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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위기, 제 부족함 탓” 조국 비대위원장 취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11일 “비대위를 통해 새로운 혁신당으로 태어나라는 당원과 국민의 뜻을 실천하겠다. 반드시 그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날 당무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직후 입장문을 내 “당의 위기는 전적으로 제 부족함 탓으로 제가 많이 모자랐다"며 책임을 언급했다. 당내 성 비위 사건과 관련해서는 “다시 한번 당을 대표해서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것을 피해자와 국민 눈높이에 진실하게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피해자 지원 등 제도적 정비를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강미정 전 대변인의 탈당에 대해서는 “강 전 대변인의 탈당이 너무나 아프다.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으며 “당이 돌아오고 싶은 공동체가 되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향후 비대위 구성 계획과 관련해 “빠른 시간 안에 비대위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비대위 방향과 실천 과제는 첫 비상대책회의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권성동 체포동의안 본회의 통과

통일교 측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표결 결과, 재석 177명 중 찬성 173명·반대 1명·기권 1명·무효 2명으로 통과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으나 권 의원은 투표에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투표로 임했다. 범여권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표 1표는 권 의원 본인 표로 추정된다. 가결에 따라 권 의원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된다. 권 의원은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에서 “특검이 저에 대해 제기한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며 “지금 특검이 손에 쥔 것은 공여자의 허위진술뿐이며, 그래서 특검은 인민재판을 위해 여론전에 나섰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표결 당시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가결 직전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이는 정치 특검과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잔치에 바치는 선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인신협, 언론 징벌적 손배제 추진에 강력 반대 “권력 감시 기능 위축”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핵심으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인신협은 1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우리 사회에는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죄 등 잘못된 보도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하며, 사실 적시 명예훼손까지 처벌하는 몇 안 되는 나라"라며 “이런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추가로 도입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중복·과잉 규제이자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입법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과잉 규제는 필연적으로 소송 남발을 초래해 사실 확인이 필요한 의혹 보도조차 '허위조작'이라는 주장만으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결국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은 근본적으로 위축되고, 최대 수혜자는 정치인, 고위 공직자, 대기업 등 권력과 자본을 가진 집단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개정안은 언론의 중과실이 인정되면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도 배상액 상한선을 두지 않았다"며 “다른 법률에서 배상액을 피해액의 3~5배 이내로 제한하는 것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가혹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악의적 허위보도가 아닌 오보에도 막대한 배상을 강제하고, 정치인과 공직자마저 손쉽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안보다도 훨씬 강화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인신협은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시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며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권익 보호가 아니라 권력층을 위한 방패막이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입법자가 불편한 보도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인신협은 “표현의 자유와 권력 감시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피해자 구제를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은 얼마든지 모색할 수 있다"며 “이 법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법이라면 일방적 강행이 아니라 사회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권력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순간 우리 사회는 자유로운 민주주의의 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성명서] 언론 징벌적 손배제,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핵심으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 강행 시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강력히 반대한다. 이 법안은 명백한 과잉 규제다. 우리 사회에는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죄 등 잘못된 보도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한다. 특히 한국은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나라다. 이런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추가로 도입하는 것은 언론을 과도하게 중복·과잉 규제하는 것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입법 남용이다. 이 같은 과잉 규제는 필연적으로 소송 남발을 불러올 것이다. 사실 확인에 시간이 필요한 의혹 보도조차 '허위조작'이라는 주장만으로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이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근본적으로 위축시키며, 권력자와 공인에 대한 비판 보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낳는다. 