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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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도 많다” 냉대 속 사라진 필리핀 가사 관리사들

정부·서울시가 추진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필리핀 노동자 2명이 연락이 끊겨 논란이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추석 연휴를 맞아 지난 15일 숙소에서 나간 뒤 복귀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연락받지 않고 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관리를 맡은 서비스제공업체는 지난 18일 가사관리자 그룹장(10명 단위 소그룹 리더)으로부터 2명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업체는 이후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들이 15일 오후 8시 전후에 이탈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 뒤 이튿날에는 서울시와 노동부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관계 당국은 이들이 조속히 복귀하도록 본국 부모님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미복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주는 외국인노동자가 영업일 기준 5일 이상 무단결근하는 등 노동자 소재를 확인할 수 없으면 지방노동청과 법무부에 '이탈(고용변동) 신고'를 해야 한다. 이에 연락 두절 가사관리사들에 대한 신고는 26일 이뤄질 예정이다. 신고 후 법무부 소재 파악에서도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로 분류된다. 당국은 이탈 방지를 위해 19일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에 개별 서한문을 발송하고, 필리핀 대사관에 이탈 사실을 전하는 한편 교육과 공지 등 협조를 당부했다. 당국은 서한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한국과 필리핀 양국 정부가 협약을 통해 신뢰를 기반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어떤 사고도 없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필리핀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성실히 근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가사관리사들이 이탈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8월분 교육수당이 늦게 지급된 점과 저임금 등을 이탈 이유로 추정한다. 이들 노동자들은 주당 노동시간이 40시간 미만에 최저임금이라 제조업에서 일하는 다른 고용허가제(E-9 비자) 외국인노동자보다 임금이 적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입국한 가사관리사들은 이달 2일까지 장기유급휴가훈련을 받았다. 이에 따른 교육수당으로 201만 1440원이며, 이 중 숙소비와 소득세 등 53만 9700원을 뺀 실수령액은 147만 1740원 수준이다. 다만 급여는 지난달 30일, 이달 6일과 20일에 3회 분할로 지급됐다. 이달 3일 첫 출근 후 임금은 다음 달 지급될 예정이다. 내년 2월까지 시범사업이 끝난 뒤 고용이 연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탈 이유로 제기된다. 나머지 98명 가사 관리사는 정상 근무 중으로 알려졌다. 노동계에선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최저임금과 노동법을 적용받지 않는 비공식 돌봄 일자리 확대를 위해 제대로 된 준비나 이해당사자와 협의 없이 졸속 추진한 정부가 자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 등이 이들 가사 관리사들에 최저임금을 주지 않으려 시도한 데 대한 지적이다. 한국노총은 이어 “최저임금을 지급해도 이탈자가 발생하는데,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않게 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라며 정책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서울시는 처우와 근로 환경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본국에 가족을 남겨두고 한국행을 선택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생활고 해결과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은 서울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급여지급 방식을 '월급제'에서 '주급제'로 개선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을 고용노동부와 적극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4일 간담회를 통해 시범사업 시행에 따른 애로사항 등 현장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반영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복귀 의사 명단 뿌리고 구속…의사들 “눈물이”, “돈벼락 선례로”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 등에 대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유포했다가 구속된 사직 전공의에 의사들 모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면허번호 인증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의사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구속 전공의 정 씨에게 송금했다는 인증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부산 피부과 원장이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는 전날 저녁 특정 계좌에 500만원을 보낸 인터넷 뱅킹 갈무리 화면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약소하지만 500만원을 보냈다"며 “내일부터 더 열심히 벌어서 또 2차 인증하겠다"고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도 '구속 전공의 선생님 송금했습니다'라는 글에서 100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인증했다. 