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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국내 최초 Shanghai Award 수상...‘글로벌 톱텐 시티 인천’ 도약에 한 걸음 더”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시장 유정복)는 현지시간 지난달 31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25 세계 도시의 날 기념식((World Cities Day)'에서 '2025 유엔(UN)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도시상(Shanghai Award)'을 수상하며 전 세계 '지속가능 도시모델'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세계 도시의 날은 UN이 지정한 국제기념일로 매년 10월31일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으며 UN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도시상 공식명칭은 Global Award for Sustainable Development in cities(Shanghai Award)으로 'UN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도시상(Shanghai Award)'은 유엔해비타트(UN-Habitat)와 중국 상하이시가 공동으로 제정한 상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성과를 달성한 도시를 선정해 글로벌 도시 간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고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 정책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2023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이 상은 올해로 제3회를 맞이했으며 그동안 호주 멜버른, 카타르 도하, 중국 푸저우, 모로코 아가디르, 말레이시아 조지타운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고르게 선정됐다. 올해는 인천을 비롯해 에스포(핀란드), 메디나(사우디아라비아), 보고타(콜롬비아 수도), 알제(알제리 수도)가 '지속가능발전 도시모델'로 뽑혔다. 이번 수상에는 전 세계 85개 도시가 참여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시는 최종 후보 도시 15개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된 뒤 엄정한 최종 심사를 거쳐 '경제성장과 기후회복력을 결합한 Global Top 10 City Project'의 성과를 높이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가 이번 상을 수상하게 된 주요 성과는 우선 포용적 도시 구축을 목표로 '천원주택'과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천원주택'은 '한국의 저출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공공임대정책으로 올해부터 매년 1000호 규모로 공급될 예정이며 올해 500호 모집에서는 7.3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을 통해 교통정보센터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대중교통 정보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도시 전역의 교통 문제를 개선하고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시는 2013년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하여 기후 금융과 녹색 개발의 글로벌 허브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2022년 발표한 '2045 탄소중립 달성 목표 선언'을 통해 북큐슈, 방콕 등 국제 도시로 확산되는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아울러 2008년부터 몽골 조림 활동을 지원하며 UNEP(유엔환경계획)의 '10억 그루 나무 심기 캠페인'에도 기여하고 있다. 인천시는 수상 다음 날인 11월 1일, '콜롬비아 아고라 보고타 컨벤션'에서 열린 '도시 네트워크 특별 세션'에 참여해 우수 사례와 정책 성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황효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인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 성과와 새로운 도시 의제(NUA) 추진 현황을 공유하며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수상을 통해 시의 사례는 'Shanghai Manual 2025 연례 보고서'에 수록되어 10월 31일 세계 도시의 날(World Cities Day)에 공개되었으며 UN-Habitat의 NUA 플랫폼(urbanagendaplatform.org)에도 등재돼 전 세계 도시들이 참고할 수 있는 글로벌 모범사례로 확산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커니(Kearney)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각) 발표한 '2025 글로벌 도시전망(Global Cities Outlook, GCO)'과 '글로벌 도시 지수(Global Cities Index, GCI)'에서 각각 55위와 84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순위에 진입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수상은 인천의 우수한 성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결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톱텐 시티 인천(Global Top 10 City INCHEON)의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이상일 “용인, 반도체 중심 글로벌 도시로 도약”...