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4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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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신선식료품 강화’…롯데마트와 특화매장 맞대결

이마트가 최근 스타필드마켓에 이어 두번째 미래형 점포 모델로 '푸드마켓'을 선보였다. 이마트 푸드마켓은 1년 연중 '그로서리(식료품) 상시저가'를 지향하는 식료품 특화매장이란 점에서 앞서 '그랑그로서리' 콘셉트로 식푬품 특화매장의 리뉴얼 확대를 예고한 롯데마트와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3일 대구 수성구에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을 개장했다. 푸드마켓 수성점은 1년 내내 식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그로서리(식재료) 하드 디스카운트 매장'을 표방한다. 기존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이 장보기를 넘어 휴식-체험-쇼핑이 어우러진 지역 밀착형 쇼핑몰로 거듭난 '공간 혁신'이었다면, 푸드마켓 수성점은 식료품을 상시 저가로 판매해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 '가격 혁신'에 초점을 맞춘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다. 푸드마켓은 상품 가격을 할인점보다 20~50% 저렴하게 운영한다. 다만, 여기서 할인점은 경쟁사인 일반 대형마트가 아닌 이마트를 뜻한다. 즉, 푸드마켓은 이마트보다 식료품을 가장 싸게 판매하는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마트가 이같은 푸드마켓을 일반 수도권이 아닌 대구에 선보인 것은 기존에 사들인 지역마트 부지를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이마트 관계자는 “푸드마켓 수성점은 원래 지역 대형마트 서울마트가 운영되던 부지"라며 “이곳이 소형타입 점포다보니 다른 포맷으로 점포를 열어보자는 차원에서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일단 대구에서 매출 성과를 살펴본 뒤 푸드마켓 도입 지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푸드마켓 수성점 첫 개장으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식료품 특화매장 타이틀을 두고 경쟁을 펼치게 됐단 점이다. 롯데마트는 이보다 일찍이 '그랑그로서리'란 콘셉트를 내세워 식료품 특화매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은평점을 '그랑그로서리' 1호점으로 리뉴얼하며 그로서리 실험에 나섰다. 그랑그로서리는 전체 품목 중 90% 가량을 식료품으로 채운 전문 매장으로, 은평점의 매출은 리뉴얼 전보다 약 10% 늘어났다. 이후 롯데마트는 지난달엔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 도곡점을 그랑그로서리로 재단장했다. 해당 점포는 식료품 전문 매장인 만큼 점포 내 취급하는 식료품 수는 롯데슈퍼에서 가장 많은 약 5000개에 달한다. 이는 일반 롯데슈퍼 점포에서 취급하는 식료품 수 대비 약 30% 많은 수치다. 롯데마트는 내년에도 그랑그로서리 점포 리뉴얼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가 식품도 판매가 가능하다보니 대형마트가 할수 있는 콘셉트는 정해져 있다. 지금 대형마트들이 하고 있는 그로서리 중심 점포들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건강e+ 삶의 질] 재발률 높은 간 외담관암, 혈액검사로 예측한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담관이다. 간 속에 있는 부분을 '간 내담관', 간 바깥부터 십이지장까지 연결된 부분을 '간 외담관'이라고 부른다. 간 외담관에 생긴 암은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률이 높은데 피검사로 재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팀은 15일 “간외담관암 수술 및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순환종양핵산(ctDNA)이 양성인 경우 암이 재발할 위험이 약 4배 높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내용은 유럽 간학회지 'Journal of Hepat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순환종양핵산은 암세포의 찌꺼기를 말한다. 암세포는 성장하면서 주변 정상 세포를 변형시키는데, 특정 형태로 변형된 유전자 조각 즉 순환종양핵산이 혈액 속에 떠다닌다. 국내외 의료계에서는 최대한 조기에 암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 위한 방법으로 순환종양핵산 검사에 주목하고 있다. 유 교수팀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간외담관암 수술 및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중 순환종양핵산 분석을 위해 혈액 검사를 받은 89명을 대상으로 순환종양핵산 검출 여부와 무질병생존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 전, 보조항암치료 실시 12주 후, 24주 후, 3회에 걸쳐 혈액 검사를 실시한 결과 순환종양핵산이 검출돼 양성인 경우 간외담관암 재발률이 약 4배 높았다. 보조항암치료 중 혈액검사 결과에서 순환종양핵산이 음성에서 양성으로 전환됐고, 실제로도 나중에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간외담관암이 재발한 11명 중 3명은 재발이 실제로 발견되기 평균 222일 전, 5명은 평균 174일 전에 혈액 검사에서 순환종양핵산이 음성에서 양성으로 전환됐다. 유 교수는 “간외담관암이 수술 후에도 재발률이 높다보니 재발 위험을 더욱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필요성이 임상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피검사로 순환종양핵산 검출 여부를 통해 재발 가능성을 초기부터 파악해 선제치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카이스트, 신기술-디자인 결합한 이색 체험 전시회 개최

카이스트(KAIST, 총장 이광형)가 첨단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해 흥미로운 체험을 선사하는 이색 전시회를 개최한다. 15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산업디자인학과는 오는 19~2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최대 규모의 전시공간인 그라운드서울(전 아라아트센터)에서 '혁신을 위한 교차의 경계에서' 주제로 산업디자인 체험 전시회를 개최한다. 무료로 공개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진과 학부생들이 고안한 산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혁신적 아이디어들을 구경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정아 학생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로부터 영감을 받아 고안한 '귀가 안심 장치', 김대욱 학생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점자 악보 리더기 등 일반 대중이 흥미를 느낄만한 체험형 프로젝트가 다수 선보일 예정이며 디자인과 공학의 융합을 통해 탄생한 다양한 미래 산업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오후에는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토크' 행사도 마련된다. 