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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5000억원 유상증자…“미래 성장성 고려”

SK온이 지난달 초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데 이어 5000억원의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온이 채무상환자금 등 약 5000억원을 조달하고자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7일 공시했다. 신주 발행 수는 901만5667주(보통주)이며 발행가액은 주당 5만5천459원이다. 이에 대해 SK온 관계자는 “SK온이 신주 발행을 통해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약 5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SK온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PRS 방식을) 실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PRS는 다수 국내 기업이 자본 조달을 위해 활용 중인 금융 기법으로, 향후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 올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기차 전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중장기적으로 SK온의 지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온은 올해 3분기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21년 10월 독립 법인 출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트럼프 2.0] 경쟁 격화되는 철강, 숨통 트이는 석유화학 ‘희비교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컴백하며 국내 철강·석유화학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제조업 일자리 보호를 명분으로 전 세계 수입품을 대상으로 10~20%에 달하는 '보편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의 경우 대미 무역흑자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세가 책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덤핑과 상계관세를 비롯한 수입규제 조사 빈도와 강도도 높아질 공산이 크다. 철강산업은 트럼프 1기 시절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관세 25% 부과를 면제 받는 대신 수출량을 3년 평균치의 70%(연간 약 263만t)로 제한하는 방식에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도 반사이익을 얻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합의가 있지 않는 한 현지 시장 내 입지 확대가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는 기존 쿼터가 축소되거나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가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지난해 50억달러 수출을 달성한 국내 주요 철강재 수출국이다. 이는 전체의 14%에 달하는 수치로, 지난해까지 4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24.8%로 집계됐다. 높은 관세와 우회 수출 방지로 인해 미국으로 들어가지 못한 중국산 제품이 한국을 비롯한 다른 시장으로 풀리면서 경쟁 강도가 심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관세를 부과하고, 철강재의 경우 단계적으로 수입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법무법인 율촌은 '미국의 정책 방향과 국내 통상·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되던 중국산 철강이 국내에 덤핑으로 유입될 경우 국내 철강 업체에 가격인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현대제철이 중국산 후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를 진행한 상황으로, 포스코도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제재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은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높은 업종으로 분류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유발한 인플레이션 원인 중 하나로 에너지 가격을 지목하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는 셰일오일과 원유 등 화석연료 생산 확대로 국제유가 하락을 도모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국가들도 감산을 완화하는 등 국내 기업들은 경제적인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납사의 가격이 낮으면 이를 원료로 에틸렌 등을 만드는 석유화학 기업들은 원가 절감에 따른 수익성 향상이 가능하다.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고무 밸류체인을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장갑 대체를 위해 동남아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이유다. 이 중 말레이사아는 국내 NB라텍스 최대 수출국으로, 현지 기업 탑글러브는 올 3분기 미국향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율촌은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화학제품 규제 폐기를 공언한 것도 국내 기업에도 긍정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화학 등 국내 기업들의 대미투자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미국 에탄크래커(ECC)들이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현재 보다 더욱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트럼프 2.0] K-배터리, 올해만 1조3787억원 보조금 삭감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컴백'에 따라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우선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만 1조3787억원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있어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이 심각해진다면 국내 배터리사의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중국이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중국산 배터리의 입지가 위축된다면 그 빈자리의 상당 부분을 국내 배터리 사가 차지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7일 배터리 업계는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도전 공약집 '어젠다 47'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하며 전기차 전환 및 배터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축소를 주장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힘입어 실적을 높인 것은 물론 미국 현지에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국내 배터리 3사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트럼프는 전기차를 포함한 에너지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고 매우 비싸고 무거워 자동차를 100% 전기차로 전환할 수 없다"며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엄청난 양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당선은 특히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배터리 3사에 악재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은 그동안 북미를 '기회의 땅'으로 간주하고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왔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목표한 생산 능력을 합산하면 북미 지역에만 연 600GWh(기가와트시) 이상으로 집계된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현대차를 비롯해 