비전 제시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반도체는 속도가 생명"이라며 “국가산업단지 조성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주민 보상과 이주가 원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지난달 31일 한 방송에 출연, 이같이 언급하면서 용인의 새로운 도시브랜드,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현황, 도로 인프라 구축 계획, 그리고 스페인 세비야와의 국제교류활동 등 시정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방송에서 “1996년 시 승격 이후 28년 만에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완성했다"며 “시민 의견을 반영하고 시의회 동의를 거쳐 지난 9월 27일 '용인시민의 날'에 공식 선포했다"고 말했다. 새롭게 탄생한 '통합 도시브랜드'는 '용(龍)' 자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맨 위 원은 150만 광역시로 향하는 시민의 결집 △중간 반원은 도시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의지 △아래 그린 원은 반도체 칩을 상징해 '첨단기술과 자연의 조화'를 담았다. 이 시장은 특히 “용인의 정체성과 비전을 함축한 브랜드로 시민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원에 조성 중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진행 상황과 정부 협조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시장은 “보상공고 이후 감정평가 단계에 돌입했으며 통상 4년 6개월 걸리는 승인절차를 1년 9개월 만에 완료했다"며 “속도가 생명인 반도체 산업 특성상, 보상·이주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세법 개정을 정부에 요청해 관철시켰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상받는 주민들의 세부담 완화를 위해 '조세특례제한법'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잇달아 건의해 양도소득세 감면 폭과 비과세 기준을 확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또 “국가산단 용도변경으로 비과세 혜택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해 주민 부담을 줄였다"며 “이로써 보상과 이주가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송전선 건설 반대와 산단 재검토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 승인을 받아 감정평가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타 지역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국가산단은 대한민국의 미래경쟁력과 직결된 프로젝트"라고 일축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 산업의 성공을 위해선 교통이 먼저"라며 용인 전역의 교통 인프라 확충 전략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올해 1월 개통된 포천~세종 고속도로에 '북용인IC'가 함께 열렸고 연말에는 원삼면 '남용인IC'가 개설될 예정"이라며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은 '동용인IC'까지 더해지면 처인구 주민들의 교통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동용인IC'는 영동고속도로와 국도 17·42호선의 차량 분산 효과가 기대되며 약 1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는 민간 물류단지 조성사업자가 부담한다. 이 시장은 이어 “지난해 말에는 영동고속도로 '동백IC' 개설 승인도 받았다"며 “동백, 구성, 보정, 마북동 등 기흥구 시민들의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여 '반도체 고속도로' 프로젝트 추진 상황도 공개했다. 이 시장은 “화성 양감에서 시작해 경부고속도로,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포천~세종 고속도로를 잇는 노선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했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만 남아 있으며, 통과 즉시 사업이 착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교통이 좋아야 반도체 인재와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동하고 물류효율도 극대화된다"며 “용인은 반도체 중심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최근 스페인 세비야시와의 우호협약 체결 및 국제무대 활동 성과도 홍보했다. 이 시장은 “세비야는 스페인 4대 도시 중 하나이자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지난해 용인과 우호교류의향서를 교환했고 올해 세비야의 제안으로 정식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협약과 함께 세비야에서 열린 '관광혁신서밋(Tourism Innovation Summit) 2025'에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초청받았다. 이 시장은 “올해 행사의 메인 데스티네이션 파트너로 대한민국이 선정됐고 용인특례시는 한국대표로 초대돼 감사패를 받았다"며 “직접 한 세션을 맡아 대한민국과 용인의 관광 매력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이와함께 “용인 대표단이 한복을 입고 용인의 관광자원과 한국문화를 소개했으며 세비야시장에게 한국 전통 '갓'을 선물했다"며 “용인은 반도체뿐 아니라 문화·관광 외교에서도 세계 속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마지막으로 “용인은 반도체산업의 세계적 중심지이자, 첨단기술과 전통문화가 조화된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산업경쟁력과 시민 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함께 확장해 시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글로벌 스마트도시 용인'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경북개발공사·전남개발공사 상호기부…예천군 ‘고향사랑의 날’로 나눔문화 확산

