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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주(株)면 밸류업 수혜?…원조 일본에서 더이상 안 통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의 원조인 일본에선 저평가 주식들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셈법이 바뀌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주주환원에 충실한 주식들이 수혜를 입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론 수익성 개선을 위한 기업의 실질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2022년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자 투자자들은 가장 저평가된 주식들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PBR이 낮을 수록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 주가가 부양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도쿄 거래소는 2023년부터 PBR 1배 미만인 상장기업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개선안을 제출하고 시행하도록 수차례 요구했고 개선되지 않으면 상장을 폐지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블룸버그는 “기업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는 것 만으로도 상승 랠리를 촉발하기에 충분했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의 이같은 전략 또한 당분간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 1년 반 동안 저평가 하위 20% 주식들의 주가가 가장 크게 올랐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초 '엔 캐리 청산'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던 것을 계기로 밸류업 투자에 대한 역학 관계가 큰 변곡점을 맞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저평가 하위 20% 주식들의 주가 상승률은 하위 20~40% 주식을 밑돌았다. 이와 관련해 매슈스 인터내셔널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타케우치 슌타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퀄리티가 낮은 주식들은 무언가를 하겠다는 막연한 약속들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했다"며 “이젠 이러한 단계는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밸류업 투자 2단계는 펀더멘털이 강하면서도 기업 자본 활용을 개선시켜 잠재력이 있는 기업들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해리스 어소시에이츠의 데이비드 헤로 부회장 역시 “저PBR주가 그동안 아웃퍼폼(시장 평균 수익률 상회)했지만 이들 기업들이 하는 사업은 퀄리티가 낮다"며 “이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주가 아웃퍼폼을 정당화할 정도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 토픽스 지수 상장사들의 PBR은 2023년 1.17을 기록하면서 2년 6개월만 최저치를 찍었지만 지난달까지 1.47로 올랐다. 특히 지난해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18.2조엔으로 2023년(8.9조엔) 수준을 두 배 넘게 웃돌았다. 그러나 이 기업들의 ROE는 9.3%로 수년간 횡보세를 이어왔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자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단순 PBR이 낮다는 이유로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의미다. SMBC 닛코 증권의 이토 케이이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ROE를 올리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해야 한다는 다소 단순한 견해가 있다"며 “기업들은 자본지출을 늘리면서 핵심 사업을 강하화는 방향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관세 폭탄’은 피하자…세계 각국, ‘트럼프 달래기’ 총력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세계 각국이 '트럼프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을 두며 동맹과 우방국에도 예외 없이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1일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550억달러로, 적자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28% 치솟았다. 미국의 대한국 수출은 2023년 535억달러에서 지난해 549억달러로 2.5% 증가에 그친 반면 한국산 제품 수입이 964억달러(2023년)에서 1099억(2024년)달러로 14% 급증한 탓이다. 1년 만에 무역적자가 대만 다음으로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일본의 경우 미국의 무역적자는 오해려 소폭 개선됐다. 유럽연합(EU)을 제외하면 한국의 무역적자국 순위는 8위다. 한국은 2023년 역대 최대 규모인 444억달러의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통상 정책 공약 및 안보 기조를 고려하면 역대 최대 수준의 대미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관세의 주요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대대적 정책 변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다른 국가들이 통상 전략을 어떻게 짜는지 관심이 쏠린다. 대부분 국가들은 미국산 에너지 수입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는 대중 관세마저 높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대거 수입해 대미 무역흑자 폭을 낮출 계획이다. 미국의 대일본 무역적자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594억달러로 집계됐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단 3% 감소된 수치지만 일본의 무역적자국 순위는 7위(EU 제외)다.수출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역시 미국산 항공기, LNG 등 수입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중국 다음으로 무역적자가 큰 EU 또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EU에 미국산 에너지를 대규모로 구매토록 요구하면서 불응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미국산 LNG와 방산 장비 수입을 늘리는 동시에 일부 미국 수입품의 관세를 내리는 방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미국에서 수입되는 돼지고기, 고급 오토바이 등에 각각 45%, 25~6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무역적자국 2위인 멕시코의 경우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의류 완제품 138종에 대해 35%의 수입 관세 부과 방침을 지난달 19일 공표했다. 또 원단 17종에 대해서도 1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중국에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트럼프 2기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코드를 맞춘 행보라는 분석이다. 