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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억원대 과징금에 공정위-통신사 법적 공방 예고…“규제충돌 막아야”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에 번호이동 판매장려금 담합 혐의로 114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통신 3사가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하면서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공정위와 방송통신위원회 간 규제 충돌로 인한 현상인 만큼 규제기관·범위 등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정위는 12일 통신 3사의 판매장려금 담합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11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업자별로 △SKT 426억6200만원 △KT 330억2900만원 △LG유플러스 383억334억원이다. 이는 공정위가 통신사를 대상으로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과징금은 통신 3사가 2015년 11월~2022년 9월 휴대전화 번호이동 시장에서 판매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과 거래 조건, 거래량 등을 담합한 행위에 대한 처벌이다. 당시 통신 3사는 과도한 판매장려금을 지급한 행위에 대해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위반행위로 방통위의 제재를 받은 후, 자율규제 일환으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시장상황반을 운영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번호이동 순증감 건수가 특정 사업자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판매장려금 지급 규모 등을 상호 조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1항 제3호(거래제한) 위반을 근거로 제시했다. 당초 공정위가 심사보고를 통해 산정한 과징금 규모는 △SK텔레콤 1조4091억~2조1960억원 △KT 1조134억~1조6890억원 △LG유플러스 9851억~1조6418억원이었다. 당초 예상금액보다 감경된 이유로는 통신 3사 간 합의가 단통법 위반 예방을 위해 진행됐다는 점과 방통위의 행정지도가 일정 수준 관여된 점이 고려됐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에 통신 3사는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방통위의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어서 담합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한 공정거래법과 단통법의 규제 내용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공정위 제재를 받는 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방통위가 같은 기간 단통법 위반을 이유로 통신 3사로부터 1464억4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는 점에서 이중규제 논란도 제기된다. 방통위는 2014년 단통법 제정 이후 △차별적 지원금 지급 유도 △과다 지원금 지급 △지원금을 연계한 개별 계약 체결 제한 등을 처벌 근거로 제시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 제정 후 10년 동안 억대 규모의 누적 과징금을 비롯해 개별적으로 영업정지 처분 등을 받은 바 있다"며 “법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강제력이 있는 방통위 규제를 준수한 걸 담합으로 해석하고 또 다른 규제를 가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방통위 또한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통신 3사가 담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과 이달 5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원회의에도 참석해 이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는 “방통위 측이 실무회의를 통해 제시한 의견은 합의과정에 충실히 반영됐다"는 입장이지만, 향후에도 부처 간 엇박자로 인한 중복 규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전문가들은 공정거래법의 담합행위 적용 규정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 1월 21일 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차별적 지원금 지급 행위와 같은 금지행위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금지행위에 대한 처벌사항 이행 명령을 어느 기관이 수행하는지는 규정돼 있지 않다. 오는 7월 단통법 폐지에 따라 담합 행위에 대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규제기관 및 범위 기준을 확실히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정상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공정위와 방통위 간 규제 권한을 둘러싼 갈등에서 통신 3사가 희생양이 된 셈"이라며 “사업자 간 담합 등 기타 사항에 대해 방통위가 우선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거나, 방통위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KAIT의 중간 조정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등 관련 내용을 정교하게 다듬어 모법에 명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통신 3사 가입자 300만명 감소…멤버십 혜택 강화하는 이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올해 들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휴대폰 가입자 수 감소 추세 속에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통신 3사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4669만420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2월(4976만4708명) 대비 4년간 300만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알뜰폰(MVNO) 가입자 수는 609만3272명에서 949만972명으로 300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동통신사의 고객 상당수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뜰폰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인구 감소, 상시적 규제 리스크 노출, 통신 시장 성장 한계 등의 요인이 맞물려 신규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최근 알뜰폰 업계가 월 1만원대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어, 통신 3사의 고객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통신 3사는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대상 거래(B2C) 기반의 이동통신 사업이 주요 매출원이다. 