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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PASS로 신분증 확인·결제 한 번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신분증 확인과 결제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PASS 신분증결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편의점이나 무인 자판기에서 술·담배 등 성인 인증이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려면 이용자가 신분증을 제시해 성인 여부를 확인 받고, 또 별도로 결제를 진행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PASS 신분증결제 서비스는 PASS 앱에 주민등록증(또는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를 등록해두면, QR코드 스캔으로 한 번에 성인인증과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 기존에 PASS 신분증 확인서비스를 이용 중인 1500만명의 고객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신용카드만 추가 등록하면 곧바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결제 과정에서 실물 신분증을 확인하는 대기 시간과 절차가 줄어 더욱 빠르고 편리한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자영업자에게도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성년자에게 술이나 담배를 판매 시 신분증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영업 정지' 등 법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서비스로 신분증 확인 결과(전자적으로 신분증 확인 이력 등을 확인 가능)를 관련 증빙으로 제출할 수 있다. PASS 신분증결제 서비스는 GS리테일과의 협력을 통해 전국 GS25 편의점에서 1일부터 본격 도입되며, 비버웍스㈜가 설치한 전국 무인 담배 자판기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입력된 성인인증과 결제 데이터는 결제부가통신망 사업자(VAN사) NICE정보통신을 통해 암호화돼 GS25에 안전하게 전달된다. NICE정보통신은 VAN사 중 최초로 이통 3사와 협력해 안정적인 신분증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향후 이통 3사는 편의점·자판기, 셀프 계산대 외에도 전국 주요 관광명소 등 성인인증이나 거주지 인증이 필요한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통 3사는 “PASS 신분증결제는 신분증과 결제를 하나의 절차로 통합한 혁신 서비스"라며 “고객에게는 편리함을, 가맹점에는 업무 효율과 결제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게임업계 판도 바꾼 ‘아이온2’, 역대급 흥행몰이

엔씨소프트(엔씨)의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가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 일주일만에 추가된 신규 서버마저 오픈 직후 캐릭터 생성 제한이 걸리며, 이용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엔씨(NC)는 기존 서버의 대기열 해소를 위해 지난달 27일 오후 8시 신서버 천족 '포에타'와 마족 '이스할겐'을 새로 열었다. 그러나, 두 서버는 10분만에 생성 제한이 걸릴 정도로 이용자가 몰렸고, 대기열 수가 1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세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고 회사는 전했다. 엔씨에 따르면, 아이온2는 지난달 19일 출시 이후 하루 평균 150만 이상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를 기록했다. 출시 후 일주일간 생성된 캐릭터 수는 252만 7698개, 멤버십 구매 계정 수는 27만 27만5867개에 달한다. 두 번째 주말을 맞이한 만큼, 신서버 효과가 더해져 또 한번 이용자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게임 데이터 플랫폼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아이온2는 지난달 28일 기준 PC방 점유율 5위에 올라있다. 장기간 PC방 상위권을 지켜온 MMORPG '메이플스토리'와 '로스트아크'를 앞선 순위다. 개발진이 출시 초반부터 이용자 반응을 면밀히 살피고 즉각 대응한 점이 초기 경험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이온2는 이용자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UX(사용자 경험)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론칭 이후 세 차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이용자의 개선 요청 사항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업데이트 방향성을 공개하고 있다. 불편 요소를 줄이고 편의성은 높이는 운영으로 장기 흥행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단순한 인기 게임을 넘어 MMORPG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주말, 또 어떤 기록을 세울지 업계와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전시] “이륙 허가합니다”…국립항공박물관, 비행의 숨은 주역들 조명

