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기자의 눈] 발전공기업 통폐합, 최악의 기후 악당 낳을라

발전공기업 통폐합 논의에서 간과되는 게 있다. 통폐합이 자칫 최악의 기후 악당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발전공기업은 통합과 동시에 기후위기 시대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현재 통폐합 논의는 한국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들 5개사는 모두 온실가스 배출 상위 10위권에 포함된다. 국내 석탄발전 설비를 대부분 보유하고, 일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까지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팀이 분석한 '온실가스 100만 톤 클럽의 성적표'에 따르면, 포스코는 2024년 온실가스 배출량 7106만 톤으로 배출량 1위를 기록했다. 반면 발전 5사를 합치면 배출량이 포스코의 약 1.95배인 1억3950만 톤이나 된다. 통폐합이 기후 악당을 낳게 되는 셈이다. 발전공기업은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꽤 감축해왔지만 2040년 석탄발전 폐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탄소중립법에 따라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0'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2040년 석탄발전 폐지는 통합 발전공기업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 생존을 위해서는 그만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확보해야 한다. 석탄발전 폐지에 따른 통합 발전공기업 내 일자리 전환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 없이는 어렵다. 그러나 석탄발전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합 발전공기업이 확보한다는 보장은 없다. 태양광은 이미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다수 진입해 있고, 풍력 역시 해외 개발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5개 발전공기업이 올해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모두 합치면 약 16기가와트(GW) 수준이다. 이는 발전공기업이 보유한 석탄발전 설비 용량(약 36GW)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특성상, 석탄발전에 비해 가동률이 각각 4분의 1,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실제로 석탄을 대체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통합 발전공기업은 생존을 위해 민간과 치열한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동시에 석탄발전 노동자의 일자리 전환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배출량이 많다는 것은 곧 배출권 수요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향후 배출권 가격이 상승할 경우, 통합 발전공기업이 가장 큰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발전공기업 통합 방안을 다음 달 중간 발표할 예정이다. 통합 논의는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발전공기업의 생존 전략과 발전분야에서 공공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국IR협의회, 김기경 신임 회장 취임식 개최

한국IR협의회는 제10대 김기경 회장의 취임식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1990년생인 김 신임 회장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했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주식시장부장과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 코스닥시장 본부장보, 경영지원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09년 한국거래소가 설립한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출발한 한국IR협의회는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각종 기업설명회(IR)와 IR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연수 프로그램 운영, IR 대상 시상 등을 진행해 왔다. 부설기구인 기업리서치센터는 중소형기업에 대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지스자산운용, 조갑주 전 단장 대표이사 선임

이지스자산운용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 단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번 선임은 지배구조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고객 자산운용이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경험이 풍부한 경영자가 직접 현안을 챙기고 이해관계자 소통을 강화하고자 이뤄졌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창업 초기인 2011년에 합류해 2015~2021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조 대표는 지분 매각과 관련해 관련 사항을 주주대표에게 일임하고, 매각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동안 회사의 주요 사업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직접 챙길 예정이라고 운용사는 전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3D완전내시경으로 ‘무수혈’ 복합 심장수술 성공