이에 따라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통신 3사는 멤버십 혜택을 차별화된 경쟁 요소로 활용하며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기업과 제휴를 확대하고, 문화 혜택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에버랜드·캐리비안베이 △메가MGC커피 △제주삼다수 등 국내 테마파크·커피 프랜차이즈·생수 업계 1위 기업들과 신규 제휴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의 상시 제휴 브랜드는 총 170개로 확대됐다. 다양한 업계의 선도기업과 협력해 실질적인 혜택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KT는 멤버십의 문화 혜택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달부터 기존 '달나라 티켓'을 '컬처앤모어'로 리브랜딩하고, 관련 이벤트도 확대했다.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고정적인 문화 공연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브랜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컬처앤모어는 '할인 혜택을 넘어, 그 이상의 문화 경험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뮤지컬·연극·전시 최대 60% 할인, 연간 약 4회 인기 전시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 이벤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최근 가족과 함께 뮤지컬 '원스'를 관람한 직장인 A씨는 “비용 부담이 컸지만 KT 멤버십을 활용해 50% 할인받아 A석(8만원 기준)을 4만원에 예매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LG유플러스는 맞춤형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유플투쁠' 프로그램을 통해 매월 새로운 제휴사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며, 외식·쇼핑·문화 등 고객 소비 패턴에 맞춘 차별화된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7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 폐지 이후에도 통신 3사가 공격적인 보조금 경쟁을 펼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클라우드, B2B 등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지원금 경쟁에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만큼, 고객 유치 전략의 중심이 '멤버십 혜택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 확보도 중요하지만, 현재 업계 특성상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고 충성 고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며 “통신사들은 앞으로도 맞춤형 혜택을 강화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넷마블,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 전환…“재도약 앞당길 것”

넷마블이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전략적 리더십을 통해 재도약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이사회 의결을 통해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김 대표는 기존 각자대표 체제에서 경영전략 총괄을 맡아왔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목표다. 권영식 대표는 넷마블이 올 초 신설한 경영전략위원회 주요 의사결정자로 참여해 게임사업 전략 수립 및 넷마블 산하 개발사 역량 강화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역임 중인 넷마블네오 대표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2년간의 적자 터널을 극복하고 턴어라운드를 달성한 만큼, 올해는 다양한 신작 흥행을 통한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는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신규 이사 선임 등 6건의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권 대표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사내이사 자리엔 도기욱 재무최고책임자(CFO)가 추천됐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민주당 게임특위 출범…李 “산업 진흥·인식개선 힘쓰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게임특별위원회(특위)를 출범하고 산업 진흥을 위한 4대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저지 및 등급분류 체계 개선, e스포츠 생태계 활성화 등이 골자다. 최근 업계 화두로 떠오른 현안 해결을 통한 2030 세대 표심 잡기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위 출범식에 모습을 비춘 이재명 대표는 게임산업을 세계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특히 민주당이 최근 발표한 'ABCDEF' 정책 중 'C(문화·콘텐츠)' 부문에서 중요도가 높은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방위산업·바이오 등 산업과 함께 진흥책을 마련해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이끌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당초 유명 프로게이머·게임 유튜버 등의 영상 질문과 일반 이용자의 사전 질문, 현장 질의 등에 직접 답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같은 시간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석방 직후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 일정이 잡혀 인사말을 마친 후 급히 자리를 떴다. 그는 “기회가 있었으면 프로게이머가 될 수도 있었는데 안타깝다"며 “대학 시절 오락실에서 3시간 정도 '갤러그'를 하니 주인이 와서 코드를 뽑고 50원을 주고 나가라 했다. 게임 실력을 살려 그 길(프로게이머)로 갈 수 있었는데 이 길(정치)로 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성남시장을 할 때 국내 게임업체의 매출 기준 60% 이상이 분당구 판교IT밸리에 밀집돼 있었다. 