이어 “이것밖에 할 게 없는 죄인 선배"라며 “눈물이 날 것 같다"고 적었다. 메디스태프에는 블랙리스트 작성이라는 불법 행위를 의로운 행동인 것처럼 옹호하는 듯한 글도 이어졌다. 10만원을 송금했다고 인증한 한 이용자는 “꼭 빵(감옥)에 들어가거나 앞자리에서 선봉에 선 사람들은 돈벼락 맞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봉에 선 우리 용사 전공의가 더 잘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마통(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6300이지만 소액 송금했다"면서 30만원을 보냈다거나, “계좌 잔액이 얼마 남지 않아 작은 돈이지만 십시일반이라 생각해 송금했다"는 등 인증 글이 잇따랐다. 이들은 대체로 정 씨 구속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 이용자는 “(나도) 생활비를 걱정하는 처지지만, 그래도 옳지 않은 일에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송금했다"며 “우리 모두 힘냅시다"라고 썼다. 다른 이용자는 욕설을 섞어 가며 “구속은 선을 세게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공의가 구속되기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여론도 비등했다. 한 이용자는 “나는 마통 쓰는 백수인데도 10만원 송금했는데, 현직으로 로컬(개원가)에서 돈 버는 의협 사람 중에 자기 돈 10만원이라도 보낸 사람 있나"라고 의협을 비판했다. 그는 최근 간호사를 겨냥해 “건방진 것들", “그만 나대세요"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박용언 의협 부회장에도 “제발 좀 가만히 있어 달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회장이) 단식하면서 입 다물고 있을 때 오히려 여론이 좋아지더라"고 직격했다. 정 씨 구속 이후 의사 사회에서는 '전공의 탄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사단체들은 전공의가 인권유린을 당했다며 집회를 열거나, 블랙리스트를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등 내용이 담긴 성명을 잇달아 냈다. 의협 회장은 해당 전공의를 면회한 뒤 돕겠다고 나섰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호소문을 내고 “국가 폭력에 대해 개인의 일탈로 잘못을 했으나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는 전공의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사를 악마화해 여론을 정부쪽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기도의사회 또한 성명서를 내고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했다. 경기도의사회는 “구속된 전공의가 복귀 전공의·의대생 명단을 올린 것은 대상자의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성립 요건으로 하는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전공의를 즉각 석방하고 구속 결정을 내린 판사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청춘 다 바친 세월, 10억까지 마다…‘反 특권’ 상징 장기표 별세

'영원한 재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이 별세하면서 그의 발자취가 남긴 울림이 각계에 퍼지고 있다. 고인은 지난 22일 오전 1시 35분께 입원 중이던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담낭암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앞서 장 원장은 두 달여 전인 지난 7월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암 투병 소식을 전했었다. 그러면서 “여러 어려운 사정에서도 물심양면의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갑자기 죽음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고 썼다. 고인은 1966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지만, 졸업은 1995년에야 가능했다. 전태일 열사 분신 사건을 계기로 학생운동과 노동 운동에 투신하면서다. 그는 1970년 전 열사 사후에 전 열사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와 만나 시신을 인수하고 서울대 학생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데 앞장섰다. 이후 전태일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조영래 변호사에게 전달해 '전태일 평전'을 만드는 데 기여했고, 2009년에는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냈다. 고인은 이 여사와 한동안 도봉구 쌍문동 같은 동네에 살며 노동운동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을 시작으로 민청학련사건, 청계피복노조 사건, 민중당 사건 등에 관련돼 9년간 수감 생활, 12년간 수배 생활을 했다. 그는 숱한 수감·도망 생활로 민주화 운동 보상금이 10억원에 달했지만, 일절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이에 대해 2019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국민 된 도리, 지식인의 도리로 안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열사 모친 이 여사도 세상을 떠나던 2011년 “기표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진실하고 바르게 살려는 첫 사람이자 나에게는 영원한 스승"이라고 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영원한 재야'로 불린 것도 항시 '특권'과 거리를 두고 살아온 발자취가 영향을 줬다. 