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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미포 합병 시너지’로 인도 함정시장 공략

HD현대중공업이 오는 12월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앞두고 양사의 시너지를 발판 삼아 거대 인도 함정 시장 공략에 나선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 조선소(CSL)와 '인도 해군 상륙함(LPD) 사업'을 위한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항공 모함 건조 역량까지 갖춘 코친 조선소와의 이번 협력으로 인도 특수선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페루 등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한 함정 건조·기술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상륙함 설계와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특히 이번 사업은 12월 합병 시너지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의 세계적 수준의 함정 건조 역량과 HD현대미포가 축적해온 해외 조선소 운영 경험이 결합되면 기술 경쟁력과 사업 실행력 모두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번 MOU는 지난 7월 HD한국조선해양이 코친 조선소와 맺은 설계·생산성 향상 등 포괄적 협력 MOU의 후속 조치다. 인도 정부가 'TPCR 2025'를 통해 해군력 강화를 추진 중인 만큼, HD현대중공업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원호 사장은 “이번 협력은 인도 함정 시장 진출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HD현대중공업이 인도 해군 현대화의 최적 파트너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토 뉴스] 새 단장한 서소문 대한항공 KAL 빌딩 간판

11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117 소재 대한항공 KAL 빌딩 간판이 기존 굵은 활자체의 'KOREAN AIR'에서 신규 기업 이미지(CI)로 변경돼 있다. 해당 CI는 한진그룹의 새로운 전용 서체 '한진그룹 산스(Hanjin Group Sans)' 글꼴이 적용된 상태로 상징인 태극 마크의 심벌과 영문 로고 타입을 나란히 배치한 것으로 올해 3월 11일 공개됐다. '대한항공 다크 블루(Korean Air Dark Blue)' 단색을 사용해 대한민국 대표 국적 항공사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담아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시각적 전달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심벌과 로고 타입 'KOREAN AIR'를 모두 표기한 방식 △심벌과 로고 타입을 'KOREAN'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방식 △심벌만 사용한 방식 등 3가지 단계로 구분해 사용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12월 출범 ‘통합 HD현대중공업’, 방산 10조 청사진…‘마스가’ 박차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통합 법인이 오는 12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K-방산 분야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의 함정 건조 기술과 HD현대미포의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을 결합해 미국 마스가(MASGA) 협력 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해 2035년 방산 부문 10조 원을 포함, 총 37조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오는 12월 1일 합병 법인으로 공식 출범한다. 양사 간 합병 안건은 지난 8월 발표된 이후 9월 공정위 승인과 10월 주주총회를 모두 통과했다. 이번 사업 재편은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시장을 확대, 다변화하는 동시에 최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K-방산 선도와 초격차 기술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수출 실적을 보유한 조선사로서 이 분야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놨다. 여기에 HD현대미포가 갖춘 함정 건조에 적합한 사이즈의 도크와 설비 및 우수한 인적 역량을 결합, 급증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기회를 신속하게 포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양사의 MRO 역량 결합이 주목된다. HD현대미포는 1975년부터 2005년까지 30년간 군함을 포함한 8200여 척의 선박을 수리·개조하며 MRO 역량을 쌓아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 정비 협약(MSRA)를 체결한 바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양사 간 합병은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추진에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신한증권은 “선박 발주 둔화에도 견조한 수주와 실적 성장이 기대되고, 가시화되는 미국 마스가 협력과 이외 지역들의 특수선 협력으로 탄탄대로에 놓일 것"이라며 3사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미래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영국의 군사 전문지 제인스(Janes)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글로벌 함정 신규 계약 시장 규모는 총 2100여 척으로 약 3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2035년까지 방산 부문 10조 원 포함 매출 37조원을 달성해 2024년의 19조원 대비 약 2배 가까운 매출 신장을 이룬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셰프 기내식·라이브 스테이션’… 대한항공, 서비스 혁신으로 KS-SQI·NCSI 1위

대한항공이 올해 한국 서비스 품질 지수(KS-SQI, Korean Standard-Service Quality Index), 국가고객만족도(NCSI, 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 등 국내 주요 서비스 품질 인증 조사에서 항공업계 1위를 석권했다. 11일 대한항공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주관 '2025 KS-SQI' 인증 수여식에서 항공사 부문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26회인 KS-SQI는 2000년 한국표준협회와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서비스 품질 평가 모델이다. 국내 서비스기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품질에 대한 만족 정도를 나타내는 종합 지표다. 대한항공은 본격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최상의 고객 서비스'를 실현하고자 서비스 품질 혁신을 끊임없이 도모한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KS-SQI 조사 항목을 구성하는 여덟 가지 차원별 점수 가운데 △정확성 △전문성 △진정성 △친절성 △적극성 △이용 편리성 △외형성 차원에서 타 항공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점수를 얻었다. 대한항공은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2025 NCSI'에서도 대형 항공사(FSC) 부문 3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특히 올해는 고객 감동을 위한 지속적인 서비스 강화 노력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NCSI는 기업 경쟁력 강화와 국민 삶의 질 상승을 위해 한국생산성본부와 미국 미시간대학이 공동 개발한 고객 만족 측정 모델이다. 매년 국내 생산·판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품질과 만족도를 직접 평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한항공은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8월엔 항공기 탑승 전부터 고객들이 럭셔리한 여행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마일러 클럽과 프레스티지 동편 라운지를 전면 개편했다. 신규 라운지는 한국의 미를 반영한 세련된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식사·샤워·회의·웰니스 등 다양한 고객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공간을 마련했다. 국내 5성급 호텔 셰프들이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라이브 스테이션(Live Station)'을 도입한 점도 공항 라운지 분야의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대한항공은 이번 오픈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제2여객 터미널 내 모든 라운지를 순차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올해 3월엔 신규 기업 이미지(CI) 발표에 맞춰 기내식 신메뉴와 업그레이드된 기내 서비스도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세스타(Cesta)의 오너 셰프인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신규 기내식 메뉴를 개발했다. 제철 식재료와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한 고급 파인다이닝을 하늘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식기 등 기내 기물도 프리미엄 라인으로 리뉴얼해 고급화한 기내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1위 선정은 대한항공이 '고객 감동과 가치 창출'을 바탕으로 소비자 편의를 높이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지속해서 수행한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로서 고객과 소통하며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항공의 다양한 고품격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다방면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여행 전문 매체 '트래블 위클리(Travel Weekly)'가 주관하는 '2025 마젤란 어워즈(Magellan Awards)'에서 6관왕에 올랐다. 항공사 종합 부문-국제항공사(International Carrier)·서비스(Service)와 항공 서비스 요소 부문-일등석(First Class)·비즈니스석(Business Class)·기내 식음 서비스(In-Flight Menu), 항공사 마케팅 부문-모바일앱(Mobile App) 등 총 3개 부문 6개 항목에서 최고상인 금상(Gold Winners)을 수상한 바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고객사 시스템과 ‘직통’ 연결…실시간 데이터 공유