결국 이 법의 최대 수혜자는 정치인, 고위 공직자, 대기업 등 권력과 자본을 가진 집단이 될 것이다. 또한 언론의 중과실이 인정되면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손해액의 배상 상한선조차 두지 않겠다고 한다. 이는 다른 법률에서 배상액을 피해액의 3~5배 이내로 제한한 것에 비교할 때 가혹하리만큼 지나친 규제다. 악의적 허위 보도가 아닌 단순 오보에도 막대한 배상을 강제하고, 정치인과 공직자마저 손쉽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안보다도 훨씬 강화된 내용이다.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시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권익 보호가 아니라 권력층을 위한 방패막이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입법자가 불편한 보도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다. 표현의 자유와 권력 감시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피해자 구제를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은 얼마든지 모색할 수 있다. 이 법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법이라면 일방적 강행이 아니라 사회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합리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권력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순간 우리 사회는 자유로운 민주주의의 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李 대통령, 취임100일 기자회견…“확장재정으로 ‘도약·성장’ 드라이브” 선언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 100일을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으로 규정하고 “앞으로는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취임 30일 회견 때 국정을 '회복·복원' 과정으로 자평했던 그는 “대통령의 1시간은 5200만 국민의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민생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0여 분간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을 13차례, '회복' 7차례, '정상화' 4차례 언급했다. 추경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 소비심리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회복됐고, 코스피 3000선 돌파 등 금융시장도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또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한·미·일 정상외교를 거론하며 “외교 정상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복귀를 알렸다"고 평가했다.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은 사전 약속 없는 무작위 추첨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우선 출범 100일 동안 발표한 6·27 대출 규제와 9·7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면서 “칭찬도 비난도 없는 것으로 봐서는 잘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사실 수요 관리를 잘해야 한다. 공급을 무한대로 늘릴 수는 없다"이라며 “수요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고, 투기적 또는 투자 요인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일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단발 대책으로는 안 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요·공급 대책을 반복적으로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큰 방향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첨단산업·일상경제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금융의 '대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컸던 대주주 양도세 기준에 대해선 “굳이 10억원으로 끝까지 유지할 필요는 없다"며 “국회 논의에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7월 31일 세제 개편안에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담았지만 주가 급락과 민주당 반발 등 논란 속에 현행 50억원 유지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특히 50억원 현행 유지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50억원 유지시)세수 결손 정도가 어느 정도냐 물어봤더니 2000억~3000억원 정도"라며 “주식시장이 그것 때문에 장애를 받는다면, 야당도 요구하고 여당도 그냥 놔두면 좋겠다는 의견"이라라며 “이유는 잘 알 수 없지만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의 의지를 의심하는 시험지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끝까지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포트폴리오 분산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단일종목 기준을 크게 낮출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상속·증여세 완화 여부 질문엔 “일반적 상속세를 낮추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일괄공제·배우자공제 금액을 올려 세금 때문에 이사 안 가고 계속 살 수 있도록 하겠다. 상속세법을 개정하겠다"고 답했다. 세율 인하 대신 공제 확대에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확장 재정에 따른 국가 부채 증대 우려에 대해선 “지금은 부채를 만들었을 때 100조를 만들었으면 이 돈으로 그 이상을 만들어 내서 얼마든지 갚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게 해야 될 때"라며 “생산적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 씨앗 역할을 해서 몇 배의 국민 소득, 총생산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대미 통상 협상과 관련해선 “이면합의는 없다.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하지 않겠다"며 25% 자동차 관세 등 현안은 “후속 협상을 성실히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북한의 태도가 냉랭하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라면서도 “특별한 진척은 없지만 끊임없이 (대화를 위해)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대화가 열리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주도하겠다고 고집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얘기한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성상, (그의 집권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의 대통령'을 자임한 이 대통령은 “성과의 공(功)은 야당에 돌려도 된다. 