서울아산병원은 28일 “심장혈관흉부외과 유재석 교수팀이 다양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77세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대동맥·승모판막치환술, 삼첨판막 성형술, 심방세동 수술 등 4가지 심장수술을 3D완전내시경으로 한 번에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3D완전내시경 심장수술은 3∼4㎝ 정도만 절개한다. 3D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넣고, 집도의는 특수 안경을 끼고 카메라가 전송해주는 3D화면을 보면서 수술한다. 이번 사례와 같이 여러 수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고난도 복합 심장수술의 경우, 3D화면을 통해 신체 내부의 거리감과 수술 부위의 두께감을 시각적으로 느끼며 시행할 수 있어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뼈 절개가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며,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흉터도 최소화된다. 3D완전내시경 심장수술은 승모판막 성형술에만 적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대동맥판막치환술, 심장종양수술, 심방중격결손수술, 심방세동수술 등 적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유재석 교수는 “수혈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3D완전내시경으로 4가지 심장수술을 동시에 시행한 건 세계적으로도 첫 사례"라며 “3D완전내시경의 적용범위를 더욱 확대해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단독] “파손 전차·자주포, 전쟁터서 뚝딱 수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동식 야전 정비고’ 만든다

'K-방산 맏형'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장 한복판에서 파손된 전차나 자주포를 신속하게 수리할 수 있는 최첨단 '가변 조립식 야전 정비고' 기술을 고안했다. 좁은 상자를 펼치듯 거대한 정비 시설을 뚝딱 만들어내는 이른바 '트랜스포머 정비고'다. 고가의 무기 장비를 1회용으로 소모하는 대신 최전방 야전 유지·보수(MRO) 능력을 극대화해 기갑 전력의 생존성과 전투 지속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차세대 군수지원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10월 지식재산처에 '조립식 정비고'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려진 전차 살려라"…우크라이나 전쟁서 얻은 교훈 이번 특허의 핵심 배경에는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이 자리 잡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명세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전차·자주포·로켓포 등을 이용한 고전적 전투가 여전히 전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하지만 피격되거나 고장 나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전투 차량의 비율이 높은 실정이어서 긴급 야전 정비를 위해 이동 및 조립이 간편한 정비고의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명시했다. 파손된 궤도 장비나 고가의 무기를 멀리 떨어진 후방 대형 정비창으로 긴 시간 견인하지 않고 최전선 인근에 신속하게 임시 정비창을 구축해 즉각 조치함으로써 작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현대 지상전에서는 뛰어난 무기 성능만큼이나 피격된 장비를 적재적소에 보수해 다시 투입하는 인프라가 승패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조립식 정비고 기술은 향후 우리 군의 전투 기동력 유지는 물론, 장갑차 등 무기 수출 시 타국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강력한 '현지 맞춤형 MRO 패키지'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웜기어·유압 실린더로 자동 전개…'이동식 큐브'가 거대 돔으로 특허에 공개된 조립식 정비고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이 스스로 좁게 접히고 넓게 펴지는 '자동 가변 접철' 시스템이다. 이 구조물은 크게 바닥과 하단 벽을 이루는 한 쌍의 '하부 단위 모듈'과 지붕 역할을 하는 한 쌍의 '상부 단위 모듈'로 구성된다. 트럭이나 열차에 싣고 다니는 '이동 모드'에서는 각 단위 모듈의 측벽과 상·하부벽이 직육면체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콤팩트하게 접혀 기동성과 적재 효율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야전 목적지에 도착해 '설치 모드'를 가동하면 마법 같은 공간 확장이 일어난다. 각 모듈 내부에 탑재된 정교한 기계장치(제1~6 구동부)가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으로 변환하는 웜(Worm)기어 장치와 벽면 모서리 사이를 강하게 밀어내는 유압(또는 공압) 실린더가 겹쳐있던 두꺼운 철제 벽을 밖으로 슬라이딩시키며 곧게 펼쳐낸다. 전개가 끝나 알파벳 'L'자 형태로 넓게 펴진 하부 모듈 2개 위에, 대칭 형태인 상부 모듈 2개를 레고 블록처럼 결합하면 내부에 거추장스러운 기둥이 전혀 없는 널찍한 단일 통합 정비 공간이 순식간에 완성된다. ◇호이스트에 리프트까지 품었다…길이는 터널형으로 '무한 연장' 이동식 정비고는 비바람만 피하는 임시 천막 가건물 이상의 설비를 자랑한다. 전개가 완료된 조립식 정비고 하단 바닥에는 수십 톤 중량의 전투 차량을 거뜬히 띄워 올려 차체 하부를 수리할 수 있는 '리프트(Lift)'가 장착된다. 또한 상부 천장에는 전차의 무거운 파워팩(엔진)이나 포탑 구조물 등을 들어 올리고 거치할 수 있는 천장 기중기 격인 '호이스트(Hoist)'가 내장되도록 설계됐다. 후방 정규 정비창의 핵심 인프라를 전선으로 통째로 옮겨온 셈이다. 공간 확장성도 무한에 가깝다. 정비고 전면에는 전차가 드나들 수 있는 힌지(Hinge) 결합형 도어가 장착되며, 후방 벽면은 상황에 따라 떼어낼 수 있다. 다연장 로켓(천무)이나 포신이 긴 K-9 자주포 등 덩치가 큰 체계를 정비하거나 여러 대를 동시에 수용해야 할 경우 동일한 단위 모듈을 뒷부분으로 계속 이어 붙여 터널 형태로 길이를 무한정 늘릴 수 있다. 전개된 벽면 결합 부위에는 구조물을 단단히 고정하고 밀폐력을 높여주는 '스토퍼(Stopper)' 장치도 반영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특징주] LG이노텍,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수익성 향상 전망에 강세

