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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글로벌 항공우주 시장 진출 돕는다

KB국민은행이 항공우주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사격에 나섰다. 항공우주는 방산 뿐 아니라 민간 섹터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분야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상생협력 및 공동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를 통해 행하는 금융지원은 최대 1조원 규모다. 여기에는 △미래사업 투자지원 △수출금융 △수출입 및 시설투자 관련 운영자금 대출 등 KAI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솔루션이 포함된다. KAI는 KF-21 보라매의 뒤를 잇는 6세대 전투기(무인 전투기), 민군 겸용 개인용비행체(AAV), 독자위성플랫폼 및 위성 서비스, 우주 모빌리티 개발을 비롯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AI의 협력사를 대상으로 하는 동반성장 금융지원으로 중소기업과의 상생금융도 실천할 계획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항공우주산업은 높은 기술력과 장기적인 투자가 필수적인 분야인 만큼, 안정적인 금융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미래사업 투자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오늘 협약이 단순한 금융지원을 넘어 대한민국 항공우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 이루어가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새마을금고중앙회, 작년 ‘흑자 전환’…비용 부담 줄고 수익 개선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대손충당금 대거 적립 등에 2023년 중앙회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충당금 비용 부담이 줄어든 데다 배당금, 이자 수익 등이 개선되며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13일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중앙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앙회는 2014년 경영공시를 시작한 이후 2023년 처음 적자(-2501억원)를 기록했는데 1년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중앙회의 역대 최대 순이익은 2022년에 기록한 4668억원으로, 이에 미치지는 못했다. 2023년 중앙회는 PF 리스크가 커지면서 충당금이 늘어나고 이자비용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며 적자에 그쳤다. 지난해는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 등에 비용이 줄었고, 배당금, 이자 수익 등이 확대되면서 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중앙회의 지난해 대출채권평가·처분손실 규모는 954억원이었다. 전년(4437억원) 대비 78.5%나 줄었다. 2022년 중앙회의 대출채권평가·처분손실 규모는 395억원으로 2023년에는 이보다 11배 이상이 늘었는데, 지난해 다시 줄어들며 비용 부담이 감소했다. 책임준비금 편입액 또한 큰 폭으로 축소됐다. 지난해는 924억원이었는데, 이는 2023년(7556억원) 대비 88%나 감소한 규모다. 여기에 외환거래 손실 비용은 2억9720만원으로 전년(33억4460만원) 대비 91.1%나 감소했다. 이에 따른 중앙회의 지난해 사업비용은 7조8981억원으로 전년(8조414억원) 보다 2% 줄었다. 중앙회는 새마을금고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신용·공제·카드 사업 등을 영위한다. 반면 중앙회 수익은 지난해 증가했다. 특히 배당금 수익이 2023년 7921억원에서 지난해 1조2319억원으로 55.5%나 증가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가 자산운용을 하면서 지분 투자를 할 때 투자 수익을 배당받는데, 지난해 투자 수익이 늘어나면서 배당금 수익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자수익도 2023년 2조8496억원에서 지난해 3조3840억원으로 18.8% 늘었다. 이에 따른 중앙회의 사업수익은 8조2717억원으로, 전년(7조7889억원) 대비 6.2% 더 증가했다. 사업 외 수익은 273억원으로 전년(199억원) 보다 37.6% 확대돼 전반적인 수익이 개선됐다. 중앙회는 PF 리스크에 대한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아놓은 만큼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작년에는 대손 비용이 줄고 배당 수익 등이 늘어나면서 수익이 흑자로 바뀌었는데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앙회가 수익이 생겨야 새마을금고 지원 영역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그런 목적에서라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중앙아시아 출장...미래 전략 고심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주요 국가를 방문해 현지 금융당국과 미래 성장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3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진 회장은 이달 9일부터 사흘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주요 국가를 방문했다. 신한금융은 작년 말 기준 국내 금융그룹 중 최대 규모인 7589억원의 글로벌 손익을 시현했다. 특히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지난해 1031억원의 손익을 올리며 최근 2년간 연평균 성장률 231%을 기록했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중앙아시아 권역 내 신한파이낸스, 신한은행 우즈베키스탄 대표사무소 등 3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진옥동 회장은 신한은행장 재임 시절부터 글로벌 변동성 심화에 대비해 다양한 해외 권역에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이번 출장길은 진 회장이 그룹 글로벌 사업의 요충지로 성장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그룹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교류 확대를 지원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진 회장은 카자흐스탄 금융감독원,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 등 현지 금융당국 주요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중앙아시아 금융 산업 발전 계획을 청취하고, 미래 성장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진 회장은 신한카드 현지법인인 신한파이낸스와의 합작법인 '아스터 오토(Aster Auto)' 본사를 방문해 자동차 판매 사업 현황을 둘러봤다. 