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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임사 개인정보 보호 체계 도마위…“법적 실효성 높여야”

해외 게임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가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법적 한계가 뚜렷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영향력을 키우며 수익을 거두는 반면 개인정보 처리·보호 체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1일 법조계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사 다수가 지난해 도입된 개인정보 처리방침 평가제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는 기업의 개인정보 처리 과정이 법적 기준과 보호 원칙에 맞게 운영되는지 종합 평가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분야별 점수는 △가독성 69.1점 △접근성 60.8점 △적정성 53.4점으로 집계됐다. 가독성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적정성은 가장 부실했다. 이는 개인정보 처리 고지 항목과 방침 간 내용 불일치 비율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넥슨·넷마블·엔씨·슈퍼셀·로블록스코퍼레이션·네이버·카카오 등 49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약 72%(35개)가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실제 정보 사용 동의서의 내용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사업자의 경우 국내 법령에 없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번역투 문장을 사용해 모든 평가분야에서 국내 사업자보다 낮은 평점을 받았다. 개인정보 처리방침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거나 민원을 접수하기 어려워 접근성 측면에서도 취약 평가를 받았다. 슈퍼셀은 ARS를 통해 이메일 안내만 진행하며, 에픽게임즈와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민원 목적 전화 연결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해외 사업자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많이 쓰는 수법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를 포함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이는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해외 게임사에 대리인을 의무 지정토록 하는 것이다. 대리인에게는 △사업자 의무 △금지사항 준수 △불법 게임물 유통 금지 △확률형 아이템 표시 △광고 및 선전 제한 규정 준수 의무 등을 부과한다. 다만 해당 제도 도입만으로 규제 상황이 완전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대리인 지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해외 게임사의 '유령 대리인' 꼼수를 막기 어렵기 때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정보통신망법상 국내 대리인 지정현황에 따르면, 대리인 지정 의무가 있는 39개 해외 기업 중 26개 기업이 자사 국내법인이 아닌 법무법인 또는 별도법인을 국내 대리인으로 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게임산업진흥법에 규정된 국내 대리인 제도의 경우, 개인정보 처리방침은 약관에 표기하고 유효한 연락 수단을 확보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을 국내 대리인으로 의무 지정하는 조항과 규제기관의 관리·감독 권한에 대한 조항은 도입되지 않아 빈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게임산업에서도 개인정보 관리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행령 기간 동안 법적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 게임사에 대한 역외 적용의 현실적 한계를 해결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정한근 법무법인 화우 고문은 “현재 국내 앱 마켓 매출 상위 100개 게임의 절반 이상은 해외 게임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개인정보보호정책도 국내외 사업자를 막론하고 균형 있게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이용자 식별 중심의 기존 규제 시스템은 국내외 사업자 간 규제 역차별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부처 간 조정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TV가 취향 저격 콘텐츠 추천”…SKB ‘AI Btv’로 시장 경쟁력 강화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TV(IPTV) 최초로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초개인화 기술에 기반한 AI 추천 서비스를 통해 TV 시청 편의성을 높이고, 고객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B는 기존 Btv에 SK텔레콤의 AI 에이전트(비서) '에이닷'을 접목한 'AI Btv'를 통해 대화형 검색 기능을 높이고 있다. TV와 대화를 이어 나가는 '멀티턴' 기능을 제공, AI가 맥락을 이해해 원하는 콘텐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을 업그레이드하고, 자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인 튜닝(사전 학습된 AI 모델을 특정 목적에 맞춰 추가 학습시키는 과정)을 지속해 미디어 특화 명령에 대한 이해도와 답변 품질을 고도화하고 있다.