28일 장 초반 LG이노텍이 강세다. 올해 2분기 호실적 예상과 패키지기판 수익성 향상 전망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현재 LG이노텍은 전 거래일 대비 3만7000원(6.90%) 오른 57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G이노텍 영업이익은 1385억원으로 예상치를 웃돌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16% 증가하게 된다. 패기지기판 영업이익률 상승과 카메라 고객사 증산 수혜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iM증권 역시 올해 2분기 LG이노텍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 대비 37% 상승한 146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패키지솔루션의 이익 기여도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분석하며 “동사 시가총액의 약 65%를 패키지솔루션이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개인 매수세에 코스피 상승 출발…코스닥은 하락 [개장시황]

28일 국내 증시는 지난주부터 이어진 상승세에 보합권 흐름을 보이며 종목별로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0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58%(38.44포인트) 오른 6653.47이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290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2516억원, 기관 11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다. SK하이닉스(+1.93%), 삼성전자우(+0.75%), LG에너지솔루션(+2.59%), 현대차(+0.95%), SK스퀘어(+3.11%), 두산에너빌리티(+0.23%) 등은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0.67%),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8%), HD현대중공업(-1.93%) 등은 하락하고 있다. 간밤에 미국 뉴욕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3% 내렸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12%와 0.20%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과열 양상을 보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1% 하락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99%(12.20포인트) 내린 1213.98이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212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1914억원, 기관 15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다. 에코프로(+4.35%), 에코프로비엠(+2.89%), 레인보우로보틱스(+0.15%), 리노공업(+1.28%) 등은 상승하고 있다. 알테오젠(-2.24%), 삼천당제약(-1.80%), 코오롱티슈진(-2.72%) 등은 하락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는 '진통 끝 협상 타결'을 전제로 전쟁 리스크를 주가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미국과 한국 모두 최근 급등 랠리를 연출하는 과정에서 상승 피로감과 경계감이 누적된 만큼, 미·이란 협상 혹은 여타 다른 이슈들이 차익 실현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단기 대응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1.6원 오른 1474.1원에 출발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LG전자, 엔비디아 피지컬AI 협력…두 자릿수 강세

LG전자가 엔비디아와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기대감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7분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92% 오른 14만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강세는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 측 관계자와 만나 홈 로봇 사업 등 피지컬AI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LG전자의 홈 로봇과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을 연계하는 방안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법이 보호한다더니” 장애인 고용기업 군수품 수의계약 단가, 일반기업에 역전당해

국가가 법으로 보호하겠다고 한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이 가격결정 단계에서 오히려 일반기업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이 같은 품목에 대해 일반 다수공급자계약(MAS) 업체에는 5만4000원의 단가를 인정하면서, 장애인 고용과 직접 생산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중증시설에는 되레 2000원 낮은 단가를 적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중증장애인을 고용해 더 많은 비용 부담을 지는 쪽이 더 낮은 단가를 받는 역설이다. 28일 에너지경제 신문 취재 결과 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 피복사업본부 외 8개 중증시설은 전날 국민권익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해 군수품(동운동복·춘추운동복·하운동복) 수의계약 단가 산정 방식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중증장애인생산품법)에 따라 중증시설은 군수품에 대해 방위사업청·조달청과 수의계약을 체결해왔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 없이 수의시담을 통해 단가가 결정되는 구조다. 