진 회장은 현지 중고차 판매 1위 사업자이자 파트너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응원했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신한금융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다양한 교류 확대를 통해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예금보호한도 상향시기, 상반기 결론…5000만원→1억원

예금보호한도가 24년 만에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아진다. 이를 위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의 시행시기는 올 상반기에 결정될 예정이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국회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공포(1월21일) 이후 1년 안에 대통령령으로 시행시기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당국은 연초부터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발족, △시장 여건 △업계 준비 상황 △자금이동 등을 살펴보고 있다. 당국은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을 비롯한 기관으로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소비자들의 안정감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이에 따른 금융기관 건전성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연구 용역 보고서에는 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되면 저축은행 예금이 16~25%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동 자금이 은행 예금의 1% 수준이라 전체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저축은행업권의 과도한 수신경쟁 발생시 일부 소형사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그러나 최근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연 2%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시중은행과 차이가 크지 않아 자금 이동 규모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선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달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낸 '예금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수신금액 영향' 자료를 통해 “저축은행에 대한 대외 신인도 및 부정적 시각 개선 없이는 수신 증가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신 여건 등을 고려하면 역마진을 감수하고 공격적 수신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도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금융위는 오는 16일 4번째 예금보호한도 상향 TF 회의를 개최, 별도한도상향 영향과 업계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예금자보호법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 퇴직연금 및 사고보험금 등에 대해 예금과 별도로 보호한도 5000만원을 적용해왔으나, 이들도 1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금자보호법을 적용 받지 않는 상호금융업권도 새마을금고법·농협협동조합법·신용협동조합법을 비롯한 개별법 개정으로 예금자 보호한도 수준 및 시기를 예금자보호법과 맞추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현대차·기아, 印서 23만대 팔았다…분기 기준 역대 최대

현대차·기아가 세계 3위 규모의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올해 1분기 기준 역다 최대 판매 실적을 새로 썼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덕분이다. 13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의 월간 판매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 1분기 인도에서 총 22만912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5만3550대, 기아는 7만5576대를 각각 판매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으로,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전년 동기(합산 22만5686대)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이 중 기아는 지난 2019년 8월 현지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이후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현지 점유율을 살펴보면 현대차 13.0%, 기아 6.4% 등 합산 19.4%로 집계됐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현대차가 2위, 기아가 6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의 판매 증가는 현지형 모델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회사의 SUV 판매량은 전체의 80%인 18만1758대를 기록했고, 이 중 크레타·베뉴·쏘넷·셀토스가 총 12만1582대 판매돼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각사의 차종별 판매량은 현대차가 △크레타 4만8449대 △베뉴 3만1195대 △엑스터 1만7330대 순으로, 기아는 △쏘넷 2만2497대 △셀토스 1만9441대 △카렌스 1만6352대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아가 지난 2월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한 전략 모델 '콤팩트 SUV 시로스'가 1만5986대 팔려 흥행을 이끌었다. 