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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춘 LG화학 사장 “러시아산 나프타 추가 수급 어려울 듯” [주총 현장]

김동춘 LG화학 사장이 31일 러시아산 나프타 물량 확보와 관련해 “나프타 수급이 아직 원활한 상황이 아니라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응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러시아산 나프타 추가 구입이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화학 제25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최근 미국의 대러 제재 허용 범위 내에서 러시아산 나프타를 수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의 발언은 미국이 대러 금융제재를 오는 4월 11일까지 일시 완화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을 공급받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이 기간 안에 러시아산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달 28일부터 한 달 넘게 이어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에 대한 수급 위기감을 직접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LG화학은 나프타 수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23일 전남 여수2공장이 보유한 에틸렌 연산 8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설비(NCC) 1기를 가동 중단했다. 전날에는 산업통상부 지원 아래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톤을 수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석화업황 회복 시점을 묻는 질문에 “미-이란 전쟁 때문에 예측하기 쉽지 않다. 매일매일 시황을 확인하며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수 석화산단 내 LG화학과 GS칼텍스 간 사업재편 논의에 대해서도 김 사장은 “정부의 전반적인 사업 재편 계획에 맞춰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조금 더 속도 있게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전했다. 양극재 사업에 관해선 “(전방산업)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업황 회복 시점에 맞춰 차별화된 양극재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일부 제품에 쓸 양극재를 LG화학 대신 엘앤에프가 공급할 예정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LG화학의 양극재 개발 계획을 차분히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니켈 비중을 94%로 늘린 삼원계 배터리용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를 계획에 따라 선보인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김 사장은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회사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뜻도 피력했다. LG화학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주환원 확대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기존 81%에서 7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았다. 실제로 김 사장은 지난 25일자로 9970만원 어치의 자사주 주식 매입을 단행하기도 했다. 다만,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탈 측이 이번 주총에서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와 선임이사제도 도입 등을 주주제안 안건으로 올려 LG화학 주총의 변수로 떠올랐지만, 주총 투표 결과 부결됐다. 국민연금은 해당 주주제안 안건에 반대 표를 던졌다.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공개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추가 유동화 같은 안건도 자동 폐기됐다. 주주제안 안건의 부결 뒤 김동춘 사장은 “LG화학을 주주들의 가치 제고에 더 신경 쓰는 회사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뒤 “오늘 주총에서 나온 주주 말씀들을 이사들과 논의한 뒤 방향이 잡히면 추후 말씀드리겠다"며 주주환원정책을 예고했다. 앞서 주총 인사말에서 김 사장은 “신임 최고경영자(CEO)로서 향후 2~3년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실행력이 강한 기술 중심 기업으로 LG화학을 변화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어떠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과 성장성에서 경쟁사를 앞서는 회사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익성 회복과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서는 “석유화학 사업을 저수익 범용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하고, 신규 성장 영역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빠르게 재편해 나갈 것"이이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소재 사업은 차세대 고성능 양극재 개발을 가속화하고 차별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에 진입해 원가 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이라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양극재도 LG화학만의 신규 공정 기술 적용해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생명과학 사업에서 관해서는 “항암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신약후보 물질을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김 사장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의 연구개발 역량을 한층 보강해 신사업과 신제품 개발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현재 새롭게 준비중인 AI용 첨단 반도체 패키지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다품종 소량 특성을 가지고 있는 방열·절연 등 기능성 접착제 사업 역시 차별화된 기술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LG화학은 팰리서 캐피탈 측의 주주제안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에 해당하는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개정 상법 시행에 대비한 정관 개정을 포함한 주요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김동춘 LG화학 사장, 자사주 1억원 매입…‘고부가사업 성공’ 강한 의지