◇경북개발공사-전남개발공사, 고향사랑 상호기부로 지역상생 실현 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개발공사와 전남개발공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따뜻한 상생의 뜻을 나눴다. 1일 경북개발공사에 따르면 양 기관은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마련한 기부금 각 560만 원, 총 1120만 원을 상호 기부하며 영·호남의 지역발전을 위한 마음을 함께했다. 이번 기부금은 두 지역의 취약계층 지원과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양 기관은 '영·호남 상생협력 실현'을 공동 목표로 삼고, 사회공헌과 협력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협력사업으로는 양 개발공사의 주거 개선 역량을 결합한 '영·호남 행복동행 하우스'가 있다. 이 사업은 취약계층 가구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매년 경북과 전남을 번갈아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는 9월 전남 신안군에 5호점, 10월 경북 경주시에 6호점을 준공하며 상생의 의미를 더욱 확장했다. 앞으로 양 기관은 '행복동행 하우스' 외에도 지역 농산물 상호 기부, 공동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혁 경북개발공사 사장은 “이번 상호기부는 임직원 모두가 지역사회와 상생을 고민한 뜻깊은 나눔의 결과"라며, “영·호남이 함께 발전하는 데 의미 있게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천군, '고향사랑의 날' 첫 개최…기부자와 출향인에 감사 전해 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예천군은 1일 '빛나는 오늘, 더 나은 예천'을 주제로 '2025 예천 고향사랑의 날'을 처음으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3년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탠 기부자와 출향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나눔의 의미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예천군청에서 열린 '고향사랑 명예의 전당 제막식'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명예의 전당에는 지난 3년간 예천군에 기부한 이들의 이름이 명패와 화면으로 전시돼 기부자들의 따뜻한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군은 앞으로도 신규 기부자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명예의 전당을 기부자 예우의 상징 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어 기부자들은 예천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강문화전시관, 삼강문화단지 등 지역 명소를 둘러보며 예천의 문화와 자연을 체험했다. 오후에는 한천체육공원에서 열린 '고향사랑기부 감사제'에서 재경·재부·재대구 예천군민회에 감사패를 전달했고, 고향사랑 홍보영상 상영과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돼 큰 호응을 얻었다. 예천군은 2023년 제도 시행 첫해 전국 5위, 2024년 9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10월 기준 누적 기부금은 29억 원, 참여 인원은 1만 8천여 명에 이른다. 모금된 기부금은 교육, 복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아동·청소년의 학습지원과 문화체험, 진로탐색 등 미래 인재 육성 사업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예천의 발전은 고향을 잊지 않고 마음을 보내주신 기부자 한 분 한 분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기부자 예우 문화를 강화하고, 더 많은 분들이 기부를 통해 예천과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천군은 앞으로 기부자와 출향인이 예천을 자주 찾고 지역과의 정서적·경제적 유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이상일, “언남동 데이터센터 신축 불허 소송서 승소...시의 정당한 행정행위 입증돼 다행”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목적으로 지정된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 데이터센터 신축을 불허한 용인특례시의 행정행위는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시는 1일 기흥구 언남동 일원에 데이터센터 신축을 추진하던 기흥피에프브이(주)가 시의 건축허가 불허와 관련해 수원지방법원에 건축허가 거부처분을 취소하도록 해달라고 청구한 행정소송에서 시가 승소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기흥피에프브이(주)는 지난해 4월 25일 기흥구 언남동 155-7번지 일원 1573㎡ 부지에 개발행위허가와 농지전용허가 신청이 포함된 데이터센터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시는 같은해 8월 13일 건축허가 불가를 통보했다. 기흥피에프브이(주)는 농지도 일부 포함된 이곳 부지에 지하 4·지상 4층, 건축물 높이 23.1m, 연면적 6512.22㎡ 규모의 데이터센터 1동을 신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기흥피에프브이(주)가 허가를 신청한 부지는 2개 필지, 178㎡의 농지를 포함하고 있어서 개발행위허가와 농지전용허가를 선결해야 건축허가가 가능한 곳이다. 시는 기흥피에프브이(주)가 건축허가를 신청한 부지는 저층 주택을 중심으로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해 있어 데이터센터는 해당 용도지역에 부합하지 않으며, 계획된 데이터센터의 높이(23.1m) 역시 제1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 제한에 따라 기존에 건축된 인근 건축물 높이(12~16m)보다 과도하게 높아 기존 건축물과의 부조화 문제도 있다고 판단했다. 