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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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트럼프 관세부과 공약에 美보다 유럽 더 우려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부과 공약에 대해 미국 기업들보다 유럽 기업들이 더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세금 인상 공약은 상대적으로 유럽 기업들이 반기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월 기업들의 실적 관련 전화회의에서 '관세'에 대한 언급은 유럽 기업들에서 미국 기업 대비 5 대 2의 비율로 많이 나왔다. 관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볼보 자동차의 최고경영자(CEO)는 관세가 기업의 수익성 전망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재집권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럽 기업들의 대미 수출이 제한돼 유럽 증시에 최악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도 트럼프의 관세 인상은 물가상승률을 높이고 특히 무역 상대국들이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 경제 성장도 억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건 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관세 부과 시 향후 12개월 동안 물가상승률이 0.9%포인트 상승하고, 몇 분기 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포인트 타격받게 된다. 가마 자산 관리의 라지브 드 멜로 최고 투자 책임자는 “관세 부과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유럽 국가들도 보복관세로 대응한다면 1930년대에 대공황을 악화시킨 스무트-할리 관세법의 망령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유럽 증시에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내세우는 세금 인상 공약은 유럽 증시에 상대적 우위를 제공할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담을 줘 투자 매력도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문디 투자 연구소의 가이 스티어 선진국 시장 전략 책임자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미국 소형주를 매수하고, 소비재 수출에 의존하는 유럽 기업 주식은 매도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유럽 기업들은 지난 3~6개월 동안 실적이 부진했고 앞으로도 계속 부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의 토빈 하쇼 컬럼니스트도 트럼프가 자신의 관세부과 공약을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포장했지만 아무리 홍보를 해도 이것이 좋게 보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의 글을 인용, “미국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많은 동맹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미국에 있는 외국기업들은 해외로 제품을 판매할 때 불리해지기 때문에 캐나다 등에 공장을 두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미국 내수 시장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와 전쟁 중인 러시아서 브릭스 정상회의…회원국 더 확대되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2일(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러시아 카잔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열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브릭스 의장국이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번 행사를 통해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되지 않았음을 과시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군을 지원할 병력 파병을 결정했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가 나온 상태지만 러시아는 자국에서 열리는 역대 최대 규모 외교정책 행사인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경제국의 모임으로 창설된 브릭스는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합류와 지난해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에 대한 가입 승인으로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도 가입 승인을 받았지만, 아르헨티나는 가입을 철회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공식 가입을 선언하지 않았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브릭스가 확대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 32개국이 초대에 응했고, 그 가운데 24개국은 정상급의 참석을 확정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로 만나며 '중러 밀착'을 재확인한다. 지난해 10월 중국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포함하면 1년 사이 네 차례나 만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지난 7월 모스크바 회담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다만 중국과 인도의 국경 갈등으로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브릭스에서 별도 양자회담을 할지는 미지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브릭스 정상회의 틀에서 17번의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양국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대립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브릭스 가입을 희망하는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번 행사에 참석,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브릭스의 추가 확장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튀르키예 외에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이 브릭스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30개국이 브릭스에 가입하거나 협력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브릭스는 사무국 등이 따로 없는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지만 회원국이 증가하면서 영향력도 키우고 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브릭스 회원국이 지구 면적의 30% 이상, 세계 인구의 약 4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연설에서 지난해 기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브릭스 국가들의 비중이 37.4%로 선진국 모임인 주요 7개국(G7)의 29.3%를 제쳤다고 강조했다. 브릭스가 다자주의와 다극세계를 중시하더라도 회원국이 계속 증가하면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목소리를 단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부작용이 있다. 이에 따라 브릭스 내부에서는 새 회원국 가입 등 추가 확장을 보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브릭스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외교 정책을 조율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뿐 아니라 중동 상황을 논의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초대됐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미국 달러 우위를 낮추기 위해 회원국간 상호 결제에 자국통화와 디지털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잔인하다” vs “바이든만큼 못해”…해리스·트럼프, 주말 경합주서 격돌