국립항공박물관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항공 여행의 이면에서 안전한 비행을 위해 움직이는 수많은 절차와 노력을 조명하는 특별전을 연다. 국립항공박물관은 오는 2일부터 2026년 5월 10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Cleared for Take-off: 비행을 만드는 순간들'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전시 제목인 'Cleared for Take-off'는 관제사가 조종사에게 이륙을 허가할 때 사용하는 교신 용어다. 이는 수많은 사전 절차가 한 치의 오차 없이 맞물려 비행 준비가 완벽히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공항에서의 준비 단계부터 이륙, 순항, 착륙에 이르기까지 하늘길이 완성되는 전 과정을 5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전시는 △비행의 출발점인 기상 관측을 다루는 △1부 '비행을 위한 하늘 읽기' △보안 검색과 항공 위험물 기준을 설명하는 2부 '하늘길을 지키는 보안 검색' △지상 조업과 수하물 처리 등 계류장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3부 '하늘로 향하는 준비'로 이어지고, 4부와 5부에서는 기내 안전 카드·산소 마스크·구명 조끼 등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한 절차와 필수 장비들을 상세히 다룬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실제 항공 현장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실물 장비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항공 기상 장비·토잉카(견인 차량)·항공 화물 적재 용기(ULD)·진입각 지시등(PAPI) 모형 등이 전시되며,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항과 기내 좌석 등 실제와 유사한 환경도 연출했다. 주목할 만한 전시품은 '기내 격리 보관 백'이다. 이는 보조 배터리 등 기내에서 화재 위험이 있는 물건을 안전하게 격리하는 장비로 국토교통부가 올해 9월부터 모든 항공기에 2개 이상 탑재하도록 의무화한 최신 안전 장비다. 전시를 기획한 남가연 국립항공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일상처럼 누리는 항공 여행의 뒤편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장비, 절차가 움직이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마련했다"며 “관람객들이 비행 뒤편의 세계를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첨단소재 CEO’ 맞은 LG화학, 전지·반도체로 파고 넘는다

LG화학이 7년만에 수장을 교체하며 신성장 동력 중심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낸다. 3대 신성장 동력에 석유화학 제품 고부가화를 더해 경쟁력 복원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자동차의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 따른 전지 소재 사업 부진과 에틸렌 생산량 감축 등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을 견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가치가 큰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를 활용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30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27일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1996년 LG화학에 입사한 김 사장은 반도체소재사업담당, 전자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등 첨단소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 7년 동안 LG화학을 이끌어온 신학철 부회장은 세대 교체를 위해 물러났다. LG화학은 김 사장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미래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LG화학 측은 “김 사장은 △첨단소재 사업 고수익화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고객 확대 등에서 성과를 창출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며 “LG화학과 ㈜LG에서 경영전략과 신사업개발을 담당하며 전략 수립 및 실행 경험을 쌓아 글로벌 사업 감각과 전략적 통찰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마주한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LG화학 매출의 절반가량을 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영업이익 창출 성과를 잘 내는 가운데, 석유화학·첨단소재·생명과학 등 나머지 절반도 수익성을 개선해 종합 과학 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51%인 5조7000억원을 냈고, 영업이익은 6010억원으로 88%를 차지했다. 반면, LG화학 석유화학사업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4조4610억원과 29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첨단소재사업은 매출 8380억원과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생명과학은 3750억원의 매출과 10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 증대가 좀더 필요하다. 이에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사업에서 체질개선과 버티기를 동시에 해나가는 과제를 안게 됐다. 석유화학은 당장 연말까지 에틸렌 생산량 감축을 포함한 사업 재편안을 내놔야 한다. 