또 신청된 부지와 접해 있는 옛 경찰대 정문 삼거리는 기형적인 형태의 교차로와 차로 등으로 '용인언남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의 교통영향평가 내용과도 일치하지 않으며 데이터센터의 냉각시스템 상시 가동에 따른 지속적인 소음으로 인근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기흥피에프브이(주)는 조성이 완료된 대지에서의 건축허가나 개발행위허가는 (법규상 요건이 충족되면 당연히 해야 하는 행정행위인) '기속행위'라며 건축법령 이외의 사유로 불허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전자파나 소음, 화재위험, 교통문제, 민원 등을 이유로 건축을 불허한 것은 시의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수원지방법원은 3차례의 걸친 변론에서 제시된 양측의 주장을 종합 판단해 기흥피에프브이(주)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사건의 건축허가는 (농지가 포함된 부지를 대상으로 하기에) 개발행위허가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건축허가 거부처분은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재판부가 모든 쟁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내린 판결을 존중하며, 시의 데이터센터 건축 불허가 타당했다는 것이 법원 판결로 입증되어 다행“이라며 "이번 판결은 그동안 걱정을 많이 하신 언남동 주민들께 큰 위안이 될 것 생각하며 시는 앞으로도 시민들의 주거환경을 잘 가꾸고 지키는 노력을 계속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이상일 “수지구치매안심센터 개소...어른신들의 치매, 통합 관리 강화할 것”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용인특례시는 1일 수지구보건소 5층에 수지구치매안심센터가 지난달 31일 새롭게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을 비롯해 시·도의원, 관계기관 업무 담당자, 치매환자와 가족,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센터의 확장 이전을 축하했다. 시에 따르면 수지구치매안심센터는 2018년 11월부터 수지구보건소 인근 건물을 임차해 운영해 왔으나 지역사회 중심의 치매통합관리를 강화하고 다양한 보건 서비스와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보건소 증축이 추진됐다. 시는 총사업비 50억 4600만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착공, 지상 4층 규모의 수지구보건소를 지상 5층으로 증축하는 공사를 올 9월 마무리했다. 센터는 연면적 799.82㎡ 규모로 진료실, 상담실, 프로그램실, 가족카페, 대기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 2023년 기준 용인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8만명 중 치매 진단을 받은 이는 약 1만 9200명에 달한다. 이에 시는 센터를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촘촘한 '치매 돌봄망'을 구축하고 맞춤형 치매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시는 센터가 검진, 상담, 돌봄, 가족 지원이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는 지역 돌봄의 중심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이날 축사에서 "그동안 다른 곳에 세들어 있던 수지구 치매안심센터가 수지구 보건소 증축을 통해 더 넓은 공간과 더 좋은 시설을 갖추고 개소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이곳에서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 조기 검진, 인지능력 향상 위한 각종 프로그램 제공 등 치매통합관리를 위한 노력이 강화될테니 어르신들과 가족들이 많이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李대통령, 오늘 시진핑과 한중정상회담…APEC 정상회의 마무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식 일정이 1일 마무리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의 마지막 날인 이날 의장 자격으로 두 번째 세션을 주재한다. 차기 의장국으로 리더십을 넘기는 의식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의 논의 결과를 담은 '경주 선언'을 두고는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정부는 채택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11년 만에 국빈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도 진행한다. 양국의 민생문제 해결, 또 그 연장선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 등이 주요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악화일로에 있었던 한중관계가 개선 실마리를 찾아낼지도 관심이 모인다. 한중 정상회담을 끝으로 이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밀도 높은 다자·양자 외교가 진행된 '정상외교 슈퍼위크'도 막을 내린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베베숲, 진성소비자 분석 결과 물티슈 브랜드 평판 1위

AI브랜드평판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10월 물티슈 브랜드 AI 평판 분석'에서 베베숲(Bebesup)이 종합 1위를 차지했으며 브라운(Brown)과 미엘(Miel)이 공동으로 2위, 앙블랑(Enblanc)이 3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는 2025년 9월 2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진행됐다. 인터넷 포털과 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소비자들이 물티슈 관련 키워드로 작성한 총 81만7022건(본문 15만8486건, 댓글 65만8536건)의 콘텐츠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했다. AI브랜드평판연구소는 단순 언급량이 아닌 진성 소비자의 자발적 발언을 기반으로 브랜드 평판을 분석했다. 홍보성 콘텐츠와 스팸 키워드(중고거래 등)는 모두 제외됐으며, 각 브랜드의 물티슈 외 제품군(기저귀, 크림 등) 언급은 필터링 처리해 분석의 정확도를 높였다. 평가 항목별로 살펴보면 베베숲은 참여지수·참여인원지수·상호작용지수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전반적인 소비자 충성도를 입증했다. 반면 브라운은 '확산지수'에서 강세를 보이며, 콘텐츠 노출과 확산력 면에서 높은 영향력을 보여줬다. 소비자들이 본문과 댓글에서 브랜드를 언급한 횟수를 의미하는 참여지수에서는 베베숲이 1111점을 기록하며 2위 미엘(460점)을 크게 앞질렀다. 이어 아이러브베베(293점), 앙블랑(195점), 슈퍼대디(185점) 순이었다. 