우방국이 미국을 상대로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 캐나다 정부는 최후의 수단이지만 우라늄과 원유, 칼륨 등 주요 대미 수출 원자재에 대한 수출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캐나다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발표했을 때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적이 있다. 일각에선 국내 민간기업들이 한국과 트럼프 당선인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요국 정상들은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줄대기'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정상 차원의 네트워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으로 나설 수는 있지만 권한대행 신분으로 적극적인 외교를 추진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과 취임 전 회동을 모색해왔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응하지 않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1000억달러(약 143조6000억원) 대미 투자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 이시바 총리와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일본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 사례처럼 국내 재계 총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외교 공백을 메울지 관심이 쏠린다. 이 중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6~21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무르며 당선인과 함께 환담을 나눴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한국의 정치인이나 외교관, 기업인 등을 통틀어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는 정 회장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정 회장이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우 트럼프 1기 취임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대받기도 했다. 당시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번 취임식에도 초대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후 윤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지목한 조선업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핵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SK, LG,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도 2019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안면을 튼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경제 바닥 찍었나…제조업 PMI 3개월째 확장 국면

중국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간 가운데 비제조업 PMI는 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부양책이 발표된 이후 내수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이 가능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제조업 PMI가 50.1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50.3, 50.2보다는 낮지만 지난 10월(50.1), 11월(50.3)에 이어 3개월 연속 확장 국면에 머물고 있다. 기업 구매 담당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선인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 국면을 의미한다. 비제조업 PMI는 52.2를 기록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21개 업종 중 17개의 활동 지수가 전월 대비 올랐으며 건설업 활동 지수는 전월 대비 3.5포인트 오른 53.2를 기록했다. 또 서비스업 활동 지수는 1.9포인트 상승한 52.0으로 집계되면서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항공 운송, 방송 통신, 금융, 보험 등의 분야에서 60.0 이상의 뚜렷한 확장 국면을 보였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월말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조심스레 나온다고 짚었다. 중국 정부는 지속된 내수 침체와 부동산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를 포함한 각종 경기부양책을 9월말부터 줄줄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중국 정부가 제시한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인 '5% 안팎'에 도달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CNBC에 따르면 OCBC의 토미 시 아시아 거시경제 리서치 총괄은 “전반적으로 중국의 회복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을 보고 있다"며 “올해 중국은 5.0%, 혹은 4.9%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부양책에 따른 효과가 일시적이란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연말까지 지원책이 증가하면서 단기적인 성장 촉진 효과가 분명히 나타났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부양 효과는 몇 분기 이상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부터 트럼프는 관세로 위협할 것이고 지속적인 구조적 불균형은 경제에 여전히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큐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 12월 PMI 자료는 서비스와 건설업 활동이 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내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위안(약 598조2000억원) 상당의 특별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또 중국 상무부는 이날 회상회의에서 산업을 활성화하고 내수를 확대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관리들에게 촉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유럽 한파 예고, ‘에너지 위기’ 진짜 오나…천연가스 가격 2년래 최고