현대차·기아는 1996년 처음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입지를 다져 왔으며, 현지 특화 중장기 전략을 통해 기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3년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푸네공장을 인수했고, 연산 20만대를 목표로 올 하반기 가동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0월 현대차 인도법인(HMIL)이 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현지에 15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인도 공과대학교와 '현대 혁신센터' 공동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인도에 특화된 마이크로모빌리티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E칼럼] 혁신 기술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강현국 미국 렌슬러공대 기계항공원자력공학과 교수 1865년 영국에서 제정된 기관차 법은 “자기 동력으로 주행하는 탈것(초기의 자동차를 일컫는다)은 시내에서는 시속 2마일(3.2킬로미터) 이내, 시외에서는 시속 3마일 이내로 주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시내에서는 사람이 걷는 것보다도 느리게 주행해야 한다는 것이니 지금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법이다. 이 법이 붉은 깃발 법이라는 조롱조의 별명으로 불리게 된 것은 여기에 추가로 “붉은 깃발을 흔들며 자동차에 앞서 걷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도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이 생긴 공식적인 이유는 초기 자동차의 거대한 크기로 인해 도로가 파손될 수도 있고, 지나는 말들이 놀라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대중의 안전이 직접적으로 위협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차분히 생각해 보면, 실제로는 발굽이 없는 자동차가 오히려 도로의 손상을 덜 일으킨다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다. 그리고 말을 보호하기 위해 차가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을 앞세우고 다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막상 당시의 주류 운송수단인 마차에게는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사실 이것은 기존 기술과 신기술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어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규제가 생긴 것이다. 처음 보는 자동차에 대한 대중의 공포심도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누가 누구에게 로비를 했었거나 아니면 어떤 눈치를 보느라 그랬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법에서 정한 제한 속도는 1896년에 새 법이 제정되어 시속 14마일(23킬로미터)로 상향조정 될 때까지 계속 유지되었다. 좋은 말을 유지하는 데에 점점 비용이 많이 들게 되고 자동차관련 기술은 계속 개발되어 경제성이 더 높아지게 되면서 서서히 자동차라는 새로운 탈것에 대한 사회 대중의 수용성이 올라가게 되고 붉은 깃발 법 같은 비현실적인 규제는 더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자동차 속도 규제와 제한에 대한 재미있는 사례는 미국에서도 찾을 수 있다. 자유주의가 팽배한 미국에서는 서부와 동부의 차이가 극명했다. 동부의 오래된 주인 코네티컷에서는 1901년에 영국과 비슷한 시속 12-15마일 제한속도를 도입했고 그 후로도 계속 제한 속도를 엄격하게 유지하는데 반해 몬태나, 네바다, 텍사스 같은 주에서는 제한 속도를 두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경향이 커서 지금도 제한속도가 동부에 비해 현저히 높다. 그리고 석유파동을 겪던 1970년대에 경제적인 이유로 전국적인 제한속도 시속 55마일을 도입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시행이후 교통사고 사망률이 백만 마일당 4.28명에서 2.73명으로 감소하는 추가적인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자유를 제한하는 법이기에 1990년대에 각 주의 자율 규제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회의 수용과 규제는 언제나 이렇게 변해 왔다. 때로는 근거 없는 공포심을 자극하여 규제가 생기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생기며, 그리고 어떤 때에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하여 생기기도 한다.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가 국가의 규칙에 반영되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이용해서 특정 집단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일부러 공포심을 자극하는 소문을 퍼뜨리거나 음해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바이오 신약, 인공지능, 로봇기술 같은 혁신 기술이 끊임없이 개발되는 현대에는 어떻게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는가 하는 것이 그 사회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었기에 과학과 합리에 근거한 대중의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원자력 분야에서도 혁신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한수원에서 유럽과 아시아 수출을 목표로 개발한 APR-1000에는 피동형 냉각장치가 부착되어 외부 전력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도 발전소의 안전이 보장되어 후쿠시마 사고 같은 일이 원천적으로 방지되도록 하는 신기술이 도입되었다. 