이 행사에는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정경원 산업디자인학과 명예교수와 강이연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기조 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총괄 기획한 산업디자인학과 이창희 교수는 “이번 전시는 디자인과 공학의 융합적 접근을 통해 산업의 다양한 미래와 가능성을 대중과 함께 상상하고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단순히 기술적 발전이나 제품의 개발을 넘어 사람들이 미래 산업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특히 대중들이 직접 체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산업이 우리의 삶과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의미를 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네이버, 이니션, 파울러스, 에이슬립의 후원으로 기획됐으며 후원사들은 기술의 인간중심적 발전을 확장하고 이를 통해 창의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미래를 제안하고자 하는 뜻을 공유하기 위해 후원에 동참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디자인이 단순한 조형에서 벗어나고, 기술이 단순한 효율성을 넘어 인간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체험하며, 우리가 기술과 공존하는 방식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건강e+ 삶의 질] 폐경여성 약물 호르몬치료 대체할 ‘인공난소’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팀(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강원 교수·양충모 박사, 서울대 의대 양희선 박사과정)이 폐경 여성의 약물 호르몬 치료를 대체할 세포 기반 인공난소를 개발했다. 호르몬 치료는 급격히 감소하는 호르몬을 보충함으로써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고 여성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어 많은 여성들이 호르몬 치료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교수팀은 호르몬 약물치료를 대체하고 신체에 안전한 여성 호르몬을 생성할 수 있는 세포 기반 인공 난소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실시했다. 난소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는 세포를 분리해 최소침습 방식으로 주입하는 미세 크기의 난소세포 하이드로겔 구조체를 제작했다. 이는 난소와 유사한 구조로, 세포끼리 상호작용하며 호르몬을 스스로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기반으로 90일간 체외배양에서 세포 기반 인공난소가 난소 호르몬을 성공적으로 생성하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이후 이를 폐경 실험쥐 모델에 주사로 주입하고 대조군(난소유지, 난소절제, 호르몬 약물치료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공난소를 주입한 실험쥐 그룹은 여성 호르몬 수치가 증가됐으며, 체중증가·골다공증 등 갱년기의 대표증상이 호전됐다. 특히, 호르몬 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유방암의 위험성이 낮아졌다. 유방암을 야기할 수 있는 유방조직 과형성이 발생하지 않았고 유방암 관련 표지자들의 발현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정렬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사람의 자가세포 또는 유도된 세포를 활용한 세포 기반 폐경기 호르몬 치료가 실현될 경우, 기존의 약물 호르몬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Biomaterials Research'에 최근 소개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패션불황 비껴가는 SPA브랜드, 역대급 실적 예고

경기 침체와 어수선한 정국 상황에도 이랜드스파오·유니클로·탑텐·무신사스탠다드 등 패션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들이 전반적인 패션업계 침체를 뚫고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예고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SPA 브랜드의 최고 매출 기대감이 높아지자 패션업계는 SPA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2024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01억원, 14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5.4%, 5.4% 나란히 늘었다. 2019년 반일 불매운동 '노 재팬(NO JAPAN)' 여파로 매출 규모가 이전보다 쪼그라든 상황이지만 5년 만에 1조원대로 재진입하며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간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노 재팬 이전 1조3000억원대였던 에프알엘코리아 매출은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2020회계연도 당시 6298억원까지 급감했으며, 884억원 영업손실마저 거두며 적자 전환했다. 이후 2021년 회계연도로 접어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2023년 회계연도 기준 9000억원대까지 매출 규모가 커지는 등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유니클로는 소극적이던 매장 중심의 오프라인 영업도 적극 강화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목적으로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면서 2019년 186개였던 유니클로 매장 수는 2022년 127개로 줄었다. 그러나 올해 9월 리뉴얼 개점한 국내 최대 매장 '롯데월드몰'을 포함해 12월 현재 133개까지 늘어나는 등 소비 접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으로 주춤한 사이 국내기업 신성통상의 SPA브랜드 '탑텐'은 1조원 턱밑까지 올라섰다. 2019년 3340억원을 기록한 탑텐 연매출은 지난해 약 9000억원을 기록하며 3배에 육박하는 신장률을 과시했다. 탑텐은 폭발 성장세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 올해 연매출 9700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회사 예측대로 매출 1조원을 기록한다면 토종 SPA브랜드 중 조 단위 매출을 거둔 최초 사례가 된다. 이같은 탑텐의 전망에는 다점포 전략이 뒷받침하고 있다. 자체 온라인몰인 '굿웨어몰'을 보유하고 있으나, 전체 매출에서 오프라인 비중만 90%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이 쏠려있는 구조다. 사업 중요도가 높은 만큼 2020년 약 400곳이던 탑텐 매장 수는 현재 730곳으로 크게 늘어났고, 회사도 오프라인 매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유니클로·탑텐 브랜드보다 실적과 매장 수는 밀리지만= 이랜드월드 스파오와 후발주자인 무신사 스탠다드도 호실적을 자신하고 있다. 