GM, 스텔란티스, 혼다, 포드 등과의 합작법인(JV) 설립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IRA 시행으로 인한 수혜가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3사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로 올해 1~3분기까지 합계 1조3787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수령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1조1027억원으로 가장 큰 혜택을 봤고, SK온도 2111억원, 삼성SDI도 649억원에 이른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보조금이 없었다면 국내 배터리 3사 대부분이 올해 흑자를 유지하지 못하고 적자로 전환됐을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미국에서 IRA의 '전면 폐지'는 어려워도 보조금 예산 축소 등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 경우 내년 4조원 규모로 예상됐던 국내 배터리 3사의 보조금 수령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집권 1기와 마찬가지로 '자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상대국에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모든 수입품에 이전에 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배터리를 넘어 국내 산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산 배터리의 입지 위축으로 국내 배터리 3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각해진다면 중국산 배터리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한국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점유율 합계는 전년 대비 3.4%포인트(p) 줄어든 20.8%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이 12.1%(점유율 3위), SK온이 4.8%(5위), 삼성SDI가 4%(7위)였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확대했다. CATL은 전년 대비 점유율을 0.9% 늘리며 36.7%로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BYD도 0.5% 점유율을 늘리며 16.4%로 2위를 지켰다. 이밖에도 CALB, 고션, EVE, 신왕다 등의 중국 업체가 점유율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이 같이 거센 기세로 성장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가 위축되고 국내 3사도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트럼프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만큼 중국의 빈자리 전부를 국내 배터리 3사가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배터리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첨단 기술에 대해 지원을 축소하거나 우리 기업의 해외 수출에 제동을 걸 우려가 있다"며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것에 대비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 거점을 다양화하는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길 잃은 RE100]④ ‘RE100 지원군’ 박영욱 SK E&S 팀장 “국내 PPA 초기 수준···N:N 계약 가능토록 제도 바꿔야”

최근 글로벌 대기업 중에서는 RE100 이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해외 선진국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는 RE100 이행이 점차 필수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의 대형 기업들은 이미 RE100을 달성했거나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과 거래시에도 RE100을 이행 하고 있는지 여부를 필수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는 후문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RE100을 달성할 수 있는 솔루션에도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E&S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랜 기간 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면서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RE100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SK E&S는 직접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공급계약(PPA)을 체결해 국내 기업들의 RE100 이행을 지원하는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SK그룹 계열사를 돕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으나 지금은 국내 기업 대다수와 계약해 'RE100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RE100 달성의 가장 큰 문제는 PPA 제도가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외국 격언처럼, 정부가 만드는 정책의 세세한 부분이 잘 맞지 않으면 실제 현장에서는 수많은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RE100 솔루션 사업에서 오랜 기간 핵심 역할을 수행해온 박영욱 SK이노베이션 E&S 재생에너지마케팅1팀장은 국내 RE100 달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점으로 '규제 개선'을 꼽았다. PPA는 사용자가 계약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전력을 조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RE100 달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방안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원활히 구매하기 위해서는 기업 니즈에 맞는 PPA 계약방식들이 필요한데, 현재는 1:1, 또는 N:1 형태의 단순화된 PPA 계약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단순화된 계약 형태는 초기에는 유용한 면이 있지만, 지금 같이 대다수 기업들이 참여하는 경우 시장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복잡한 거래도 소화할 수 있도록 N:N 형태의 계약방식을 허용해 주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다음으로 박 팀장은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에 대한 역할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PPA 제도 상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는 PPA를 통해 공급받는 전력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PPA를 하게 되면 기업들은 전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발전소는 전력이 남기도 하는데 이 부분을 공급사업자가 처리하기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급사업자가 부족·초과발전전력을 처리하지 못함에 따라 초과발전 REC 거래 등 여러 기형적인 거래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기업에게 정산 업무 과중·금융조달의 어려움 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가 중간에서 이를 책임지고 처리하도록 하면 훨씬 원활한 거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박 팀장은 국내 PPA 제도가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인 기업에 큰 효용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기업 입장에서 PPA를 체결한다면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헷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PPA는 20년 장기 고정가 계약이다. 이에 비해 한국전력의 전기요금은 2000년 이후 연 평균 3%씩 인상돼 왔다. 