그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높은 공로와 인지도에도 재야 운동 중심에 머물렀다. 1990년에는 현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현 고용노동부 장관 등과 함께 민중당 창당에 앞장섰다. 이후에는 개혁신당, 한국사회민주당, 녹색사민당, 새정치연대 등을 창당했다. 공직 선거에는 1992년 제14대 총선을 시작으로 15·16대 총선, 2002년 재보궐, 17·19·21대 총선까지 7차례나 출마했다. 그러나 모두 떨어졌다. 수십 년 도전 가운데 그가 주류 정당에서 당선을 목표로 할 수 있는 지역에 출마한 것은 21대 총선이 유일하다. 당시 고인은 보수정당(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 후보로 옮겨 경남 김해 을에 출마했었다. 낙선 뒤에는 국민의힘을 나와 특권폐지당 창당을 추진하던 중 원외 정당 가락당에 합류했다. 이후 가락특권폐지당으로 22대 총선에 후보를 냈으나 원내 입성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신문명정책연구원'을 만들어 저술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 등에 집중해왔다. 지난해부터는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로도 활동하며 국회의원의 면책·불체포특권 폐지,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고인 별세 소식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정치권 전반에서 추모 물결이 흘렀다. 윤 대통령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우리 시대를 지키신 진정한 귀감"이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정부도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고인에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고인이 “한평생을 노동·시민 운동에 바쳤지만 '국민 된 도리이자, 지식인의 도리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보상을 마다했다"며 헌신을 되새겼다. 아울러 고인이 “최근까지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에 매진해왔다"며 “생전 고인께서 몸소 실천해주셨던 헌신을 끝까지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수영 의원도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하고 “당시 10억원이면 큰돈이라 (민주화 운동) 보상금을 받았으면 편하게 사셨을 텐데 돈보다 명예, 물질보다 정신을 강조하고 실천했던 분"이라고 평했다. 지난 정부 시절부터 고인에게 강한 비판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은 별세와 관련해 별도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 박용진 전 의원, 이석현 새로운미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인사들이 빈소에 조기를 보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태일 열사의 '대학생 친구'이자 반독재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던 투사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조 대표는 고인에 대해 “대학 시절 김근태 선생과 함께 마음속 깊이 존경했던 대선배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런 분이 왜 정치적 우향우를 했는지 상세히 알지 못한다"며 “이제 영원한 안식을 빌 뿐"이라고 덧붙였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폭염 물러가니 이젠 물폭탄…전국서 피해 속출

이번 추석 연휴까지 이어졌던 폭염이 물러나자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자정부터 21일 오전 8시까지 주요 지역별 강수량은 경남 창원 진북 323㎜, 충남 서산 258.3㎜, 대전 정림 250㎜, 속초 설악동 223.5㎜, 청주 오창가곡 218.3㎜, 홍성 187㎜, 순천 202.5㎜, 익산 함라 193㎜, 부산 187.2㎜, 평택 현덕 170.5㎜, 군산 138.7㎜ 등이다. 지난 19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 제주의 경우 사흘간 최대 6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경북 지역에서는 21일 오전 6시 기준 295세대 436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사전 대피했다. 지역 별로는 울릉도 208명, 봉화 38명, 영주 42명 등이다. 경남에서도 산사태 등이 우려되는 창원, 합천, 진주에서도 주민들이 대피했다. 충남 서산시 동문동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유실되면서 인근 주택 거주자 4명은 지인 집이나 숙박시설로 잠시 몸을 옮겼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호우 대처 상황보고에 따르면 대피한 인원은 부산·충남·경북·경남 등 4개 시도, 18개 시군구에서 342세대, 506명이다. 이 중 330세대 494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강원 인제군 북면 설악산 봉정암에서는 가야동계곡 방향으로 내려가던 등산객 3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밤새 고립됐다가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하산하기도 했다. 현재 치악산 14개 탐방로와 태백산 26개 탐방로는 모두 통제됐고, 설악산 19개 탐방로와 오대산 10개 탐방로도 통제 중이다. 이를 포함해 국립공원은 17개 공원 430구간이 통제 상태다. 건물 외벽이 떨어지고 시설이 침수하는 등의 피해도 이어졌다. 지난 20일 오후 10시 10분께 강화군 강화읍에서는 건물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를 벌였고, 비슷한 시각 양사면 철산리 왕복 2차선 도로에서는 낙석이 발생해 한때 일부 차선이 통제됐다. 