김동춘 LG화학 사장이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첫 자사주 매입을 실행했다. 김 사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자, 자율주행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소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경영 전략에 맞춰 성과를 내겠다는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행보로 풀이된다. LG화학은 김 사장이 지난 25일 장내매수를 통해 보통주 336주(주당 29만6737원)를 약 9970만원에 취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지난해 말 LG화학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이후 김 사장이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다. 김 사장은 1996년 입사 이후 반도체 소재와 전지소재 사업부장, 첨단소재본부장을 역임했고, CEO 취임 이후에도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사업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둬왔다.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에 앞서 김 사장은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국면에서 LG화학의 고부가가치 소재 경쟁력을 공고히 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었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결의'를 내세우며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 밀착형인 고수익 사업 영역에서 일시적인 성공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혁신적 과제의 성공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전자소재 사업 매출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현재보다 두 배 많은 2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독보적인 핵심 경쟁우위 기술 전략을 구사해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고객사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핵심인 전지소재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전자소재 사업 지배력 강화를 위해 LG화학은 반도체와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전자소재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최근 첨단소재연구소 산하에 관련 선행연구개발 조직을 통합·신설했다.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확산과 차량 전장화 가속 등으로 고성능 전자소재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백여 명 규모의 선행연구개발 조직이 그간 축적해온 정밀 소재 설계·합성·공정 기술 핵심 역량을 토대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집중 육성해 미래 신소재 포트폴리오 가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메모리용 소재 기술을 토대로 열 관리와 전기간섭 제어 성능을 확보한 AI·비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소재 사업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동박적층판(CCL)과 칩 접착 필름(DAF) 등 기존 패키징 분야에서 기술 신뢰성을 확보해 왔다. 최근에는 미세 회로 연결을 구현하는 감광성 절연재(PID) 개발을 완료해 글로벌 톱 반도체 회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로 패턴 형성을 위해 사용된 감광액 잔여물을 제거하는 스트리퍼(Stripper) 등 공정용 소재 기술도 확보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비한 전장 부품용 소재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열 접착제를 비롯해 모터와 전력 반도체, 통신·센서 등 다양한 전장 부품 영역에서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전장 시스템·소재 기업들과도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자동차 유리의 빛과 열 투과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투명도 조절 필름(SGF)부터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디스플레이(HWD) 구현에 필요한 포토폴리머 필름까지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필요한 소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파트너사와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혼합현실(XR)과 로봇 등 디스플레이 적용이 확대되는 차세대 분야에서도 소재 개발 경쟁력을 토대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김동춘 사장은 “LG화학은 그동안 석유화학에서 첨단 소재로 누구보다 빠르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사업환경 변화 속 도전과 도약을 지속해 왔다"며 “LG화학은 미래 신소재 분야에 대한 치열한 집중을 바탕으로, 모든 역량과 기술을 투입해 기술 중심의 고부가 첨단 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중동사태·노조리스크 ‘내우외환’…재계 ‘비상경영’ 전환

재계 주요 기업들이 '내실 경영' 모드에 돌입했다. 차량 5부제 등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자체적으로 실시하는가 하면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영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중동 사태 여파로 원유 등 원자재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기자 위기 대응책을 모색하는 차원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 '노조 리스크'라는 암초까지 만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자체적인 에너지 절감 정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전 계열사 사업장에 고지했다. 유가 급등으로 이동·물류비 같은 부담이 커지자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그룹은 모든 사업장에서 차량 10부제를 실시하고 미사용 조명은 소등하기로 했다. SK·현대차·롯데그룹은 이보다 강력한 차량 5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자동 소등 시스템 등을 적용해 불필요한 전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쟁 직격탄을 맞은 일부 업종은 아예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티웨이항공이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이 25일 각각 사내 공지를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티웨이항공은 투자 계획과 비용 구조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불요불급한 지출과 투자에 대해서는 일정 조정 또는 집행 보류에 나설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재무 건전성 안정화를 위해 비용 절감 과제를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은 다음달부터 일부 노선에 여객기를 띄우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유류할증료로 운임 부담을 상쇄하기에 힘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고객들의 가격 저항이 높아 이를 티켓 가격으로 고스란히 반영하기도 힘든 형국이다.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베트남을 비롯한 현지 항공유 공급사들이 우리나라 국적기에 가격 인상을 통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항공유는 휘발유·경유 등 다른 정유 제품보다 품질 기준이 까다롭고 변질 위험이 큰 특징이 있다. 