시 입장에선 게임산업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지원 규모를 확대하려고 노력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게임을 마약·알코올·도박 등과 함께 4대 중독 물질로 취급하며 규제를 강화했고, 게임산업이 위축되면서 중국에 밀려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높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적고 여러 억압을 당해 어려움을 겪은게 현실"이라며 “민주당이라도 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여 세계를 무대로 발전할 수 있게 하고, 게임 이용자들 역시 부당함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 게임에 대한 인식도 바꿔서 건전한 여가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제가 어릴 때 만화를 보면 불량학생 취급당했지만 이제 만화는 문화산업 토대로 자리잡았다. 게임도 비슷하다"며 “산업과 이용자가 상호발전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길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특위는 게임산업 사기 진작과 미래산업 도약을 위한 정책적 지원 및 행정절차 완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와 함께 업계 근로 여건과 애로사항 청취,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과 같이 이용자가 불편을 겪는 지점을 점검하고, 이들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다층적으로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플랜 G.A.M.E'라는 이름의 4대 중점 활동 과제를 공유했다. 각 알파벳에 따라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저지(G) △지속가능한 e스포츠 생태계 조성(A) △등급 분류 제도 혁신(M) △게임&e스포츠 컨트롤타워 신설(E)'를 뜻한다. 이 중 질병코드 등재와 등급분류제도 혁신은 업계 최대 현안으로 꼽힌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의 경우, 의료계와 게임업계의 입장차를 조율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특위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의 국제 기준을 따르면서도 국내 산업 성장을 저해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정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강유정 위원장은 “산업 보호·육성과도 연관돼 있는 만큼, 이를 단순하게 생각해 국내에 적용해선 안된다"며, “게임 종주국 중 하나인 미국 또한 국제질병분류체계(ICD)와 WHO의 권고 사항을 그대로 인용하지 않는다. 국내 형편에 맞게 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진작하는 방향으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스포츠 진흥책도 밝혔다.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한국 게임단의 해외 리그 진출 물꼬를 틀고, 지자체 차원의 재정 지원을 통해 지역 e스포츠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게임과 e스포츠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e스포츠 통합 관리 컨트롤타워'를 신설해 스타트업부터 중견기업까지 맞춤형 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역 선수들의 에이징 커브(스포츠 선수의 고령화로 인해 기량이 감퇴하는 현상) 문제에 대해선 차세대 스타 플레이어를 발굴·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관리·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등급분류 제도의 경우 공정성 확보에 초점을 맞춰 현대화를 추진한다. 부정확한 심의 기준을 체계화하는 한편, 사전허가제를 폐지하고 자율신고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경우 점진적 폐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국내 도입 가능성에 대해선 입장을 선회한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당시 게임 유튜버 김성회씨 채널에 출연해 P2E 게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황희두 공동위원장은 이 대표를 대신해 “게임 본연의 재미를 즐기기보단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고, 실제 해외에서도 부작용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지금은 (P2E 게임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이 좀 바뀌신 것으로 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이와 관련해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게임산업 5개년 계획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클라우드 및 콘솔 게임 지원책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향후 다양한 정부 부처 및 여야 간 공조 체계 구축을 통해 예산 증대 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특위 부위원장)는 “산업의 일부분으로써는 산업통상자원부와, IT 및 기술 발전과 연관돼 있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공동으로 게임 관련 정책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예산을 늘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대선 때 게임 분야 정책을 준비했고, 새 정부가 들어서도 상생 방안을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 개혁신당·조국신당에서도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전력 분석이 돼 있는 만큼 정당 간 공조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MWC25] 통신 3사 부스에 ‘구름인파’…AI 각축전 치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관하는 글로벌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가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관련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텔레콤은 792m² 규모의 단독 전시관을 구축, AI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이동통신 품질을 높이는 기술들을 선보였다. △네트워크 AI △AI DC △AI 플랫폼 △AI 서비스 △AI 얼라이언스 구역으로 구성된 가운데 AI를 접목한 첨단기술 및 서비스를 소개하는 전시 아이템들이 배치됐다. 