문제는 조달청이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를 일반기업이 참여하는 MAS 평균단가에 연동해서 정한다는 것이다. MAS는 다수의 수요기관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조달청이 단가계약을 체결하고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해 수요기관이 자유롭게 선택·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제도다. 중증시설은 구조적으로 일반경쟁기업과 동일선상에서 경쟁이 어렵다. 중증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우선구매를 정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생산품법도 이 점을 고려해 경쟁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고용하는 시설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같은 법 시행령은 중증시설 지정 기준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 과정에 참여하는 장애인 10명 이상, 전체 근로자 대비 장애인 비율 70% 이상, 장애인 중 중증장애인 비율 60% 이상, 총근로시간 중 장애인 근로시간 비율 50%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중증시설과 달리 일반기업은 장애인 고용을 입찰 참가나 낙찰자 결정의 필수요건으로 부담하지 않고도 군수품 입찰에 참여해 낙찰받을 수 있다. 수의계약 단가산정에 있어 중증시설과 다른 생산·고용 구조를 가진 일반기업의 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법 취지에 어긋나는 이유다. 중증시설은 장애인 고용을 유지하고 직접 생산 구조를 유지하는데 일반기업보다 더 큰 비용을 부담한다. 직업을 지도하며 생산성을 보완하고, 공정관리와 품질관리를 유지하는 과정에도 일반기업과는 다른 구조적 특수성이 존재한다. 핵심은 계약단가 역전 현상이다. 신청인들이 권익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가 MAS 최고단가보다 높았다. 이후 수의계약 단가가 크게 하락해 2025년에 이르러 MAS 최고단가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경향성은 동운동복·춘추운동복·하운동복 전 품목에서 나타난다는 것이 신청인들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동운동복의 경우 MAS 최고단가는 2022년과 2025년 모두 5만4000원으로 사실상 유지됐지만,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는 5만89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6900원 하락했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수의계약 단가가 MAS 최고단가보다 4900원 높았지만 2024년에는 격차가 100원으로 줄었고 2025년에는 오히려 2000원 낮아졌다. 중증시설들이 더 낮은 단가를 받게된 것은 MAS 최고단가보다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MAS 최고단가의 평균 변동폭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1200원으로 제한적이었다. 반면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의 평균 변동폭은 2300원으로 2배 가량 크게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일반경쟁시장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수의계약 단가로 함께 하락했다는 것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계약 물량도 크게 차이났다. 중증시설 생산품은 5만2000원 단가로 5만235착을 계약해 계약규모가 약 26억원이었다. 일반기업은 중증시설 수의계약 단가보다 높은 5만2200원에서 5만4000원까지의 MAS 단가를 적용받아 10만착 이상을 계약해 계약규모가 약 54억원이었다. 더 높은 단가로 더 많은 물량을 계약한 셈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수의계약 단가 선정과 관련해 “국가계약법령과 계약예규 등 하부지침에 따라서 여러 조건들을 반영해서 정한다"며 “수의계약은 기본적으로 수의시담을 통해 계약 상대자와 요구사항을 반영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수의시담은 전자로 이루어지고 사전에 오고가는 대화는 없다는 것이다. 중증시설 관계자는 “조달청이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수의계약 단가를 산정하는지 업체 입장에선 알 수 없다"며 “중증시설의 장애인 고용·직접생산 구조와 생산성 보완 부담이 실제로 반영되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2025년 육군 동운동복 전체 계약수량인 33만2677착 중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 5개가 담당한 물량은 5만235착으로 전체의 약 15.1%다. 중증시설이 시장을 과도하게 점유하거나 국가예산에 중대한 부담을 주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청인들은 “국가가 법으로 보호하겠다고 한 중증장애인 일자리가 가격결정 단계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취급되고 있다"며 “우선구매제도가 보호장치가 아니라 중증시설의 생산기반을 약화시키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장혜원의 부동산 현장] “내 집 짓나, 빚더미 앉나”... 상대원2구역, 운명 가를 ‘지옥의 48시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이 벼랑 끝에 섰다. 지난 11일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와의 결별을 선언했지만, 대체재로 점찍었던 GS건설 선정 총회가 무산되면서 사업은 방향을 잃었다. 오는 30일과 5월 1일, 단 48시간 사이에 벌어질 연쇄 총회 결과에 따라 이 사업은 '조기 착공'의 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제2의 트리마제'가 될지 결정된다. 과거 성수동 트리마제 조합원들은 시공사와의 갈등과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조합 파산을 맞고, 입주권은커녕 토지까지 시공사에 넘긴 재산권 상실의 비극을 경험한 바 있다. 