장기 비축이 어려워 갑작스러운 유가 급등에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석유화학 업계 표정도 어둡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시행 중인 상황에서 원료 급등이라는 복병까지 만나게 됐다. 석유산업 기초 원료인 나프타(납사)가 귀해지면서 내수 시장에도 상당한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만들어진다. 나프타를 기반으로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면 이는 플라스틱, 섬유, 고무, 포장재, 비닐 등의 원료가 된다. 이미 일각에서 종량제 봉투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일단 모든 나프타 수출을 금지하고 기존 수출 예정 물량은 모두 국내 수요처로 전환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헬륨 등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반도체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란이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을 공격하면서 가스와 함께 추출되는 헬륨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유통·식품사 등도 내실 경영에 돌입하며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하락)하면서 원료 수급비가 오르고 비닐 등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도 기업들이 걱정하고 있는 요소다. '복합위기'에 처한 재계 입장에서 더 큰 고민거리는 최근 '노조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에서는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노조 측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사태로 인한 원료 수급 문제까지 더해질 경우 삼성전자가 파업으로 입는 경제적 손해는 10조원대를 넘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나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지급' 같은 요구를 하며 쟁의 행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최대 3억원 이상씩 받겠다는 의미다. 올해 경영 실적에 따라 회사의 성과급 지출액이 작년 연구개발 투자액(37조7404억원)보다 많아질 수도 있다.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도 압박 요소다. 이달부터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원·하청 구조가 복잡한 대기업들은 벌써부터 올해 협상을 걱정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현대제철, 한화오션, 포스코 등 하청 노조들은 법이 시행되자마자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금호석화, 포스코퓨처엠·비이아이와 무음극 리튬메탈 배터리 MOU

금호석유화학은 포스코퓨처엠, 비이아이(BEI)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협력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25일 체결했다. 이들 3사는 무음극 리튬메탈 배터리(AFLMB)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AFLMB는 배터리에서 음극 저장 공간 부분을 제거해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여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금호석유화학의 탄소나노튜브(CNT)와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비이아이의 무음극 셀 설계 기술을 결합해 고성능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나아가 전기차(EV)와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전동공구 등 고성능이 요구되는 품목의 잠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CNT 기술력으로 AFLMB 개발에 기여할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의 CNT는 전기·열 특성이 우수해 소량만으로 배터리의 전극 내부 저항을 줄이는 성능을 발휘한다. 무음극 구조의 구리 집전체에 리튬 이온이 균일하게 전착(균일한 막 형태로 달라붙음)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으로 AFLMB의 성능 안정과 수명 연장에 기여한다는 것이 금호석유화학의 설명이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금호석유화학의 CNT 제품이 차세대 배터리의 한계를 돌파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첨단소재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최고가격제에 사회적 대화·압수수색까지…정유업계 ‘사면초가’

미국-이란 전쟁 이후 원유 수급 불안을 마주한 국내 정유사들이 정부·여당에 주유소업계까지 가세해 석유제품 공급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전방위 압박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달 들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나프타 수출 통제 같은 정부 정책에 이어 주유소의 공급 관행 개선 요구, 검찰의 기름값 담합 의혹 수사까지 잇달아 정유업계르 겨냥한 집중공세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전방위적 압박과 석유제품의 공급망 영향을 고려해 이같은 공세에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한켠에서는 시장원리 역행과 과도한 위축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중동 위기를 계기로 국내 정유사들이 안정적 물량 수급·비축과 기업 이윤 추구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에 따라 오는 27일 0시 휘발유·경유·등유의 2차 정유사 공급가격 최고치를 고시한다. 지난 13일 첫 고시에 따라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을 정부 재정으로 보전할 근거도 마련돼 구체적인 협의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유사 손실 보전에 대한 실제 논의는 요원한 상황이다.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구성한 뒤 정유사가 계산한 손실액을 정부가 검증하고, 얼마나 재정 보전을 할지 결정하게 된다. 손실액 산정 근거와 정부 보전 비중을 두고 정유사가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구조다. 이 같은 가격 압박에 더해 공급 관행 개선에 대한 주유소 업계의 요구도 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산하 을지로위원회가 정유4사, 한국주유소협회 등과 지난 20일 개최한 간담회가 공급 관행 개선 움직임의 계기로 작용했다. 민주당은 빠르면 이번주 중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를 포함한 사회적 대화 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유소업계는 △정유사 한 곳과만 전속 공급 계약 △국제유가 변동 시 급격한 공급가 인상 △너무 긴 사후정산 주기 △정유사 카드 결제 불가 등 정유사들의 공급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에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는 최고가격제 이행과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와 공조 중이지만 국제유가 급등으로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주유소업계가 요구하는 전속공급 계약의 경우 주유소가 가짜석유를 섞어 파는 문제를 관리하기 어려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검찰이 기름값 담합 혐의로 정유4사 강제 수사에 나서면서 정유사들이 체감하는 압박은 더 커졌다. 