현재 LG화학은 전남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에서 연간 에틸렌을 208만톤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두고 GS칼텍스와 재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간 자체적으로 해온 재구조화에 더해, 정유사와 손을 잡고 수직 계열화 시너지를 내는 식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첨단소재는 전기차 캐즘을 돌파해야 한다. 신성장 동력의 핵심인 양극재 사업은 수익성 극대화 시점까지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GM, 도요타 북미법인 등과 대규모로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시장 상황 때문에 공급 속도 조절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미국 전기차 수요를 촉진해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는 등 전기차 시장 수요가 주춤할 요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미국 미시간주 공장을 마지막으로 대규모 캐펙스 투자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양극재 사업의 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LG화학은 김 CEO 선임 직후 기존의 3대 성장 동력을 4대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이행현황'을 28일 공시하기도 했다. 내용에는 △지속 가능한 소재 △전지 소재 △신약 개발 등으로 제시했던 3대 성장 동력에 석유화학 사업의 고부가 전환이 추가됐다. 이들 분야에서 나오는 매출을 2024년 전체 매출의 2%인 5조8000억원 대비 오는 2030년까지 3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전지, 반도체, 의료용 같은 첨단 산업에 적용할 고기능성 플라스틱(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과 고기능성 합성고무(용액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SBR), 이소프로필 알코올(IPA) 소재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첨단 소재는 생산설비 증설 투자가 거의 마무리된 양극재 같은 전지 소재를 넘어 반도체·전장 같은 전자 분야로 확장한다. 신약은 항암 분야에 집중한다. LG그룹이 속도를 내온 주주가치 제고를 LG화학이 어떻게 해나갈지도 숙제다. LG화학은 최근 국민연금으로부터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한 저평가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LG화학은 28일 주주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보유 지분율을 70% 수준으로 낮추는 범위에서 지분을 자산 유동화 등에 쓰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쓰오일, 사내 인공지능 전환 해커톤 개최

에쓰오일은 지난 24~26일 사내 인공지능 전환(AX) 해커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총 20개팀이 참가해 각 현업 부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무 효율화와 자동화에 초점을 맞춘 AX 분석 과제를 수행했다. 그 결과, 생성형 AI를 활용해 △시설투자 검토 업무 효율화 △에너지업계 경영혁신 사례 수집 자동화 △저유소 재고 효율화 등 공정과 영업, 재무, 경영기획, 관리 전반에 걸쳐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창출됐다고 에쓰오일은 말했다. 전사적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에쓰오일은 이날 해커톤 대회에서 우수 수행사례를 선정해 시상했다. 이어 해커톤에서 발표된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활용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해 각 부서의 의사결정 과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데이터 기반 업무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행사를 통해 “AI 전환은 회사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이자 필수 과제"라며 “이번 해커톤은 바로 그 변화를 직접 체험하고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디젤게이트 10년] ④ 수입차 ‘주먹구구 영업’, 벤츠·테슬라가 바꾸나

'평택항 에디션'. 한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차량이다. 제조사가 실제 한정판 모델을 만든 것은 아니었다. '디젤게이트' 이후 국내에서 인증이 취소된 채 평택항에 쌓여 있던 재고차를 뜻하는 말이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은 2010년대 후반 디젤차 재고 처리를 위해 수천만원대 할인 행사를 벌였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티구안, A3, A6 등 인기 차종을 국내에서 처분했다. 당시 6000만원 중반대에 판매되던 아우디의 프리미엄 세단 A6가 4000만원 초반대에 팔리기도 했다. 수입차 업계 전반에 '프로모션 경쟁'이 불붙었음은 물론이다. 디젤게이트 발생 이전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은 독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지속해왔다. BMW, 메르세데스-벤츠가 시장을 주도했고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인기를 끌었다. 