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21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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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 유희동 기상청장 “에너지기상 분야 정착되도록 노력…기상정보로 얻는 산업 이익 무궁무진할 것”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와 관련된 기상분야가 '에너지기상'이라는 분야로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 에너지기상에서 얻는 산업의 이익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재임 2년을 한달 앞두고 지난 16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상과 에너지산업은 함께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날씨 예보와 특보 등 기상청 본연의 업무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새로운 업무를 발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라 밝혔다. 유 청장이 기상청 과업으로 제시한 목표 중 하나는 바로 에너지기상과 기상산업 육성이다. 기상청은 친환경 에너지 발전량 예측 서비스를 제시하고 기상산업으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규제 등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극한 호우 등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개발·제공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와 관련해선, 기온 변동을 두고 기후변화 한 양상이라 설명했다. 다음은 유희동 기상청장과 일문일답. - 재임한 지 2년이 되어 간다. 그동안 소회가 궁금하다. ▲ 국민 안전과 기후변화 대응, 세계 선도기상청으로의 발돋움,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업무 발굴 등 기상청이 나아갈 방향에 몰두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빠르게 흘렀다. 그러나 자연 재난으로 인해 발생한 인명피해를 마주할 때는 항상 마음이 무겁다. 그럼에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기상청의 신뢰도가 이전보다는 많이 높아졌다. 저를 비롯한 기상청 직원들이 대국민 서비스 모두를 철저히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한 노력이 어느 정도 인정받지 않았나 생각한다. - 구체적인 성과가 있다면. ▲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 위해 집중호우 시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기상청이 직접 '호우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신속히 위험정보를 알리는 시범서비스를 운영했다. 지진속보와 지진조기경보 발표의 신속화도 이뤘다. 작년 1월 강화 인근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발표까지 최초로 10초 벽을 깨고 11월에 발생한 경주 지진 때는 5초까지 단축한 바 있다. 민간기업과 함께 도로위험기상 서비스도 구축했다. 도로살얼음, 안개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내비게이션을 통한 도로위험 기상정보를 중부내륙선과 서해안선부터 제공하기 시작했고, 내년까지 전국 주요 고속도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API 플랫폼을 구축해 기상청에서 보유하고 있는 과거 100년과 미래 100년의 방대한 기상 데이터를 국민들이 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 기상청은 매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언론과 소통하고 있다. 기상청이 언론, 대중과 소통하는 비결이 있다면. ▲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정보를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국민 눈높이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상청에서 생산되는 정보를 국민들께 신속·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언론계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기상청은 예보분석관이 직접 설명하는 주 1회 정례브리핑(매주 목요일) 또는 위험기상이 예상될 때는 수시로 언론 브리핑을 열어 예보에 대한 근거와 변동성 등의 정보를 언론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태풍, 집중호우 등 위험기상시에는 실시간 재난방송 출연, 인터뷰, 실시간 상세기상정보 제공 등 적극적인 언론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태풍 카눈의 경우 8일 동안 매일 수시브리핑을 실시한 바도 있다. 이외에도 기상청에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엑스(구 트위터), 블로그 등 다양한 SNS 채널 운영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소통 창구를 통해 국민과 소통을 위해 노력 중이다. - 기상청이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을 전국으로 확대 중이다. 수도권, 광주, 전남에서 시행 중으로 알고 있는데 좀 더 빠르게 전국으로 확대하기는 어려운건가. ▲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매우 강력한 수단 중 하나인 만큼, 조속히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작년 수도권을 시작으로, 올해 확대 시범운영 지역을 당초 전남권으로 발표했으나 최근 경북권까지 1개 권역을 더 추가·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단순히 어떤 기준값에 도달했을 때 기계적으로 발송하는 것이 아니라, 예보관들이 10여 분 남짓한 짧은 순간에 비의 상황과 앞으로의 이동 및 발달 경향 등을 빠르게 분석해 읍·면·동 단위로 정교하게 발송한다. 