펌프로 냉각수를 강제 주입하는 대신 증기를 응축시킨 물이 자연적으로 재순환하도록 하는 것인데, 강력한 펌프의 힘이 없이도 충분히 냉각이 확보되는지가 규제의 쟁점이 될 수가 있다. 만약에 “모든 원자로는 초당 1톤 이상의 냉각수 공급이 가능한 펌프를 적용하여야 한다"라는 식으로 규정이 되어 있고 규제기관이 이를 적용하겠다고 나선다면 펌프가 없는 이 혁신기술은 발붙일 자리가 없을 것이다. 여기서 과학적으로 중요한 것은 펌프의 힘이 얼마나 센지가 아니고 원자로심의 잔열을 제거하는데 필요한 냉각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냉각 성능이 충분한지, 필요한 시점에 냉각이 수행될 수 있도록 운전 규칙이 수립되어 있는지, 혹시 모를 대형 지진 등에 대비해서 어떤 대비를 하였는지 등을 규제 항목으로 삼는 것이 바른 규제이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이나 차세대원전에는 더 많은 혁신기술이 포함되게 된다. 그 달라진 정도가 매우 커서 기존의 규정집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부터 아예 발전소 범위 밖으로 대량 방사선 누출이 불가능하도록 한다면 그런 사건에 대비한 비상계획은 필요가 없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이상적인 설계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법률에는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은 반경 20-30킬로미터로 한다"라고 아예 정해서 못을 박아 두고 있으니, 아무리 좋은 혁신 기술을 개발하여도 적용이 난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붉은 깃발 법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무분별한 규제는 혁신을 가로막고, 안전망 없는 혁신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한다. 규제와 발전의 제대로 된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버려야 할 것, 고쳐야 할 것, 더 강력히 지켜야 할 것을 제대로 분간해야 한다. 우리나라 규제기관이 그런 혜안이 있기를 기대한다. 강현국 렌슬러공대 기계항공원자력공학과 교수

로봇집사? 반려로봇? 삼성전자 新가전 ‘볼리’ 출시 임박

삼성전자가 만든 인공지능(AI) 기반 신(新)가전 '볼리(Ballie)'의 국내 출격이 임박했다. 이미 각종 전시회나 주주총회 현장에서 소비자들과 상견례를 마친 가운데 업체 측은 판매 가격과 정확한 출시 일정을 조율하며 막판 담금질 작업에 한창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 제품인 만큼 삼성전자가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 포인트를 잡을지 관심을 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출시 예정인 볼리에 자사 생성형 AI '제미나이'가 탑재된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제미나이를 포함해 진화한 AI 관련 기술력을 다수 선보였다. 최신 생성형 AI를 품은 볼리는 대화 상호작용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들은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볼리의 운영체제(OS)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타이젠으로 정해졌다. 기존 TV나 모니터 등에 주로 사용되던 기술이다. 회사가 판매하는 다른 기기와 연결성, '삼성 녹스'를 활용한 보안 기능 등을 감안해 해당 OS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볼리의 윤곽을 처음 공개한 뒤 수년간 연구개발(R&D)에 집중해왔다. 초반에는 하드웨어에 집중했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AI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며 제품 개발 방향성을 수차례 수정했다. 올해 초 'CES 2025' 행사장과 제56기 정기주주총회 현장에서는 시연 영상이 소개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볼리는 AI로 사용자 생활 패턴을 학습해 만족도 높은 편의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과 대화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창의적인 볼거리·즐길거리를 찾아줄 것으로 보인다. 블루투스 스피커, 빔프로젝터를 비롯한 다양한 가전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출시 시기는 6월이 유력하다. 복수의 외신들은 '볼리가 여름에 나온다'며 6~7월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일 TV 신제품 출시 행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볼리 하드웨어 개발이 어느 정도 완성돼 이용자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곧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볼리의 마케팅 포인트를 수립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소비자 관심도가 워낙 높아 흥행을 기대하면서도 국내외 시장 확장성을 고려해 '최적의 수식어'를 찾고 있는 것이다. 볼리 이미지는 당초 '로봇개', '반려로봇' 등이 부각됐지만 AI시대가 본격화하며 무게추가 'AI'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회사 역시 작년까지 볼리에 '든든한 집사', '살뜰한 돌봄이', '즐거운 파트너' 등 다양한 별명을 붙였다. 최근 들어서는 '홈 AI 컴패니언 로봇'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컴패니언(Companion, 동반자)이라는 단어의 친밀도가 다소 떨어지는 만큼 삼성전자가 'AI 로봇집사', 'AI 반려로봇' 등 간결한 수식어를 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볼리 흥행의 열쇠는 가격이 쥐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소유욕은 자극하면서도 생활에 꼭 필요한 가전이 아니라는 단점을 극복할 수준을 정하는 게 업체 측 숙제다. 시장에서는 '수백만원대'라는 예측 정도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경쟁사들 역시 삼성전자의 가격 정책을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AI 기능을 접목한 가정용 로봇 신제품을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LG전자는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를 협업 대상으로 삼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10여년 전 인기를 끌던 AI 스피커 등 교체주기가 다가오고 있어 (볼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높을 것"이라며 “흥행 성공을 위한 관건은 결국 가격"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물적분할 후 어느새 5년…HD현대로보틱스 상장 타이밍 고민