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을 활용해 인 Btv뿐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 데이터를 참조해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Btv 에이닷 서비스는 현재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AI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먼저 모바일 B tv 앱과 연계해 TV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 시청 중 궁금한 정보들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AI 스마트 리모컨' 기능을 제공한다. 예컨대 시청자가 볼만한 채널을 찾지 못해 채널을 계속 돌리고 있으면, AI가 고객의 시청 이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채널을 추천한다. 드라마·예능 등 프로그램을 시청할 땐 해당 방송의 주문형비디오(VOD), 최신 클립 등을 AI가 자동으로 제공해 특정 장면을 놓쳐도 바로 볼 수 있다. 홈쇼핑 방송을 볼 때도 AI가 모바일과 연계해 상품 정보를 추가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주문 판단을 돕는다. 화면에 배우가 등장하면 AI가 인물 정보·출연작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해당 배우가 착용한 옷·가방·액세서리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비슷한 종류의 상품도 추천한다. 아울러 업계 최초로 실시간 방송에 AI 기술을 적용, 스포츠 채널 스포티비(SPOTV)의 화질을 풀HD에서 UHD 초고화질로 업스케일링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는 SKT의 AI 딥러닝 알고리즘 '슈퍼노바' SKB의 기술력을 더했다. 특히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내장된 서버를 통해 AI가 영상의 색감·선명도 등을 향상시켜 생동감을 높였다. SKT와 협업한 AI 솔루션으로 키즈 콘텐츠도 강화한다. Btv 키즈 서비스 ZEM에 AI 기술을 접목한 △AI로 만든 읽어주는 동화 △AI 영어 더빙 동요를 통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먼저 'AI로 만든 읽어주는 동화'는 텍스트 기반 동화책을 AI가 VOD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콘텐츠다. AI가 △동화 속 배경 △등장인물 △대사 △감정 등을 학습, 움직임을 생성해 동영상으로 변환한다. 줄거리와 핵심 주제를 분석해 영상 말미에 아이에게 질문을 건네 정서 발달과 함양을 돕는다. SKT의 AI 파트너사 앤트로픽의 LLM '클로드'를 활용했다. 'AI 영어 더빙 동요'는 동요 VOD 속 등장인물의 우리말 가사를 캐릭터의 감정까지 반영해 영어 더빙으로 보여준다. AI의 음성 합성과 보이스 컨버전 기술을 활용했다. SKB는 향후 미디어 외에도 다양한 영역을 AI로 탐색하는 에이전트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B tv에 접목함으로써 대화형 검색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고객의 체감 만족도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AI 중심 ‘군살빼기’에 작년 통신 3사 직원 10% 떠났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지난해 전체 직원 수를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 및 조직체계를 재편한 가운데 저성장 사업 철수 과정에서 희망퇴직 등을 단행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31일 통신 3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사의 직원 수는 3만2991명으로 전년(3만6140명)보다 8.7% 감소했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SKT 5493명 △KT 1만6927명 △LGU+ 1만571명으로, 각각 1.5%, 14.2%, 2.3% 줄어든 수치다. 이 중 KT의 인원 감축 규모가 가장 큰데,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을 단행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시 KT는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을 통해 본사 인원의 23% 가량인 4500명을 감축했다. 같은 시기 SKT 또한 희망퇴직 위로금 지급 규모를 대폭 늘리며 인력 조정에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 SK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사업재편) 기조 영향을 받은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2541억원)에도 반영됐는데, 시장전망치(3453억원)를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3사의 고용 형태를 살펴보면, SKT와 KT의 경우 정규직 근로자는 감소한 반면 계약직 근로자가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먼저 SKT의 계약직 근로자 수는 14%가량 증가한 341명이다. 전체 비중은 2023년 5.3%에서 2024년 6.2%로 늘었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 수는 5280명에서 5153명으로 2.4%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비중은 94.6%에서 93.8%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는 전년보다 56.8% 증가한 1115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비중은 3.6%에서 6.5%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정규직 근로자 수는 1만9026명에서 1만5812명으로 16.8% 감소했으며, 전체 비중은 96.3%에서 93.4%로 줄었다. 이는 양사 모두 희망퇴직을 통해 발생한 노동력 공백의 일부를 계약직 근로자로 대체한 결과로 보인다. 이들은 통상 정규직보다 낮은 임금과 복지 비용으로 운영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선 단기적으로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즉, 비용절감의 일환인 셈이다. 