올해 개장한 19개 매장을 비롯해 현재 127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스파오는 올해 연매출 예상치로 전년(4800억원)보다 25% 늘린 60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기존 온라인 중심이던 무신사 스탠다드도 오프라인 매장을 꾸준히 확보해 가고 있다. 지난해 말 5개에 그쳤던 무신사스탠다드 매장 수는 12월 현재 18개로 3배 이상 늘었다. 연말까지 경기 동탄에 추가 출점도 예고했다. 빠른 매장 확대 속도를 보이면서 올해 오프라인에서만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패션업계는 가성비를 추구하고 소비를 절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저렴한 값을 앞세운 SPA 브랜드가 수혜를 입은 대표업종으로 꼽고 있다. 반면에 국내 대기업 중심의 5대 레거시 패션 쪽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고, 이같은 극명한 온도 차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3곳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두자릿 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오롱FnC도 14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적자 전환했다. 다만, 레거시 패션 가운데 LF만 538억원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보다 272% 크게 늘어나는 이례적 성과를 거뒀지만 본업인 패션사업 외에 금융사업 호조에 힘입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LF 패션 부문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 줄었기 때문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K-바이오, 中 빠지는 美시장 공략기회 놓칠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윤 정부가 표방해 온 바이오산업 육성정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업계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반면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법안의 연내 제정을 밀어붙이는 등 호재도 있는 만큼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달 중 예정이었던 대통령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의 출범이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사실상 출범이 보류됐고 14일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대통령 직무정지로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국가바이오위원회의 출범 시기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대통령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무총리직속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보건·의료(레드바이오)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농축산업(그린바이오), 연료·소재(화이트바이오), 디지털(융복합바이오)을 모두 아우르는 바이오정책 총괄 컨트롤타워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바이오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당초 업계가 바라던 예산수립·집행기구보다는 자문기구에 가까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보건·의료·식량·자원·에너지·환경 등 전 산업에 두루 걸쳐 있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첫 국가 컨트롤타워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특히 미국은 앞서 지난 3월 백악관 주도로 바이오산업 전 영역을 총괄하는 '국가바이오경제위원회'를 출범시켜 우리도 이에 상응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게 됐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산업계 의견을 두루 반영하고 부처간 의견을 조율할 범부처 거버넌스가 되길 기대했는데 출범이 무기한 연기된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현재의 위기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츨을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의 연내 제정을 강행하고 있는 만큼 탄핵정국이 조속히 안정되고 얼어붙은 투자심리도 되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를 통과한 '2025년 국방수권법(NDAA)'에 생물보안법이 포함되지 않았다.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특정 기업을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일부 의원들의 반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방수권법은 매년 미국의 국가안보 관련 국가예산 투입 방향을 결정하는 법으로, 이로써 올해 초부터 공화당과 민주당이 초당적으로 추진해 온 생물보안법의 연내 제정이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그러자 마이크 존슨 미국 연방 하원의장 등 일부 의원들은 오는 20일 결정되는 '예산 지속 결의안'에 생물보안법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결의안에 포함되면 연내 제정이 가능해진다. 이밖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당초 비상계엄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정국이 안정되고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길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의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윤 정부는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를 밝혀 왔지만 그동안 실질적인 지원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며 “특히 지난 2년여 동안 재정건전화 명목으로 국가 R&D 예산이 삭감돼 가뜩이나 얼어붙어 있던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돼 왔다. 이 기회에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전문의 칼럼] 초고령사회 진입 ‘뇌졸중 치료체계’ 서둘러야