기업의 전력비용을 일정 수준으로 안정화할 수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PPA는 '그린워싱'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명확한 장점이라고 진단했다. PPA는 정해진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구매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출처가 명확하고, 기업이 PPA를 체결함으로써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나게 되므로 추가성도 확실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등 다른 방안의 경우 재생에너지의 발행·추적 등의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그린워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PPA에 당장 투입되는 가격 부담도 적지 않아 현장에서 많이 기업들이 망설이기도 합니다. 국내 PPA는 단순 재생에너지 구매 비용 뿐만 아니라 송배전망을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부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가비용은 PPA로 인한 전체 비용의 15%를 차지하는 수준이라서 기업이 PPA를 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박 팀장은 PPA 방식과 경쟁자인 REC에 대해서 배출권 등 현물 시장이 있기 때문에 원활히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RE100 이행수단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위험이 큰 이행수단이라 장기적인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REC를 통한 RE100 이행비용은 한전의 전기요금에 REC 구매비용이 추가된다. 최근 전기요금은 계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으므로 REC 구매비용 자체가 증가하지 않더라도 REC를 통해 RE100을 이행하는 기업의 비용 부담이 지소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REC 구매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부담이 계속적으로 커지는 이행수단 같습니다. REC 구매를 주요 재생에너지 구매 수단으로 삼기 보다는 PPA의 보조 수단으로 삼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길 잃은 RE100]③ 국내 첫 가입 SK, RE100 이행 준비도 선두권

SK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시작한 대기업그룹으로 꼽힌다.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0년대부터 관련 조직을 만들고 이에 대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RE100이 처음 주목을 받은 것도 SK그룹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국내 기업이 RE100에 가입한 것은 2020년 SK그룹 6개 계열사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2020년 이후 SK그룹은 국내에서 RE100 이행을 가장 훌륭하게 준비하고 있는 대기업그룹으로 꼽힌다. RE100에 가입한 계열사들의 자체적인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옛 SK E&S)를 통해 RE100 솔루션 사업을 진행해 국내 다른 기업들도 RE100 목표를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RE100을 국내에 화두로 던진 것은 SK그룹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의 RE100 가입 연도를 살펴보면 SK그룹 6개 계열사가 2020년에 가입했다. 국내 기업 중 7번째인 아모레퍼시픽이 2021년에야 RE100에 가입했음을 감안하면 여타 국내 대기업그룹보다 RE100에 뚜렷하게 먼저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에는 SK그룹에 피인수된지 오래 지나지 않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마저 RE100에 가입했다. 현재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이 36개사인데 그 중 7개사(19.44%)가 SK그룹인 것이다. 계열사 각각의 준비 상태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이행(전환)률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가 30%, SKIET가 27.4%, SK실트론이 2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SK머티리얼즈도 18.6%, ㈜SK도 18.1%로 국내 평균치인 12%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SK텔레콤과 SKC가 각각 8.6%와 1.65%로 옥의 티로 집계됐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E&S도 RE100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SK E&S는 올해 연말까지 누적 기준 1기가와트(GW) 이상의 재생에너지 공급계약(PPA)을 체결할 예정이다. 1GW는 원자력 발전소 1기의 전력 용량에 맞먹는 수준으로, 업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다. PPA는 사용자가 계약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전력을 조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RE100 달성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1위 재생에너지 기업인 SK E&S는 지난 2022년 RE100 솔루션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1GW 공급 달성을 눈앞에 뒀다. 지난 2022년 3월 국내 최초로 아모레퍼시픽과 직접 PPA을 체결한 데 이어 SK스페셜티·LG이노텍 등 다양한 기업들과 PPA 및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계약을 맺었다. 특히 SK스페셜티와 맺은 PPA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로, 이를 통해 20년간 총 60만t(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6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PPA를 통한 전력 공급 계약 규모는 누적 1TWh를 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약 40만 가구가 1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SK E&S는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육상풍력을 직접 PPA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RE100 솔루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SK E&S는 지난해 말 기준 약 4.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국내 최대 민간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앞으로 매년 약 1GW씩 파이프라인을 추가해 2025년에는 7GW까지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영욱 SK이노베이션 E&S 재생에너지마케팅1팀장은 “계열사들이 SK그룹의 철학인 '따로 또 같이'에 기반해 RE100을 이행하고 있다"며 “RE100에 가장 먼저 가입하고, 그룹 전체의 PPA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선도적인 위치에서 RE100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정유업계, 국내·해외 판매량 모두 늘었는데도 실적 우울