반면 LGU+의 계약직 근로자 수는 11.2% 감소한 197명을 기록했다. 특이점은 정규직 근로자 수 또한 2.1% 줄어든 1만374명으로 집계됐단 것인데, 이는 회사의 지난해 실적 감소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전체 인력 규모를 축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LGU+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익 863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3.5%가량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통신 3사의 인력 감축은 미디어·콘텐츠 등 성장 한계에 봉착해 수익성이 악화한 사업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올들어 관련 사업 인력을 줄이고 AI 중심으로 전체적인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추세다. SKT와 KT는 지난해 메타버스 사업 이프랜드와 메타라운지·지니버스를 각각 종료하며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SKT는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펫토닥' △천문 콘텐츠 서비스 '스타허그'를, KT는 △영상 콘텐츠 제작 플랫폼 'AI 휴먼 스튜디오'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민클' 서비스를 종료했다. LG유플러스는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와 K-팝(POP) 콘텐츠 플랫폼 '아이돌플러스'를 중단키로 했다. 반면 AI 투자는 지속 증가세다. 3사 합산 연구개발비(R&D) 투자 규모는 2023년 7372억원에서 2024년 7749억원으로 5.1%가량 늘었다. 주요 연구개발 성과는 AI 통화 비서·온디바이스 기술 구현 등 AI 신기술 개발 및 고도화에 집중된 모습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AI·디지털전환 기조가 뚜렷해진 데다 업황 악화로 인한 비용절감 전략이 맞물리며 정규직 비중은 줄고, 계약직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도 저성장 위주로 사업 정리가 예고돼 있고, 상반기 중 몇몇 기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한국 게임시장 침체 속 ‘신작 흥행’ 반등 신호

수출 감소와 이용률 하락 등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게임시장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크래프톤과 넥슨이 선보인 신작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침체된 게임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지난 28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출시 후 40분 만에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 판매 수익 1위를 기록했다. 이후 31일 기준으로 2위를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같은 날 정식 출시된 넥슨의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도 스팀 매출 순위 4위로 출발한 뒤, 31일 기준 3위로 상승하며 순항 중이다. 카잔은 넥슨 자회사 네오플의 대표 지식재산권(IP)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싱글 플레이 PC·콘솔 패키지 게임이다. 이로써 인조이와 카잔은 나란히 스팀 매출 10위권에 안착했다. 국내 게임 두 개 이상이 스팀에서 매출 10위권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조이의 인기 비결로는 250개 이상의 정교한 커스터마이징 옵션, 온디바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창작 도구, 협동 플레이가 가능한 '스마트 조이' 기술,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 등이 꼽힌다. 카잔은 네오플 특유의 정교하고 호쾌한 액션성을 콘솔 환경에 최적화한 점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 한국 게임 수출액이 줄어들고, 게임 이용률이 하락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모처럼 들려온 희소식이다. 한국 게임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성장세가 꺾이며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4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사 수출액은 83억9400만달러(약 12조3476억원)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이는 2000년(-5.7%)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한국 게임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의 수출액 감소(-4.6%p)가 영향을 미쳤다. 2022년 30.1%였던 중국 비중은 2023년 25.5%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국내 게임 이용률 감소도 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체 게임 이용률은 59.9%로, 2015년부터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60% 이하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신작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성과를 내는 게임이 많아질 경우, 게임 이용률이 높아질 거란 기대도 나온다. 이번 신작 흥행은 기존 모바일 중심의 시장 구조에서 PC·콘솔 게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3년 국내 게임 산업 매출에서 모바일 게임은 13조6118억원(59.3%)으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지만, PC 게임(25.6%, 5조8888억원), 콘솔 게임(4.9%, 1조1291억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최근 PC·콘솔 신작들이 성공하면서 시장 확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앞으로 출시될 한국산 PC·콘솔 게임들도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콘솔 및 스팀 버전 등이 기대작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작들의 성공은 국내 게임 시장이 모바일뿐만 아니라 PC·콘솔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이 같은 기세가 이어진다면 한국 게임 시장이 본격적인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엔씨 ‘리니지’ 저작권 침해 소송 결과 엇갈려…부정경쟁행위 핵심 쟁점으로