미 대선이 2주 조금 넘게 남은 가운데 주말에 주요 경합주를 방문한 민주·공화 양당 후보가 상대방을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잔인하다"며 “트럼프는 자신이 초래한 고통에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은 2022년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으로 보수 우위가 된 연방대법원에 의해 폐기되고, 조지아주에서 낙태 금지법이 시행되자 인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낙태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조지아주 여성 앰버 니콜 서먼(당시 28세)이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폭스뉴스의 타운홀미팅에 출연한 자리에서 진행자로부터 서먼 가족의 기자회견 소식을 전해 듣고서 “시청률은 이게(타운홀) 더 잘 나올 것"이라고 말한 것도 맹비난했다. 그는 “그는 사람들의 슬픔을 경시하고 자신과 자신의 텔레비전 시청률에 관한 것으로 만든다. 잔인하다"고 했다. 이어 서먼의 가족이 유세장에 함께했다고 알리면서 “의회가 전국적으로 여성 생식권 자유를 회복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자랑스럽게 서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틀랜타에서도 대선 사전투표 독려에 나섰다. 그는 “지금이 바로 투표계획을 세울 때"라며 “조지아 출신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100번째 생일 며칠 후 사전투표를 했다. 지미 카터가 할 수 있으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소도시 래트로브에서 열린 유세에서 “바이든이 손대는 모든 것이 인플레이션, 아프가니스탄으로 변했다"며 “만약 바이든이 한 것과 정반대로만 했다면 당신은 역사상 최고의 외교 정책을 편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최근 사살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을 암시하며 “이스라엘은 3개월 전보다 훨씬 강한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별칭)가 오늘 나에게 전화해서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라고 말했다"며 “만약 그가 바이든의 조언을 들었다면 이스라엘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쟁 임무 완수를 고수한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하마스와의 휴전을 압박하고 확전을 반대한 바이든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바이든이 똑똑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카멀라 해리스는 바이든만큼도 똑똑하지 못하다"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리케인으로 통신망이 끊긴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재민들에게 스타링크 인터넷 기기를 빠르게 제공했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게 머스크를 잘 아느냐면서 스타링크가 필요한데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면서 “일론에게 전화를 걸자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게 스타링크가 제공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일대 철강노조 관계자들이 연단에 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여러분의 철강 공장을 파괴했고, 석탄 일자리를 줄였고, 석유·가스 일자리를 공격하고, 제조업 일자리를 중국과 전 세계의 다른 나라에 팔아넘겼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의 것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추진과 관련해 US스틸의 외국 기업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초박빙 美 대선] 해리스, 경합주 ‘이곳’ 가져가면 승률 91%

미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분석하는 업체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했던 지난 7월말 이후 15일(현지시간)까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p)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를 두고 미 CNN은 “60년 만에 가장 치열한 경쟁"이라며 “1960년 이후 미국 대선에서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최소 3주 동안 5%p 이상 앞섰던 적이 있었다"고 짚었다. 미국 대선의 승패는 '스윙 스테이트'라 불리는 경합주에서 결정난다. 경합주가 승부처로 떠오르는 이유는 미국의 선거 방식은 한국과 달리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별 유권자들이 선거일인 11월 5일에 선거인단을 뽑는데 한 표라도 더 많이 얻는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메인·네브래스카주 제외)다. 11월 선거일을 통해 선출된 선거인단은 12월에 모여 대통령을 최종 선출한다. 미국에서 전체 선건인단이 538명이라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당선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각 지역별로 정치색이 정해져 있다. 전통적으로 불리는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주)와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주)에선 표심이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이런 판세를 반영해 현재 미국 선거분석 사이트 270투윈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인단 226명,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9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압도적인 지지세가 없는 경합주의 선거인단을 누가 확보하는지가 결국 관건이다. 어디가 경합주인지는 매 선거마다 다르지만 이번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7곳이다. 이중 조지아가 이번 대선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6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하고 있어 중요도 차원에선 펜실베이니아(19명)에 살짝 밀리지만 그 어느 경합주보다 가장 초박빙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초 조지아는 레드 스테이트 중 하나로 꼽혔다. 1992년 대선에선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그 이후엔 공화당이 모두 조지아 선거인단을 확보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36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압승을 거뒀던 2008년 대선에도 공화당은 조지아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에서 0.2%p 차이(1만1779표)로 이겼다. 이 격차는 2020년 대선 당시 경합주 중에서 가장 좁았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번 대선에서도 조지아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자개표대신 수작업으로 개표를 하기로 지난달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수개표를 진행하는 곳은 조지아가 유일하다. 