정유업계의 올 3분기 농사는 '흉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수출 판매 물량이 늘어났으나, 판가가 급락한 탓이다. 이후로도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점쳐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9월 석유제품 내수 소비량은 2억3634만50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1.4% 많아졌다. 수출량도 1억2803만5000배럴 13.8% 증가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영업손실은 4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에쓰오일도 8589억원에서 -4149억원, HD현대오일뱅크 역시 3191억원에서 -2681억원으로 나빠졌다. GS칼텍스 또한 이같은 흐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중국 수요 부진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3분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78.3달러로 8.4달러 낮아졌다. 정제마진이 축소된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는 휘발유와 경유를 비롯한 제품값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제외한 값으로,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BEP)은 5달러 수준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수출채산성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품수출단가에서 원유도입단가를 뺀 것으로, 지난해 3분기 19.4달러에서 1년 만에 5.5달러로 72%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수출액도 113억9300만달러로 4.0% 하락했다. 휘발유의 경우 성수기 종료에 따른 계절적 수요 감소와 신규 정유공장 가동이 겹치면서 시황이 악화됐다. 경유는 중국과 유럽 내 산업용 수요 약세 및 미국·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재고량이 많았던 것이 판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파라자일렌(PX)과 벤젠을 포함한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도 감소했다. 드라이빙 시즌 종료로 아로마틱 원료의 휘발유 블렌딩 수요가 줄어들고 정기보수를 마친 아시아 지역 생산설비들이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납사값이 낮아진 것도 재고평가이익 축소로 이어졌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미국 기준금리 하락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완화 △유럽·중동을 비롯한 지역 내 정제설비들의 가을철 정기보수로 인한 공급 감소 효과 △겨울철 항공유와 난방유 수요 증가 등으로 시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완화로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석유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가격을 끌어올리기 힘들고 재정적 어려움이 길어진 산유국들이 가격방어에서 시장점유율 확보로 노선을 바꾼다는 이유다.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와 미주 지역 생산량이 불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비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유로존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언급된다. 석유화학은 계절적 수요 둔화와 신규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에 따른 신규 수요 및 역내 폴리프로필렌(PP)·폴리올레핀(PO) 설비 증설 등이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활유·윤활기유 사업은 원재료값 하락을 비롯한 요인에 힘입어 수익을 냈고, 4분기에도 몬순 시즌이 종료되면서 촉진된 수요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설비들이 정기보수에 돌입하는 것도 공급량 감소로 이어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전기차 전환·탄소중립 등 장기적인 리스크를 안고 가는 상황"이라며 “지속가능연료(SAF) 생산설비 구축을 비롯한 투자 부담도 향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믿을 것은 美 투자뿐…한화솔루션 재무안전성 ‘흔들’

한화솔루션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재무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해 육성해온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이 중국 업체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와중에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탓이다. 30일 한화솔루션은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810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2166억원과 2분기 1078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다소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3분기 매출액도 2조7733억원에 그쳐 지난해 3분기 2조9044억원 대비 4.5% 줄었다. 특히 한화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태양광 사업의 실적 부진이 눈에 띈다.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3분기 영업손실 410억원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871억원과 9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되기도 했다. 이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중국업체들이 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탓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글로벌 태양광 수요가 500기가와트(GW)인 반면 중국 업체가 600GW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로 한화솔루션 등이 생산하는 물량을 감안하면 올해 200GW 가량의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중국 업체의 공급과잉의 영향이 덜한 미국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통상 마찰 등으로 중국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시장에서 배제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한화솔루션이 사업을 확장하기에 비교적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관세와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등을 통해 모듈을 포함한 중국산 태양광 제품 수입에 제한을 두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이 주어지기에 한화솔루션이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공장 증설을 마치며 연간 5.1GW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화솔루션은 올해도 조단위의 설비 투자를 진행해 생산 능력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올해 연간 8.4GW로 확대하고, 내년까지 글로벌 태양광 모듈 생산량 가운데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 미국 태양광 모듈 수요의 25%를 차지한다는 포부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사업 확장은 미국 현지 생산설비에 대규모 투자가 동반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장기간 적자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탓에 한화솔루션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화솔루션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지난 2022년 말 4조991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2778억원으로 18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한화솔루션의 부채총계는 13조9348억원에서 19조3382억원으로 38.78% 늘어난 반면 자본총계는 9조8969억원에서 9조8136억원으로 오히려 0.84% 줄었다. 부채비율은 140.8%에서 197.1%로 56.3%포인트(p) 악화됐고, 차입금의존도도 32.4%에서 42.1%로 높아졌다. 다만 한화그룹과 한화솔루션도 회사의 재무 리스크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집중 관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8월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연 5.95%로 결정됐다. 3년 뒤부터 콜옵션(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1.3%p 가산금리가 추가된다. 지난 5월에 신세계건설이 발행한 6500억원을 넘었기에 영구채 발행 규모로 국내 자본시장 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영구채는 다른 채권에 비해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회계처리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되는 속성이 있어 재무 안정성을 위한 조치로 인식돼 왔다. 또한 한화솔루션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한화솔루션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남정운·홍정권 대표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남 신임 대표는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을, 홍 신임 대표는 큐셀 부문을 각각 이끌게 됐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대표이사 교체로 재무 안정성 관리에 더욱 주의를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최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으로 방산업 재편을 진행하는 등 방산·우주항공·조선 사업에 신경을 쓰고 태양광 부문은 소외된 것 같다"며 “한화솔루션이 미국 시장 투자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SK㈜, 밸류업 계획 공개···“2027년 PBR 1배 기업가치 달성”