HD현대로보틱스가 물적 분할 후 5년째를 맞이하는 올해 심사가 완화되는 상황에서도 상장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최근 경기 위축으로 동종업계 상장사의 기업 가치가 크게 낮아져 기업공개(IPO)의 실익이 크지 않는데다 자칫하면 '쪼개기 상장'이라는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HD현대그룹이 올해를 고집하기 보다는 향후 경기가 활성화되고 로보틱스 사업을 영위하는 동종 상장사의 기업가치가 제고된 시점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은 IB업계와 함께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올해가 HD현대로보틱스가 물적분할된 이후 5년이 경과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물적분할한 신설 자회사를 5년 이내에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가 충분한 주주 보호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을 심사하는 '물적분할 5년룰'을 시행하고 있다. 상장 대기업이 알짜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상장시키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5년룰에 저촉될 경우 한층 상장적격심사가 까다로워지는 탓에 대부분 기업들은 분할 5년 후 상장하는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020년 5월 물적분할로 신설된 HD현대의 자회사다. 모회사인 HD현대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만큼 그동안은 5년룰의 영향을 받아왔으나 다음달부터 당국의 규제망을 벗어나게 된다. 당장 상장이 급격히 추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작업 추진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최근 경기 위축으로 HD현대그룹이 원하는 기업 가치를 산정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HD현대로보틱스와 매우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의 기업 가치가 최근 크게 떨어진 것에 영향이 크다. 두산로보틱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2023년 말 17.15배였으나 지난해 말 8.42배로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두산로보틱스 이외에 HD현대로보틱스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 중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PBR 23.78배)를 제외하면 현대로템(2.65배), 두산에너빌리티(1.5배), 두산밥캣(0.6배) 등의 기업 가치가 최근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아울러 거래소의 심사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이 커질 수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실제 HD현대의 자회사이자 HD현대로보틱스의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지난해 상장하면서 이 같은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만약 올해 HD현대로보틱스도 상장하게 된다면 HD현대가 물적분할한 자회사 두 곳이 2년 연속 연달아 상장하는 것이기에 여론과 HD현대 소액주주들의 비판이 훨씬 거세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다면 재계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이 올해보다 내년 이후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라도 시장 상황이 급변해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 가치가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상장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는 양호한 수익성 기록하고 있지만 결국 원하는 기업 가치를 받기가 어렵고 쪼개기 상장 논란의 우려로 상장 작업이 속도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보다는 내년 이후에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금융당국·금융지주·유관기관, 관세충격 완화 솔루션 찾는다

금융당국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와 정책 금융기관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불러올 여파를 완화화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관세충격대책반을 구성했다. 이들은 정례회의를 통해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충격 및 금융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관련 솔루션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도 총괄반·시장점검반 등 5개반을 구성, 원장 주재로 상호관세 관련 회의 및 실무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국은 기업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 자본규제 관련 국제기준 바젤3에 따르면 기업대출의 경우 가계대출 보다 높은 가중치가 적용된다. BB- 히아 등급인 기업에 대출하면 대출액의 150%가 RWA에 포함되는 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주 임원회의에서 관세부과를 비롯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은행들이 원활하게 자금지원을 할 수 있도록 자본규제 관련 인센티브 부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은 지난해말부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RWA가 불어나고 자본비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건전성 제고를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비상계엄 이후 은행권의 해외법인 출자금 등 비거래적 성격의 외화포지션에 대해 환율변동 등에 의한 시장리스크를 위험가중자산 산출에서 제외하는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2조1000억원 줄었다. 3월 기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이 7000억원, 중소기업은 1조4000억원 축소됐다. 