미국과 유럽에서 내달 한파가 예고되자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수급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6.34% 급등한 MMBtu당 3.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작년 1월 4일(4.17달러) 이후 최고치이며, 2022년 1월 27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률이기도 하다. 이날 장중엔 가격이 최대 20% 급등하기도 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전했다. 이처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배경엔 다음달인 내년 1월 미국에서 한파가 예상되면서다. 기상 정보업체 더웨더컴퍼니와 애트모스페릭G2가 최근 발표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동부 지역, 특히 플로리다주부터 메인주와 오대호 일부 지역을 포함한 미국 동부 지역의 내년 1월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또 한파가 내달 중순에 정점을 찍고 이 기간 기온은 한 달 전체 예보와 비교했을 때 평균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기상정보업체인 애큐웨더도 다음달 중순까지 대부분 상당한 눈과 얼음이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한파는 난방용 천연가스 수요를 자극시킬뿐만 아니라 발전시설 등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창립자는 “천연가스 동결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천연가스 생산 흐름에 중단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한파가 예고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에선 대날 3일부터 기온이 30년 평균치 대비 약 6도 가량 낮을 것으로 예보됐다. 문제는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재고 소진 속도다. 현재 유럽 천연가스 비축량은 75%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올해 천연가스 재고 소진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이달 31일부터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유럽은 미국산 천연가스에 더욱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미국과 천연가스 물량 확보를 위해 경쟁해야 할 처지다. 우크라이나 언론인 키이우 인디펜덴트는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중단하고 미국산 천연가스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올해 가장 크게 오른 금속은?…“27% 급등한 금값”

올해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금속 원자재는 안전자산인 금으로 나타났다. 비귀금속 가격은 소폭 오른 와중에 철광석과 리튬 시세는 크게 하락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지정학적 갈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등으로 금 가격이 올해 27%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번 세기 들어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소식 이후 금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연간 상승률이 다른 원자재를 크게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달러 강세, 미 국채수익률 상승 등 가격 하락 요인들이 난무했음에도 금값은 크게 올랐다. 이를 두고 시장 역학이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구리, 아연 등 비귀금속 가격은 전체적으로 올해 6% 올랐다. 반면 철광석과 리튬 가격은 올들어 각각 29%, 22% 급락하는 등 중국 경기둔화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처럼 각 금속별 가격 상승률이 천차만별로 나타난 것은 원자재 전반 시세를 주도하는 단일 요인이 사라진데 따른 결과이며 이는 내년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내년에는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갈등, 경제 회복을 위한 중국의 노력 등이 원자재 가격을 좌우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24 결산] 탄탄한 소비에 ‘나홀로 성장’ 보인 美 경제

미국 경제가 2024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미 경기가 침체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이를 깨고 독보적인 성장을 또다시 보여준 것이다. 다만 미국 경제 주요 부분에서 균열이 발견되면서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제통화기금(IMF)의 '10월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성장률이 2.8%로 전망됐다. 이는 직전 보고서(7월) 대비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 고용시장 둔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 다양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2%대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다음으로 성장률이 높게 전망된 G7 국가는 캐나다(1.3%)였고 프랑스(1.1%)와 영국(1.1%)이 그 뒤를 이었다. 이탈리아와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0.7%, 0.3%로 예측되는 등 0%대 성장이 예상됐고 독일은 정체(0.0%)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미국 경기가 탄탄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 활동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증가해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치(0.5%)를 웃돌았다. 과열된 노동시장이 일부 냉각됐음에도 임금이 물가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데다 미국 가계 순자산이 사상 최고로 불어난 점이 소비활동을 견인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해 가계 지출이 2.8%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올 연초 당시 예측된 수치 대비 약 두 배다. 실제 연준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가계 순자산은 전분기 대비 2.9% 증가한 168조8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주식 보유 가치가 3조8000억달러 증가해 순자산 증가분의 80%에 달하는 부분을 차지했다. 미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인공지능(AI) 붐 속에 최고가를 계속 경신하며 올해 25% 가량 급등했다. 다만 미국 경제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는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자산 가격 상승으로 부의 효과를 누리는 고소득층에 의해 주도된 것이다. 저소득층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축적된 저축액이 대부분 소진되자 소비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신용카드와 대출 등에 의존해왔는데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노동시장의 경우 비농업 일자리 증가율이 하락 추이를 이어가고 있는 동시에 실업률은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실업률이 4.3%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가 '삼의 법칙' 기준으로 침체에 접어들기도 했다. 삼의 법칙은 실업률 추이를 이용해 미국의 경기침체를 가늠하는 지표다. 