문제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될 수준의 기상상황에서는 기존의 예보인력 전부 극한까지 가동되는 순간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력증원 없이는 이 제도를 도저히 운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탓에 현재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호우 긴급재난문자 운영인력 확보를 긴밀히 논의하는 중이며, 이에 따라 전국 확대 일정도 조율될 것이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운영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아갈 생각이다. - 지진재난문자를 올해 10월부터 시군구 단위로 세분화해서 발송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 예측 불가능한 지진 발생의 경우 어디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였는지에 대한 정보도 국민에게는 신속한 대응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지진 발생 시 규모에 따라 발생위치 중심으로 반경 50km, 80km 내에 위치한 광역시·도 단위로 지진 재난문자를 송출했다. 하지만 기상청이 보내는 재난문자가 실제 지진동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지역 주민이 받게 되는 상황에 대해 국민의 피로감과 불편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이에 지진 발생 시 진도 정보를 충분히 고려하여 실제 진동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큰 지역에만 재난문자를 보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광역시‧도 단위로 보내지는 재난문자를 시‧군‧구 단위로 더욱 세분화해 국민에게 전달함으로써 지진재난문자의 효과성을 높이려고 한다. 발송 대상지역도 특정 진도 이상 지역에 대해서만 재난문자를 보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 도로위험 기상정보 서비스에 대해 알려준다면. ▲ 기상청은 운전자가 도로살얼음과 안개 등 도로상에 발생하는 위험기상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와 '도로 가시거리 위험정보'를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도로위험 기상정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도로위험 기상정보는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성과 안개 등으로 인한 가시거리 위험 정도를 관심·주의·위험의 3단계 수준으로 내비게이션 앱을 통해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작년부터 티맵과 카카오내비를 통해 해당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올해 1월부터는 화물차 전용 앱인 맵퍼스(아틀란)에도 추가 제공하고 있다. 도로위험 기상정보 서비스는 도로기상관측망이 구축된 노선을 대상으로 제공되며, 작년에는 중부내륙선과 서해안선을 대상으로 제공했다. 올해는 추가로 5개 노선(경부선, 중앙선, 호남선, 영동선, 중부선·통영~대전선)에 도로기상관측망을 구축하고, 12월부터 해당 서비스를 확대 제공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내비게이션 사업자와 서비스 대상 노선을 점차 확대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지난해는 가뭄, 홍수피해가 심각했다. 기후변화를 더욱 실감하고 있는지. ▲ 지난해는 가뭄도 길고 비도 유난히 많이 와, 어느 때 보다 기후변화를 실감했던 해였다. 특히 전남지역은 유례없는 최악의 가뭄으로 단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긴 가뭄이 끝나기가 무섭게 5월부터 호우가 시작돼 장마철에는 극한 호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과거에 비해 기온과 강수량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도 기후변화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비 오는 날은 적어진 반면, 강수량은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는 비가 오면 한꺼번에 많이 오는 집중호우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짧은 기간 내 롤러코스터와 같은 큰 기온 변동을 보이는 것도 기후변화의 한 양상이다. 특히, 지난 한 해만 해도 석 달이나 기온 변동이 역대 가장 컸다. 이러한 극단적인 기상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 동남아시아에서는 체감온도 50도에 이르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고 그 반대편 미국, 케냐, 브라질 등에서는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 6개월 기상가뭄, 기후예측 전망 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알고 있다. 다만 몇 퍼센트 확률로 평년보다 덥다 이런 표현은 모호해 보인다. 어떻게 전망 서비스를 바라보면 좋겠는가. ▲ 퍼센트 확률로 기후예측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기상청이 공통적으로 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도 같은 방식이다. 단기예보에 비해 불확실성이 높은 기후예측의 경우, 불확실한 미래 기후상태를 확률적인 방법으로 제공해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도록 돕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실효적인 방안이다. 