대한항공은 항공 화주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자사 시스템에 고객사들의 시스템을 연동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해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전자 상거래 시장의 빠른 성장에 발맞춰 물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변화의 일환이다. 대한항공이 새롭게 선보이는 솔루션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기반의 화물 시스템 연계 솔루션으로, 대한항공 화물 시스템과 고객사 시스템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항공사와 연계된 자체 시스템을 통해 △스케줄 조회 △운임 확인 △화물 예약 △운송장 전송 등 제반 업무를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솔루션 도입은 항공화물 산업의 디지털 전환의 일환"이라며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해 항공 화물 업계에 혁신을 더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글로벌 항공화물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번 API 기반의 시스템 구축 및 확대를 통해 디지털 물류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국과연, 스텔스기 ‘25분 이내’ 외형검증…제작 정밀도 ‘퀀텀 점프’

대한항공과 국방과학연구소(ADD·국과연)가 저피탐(스텔스) 비행체 제작 공정 중 수일이 걸리던 항공기 외형 검증 분석 작업을 30분 내 완료하는 자동화 도구를 고안해 냈다. 이 기술은 방대한 실측 데이터를 인적 오류(휴먼 에러) 없이 3D로 시각화해 스텔스 성능에 직결되는 제작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전망이다. 11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와 국과연은 방위사업청 재원으로 'CATIA 오토메이션 기법을 이용한 저피탐 비행체 외형 검증 자동화 도구 개발' 공동 연구를 진행했고, 소요 시간과 품질 문제를 '퀀텀 점프' 수준으로 해결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첨단 저피탐 비행체는 레이더 반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극도로 정밀한 기하학적 형상을 요구한다. 애로 사항은 항공기 총조립 완료 후 이 설계가 제대로 구현됐는지를 따져보는 '외형 검증' 단계에 있었다. 전폭 10m급 비행체 하나를 검증하는 데에는 최소 4000, 많게는 5000개의 실측 좌표 데이터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엔지니어가 이 방대한 실측 데이터의 대량화를 직접 처리하고 분석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외형 검사 분석 기간의 증가를 초래했고, 후속 공정·시험 진행의 공백을 유발해 전체 비행체 제작 기간과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이를 고가의 신규 시스템 도입이 아닌 현장의 표준 도구를 지능적으로 결합해 해결했다. 핵심 기술은 항공우주 설계 표준 프로그램인 'CATIA V5'와 데이터 처리 프로그램인 마이크로소프트 엑셀(MS Excel) 2016을 비주얼 베이직(VBA, Visual Basic) 언어로 실시간 연동시킨 것이다. 이 아키텍처에서 엑셀은 수천 개의 실측 좌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 결과를 보고하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다. CATIA는 VBA 스크립트의 제어를 받아 △3D 모델 생성 △기하학 형상 구현 △각도·이격 거리 산출 등 모든 핵심 분석 작업을 백그라운드에서 자동으로 수행한다. 이 자동화 도구는 크게 두 가지 핵심 검증 작업을 수행한다. 첫째는 '기체 정렬 판별'이다. 5000개의 실측 포인트를 CATIA 상에 3D로 구현한 뒤 기하학 형상을 연결해 항공기 조립의 핵심 정밀도 지표인 좌우 대칭성·젖힘각·상반각·붙임각·비틀림각 등을 CATIA의 측정 기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산출한다. 둘째는 스텔스 성능과 직결되는 '외표면 품질 판별'이다. 이 작업은 단순히 설계도와 실측값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선 CATIA가 '설계 외형면(OML)' 원본을 불러온 뒤, 동일 좌표계에 실측 포인트 수천 개를 생성한다. 그 다음 OML과 실측 포인트 간의 미세한 '외표면 이격 거리(Deviation)'를 자동 산출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피탐 특성까지 고려했다는 것이다. 레이더 반사에 민감한 날개 전방과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후방을 날개 시위선 50% 기준으로 영역 분할하고, 영역별로 허용 오차의 정밀도를 상이하게 적용하는 복잡한 스텔스 설계 규칙이 알고리즘에 내장돼 있다. 