중요한 건 국민 삶의 개선"이라고 했다. 다만 “협치는 야합과 다르다"며 내란특검 등 헌정질서의 본질과 맞바꾸는 거래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뒤, 여야가 겹치는 공통 공약 이행을 위한 정책협의회를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혹평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0일은 '회복의 100일'이 아니라, '민주당 공화국 만들기의 100일'"이라며 “더욱이 정청래 여의도 대통령의 힘자랑에 여야 합의가 '구겨진 휴지 조각'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협치의 착시와 리더십의 시험대: 이재명 정부 100일의 명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여야 대표가 만났다.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라고 말하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결국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악수를 나눴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의 이번 만남에서는 여야가 참여하는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협치의 시동'이라 평가하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협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과거에도 여야 협치를 표방하며 여야정 협의체 등의 기구를 가동하려 했지만, 성공한 사례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이번 회동은 여야 대표가 자발적으로 만난 것이라기보다는, '만나지 않으면 비난받을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성사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방증하듯, 회동 다음 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 해산을 거론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이재명 대통령은 답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여야가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때로는 합의에 도달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취임 후 100일을 돌아보면 그 기대는 더욱 절실했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100일은 대통령의 구상과 여당 내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 반복된 시간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여권이 '개혁'으로 명명한 검찰 개혁만 봐도 그렇다. 대통령과 정부는 속도를 조절해 가며 개혁을 추진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여당은 '속전속결'을 고수했다. 실제로 지난 8일의 결과를 보면 여당의 입장이 관철된 셈이다. 9일 자 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검찰 개혁 후속 입법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과 정청래 대표 사이에 신경전이 있었다고 한다. 양측 모두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견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대통령과 여당의 입장이 반복적으로 엇박자를 내는 것은 출범 100일밖에 되지 않은 정부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역할 분담'이라고 해석하지만, 필자는 그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최근 나타나는 여러 징후를 보면 단순한 역할 분담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 공직자들을 향해 한 고위 공무원이 “찐윤" 또는 “오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단순한 이견이 아닌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 가깝다. 이는 '역할 분담'이라는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런 이유에서 일부는 여당이 대통령을 오히려 압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했든 그렇지 않았든,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여당이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0일간 중도 세력까지 아우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여당에 의해 거듭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국내 정치가 이런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외교 분야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이민단속국과 국토안보부 요원 500여 명이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와 LG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체포한 사건이 그것이다. 불과 얼마 전 한미 정상회담이 종료된 직후까지만 해도, 많은 국민은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통령실 역시 미국과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미국 정부의 조치는, 신뢰 회복은커녕, 오히려 우리의 뒤통수를 친 것과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 역시 재평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종합적으로 볼 때,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은 순탄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이 대통령이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지만, 정치란 본질적으로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 영역이다. 그래서 안타깝다. 남은 4년 9개월 동안은 대통령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시기가 되길 바라는 이유다. 신율

[기획①]“황금알 거위 배 가르지 마라”…사모펀드 ‘차입인수’ 손 본다