기온의 경우 평년보다 높을, 비슷할, 낮을 확률을 모두 제공한다. 확률이 높은 기온에 대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지만, 목적에 따라 낮을 확률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작년부터는 '3개월전망 해설서'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한눈에 술술 읽히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 형태의 모식도와 쉬운 용어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도 사용자가 기후예측정보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검토하고 개선하겠다. - 올해도 지난해처럼 다사다난한 날씨를 보이겠는가. ▲ 올해 여름철 기온은 평년(23.4~24.0℃)보다 높을 확률이 50%이고, 강수량은 평년(622.7~790.5mm)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다. 오는 23일 상세한 여름철 전망(3개월 전망)이 발표될 예정이니 변경되는 여름철 전망을 확인해 주길 바란다. 올해 여름부터 극단적으로 강한 호우와 같은 위험기상이 발생했거나 예상될 시, 발생빈도와 극값순위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현재 서울지역에 시간당 100mm 이상의 비가 내리고, 이는 역대 3위, 100년 빈도에 해당하는 강우강도입니다"라는 정보를 정례·수시브리핑, 기상정보문에 발표하는 것이다. 위험기상 발생빈도와 극값 정보를 전달하여 방재 대응 기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실효성 높은 정보가 되길 기대한다. - 올해 기상산업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걸로 보인다. 기상산업 업계가 아직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듯하다. ▲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기상산업의 역할이 중요한 현재 기상산업의 규모는 2017년 4077억 원에서 2022년 9785억 원으로 연평균 19%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23년도 조사 결과 금년도에는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상산업이 타 산업에 비해 견고히 자리 잡았다고 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기상청은 기상정보를 활용한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의 발전량 예측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에너지산업 기상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실증지역 구축, 기상예측 융합정보 개발 등을 통해 탄소배출량 감축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ESG공시규제 강화라는 새로운 산업환경 변화를 맞이해 기상산업 성장의 새로운 기회로 보고 영역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상산업계의 역할 및 지원방향, 지원대책 수립을 위한 전략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상기업이 국내기업의 기후공시 대응을 돕기 위해 기후변화로 인한 기업의 물리적 리스크를 진단 및 분석할 수 있도록 사업화 전략 마련 및 시제품제작 등의 사업화지원을 추진하려고 한다. - 지난달 30일에 전력거래소를 방문했는데 가 본 소감이 궁금하다. 기상과 에너지산업은 어떤 관련이 있나. ▲ 기상청이 365일 신속하고 정확한 일기예보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매일 성적표를 받는 것처럼, 전력거래소도 일사량과 바람 등 기상을 연료로 매일 실시간 전력 수요예측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최근 친환경에너지 비중이 커지고 급변하는 날씨가 잦아지면서 태양광과 풍력 같은 친환경에너지 발전량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방문으로 발전량 예측의 핵심인 기상예측정보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올해부터 기상청이 새로 개발할 친환경에너지 기상정보의 최우선적 수요자로 전력거래소를 고려하고, 미래 기상과 에너지분야에 동반성장을 위해 전력거래소와는 협력을 더욱 강화해 가기로 했다. 물과 연관된 기상분야가 '수문기상' 인것과 같이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와 관련된 기상분야가 '에너지기상'이라는 분야로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나라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전체 전력의 100%를 친환경에너지로 공급받겠다는 목표로 CF100(사용전력의 100%를 무탄소에너지로 조달)에 참여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발전량 예측정보에 따라 에너지 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 상세하고 정확한 친환경에너지 기상정보를 활용해 발전량을 예측함으로써 얻는 산업의 이익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예보는 확보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늘 정확할 수는 없다는 것을 감안해 기상재난으로부터 대응은 보다 보수적으로 심하다 할 정도로 대처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상정보, 특히 예보와 특보는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다. 