행사 기간 동안 총 7만여명이 SKT 전시관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AI 기업과의 비즈니스 협업 성과도 올렸다. MWC 개막일에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lobal Telco AI Alliance) 파트너사인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 그룹, 소프트뱅크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AI DC의 핵심 기술 역량을 갖추기 위한 파트너십도 강화했다.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분야 글로벌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AI DC 기계, 전력, 수배전(MEP) 시스템 분야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울러 액체 냉각 분야 선두주자인 기가 컴퓨팅과 차세대 냉각 기술 개발 분야, 엘리스그룹과는 AI DC 모듈러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KT는 'K-STREET'를 주제로 한 전시관을 운영하며 AI와 한국 문화가 융합된 미래 일상을 구현했다. AI 실시간 번역을 활용한 경기장 중계, AI 기반 스마트 홈 솔루션, AI 영상 분석 보안 기술 등 실생활 속 AI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AI 실시간 번역을 활용한 경기장 중계 △AI기반 스마트 홈 솔루션 △AI영상 분석 보안 기술 등 실생활에서 활용될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사측은 밝혔다. 이 중에서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K팝 댄스 챌린지'였는데, AI와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몰입감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AICT) 기업으로의 전환 가속화를 선언했다. KT는 한국적 AI와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를 올해 2분기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오승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정우진 전략·신사업컨설팅부문장은 'AI전환(AX) 딜리버리 전문센터'를 신설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글로벌 수준의 AI·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LG유플러스는 △익시가디언 △익시오 △AI DC 등 핵심 기술·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이 회사의 AI 보안 기술 브랜드인 익시가디언을 체험할 수 있는 '안티딥보이스' 부스에 관람객이 몰렸다. 관람객은 자신의 목소리로 합성된 음성을 확인하고 익시오가 이를 감지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음성 딥페이크의 위험성과 익시오의 보이스피싱 탐지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구글과 익시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고, 중동 통신사업자인 자인그룹과도 익시오의 중동 시장 진출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협업도 강화했다.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선 아마존웹서비스(AWS)과의 협업도 구체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빅테크들부터 여러 국가 통신사들까지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익시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아직 회사의 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번 MWC에서도 여러 기업들과 협업을 논의하는 성과가 있었고, 연내 의미 있는 성과를 알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MWC25] “AI 수익화 사활”…통신사 전략 키워드는 ‘3사 3색’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 중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AI 사업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모습이지만, 각 사의 주력 분야에 따라 세부적인 접근법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공통 목표는 수익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다. 먼저 대중화를 이끄는 곳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주효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척도를 수익화 여부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각 사의 핵심 키워드는 인프라 확충과 맞춤형 AI 전환(AX), 보안으로 요약된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지난 2023년 발표한 'AI 피라미드 1.0'을 구체화한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공개했다. AI 데이터센터(DC)에서 먼저 수익을 낸 후,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로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인프라 강화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AI DC 사업을 △구독형 AI 클라우드 GPUaaS 서비스 소규모 모듈러 △단일 고객 전용 △하이퍼스케일급으로 세분화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 비수도권 지역에 100메가와트(MW)급 하이퍼스케일(초대형) AI DC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이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장을 투입한 것으로, 정부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을 추진 중인 '국가 AI 컴퓨팅센터(3만장)'보다 2배가량 큰 규모다. 모듈형 AI DC 사업은 화물 컨테이너 크기의 공간에 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인프라를 탑재한 저용량 데이터센터다. 용량에 따라 3개월 만에 구축할 수 있다. 기존 대비 구축비용은 70% 수준인데, 전력효율은 2배에 달한다. 고객주문형 AIDC는 구매 기업이 자체보유한 공간에 해당 회사 전용 AI DC를 구축해주는 사업이다. 유영상 대표는 “3년 후에는 국가AI컴퓨팅센터 등을 더해 국가적으로 GPU 10만개 규모의 자원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맞춤형 상품 형태를 갖춰 모든 유형의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연합군'을 구성한 KT는 AX 사업을 중심으로 실질적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AI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사업 매출 비중을 12%까지 올리는 게 목표다. 