갈등의 한복판에 선 상대원2구역 현장을 점검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1조 원대 사업을 뒤흔드는 리스크의 실체를 추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공사장 외곽 가림막을 가득 채운 현수막들이었다. “2026년 6월 착공 확약", “상대원2구역 시공사는 여전히 DL이앤씨"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전면에 걸려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평당 공사비 480만원대 준수 △중도금 대출금 3000억 원 지원 △조합원 분담금 1억 원 상당 절감 효과 △사업추진비 2000억 원 지원 △GS건설 손해배상 청구 대응 등 구체적인 조건이 나열된 현수막들이 빼곡히 이어졌다. 이들 조건은 DL이앤씨가 조합에 공식 공문으로 전달한 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조합 측은 해당 공문을 접수하고도 조합원들에게 별도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DL이앤씨는 대표이사 명의의 자료 제출과 공증 절차를 거쳐 관련 내용을 직접 공개한 후 현수막까지 내건 것이다. 성남 상대원2구역 현장은 현재 '기이한 정적'에 휩싸여 있다. 통상 정비사업에서 철거 완료는 착공과 일반분양을 앞둔 '7부 능선' 돌파를 의미하지만, 이곳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야 할 시점에 사업 추진의 핵심 축인 시공사가 사실상 이탈하면서 사업 동력이 급격히 약화된 상태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3910번지 일대를 재개발해 최고 29층, 43개 동, 총 4885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2015년 10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뒤, 2021년 'e편한세상' 브랜드로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조합이 특정 업체의 마감재 적용을 요구했지만 DL이앤씨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역시 무산되면서 양측 간 입장 차가 확대됐다. 결국 이러한 이견이 누적되며 시공사 교체 논의로 이어졌고, 현재의 갈등 국면으로 번지게 됐다. 상대원2구역 조합은 지난 11일 총회에서 DL이앤씨와의 공사도급계약 해지안을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2269명 가운데 1205명이 참석했고, 이 중 1100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며 '결별'은 사실상 확정됐다. 하지만 같은 날 상정된 GS건설 시공사 선정 안건은 '현장 참석 과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GS건설은 △3.3㎡당 공사비 720만원 △2026년 내 착공 △총 3000억원 규모 사업촉진비 지원 등을 제시했지만, DL이앤씨와의 조건 비교를 둘러싸고 조합 내부와 업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실제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믿으며 집행부를 지지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집행부와 신규 시공사의 결탁을 의심하며 해임을 요구하는 등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시공사는 정리했지만 새로운 시공사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사업장은 이른바 '무주공산' 상태, 즉 시공사 공백 국면에 들어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철거까지 마친 현장에서 시공사가 없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사업 추진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합원은 “시공사를 내보냈으면 바로 다음 대안을 확정 지어야 하는데, 2부 총회가 정족수도 못 채워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다"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당장 매달 나가는 금융비용은 누가 책임지는가"라고 토로했다. 금융 리스크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시공사 공백으로 사업비 대출 연장과 이주비 이자 대납이 불투명해지자, 조합은 지난 13일부터 조합원 각자에게 이주비 이자를 자납하라는 통보를 보냈다. 갈등의 표면적 이유는 '공사비'와 '투명성'이다. 조합 집행부는 기존 시공사의 운영 방식이 불투명하고 공사비 증액 요구가 과도하다며 '적폐 청산'의 기치를 들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DL이앤씨에 '시공사 지위 소멸 및 공사도급계약 해지에 따른 귀책 사유 최종 통지'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은 공문에서 계약 해지 사유로 총 6가지를 제시했다. △공사비 대폭 증액 요구 △관련 산출 근거자료 미제출 △옹벽 공사 등 설계 변경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미적용 △HUG 보증 승인 거부 △금품·향응 제공 및 신뢰관계 훼손 등이다. 조합 측은 특히 공사비를 기존 약 9850억 원에서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올려달라는 요구와 함께 이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조합은 DL이앤씨 직원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해당 인물이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뒤 감사 착수 이전에 퇴사했으며 이를 조합장에게 전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DL이앤씨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연계해 조합 집행부 해임을 시도하는 등 사업 운영 전반에서 신뢰를 훼손했다고 보고, 이를 계약 해지의 근거로 포함시켰다. DL이앤씨 측의 반발도 거세다. DL이앤씨는 조합의 계약 해지 결정에 대해 시공자 지위 확인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 DL이앤씨 측은 상대원2구역 시공사 계약 해지와 관련해 이미 법적 대응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이 새로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경우 그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이 지점이 가장 위험한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지위 확인 소송과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설령 5월 1일에 새 시공사를 뽑더라도 착공은 불가능하다"며 “소송전이 시작되면 최소 3~4년은 사업이 올스톱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례율 하락에 따른 추가 분담금 공포도 현실이 되고 있다. 