새로운 자료와 정보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갱신된 예보와 특보가 생산되므로 최신의 기상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기상청은 자연재난, 기상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단 한 명도 없는 날을 만들어 국민들이 날씨로 인해 위협받지 않고 보다 편리한 삶을 살 수 있도록 1년 365일, 24시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 유희동 청장 프로필 ◇약력 △1963년 서울 출생 △연세대 천문기상학과 졸업·연세대 천문기상학과 이학석사·미국 오클라호마대 기상학과 이학박사 △2007∼2011년 기상청 예보국 예보상황과장·수치모델개발과장 △2011∼2013년 기상청 예보국 예보정책과장 △2014∼2015년 기상청 기후과학국장 △2015∼2017년 기상청 기상서비스진흥국장 △2017∼2018년 기상청 관측기반국장·예보국장△2019∼2020년 기상청 부산지방기상청장 △2021∼2022년 기상청 차장 △2022년 기상청장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경 숏터뷰] 성수동 핫플 ‘N2’ 기획한 그녀 “증권사가 가지 않은 길 도전하고 싶었다”

“증권사가 이런 것도 해요?"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에 등장한 NH투자증권의 팝업스토어 'N2, 나이트(NIGHT)'를 방문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팝업스토어 그 어디에도 NH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팝업스토어 내에서 계좌 개설도, 상품 가입도 유도하지 않는다. 방문객들은 그저 공간을 즐기면 된다. 낮에는 야외 공간에 마련된 빈백과 해먹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저녁에는 실내에 마련된 공간에서 명상을 하고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N2, 나이트'를 통해 1차원적인 투자 개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성장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N2, 나이트'는 오픈 열흘 만에 1만4000여명이 다녀갔다. 다음달 5일까지 운영되는데 이미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예약이 완료되는 등 인기가 뜨겁다. 이렇게 참신한 기획을 진행한 사람이 궁금해서 찾아가봤다. 노유미 NH투자증권 ESG본부 차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노 차장은 “증권사는 보수적이고 딱딱하다는 인식을 깨고 싶었다"고 했다. -N2, NIGHT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캠페인 작업에 착수했는데 기존에 증권사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모든 브랜드 캠페인이 그렇듯 이번 캠페인도 NH투자증권이라는 브랜드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데 사실 이게 가장 어렵다. 또 NH투자증권이라는 사명이 소리 내서 읽으면 8음절(엔에이치투자증권)로 긴 편이라 기억하기 쉽지 않다. 긍정적인 회사 이미지를 남기자는 목적으로 이번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 -'N2,'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하는 데 대한 내부 반응은.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사장님을 포함해 임원진과 모든 사업부 대표, 실무자, 신입사원까지 50명가량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업계에서 NH투자증권을 줄여서 '엔투'로 부르는 데에 착안해 동음인 'N2'를 활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데 대해 거의 99%가 동의해주셨다. 이를 시작으로 N2에 쉼표(,)를 붙여 캠페인 네임으로 정했다. 디자인화 작업을 마치면서 현재 'N2,'에 대한 상표권도 신청한 상태다. 초기 단계에는 'N2,'를 캠페인 네임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하되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인지도 제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팝업스토어 장소로 왜 성수동을 선택했나. ▲'투자, 문화가 되다'라는 슬로건과 이번 캠페인 콘셉트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2040세대에 소구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도 구매력 있는 타깃층이 많은 공간이어야 했는데 성수동이 이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또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별도의 공간에서 운영함으로써 고객들이 보다 깊이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브랜드에 대한 공감을 더 많이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획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없었나. ▲증권사 자체가 경제적인 집단이다. 팝업스토어의 콘셉트와 운영 방향성에 대해 내부 진통이 있긴 했다. 계좌 개설한 사람만 입장 가능하다거나 상품 가입을 유도해야 하는데 이런 게 하나도 없다는 거다. 하지만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바이럴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고 추진했다. 실제로 방문객들이 자발적으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N2NIGHT라는 해시태그를 건 게시글이 500여개가 넘게 올라와 있다. 주입식 광고는 보는 사람이 인위적이라고 느끼는 순간 진심을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브랜딩 차원에서 이번 팝업스토어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의 브랜딩 목표는. ▲올해 처음 론칭한 'N2,'라는 캠페인 네임을 알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랑은 다른 회사구나'라고 인지할 수 있도록 브랜딩 작업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이번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고객들이 나중에 투자를 하게 될 때 '아, NH투자증권에서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에경 초대석]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 “고부가가치 항공 MRO, 글로벌 스탠다드 맞춘 고도화 필요”