잔액은 1324조3000억원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게임 성공방정식’…엔씨·카카오게임즈가 주목한 태국 시장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가 급성장 중인 태국 게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의 중심지로 떠오른 태국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핫플레이스'로 부상 중이다.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게임업계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잇달아 태국 현지에서 글로벌 출시 쇼케이스를 열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엔씨와 카겜은 각각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태국을 주요 무대로 삼았다. 오딘은 오는 29일 글로벌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되며, 리니지2M은 오는 5월 20일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두 게임 모두 첫 글로벌 행보를 태국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해당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겜은 쇼케이스 현장에서 사전 등록과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를 공개하고, 현장 참석자에게 오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현지 이용자와의 접점을 적극 강화했다. 엔씨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비중을 높여 이용자 부담을 줄이고, 혈맹 시스템 강화를 위한 '혈맹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맞춤형 이벤트를 선보이며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단순한 출시를 넘어 이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한 현지 전략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진일보한 접근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움직임은 태국 게임 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태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18년 7억3460만달러(약 1조749억원)에서 2027년 14억4637만 달러(약 2조1160억원)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과 5세대 이동통신(5G)의 빠른 보급, 젊은 인구층의 높은 게임 이용률이 주요 성장 동력이다. 특히 태국 게이머의 높은 소비 성향은 국내 게임사에게 매력적인 기회로 작용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태국 이용자의 한국 게임 월 평균 지출 금액은 PC 40.7달러, 모바일 37.7달러로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았다. MMORPG와 역할수행게임(RPG)에 대한 선호도도 뚜렷해, 엔씨와 카겜의 주력 장르와의 궁합도 높다. 업계에선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주요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는 흐름이다. 특히 그라비티, 컴투스 등이 태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만큼, 엔씨와 카겜도 후속 주자로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라비티의 북미 지사 그라비티 인터랙티브(GVI)가 지난 2월 태국에 선보인 MMORPG '라그나로크M: 클래식'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 매출 2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컴투스 역시 지난 1월 대표 지식재산권(IP) '서머너즈 워'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 RPG '서머너즈 워: 러쉬'를 태국에 선출시해, 애플 앱스토어 전체 게임 인기 4위, 전략 게임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전체 8위, RPG 부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엔씨와 카겜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태국 시장은 반등의 발판이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자체가 전 세계에서 잠재력이 높은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업계는 특히 태국에 주목하고 있다"며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스마트폰 보급 확산 덕에 모바일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씨와 카겜이) 태국에서 쇼케이스를 개최한 것도 해당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봤기 때문일 것"이라며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미국이나 중화권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태국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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