먼저 AX 전담조직인 'AX 딜리버리 전문센터'를 이달 중 출범한다. KT 직원 200명·MS 전문가 100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고객 맞춤형 사업과 기업에 필요한 프로젝트를 개발 및 이행하는 곳이다. 한국적 AI 모델과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를 토대로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적 AI 모델은 오픈AI의 음성 AI 모델 GPT-4o와 MS의 소형 언어 모델 'Phi'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구축 중이다. 한국어를 비롯한 사회·역사·국가관 등을 학습시켰다. 자체 개발한 '믿음', 오픈소스 LLM 등을 함께 활용할 계획으로, 오는 2분기 중 선보이는 게 목표다. 같은 기간 KT SPC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대비 국내 법률과 규제를 준수하며, 높은 보안성과 자주성, 대규모 확장성을 두루 갖췄다는 설명이다. 사내 IT 시스템에 SPC를 적용해 참고기준을 만들고, 외부로 확장할 계획이다. AX 우대 직군 체계를 도입해 AX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각 산업 영역의 AX 전문가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와 AX 교육센터도 신설한다. 이외에도 여러 부문과 본부, 담당, 팀 단위로 흩어졌던 사업 제안과 이행 조직을 통합했다. LG유플러스는 '사람 중심 AI'를 강조하며 4A(안심·맞춤 경험·동행·이타성) 인텔리전스 전략을 제시했다. 고객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AI 개발에 집중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면서도 기술 부작용은 예방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한 최우선 가치로 보안을 내세웠다. 대부분 기업이 새 서비스를 개발할 때 보안은 마지막에 방어적으로 점검하는 경향이 있는데, 순서를 뒤집어 보안 중심 토대를 쌓겠다는 취지다. MWC 현장에선 안티 딥보이스·양자암호 기술 등 보안을 강조한 '익시 가디언'을 선보이기도 했다. 향후에도 차별적 보안 기술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홍범식 대표는 “많은 고객을 인터뷰해보니 약 82%가 보안이 가장 고민이라고 꼽았다"며 “보안이 우선시 되지 않으면 차별화된 기술을 내놔도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안전하고 단단한 AI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에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읽힌다. 최근 소버린 AI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 속, 인프라 역량이 강한 두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보안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B2C 영역에선 구글과, B2B에선 AWS와 손잡고 시장 선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선 2028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뉴토피아’ 터지고 ‘이강인’ 질주…쿠팡플레이 ‘토종 OTT 왕좌’ 탈환

쿠팡플레이가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티빙을 제치고 1년 만에 다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왕좌' 자리를 되찾았다. 드라마·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잇단 흥행과 스포츠 중계권 확보 전략이 맞물리며 반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반면 티빙은 이렇다 할 화제작 없이 MAU가 감소세를 보이며, 오는 프로야구 시즌 중계를 통해 반격을 노리고 있다. 6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지난달 MAU는 684만명으로 전달(685만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티빙의 MAU는 734만명에서 679만명으로 55만명 감소했다. 이로써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다시 OTT 1위 자리를 탈환했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사용자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로, OTT 시장의 인기와 경쟁력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으로 활용된다. 티빙이 지난해 11월(730만명) 이후 MAU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쿠팡플레이는 633만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 같은 상승세의 배경에는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이 있다. 특히 '뉴토피아'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좀비 코미디 장르를 개척한 이 드라마는 독창적인 설정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주목받으며, 론칭 후 10일 기준 쿠팡플레이 시리즈 누적 시청자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예능 부문에서는 'SNL 코리아'가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종영한 'SNL 코리아' 시즌 6는 전 시즌 대비 시청량이 142% 증가했다. 신선한 코너와 신예 크루들의 활약이 흥행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수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도 쿠팡플레이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쿠팡플레이는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1, 독일 분데스리가 등 해외 주요 축구 리그를 중계하고 있다. OTT 플랫폼 중 이 세 개 리그를 동시에 제공하는 곳은 쿠팡플레이가 유일하다. 특히 리그1과 분데스리가는 각각 이강인과 김민재가 활약하는 리그로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축구팬들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플랫폼 성장에도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권 확보는 새로운 가입자 유입의 중요한 전략"이라며 “특히 국내 선수들이 뛰는 리그를 독점 중계하면 이용자 충성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쿠팡플레이는 해외축구 외에도 미국프로미식축구(NFL),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포뮬러 원(F1), 국내 프로축구 K리그 등의 중계를 통해 스포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확실한 토종 OTT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스포츠 중계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기술력이 더해진 점도 