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관세 폭탄’ 돌파… 현대차 美 생산 100만대까지 끌어올린다

미국 수출의 주요 생산기지로 꼽히던 멕시코가 결국 트럼프의 관세 대상으로 지목되며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생사가 기로에 오르게 됐다. 미국에 자동차부품을 공급하는 캐나다와 멕시코 업체들은 영업이익률의 몇 배를 상회하는 관세로 생산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기아 차량 약 25만대를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어 비관세 적용을 받던 수출길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생산량을 100만대까지 끌어올려 위기를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로 10%의 보편적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자국생산우선주의 실현과 함께 중국기업들의 미국 우회 침투를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간 멕시코는 미국 수출 우회 경로로 꼽히는 주요 생산기지였다. 캐나다, 미국과 USMCA 협정을 통해 일정 기준을 충족할 시 각국 생산차량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데다 미국 대비 인건비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에 여러 국가의 기업들이 멕시코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멕시코에 공장을 둔 15개 글로벌 완성차 회사는 현지에서 22개 조립공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멕시코에서 지난해 378만대를 생산해 90%(330만대)를 미국 등 해외에 수출했다. 기아는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연간 25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그 중 약 15만대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즉 15만대 물량은 보편 관세 25%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북미 지역에 각각 1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주에 연 36만대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기아는 조지아주에 연산 34만대 능력을 갖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도합 약 70만대의 현지생산 능력을 갖고 있지만 약 170만대에 달하는 미국 판매 물량을 감당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이런 와중에 멕시코 생산 차량 15만대에 관세가 붙는다면 가격인상, 물량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주요 부품사들도 멕시코 생산기지가 있기 때문에 원가 경쟁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비상에 걸린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북미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분야 중 하나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들의 규모는 약 2250억달러(약 330조8400억원)로 집계됐다. 또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가 시행될 경우 약 600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측됐다. 울프리서치는 미국 신차 가격이 평균 3000달러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미국에 자동차부품을 공급하는 캐나다와 멕시코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자동차부품 제조업협회 회장인 플라비오 볼페는 “자동차 부문이 일주일 이내 문닫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협력업체는 “멕시코에서 생산된 특정 자동차 부품의 마진은 2~10% 수준"이라며 “관세가 부과될 경우 부품당 23%의 손실이 즉각 발생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대해 '현지 생산 확대'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곳은 단연 조지아에 지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HMGMA)'이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은 연산 30만대 능력을 갖춘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생산 특화 공장이다. 지난해 4분기 양산에 들어갔으며 올해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공장 대표 생산 모델은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등 전기차 모델과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기존의 약 70만대 현지 생산 능력에 신공장의 30만대 생산량까지 더해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회피할 전략이다. 특히 HMGMA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하이브리드차' 생산 능력이다. 기존 미국 공장들은 내연기관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하이브리드 생산이 어려웠는데 HMGMA가 본격 가동되면 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완성차 부품의 미국 현지화율이 60~70% 수준으로 높은 상황"이라며 “현지 생산 확대, 공급망 관리 효율화 등 멕시코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 여러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찬우·박성준 기자 lcw@ekn.kr

[속보]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항소심도 ‘무죄’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3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기한 합병 관련 불법행위와 회계부정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1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이후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2월 1심 판결에서 이 회장의 19개 혐의를 전부 무죄로 판단해 이 회장 등 기소된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여론조사 결과 기사 보기] - 국민 56.7%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무죄는 옳은 판결"[2024.02.15] - '위기의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에 국민 절반 이상 찬성[2024.10.24] 강현창 기자 khc@ekn.kr