정치권이 사모펀드(PEF)의 차입 인수(LBO·레버리지드 바이아웃) 관행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3월 홈플러스 부도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의 과도한 사익 추구가 멀쩡한 기업을 흔들고 부도내 선의의 투자자·주주들은 물론 고용된 근로자들의 일자리까지 빼앗는 등 공정한 시장 질서를 흔들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에서 규제 입법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최근 PEF의 차입 한도를 펀드 순자산의 400%에서 200%로 줄이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도 유럽연합(EU)의 'AIFMD(대체투자펀드운용자지침)'를 본뜬 일명 'MBK 사모펀드 규제법'을 제출했다. 해당 법안에는 △차입한도 200% 제한 △2년간 배당금 금지 △정보공개 의무화 조항이 담겼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도 인수 후 24개월간 고배당·자사주 매입·유상감자 등을 막고, 자산 매각 시 금융위와 기관출자자(LP) 보고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냈다. 이같은 규제 입법 추진은 지난 3월 홈플러스 부도 사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남근 의원은 지난 8월 국회 토론회에서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전체 인수 대금 중 60% 이상을 외부 차입에 의존한 전형적인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방식을 택했다"며 “자금 부담은 투자자가 아닌 기업에 전가됐다"고 지적했다. LBO(레버리지드 바이아웃·leverage buyout)는 아직 소유하지 않은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수 자금으로 쓰는 방식이다. 인수자는 적은 자본으로 회사를 손에 넣을 수 있고, 금융사는 담보를 확보한 상태에서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어 오랫동안 활용돼 왔다. 실제 2015년 MBK가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000억 원에 인수할 당시 이 구조가 그대로 적용됐다. MBK는 인수 자금 중 3조2000억원만 자부담했고, 2조7000억 원은 인수 대상인 홈플러스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았다. 여기에 테스코가 떠안고 있던 고금리 차입금 1조3000억원을 국내 금융기관 대출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승계했다. 나머지는 자본금 개념이지만 사실상 빚인 RCPS 7000억원을 포함해 4조1000억원으로 메웠다. 결과적으로 전체 인수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4조원 이상(60%)이 '남의 빚'으로 충당됐다. 문제는 그 후에 불거졌다. MBK는 홈플러스의 자금으로 자신들이 대출한 인수 자금의 이자를 지불했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MBK 인수 직후인 2016년부터 2023년까지 홈플러스가 부담한 이자 비용은 총 2조9329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4713억 원의 6배다. 영업으로 번 돈보다 빚 상환에 나간 비용이 2조5000억 원 많았던 셈이다. 삼일회계법인 조사보고서도 “장기간 영업적자와 과중한 재무부담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추가 자금 조달과 기존 채무 상환·대환 가능성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들도 차입 의존 경영을 홈펄러스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당시 보고서에서 “2024년 11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6조4334억원으로, 세전영업이익(EBITDA)의 20.3배에 달한다"며 “현금창출력 대비 부채 부담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해외 주요국은 LBO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LBO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AIFMD는 사모펀드가 기업 지배권을 확보한 경우 최소 2년간 배당과 자본감소를 금지하고, 레버리지 수준·유동성 위험·자산 내역을 감독당국에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단기 수익을 위한 '먹튀식 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반면 한국은 제도적 장치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019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전문 사모집합투자업' 등록 최소 자기자본 요건은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유지 기준도 14억원에서 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금융당국이 사모펀드의 순기능을 신뢰하며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소규모 자본으로도 대규모 차입 인수가 가능해진 것이다. 임수강 금융평론가는 “LBO는 구조적으로 부채 비율을 높여 기업이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을 키운다"며 “결국 성장을 위한 투자 대신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내몰려 홈플러스처럼 지점 축소와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공동 자금을 끌어다 기업을 인수한 뒤 경영을 잘해 수익을 내기보다는 오히려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LBO 규제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송언석 “내란정당 프레임 야당 파괴…일당독재 멈춰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헌정당 심판론'을 정면 반박했다. 송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당 대표는 걸핏하면 '해산'을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反)지성의 언어폭력을 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겉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 파괴에 골몰하는 표리부동, 양두구육의 국정운영을 그만 멈춰야 한다"고 지적한 뒤 이재명 대통령과 정 대표를 향해 “손에 든 망치를 내려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여야정 민생협의체 합의와 관련해 “남은 것은 실천이고 국민의힘은 협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집권 여당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국회의 모습은 다수 의석을 앞세운 집권 여당의 일방적 폭주와 의회 독재의 횡포만 가득하다"며 “일당 독재의 폭주를 멈추고 선동과 협박의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세게 쥐면 쥘수록 빠르게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권력은 단맛에 취하는 순간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시작된다"며 “왜 스스로 파멸의 절벽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에 대해서는 “혼용무도(昏庸無道)로, 협치를 파괴하는 거대 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 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만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안보 정책 비판도 이어졌다. 송 원내대표는 “투자를 가로막고 일자리를 빼앗는 온갖 반기업, 반시장 정책으로 경제도 민생도 무너지고 있다"며 “허상에 사로잡힌 굴욕적인 저자세 대북 정책으로 안보는 해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서는 “명백한 위헌으로,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그럴 바엔 민주라는 위선의 탈을 벗어 던지고 '나홀로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꾸라"고 꼬집었다.