SK㈜가 2027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수준으로 개선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최소 배당금을 주당 5000원으로 설정하고 자사주 추가 배당도 검토한다. SK㈜는 28일 주주 환원 정책과 재무 구조 개선 계획 등을 골자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하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했다. 금융권을 제외하고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한 지주회사는 SK㈜가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는 주주 환원 정책으로 주당 최소 배당금을 5000원(보통주 기준)으로 설정했다. 경영 실적이나 경상 배당 수입과 상관없이 보장되는 최소 배당금은 연간 약 2800억원 규모다. 연초부터 진행 중인 리밸런싱(구조조정)으로 발생하는 자산매각 이익, 특별배당 수입 등도 주주 환원에 활용한다. SK㈜는 리밸런싱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활용해 시가총액 1∼2%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소각하거나 추가 배당하기로 했다. 이번 주주 환원 정책은 2022년 발표한 경상 배당 수익의 30% 이상 현금 배당, 시가총액 1% 이상의 자기주식 매입·소각 계획과 비교해 예측 가능성과 폭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SK㈜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재무 건전성 강화, 운영 효율화 등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ROE를 10% 수준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또 자산 유동화로 인공지능(AI), 통합 에너지 설루션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올해 SK㈜는 SK이노베이션·SK E&S 통합, SK에코플랜트·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에센코어 통합이 예정돼 있으며, SK스페셜티 매각도 진행 중이다. SK㈜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자본 효율성 제고를 통해 2027년 이후 PBR 1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가치로 나눈 것으로, 최근 5년 동안 국내 지주회사의 평균 PBR은 0.5배 수준이다. SK㈜ 관계자는 “주주의 의견을 경청하고 성과를 적극 공유함으로써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기업가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화학, 3분기 영업익 4984억원…전년비 42.1%↓

LG화학은 올 3분기 매출 12조6704억원·영업이익 4984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영업이익은 42.1% 하락했다. 부문별로 보면 석유화학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4조8132억원·382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료값과 해상운임 상승 및 환율 하락이 겹친 탓이다. 4분기에는 △원료값 하락에 따른 원가 개선 △신설 공장 가동률 상승 △구미주 판매 물량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첨단소재는 매출 1조7124억원·영업이익 1502억원을 시현했다. 전지재료 출하량과 판가가 소폭 낮아지고 환율 변동도 악영향을 끼쳤다. 4분기는 고객사 연말 재고 조정과 전자소재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으로 실적 향상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과학은 매출 3071억원·영업손실 9억원을 냈다. 당뇨와 백신 등 주요 제품 출하가 양호했으나, 연구개발(R&D) 비용이 불어난 까닭이다. 4분기는 주요 제품의 성장이 이뤄지겠지만, 글로벌 임상 과제 진척에 따른 R&D 비용 증가로 수익성 감소가 점쳐진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6조8778억원·영업이익 4483억원을 달성했다. 유럽 고객사 수요 회복과 북미 생산 증가로 매출이 향상됐다. 물량 확대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메탈값 안정화로 수익성도 개선됐다. 인도네시아 합작공장(JV) 실적이 반영되고, 전력망 중심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도 성장했다. 그러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세액공제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177억원이다. 4분기에는 고객사 재고조정 및 메탈값 하락 영향이 있겠으나, 전기차와 ESS용 배터리 공급 확대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팜한농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1128억원·196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물보호제의 국내 판매가 소폭 많아졌지만, 저수익 비료 화공사업을 중단하면서 적자를 냈다. 4분기에는 작물보호제의 국내외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수한 공정기술 기반의 원가우위와 내부 효율성 증대로 차별화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CFO는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 전기차 캐즘, 메탈값 하락 등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기업이 높은 성장을 이루려먼 내실을 다지고 본원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도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산업시황과 시장 변동성 및 매크로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수적인 투자 의사 결정 및 집행을 하고 있다"며 “당초 4조원 가량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했으나, 2조원대 중반으로 조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도 보수적인 투자 규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라며 “수익성 관리 및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원가 절감 등 관리역량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CFO는 열분해유 공장 가동, 수소화 바이오오일(HVO) 조인트벤처(JV) 설립, 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3HP) 개발 착수 등 3대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노력을 언급했다. 양극재의 경우 북미 공장을 건설하는 중으로, 외부 고객도 늘린다는 구상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당초 4조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했으나, 산업 시황과 시장 변동성 및 매크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2조원대 중반으로 조정하고자 한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8일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에도 보수적인 투자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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