화재 난 에어부산 탑승객 수하물 1인당 최대 294만원 보상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에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불에 탄 수하물에 대한 보상이 뒤따를 예정이다. 한국도 체결이 되어있는 '몬트리올 협약'의 기준에 따르면 탑승객 1인당 최대 290여만원의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 부분은 보험금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조건에 따라 모든 손해를 보장하지 않을 수 있어 에어부산이 직접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3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비롯한 합동 조사팀은 객실 내 선반(오버헤드 빈)에서 미상의 물체의 폭발로 촉발돼 반소된 에어부산 여객기(A321-200, HL7763) 화재 사고 현장 감식 작업을 김해공항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항철사조위가 공개한 현장 사진에 따르면 화물칸의 경우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아 수하물도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사고 발생 당시 상당수 승객들은 객실 내 본인 소유의 짐을 포기하고 비상 탈출했고, 이에 따라 모든 짐이 불에 타버린 상태다. 때문에 이들은 피해 보상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1999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회원국 외교 회의에서 채택한 다자간 조약인 '몬트리올 협약'은 항공 교통 이용자의 사망·신체적 상해·지연·위탁 수하물의 손해에 대한 책임 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9월 가입했고, 같은 해 12월 발효돼 체약국이 돼 에어부산도 화재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게 돼있다. 보상금은 특정 국가의 통화가 아니라 여러 통화를 기반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1969년에 도입한 국제 준비 자산인 '특별 인출권(SDR)'으로 매겨진다. 이는 △미국 달러(USD) 43.38% △유로(EUR) 29.31% △중국 위안화(CNY) 12.28% △일본 엔(JPY) 7.59% △영국 파운드 스털링(GBP) 7.44% 등 주요 통화를 바탕으로 구성돼 여러 통화의 가중 평균을 반영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고 공정성을 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항공사는 다양한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SDR을 기준으로 하면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 국제 항공 보상 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보험사와 항공사가 SDR을 기준으로 하면 손해 배상·보험금 지급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지는 측면도 존재한다. 항공 보상 기준이 되는 SDR 금액은 몬트리올 협약에 따라 5년마다 재검토된다. SDR 가치 상승과 물가 인상분 반영, 국제 경제 상황 변화 등을 종합 고려해 보상 한도를 조정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수하물 분실·파손에 대한 항공사의 보상 한도는 작년 12월 28일부터 1519 SDR로 상향 조정됐다. 1SDR은 올해 기준 1.3277달러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당시 탑승객이 169명인 점과 지난달 31일 외환 시장 마감 환율을 적용해 계산하면 에어부산이 이들에게 물어줘야 할 금액은 최대 4억9704만원으로 1인당 294만원인 셈이다. 이 외에도 일부 승객들은 사고 당시 승무원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 청구 외 연기 흡입 등 건강 이상을 주장하는 승객이 있을 경우 추가 치료비 배상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과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삼성화재해상보험에 기체·승객 보험에 가입해둔 상태로, 승객 상해와 수하물 보상도 포함돼있다. 따라서 관련 비용을 보험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조건에 따라 조건에 따라 보험이 모든 손해를 보장하지 않을 경우 에어부산이 직접 추가 비용에 대해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앞서 무안공항에서 있었던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 제주항공 측은 10억 달러 상당의 보험을 들어놨다고 밝힌 바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구체적인 보험금 액수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韓日 외교 갈등에 삼성전자·현대차 ‘영토 확장’ 고민 깊어진다

한국과 일본 간 외교관계에 이상기류가 감돌면서 국내 기업의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나, 13년만에 일본 승용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현대차 등 국내 주요 수출 대기업 입장에서는 자칫 현지에서 '반한(反韓) 감정'이 조성될까 걱정하고 있다. 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교부는 일본과 갈등을 겪고 있는 과거사 문제 관련 '강경 대응'하겠다는 노선을 정했다. 일본이 하시마(군함도) 탄광이 포함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속조치에서 우리 측 요청을 또 수용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양국은 작년 11월 '사도광산 추도식'을 두고도 기싸움을 벌였다. 무역 분쟁 조짐도 보인다. 현대제철이 지난달 한국 정부에 일본산 열연강판 반덤핑 조사를 요청하자 현지 철강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마이 타다시 일본철강연맹 회장은 “무역조치 발동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한 감정'이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왔다. 도쿄 중심부에 체험스토어 등을 운영하며 고객 접점 늘리기에 주력했다.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시부야에서는 갤럭시Z 폴드·플립 제품 옥외광고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홍보 강화 차원에서 현지 법인 설립 이후 16년만에 '뉴스룸 재팬'을 신설했다.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1위 업체 애플과 격차가 상당한데 중국 기업들의 견제까지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 재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일본 점유율은 6.9%다. 애플(48%), 샤프(12.2%), 구글(10%), 레노버(8.9%)에 이은 5위다. 전년 동기(6.5%) 대비 실적이 개선되긴 했으나 급성장한 중국계 레노버(1.6→8.9%)에 4위 자리를 내줬다. 분위기도 좋지 않다. 현지 점유율이 2022년 9.1%를 찍으며 선전하는 듯 하다 2023년 6.3%로 급락했다. 같은 시기 스마트폰 시장 후발주자인 구글은 점유율을 1.5%에서 10.7%로 끌어올렸다. '한류 열풍' 등 국가 이미지 개선으로 인한 지원사격을 기대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양국 관계 경색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일본은 놓치기 어려운 시장이다. 인구가 1억명이 넘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5793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구매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폴더블폰이나 플래그십 모델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릴 수 있는 곳이다. '마진 확대' 갈증도 심한 상태다. 삼성전자 MX(Mobile eXperience) 사업부 연간 영업이익은 2023년 13조원에서 작년 10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갤럭시S 25의 경우 성능을 대폭 강화해놓고도 경쟁 심화 우려에 가격을 전작 대비 동결했다. 회사는 인공지능(AI) 경험으로 모바일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태블릿, 노트 PC, 웨어러블, 확장현실(XR)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MX 사업부 영업이익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일본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자동차 처지도 비슷하다. 지난 2022년 '13년만에 승용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을 판매하고 있지만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일본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현대차의 지난해 현지 판매는 618대다. 비슷한 시기 현지에 진출한 중국 BYD(2383대)에 밀리는 추세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가) 한류 등 외부 지원을 기대하기 보다는 우리나라가 일본 대비 앞서고 있는 분야를 찾은 뒤 협업해 활로를 찾는 게 나을 것"이라며 “대표적인 게 정보통신(IT)이다. 네이버, 카카오가 현지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소비재(스마트폰)에 IT 기술을 색다르게 접목하는 방법 등을 고민해볼 수 있다"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준미달 지주사’ 한화그룹, 한화에너지가 해결사 될까