심지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실업자들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직활동 중인 약 700만명 중 40% 이상은 15주 넘게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하락세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지만 최근 들어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8%로 나타났다.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 6월 2.6%까지 하락세를 이어간 바 있다. 이에 연준이 내년엔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을 시사했는데 이는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고금리 여파로 타격을 입었던 주택시장, 제조업체 등의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달 공식 취임하는 점이 미 제조업계의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내 제조업을 살리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업계에선 그의 관세, 이민, 감세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을 자극시켜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 국채금리 상승·차익 실현…테슬라 주가 5% 급락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술주를 주도하는 '매그니피센트 7'이 모두 하락했지만 테슬라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4.95% 내린 431.6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 종가(454.13달러)보다 낮은 449.52달러로 출발해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낙폭을 키웠다. 미 금융매체 배런스는 이날 테슬라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미 국채 금리(수익률) 상승세를 꼽았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주보다 0.1%포인트 오른 4.6%대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4.64%까지 올라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시중 은행의 대출 금리를 좌우하고, 이는 자동차를 대부분 신용 대출로 구매하는 미국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런스는 또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4분기 인도량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4분기 인도량이 약 51만대일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회사 측의 목표치인 51만5000대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울러 그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차익 실현을 하려는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는 미 대선 직후인 지난달 6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까지 7주간 84% 올랐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74%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내년에도 테슬라 주가가 대체로 강세를 띨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에 저가형 새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내년 중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 20∼30%의 차량 판매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다이아 반지 너무 안팔리네”…다이아몬드 재고 역대급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업체인 드비어스에서 다이아몬드 재조가 역대급 수준으로 쌓이고 있다. 세계 2위 다이아몬드 시장인 중국에서 수요가 급감한 데다 인공 다이아몬드와의 경쟁이 심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드비어스의 올해 다이아몬드 재고 규모가 20억달러(약 2조9200억원)에 달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만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업체지만 올 상반기 매출은 22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2% 가량 급감했다. 수요 감소가 지속되자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원석 생산량을 작년보다 약 20% 줄였고, 이달 경매에서는 중개상들에게 파는 도매가격도 인하했다. 알 쿡 드비어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에서 좋지 않은 한 해였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현상은 경쟁사인 러시아 알로사가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나타나 주목을 받는다. 알로사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올해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 다이아몬드에 제재를 부과했다. 다이아몬드 수요 하락에는 중국의 결혼 감소가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혼인이 가파르게 감소하자 결혼반지용으로 많이 쓰이는 다이아몬드 수요도 덩달아 급감한 것이다. 중국의 연간 혼인신고 건수는 2013년 1346만건에 달했으나, 2014년부터 9년 연속 감소해 2022년 683만건을 기록, '7백만쌍'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코로나19 기간 미뤘던 결혼이 몰리며 768만건으로 증가했으나 올해 660만건 이하로 다시 떨어졌다. 이에 중국 보석상들은 자체 재고를 줄이기 위해 다이아몬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의 20분의 1에 불과한 인공다이아몬드가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시장인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도 타격이다. 이에 드비어스는 판매를 늘리기 위해 20세기 후반의 유명 광고 캠페인을 연상시키는 '천연 다이아몬드' 마케팅을 10월부터 시작했다. 현재 40개인 전 세계 매장도 1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드비어스는 또 모기업인 앵글로 아메리칸으로부터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앵글로 아메리칸의 던컨 완블라드 CEO는 다이아몬드 시장의 약세로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드비어스를 독립시키는 것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과잉공급·수요둔화에 짓눌리는 국제유가…내년엔 60달러대 전망도