조지아에서 두 후보간 치열한 경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한 결과 15일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3%의 지지율로 해리스 부통령(47.3%)을 1.0%p 앞서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유색 유권자들의 표심이 해리스 부통령에게서 멀어지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ABC방송이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달간 조지아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비중이 82%로 집계됐다. 2020년 대선당시 CNN 출구조사에서 조지아의 흑인 유권자 90%가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조지아는 경합주 7곳 중 흑인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민주당 입장에서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조지아 인구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3.2%로 나타났다. ABC방송은 “해리스는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흑인뿐만 아니라 조지아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점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악재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카멀라 해리스는 이 핵심 인구층(한국계 미국인)으로부터 지지를 잃고 있어 조지아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러한 판세를 반영하듯,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해리스 부통령이 조지아에서 승리할 경우 대통령으로 최종 당선될 가능성을 91%로 반영했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다른 경합주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 업체가 제시하는 확률 중 가장 높다.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당선 확률은 87%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 선거인단을 확보할 경우 당선될 확률은 75%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 있어서 조지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에게 더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주요 변수로는 최근 들어 인구수가 증가하고 있는 히스패닉계 유권자가 될 수 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최근 조지아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다. 허리케인 피해로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조지아가 수개표를 진행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공화당이 다수파인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 방식을 변경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트럼프 측의 결과 발표 지연 및 불복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소송을 내서 양측의 갈등이 첨예해진 상황이다. 한편, 이날부터 조지아에서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CNN에 따르면 사전투표가 시작된 첫날부터 32만8000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20년 대선 당시 사전투표 첫날(13만6000표) 기록의 두 배 이상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한국은 머니머신”…방위비 9배 인상 시사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부르며 자신이 재임하고 있다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으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시카고 소재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블룸버그통신 존 미클스웨이트 편집국장과 진행한 대담에서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그들(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며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한국은 머니 머신"이라고 말했다. 미 대선을 앞두고 한미는 이달 초, 2026년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위비 분담금 협정 문안을 타결한 바 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론한 연간 100억 달러는 한국이 2026년 지불할 액수의 9배 가까운 액수다. 결국 이날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임했을 때 한국에 50억 달러의 연간 방위비 분담금을 처음에 요구했으나 한국이 난색을 표해서 일단 20억 달러를 내게 하고 그다음 해에 다시 50억 달러로 만들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자신이 논의한 것을 다 뒤집었다면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한국을 사랑하고, 그들은 멋진 사람들이며 극도로 야심 찬 사람들"이라고 말한 뒤 “우리는 그들을 북한으로부터 보호한다"며 “북한은 핵무력이 상당한데, 나는 그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잘 지냈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그는 “그들(한국)은 아무것도 내지 않았다"며 “이것은 미친 일"이라고 말한 뒤 재임 시절 한국산 트럭에 대한 관세 부과 사실을 거론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한 한국과의 논의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규모를 재차 '4만명'으로 거론하면서 주한미군이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한국에 '미안하다. 당신들은 당신들 군대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 군인 4만 명이 거기 있다. 당신들은 비용을 내야 할 것이다. 당신들은 매우 부유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트럼프는 “그들은 '안된다. 우리는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전쟁 이래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했고, 나는 '안된다. 당신들은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가이드라인인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는 GDP 대비 2.5%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고, 주한미군 주둔비용도 한미가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부담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돈을 내지 않는다는 트럼프 주장은 과장을 넘어 '왜곡'에 가까운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못 언급한 주한미군 규모와, 한국이 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은 대선을 앞두고 자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의도된 과장의 측면이 없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국이 국민 세금으로 군인들을 위험한 곳에 파견해 부유한 한국을 보호해주고 있으며, 한국은 안보에서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식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이날 경의선 및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의 일부 구간을 폭파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국가간 도로 교통의 측면에서) 한국이 지금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여러 곳으로부터 단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간 도로를 통한 중국, 러시아와의 육로 왕래는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절의 목표였을 뿐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일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치 한국이 육로로 중·러와 왕래하고 있었던 것처럼 말한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북한이 막 철로(실제로는 도로)를 폭파했다"면서 “이것은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한 뒤 “오직 트럼프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담에서 자신이 집권할 경우 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재차 거론하면서 관세가 미국 경제에 “엄청난 효과,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업무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발언할 권리가 내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의 독립성 침해 가능성에 대한 논란에 재차 불을 지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해리스-트럼프,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동시 출격…유세 총력전