한화그룹은 외형적으로는 지주회사 체계를 갖춘 곳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공정거래법의 기준에는 아직 '과락'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자산 구성에서 직접 영위하는 사업부문의 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총자산의 50% 이상을 자회사 지분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최근 한화그룹이 잇따라 사업 재편 작업에 나서는 것도 이런 못미치는 미완의 지주체계를 완성시키기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방산, 화학, 에너지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본격화 된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 당시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 작업이 본격화됐다. 이어 2022년 7월 한화그룹은 사업구조 개편을 발표했다. 흩어져 있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한화가 영위하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갖고 있던 한화정밀기계는 한화에, 한화건설의 자회사 한화기계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한화 건설 부문의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을 한화오션에 양도하고, 모멘텀 부문 내 태양광 장비 사업을 한화솔루션에 넘겼다. 모멘텀 사업은 한화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별도 법인으로 떨어져 나갔다. 또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산업용 솔루션 부문을 인적분할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룹의 방산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됐다. 한화오션은 해양 방산과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해양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며, 한화는 한화그룹의 지주회사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위에는 한화가 있다. 외형적으로는 한화그룹은 한화를 지주회사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의 자산총액 중 자회사 지분 비율이 50% 미만이기 때문이다. 우선 한화그룹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을 주당 3만원에 600만 주, 총 1800억 원 규모로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결과, 최종적으로 389만8993주를 매수했다. 그 결과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17%를 확보했다. 한화의 자산총액에서 자회사의 주식 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지주비율)이 높아졌다. 이 공개매수는 그룹의 중심인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 지분 50%와 한화 지분 5.43%를 보유하고 있다. 김 부회장의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각각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각각 25% 보유 중이며, 한화 지분은 각각 2.14%, 2.17%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18.75%를 보유 중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사업 재편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뉴 한화'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가장 부각되는 분야는 바로 '방산'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방산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K2 전차 등 한국 방위산업을 대표하는 무기 체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어 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을 통해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끝으로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을 통해 해양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과 지배구조 개편은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며 “김 부회장이 '뉴 한화' 구상을 성공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KTis “수어 상담 서비스 지속 개선…청각장애 고객 소통 앞장”

KT그룹 자회사 KTis는 3일 '한국 수어의 날'을 맞아 수어 상담 서비스를 지속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 수어의 날은 청각장애인 권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모두가 평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회 구현을 위한 날이다. KTis는 KT고객센터를 통해 청각장애인 고객이 직접 얼굴을 보며 수어로 화상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한다. 전산에 장애가 등록된 고객은 추가적인 신청 없이도 전문 상담사와 통화할 수 있다. 단순 기술 지원을 넘어 고객과 상담사 간 진정성 있는 소통을 가능케 했다는 설명이다. 백한솔 전문 수어 상담사는 “한 고객이 처음으로 수어 상담을 통해 영상 통화를 하면서, '이런 편리한 서비스가 있어 정말 고맙다'고 말씀하셨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종만 KTis 고객본부 전무는 “고객들은 전문 수어 상담사와의 통화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서비스를 지속 개선해 모두가 평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영풍-MBK 연합,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SMC 전·현직 임원 검찰 고발