엔씨소프트가 자사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위해 진행 중인 소송전의 결과가 엇갈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두 건 모두 저작권 침해는 인정되지 않아 부정경쟁행위 유무가 희비를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법적 분쟁이 게임 간 유사성 기준 마련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롬(ROM)'의 판결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30일 법조계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도 승소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5-1부(송혜정·김대현·강성훈 부장판사)는 웹젠에 'R2M' 게임 서비스 중단과 함께 손해배상금 169억1820만9288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 저작권 분쟁 사상 법원에서 인정된 가장 큰 배상액이다. 앞서 카카오게임즈·엑스엘게임즈과 벌인 소송전과는 다른 결과다. 엔씨는 지난 1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를 모방했다는 이유로 제기한 저작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중지 청구에 대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박찬석 부장판사)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두 재판부 모두 엔씨가 주장한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표절 근거로 제시한 각 게임 구성요소를 다수 게임에서 발견되는 일반적 규칙으로 본 것. 게임물 간 유사성이 사실상 장르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단순 유사성만으론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는 타인의 투자·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부정하게 사용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뜻한다. 저작권 침해와는 서로 다른 법적 근거를 갖지만, 상호보완적 측면이 있어 동시에 소송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통상 게임의 배경·규칙·전개방식 등은 아이디어로 간주돼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보호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부정경쟁방지법은 이용자 혼란을 초래하거나 시장 경쟁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포함해 저작권법이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을 보완할 수 있다. 즉, 창작물에 대한 원고의 성과와 게임 간 유사성이 시장에 미친 영향을 명확히 입증하는 게 관건이다. 먼저 '아키에이지 워'는 개발·출시가 리니지 시리즈의 명성과 시장 점유율을 부당하게 침해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엔씨가 제시한 증거들은 주로 사용자경험(UI)·게임 시스템 등 구성요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재판부는 이를 장르의 보편적 특성으로 해석한 것. 재판부는 “엔씨는 리니지2M의 구성요소와 진행방식이 창작성을 가진다고 했지만, 이와 유사한 방식들이 이미 선행 게임에 존재한다"며 “엔씨의 표절 근거는 특정인이 독점할 수 없는 공통요소로써 공공영역에 속한다"고 판시했다. 반면 'R2M' 소송을 담당한 재판부는 엔씨의 손을 들어줬다. 웹젠이 게임 출시 이후 게임 내용을 일부 수정한 건 사실이지만, 증거를 종합했을 때 부정경쟁행위가 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을 살펴보면, 재판부는 △각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조합이 게임에서 차지하는 비중 △'리니지M'과의 실질적 유사성 △엔씨가 7년 동안 100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투자한 점 △게임 시스템의 명성과 고객흡인력 등을 고려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렸다. 2심에서도 이같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8일 1심 2차 변론기일이 예정된 카겜·레드랩게임즈와의 '롬' 법적 분쟁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2월 이 게임이 '리니지W'의 콘셉트·시스템 등을 다수 도용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두 소송과의 차이점은 출시 시점이다. 롬의 경우, 정식 출시 이전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란 시각이다. 이는 엔씨의 대응 기조가 강경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관련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경쟁작 출시로 인한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종의 '경고 조치'인 셈. 