또한 날개 끝 처짐 등 구조 자중에 의한 실기체 형상 변위와 같은 물리적 변형을 보완하기 위해 '베스트 핏' 과정을 수행해 가짜 불량을 걸러내고 실제 제작 오차만을 정밀하게 판별해낸다. 이러한 전 과정을 거친 최종 성과는 약 5000개 수치 데이터 기준, 25분 내 분석 결과 도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일이 걸리던 작업 시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핵심 병목이 해소된 것이다. 더 큰 성과는 신뢰도에 있다. 기계가 모든 과정을 일관되게 처리함으로써 대량의 수치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인적 오류를 제거했다. 분석 결과는 수치 목록이 아닌 3D 모델로 자동 생성된다. 엔지니어는 허용 공차를 만족한 녹색 영역과 불만족한 적색 영역을 색인 기능을 통해 즉각 확인할 수 있다. 대한항공·국과연 공동 연구팀은 “검사 결과의 실시간 3D 가시화를 통해 결함 부위의 신속하고 직관적인 발견이 가능해졌고, 이는 신속한 후속 조치를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HD한국조선해양, ‘화재 전기차 정밀 침수’ 기술로 PCTC 전소 막는다

HD한국조선해양이 전기 자동차(EV) 해상 운송의 최대 난제였던 '배터리 화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선박의 평형수 탱크와 특수 격벽을 이용,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의 배터리만 정확히 물에 잠기게 해 냉각시키는 시스템에 대한 특허 기술로, 순수 자동차·트럭 운반선(Pure Car and Truck Carrier)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화재 진압 시 선박 침몰'이라는 딜레마를 해결할 '게임 체인저' 기술로 평가된다. 11일 본지 취재 결과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회사 HD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10월 출원한 PCTC의 전기차 화재 진압에 대한 기술 특허를 올 8월 지식재산처(구 특허청)로부터 최종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술의 핵심은 배터리 열 폭주에 의한 화재를 '물의 확보'와 '정밀한 사용'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해결하는 것으로, 기존 PCTC 설계 방식을 뒤엎는 것이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PCTC 업계의 오랜 악몽이었던 전기차 화재의 특수성에 있다. 전기차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한번 불이 붙으면 열 폭주 현상으로 온도가 1000°C 이상 치솟고, 불길이 삽시간에 번져 PCTC가 전소되는 사례도 종종 생겨난다. 이산화탄소 등을 이용한 일반적인 질식 소화 방식은 통하지 않아 막대한 양의 물로 냉각시키는 것만이 현재의 유일한 해법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딜레마가 존재한다. 2022년 펠리시티 에이스호와 2023년 프리맨틀 하이웨이호의 침몰에서 보듯, 화재 진압을 위해 갑판에 쏟아부은 막대한 소화수는 선박의 무게 중심을 무너뜨리는 '자유 표면 효과'로 이어져 오히려 배를 침몰시키는 복원성 상실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불을 끄려다 배를 가라앉힌 셈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가 'EV 드릴 랜스'를 도입하는 등 업계의 노력이 있었으나, 이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드릴 랜스는 선원이 유독 가스와 폭발 위험이 도사리는 화재 현장에 진압 인력이 직접 접근해 배터리에 구멍을 뚫고 물을 주입하는 수동식 도구다. 반면 HD한국조선해양의 특허 기술은 이 모든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 해결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격벽(Bulkhead)'을 이용한 '정밀 침수' 기술로, 화재 감지 시 시스템은 불이 난 차량 주변에 즉시 격벽을 설치해 '수밀 구획'으로 격리한다. 이후 해당 구역에만 물을 투입해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의 배터리가 물에 잠길 높이까지만 물을 채운다. 이 경우 격벽을 통해 물의 이동을 화재 구역으로 제한해 선박 복원성을 해치지 않고도 배터리를 냉각시킬 수 있다. 동시에 화재가 발생한 차량 외의 차량의 침수를 최소화 함으로써 2차 피해를 방지한다. 이 모든 과정은 자동화 시스템이나 원격 제어로 이뤄져 선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평형수를 담는 거대한 '밸러스트 탱크(Ballast Tank)'를 화재 진압에 필요한 수만 리터의 '즉각적인 비상 소화수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확보된 물을 차량 하부의 배터리로 직접 분사하거나 측면 탱크에서 중력을 이용해 대량으로 쏟아붓는 제2·3의 소화 시스템을 두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의 특허가 PCTC 시장의 사실상의 표준을 선점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마침 한국선급(KR)은 전기차 해상 운송 안전성 강화를 위해 2023년 11월 'AFP-C(EV)'라는 새로운 안전 등급을 도입했고, 이는 HD한국조선해양의 특허 기술과 일치한다. 