또한, 중복을 제외한 고유 작성자 수를 의미하는 참여인원지수에서도 베베숲이 73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미엘(346점), 아이러브베베(259점), 앙블랑(151점), 브라운(136점) 순으로 나타나 베베숲의 브랜드 언급이 단순 노출이 아닌, 다양한 실제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들이 작성한 물티슈 관련 게시글이나 댓글에 다른 이용자들이 반응한 정도를 나타내는 상호작용지수에서도 베베숲이 4417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브라운(3606점), 도리도리(1713점), 앙블랑(1361점), 크리넥스(1351점)가 순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는 베베숲 관련 콘텐츠가 단순 언급을 넘어 소비자 간 활발한 공감과 대화로 이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콘텐츠의 조회수·좋아요수·공유수의 합으로 측정되는 확산지수에서는 브라운이 15만8503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베베숲은 15만3417점으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으며, 앙블랑(12만6840점), 미엘(7만3091점), 슈퍼대디(4만4565점)가 뒤를 이었다. 조사를 진행한 김시영 빅링크에이아이 대표는 “진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AI 브랜드 평판 분석 결과, 베베숲이 물티슈 카테고리에서 가장 높은 신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홍보성 콘텐츠와 스팸을 제거하고, 실제 소비자 의견만을 반영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빅링크에이아이는 교보생명, 네이버클라우드 등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선정된 AI 전문 기업으로, 빅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브랜드 평판, 소비자 행동 예측, 인플루언서 효과 분석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인터뷰] 삼성자산운용 김도형 본부장 “ETF 거래대금, 코스피 절반…AI 전력·로봇이 다음 10년 이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6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자산운용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품 수가 1000개에 육박하고, 거래대금은 코스피의 절반 수준에 이르면서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은 10월말 국내 운용업계 중 처음으로 ETF 순자산총액(AUM) 100조원을 돌파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그러나 “ETF 산업은 아직 성장기이자 확장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7일 과의 인터뷰에서 “ETF 거래대금이 코스피의 절반에 이를 만큼 커졌지만, 산업 전반으로 보면 아직 성숙 단계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요와 공급이 함께 확대되고 있는 만큼 ETF는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260조원을 돌파한 ETF 시장을 '과열'이 아닌 '확장'으로 규정했다. 김 본부장은 “2021년 말만 해도 ETF 운용사는 18개였고 상품 수는 533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9월 기준으로 운용사는 28개, 상품 수는 1029개에 달한다"며 “거래대금 비중으로 보면 ETF가 코스피 거래대금의 약 48%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의 시장 영향력도 커졌다. 그는 “2021년까지만 해도 개인 자금 비중은 10%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40% 이상으로 확대됐다"며 “연금계좌를 중심으로 S&P500이나 나스닥 ETF가 빠르게 확산됐고, 일반 계좌에서는 레버리지나 테마형 상품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TF는 이제 주식을 대체하는 주요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며 “기관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분산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ETF를 활용하고, 개인투자자는 절세 계좌나 테마형 ETF로 접근하며, 외국인은 지수형 ETF를 중심으로 매수한다"고 덧붙였다. ETF 운용사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상품의 질'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이제는 비슷한 상품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결국 수익률의 차이를 만드는 건 '언제, 어떤 상품을 상장하느냐'의 타이밍과 사전 리서치의 깊이"라며 “고객이 느끼는 수익률 차이는 결국 운용사의 리서치 역량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는 “ETF 산업은 과거 몇몇 회사가 독과점하던 구조에서 완전경쟁 체제로 이동 중이며, 이 과정에서 선도 운용사로서 질적 성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관점에서 상품을 내고 시장을 이끄는 것이 삼성자산운용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1위 'KODEX' 브랜드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투자자 교육과 신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2019년 업계 최초로 'ETF 투자자 교육팀'을 신설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연금 가이드북을 비롯한 각종 투자자 자료를 직접 제작해 시장에 배포하고 있다"며 “세미나, 웹세미나를 정례화해 투자자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ETF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빠르게 식을 수도 있는 산업"이라며 “결국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꾸준히 소통하고, 올바른 투자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유망한 테마로는 AI 전력 인프라, 로봇 산업을 꼽았다. 