'항공기 개발·생산·운영 등 각종 활동의 총칭' '항공(航空)'에 대한 사전적 정의다. 이를 투영하듯 항공 산업은 통상 여객·화물기를 다루는 항공사와 공항으로 구성돼 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지속 가능성 확보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하는 유지·정비·분해 후 조립(MRO, Maintenance·Repair·Overhaul) 산업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항공 MRO 산업에 대한 고견을 듣고자 에너지경제신문은 최근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MRO 산업의 개요에 대해 설명해달라 ▲자동차 한 대를 사서 운용하다 보면 끊임없이 정비가 필요하듯 항공기도 마찬가지로 유지·정비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도 안전이 우선인 항공기는 이를 유지하는데에 구매 가격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운송업과 공항을 중심으로 항공 산업이 발달하다 보니 MRO 산업이 소외된 감이 없잖아 있는데, 이 시장은 완제기의 수명에 따라 시장 규모가 곱절 이상이 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MRO 산업 육성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인천·청주·대구·사천 등의 치열하게 유치 경쟁을 하느라 본격적인 출발이 늦어졌다. -글로벌 항공기 MRO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며, 대한민국의 비중은 얼마나 되는가 ▲전 세계적으로 MRO 산업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연 평균 4%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민항기 MRO 시장 규모는 140조원 가량 될 것으로 본다. 또한 10년 뒤인 2034년 추산으로는 한화 약 167조원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시장은 2조5000억원 가량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인데, 1조3000억원 상당의 물량이 해외로 나가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자체 정비 능력을 갖춘 항공사는 대한항공 뿐이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MRO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성공시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 있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스라엘의 항공기 개조 전문 회사 'IAI'와 손잡았고, 대한항공이 영종도에 부천 엔진 정비 공장까지 통합할 새로운 신 정비공장을 착공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글로벌 화물 항공사 '아틀라스'가 자사의 보유 항공기에 대한 MRO 거점 중 하나로 인천공항을 선택했다는 것으로 이미 성공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접근성이 매우 좋아 향후 국제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다. 앞으로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문제다. 유력한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는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로부터 노임 단가가 낮은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2030년까지 2만명에 달하는 MRO 인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이고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항공업은 필수 공익 사업장으로 지정돼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 취업이 제한돼 있어 정부 차원의 규제 해소와 부가 가치가 특히 높은 엔진과 전기·전자 구성품의 분해와 창정비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현대 과학 기술의 총아인 항공기 개조에는 전문 기술이 필요할 텐데, 현재 글로벌 인력 시장 규모와 국내 양성 현황은 어떠한가 ▲보잉은 '조종사·정비사 전망 2023'을 통해 향후 20년간 민항기 수가 현재 대비 약 두 배 정도 늘어남에 따라 전 세계 69만 명에 달하는 MRO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글로벌 항공 시장의 40%를 점해 MRO 역시 세계 최대 수요처로 자리잡을 것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인력 시장 불균형 심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가 인증한 전문 항공 정비 교육 기관은 190개이고, 지난해 6929명이 항공 정비사 자격증을 땄지만 20%는 여전히 공석이다. -국내 MRO 인력 양성 체계상 문제점은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의 개선이 필요한가 ▲국토부 항공 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 정비사는 총 533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전보다 8.4%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778명이 항공 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현업으로 유입되지는 않았다. 