업계는 3개 소송의 판례가 향후 MMORPG 장르 내 저작권 기준을 정립하는 중요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향후 대법원 판결이 예정된 R2M 소송이 바로미터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통상 대법원 판결은 법률 해석을 넘어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높아 유사 사례 발생 시 위법 여부를 판가름하는 우선척도로 작용하기 때문.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문화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R2M의 대법원 판결 결과가 아키에이지 워와 롬의 판결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R2M 판결의 경우, 리니지라이크류 개발 방향 변화 계기가 된 건 맞지만, 게임 간 표절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의 법리를 완전 확립했다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롬은 앞선 두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출시가 예정됐단 점에서 개발진이 유사 소송 제기 가능성을 인지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이나 민법의 불법행위 책임 영역에서 위법성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데, 추가 법리 확립이 필요한 만큼 아키에이지 워의 항소심 향방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포커스] 고양시, 방송영상밸리 용지공급 개시 ‘초읽기’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서울 여의도와 상암에 이어 경기서북부 국내 방송․영상산업의 새로운 중심지가 될 고양방송영상밸리가 방송-영상산업을 집적하는 본래 목적에 집중하며 개발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고양시는 기획부터 소비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콘텐츠 일자리 생태계 구축을 강화해 자족기능을 향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28일 “방송영상밸리가 자족기능과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려면 사업시행자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적극 협조가 필요하다"며 “방송영상밸리가 조속하고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 소통-협력하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고양방송영상밸리는 한강 축을 따라 경기서북부에 방송-영상-문화기능을 집적하기 위해 조성되는 클러스터다. 고양시 장항동 일원에 70만1984㎡ 규모로 들어서며 약7220억원 사업비를 투입해 내년 준공이 목표다. 경기도와 GH가 공동 시행하며 지난 2019년 6월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고시와 2021년 4월 실시계획인가를 거쳐 2022년 2월 부지조성을 착공했다. 현재 공정률은 33%를 기록했다. 전체 면적 중 24%(17만㎡)인 방송시설용지에는 방송국, 제작시설 등이 입주한다. 나머지 부지에는 업무-도시지원시설(5만4000㎡), 단독주택-근린생활시설(3만4000㎡), 주상복합시설(14만7000㎡), 학교, 공원, 주차장 등 도시기반시설(30만㎡)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변에는 올해 상반기 토지 분양을 앞둔 일산테크노밸리, 이달 착공한 킨텍스 제3전시장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향후 방송영상밸리 조성이 완료되면 K-컬처-마이스 산업과 연계한 문화콘텐츠 일자리 생태계 구축으로 경제적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고양방송영상밸리는 연내 방송시설용지 등 토지공급을 재개해 본격적인 기업 유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초 작년 말 방송시설용지(방송3) 공급을 공고한 바 있으나 경기서북부를 미디어산업 메카로 개발한다는 본래 취지에 맞도록 보완을 거쳐 공급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고양시는 2023년 2월 방송영상밸리를 창의적인 방송영상특화단지로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실시계획을 변경해 방송시설용지 1, 2, 3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특별계획구역은 현상설계나 별도 개발안을 만들어 지구단위계획으로 수용 결정하는 구역을 말한다. 그런데 방송영상밸리 실시계획에 포함된 현행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방송시설용지 허용 용도에는 데이터센터가 포함돼 있다. 고양시는 데이터센터 입지 등 방송영상밸리 조성 목적에 맞지 않는 개발이 이뤄질 것을 우려해 공동 사업시행자인 경기도 및 GH와 협의를 진행했다. 이후 경기도-GH-고양시는 △방송시설용지에 방송제작시설이 아닌 데이터센터가 들어온다면 방송영상미디어를 제작-소비-순환하는 문화 벨트 조성이 어렵고 △방송국이 주요 시설로 조성되는 게 일자리 확충과 자족기능 강화를 위해 특별계획구역을 지정한 목적에 적합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허용 용도를 변경하기로 협의했다. 이에 따라 토지공급은 실시계획과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거쳐 개시될 예정이다. 방송국 관련 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서 방송시설용지 분양자가 확정되면 IP융복합콘텐츠클러스터, 고양영상문화단지와 함께 방송영상 문화콘텐츠 제작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고양시는 기대했다. 고양방송영상밸리는 일자리가 풍부한 첨단 자족도시 조성을 위해 고양시가 지정을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 핵심 전략산업 K-컬쳐와 연계된 도시개발사업이다. 사실 고양방송영상밸리가 들어설 일산은 1기 신도시 개발 당시 자족기능 없이 아파트만 공급되며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안고 있다. 고양시는 인근 장항공공주택지구도 입주가 진행 중인 만큼 작년 조성된 토지 공급계획 승인 대상에서 제외된 주상복합용지 14만7000㎡가 주택공급을 최소화하고 자족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되도록 사업 방향성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GH는 분양성 저하 및 인허가 지연에 따른 토지공급 일정 지연 등 사유로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양시는 적절한 합의점을 도출해 올해 주상복합용지 공급계획이 승인될 수 있도록 사업시행자와 지속적인 협의와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kkjoo0912@ekn.kr