같은 날 구례 야산에서는 낙석 신고가 접수됐으나 다행히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앞서 오후 7시께 전남 광양시 옥곡면과 진상면 284가구에서는 비바람으로 전기시설이 웨손되면서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긴급 복구반을 투입해 1시간여 만에 전기공급을 재개했다. 21일 새벽 진주시 이반성면 도로에는 나무가 쓰러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도로에 나무가 쓰러지는 신고도 잇따랐다. 충남 태안에서는 전날부터 캠핑장과 펜션 마당 침수 등 22건의 피해가 접수됐고, 천안시 입장면에서는 가로수와 전신주가 넘어졌다. 서산시 예천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들어찬 빗물이 지하 엘리베이터 통로에 쏟아지면서 엘리베이터 작동이 멈추는 일도 있었다. 20일 밤부터 쏟아진 집중호우로 전국 4개 철도 5개 구간에서 열차가 지연운행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21일 오전 8시 현재 경부선 대전∼심천역 구간, 부산∼화명역 구간, 호남선 서대전∼익산역 구간, 가야선 가야∼부전역 구간, 동해선 센텀∼오시리아역 구간에서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열차는 이들 구간 앞 역에서 일시 대기 중이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 만큼 열차 운행 지연 구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풍랑주의보로 29개 항로 41척의 여객선 또한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서해 기상 악화로 인천과 섬을 잇는 14개 항로 가운데 인천∼연평도와 인천∼백령도 등 13개 항로 16척의 운항도 통제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예정된 강화도 하리∼서검 항로의 여객선 운항 여부는 기상 상황을 보고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그만 나대 장기말 주제에”...의협 부회장, 간호사 겨냥 조롱

대한의사협회(의협) 부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원색 비난을 내놔 논란이 되고 있다. 박용언 의협 부회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호협회, 간호법 제정안 공포 환영'이라는 제목의 대한간호협회 보도자료를 캡처해 올렸다. 그러면서 “그만 나대세요. 그럴거면 의대를 가셨어야죠"라며 “장기말 주제에 플레이어인줄 착각 오지시네요. 주어 목적어 생략합니다. 건방진 것들"이라고 비난했다. 박 부회장은 이 글이 논란이 된 뒤에도 수정하지 않고 관련 기사를 링크했다. 그러면서 “주어 목적어 없는 존재감 없는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송구합니다. 기사 잘 읽겠습니다"라는 글을 다시 올렸다. 다만 박 부회장 페이스북 글에 간호협회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진료지원(PA) 간호사 의료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등 내용을 담은 간호법 제정안이 이날 공포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간호협회는 보도자료에서 “간호법이 만들어져 간호사가 해도 되는 직무와 하지 말아야 할 직무가 명확해져 국민 모두에게 안전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다"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간호법을 통해 보건의료의 공정과 상식을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앞서 간호법은 전공의들 집단 이탈 이후 PA 간호사 합법화와 역할 확대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 통과 직후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직역이기주의 끝판 간호사 특혜법"이라며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가 만연하고 의료현장이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실손보험 등 보험료 올리는 비급여 역시 ‘이곳’에서…정부도 벼른다

비급여 진료비 재원이 도수치료를 시행하는 정형외과 등에서 가장 많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런 현실에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제도 개선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2023년도 하반기 비급여 보고 제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비급여 보고 제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현황을 파악하고, 국민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내역 등을 보고토록 한 제도다. 이 제도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4078곳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594개 비급여 항목의 그해 9월분 진료내역을 보고했다. 해당 자료를 분석해보니 지난해 9월(1개월치) 병원급 의료기관 594개 비급여 항목 진료비 총액은 4221억원이었다. 종별로는 병원이 1938억원(45.9%)으로 절반이었고, 이어 종합병원(21.3%), 상급종합병원(15.8%), 치과병원(8.1%) 순이었다. 진료과목에서는 정형외과가 1170억원(27.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경외과(12.9%), 내과(10.6%), 일반외과(6.6%), 산부인과(5.6%) 순으로 비급여 진료비 규모 상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정형외과와 신경외과에서 전체 진료비 40.6%(1715억원)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도수치료가 494억원(11.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인실 상급 병실료 451억원(10.7%), 척추-요천추 자기공명영상장치(MRI) 187억원(4.4%) 순이었다. 