실제 한국선급의 이 등급은 이산화탄소 배출 시스템의 제한성을 고려해 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비 영구적 연결을 제안한다. 이는 이산화탄소 고갈 또는 시스템 고장 시 크레인 없이 자체 동력으로 선적하고 하역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로나 차량 구역을 냉각하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된다. 또한 해상인명안전협약(SOLAS)과 국제해사기구(IMO)가 채택한 화재안전장치(FSS) 코드 요구 사항의 한계를 인식해 전기차가 있는 곳에서의 연기와 열을 효과적으로 감지하기 위해 폐쇄 회로(CC) TV와 휴대용 열화상 카메라 등 복합형 감지기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연구진은 “기존 내연 기관에 대한 소화 시스템으로 진압이 불가능한 전기차에 대한 화재를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통합사 출범 대비 ‘기내 닥터 콜·착한 사마리아인 법 심포지엄’ 개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기내 닥터 콜'로 불리는 항공 응급의료 시스템과 '착한 사마리아인 법'으로 알려진 의료진 법적 보호 방안을 점검하는 대규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인하대병원과 공동으로 '제1회 항공 응급콜 전문성 및 리스크 관리 심포지엄'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향후 통합 항공사 출범 시 계열사를 아우르는 응급 의료 대응 체계를 표준화하고, 기내 응급 상황 발생 시 의료진이 안심하고 처치에 나설 수 있는 법적 보호 장치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포지엄에는 대한항공 외 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사 관계자 20여 명과 인하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의료진 20여 명을 포함해 총 8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우선 '항공 응급콜(기내 닥터 콜)' 운영 현황과 환자 승객 운송 사례 등을 공유하며 대응 역량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항공은 2016년부터 인하대병원과 협력해 기내 위성 전화로 24시간 전문 의료진의 자문을 받는 응급 의료 체계를 운영 중이다. 최근 고령 환자 승객 증가와 장거리 노선 확대에 따라 갑작스러운 기내 응급 상황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표준 프로토콜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기내 응급 처치에 나선 의료진의 법적 보호 문제가 핵심적으로 다뤄졌다. 현행 '응급 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는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하다 발생한 손해에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민·형사 책임을 묻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국내에서 기내 응급 처치로 인한 소송 사례는 없으며, 만약 발생하더라도 책임 보험을 통해 변호사 선임 비용 등 소송 방어 비용을 지원하는 보호체 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내 의료 응급 상황 시 지원을 제공하거나 제공하려고 시도한 개인의 작위 또는 부작위로 인해 제기된 모든 소송에서 중과실이 없는 한 책임을 면제하는 미국 '항공 의료 지원법(Aviation Medical Assistance Act)' 등 국제적인 법적 보호 장치와도 일치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심포지엄은 통합 항공 의료 서비스 표준을 조기 확립하고 안전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매년 1회 이상 정례화해 기내 응급 상황 대응 역량을 체계적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프레미아, ‘CES 2026’ 겨냥 인천-라스베이거스 특별 전세기 띄운다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6' 기간에 맞춰 특별 전세기를 운항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특별편은 CES 2026 행사 참석객은 물론, 겨울철 미국 서부 관광을 계획하는 여행객들에게도 직항 노선이라는 편리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운항 일정은 2026년 1월 5일 오후 10시 1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현지 시각 5일 오후 4시 10분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다. 귀국편은 CES 일정이 마무리되는 1월 9일 오후 10시 25분(현지 시각) 라스베이거스를 출발, 1월 11일 오전 4시 55분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라스베이거스 노선은 그간 국내 직항편이 제한적이어서 MICE 행사 참석객이나 관광객들이 항공편 선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러한 시장 수요를 반영해 넓은 좌석 간격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중심으로 쾌적한 기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번 특별 전세기 상품은 제휴 여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으며, 박람회 참관객을 위한 단체 상품과 일반 관광객을 위한 자유여행형 상품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전 세계 산업 관계자와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에 맞춰 편리하고 쾌적한 여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직항 노선이 부족했던 라스베이거스에 고객 편의를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무인 스텔스기, 2029년부터 ‘한화 국산 엔진’ 달고 난다