광고요금제로 활로 찾는 OTT…기술 고도화·개인정보 보호 관건

광고요금제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기존 대비 약 60%가량 저렴해 가입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업계는 이를 통해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는 한편 방송광고 시장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티빙이 광고요금제를 적용 중인 가운데 쿠팡플레이·웨이브·왓챠 등 국내 사업자들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해당 요금제는 콘텐츠 시청 과정에서 중간광고를 함께 보는 요금제로, 기존 스탠다드 요금제 대비 저렴한 가격에 동일한 수준의 화질·동시 시청 지원 기능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책임연구위원이 지난 26일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주최한 '미디어 이슈와 콘텍스트'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티빙 신규 가입자 중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각각 55%·40%로 집계됐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티빙은 광고요금제 도입 이후인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117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479억원)보다 적자 폭을 75%가량 줄였다. 연간 영업손실의 경우 △2022년 1192억원 △2023년 1420억원에서 지난해 713억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매출 역시 390억달러(약 57조원)로 16.6%가량 늘었다. 광고요금제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한 게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강 연구위원은 “OTT 이용자층은 라이트·헤비 유저뿐 아니라 가격 민감도에 따라서도 세분화되고 있어 기존 단일 요금제로는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경제 불확실성과 가처분 소득 감소가 맞물리며 저가 요금제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광고 생태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는 추세다. 방송광고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광고요금제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채널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특히 초개인화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체 데이터 알고리즘을 토대로 인기 콘텐츠 혹은 특정 장르를 타겟팅해 광고 노출 빈도·배치 기준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몰입도를 높이면서 피로도는 줄이는 방식으로 광고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 중 광고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애드테크 플랫폼'을 도입해 광고주의 타겟팅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은 “한류처럼 브랜드 이미지를 전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비용효율적 수단"이라며 “국내 기업의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 영향력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광고 노출 빈도의 적정성 기준 및 광고효과 측정 기술 개발은 숙제다. 광고요금제가 OTT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광고 포화 상태로 접어들면서 이용자의 거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광고 수익 확보와 이용자 몰입도 간 균형을 맞추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고리즘 기술의 역효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알고리즘이 수집하는 콘텐츠 시청 패턴은 플랫폼 이용행태와 개인정보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민감 정보는 수집을 제한토록 설정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강 연구위원은 “개인정보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데이터 수집 범위를 이용행태에 국한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광고요금제 이용자들에게 '2등 요금제'로 인식되지 않도록 콘텐츠 접근성·화질 등 차별화 요소도 신중히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엔씨소프트, ‘R2M’ 저작권 2심도 승소…法 “웹젠, 169억원 배상해야”