이들 독일 회사들은 '빅4'로 불리며 5위권 업체들과 판매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디젤게이트로 폭스바겐그룹 차량들의 판매가 한때 정지되기도 했으나 '독일차 선호' 등 트렌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IADA) 자료를 보면 폭스바겐·아우디 등이 판매를 멈췄던 2017년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23만3088대였다. 이듬해 이들이 '평택항 에디션' 등을 적극적으로 팔자 전체 판매가 26만705대로 11.8% 뛰었다. 이후 수입차 시장은 성숙 단계로 접어들었다. 등록 대수가 2021년 27만6146대, 2022년 28만3435대, 2023년 27만1034대, 지난해 26만3288대 등으로 성장세가 멈췄다. BMW와 벤츠는 여전히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테슬라가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운 게 최근 업계의 특징이다. 볼보와 토요타 등 위상은 10여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포드·GM 등 미국 브랜드 인기는 상대적으로 시들해졌다. 문제는 수입차 시장이 성숙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영업 일선은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제조사의 한국법인이 판매를 위해 '딜러 제도'를 운영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똑같은 차를 사더라도 어떤 딜러사에서 어떤 영업사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차량 가격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수입차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발품을 팔아야 차를 싸게 산다'는 말이 돌았다. 각 분기 말 등 딜러사들이 실적 압박을 받는 시기를 노려야 한다는 '팁'이 생길 정도였다. 최근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딜러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추가 혜택을 제공하거나 마진을 줄이며 차량 가격을 더 내리는 영업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같은 브랜드 차종 견적을 전화로 문의해보면 기본적인 가격은 비슷하게 제시하지만 추가 혜택에 대해 각각 다르게 말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딜러사간 경쟁 과열만이 문제는 아니다. 디젤게이트 이전에는 FCA코리아(현 스텔란티스코리아)가 '피아트 500' 가격을 고무줄로 조정하다 뭇매를 맞기도 했다. 2013년 출시 당시 가격이 2990만원이었는데 1년4개월만에 이를 1830만원으로 내린 것이다.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소진 목적이었지만 기존 차량 구매자들은 매우 크게 반발했다. FCA는 2017년에도 '피아트 500 X' 가격을 갑작스럽게 1200만원 가량 내려 기존 고객들의 원성을 샀다. 최근에도 벤츠, 지프, 마세라티 등 브랜드가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수입차 업계 선두권 브랜드인 벤츠가 '가격 정찰제' 카드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테슬라는 국내에 진출한 이후 온라인 판매를 통한 판매 정책을 유지해왔다. 다만 본사 차원에서 가격을 유연하게 계속 조정하고 있어 순수한 가격정찰제라고 보기는 힘들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본사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소비자가를 직접 만진다는 점 정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벤츠는 완전히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년부터 자동차 판매 방식을 제조사를 통한 직판제로 가기로 했다. 내년 4월 시행을 목표로 딜러사와 수수료율 등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벤츠코리아가 소비자에게 직접 차를 팔아 가격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게 포인트다. 수입차 '고무줄 가격'에 대한 여지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이밖에 폴스타, 혼다, 재규어랜드로버 등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차를 팔며 가격 정찰제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가 직판제 도입 이후 장점이 부각된다면 다른 브랜드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유통을 담당하는 딜러사 역할을 축소되고 수입차 시장 판도 역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中도금·컬러강판에 ‘덤핑조사’…저가·우회수입 막을까

정부가 국내 시장에 저가로 풀린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에 대해 덤핑 조사를 시작한다. 3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28일 동국씨엠과 KG스틸, 세아씨엠 등 3사가 신청한 중국산 도금·컬러강판 덤핑 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조사 대상은 두께 4.75㎜ 미만 아연·알루미늄·마그네슘 도금강판과 페인트 등을 바른 컬러강판이다. 조사 대상 기업은 중국 바오강, 바오양, 윈스톤 등 세 곳이다. 도금강판과 컬러강판은 공장·창고 샌드위치 패널이나 건축물 내외장재로 사용된다. 무역위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각각 3개월씩 진행하고 덤핑 사실과 국내 산업 피해 여부에 대한 판정을 내릴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각 조사 기간은 2개월 연장할 수 있다. 