강점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쿠팡플레이는 올해부터 K리그 중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실시간 경기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하며 해설하는 방식을 선보인다. OTT 업체가 스포츠 중계에 AI를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티빙은 최근 눈에 띄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환승연애' 시리즈 이후, 새로운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 부문에서도 한국프로농구(KBL)를 중계하고 있지만, 해외 축구에 비해 이용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티빙은 이달 말 개막하는 프로야구 중계를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뚜렷한 기대작 부재와 웨이브와의 합병 지연 등으로 인해, 프로야구 중계만으로 OTT 시장에서 큰 변화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쿠팡플레이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25-26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을 확보하며 스포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티빙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쿠팡플레이가 EPL 국내 중계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곧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진숙 방통위원장, 통신사 담합 의혹에 “법 준수한 것…과도한 단죄 안 돼”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 심의에 대해 과도한 제재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위원장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올해 7월 폐지하게 됐지만 기업들 입장에선 (폐지 이전엔) 법을 준수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통위는 단통법에 따라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과도한 지원금 지급 등을 통제하는 역할을 해왔고, 통신사들은 이를 준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취했던 통신사들의 행위가 과도하게 단죄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공정위에선 기업들이 판매장려금을 담합한 게 아니냐고 보고 있지만, 기업들은 법을 준수해 왔다는 입장"이라며 “공정위 심의 결과를 잘 챙겨보겠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관련 의혹에 대한 2차 전원회의를 열고 한국통신진흥협회(KAIT)와 통신 3사로부터 추가 의견과 최후 진술을 청취한다. 이번 사건에 대한 심사관들의 조치 의견도 제시될 예정이다. 이는 법원의 1심에 해당하는 절차로, 회의 결과에 따라 처분 시정명령 및 과징금 산정 비율을 결정한다. 이 때 △경쟁제한 효과 △통신시장 상황 △부당이득 규모 등이 고려된다. 심의 결과는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통신 3사가 2015년부터 8년 동안 휴대전화 번호이동 시장에서 판매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과 거래 조건, 거래량 등을 담합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번호이동 현황을 공유하며 가입자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판매장려금 지급 규모를 조절,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담합 관련 매출 규모는 3사 합산 약 28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1조4091억~2조1960억원 △KT 1조134억~1조6890억원 △LG유플러스 9851억~1조6418억원 등 최대 5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통신 3사의 지난해 영업익(3조5293억원)을 웃도는 규모인데, 업계에선 이같은 제재가 확정될 시 기술 투자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다만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합리적 수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제재 수준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공정거래 정책방향 조찬 간담회에서 이번 의혹에 대한 심의 방향과 관련 “기업 부담이 과도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과잉, 과소규제 모두 피하고 관련 내용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적절히 심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최다 판매’ 갤S25 고맙다… 번호이동 6년만에 최고치

지난달 국내 통신시장 번호이동(번이) 수가 갤럭시 S25 시리즈 출시 효과에 힘입어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애플의 보급형 휴대폰인 아이폰 16e가 출시됨에 따라 이같은 흐름이 유지될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번이 건수는 57만564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6.4% 급증한 수치로, 지난 2019년 11월(56만5866건) 이후 최대치다. 전년(50만4119건) 대비로도 약 14.1%가량 늘었다. 번호이동은 기기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번호는 유지한 채 통신사만 옮기는 것을 뜻한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양상을 확인하는 주요 가늠자로 활용된다. 해당 지표가 늘어난다는 건 시장 경쟁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신 3사·알뜰폰 모두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SK텔레콤(SKT) 11만6186건, KT 8만2342건, LG유플러스는 8만9623건으로 각각 18.3%, 26.5%, 23.6% 증가했다. 알뜰폰 또한 28만7491건으로 11.1% 늘었다. 업계에선 지난달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 S25 시리즈가 번이 건수를 견인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신형 플래그십 단말이 출시되면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번이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앞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사전 예약 기간(1월24일~2월3일) 동안 130만대가 판매됐다. 지난달 7일 정식 출시 이후 21일 만인 지난달 28일엔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S시리즈 기준 역대 최대치이자 최단 기간 신기록이다.