세계 최대 원유소비국인 중국에서 경기침체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자 내년 국제유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글로벌 원유생산 증가 등도 유가에 하방 압박을 가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2월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70.1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중동지역의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지난 4월초 배럴당 86.91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경기둔화와 이에 따른 원유 과잉공급에 주목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 9월부터 경기부양책을 줄줄이 발표했고 지난달 중국 원유 수입은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유가는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원유 수입은 4852만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14.3% 급증했다. 이는 7개월만에 첫 증가세이며 하루평균 수입량은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규모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럼에도 유가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 않는 배경엔 글로벌 원유수요가 여전히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짙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최신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내년 원유 수요 증가량을 중국의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하루 185만 배럴에서 154만 배럴로 줄였다. 이에 OPEC과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는 내년 중으로 계획하던 원유 증산 시점을 1년 늦추기로 이달초 합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산 원유 증산 정책, 관세 정책 등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자 유가 하락 우려는 더욱 커졌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금리인하 속도조절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유가 하락 요인이다.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내년 유가 하락 전망에 줄줄이 동참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 내년 WTI와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각각 67.44달러, 71.57달러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인 11월(69.67달러·74.44달러) 조사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또 2026년에는 WTI 평균 가격이 61.96달러로 폭락하고 브렌트유 역시 66.21달러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JP모건은 비(非)OPEC+ 산유국 주도로 내년과 2026년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각각 하루 평균 120만배럴, 90만배럴이 과잉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NG는 경기둔화, 부동산시장 침체, 전기차 대중화 등으로 중국이 앞으로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에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50% 이상에서 20%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65달러로 예상하는 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OPEC에 이어 다른 주요 에너지 기관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OPEC+가 내년 감산계획을 현행대로 유지하더라도 하루 95만 배럴어치의 원유가 과잉공급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미 에너지정보청(EIA)도 이달 '단기 에너지 보고서'(STEO)에서 브렌트유가 내년 1분기 배럴당 74달러에서 4분기 72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브로커업체 페퍼스톤의 콰자 엘리준디아 전략가는 “거시경제적 데이터의 변화, 향후 OPEC+ (감산정책) 결정 등이 유가 향방을 좌우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유가 흐름은 잠잠한 것으로 보이지만 거시경제적 요인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고 있고 이는 언제든지 가격을 급격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과잉될 공급량을 측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영향력 키우는 머스크, 이번엔?…“텍사스에 새 도시 세우겠다”

올해 미국 대선 이후 정계 실세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텍사스주에 자신만의 도시 건설을 꾀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텍사스주 남쪽 끝단 보카치카 지역에 자리잡은 머스크 소유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본사 직원들은 최근 새 지방자치단체 구성을 위한 서명과 함께 청원을 제출했다. 스페이스X 전용 우주기지 '스타베이스'(Starbase)가 있는 이 곳에 동명의 소도시를 세우고 선거를 통해 시장을 뽑겠다는게 주된 내용이다. 도시의 크기는 1.5제곱마일(약 3.9㎢)이고 주민은 어린이 100여명을 포함, 500명 안팎으로 성인은 대부분 스페이스X 직원들이라고 한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캐머런 카운티 법원에 이달 제출된 청원서에는 스페이스X의 보안 담당자인 구나르 밀번이 시장 후보로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자신만의 '기업도시'를 건설하는 것에 어떤 실익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머스크는 이미 수년전부터 스타베이스를 '스타베이스시(市)'로 만들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고 NYT는 설명했다.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수가 넘는 주민이 있어야 하기에 당시에는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수년간 많은 스페이스X 직원이 임시주택 등을 빌려 스타베이스 주변으로 이사하면서 도시건설을 위한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 법적 요건을 모두 갖췄을 경우 법원은 새 지자체 창립을 위한 선거를 반드시 승인해야 한다고 NYT는 짚었다. 캐머런 카운티 법원의 에디 트레비노 주니어 판사는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내년도에 시장 선거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선거가 치러질 경우 “머스크 자신도 유권자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는 청원에는 서명하지 않았지만 캐머런 카운티에 거주지가 있고 지난 11월 그곳에서 투표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머스크가 스타베이스 외에 다른 지역에도 기업도시 건설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 인근 바스트로프 교외 지역을 개발해 직원을 거주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는 스페이스X 제조공장과 터널건설 회사 보링컴퍼니 본사 등이 있고, 조만간 소셜미디어 기업 엑스(X·옛 트위터) 사무실도 들어설 예정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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