다가오는 2025년에 한국은 65세 이상 연령층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그만큼 국민 4명 중 1명꼴로 일생에서 뇌경색·뇌출혈 등 뇌졸중을 한 번 이상 경험할 것으로 우려된다. 급성뇌졸중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지금의 의료체계로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뇌졸중 환자의 치료와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 확실하다. 뇌졸중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수분간 길게는 수시간에 걸쳐 반신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등이 발생한다. 경고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를 누르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직접 가는 것이 빠르면 바로 병원으로 가도록 한다. 병원은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가야 하며,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는 병원의 응급실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대한뇌졸중학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해 주변에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는 병원이 어떤 병원인지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 없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과성 허혈성 발작이라고 한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뇌혈류가 일시 감소됐다가 시간이 지나 다시 좋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증상이 반복되다가 뇌혈관이 완전히 막힐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는 여전히 뇌졸중 취약지가 존재하며, 전체 뇌졸중 환자의 50%는 해당하는 진료권에서 정맥내혈전용해술, 동맥내혈전제거술 등과 같은 뇌졸중 최종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국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과 수련병원 뇌졸중 전문의는 올해 1월말 기준 200여 명에 불과하고 일부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에서는 전문의 1명이 400∼500명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의료 소외지역은 응급의료체계가 미미한데다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응급센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병원 도착'과 '집중치료'라는 두 가지 '골든타임'을 모두 놓치는 사례가 많다. 뇌졸중 회복은 매우 천천히 이뤄지며 회복에 걸리는 시간과 회복 상태는 개인 차이가 있다. 뇌졸중 급성기 치료 뒤 △걷는 것 △식사하는 것 △화장실 이용 등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가족들은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겪는다. 또한, 경제적 부담, 간병 부담 등으로 정상의 삶을 잃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어떤 환자는 거의 완전하게 회복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환자는 장기간 요양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니 환자도, 가족들도 인내와 끈기를 갖고 의료진과 머리를 맞대어 뇌졸중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해야 한다. 뇌졸중 예방과 재발 방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과 고혈압 관리다. 그리고, 뇌졸중 발생 시 빠르게 응급실에 도착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1인가구 거주자들이 혼자 집에 있는 상황에서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 원격으로 발병을 확인하고 119구급대원을 현장에 파견할 수 있는 감지기술이 요청된다. 도착한 현장에서 뇌졸중의 진단·중증도·치료방침을 원격으로 결정하고,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보낼 수 있는 기술과 상응하는 치료체계도 시급하다. 뇌졸중은 먼 미래의 이야기도, 남의 이야기도 아닌 모든 국민이 언젠가 한 번은 겪게 될 문제다. 초고령 사회에서 뇌졸중 치료체계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전문인력 확보, 보상체계 마련, 질병체계 분류 수정 등 근본문제의 해결이 필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현대 N 페스티벌, 금호 SL코터스·DCT 레이싱 우승

현대자동차는 전날 내년 중 정식 개소할 경기 의왕시 소재 현대 N 아카이브에서 '현대 N 페스티벌' 2024 시즌 종합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시상식에는 현대 N 페스티벌 출전 팀과 선수를 비롯, 3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올해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팀과 선수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현대 N 페스티벌은 모터스포츠 팬 모두가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메이크 레이스로 동일한 차종 및 사양의 경주차로 경쟁하는 자동차 경주 대회다. 올 시즌 현대 N 페스티벌은 프로 대회인 eN1과 N1, 아마추어 대회인 N2와 N TT 등 총 4개의 클래스로 구분해 지난 4월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1라운드를 시작으로 8개월 동안 경기를 운영했다. 올해 팀 부문 종합 우승은 클래스별로 eN1은 금호 SL 모터 스포츠팀, N1은 DCT 레이싱팀이 차지했다. 선수 부문에서는 eN1은 박준의 선수, N1은 김규민 선수가 우승했고 N2 및 N TT는 각각 김효겸, 최유준 선수가 우승했다. DCT 레이싱팀 김영찬 선수는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에 선정돼 '2025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 출전 기회를 얻었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를 선정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 및 글로벌 양산차 기반 자동차 경주 대회 'TCR(Touring Car Race) 이태리' 등 세계 대회에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 선정은 TCR 월드 투어 감독 및 선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N1 클래스에 출전하는 만 25세 미만 선수 중 △경기 성적 △운전 기술 △경주차 기술적 이해도 △외국어 능력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시상식 이후 현대차는 현대 N 페스티벌을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음 시즌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2025시즌 현대 N 페스티벌은 내년 4월에 1라운드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총 6차례 경기를 펼친다. 또한 현대 N 페스티벌과 함께 TCR 월드투어와 TCR 아시아가 서포트 레이스로 참여한다. 현대차가 2년 연속 우승한 국제 대회인 TCR 월드투어는 내년 10월 인제 서킷에서 국내 최초로 진행되고 TCR 아시아도 9월과 10월에 해당 서킷에서 시행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탄핵정국, 에너지 정책 표류 우려…11차 전기본·에너지법 어쩌나