검찰은 지난 23일 오전부터 정유4사를 압수수색했는데, 수사 범위가 미-이란 전쟁 발발 전후 뿐만 아니라 과거까지 광범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정유사들을 향해 “국민 고통을 악용한 부당한 돈벌이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발본색원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공적 책무를 깊이 인식하고 국가적 위기극복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지적했다. 잇따른 압박에 정유업계는 적극 협조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냈다. 정유4사를 회원사로 둔 대한석유협회는 이달 들어 세 차례 입장문을 내고 정부 정책 협조와 가격·공급 안정 노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정유사들은 이달 초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터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이란 전쟁 이후 정유사들을 향한 전방위적 압박에 관해 전문가들은 핵심 자원 공급이라는 공적 역할과 기업으로서 이윤 추구 목표 사이의 딜레마를 풀어낼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정유사에게 물량의 물리적 확보를 통한 수급 안정이라는 기존 역할에 덧붙여, 국제 유가 상승분을 국내 가격에 반영하는 속도를 늦추거나,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한 가격 안정에 역할을 하라는 새로운 공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며 “정유사는 '수익 극대화'와 '공적 책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공급가 공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큰 만큼 석유 유통 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별 공급가를 공개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며 “'석유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 등에 적극 참여해 정부의 손실 보상 요구와 가격 인하 노력을 맞교환하는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유업계가 나프타 등 주요 원자재의 국가 비축 방안에 적극 협력해 위기 시 정유사의 부담을 정부와 분담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균형점을 마련하는 길이라고 유 교수는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주총 현장] 추형욱 SK이노 대표 “본원 경쟁력 확보·주주소통 지속”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SK이노베이션은 본원적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해 나가는 동시에 책임감 있는 경영과 투명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 대표이사는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개최된 SK이노베이션 제1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여러분들께 더 큰 가치를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추 대표는 2025년도 영업보고를 통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완수 △ 새로운 운영개선(New O/I) 기반 본원적 경쟁력 강화 △전기화 시대 변화 기반 성장동력 확보 등의 전략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주주총회에서는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이사회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주총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장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해 장용호·추형욱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장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 입사를 시작으로 SK그룹 에너지와 화학 분야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쌓아왔다. 2024년부터 SK 주식회사 사장을 지냈고, 지난해부터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이 밖에도 △김주연 사외이사 재선임 △이복희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정관 일부 개정 △이사 보수한도 승인 △19기 재무제표 승인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와 원안대로 가결됐다. P&G 한국·일본지역 부회장 등을 지낸 김주연 사외이사는 지난 2023년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로 최초 선임된 이후 인사평가보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사회 내 리더십과 역량을 인정받아 재선임됐다. 이복희 사외이사·감사위원은 듀폰코리아 대표이사와 파이퍼베큠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2023년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로 최초 선임된 이후 이사회 투명성과 독립성 제고에 기여해온 점을 인정받았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언한 뒤 이사회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전체 이사 중 60%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게 됐다. 아울러 이번 주총을 통해 상법 개정 취지에 따라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 명시 △집중투표 배제 규정 제외 △전자주주총회 도입 △자기주식 보유·처분 근거 신설 등의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공급 불가항력·공장 가동중단…석화 “나프타 최악 위기 막아라”

미국-이란 전쟁이 촉발한 글로벌 나프타 수급 차질이 국내 일부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이어지자 정부와 석유화학업계가 수급 불안 장기화에 대비하는 움직임에 돌입했다. 앞서 중동사태에 따른 국제원유 수급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내 석화사들은 NCC 가동률을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고객사에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통보하는 등 사전조치에 돌입한 상태다. 그러나 LG화학이 23일 전남 여수 2공장의 NCC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나프타 위기'가 현실화되자 정부와 석화업계는 나프타 수출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등 수급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24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23일 전남 여수2공장의 NCC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재개 일자도 정하지 않았다. 