K-방산의 미래 핵심 전력인 대한항공 '저피탐(스텔스) 무인 편대기(LOWUS, Low Observable Wingman UAV System)'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국산 심장'을 달고 오는 2029년 이후 본격 작전에 투입된다. 8일 본지 취재 종합 결과, 대한항공은 이르면 2029년 자사 저피탐 무인 편대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5500파운드(lbf)급 터보젯 엔진을 탑재할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업에 정통한 업계의 익명 관계자는 “국방과학연구소(ADD, 국과연)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공동 개발하고 비행 시험 중인 저피탐 무인 편대기에 들어갈 해당 엔진의 최종 시험은 2029년 중에 끝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제품은 내년 상반기 중 나온다"고 부연했다. 국과연에 따르면 이 엔진은 내년 1월부터 △항공기 시스템과의 연동 상태 △추진 계통 신뢰성·안정성 △향후 비행 시험을 위한 감항 인증까지 검증하는 과정인 지상 시험을 받는다.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저피탐 무인 편대기 시제기는 현재 시험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이브첸코-프로그레스의 5500파운드급 AI-222 엔진을 임시 탑재해 시험 비행 중에 있다. 2029년 최종 시험 완료는 2027년 검증이 끝날 기체와 내년부터 약 3년 간 혹독한 검증을 거치게 될 엔진이 마침내 하나로 합쳐지는 것으로, 저피탐 무인 편대기 무기 체계 개발 완료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후부터 국산 스텔스 무인기 작전 비행과 양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엔진 국산화가 이처럼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추진되는 데에는 △공급망 안보 △수출 주권 △미래 전장 교리 실현 문제 등 세 가지 핵심 이유가 있다. 현재 시제기에 탑재된 AI-222 엔진 제조사 이브첸코-프로그레스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아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선이어서 고강도 분쟁에 노출돼있는 지역이다. 때문에 관계 당국은 2030년대 중반 양산 계획을 분쟁 지역의 부품에 의존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내리게 됐다. 또 K-방산의 핵심 수출품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경공격기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엔진을 사용해 수출 시마다 미국의 국제 무기 거래 규정(ITAR)에 따른 승인이 필요하다. 이는 K-방산 수출에 족쇄로 작용해왔다. 2029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진의 최종 탑재는 대한항공 저피탐 무인 편대기가 ITAR 규제에서 자유로운 제품임을 인증하는 것으로, K-방산의 독자적인 수출길을 여는 핵심 열쇠다. 아울러 저피탐 무인 편대기는 KF-21 보라매 전투기를 호위하는 '로열 윙맨(Loyal Wingman)' 으로, 유인기 대신 위험에 노출되는 '소모성(expendable)' 또는 '감손성(attritable)' 자산 개념으로 운용된다. '벌떼(Swarm)' 혹은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 으로 불리는 이 교리는 저렴한 자산을 대량으로 투입하는 '저렴한 대량 생산(affordable mass)' 을 전제로 한다. 일각에서 추정하는 대당 70만 달러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은 값비싼 외산 엔진으로는 불가능하고, 1000시간 이상 운용 가능한 '장수명' 국산 엔진의 대량 생산을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다. 따라서 '2029년 파이널 테스트 완료'라는 일정은 2013년부터 시작된 엔진 국산화 노력이 2026년 1월 첫 지상 시험을 거쳐 2030년대 중반 양산 으로 이어지는 K-스텔스 무인기 개발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음을 의미한다. 이명섭 국과연 책임 연구원은 “당 기관을 포함, 저피탐 무인 편대기 개발 체계단의 인력이 많이 부족해 여건이 좋지 않지만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임종묵 대한항공 대한항공 기술연구원 팀장은 “저피탐 무인 편대기를 기점으로 우리나라가 전 세계 무인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숨 가쁘게 연구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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