도수치료는 관절 가동범위가 감소했거나 척추나 요추 통증, 근골격계 질환 등을 앓는 환자에게 손을 이용해 신체 기능 향상을 돕는 행위를 말한다. 대표적인 비급여 의료행위로, 병의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도수치료 중간금액은 10만원, 최고금액은 28만원으로 2.8배 수준이었다. 도수치료는 가격 차이도 큰 데다 뚜렷한 의학적 필요 없이 시행되는 '과잉의료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실제 정부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비급여 보고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행위가 실손보험과 연결돼 과잉진료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앞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비(非) 중증 과잉 비급여 의료행위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따라 비급여 모니터링 강화와 관련 정보 확대로 소비자가 합리적 의료 선택을 하게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의료 현장 의견을 수렴해 비급여 표준 진료 지침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도수치료 등 남용 경향이 있는 비중증 비급여 진료에는 의학적 필요가 적을 경우 '병행진료' 급여 제한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급여가 적용되는 물리치료를 하면서 도수치료를 유도하는 등 과잉 우려가 명백한 비급여 행위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급여 항목에 비중증 과잉 비급여 항목을 병행해 진료하면 건강보험료 청구를 막는 것이다. 다만 의학적 필요에 따라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도수치료를 받는 행위 등을 모두 막는 것은 아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버스정류장 뚫고 햄버거집 돌진, 70대 운전자 등 6명 사상

서울 강북구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차로를 가로질러 가게를 덮치면서 1명이 숨지고 운전자 포함 5명이 다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는 20일 오전 10시 32분께 70대 남성 A씨가 몰던 제네시스 승용차가 냈다. 이 차량은 미아역 인근 골목 이면도로에서 도봉로로 빠져나오다 우회전을 하지 않고 갑자기 6차선 대로로 질주했다. 차는 대로 중앙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해 난간을 뚫고 그대로 건너편 도로변 상가 1층 햄버거 가게를 덮쳤다. 이 사고로 길을 가던 80대 여성 1명이 치여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운전자도 중상을 입었으며 차 돌진 후 파편을 맞은 행인 3명과 가게 손님 1명도 다쳐 치료받고 있다. 차가 들이닥친 햄버거 가게는 전면 유리창이 완전히 박살 났다. 차는 유리창을 뚫고 운전석 부근까지 가게 내부로 진입해 들어갔다. 당시 가게 안에는 조리를 담당하는 직원과 손님 1명이 있었다. 가게 사장은 외부 화장실에 있어 큰 부상을 피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확인된 가게 내부는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이었다. 박살 난 유리 조각이 흩어져 있었고 내부 주방까지 차 전조등 부품 등 파편이 나뒹굴었다. 차가 가게를 덮치기 전 뚫고 나온 대로 중앙의 버스정류장 난간도 부서진 채 임시로 테이프가 붙어있었다. 특히 사고 지점에서 370여m 떨어진 곳에는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어 하마터면 등·하굣길 학생들을 덮치는 대형 사고로 번질 뻔했다. 지난 7월 9명 사망자를 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를 떠올리기 쉬운 대목이다. 시민들도 또다시 시내 도로에서 차가 주행 방향을 벗어나 행인을 들이받는 돌진 사고가 터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고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을 보였다. 차 급발진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채혈도 진행했으며 이와 함께 승용차 사고기록장치(EDR)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할 예정이다. A씨는 안와골절을 비롯한 다발성 골절과 뇌출혈 증세 등을 보여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일반 병실로 옮겨지면 조사를 통해 진술을 확보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과 상황을 파악할 방침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영상] 30~40대 조심해! 30년 뒤 독거노인 될라

정부는 앞으로 독거노인 가구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30년 뒤에는 1인 가구 두 집 중 하나는 독거노인 가구가 될 거라는 자료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영상 스크립트 전문] 앞으로 독거노인 가구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30년 뒤에는 1인 가구 두 집 중 하나는 독거노인 가구가 될 거라는 정부 발표가 나왔는데요. 통계청은 지난 12일 '장래가구추계: 2022~2052년'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2022년 2.26명에서 2052년 1.81명까지 줄어들 전망인데요. 특히 2034년에는 1.99명을 기록해 평균 가구원 수가 두 명 또는 그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총가구 수는 2022년 2166만4000가구에서 2041년 2437만2000가구까지 증가한 뒤 다시 감소해 2052년에는 2327만7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2041년 총가구 수가 늘어나는 것은 1인 가구 증가 때문입니다. 