미국 대통령 선거를 22일 앞둔 14일(현지시간)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막판 표심잡기에 총력전을 벌였다.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주는 승부를 결정지을 7개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격전지로 꼽힌다. 할당된 선거인단 수(19명)가 경합주 중 가장 많은 데다, 그간의 여론조사에서 1∼2% 포인트 안팎 차이로 우열이 엇갈리면서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이리카운티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문제삼으며 그의 재집권이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당일 급진 좌파의 소요가 있을 경우 주방위군이나 군을 동원해야 할 수도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그는 자기를 지지하지 않고, 자기 의지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을 국가의 적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그들(반트럼프 인사들)을 추적하기 위해 군을 동원하겠다고 하는데, 그가 누구를 타깃으로 삼는지 생각해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집권 2기'가 미국에 리스크가 될 것이며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있다"고 말한 뒤 “그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위해 출마했고, 그것이 그가 추구하는 바"라며 “그는 미국 시민을 쫓기 위해 군대를 보내길 원한다"고 재차 거론했다. 그런 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인들은 자유가 위기에 처하면 항상 부름에 응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다시 부름에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교외의 오크스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현지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화석에너지원 개발 확대 공약과 불법 이민 강경 대응 등 자신이 '득표' 전략으로 삼는 두 이슈를 집중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러시아보다,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액체 금(석유)을 갖고 있다"며 운을 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취임 첫날 시추할 것이다. 시추해서 에너지 가격을 낮출 것"이라며 “첫해에 에너지 비용을 50%로, 내년 1월부터 1년 동안 전국의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에 풍부한 셰일가스가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점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활고를 겪는 유권자 표심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된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감옥과 교도소, 정신병원에서 들어왔다. 흑인 가정과 히스패닉 가정, 모든 사람에게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는 국경을 매우 엄격하게 닫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불법 이민자가) 학교, 병원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면 인구 5만명인 그곳에서 3만2천명이 추가됐다. 우리는 그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사망자는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많다. 바이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1년 넘게 푸틴과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며 “백악관을 인수하기도 전에 당선인으로서 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대선 상대인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우리에게는 최악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있다. 그리고 부통령이 더 나쁘다"며 “사실 그녀(해리스)는 더 위험해 보이지만, 그(바이든)가 그녀보다 더 똑똑하다"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14일(현지시간)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가 지난 11~13일 전국의 등록 유권자 31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조기 투표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48%의 지지를 얻어 해리스 부통령(47%)에게 1%포인트 앞섰다. 미국에서는 통상 조기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층 참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공화당은 본투표에 집중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를 감안했을 때 이번 결과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적신호가 들어온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경합주 전체 적극 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49%의 지지를 기록, 해리스 부통령(47%)에게 2%포인트 앞섰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적으로 49.2%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7.4%)에게 박빙 우위를 지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국 단위 여론 조사를 자체 평균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50%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에게 소폭 앞선 상황이다. 그러나 경합주에서는 호각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 ABC 방송의 최근 7개 경합주 조사 결과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9%로 동률이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대선 결과 수혜 업종은?…트럼프는 ‘금융’, 해리스는 ‘전기차’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결과에 따라 미국의 어떤 산업이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CNBC 방송은 13일(현지시간) 오는 11월 대선 이후 나올 행정부 정책이 주요 산업에 미칠 영향을 조명했다. 항공산업은 소비자 피해보상부터 항공기 제조 비용에 이르기까지 누가 대통령이 될지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항공 여행자 보호를 강화하는 데 적극적이다. 항공편 취소 시 환불정책이나 가족 좌석 및 서비스 수수료 공개 등에 새 규칙을 제정하거나 제안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여행, 운송 및 물류 분야 책임자 조나단 클레첼은 “누가 교통부 장관이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 민주당 행정부는 또 업계 통합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항공사 간 협력에 대해서도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며 막고 있다. 