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순직해병)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정치 특검은 이미 정치 보복의 도구로 전락했고, 야당 탄압은 끝이 없다"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 보복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중대한 입법을 여야 합의도, 사회적 숙의도, 국민 동의도 없이 '빨리빨리' 속도전으로 몰아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국회에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해 검찰개혁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교안보와 관련해선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얻은 것 없는 빈손 쭉정이 회담"으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 공장에서 일하던 우리 근로자 300여 명이 수갑과 쇠사슬에 묶여 처참하게 끌려갔다. 낯 뜨거운 '명비어천가'를 부를 때가 아니다"라며 “당당하고 실효적인 대북 정책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권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국격과 자존을 내팽개친 굴욕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도 “나랏빚을 갚아야 할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재정 패륜"이라 비판하며 “모든 정부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평가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를 도입하고, '여야정 재정개혁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입법 현안에 대해서는 “노란 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지 말라는 '기업 단두대법'"이라며 “방송 3법은 폐지하고 여야 공영방송 법제화 특위를 구성해 원점에서 방송개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도로공사 ‘직격’…“청소 안하고 말도 안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9일 국무회의에서 도로공사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고속도로에 쓰레기가 많은데 도로공사가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직격한 것이다.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차 타고 고속도로를 다니면 도로에 쓰레기가 널려있다"며 “도로공사가 도로 청소를 할 수 있도록 지시하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도로공사가 진짜 말을 안 들었다"며 “청소 하라는데 청소 죽어도 안 하고, 싹싹 빌어서 겨우 경기도 관내 도로만 청소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경기도)가 하겠다는데도 (도로공사가) 그것도 안 된다고 하더라"며 “자기들 관할이라면서. 전국 단위로 도로 청소를 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이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0월 에이펙과 추석을 앞두고 국토 대청결 운동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李대통령, 美 구금 사태에 “국민 안전 최종 책임자, 큰 책임감”

이재명 대통령은 9일 미국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의 대규모 구금 사태와 관련해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갑작스러운 일에 많이 놀라셨을 텐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관계부처는 모든 분이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상황을 계속해서 세심하게 관리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특히 “한미 양국의 동반 발전을 위한 우리 국민과 기업 활동에 부당한 침해가 가해지는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며 “정부는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 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 실질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상호 신뢰와 동맹 정신에 따라 교섭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최근 불거진 노동조합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극히 일부의 사례라고 믿지만, 최근 노동조합원의 자녀에게 우선채용권을 부여하려고 한 것을 두고 논란이 됐다는 보도를 봤다"며 “불공정의 대명사 아닌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힘이 있다고 해서 현직 노조원의 자녀를 특채하는 규정을 만든다면 다른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겠느냐"며 “경제 전체의 파이를 키우려면 공정한 경쟁이 전제돼야 한다. 이 공정한 경쟁은 기업뿐 아니라 노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특히 취업시장은 어느 분야보다도 투명한 경쟁이 필수"라며 “기업과 노조, 노조와 기업은 양측 모두 국민경제의 중요한 축이다. 임금 체불이나 소홀한 안전 관리 등이 없어야 하는 것처럼 이런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노동자 측의 과도한 주장도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해줄 것을 다시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생 현안과 관련해서는 “경제의 필수과제인 민생 안정을 위해 구조적인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며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유통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달라"고 지시했다. 또 “민생경제 회복에 탄력이 붙도록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수립해달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은 국민이 주도하고 국민경제 전체가 과실을 나눠야 가능하다. 성장의 마중물인 국민성장펀드의 차질 없는 출범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위철환 선관위원 후보자·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지명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로 위철환 변호사를 지명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에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발탁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선을 발표했다. 강 실장은 위 후보자에 대해 “대한변협 최초의 직선제 회장을 역임한 30여년 경력의 법조인"이라며 “선거를 부정하는 무차별적인 음모론으로부터 민주적 절차를 보호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선관위를 만들어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 위원장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역임한 법조인으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사회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중문화 분야 인사도 함께 발표됐다. 대통령은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를 낙점했다. 또 국가건축정책위원장으로는 김진애 전 의원을 선임했으며, 대통령실 인사수석으로는 조성주 한국법령정보위원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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