엔씨소프트가 웹젠의 모바일 게임 'R2M'이 자사 '리니지M'을 모방했다며 제기한 저작권 소송 2심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특히 법원이 게임 배포를 금지함에 따라 웹젠은 게임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했다. 다만 즉각 항소를 예고하면서 양사의 저작권 분쟁은 대법원으로 갈 전망이다. 서울고법 민사5-1부(송혜정·김대현·강성훈 부장판사)는 이날 엔씨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송에서 “피고는 R2M을 일반에 사용하게 하거나 선전·복제·전송·배포·번안해선 안 된다"며 웹젠이 엔씨소프트에 169억1820만9288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 저작권 분쟁 사상 법원에서 인정된 가장 큰 배상액이다. 앞서 엔씨는 지난 2021년 1심은 웹젠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엔씨 측 청구를 받아들였으나, 판결 후 웹젠이 법원에 낸 강제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서비스를 이어왔다. 엔씨는 지난해 9월 항소심 과정에서 배상 규모를 600억원으로 늘렸다. 재판부는 1심과 동일하게 리니지M에 대한 저작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부정경쟁 행위가 지속돼 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웹젠이 게임 출시 이후 일부 게임 내용을 수정한 건 사실이지만 당시까지의 증거를 종합하면 여전히 부정경쟁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원고의 침해금지청구를 인용하고, 청구액은 재판부가 보는 합계 매출액의 10%에 상당한 금액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송 총비용 중 40%는 엔씨가, 60%는 웹젠이 부담한다"며 “2024년 9월 13일부터 2025년 3월 27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완전히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엔씨 측은 판결 직후 “기업의 핵심 자산인 지식재산권(IP) 및 게임 콘텐츠가 법적 보호 대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앞으로도 IP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웹젠 측은 “조속한 상고와 함께 서비스 중단 판결에 대한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한국적 AI’부터 ‘소버린 클라우드’까지…KT ‘AX 액셀러레이터’ 가속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한국적 AI'부터 '소버린 클라우드'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를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되겠다는 포부다. 27일 KT는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대출 심사처럼 국내 기업과 제도를 이해하는 데 특화한 AI 에이전트, 이른바 '한국적 AI'를 2분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의 '한국적 AI'는 단순히 한국어를 잘 처리하는 언어 모델을 넘어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정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일상과 비즈니스 환경에서 유용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김훈동 KT AI 리드(상무)는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은행별, 대출상품별로 신용평가 기준과 대출 약관이 모두 다르다"며 “챗GPT·클로드 같은 범용 AI가 유창한 답변을 제공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국내 특정 기업에 특화한 데이터 학습을 거친 한국적 AI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대출 심사 업무에는 AI 에이전트가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대출 심사 단계에 따라서 각 AI 에이전트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대출 신청 접수 역할을 하는 에이전트다. 고객의 대출 신청을 받고 신용 평가 정보를 수집하며 개인의 상황을 반영해 대출 조건을 검토한다. 두 번째는 신용 평가 및 심사 에이전트다. 고객의 신용 점수를 평가하고 금융권 프로세스에 맞춰 심층 평가를 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대출이 가능한 특정 기준을 충족하면 세 번째 심층 리포트 작성 에이전트로 넘어간다. 이는 최종 승인 과정에 검토 리포트로 활용되며, 오픈AI의 딥 리서치와 유사한 기술이 사용된다. 마지막 에이전트에는 AI와 Human 담당자가 신용 평가 결과 리포트를 최종 검토 승인하고 고객에게 결과를 전달하는 단계다. KT는 AI 에이전트의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고객이 “다음 달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적합한 대출 상품이 있냐"고 묻자 AI는 나이와 소득, 거주지, 세대주 여부 등을 물어 신용정보를 수집하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했다. KT 관계자는 “향후 금융권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계에서 AI 에이전트 활용이 확대되는 것은 필연적인 흐름"이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며 각자 산업에 필요한 AI 모델을 효율적, 합리적으로 최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AX 시대에는 데이터가 유출될 경우,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에도 치명적이다. 따라서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저장하고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데이터 주권' 해결이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주목받는 해법 중 하나로 데이터를 국내에 저장·처리하면서 동시에 자국 규제를 충족하는 '소버린 클라우드'가 있다. KT는 MS와 공동 개발한 소버린 클라우드인 'KT SPC(KT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2분기 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보호하지 못했던 '사용 중(in Use)인 데이터' 영역까지 암호화하며, 하드웨어 보안 모듈인 'managed HSM' 서비스와 고객 관리키 등을 사용한다. 