이에 비해 이전의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소비자 보호는 추구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합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도 밝혔는데 이 경우 항공우주 기업의 항공기 및 기타 부품 생산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관세 인상으로 미국산 항공기 주요 구매국인 중국이나 기타 국가들에 보복관세를 촉발할 경우 제조업체들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주요 규제를 많이 만들었다. 이런 규제로 은행들은 각종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 등에 제한이 걸려 수백억 달러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는 평가다.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이 같은 금융 분야 규제는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울프 리서치의 미국 정책분야 토빈 마커스 팀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는 특히 금융 분야에서 매우 야심찼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그 중 상당 부분이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은행 최고경영자는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확실히 도움이 되고, 의회도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면 업계에 유리하게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다시 집권해도 첫 임기 때만큼 은행업계에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종종 월가 은행들을 비판해 왔으며, 트럼프는 지난달부터 신용카드 금리를 1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분야는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공화당은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망치고 있다며 전기차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트럼프는 전기차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도 철회하거나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 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입법 성과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인센티브를 지지하고 있다. 해리스는 최근 전기차 인기가 식음에 따라 전기차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해리스가 당선되면 바이든 정부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료시스템에 대해서는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연간 4조 달러 이상이 드는 고비용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후보 모두 제약 산업을 겨냥해 다른 나라보다 거의 3배나 높은 처방 약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건 정책 전문가들은 비용을 낮추기 위한 트럼프 공약 중 상당수는 일시적이거나 즉각적인 효과가 없을 것으로 봤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바이든 행정부의 기존 의료비 절감 정책을 기반으로 계속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 분야에서도 두 후보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생성형 AI는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기술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소비자가 간단하게 텍스트와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및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해리스는 “우리는 공공을 보호하거나 혁신을 진전시키는 것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잘못된 선택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공공의 안전을 지키는 것과 혁신을 추구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백악관은 행정 명령을 발표, 상무부에 미국 AI 안전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이 행정 명령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AI 관련 규제를 완화하거나 혁신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돌발 승부수?…승산 없는 캘리포니아 유세에서 뭘 노리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최대 텃밭이자 경쟁 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유세를 개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선거일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이길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지역을 방문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코첼라에서 열린 유세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극좌 민주당이 이 주를 파괴했다. 캘리포니아는 정말 잃어버린 낙원이 됐지만 우리가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가 최고의 학교와 안전한 동네, 성장하는 중산층을 갖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카멀라 해리스가 이제 미국에 강제하고 싶어 하는 바로 그 정책이 수십년간 시행되면서 그 모든 것이 말살됐다"고 맹폭했다. 이어 “여러분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무소속이든 이 선거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더는 참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에 보낼 기회"라며 “카멀라 해리스가 여러분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트럼프만이 여러분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보유한 캘리포니아(54명)는 1992년 대선부터 계속 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대표적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 지역)다. 2020년 대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이 63.5% 대 34.3% 득표율로 캘리포니아를 가져갔으며 이번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산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선거 제도는 득표율과 상관없이 이긴 후보에게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몰아주는 승자독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거인단 확보 차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유세는 사실상 시간 낭비인 셈이다. 다만 미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해리스 부통령의 홈그라운드인 캘리포니아 방문을 통해 얻을 게 있다고 평가한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기 때문에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와 후원자도 많다. 2020년 대선 때 약 600만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었으며 보수 세가 강한 일부 시골 카운티에서는 득표율이 70%를 넘었다. 이는 캘리포니아에 이 주의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당선을 위해 뛰고 경합주 유권자에게 전화를 돌려 트럼프 지지를 독려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잠재적 자원봉사자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많은 인구'는 그만큼 선거자금을 낼 지지자가 많다는 의미도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첼라 유세에서 VIP 입장권은 5000달러이며, 2만5000달러를 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이 주의 법무장관과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다는 점에서 캘리포니아의 여러 문제를 부각하며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으로 돌릴 기회이기도 하다.