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의 유입이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알뜰폰으로의 번이 건수 순증 규모는 26만5668건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이 중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이용자수는 총 10만8908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알뜰폰 번이 건수의 40%가량을 차지하며, 전월(8만201명) 대비로는 35% 늘었다. 이는 신형 플래그십 단말을 구매할 때 '자급제 단말+알뜰요금제' 조합을 활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부터 알뜰폰 업계를 중심으로 월 1만원 후반대에 데이터 20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가 속속 출시됨에 따라 추가 유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달 말 애플의 아이폰 16e가 출시됨에 따라 시장 활성화 추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새학기 특수로 청소년 자녀를 둔 고객들의 잠재 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다만 아이폰 16과의 가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아이폰 뒷면에 자석 처리가 된 맥세이프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번이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갤럭시 시리즈가 출시됐던 1월·7월의 증가세가 뚜렷했고, 그 이후엔 감소했다가 소폭 오르는 경향이 있었다"며 “아이폰 16e 판매량의 경우 3월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수요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알뜰폰 저가 요금제 출시에 따른 번이 수요도 적잖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AI 전쟁 불붙은 통신업계, 빅테크 우군 확보 온힘…글로벌 공략 속도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수익화에 속도를 올리기 위해 '빅테크 우군'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빅테크와 경쟁하기보단 협력을 통해 체급을 키우고, 글로벌 고지전에 뛰어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구글과 손잡고 글로벌 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자사 AI 비서 '익시오' 기능을 고도화하는 게 골자다. 멀티모달 AI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익시오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를 접목해 통화 내용과 관련이 있는 사물이나 상황, 장소 등을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검색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익시오에 '구글 검색으로 그라운딩'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기존 제공해 오던 서비스 품질 향상과 함께 사용자를 이해하고 맞춤형 행동을 제안하는 '액셔너블 AI'로 진화한다는 전략이다. 통신 3사는 그동안 자체 솔루션 및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주력해 왔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매년 막대한 규모로 투자하는 빅테크와 직접 맞붙기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공통적으로 AI 수익화를 목표로 잡은 상황을 감안하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발맞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앞으로 보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AI 생태계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6월 미국 메타와 AI를 활용한 세로형 릴스 제작 플랫폼을 마련하는 등 마케팅 분야에서 협업해 왔다. SK텔레콤은 글로벌향 AI 비서 '에스터'에 미국 AI 유니콘 기업 퍼플렉시티의 검색 엔진을 탑재하는 등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 엔진을 공동 개발하고, 올해부터 양사 서비스 결합 형태의 사업 모델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기존 키워드 검색에서 사람과 소통하는 대화형 방식으로 검색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2023년 앤트로픽을 시작으로 퍼플렉시티, 람다, 펭귄 솔루션스 등 글로벌 주요 AI 기업에 투자해 사업 협력을 강화해 왔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통해 멤버사들과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5개년 파트너십을 통해 GPT-4o 기반 한국어 특화 AI 모델·서비스 공동 개발 중이다. 사내 업무 영역에 MS의 AI 모델 코파일럿을 도입, 실사용 사례를 만들고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연내 경량모델 'Phi(파이) 3.5' 기반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누적매출 5조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3일(현지시각)부터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에선 MS와 공동 개발한 탄소 배출량 분석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기존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 계산 뿐 아니라 공급망의 탄소 배출량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2~3개월 걸리던 작업 시간을 50% 이상 단축했다. 이들은 향후 AI 동맹 범위를 확장해 글로벌 진출에 고삐를 죌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중 북미 지역에 '에스터'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해외 시장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진출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이용자 저변을 먼저 확보한 후,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AI 비서 및 연계 서비스 개발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그동안 투자했던 비용들을 수익화로 연결하는데 신경써야 할 시점"이라며 “빅테크의 LLM이나 고도화된 기술을 내재하면서 한국어 특화 경량모델(sLM)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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