고객이 제어권을 갖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 시에도 암호 해제가 불가능해 데이터의 전 생애주기 동안 강력한 보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성권 KT 클라우드 리드(상무)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는 공유 자산이어서 운영자가 내 자산을 허가 없이 볼 가능성이 있다"며 “내 자산이 내 관리 안에 통제되려면 소버린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KT SPC가 출시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특히 KT SPC의 강점으로 데이터의 모든 단계에 걸쳐 고객만이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상무는 “기존 클라우드는 사용 단계에서는 암호화를 지원하지 못한다"며 “KT SPC는 기밀 컴퓨팅이라는 하드웨어 기반의 메모리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서 메모리 덤프(Memory Dump)가 유출되더라도 복호화를 불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장, 전송 단계에서도 고객 소유의 키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고객 소유 키는 고객만이 접근할 수 있는 '관리형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고객 외에는 데이터를 해독할 수 없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항상 고객만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T는 AI와 클라우드 기술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MS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양사는 AI·클라우드·IT 분야에서 5년간 수조 원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교육 분야 협력도 논의 중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한국적 AI와 KT SPC를 상용화하고 다양한 산업에서 AX 혁신을 확대할 것"이라며 “올해 대한민국 AX 가속화를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경기도, ‘게임, 그 이상’ 플레이엑스포 5월 22일 킨텍스에서 개막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가 오는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수도권 최대 게임문화 축제 '2025 플레이엑스포'를 개최한다. 26일 도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게임, 그 이상'을 주제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창의적 경험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열리며 게임산업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고 국내외 기업과 소비자 간 교류를 확대하는 자리로 참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의 가치와 가능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올해는 네오위즈, 슈퍼셀 등 국내외 대표 게임기업 참여로 더욱 풍성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대원미디어 신작 발표, 네오위즈 인디게임 쇼케이스, 스팀덱 시연 라운지,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GICOF) 한국대회 공동 개최 등을 준비했다. 이스포츠 페스티벌 무대에서는 장애인 이스포츠대회, 전국 캠퍼스 대항전, 국산 종목 발굴을 위한 이벤트 매치, 가족대항전 등 다채로운 경기가 펼쳐지며 가족대항전은 사전 신청은 물론 현장 접수도 가능해 더욱 많은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오는 5월 출범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2025 이스포츠 지역 리그(가칭)'의 종목 중 하나인 '이터널 리턴' 리그 개막전이 같은달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개막전은 국내 이스포츠 팬들에게 수준 높은 경기를 선보이며, 행사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중소·인디 게임사를 위한 비즈매칭도 확대된다. 올해부터 참가 기업에 소정의 참가비를 부과하는 대신, 온·오프라인 사업자 연계 지원과 심층 사용자 테스트(FGT), 데모데이, 게임 전문 투자사와의 상담 등 실질적 기회를 제공하고 개발사는 주말 전시회 기간 중 게임 시연과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현장 홍보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접근성도 크게 개선돼 GTX-A 노선 개통으로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킨텍스까지의 이동 시간이 단축돼 방문 편의가 높아졌다. 도는 제3전시장 건립 공사로 제1전시장 주차장이 폐쇄됐다며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권장했다. 사전등록은 내달 1일부터 오는 5월 20일까지 공식 누리집에서 할 수 있으며 사전등록 시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사전등록을 하면 보다 빠른 입장과 각종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배영상 경기도 디지털혁신과장은 “플레이엑스포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게임문화 축제로,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볼거리로 참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며 “게임을 넘어 창의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준비해 모두에게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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