동국씨엠과 KG스틸, 세아씨엠은 국내 건축법 기준에 미달하는 저가 제품이 국내산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무분별하게 유입돼 내수 시장을 교란하고 국민 주거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최근 3년간 중국산 건축용 도금·컬러강판의 연간 수입 물량은 연 102만톤(t)으로 34.2% 뛰었다. 단가는 톤당 730달러로 23.3% 낮아졌다. 업계는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관세 장벽이 높아지자 중국 기업들이 우회 수출하는 물량이 크게 늘었다고 보고 있다. 반제품인 열연강판을 단순 후가공만 거쳐 도금·컬러강판으로 만드는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다. 중국산 후판과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은 각각 최대 38%의 잠정 관세와 33.57%의 예비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K스틸법 국회 통과…‘철강회생’ 공, 기업에 넘어왔다

보호무역 장벽과 공급 과잉, 탄소 규제를 마주한 철이 재도약하는 법적 발판이 마련되면서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 사업 재편과 저탄소 공정 전환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기술개발 로드맵이나 인재 양성 등 철강산업 고도화를 논의하는 창구가 생기고, 보조금·세제 혜택이나 규제완화 같은 지원책을 제공하는 것이 수월해지게 됐다. 법안이 준비기간 6개월을 거쳐 시행되면 철강사들이 특별법 마련을 요구해온 이제는 철강사들에게 미래 생존을 좌우할 공이 넘어오게 됐다. 30일 국회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 특별법(K-스틸법)'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다음 달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법안 시행 시점은 공포 6개월 뒤다. K-스틸법은 철강업 경쟁력과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사업 재편, 기술 개발, 인재 양성 등을 포함한 기본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 산하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저탄소철강기술 선정·연구개발·사업화 △저탄소철강 인증제 마련과 우선구매 시행 △재생철자원(철스크랩 등) 공급망 강화 △철강업 관련 전력·수소·용수 공급망 설치·확충 △사업재편에 따른 조세 감면·고용지원금 지급과 기업결합 심사기간 축소 등도 담았다. 다만, 초안에서는 특별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돼있었지만, 상임위 논의를 거쳐 국무총리 소속으로 조정됐다. 전기료 인하 같은 혜택과 철강산업특별회계는 기재부 반대 등으로 최종 반영되지 않았다. 철강협회는 법안 본회의 통과에 “K-스틸법을 통해 철강산업 정책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과 연계해 철강산업 지원 정책이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국내 철강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저탄소 미래소재 산업으로 도약시키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협회는 덧붙여 말했다. 지난 11월 초에는 공급 과잉에 빠진 범용 철강재의 생산량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 개발에 힘을 싣는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기업별 자체 조정 계획이 없거나 수입재 침투 비중이 3%가량으로 작은 철근부터 설비 조정 작업에 들어가고, 특수강과 전기강판 같이 경쟁력이 있는 철강 제품은 투자를 지원하는 식이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 같은 차세대 선박·에너지 인프라나 자동차·우주항공용 등 극한환경을 견디고 초고강도·경량화를 구현한 특수탄소강을 미래 유망 강종으로 보고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철강산업 지원 법안과 대책을 철강업계가 환영하는 이유는 이들이 처한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24일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철강제품 수출 물량은 2682만톤으로 올해보다 6.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는 4373만톤으로 보합세를 보이겠지만, 이미 줄 대로 줄어든 뒤 결과다. 산업연구원은 “건설 시장 부진의 장기화, 전력비 급등 등 생산비용 증가 요인 지속에 따라 전기로 제강, 철근 등 건설용 강재 생산능력의 감소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철강에 대한 고강도 관세정책 시행과 확대로 2026년부터 관세 영향이 보다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산업이 나아갈 방향이 제시된 만큼 이제 공이 철강사 쪽으로 넘어왔다. 정부가 보조금 유인책이나 규제 완화 등으로 사업화 여건을 마련할 뿐 결국 저탄소 공정과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하는 주체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수소환원제철은 실증 사업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참여 중이고, 이들이 운영하는 공장에 최대 30년간 수십조원을 투입해야 공정 전환이 가능하다. 누가 얼마나 설비 감축을 할지 결단을 내리는 것도 과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철근 생산량은 약 780만톤으로 2023년의 949만톤보다 17.8% 줄었다. 이마저도 기존 설비의 가동율을 60~70%대로 낮추거나 철근공장을 멈춰서 생산을 줄인 결과다. 범용 제품으로서 대형사 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 철강사도 생산에 매달리는 만큼 특히 중소 철강사 일부가 폐쇄 결단을 내려야 하는 문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산업 경젱력을 제고하려면 범용재 설비 감축 뿐만 아니라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S마린솔루션, 해상풍력 설치항만 사업에 720억 투자