김 본부장은 “AI는 향후 5년, 어쩌면 10년 동안 시장을 이끌 메가테마"라며 “반도체에서 전력 인프라, 소프트웨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이어지는 혁신 단계 속에서 새로운 ETF 기회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제 자신의 포트폴리오도 공개했다. 그는 “저는 연금계좌에 KODEX 미국S&P500,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미국AI소프트웨어TOP10 그리고 미국휴머노이드로봇 ETF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전력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휴머노이드로봇은 현재 가장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핵심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TF 투자의 기본 원칙으로는 '장기투자'를 꼽았다. 김 본부장은 “S&P500에 23년간 투자해 단 하루도 팔지 않았다면 1000만원이 1억원이 된다"며 “하지만 단 열흘만 매매해도 수익률이 반토막난다. ETF는 부지런한 투자자가 아니라 '게으른 투자자'가 이기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운용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AI는 운용을 보조하는 역할로 발전하겠지만, 시장을 예측하는 인간의 판단까지는 대체하기 어렵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정확한 정보 제공과 투자자 보호가 오히려 운용사의 핵심 역할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본부장은 또 글로벌 1위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에 대해서는 “블랙록은 ETF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한 교과서 같은 존재"라며 “삼성자산운용 역시 그들의 투자자 교육·소통 방식을 벤치마크하면서, 단순히 상품을 파는 회사를 넘어 'K-ETF'라는 고유 브랜드를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ETF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K콘텐츠'에 빗대며 “BTS가 K-POP을 세계 무대에 올린 것처럼 한국형 ETF(K-ETF)도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한국 투자자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고 싶은 ETF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시승기]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와 궁합 ‘합격점’

QM3, SM6, 콜레오스. 르노코리아가 최근 10년여간 국내 시장에 선보여 '대박'을 터트린 차종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상품성이 뛰어난데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차를 대충 만들어 마케팅에 열중하는 대신 소비자 니즈를 먼저 파악해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는 특징도 있다. 이 중 그랑 콜레오스는 현재 르노코리아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출시 전부터 이목을 끌었는데, 실제 구매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판매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차량 출시 1주년을 맞아 5개월 이상 차량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3700여명 중 95.1%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E-Tech 모델을 시승했다. 외관은 일반 콜레오스와 비슷하다.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풍긴다. 도로 위에서 이 차를 만나는 이들 중 상당수가 헤드램프 이미지에서 매력을 느낀다고 전해진다. 넓직한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가 만나 묘하게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780mm, 전폭 1880mm, 전고 1705mm, 축거 2820mm다. 쏘렌토와 비교하면 전장이 35mm 짧지만 축간 거리는 5mm 더 멀다.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머리 위 공간이 워낙 잘 뽑혀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633L가 제공된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2034L까지 활용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12.3인치 크기 스크린 3개가 동시에 반겨준다.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디스플레이들이다. 동승자는 헤드셋을 이용해 유튜브 영상 등을 즐기고, 운전자는 스피커를 통해 내비게이션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대부분 버튼이나 공조 조작계 등은 직감적으로 구성했다. 내장재가 경쟁사 중형급 SUV 대비 훨씬 고급스러워 만족스러웠다. 가격이 수천만원 더 비싼 수입 프리미엄 SUV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2026년형 모델부터 파노라마 스크린 바탕화면 내 공조장치 위젯 추가 등 사용자 환경를 개선하고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달리기 능력도 수준급이다. 콜레오스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1.5L 가솔린 엔진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만나 최고출력 242마력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최대토크는 23.5kg·m까지 나온다. 덕분에 도심이나 고속도로에서 차를 거칠게 몰아도 차가 힘들어하지 않는다. 공차중량은 1750kg 수준이다. 하이브리드차지만 초반 가속감이 가솔린 모델 대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도심 주행 구간에서 전기모드가 잘 작동해 정숙성이 더욱 돋보인다. 