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첼라 방문은 해리스의 실패 기록을 부각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주와 모든 미국인을 구할 올바른 해법을 갖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에 앞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히스패닉계(중남미 혈통) 소상공인과 원탁회의에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히스패닉계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경합주인 네바다의 유권자 5명 중 1명이 히스패닉계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하자”…尹 “만남 기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라오스 총리 주최 만찬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이어 연내에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잘 알았다. 앞으로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 앞으로 연내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달 일본 총리가 새로 취임한 데 이어 미국 대선 또한 다음달 마무리되면 새로운 정상들과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본 신임 총리 취임, 미국 대통령 선거 변수와 관계없이 한미일 협력체계를 공고히 이어가자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0일 개최했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업무 실무 총책임자인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내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한미일 3국 협의를 진행한다. 캠벨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내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울러 캠벨 부장관의 방문으로 진행될 이번 3국 협의에서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전후로 한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과 그에 대한 대응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미일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러시아·북한 간 군사 밀착과 북핵 문제 등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대선판 흔드는 초강력 허리케인…투표율·대응 주목

미국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최근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허리케인이 이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어떤 '옥토버 서프라이즈'(미 대선에 임박해 10월에 발생하는 돌발 변수)도 올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허리케인의 파급력이 가장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허리케인 헐린이 이미 2005년 카트리나 이후 본토를 강타한 허리케인 가운데 최악의 사상자를 기록한 가운데 100년만의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평가되는 밀턴이 또다시 상륙, 전국적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허리케인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사후적으로 지켜봐야 하지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직접적 투표율 하락이 발생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WP는 짚었다. 헐린 피해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상대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플로리다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특히 허리케인이 막판 선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이목이 한층 집중된 게 사실이다. WP 집계에 따르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에서는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평균 2%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1%포인트 미만으로 앞선 상황이다. 사실상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 구도인 셈이다. 플로리다 역시 현재는 공화당에 기울어 있지만 과거에는 경합주로 분류됐다는 점에서 구도가 흔들릴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피해를 입은 지역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기준 16%포인트 우세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우선은 공화당에 투표율 및 득표 측면에서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역대의 경우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던 2005년 카트리나 당시 1년 뒤 치러진 2006년 시장 예비선거 당시 투표율이 4년 전과 비교해 10%포인트가량 하락했다. 특히 빈곤층과 흑인 유권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2018년 10월 초 중간 선거에 임박해 허리케인 마이클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플로리다주 해당 지역 투표율이 7%포인트나 떨어졌다. 게다가 허리케인으로 타격을 받아 직접적으로 투표에 나서지 않는 유권자에 더해 이로 인해 발생하는 투표소 혼란 또한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50년간 미국 본토를 강타한 허리케인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2005년 카트리나는 1년 뒤인 200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참패의 한 요인이 됐다는 평이 나온다. 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불과 일주일 남겨놓고 닥친 허리케인 샌디에 초당적으로 대처, 공화당 출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전폭적 지지를 포함해 막판 부동층 흡수에 탄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전체 유권자의 15%가 허리케인에 대한 대응을 후보 선택의 주된 이유로 꼽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위기감을 느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와 해리스 부통령의 총체적 무능 대응을 싸잡아 비판하고 나선 만큼 그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CNN 방송은 “트럼프가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사례는 없다"며 “그는 이미 인플레이션과 이민 문제 등과 함께 국가 재난에 대한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총체적 무능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부가 허리케인 피해를 본 주민에게 고작 750달러의 지원금만 제공할 것이라며 민주당 정부가 공화당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지원도 하고 있지 않다며 당파적 공세를 연일 퍼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난 몇 주간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허위 정보와 명백한 거짓말을 무모하고 무책임하며 끈질기게 부추기는 행위가 있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의 맹습을 주도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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