LS마린솔루션이 재생에너지 발전 송전망을 뒷받침하는 해상풍력 설치 항만 사업을 추진해 해상풍력 송전망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강화한다. LS마린솔루션은 해상풍력 설치 항만 사업을 위한 부동산 매입에 약 7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374억원은 자기주식을 담보로 발행하는 교환사채(EB)를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 346억 원은 내부 자금에서 충당한다. EB는 KT서브마린 시절인 2006~2008년에 취득한 자기주식 134만5875주(액면분할 전 26만9175주)을 담보로 브레인자산운용과 KY PE 등이 전량 인수한다. 해상풍력 설치항만은 대형 풍력터빈 등 주요 기자재의 보관과 조립, 운송, 설치, 유지보수, 해체 등을 수행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달 LS머트리얼즈와 함께 전라남도와 설치항만 투자 협약(MOU)을 체결하며 사업 추진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 항만은 향후 선박의 정박·운영 거점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LS마린솔루션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참여를 위해 전용 케이블 설치선을 건조 중이고, 해상풍력 서비스선(SOV)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호남권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로 수도권에 송전하는 국가사업로, 내년 입찰을 거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에 대형 기자재 운송·설치가 가능한 전문 항만이 필수다. LS마린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EB 발행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등 국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선제적 투자로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며 “자기주식을 담보로 활용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해 주주가치 훼손 우려 또한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장 투자 목적 외에 자사주 활용 계획은 없으며, 이번 결정은 국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지속가능한 성장과 ESG 경영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S일렉트릭, 日 치바현 ESS발전소 착공…시장 공략 속도

LS일렉트릭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직접 투자까지 참여한 전력망(계통)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LS일렉트릭에 따르면, 지난 27일 일본 치바현 이치하라시에서 전력변환장치(PCS) 2메가와트(MW)급, 배터리 8메가와트시(MWh) 규모의 계통연계 ESS 발전소 기공식을 개최했다. 계통연계 ESS는 전력망에 연결해 저장한 전력을 필요할 때 공급해 전력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일조와 풍속·풍향 같은 날씨나 계절에 따라 발전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해가 들 때나 바람이 많이 불 때 전기를 최대한 생산해 ESS에 저장한 뒤, 바람이 안 불거나 해가 들지 않을 때 ESS를 통해 전기를 공급한다. LS일렉트릭은 이 프로젝트에서 PCS를 비롯한 핵심 전력기기를 공급하고, 안정적 운전과 효율적 전력 활용을 위한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구축한다. 특히 이번 사업은 LS일렉트릭이 일본에서 직접 투자와 운영까지 수행하는 첫 프로젝트다. LS일렉트릭은 일본에서 투자·운영·전력거래까지 ESS 사업의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사업을 본격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ESS 사업은 금융기관, 투자펀드, 전력회사, 컨소시엄 등이 투자를 맡고 전력기기 회사는 설계·조달·시공(EPC)과 통합운영(O&M)을 주로 담당했다. 지난 4월 LS일렉트릭은 일본 미야기현 와타리 지역에서 20MW, 배터리 90MWh 용량의 계통연계 ESS 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한국 기업의 일본 계통연계 ESS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지난 2022년에는 홋카이도와 규슈에 최초로 계통연계형 ESS 발전소를 구축했다. 일본은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 19.8%에서 2030년 36~38%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인 ESS 보급 확대를 위한 설치비용을 보조하고 있다. 조욱동 LS일렉트릭 본부장(전무)은 “이번 프로젝트는 LS일렉트릭이 일본 전력 시장에 직접 참여하여 에너지 전환의 주체로 나서는 첫 걸음“이라면서 "일본 내 ESS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 경험을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만큼, 현지 시장에서 직접 투자·전력거래로 보폭을 넓히며 성장하는 일본 ESS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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