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선메탈코퍼레이션(SMC) 전·현직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3일 MBK 연합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최 회장과 박기덕 사장, 이성채 SMC 법인장, 최주원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MBK 연합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최 회장 등을 신고하고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이어서 법적 대응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MBK 연합 측은 “최 회장은 자신의 지배권 유지를 위해 불법 출자 구조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주주권이 침해되고 자본시장 질서가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 회장과 관련 인사들의 행위는 단순한 경영 판단이 아니라 명백한 배임"이라며 “지배권 방어를 목적으로 고려아연이 100% 지배하는 SMC를 동원하고 회사 자금이 부당하게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임 대표에 이원주 디케이테크인 대표 내정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원주 디케이테크인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내정자는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 대표이사를 겸직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2008년 카카오에 합류한 후, 2015년 디케이테크인 초대 대표로 선임돼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특히 기업간거래(B2B) 정보기술(IT) 및 AI 인프라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는 설명이다.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의 IT서비스 자회사로, 지난해 1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자회사 '케이이피'를 흡수합병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 내정자는 △카카오워크 △카카오 i 등 케이이피의 6개 핵심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기술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그는 “양사의 기술력과 비즈니스 시너지를 극대화해, 카카오 그룹이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김동명 사장 “지금은 강자의 시간…LG엔솔이 슈퍼사이클 지배자될 것”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슈퍼사이클의 지배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3일 김 사장은 사내 구성원 대상으로 메시지를 통해 “미래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면 결국 실력을 갖춘 기업이 이를 지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북미 지역의 여러 정책 변화를 염두한 말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범처럼 노려보고 소처럼 걷는다는 '호시우보'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되 제품 및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추는 활동을 정말 우직하고 묵묵히 실행해 나갈 시점"이라며 "우리는 이미 강자의 요건을 갖추고 있고, 더욱 차별화된 경쟁력을 축적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한 근거로 우선 기술 리더십을 꼽았다. 업계 최초로 LFP 파우치 셀투팩(CTP) 기술과 유럽 상용차용 고전압 미드니켈, 46시리즈 등 대규모 수주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건식 전극도 경쟁사 대비 빠르게 갖춰나가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올해 전망은 어두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사장은 “회사는 투자 유연성을 높이고, 라인 전환 및 효율화 등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예정"이라며 “제한적이지만 올해 매출도 5~10%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과 여태까지의 '최초·최고'의 기록을 부각시키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각 사업부문에서 꾸준히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고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오퍼레이션 역량과 맞물려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경험을 축적했고 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전자, R&D 인력 1만명 마곡에 집결

LG전자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1만명 규모의 연구개발(R&D) 인력을 한데 모아 글로벌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LG전자는 LG사이언스파크 내 4개 연구동을 증설 완료해 총 10개의 연구동(W1~W10)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연면적 12만5000평, 부지 2만1000평 규모로, 서울 내 단일 기업 R&D센터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 설 연휴부터 서초, 양재, 가산 R&D캠퍼스에서 근무하던 연구원 2000여 명이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했다. 기존 LG사이언스파크 연구원 1000여 명도 신축 연구동으로 이동했다. 이번 증설로 LG전자 CTO부문과 4개 사업본부(HS/MS/VS/ES) 소속 R&D 인력 대부분이 한 곳에 모이게 됐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23개 해외 연구소를 이끄는 글로벌 R&D 컨트롤타워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별 제품을 넘어 고객에게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R&D 역량을 집중하고 융복합 시너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증설로 LG사이언스파크 전체 연구동은 기존 22개에서 26개로 늘었다.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약 5만4000평) 부지에 LG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R&D 조직과 협력사, 스타트업 등 총 2만5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편 최근 LG전자는 R&D 투자를 통해 글로벌 AI 로봇 기술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LG전자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AI 로봇 관련 특허 출원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출원 건수의 18.8%에 해당하는 1038건의 특허를 출원하여, 2위 일본 FANUC(97건, 1.8%)와 3위 중국 화남사범대학(83건, 1.5%)를 큰 차이로 앞섰다. LG전자의 이러한 성과는 2017년부터 본격화된 로봇과 AI 분야의 전략적 R&D 투자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AI 분야에서 8대 기반기술(소프트웨어, 시스템온칩, 인공지능, 로보틱스, 소재·부품, 표준, 차세대컴퓨팅, 클라우드/데이터)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2조2467억원의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수준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