한 정비업계 전문가는 “비례율이 130%에서 100%로만 떨어져도 가구당 1억 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며 “여기에 공사비 상승과 소송 비용이 겹치면 수억 원 단위의 '분담금 폭탄'은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사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는 시공사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합장 지위를 둘러싼 법적 다툼 중인 A씨를 둘러싼 '개인 리스크'가 집행부의 신뢰도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A씨는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자재 납품 등 이권을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됐다. 이에 맞서 조합은 5월 1일 시공사 선정 및 조합장 재신임 총회를 준비 중이다. 하루 앞서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조합장, 조합 임원 및 대의원 해임 총회를 예고했다. 결과는 1일 총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총회 참석비다. 조합은 이번 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조합원에게 1인당 55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총회의 30만 원보다 2배 가까이 오른 파격적인 금액이다. 조합 측은 총회 참석비 지급이 법적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조합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조합 내부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에서는 과거 북아현3구역 사례를 들어, 과도한 참석 수당 지급이 조합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매표행위'로 판단될 경우 총회 결의 자체가 무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조합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55만 원이면 실비 보전이 아니라 사실상 '표값' 아니냐"며 “결국 우리 분담금으로 나가는 돈인데, 이렇게까지 해서 정족수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GS 선정 총회에 참석하면 55만 원을 준다는 문자를 받고 황당했다"며 “이건 사실상 표를 사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고, 결국 그 비용이 분담금으로 돌아올 것이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대원2구역은 전체 조합원이 2269명에 달해, 참석비 지급 규모가 최대 12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의 신'으로 불리는 한형기 HK미래주택연구원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논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성남시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상대원2구역 재개발 설명회'에서 “시공사를 교체할 경우 조합원들이 분담금 폭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시공사 교체에 강하게 반대했다. 한 대표는 “DL이앤씨 유지 시 조합원 총 분담금은 약 1억9000만 원 수준이지만, GS건설로 변경할 경우 약 3억5400만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설계 변경과 마감재 상향 등이 반영되면 분담금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시공사 교체 시 세대당 약 1억1827만 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분담금은 늘고 준공과 입주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 왜 시공사 교체에 집착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합 내부 갈등에 대해서도 강한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오는 30일 해임 총회에서 조합장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며 “이후 5월 1일 총회에서 해임안이 부결되고 시공사 변경이 통과될 경우 분담금 증가, 착공 지연, 각종 소송까지 겹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교체 시 발생할 구조적 리스크를 지적했다. 그는 “시공사마다 설계 철학과 공법이 달라 지하주차장 구조부터 전체 설계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기존 시공사가 적용한 특허 공법이나 상세 설계는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사실상 도면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 변경이 이뤄지면 건축심의와 사업승인 등 인허가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착공 일정이 불가피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사비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최근 자재비 상승과 글로벌 변수로 공사비 인상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공사 교체까지 겹치면 사업비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공사비가 이미 높은 수준에서 출발하는 경우 추가 상승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