도심에서 최적화된 주행을 할 경우 연료 효율성이 굉장히 올라갔다. 공인복합연비는 15km/L 수준이지만 40~50km/h 가량으로 얌전하게 주행을 할 때는 17km/L 이상 실연비가 찍혔다. 고속 주행에서는 손해를 다소 보는 경향이 있지만 기름값을 신경써야 할 정도는 아니다. 주행 모드에 인공지능(AI)이 결합됐다. 운전 스타일 등을 확인해 최적화된 제안이 가능하다. 초보운전자들은 '오토 파킹 시스템'을 잘 활용할 수 있다. 차가 스스로 주차할 공간을 찾아 페달·스티어링 휠을 움직이는 똑똑한 기능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활용도도 높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로에서 운전의 피로를 줄여주는 동시에 회생제동까지 최적화해준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모델 선택 시 최대 고민 포인트는 가솔린 모델 역시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하이브리드차 가격이 더 비싼 만큼 운전자들은 평소 운전 습관이나 주행 거리 등을 감안해 파워트레인을 골라야 할 듯하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814만~4581만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여헌우 기자 yes@ekn.kr

모험자본 키우라고 인가해줬더니…발행어음 증권사, 위험자산 오히려 줄여

▲벤처기업 등 모험자본에 투자하라는 정책취지로 발행어음 취급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오히려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Craisee(크레이시)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을 인가받은 증권사가 위험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중소·벤처기업 등에 투자하겠다는 정책 목표와 달리 증권사는 더 높은 유동성만 확보하고 더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했다는 분석이다. 28일 김상래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연구에 따르면, 2017년 발행어음 인가 이후 지난해까지 발행어음 인가 증권사의 단기차입 비중은 평균 18.6%포인트(p) 올랐고, 기업 대출·회사채 등 수익자산은 8.04%p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기업 대출·채권 등 실물경제로 돈이 흐르게 하려고 발행어음을 허용했지만, 정작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안전자산에 더 투자하는 방식의 방어적으로 자산을 운용했다는 것이다. 김상래 교수는 “발행어음 인가 이후 증권사 재무제표를 보면 리스크가 높은 자산 비중이 인가 전보다 더 떨어졌다"라며 “전체 자산운용 차원에서 위험자산 비중이 줄어든 만큼 위험관리 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 원인으로 발행어음의 '무담보 구조'를 지목했다. 발행어음은 은행예금처럼 예금보험으로 보호받지 않고, 담보가 없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는 발행사의 신용도와 유동성 대응력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이에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으로 자금 조달을 시작할 때 안전자산의 보유 비중을 상대적으로 늘리고 대출 같은 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모험자본에 투자할 자금을 모으기 위해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패러독스다. 증권사 수익성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낮은 증권사는 위험자산 배분을 급격히 줄이며 위험회피 성향을 크게 높였다. 반면, 수익성이 높은 증권사는 모험자산 투자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김 교수는 “수익이 좋은 회사는 금융위기가 벌어졌을 때 소비자 이탈에 대한 우려가 덜하기 때문에 위험자산 투자를 더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발행어음이 도입된 이후 관련 시장은 커지고 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 4곳의 발행어음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42조831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5개 증권사(삼성·메리츠·하나·신한투자·키움)가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당국은 심사를 거쳐 연내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5개 증권사가 추가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게 되면 발행어음 한도 규모는 최대 132조4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보면, 발행어음 조달액의 25% 규모로 모험자본 공급을 의무화했다. 현재 발행어음 조달액은 기업금융 관련 자산 50% 이상, 부동산 30% 이하로 운용하고 있다. 모험자본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주식투자, A등급 이하 채무증권, 회사채 기반 유동화증권(P-CBO) 매입, 상생결제 및 벤처캐피탈·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고위험 펀드 투자 등이 포함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매예금 시장 진입이 반드시 실물경제로 자금중개 확대를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를 통해 금융 안정성과 자금조달 다변화 정책 간 균형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은 2017년 단기금융업을 도입했다. 당시 증권사는 중개업 영역에 치중되어 있어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기업금융 영역이 취약했다. 2016년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수익 중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하여 미국(14%), 일본(17%) 등에 견줘 훨씬 높았다. 