생산 중단 이유로 LG화학은 “이란 전쟁 등에 따라 NCC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 차질로 일부 NCC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향후 공급망 안정에 주력하고, 원재료 수급이 안정화되면 신속히 재가동해 생산과 매출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이 각각 120만톤과 80만톤인 1공장과 2공장으로 이뤄진다. 1공장은 1976년 LG화학이 여수 산단에 터를 잡을 때부터 가동하며 증설과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2공장은 지난 2021년 새로 돌리기 시작했고, 매출 비중은 지난 2024년 기준 2조4885억원으로 전체의 5.1%에 해당한다. LG화학의 일부 NCC 생산시설 중단으로 나프타 수급 차질에 우려가 석화업계 전반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여천NCC는 석화사들 중 가장 먼저 고객사들에게 공급 차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통보했고, 최근 부타디엔을 생산하는 올레핀 전환 공정의 가동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4월 중순으로 예정된 여수공장 정기 대보수를 이달 말로 앞당기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나프타 수급 우려에 선제 대응에 나선 이유는 현재 통항이 막힌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여오는 나프타의 양이 전체 수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나프타 양은 2억 3753만 배럴이다. 국내 생산 물량 가운데 수출과 재고를 뺀 소비량은 2억 4430만 배럴로 계산된다. 석화사들이 수입하는 나프타는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로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이달 초부터 중동지역에서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졌다. 그 여파로 국내 석화사들은 NCC 가동률을 최저 수준인 60%대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NCC를 완전히 셧다운했다가 재가동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최소 가동률이 60%대다. 문제는 나프타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나프타 일본(C&F) 현물 가격이 톤당 1068달러로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해 67% 뛰었다. 업계에서는 나프타 가격이 기존 계약가보다 90% 올랐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국내 정유사들도 석화사에 나프타를 공급하지만, 수입원유 중 중동산이 70% 가까이 차지해 당장 대체물량 등에 의존하고 있지만 나프타 생산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도 정유사들의 나프타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등 수급 관리 강화에 나섰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긴급 수급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일일 브리핑을 통해 “국내 나프타 공급의 약 55%를 차지하는 정유사들과 협의해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릴 계획"이라며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발동하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이나 5월까지 충분히 늦출 수 있어 수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급 위기 시점이 다음 달로 예상된다 해도 석화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최악의 수급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하게 될 전망이다. 원료 공급과 가격 안정성이 흔들리면 기초유분부터 고분자 제품까지 전 제품군에 걸쳐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나프타 국내 생산분을 내수로 돌려도 수급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 걱정"이라며 “석화사들은 나프타 수급량이 줄면 이에 맞춰 NCC 가동률을 낮춰야 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때까지 수급 위기를 가정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G화학, 여수2공장 멈춘다…나프타 수급차질 대비 나선 석화업계

미-이란 전쟁이 촉발한 나프타 수급 차질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기초유분 공급 불가항력 선언에 이어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 중단까지 현실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전남 여수에 위치한 LG화학 여수2공장에서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여수2공장 재개 일자는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이 각각 120만톤과 80만톤인 1공장과 2공장으로 이뤄진다. 지난 2024년 기준 여수2공장의 매출은 2조4885억원으로 전체의 5.1%에 해당한다. 생산 중단 이유에 관해 LG화학은 “이란 전쟁 등에 따라 NCC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 차질로 일부 NCC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향후 공급망 안정에 주력하고, 원재료 수급이 안정화되면 신속히 재가동해 생산과 매출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나프타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석화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 여천NCC도 최근 고객사들에게 공급 차질 가능성이 있다는 차원에서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통보했다. 롯데케미칼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정기 대보수를 이달 말로 앞당기기도 했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절반 가량을 중동에서 들여오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달 초부터 중동 지역에서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석화사들은 가동률을 60%대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국내 정유사들도 석화사들에 나프타를 공급하지만, 수입 원유 중 중동산이 70% 가까이 차지하면서 대체 물량 등에 의존하는 만큼 나프타 생산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도 정유사들의 나프타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등 수급 관리 강화에 나섰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일일 브리핑을 통해 “국내 나프타 공급의 약 55%를 차지하는 정유사들과 협의해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릴 계획"이라며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발동하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이나 5월까지 충분히 늦출 수 있어 수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검찰, 정유4사·석유협회 압수수색…기름값 담합 혐의