본격적인 탄핵정국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에너지 정책 또한 표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이 불투명해진 것은 물론, 아예 원전 확대 정책의 올스톱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관련 주요 법안 처리나 4차 배출권거래제도 운영 계획안 마련 등은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 대신 차기 대선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해 온 야당의 우세가 점쳐지면서 화석연료 사용 규제 강화, 정부 부처 내 기후에너지부 신설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일단 에너지 관련 주요 법안과 11차 전기본의 연내 처리는 물건너 갔다. 11차 전기본은 2038년까지 원전 3기와 소형모듈원전 1기를 추가하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2022년 대비 5배가량인 120GW까지 확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정부는 이달 11차 전기본의 국회에 보고 후 계획을 확정하고, 이와 동시에 곧바로 원전부지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탄핵정국에 돌입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11차 전기본에 야권의 의중을 크게 반영해 원전 비중을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 새로운 안을 국회에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전기본을 통해 매년 신설·폐지되는 발전소 계획을 정부가 직접 수립하는 대신, 계획에 정치적 영향을 배제하고 매년 필요한 용량을 시나리오별로 공고하는 큰 규모의 '전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된다. 청정에너지 인증 방식도 현 정부가 강력 추진 중인 CFE(Carbon Free Energy)보다 재생에너지 캠페인인 RE100(Renewable Energy)을 더 중요시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특별법안(고준위 특별법)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전력망 특별법), 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안(해상풍력 특별법) 등 주요 에너지 법안들의 처리는 불투명하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여야 간 이견으로 갈등을 빚다가 끝내 폐기된 전력망 특별법의 경우 전력산업이 겪는 어려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전력망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필수적인 상황이라, 이번 국회 통과에 업계의 큰 기대가 모아진 바 있다. 4차 배출권거래제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운영된다. 배출권거래제 개편을 통해 한국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년 감축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에 기여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당장 내년에 기업들에게 유상할당 비율을 정하는 등 4차 기본계획을 확정해야 한다. 정부는 11차 전기본과 마찬가지로 연내 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해 확정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이번 대통령 탄핵으로 이 또한 시일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또다른 기후환경 정책인 2035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35 NDC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일정 규모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다. 2030 NDC는 2018년 대비 40%를 줄이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2035 NDC는 2030년보다 감축목표가 더 높다.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만큼 발전(전환) 부분은 물론 산업, 수송, 건물 분야에서도 온실가스를 대폭 줄여야 한다. 2035 NDC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의결한다. 내년도 전액 예산삭감이 확정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은 난관에 봉착했다. 석유공사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 심해에서 탐사를 통해 탐사자원량 35억~140억배럴의 석유가스 매장지를 확인하고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시추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추선인 노르웨이 시드릴사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9일 오전 부산외항에 도착, 정박해 현재 작업에 필요한 물자를 보급 중이며 오는 17∼18일께 출항해 동해 대왕고래 유망구조 내 지정 해역으로 이동한다는 계획이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현장 해역에서 작업 준비를 마치고 오는 20일 무렵부터 첫 탐사시추를 위한 구멍 뚫기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회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 시추에 사용될 정부 예산 505억원 가운데 497억원(98.4%)을 삭감했다. 14개 신규 댐을 건설하는 기후대응댐 프로젝트도 탄핵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더구나 이 사업은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신규 댐 추진 백지화를 요구하며 찬성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현재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시행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반면, 야당에서 주장해 온 정부 부처 내 기후에너지부 신설은 공식적인 논의의 장이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돈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에너지 산업은 '정부 규제산업'으로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분야인데,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정치적 변수에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정치와 무관하게 산업, 경제 측면에서의 안정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차질 없는 법, 제도 수립이 이어져야 할 것"고 말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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