1인 가구는 2022년 현재 전체의 34.1%(738만9000가구)를 차지하고 2052년에는 41.3%(962만가구)까지 확대될 전망인데요. 2인 가구도 2022년 28.6%(619만9000가구)에서 2052년 35.5%(826만1000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3인 가구는 2022년 19.3%(418만가구)에서 2052년 15.2%(353만2000가구)로 감소하고, 같은 기간 4인 가구는 14.1%(305만9000가구)에서 6.7%(156만3000가구)로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3인 이상 가구의 감소는 저출생이 주요인으로 꼽힙니다. 가구 유형별로 보면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의 비중은 2022년 전체의 27.3%(590만가구)를 차지하지만, 2052년에는 17.4%(405만가구)로 감소할 것이란 분석인데요. 반대로 1인 가구와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가구는 2022년 전체의 34.1%(739만가구)와 17.3%(374만가구)였지만, 2052년에는 전체의 41.3%(962만가구)와 22.8%(532만가구)로 대폭 늘어날 전망입니다. 고령화로 인해 독거노인도 대폭 늘어날 전망인데요. 2022년에는 1인 가구 중 20대 비중이 18.7%(138만 가구)로 가장 높았지만, 2052년에는 1인 가구 중 20대 비중은 6.9%(66만6000가구)로 쪼그라들고, 80세 이상이 23.8%(228만5000가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통계청은 1인 가구 중 65세 이상의 비중은 2022년 26%(192만가구)에서 2052년 51.6%(496만가구)로 1인 가구 두 집 중 하나는 독거노인 가구가 될 전망인데요. 독거노인 가구가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부의 정책이 서둘러 마련되어야 하겠습니다. 김일균 기자 ilkyun1@naver.com

[고속도로 교통상황] 연휴 마지막날 귀경길 혼잡…언제 해소되나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귀경 행렬이 이어지면서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서 차량 흐름이 원할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각 도시 요금소에서 서울요금소까지 걸리는 예상 시간은 부산에서 6시간, 울산 5시간 30분, 목포 4시간 50분, 광주 4시간 30분, 대구 5시간, 대전 2시간 50분 등이다. 경부고속도로 옥산분기점 서울 방향 3차로 갓길은 오전 6시 59분부터 사고처리로 정체를 빚고 있다. 또 죽암휴게소 부근~남이분기점부근 9㎞ 구간은 차량이 늘어나면서 오전 7시 30분께부터 차량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당진 부근∼서해대교 13㎞ 구간은 차량이 증가하면서 오전 8시 6분부터 막히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오전 5∼6시 귀경길 정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오후 3∼4시 가장 심했다가 오후 11시부터 해소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귀성 방향 차량 흐름은 비교적 원활할 전망이다. 도로공사는 이날 전국에서 차량 584만대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1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50만대가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평소 수요일보다 교통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추석에도 응급실 뺑뺑이 속출…“경증은 동네병원으로”

추석 연휴에 병원을 찾지 못한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경증은 동네 병의원을 먼저 찾아달라고 홍보하는 등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7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연휴 기간 전국 응급실 409곳 중 2곳(충북 충주 건국대충주병원·경기 용인 명주병원)을 뺀 총 407곳이 매일 24시간 운영한다. 추석 당일인 이날 문을 여는 병의원은 1785곳이다. 방문할 수 있는 응급실과 병의원 목록은 응급의료포털(e-gen) 홈페이지나 129, 120 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나 각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진료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경증인 경우 문을 여는 동네 병의원을 찾아서 진료받으면 되지만, 증상이 심각하거나 증상에 대해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119로 신고해 의학적인 상담받을 수 있다. 상담을 통해 동네 병의원에 가야 하는지, 119 구급대를 불러야 하는지 등에 대한 안내받을 수 있다. 단 호흡곤란이나 갑작스러운 팔다리 저림, 혀가 마비되어 말을 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는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연휴 직전 성명을 내 “추석에 소아 응급실은 평소보다 많은 환자로 매우 혼잡해지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이 때문에 중증 환자가 신속한 진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할 위험이 커진다"며 “경증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자제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학회는 “소아전문응급센터는 긴급 상황을 대비해 24시간 운영되는 곳으로, 편리함에 따라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곳이 아님을 이해해달라"며 “경증 환자는 인근에 야간 진료를 하는 병의원이나 오전 시간에 일반 병의원을 이용해 주기를 바라고, 야간에는 응급실 방문 전 119 상담을 통해 중증 응급 환자인지 먼저 확인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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