검찰이 기름값 담합 혐의로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를 상대로 강제 수사에 돌입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정유4사와 대한석유협회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정유4사는 사전 협의로 국내에 유통하는 유류와 석유제품의 가격을 임의로 올리거나 동결하는 등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석유협회는 이들 정유4사를 회원으로 둔 업종별 단체다. 검찰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이달 뿐만 아니라 과거 유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까지 관련 자료를 폭넓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유업계는 갑작스런 압수수색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에 시작된 사안이라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유4사가 최근 공정위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압수수색 소식이 갑자기 전해져 급작스러웠다"며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이달 초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상승하자 정부는 석유제품 가격 담합에 대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해 생길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 13일부터는 정부가 정유4사의 휘발유·경유 공급 가격 상한선을 정하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사업재편 가속·공급과잉 완화…석화산업 ‘전화위복’ 맞나

수익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석유화학(석화)산업이 올해 반등세를 탈 가능성을 조심스레 보여준다.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중심의 석화업계 전반의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은 데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 공급이 전 세계적으로 부족해져 시장 공급 과잉이 해소될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22일 산업통상부와 석화업계에 따르면, NCC 규모가 국내 최대인 전남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가 '여수 1호'이자 '석화업계 2호'에 해당하는 사업 재편 계획서 최종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지난해 11월 충남 대산 석화산단의 롯데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이 제출한 석화업계 2호인 '대산 1호' 사업재편 최종안은 이달 정부와 채권단의 금융지원 방안이 최종 확정됐다. 대산·여수 산단에서 사업재편안을 잇따라 업계 자율로 마련하면서 산업단지 기준으로 전체 3개 석화 사업재편 프로젝트에서 울산만 남게 됐다. 여수 산단의 경우, LG화학과 GS칼텍스가 사업 재편 최종안을 분주히 마련하고 있다. 울산도 현재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이 사업 재편안을 논의 중이다. 관건은 오는 6월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에틸렌 연산 180만톤 규모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를 사업 재편 대상에 포함할 지 여부다. 대산 1호에 이어 여수 1호 프로젝트도 정부·채권단의 금융지원 방안을 포함한 최종 계획이 확정되면 공급과잉 해소와 재무건전성 개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따라서, 다른 석화사들의 최종 계획 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산 1호 프로젝트로 가동을 멈추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는 연간 에틸렌 110만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수 1호 프로젝트에 따라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 기준으로 여천NCC 2공장(91만 5000톤)과 3공장(47만톤)이 가동을 중단한다. 대산 1호와 여수 1호의 폐쇄 합계는 248만 5000톤으로, 이는 국내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의 18~25%인 270만~370만톤 수준을 감축하자는 정부의 목표와 비교해 최대 92%, 최소 67% 달성한 규모다. 조(兆) 단위의 금융 지원도 기대된다. 정부는 대산 1호 프로젝트에서 총 7조 9000억 원 규모의 부채 상환을 사업 재편 기간인 오는 2028년까지 유예하고, 1조원의 신규 자금과 1조원의 영구채 전환 등 2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여수 1호 프로젝트도 비슷한 규모의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NCC 감축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은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석화소재 가격이 뛰는 점도 석화업계는 주목한다. 그동안 석화사들은 공급 과잉으로 에틸렌 스프레드(판매가에서 제조원가 등을 뺀 값)가 톤당 달러 기준 두 자릿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기초유분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세에 더해 에틸렌 같은 기초유분의 공급가격도 공급 부족 우려로 상승세다. 업계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 74%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과 이후를 대비한 상승률이 2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가파른 양상이다. 특히, 이란의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와 중동 주요 석유시설을 향한 공격 등으로 공급 단절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산업 전반에서 석화제품 비축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게다가 쿠웨이트와 카타르가 원유와 천연가스의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할 정도로 공급 중단 위기가 커지면서 중동지역 석유화학 생산 능력이 하향세를 보인다. 최근 중동 지역 에탄분해시설(ECC) 가동률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석화제품 공급 과잉을 촉발했던 중국이 이란에서 저렴한 원유를 들여오기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동안 이란이 미국 주도로 국제사회로부터 무역 제재를 받으면서 생산 원유를 중국에 저렴하게 판매해 중국 석화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 여파로 파괴된 중동지역 원유 시설을 정상화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그만큼 국내 석화사들이 반사이익을 한동안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석화사들은 예상치 못한 이란 전쟁으로 단기간의 나프타 수급과 가격 불안을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여천NCC를 비롯한 석화사들도 고객사들에게 중동 산유국의 '공급 불가항력'에 동조화하면서 공급망 차질을 대비하는 움직임에 들어갔다.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석화제품 재고를 비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국내 석화사들에게 이번 국면(미-이란 전쟁)이 단기적 실적 변수이자 중장기 구조 변화의 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태의 승패는 누가 더 싸게 생산하느냐보다, 누가 멈추지 않고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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