자격 요건이 운항·기체 정비 수준에 머물고 있고, 군 미필자가 대부분이다. 현재 국토부가 지정한 전문 교육 기관은 37개다. 이는 전국 13개 4년제 대학교와 7개 2·3년제 전문대학, 직업 전문학원을 합한 숫자다. 이 중 직업 전문학원의 지난해 절반이 파업했고 대부분의 대학은 신입생 정원을 못 채우고 있다. 산업계 수요는 느는데 교육생이 감소하는 건 단지 학령 인구가 줄어서가 아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들에 대한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은데, 국내의 항공 정비사 자격증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기술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비 지식과 실습은 업계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들의 기술 발전에 부합하도록 MRO 교육 훈련의 내용과 방법, 면허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에서는 항공 정비사 자격증 응시 자격 요건으로 2410시간의 이론·실습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FAA가 제시하는 1900시간보다도 많은 것인데, 4년제 대학에서 항공기계공학을 전공한 사람도 지금 제도에선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지나치게 낙후된 교육 시스템과 교과목을 바꿔야 한다. 현재 정비 실습을 하고 있는 교육 기관들의 장비와 공구가 빈약하다. 전시용 목적을 벗어나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부응하려면 아날로그 계기판을 갖춘 군용기나 소형기 아닌 디지털 계기판이 달린 상업용 민간 항공기로 과감히 교체해야 한다. 교과목 역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콘텐츠로 전환해야 한다. 항공사와 MRO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현장 중심 훈련이 이뤄지려면 교육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경력 정비 인력을 교육에 참여토록 하고, 기본 역량을 갖춘 교육생들을 뽑아야 한다. 항공 산업은 FAA와 유럽 항공안전청(EASA)의 규정에 입각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적용되는 만큼 면허 제도도 이에 맞게 개선돼야 항공사들이 이 제도와 자격증 소지자의 역량을 믿고 채용한다. 그러나 지금 수험생들은 여전히 기출 문제 '족보'만 찾아 외우고 있고, 정비사들은 '최대 이륙 중량 5700kg 이하 소형 항공기'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돼있다. MRO의 고도화에 따라 △기체 엔진 △전자 △전기 △계기 등으로 업무가 세분화 돼야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고선 일정 기간까지의 경력을 인정함으로써 검사 자격을 고급자와 초급자로 구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항공 MRO 산업 육성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또 MRO 업무는 글로벌 표준인 영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언어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조종사·관제사·무선 통신사에게 항공 영어 구술 능력 시험(EPTA)가 필수이듯, 정비사들에게도 이와 유사한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한국항공대학교는 대한항공을 필두로 국내 유수의 항공사들과 협약을 체결해 전문 정비 인력을 육성해 내고 있다. 구체적인 교육 과정·내용·미래 계획이 궁금하다. ▲맞다. 우리는 대부분 국내 항공사들과 각각 정비 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시설 사용계약을 맺은 대한항공의 MRO 능력은 국제적인 수준이다. 전 세계 항공업계의 표준인 FAA는 자국에서만 항공 정비사 교육 훈련을 받아야 면장 응시를 할 수 있다고 한 규정을 재작년에 완화했다. 해외에서도 FAA의 인증을 받은 기관에서 교육 훈련을 받으면 자국의 정비 면장을 취득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한국항공대학교 총장으로서 취임 직후부터 MRO 교육에 관심을 기울였다. 미국 항공 정비사 인증기관인 US에비에이션(USAA)와는 독점 계약을 체결했고, 아시아에서 최초로 FAA 정비 면장 취득이 가능해질 것이다. 작년 말부터는 대한항공과 인력 양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고, 지금은 맞춤식으로 프로그램을 재구성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신 엔진 정비 공장이 필요로 할 MRO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에 노력을 기할 것이다. 공과대학 학부에는 MRO 전공 트랙을 설치하고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 예정이다. 동시에 부설 항공기술교육원의 교과 과정도 FAA 인증기준에 맞춰 전면 개편 중이다. 한국항공대의 목표는 아시아 대표하는 MRO 전문 인력 양성의 허브로의 도약인데, 이게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약력]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경영학 석·박사)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학교 객원교수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장/대학원장 항공경영학회 초대 회장 동중앙아시아학회장 항공서비스교육연구회장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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