 매수가가 오른다고 해서 콜옵션 행사 가격이 낮아진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제출 명령까지 불복하며 계약서를 숨기는 태도는 오히려 시장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영풍·MBK의 경영협력계약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의혹이나 불필요한 논란이 있다면, 계약 내용을 직접 공개하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명확한 해법"이라며 “반대로 공개를 계속 거부할 경우 의혹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에서는 '고가 인수' 의혹을, 한국에서는 '헐값 매각' 의혹을 서로 겨누며 진행 중인 이번 쌍방 법적 공방은 다가올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양측의 치명적인 약점을 파고드는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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