금융당국은 충분한 자본력을 토대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모험자본을 적극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투자은행 본연의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어음을 도입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기업금융을 위한 재원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도록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허용했다. 발행어음 취급 인가 조건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내부통제 기준 등을 충족해야 한다. 발행어음은 쉽게 발행할 수 있고 담보 관리 부담이 없는 등 운용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기업금융 의무비율을 최소 50% 이상으로 두어 기업금융 확대에 우선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제도 도입 이후 2017년 11월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2018년 5월 NH투자증권, 2019년 5월 KB증권, 2021년 5월 미래에셋증권까지 차례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김상래 교수가 발표한 '그림자 은행이 그림자에서 나올 때: 증권사의 무담보 소매 자금 금융 중개' 논문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기 전후 증권사의 재무제표 변화를 분석했다. 다만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총 자본에 섞여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썼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이에 따라 1)단기 차입금 대 총부채 비율 2)수익자산 대 총자산 비율 3)현금 대 자산비율 등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래프1을 보면, 단기 금융업 인가를 받은 4대 증권사의 연간 단기 차입금 대 총부채 비율을 시계열로 볼 수 있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이다. 색상 선은 4개사의 단기 차입금 대 총부채 비율이다. 점선 수직선은 각 회사가 단기 금융업 인가를 받은 연도다. 4개 증권사 모두 단기 금융업 인가를 받은 뒤 단기 차입금 비중이 커졌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발행어음 자금 조달의 확대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2는 4대 주요 증권사의 연간 수익자산 대비 총자산 비율을 시계열로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색상 선은 4개사의 수익자산 대 총자산 비율을 뜻하고, 점선 수직선은 단기 금융업 인가를 받은 연도다. 수익자산 비율 그래프는 단기 금융업 승인 이후 늘어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발행어음 조달을 허용한 이유는 증권사의 실물경제 자금중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이 목적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최소 절반을 기업금융에 써야 한다는 요건에 반영되어 있다. 정책이 의도한 효과를 거두려면 단기 차입금 대 총부채 비율과 수익자산 대 총자산 비율이 모두 늘어나야 했다. 하지만 수익자산 대 총자산 비율의 하락에 비춰보면, 증권사들은 대출 활동을 늘리기보다 포트폴리오를 안전한 쪽으로 조정한 것이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발행어음 자금의 절반 이상을 대출이나 채권 매입에 사용하도록 명시적으로 요구했지만, 대상 증권사는 발행어음 자금으로 대출을 늘리기보다 대출 및 채권 포트폴리오를 축소했다"고 해석했다. 올해 초 발표된 금융당국 현황 조사에서도 발행어음 조달 등으로 기업금융 관련 자금공급 규모는 늘었다. 하지만 종투사의 수익·자산운용 구조는 일반 증권사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종투사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2017년 약 9000억원에서 2024년말 41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발행어음 조달 자금으로 기업금융에 공급한 규모도 2017년 4000억원에서 2024년 말 24조7000억원 가량으로 늘었다. 하지만 종투사의 전체 수익구조와 포트폴리오에서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작았다. 종투사와 일반 증권사의 수익구조를 비교하면, 2024년말 기준 종투사의 수익구조는 자기매매(54.1%), 위탁매매(25.2%), 기업금융(15.0%), 자산관리(5.7%) 순이었다. 일반 증권사도 종투사와 거의 비슷한 수익구조를 나타냈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종투사 중심으로 증권업의 양적 성장과 기업 자금공급 확대가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기업금융 경쟁력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새정부 출범 이후 '생산적 금융'으로 대전환을 위해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30일 열린 증권사·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증권업이 진정한 의미의 투자은행으로서 모험자본 공급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확대를 통해 대형 IB가 발행어음과 IMA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자금조달이 용이해진 만큼 종투사에 모험자본 공급을 의무화하는 한편, 모험자본 공급이 지체되지 않도록 종투사 지정을 심사 완료 순서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참석한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들은 “발행어음, IMA 인가·지정을 바탕으로 모험자본 의무투자비율 준수를 넘어 초과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혁신기업에 대한 지분출자와 기업신용공여를 결합한 맞춤형 자금지원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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